청단 | ||||||
이름 | 등급 | 클래스 | CV | 획득 방법 | ||
청단 | SR | 지원형 | 스기우라 시오리 V17-KIYO Kira Buckland | 협력 작전 | ||
관계 | 도소주 | |||||
모토 |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고 꽃이 피면 들에 나가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죠. | |||||
선호음식 | 크림시금치무침 | |||||
전용 낙신 | 소라게, 니들러 |
1. 개요
음식 | 청단 |
유형 | 디저트 |
발원지 | 중국 |
탄생 시기 | 기원전 700년 |
성격 | 온화함 |
키 | 158cm |
봄 나들이를 즐기는 소녀들은 종종 마스터를 불러 함께 외출을 한다. 물론 충분한 준비를 하고 말이다. 쑥떡은 보기에는 찰싹 달라붙는 것 같지만 정작 그녀의 따뜻한 성격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청단.[1]2. 초기 정보
초기 정보 | |
영력 | 1329 |
공격력 | 40 |
방어력 | 17 |
HP | 455 |
치명타 | 634 |
치명피해 | 517 |
공격속도 | 565 |
3. 스킬[2]
전투 스킬 | |||
기본 스킬 | 봄의 기다림 | 청단 손에 든 우산 꽃무늬가 빛나면서 HP가 가장 낮은 아군 1명의 HP (45~?) 회복 | |
에너지 스킬 | 청명 소나기 | 청단이 우산을 돌리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서 아군 전체 HP (130~?) 회복. 동시에 아군 전체의 피해 10% 증가, 5초간 지속 | |
연계 스킬 | 청명 빗소리 | 도소주 | 청단이 우산을 돌리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서 아군 전체 HP (156~?) 회복. 동시에 아군 전체의 피해 15% 증가, 5초간 지속 |
4. 평가
5. 대사
계약 | 마스터님과 이렇게 만나다니, 타이밍이 좋았나 봐요. |
로그인 | 돌아오셨네요, 자꾸 밖에서 바삐 돌면 안 좋아요. 시간 내서 푹 쉬세요. |
링크 | 너무 차가운 거는 좋지 않을 텐데... |
스킬 | 더러운 것을 제거하라! |
진화 | 음~ 이것이 봄날의 진흙 향기구나~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 것 같아. |
피로 상태 | 지금 제 얼굴은 틀림없이 보기 흉할 거예요..... 절 내버려 두세요..... |
회복 중 | 마스터님, 제가 비록 아직 회복이 안 되었지만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어요. |
출격/파티 | 배꽃이 피었어요. 좋은 징조네요. |
실패 | 에? 대체 왜... |
알림 | 마스터님, 이 향이 매력적이지 않나요? |
방치: 1 | 마스터님? 아, 괜찮아요. 하던 일 마저 하세요. 저는 옆에서 지켜보면 돼요. |
방치: 2 | 이른 봄에는 비가 많던데, 그건 아마 많은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겠죠? |
접촉: 1 | 초록색은 생명이 자라나는 상징이잖아요, 이 경치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
접촉: 2 | 이건 제가 준비한 디저트예요, 드셔보겠어요? |
접촉: 3 | 마스터님, 들에 나가 산책하러 가지 않을래요? 날씨도 좋은데,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지 않아요? |
맹세 | 대사 |
친밀: 1 | 대사 |
친밀: 2 | 대사 |
친밀: 3 | 대사 |
방치: 3 | 정말 한가하면 게을러지네, 이대론 안 되겠다. |
승리 | 마스터님, 제가 만든 거 괜찮나요? |
실패 | 생명은 좌절 때문에 사라지지 않아요, 다음에는 반드시....! |
먹이기 | 당신도 저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줬어요. 정말 고마워요~ |
6. 배경 이야기
6.1. 1장. 단비
음력 초춘, 중춘과 모춘이 교차하는 시기인 청명,
하늘에 제를 올리고 땅을 일구며 외출하기에 좋은 날이다.
요란한 천둥과 함께 비가 무섭게 쏟아지더니 오솔길이 금세 진창으로 변했다.
굵은 빗방울이 묘 앞에 무릎을 끓고 있는 내 몸을 사정없이 때렸다. 하지만 우산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쯧, 역법이 틀렸나 보군. 이런 날씨가 땅을 일구고 외출하기에 좋은 날이라니...」
요란한 빗즐기 사이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싸늘한 묘비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귓가에는 부슬거리는 빗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환청을 들었나 보다.
그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묘비에 새겨진 비문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빗물이 눈물과 섞여 얼굴 위로 흐르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옷소매로 스윽 하고 닦아보니, 화장이 빗물에 녹은 게 보였다.
「마스터, 화장이 번졌나 봐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묘비를 향해 조그닿게 속삭였다. 「어엿한 여인이라면 눈썹도 그리고 입술연지도 찍을 줄 안다고 하셨죠? 그래서 화장술도 배웠는데...」
「왜 절 보러 오지 않으신 거예요? 제 화장이 이상한가요?」
「장난 그만 치고 평소처럼 절 보고 환하게 웃어주세요...」
가슴을 뻐근하게 만드는 고통에 나는 줄 끊어진 인형처럼 묘비 앞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마스터...」
울먹이던 목소리가 빗소리가 묻혀 버리고 말았다.
하늘에 제를 올리고 땅을 일구며 외출하기에 좋은 날이다.
요란한 천둥과 함께 비가 무섭게 쏟아지더니 오솔길이 금세 진창으로 변했다.
굵은 빗방울이 묘 앞에 무릎을 끓고 있는 내 몸을 사정없이 때렸다. 하지만 우산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쯧, 역법이 틀렸나 보군. 이런 날씨가 땅을 일구고 외출하기에 좋은 날이라니...」
요란한 빗즐기 사이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싸늘한 묘비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귓가에는 부슬거리는 빗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환청을 들었나 보다.
그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묘비에 새겨진 비문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빗물이 눈물과 섞여 얼굴 위로 흐르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옷소매로 스윽 하고 닦아보니, 화장이 빗물에 녹은 게 보였다.
「마스터, 화장이 번졌나 봐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묘비를 향해 조그닿게 속삭였다. 「어엿한 여인이라면 눈썹도 그리고 입술연지도 찍을 줄 안다고 하셨죠? 그래서 화장술도 배웠는데...」
「왜 절 보러 오지 않으신 거예요? 제 화장이 이상한가요?」
「장난 그만 치고 평소처럼 절 보고 환하게 웃어주세요...」
가슴을 뻐근하게 만드는 고통에 나는 줄 끊어진 인형처럼 묘비 앞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마스터...」
울먹이던 목소리가 빗소리가 묻혀 버리고 말았다.
6.2. 2장. 다급한 발걸음
「도망쳐, 어서!」 마스터가 멍한 표정의 내게 고함쳤다.
평소 온화하기 그지없는 마스터의 다급한 표정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내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마스터는 내 손을 잡고 산 아래를 향해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뒤에선 이따금씩 오싹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온몸에 쇠사슬을 감고 한 손에는 술단지를 든 낙신이라는 괴물이 우리를 끈질기게 쫓아왔다.
식신인 내가 괴물한테서 마스터를 보호해야 옳겠지만 난 그분처럼 용감하지 못하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이런 나 자신이 나도 한심하다...
마스터와 난 평소처럼 산에서 약초를 캐고 있었을 뿐인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추격은 조도연까지 이어졌다.
조도연은 두 개의 산봉우리가 맞닿은 지역으로,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다.
다리 앞에 멈춰선 마스터가 내게 뭐라고 소리쳤지만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 난 인형처럼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하악...하악... 청단, 너 먼저... 먼저 가거라.」 마스터가 내게 약상자를 쥐여주었다. 「이것도 가져가렴.」
마스터의 명령에 듣는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는 언제부터 바닥에 무릎을 끓고 있었던 건지, 마스터의 오른쪽 다리에서 새빨간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마, 마스터! 다리에 상처가...」
「어서 가!」 마스터가 빨리 도망치라고 다그쳤다.
「아... 안돼요. 제가 부축할 테니 같이 가요!」 마스터를 부축하려고 난 손에 쥐고 있던 약상자를 내려놓았다.
「너...」 내 반응에 멈칫하던 마스터가 뒤를 돌아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내게 팔을 내어 주셨다. 떠나기 전에 내려놓았던 약상자도 꼼꼼히 챙긴 뒤,
나는 마스터를 부축한 채 구름다리 위를 힘겹게 건너기 시작했다.
다리를 절반 정도 건넜을 무렵, 조금만 더 가면 무사할 거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구름다리가 심하게 흔들거리더니 뒤에서 귀 를 찢을 듯 엄청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크하하하--」
본능적으로 뒤돌아보자 낙신이 다리 근처까지 쫓아온 게 보였다.
다음 순간, 땅 위에 우뚝 선 낙신이 술단지에 든 술을 사방에 뿌리자 검은 불꽃이 우리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
「도망쳐!!」 어디서 그런 힘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스터가 약상자를 내 품에 던져넣더니 날 반대편 방향으로 힘껏 밀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미처 파악도 하기 전에, 난 구름다리 밖으로 밀려난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허겁지겁 몸을 일으킨 순간, 내 눈앞에 절망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마스터가 서 있던 구름다리가 끊어진 것이다!
낙신은 마스터와 함께 산봉우리 사이의 검은 골짜기 아래로 떨어졌다.
무성한 수풀과 억센 가시를 헤치며, 온통 잡초로 뒤덮인 버려진 산길을 간신히 기어 내려갔다. 아침부터 한밤중이 되도록 헤매고 다닌 덕분에 골짜기 바닥에서 마스터를 찾을 수 있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마스터의 모습에 난 절망했다.
최악의 순간을 예상하긴 했지만 정작 현실로 다가오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어떤 여자에게 엎혀 있었다는 것만 빼고...
평소 온화하기 그지없는 마스터의 다급한 표정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내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마스터는 내 손을 잡고 산 아래를 향해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뒤에선 이따금씩 오싹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온몸에 쇠사슬을 감고 한 손에는 술단지를 든 낙신이라는 괴물이 우리를 끈질기게 쫓아왔다.
식신인 내가 괴물한테서 마스터를 보호해야 옳겠지만 난 그분처럼 용감하지 못하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이런 나 자신이 나도 한심하다...
마스터와 난 평소처럼 산에서 약초를 캐고 있었을 뿐인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추격은 조도연까지 이어졌다.
조도연은 두 개의 산봉우리가 맞닿은 지역으로,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다.
다리 앞에 멈춰선 마스터가 내게 뭐라고 소리쳤지만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 난 인형처럼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하악...하악... 청단, 너 먼저... 먼저 가거라.」 마스터가 내게 약상자를 쥐여주었다. 「이것도 가져가렴.」
마스터의 명령에 듣는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는 언제부터 바닥에 무릎을 끓고 있었던 건지, 마스터의 오른쪽 다리에서 새빨간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마, 마스터! 다리에 상처가...」
「어서 가!」 마스터가 빨리 도망치라고 다그쳤다.
「아... 안돼요. 제가 부축할 테니 같이 가요!」 마스터를 부축하려고 난 손에 쥐고 있던 약상자를 내려놓았다.
「너...」 내 반응에 멈칫하던 마스터가 뒤를 돌아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내게 팔을 내어 주셨다. 떠나기 전에 내려놓았던 약상자도 꼼꼼히 챙긴 뒤,
나는 마스터를 부축한 채 구름다리 위를 힘겹게 건너기 시작했다.
다리를 절반 정도 건넜을 무렵, 조금만 더 가면 무사할 거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구름다리가 심하게 흔들거리더니 뒤에서 귀 를 찢을 듯 엄청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크하하하--」
본능적으로 뒤돌아보자 낙신이 다리 근처까지 쫓아온 게 보였다.
다음 순간, 땅 위에 우뚝 선 낙신이 술단지에 든 술을 사방에 뿌리자 검은 불꽃이 우리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
「도망쳐!!」 어디서 그런 힘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스터가 약상자를 내 품에 던져넣더니 날 반대편 방향으로 힘껏 밀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미처 파악도 하기 전에, 난 구름다리 밖으로 밀려난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허겁지겁 몸을 일으킨 순간, 내 눈앞에 절망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마스터가 서 있던 구름다리가 끊어진 것이다!
낙신은 마스터와 함께 산봉우리 사이의 검은 골짜기 아래로 떨어졌다.
무성한 수풀과 억센 가시를 헤치며, 온통 잡초로 뒤덮인 버려진 산길을 간신히 기어 내려갔다. 아침부터 한밤중이 되도록 헤매고 다닌 덕분에 골짜기 바닥에서 마스터를 찾을 수 있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마스터의 모습에 난 절망했다.
최악의 순간을 예상하긴 했지만 정작 현실로 다가오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어떤 여자에게 엎혀 있었다는 것만 빼고...
6.3. 3장. 의술의 길
빗줄기가 약해졌는지 내 몸에 더 이상 빗방울이 흐르진 않았다. 하지만 빗소리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위를 올려다보니 검은 우산이 내 위로 드리워져 있었다. 언제 왔는 지 도소주가 뒤에 서 있었다.
「돌아가자.」
빗소리에 묻힐 정도로 작은 소리였지만 그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네.」
그날 날 주운 건 낙신을 쫓던 도소주였다. 산을 넘다가 나와 마스터를 봤다고 한다.
영술을 시전하는 손동작을 취한 채 마스터 위에 쓰러져 있던 날 주웠다고 했다.
「청단, 나랑 같이 갈래?」 밥상에서 날 한참 바라보던 도소주가 툭 하고 말을 뱉었다.
「고맙지만 전 괜찮아요.」 언니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전 여기에 남아서 마스터의 의관을 운영할 거예요.」
「의술을 할 줄 아는 거야? 게다가 이곳 마을 사람들은 널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던데...」 눈살을 찌푸린 도소주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도소주는 의관에 머물면서 꽤나 많은 걸 알게 됐다.
이를테면 마스터는 의술의 대가지만 난 약만 구분할 줄 아는 조수에 불과하다든지,
마을 사람들이 날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도...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도 날 친절하게 대해줬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내 체형이나 용모가 변함 없자, 내가 요괴라느니 괴물이라느니 하는 유언비어가 삽시간에 퍼졌다.
식신의 존재를 그들 역시 알고 있었지만 인간은 언제나 나쁜 일은 미지의 존재에게 전가하는 걸 좋아하지 않던가?
지금처럼 말이다...
「저 아이가 의사 선생을 죽였어!」
이런 말을 듣는 것도 이젠 익숙하다.
그들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내 시선이 방구석에 놓인, 마스터와 헤어지기 전에 받았던 약상자로 향했다.
「그래도 전 남아서 의관을 운영할 거예요.」 우물거리는 목소리였지만 다시 한번 자신에게 다짐하듯 이야기했다.
「힘들어도 말이야?」
「힘들어도 꼬옥!」
도소주가 떠났다. 이곳 출신이 아닌 터라 오래 머물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난 의관을 경영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약만 구분할 수 있을 뿐, 의학적 지식이 전무한 탓에 마스터가 남겨주신 의학서는 내게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마을의 다른 의관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는데, 배울 수만 있다면 허드렛일을 해 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마스터가 내게 약상자를 건넸다는 건, 사람을 구하는 일이 그분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의술을 익히고 그분이 남긴 의관을 운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죽은 마스터를 기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위를 올려다보니 검은 우산이 내 위로 드리워져 있었다. 언제 왔는 지 도소주가 뒤에 서 있었다.
「돌아가자.」
빗소리에 묻힐 정도로 작은 소리였지만 그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네.」
그날 날 주운 건 낙신을 쫓던 도소주였다. 산을 넘다가 나와 마스터를 봤다고 한다.
영술을 시전하는 손동작을 취한 채 마스터 위에 쓰러져 있던 날 주웠다고 했다.
「청단, 나랑 같이 갈래?」 밥상에서 날 한참 바라보던 도소주가 툭 하고 말을 뱉었다.
「고맙지만 전 괜찮아요.」 언니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전 여기에 남아서 마스터의 의관을 운영할 거예요.」
「의술을 할 줄 아는 거야? 게다가 이곳 마을 사람들은 널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던데...」 눈살을 찌푸린 도소주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도소주는 의관에 머물면서 꽤나 많은 걸 알게 됐다.
이를테면 마스터는 의술의 대가지만 난 약만 구분할 줄 아는 조수에 불과하다든지,
마을 사람들이 날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도...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도 날 친절하게 대해줬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내 체형이나 용모가 변함 없자, 내가 요괴라느니 괴물이라느니 하는 유언비어가 삽시간에 퍼졌다.
식신의 존재를 그들 역시 알고 있었지만 인간은 언제나 나쁜 일은 미지의 존재에게 전가하는 걸 좋아하지 않던가?
지금처럼 말이다...
「저 아이가 의사 선생을 죽였어!」
이런 말을 듣는 것도 이젠 익숙하다.
그들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내 시선이 방구석에 놓인, 마스터와 헤어지기 전에 받았던 약상자로 향했다.
「그래도 전 남아서 의관을 운영할 거예요.」 우물거리는 목소리였지만 다시 한번 자신에게 다짐하듯 이야기했다.
「힘들어도 말이야?」
「힘들어도 꼬옥!」
도소주가 떠났다. 이곳 출신이 아닌 터라 오래 머물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난 의관을 경영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약만 구분할 수 있을 뿐, 의학적 지식이 전무한 탓에 마스터가 남겨주신 의학서는 내게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마을의 다른 의관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는데, 배울 수만 있다면 허드렛일을 해 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마스터가 내게 약상자를 건넸다는 건, 사람을 구하는 일이 그분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의술을 익히고 그분이 남긴 의관을 운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죽은 마스터를 기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6.4. 4장. 어진 마음
의술을 배우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환주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업은 사내에게만 전수하는 법이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의원 할아버지가 내게 들려준 말이다.
「가업을 어찌 남에게 전수해 주겠느냐?」
이건 마을에서 침을 제일 잘 놓는다는 명인의 말이다.
「식신이 사람의 맥을 짚겠다고? 흥, 어림도 없는 소리!」
마을에서 탕약을 잘 짓는다는 아저씨가 버럭 화를 냈다. 예전에 마스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탕약 아저씨의 부인이 날 험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또 너냐? 자꾸 귀찮게 하지 말고 어서 가!」 마을의 마지막 의관마저 내 청을 거절했다.
익숙한 듯 지도를 펼치고 다음 의관의 집을 찾다가, 더 이상 찾아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의관 여덟 곳, 약방 다섯 곳을 모두 세 번씩 찾아갔지만
예외 없이 모두 거절당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마스터의 사진을 손에 쥐고 침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았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마스터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자니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바보, 바보, 바보, 마스터는 바보야!」
다음 날 의관을 열고 진열장 뒤에 앉아 약초를 팔았다. 약을 짓거나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었지만 의관 문을 계속 열어두기 위해서 캐야 할 약초 목록을 받거나 기본적인 처방전을 짓는 일은 계속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임시방편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병을 치료하는 의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의관 문을 닫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걸...
재고를 계산해 보니 의관에 남은 약초가 얼마 없기에 어스름한 저녁에 산에 오르기로 했다.
「도소주 언니가 주변의 낙신을 모두 해치웠으니까 괜찮을 거야.」
약초 바구니를 들며 씩씩하게 외쳤다.
「마스터가 날 보고 있을 거야, 힘내야 해!」
약초를 캐러 간 산에서 약초가 아니라 사람을 주었다.
가장 먼저 날 거절했던 의원 할아버지다.
「할아버지, 어쩌다가 늦은 밤에 혼자 산에 오르신 거에요? 상처까지 입으시고...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데...」
할아버지를 업은 채, 난 우산을 지팡이 삼아 조심스럽게 산에서 내려왔다.
「크흠… 그게 손녀랑 내기했거든...」 할아버지가 멋쩍게 입을 여셨다.
「위험하니까 다음에는 절대로 이러지 마세요.」 기분이 상하실까 싶어 조심스레 당부드렸다.
「...그래도 네겐 의술을 가르쳐 주지 않을 거다.」 뭔가 생각난 듯 할아버지가 경계하는 투로 이야기했다.
「그러려고 구해드린 거 아니에요.」 난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마스터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할아버지도 아시죠? 의원은 환자를 못 본체해선 안 된다는 걸, 저야 뭐 약초밖에 모르지만요.」
「...저, 그러니까... 네 마스터는 대체 어떻게 된 거냐?」 한참 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순간 멈칫했지만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마스터는... 절 구하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왜 여기 남은 거냐? 넌, 그 뭐야 시... 아, 그래 식신이라며? 주인이 없으면 아무 곳이나 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할아버지가 궁금한 듯 물었다.
「...저흰 애완동물이 아니에요.」 목이 멨지만 살짝 미소를 지으며 간신히 대답했다. 「마스터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어요. 그분에게 그런 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목숨이 걸린 위험한 상황에서도 약상자를 먼저 챙겼던 걸 보면 마스터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저 역시 뭐라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내게 의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던 거구나.」 할아버지가 이제 납득했다는 듯 입을 열었다. 「돈을 벌려던 게 아니라...」
「인간과 달리 저희에게 돈은 그렇게 중요하 지 않아요.」
「......」 할아버지는 한동안 입을 굳게 다물었다가 불현 듯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말해도 의술은 가르쳐 주지 않을 테다.」
「다 말씀드렸잖아요. 돈 때문이 아니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환주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업은 사내에게만 전수하는 법이라고 하셨죠? 사실은 그거 거짓말이죠?」
「거짓말은 무슨! 흥, 오냐 오냐 해줬더니만...」 할아버지가 갑자기 버럭 하고 화를 냈다.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는지 이번에는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날 불렀다. 「네 이름이 청단이라고?」
「네, 고맙다고 하시려거든 저희 의관의 약초를 종종 사 주세요.」
「크흠... 그게 아니라 내 말은... 네게 의술을 가르칠 순 없지만...」
「네?」
「마스터가 남긴 의서가 있다고 했지? 그걸 보며 공부하다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날 찾아오너라.」 할아버지는 쑥스러운 듯 한참을 더듬거리며 말씀하셨다.
「네? 정말요?!」 너무 기쁜 마음에 뒤돌아보며 물었다. 「정말 제가 가도 돼요?」
「어이쿠, 갑자기 돌아보면 어떡해? 앞을 잘 보고 가야지!」 할아버지는 살짝 민망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가 널 몰래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한다면 말이야...」
「당연하죠!」 할아버지를 업고 있었지만 얼마나 기뻤는지 하나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스터, 보고 있나요? 저 곧 의술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환주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업은 사내에게만 전수하는 법이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의원 할아버지가 내게 들려준 말이다.
「가업을 어찌 남에게 전수해 주겠느냐?」
이건 마을에서 침을 제일 잘 놓는다는 명인의 말이다.
「식신이 사람의 맥을 짚겠다고? 흥, 어림도 없는 소리!」
마을에서 탕약을 잘 짓는다는 아저씨가 버럭 화를 냈다. 예전에 마스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탕약 아저씨의 부인이 날 험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또 너냐? 자꾸 귀찮게 하지 말고 어서 가!」 마을의 마지막 의관마저 내 청을 거절했다.
익숙한 듯 지도를 펼치고 다음 의관의 집을 찾다가, 더 이상 찾아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의관 여덟 곳, 약방 다섯 곳을 모두 세 번씩 찾아갔지만
예외 없이 모두 거절당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마스터의 사진을 손에 쥐고 침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았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마스터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자니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바보, 바보, 바보, 마스터는 바보야!」
다음 날 의관을 열고 진열장 뒤에 앉아 약초를 팔았다. 약을 짓거나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었지만 의관 문을 계속 열어두기 위해서 캐야 할 약초 목록을 받거나 기본적인 처방전을 짓는 일은 계속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임시방편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병을 치료하는 의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의관 문을 닫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걸...
재고를 계산해 보니 의관에 남은 약초가 얼마 없기에 어스름한 저녁에 산에 오르기로 했다.
「도소주 언니가 주변의 낙신을 모두 해치웠으니까 괜찮을 거야.」
약초 바구니를 들며 씩씩하게 외쳤다.
「마스터가 날 보고 있을 거야, 힘내야 해!」
약초를 캐러 간 산에서 약초가 아니라 사람을 주었다.
가장 먼저 날 거절했던 의원 할아버지다.
「할아버지, 어쩌다가 늦은 밤에 혼자 산에 오르신 거에요? 상처까지 입으시고...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데...」
할아버지를 업은 채, 난 우산을 지팡이 삼아 조심스럽게 산에서 내려왔다.
「크흠… 그게 손녀랑 내기했거든...」 할아버지가 멋쩍게 입을 여셨다.
「위험하니까 다음에는 절대로 이러지 마세요.」 기분이 상하실까 싶어 조심스레 당부드렸다.
「...그래도 네겐 의술을 가르쳐 주지 않을 거다.」 뭔가 생각난 듯 할아버지가 경계하는 투로 이야기했다.
「그러려고 구해드린 거 아니에요.」 난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마스터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할아버지도 아시죠? 의원은 환자를 못 본체해선 안 된다는 걸, 저야 뭐 약초밖에 모르지만요.」
「...저, 그러니까... 네 마스터는 대체 어떻게 된 거냐?」 한참 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순간 멈칫했지만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마스터는... 절 구하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왜 여기 남은 거냐? 넌, 그 뭐야 시... 아, 그래 식신이라며? 주인이 없으면 아무 곳이나 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할아버지가 궁금한 듯 물었다.
「...저흰 애완동물이 아니에요.」 목이 멨지만 살짝 미소를 지으며 간신히 대답했다. 「마스터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어요. 그분에게 그런 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목숨이 걸린 위험한 상황에서도 약상자를 먼저 챙겼던 걸 보면 마스터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저 역시 뭐라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내게 의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던 거구나.」 할아버지가 이제 납득했다는 듯 입을 열었다. 「돈을 벌려던 게 아니라...」
「인간과 달리 저희에게 돈은 그렇게 중요하 지 않아요.」
「......」 할아버지는 한동안 입을 굳게 다물었다가 불현 듯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말해도 의술은 가르쳐 주지 않을 테다.」
「다 말씀드렸잖아요. 돈 때문이 아니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환주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업은 사내에게만 전수하는 법이라고 하셨죠? 사실은 그거 거짓말이죠?」
「거짓말은 무슨! 흥, 오냐 오냐 해줬더니만...」 할아버지가 갑자기 버럭 하고 화를 냈다.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는지 이번에는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날 불렀다. 「네 이름이 청단이라고?」
「네, 고맙다고 하시려거든 저희 의관의 약초를 종종 사 주세요.」
「크흠... 그게 아니라 내 말은... 네게 의술을 가르칠 순 없지만...」
「네?」
「마스터가 남긴 의서가 있다고 했지? 그걸 보며 공부하다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날 찾아오너라.」 할아버지는 쑥스러운 듯 한참을 더듬거리며 말씀하셨다.
「네? 정말요?!」 너무 기쁜 마음에 뒤돌아보며 물었다. 「정말 제가 가도 돼요?」
「어이쿠, 갑자기 돌아보면 어떡해? 앞을 잘 보고 가야지!」 할아버지는 살짝 민망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가 널 몰래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한다면 말이야...」
「당연하죠!」 할아버지를 업고 있었지만 얼마나 기뻤는지 하나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스터, 보고 있나요? 저 곧 의술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6.5. 5장. 청단
7. 코스튬
파일:청단(테이스티 사가)/코스튬1.png | |
한계돌파: 밤 | |
획득 방법 | 식신 5성 달성 |
寒春青菊 | |
획득 방법 | 이벤트(보상) |
8. 기타
- 마스터를 낙신에게 잃은 아픈 과거가 있다. 도소주의 배경 이야기에서 청단이 마스터를 잃었을 때의 상황을 알 수 있으며 청단을 얻는 이벤트에서는 그 후 시간이 흘러 전 마스터의 무덤을 찾아가는 청단의 이야기가 나온다.
9.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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