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탕제비집 | ||||||
이름 | 등급 | 클래스 | CV | 획득 방법 | ||
빙탕제비집 | UR | 마법형 | 야스노 키요노 曹真 | 이벤트[1] | ||
관계 | ||||||
모토 | 욕망으로 가득 찬 곳은 싫습니다. | |||||
선호음식 | 와인사과구이 | |||||
전용 낙신 | 니들러, 트리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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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음식 | 빙탕제비집 |
유형 | 탕집 |
발원지 | 중국 |
탄생 시기 | 불명 |
성격 | 무뚝뚝함 |
키 | 167cm |
환주 몽화곡의 곡주이다. 인간을 멀리하고 인정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세상 밖으로 나온 적이 없어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불을 좋아하지 않고, 인간의 욕망을 지나치다고 느껴 인간을 멀리하지만 원칙적인 문제는 돕는다.
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제비집.2. 초기 정보
초기 정보 | |
영력 | 2576 |
공격력 | 140 |
방어력 | 10 |
HP | 510 |
치명타 | 1144 |
치명피해 | 1578 |
공격속도 | 1455 |
3. 스킬[2]
전투 스킬 | |||
기본 스킬 | 제비의 귀환 | 제비가 돌아오는 봄이 되면 만물이 자란다. 빙탕제비집이 금빛 제비를 소환해 가장 가까운 적에게 자신의 공격력의 100%만큼 피해를 입히고, (81~?)의 추가 피해를 입힘. 동시에 일정 확률로 대상을 스턴시킴, 3초간 지속. 또한 자신의 에너지를 10 회복함. | |
에너지 스킬 | 피의 노래 | 제비의 지저귐에 마음이 통한다. 빙탕제비집이 온 힘을 다해 적 전체에 자신의 공격력의 40%만큼 피해를 입히고, (399~?)의 추가 피해를 입힘. 일정 확률로 아군 전체의 에너지를 20 회복시키고, 공격 속도를 50% 증가시킴. 5초간 지속. | |
연계 스킬 | Ex 피의 노래 | ? | 제비의 지저귐에 마음이 통한다. 빙탕제비집이 온 힘을 다해 적 전체에 자신의 공격력의 60%만큼 피해를 입히고, (480~?)의 추가 피해를 입힘. 일정 확률로 아군 전체의 에너지를 24 회복시키고, 공격 속도를 60% 증가시킴. 5초간 지속. |
4. 평가
5. 대사
계약 | 당신은 인간이죠?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깨끗하고 예쁜 눈을 지녔군요... 당신이라면 따라도 되겠어요. |
로그인 | 돌아오셨군요. 같이 가지 못해 죄송해요. 전 사람이 많은 곳이 싫어요. |
링크 | 추운 곳은 금빛 제비가 둥지를 틀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
스킬 | 당신들의 존재는 정말 반갑지 않군요.[3] |
진화 | 오랜만의 평온함은 더욱 안심이 되는군요. |
피로 상태 | 죄송해요, 피곤한 것뿐이니 좀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
회복 중 |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많이 좋아졌어요. |
출격/파티 | 저것들이 싫은 거죠? |
실패 | 마스터... 조심하세요... |
알림 | 식사하셔야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양식을 좀 만들었답니다. |
방치: 1 | 모두 매일 전투하느라 자주 다치는군요. 보양식을 많이 만들어야겠어요. |
방치: 2 | 산에서의 순간은 바깥세상의 십 년이군요. 인간의 수명이 짧은 것은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일까요? |
접촉: 1 | 역시 산 위가 조용하네요. 이곳은 너무 시끄러워요. 난잡한 욕망만 들려와요. |
접촉: 2 | 네? 왜 인간을 싫어하냐고요? 저는... 사람들의 눈 속 깊은 곳에 있는 욕망이 보여요. 당신은 달라요. 단순하고 편안해 보여요. |
접촉: 3 | 봄에는 북쪽으로, 겨울에는 남쪽으로 가요. 산속에서는 제비와 만나고 이별하는 것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요. |
? | 대사 |
? | 대사 |
? | 대사 |
? | 대사 |
방치: 3 | 시간이 나면 그분을 데리고 산에 며칠 다녀와야겠어요. |
승리 | 당신이 싫어하는 것은 제가 모두 처리했답니다. |
실패 | 죄송해요... 제가 좀 더 강했더라면... |
먹이기 | 어머, 마음에 들어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해요. |
6. 배경 이야기
6.1. 1장. 욕망
깊은 산중에서는 흐르는 세월을 알 수 없다.
잠시 울창한 숲을 떠나 번화한 도성에 왔다.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등불과 천으로 장식된 모습에서 설이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길에는 가죽옷을 걸치고 귀향하는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가면서 부러운 눈길로 나를 계속 쳐다보았다.
그들이 뭘 부러워하는지 안다.
나의 얼굴, 옷차림, 치장, 이런 외적인 것들일 테지.
나 빙탕제비집은 인간의 눈에서 욕망을 읽어내는 능력을 지녔다.
인간은 욕망도 형태가 있다는 걸 모른다.
황제로 인해 깊은 산속에 숨겨져 지내온 아리따운 나의 마스터는 이름도, 지위도 없이 수 년 동안 매일 궁에서 비둘기가 전해오는 소식만 기다렸다.
창가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선 선홍색 욕망이 드러났다.
그리고 마스터 곁에서 시중을 드는 시녀는 잘못했을 때마다 무릎 끓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 이때 흘리는 눈물엔 검은빛 살욕이 함께 일렁였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한다.
사람이 많은 곳은 인간이 드러내는 강렬하고도 번잡한 욕망에 휩싸여 주변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며, 그 속된 욕망의 불꽃과 연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
몸이 약한 마스터는 매일 보양식을 먹었지만 건강은 언제나 호전되지 않았다.
요즘 그녀는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고 복통이 심해졌으며 상황이 점차 악화되었다.
궁에서 보낸 어의는 설을 쇠러 고향으로 돌아갔다. 비둘기를 통해 부인의 병세를 궁에 전달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마스터의 몸 상태가 계속 나빠져서 산을 내려가 의원을 데려오기로 했다.
의관은 텅 비어 있었고, 약방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주판셈에 몰두해 있었다. 사람이 들어오자 그는 고개를 들어 인사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뭐가 필요하세요? 건강에 좋은 신선한 인삼이 막 들어왔어요. 새해 선물로 주거나, 본인이 먹어도 아주 좋지요.」
「진찰을 받으러 왔습니다.」
「아! 어디가 아프시죠? 제가 의원입니다.」
「제가 아닙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있으니 수고스럽겠지만 한번 왕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방문한 의도를 밝히자 의원은 흥미를 잃은 듯 계속 주판셈을 이어 나갔다.
「아가씨, 연말에 왕진 가는 건 불길해요.」
「병세가 위중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주인장의 눈빛엔 장삿속을 드러내는 푸른 빛이 일렁였다.
「허, 안될 건 없지만, 왕진비가 좀 비쌉니다. 속이는 게 아니라 오늘 성안에 문을 연 의관은 우리 집 한 곳 뿐이에요.」
나는 진주를 한 꾸러미 꺼내 그의 앞에 내밀었다.
「이 정도면 됩니까?」
더욱 짙은 녹색빛이 번뜩이는 눈빛에 그의 모습은 마치 음산하게 웃는 귀신같아 보였다.
「아이고, 화끈하시군요. 잠시만요, 금방이면 됩니다. 약 상자만 챙겨서 오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관 밖에 나가 기다렸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보며 눈을 정화했다.
천 리 길을 떠나온데다 의원을 데리고 돌아가니 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다. 의원은 내 발걸음에 깜짝 놀랐으며, 행궁 앞에 다다르자 결국 참지 못하고 한쪽으로 뛰어가 구역질을 했다.
숲에서 행궁으로 가는 길엔 황제가 설치한 진법이 있어 궁인이 아니면 찾을 수 없었다. 황성 외곽의 골짜기에 이런 궁전이 있을 줄 일반인이 어찌 알았겠는가.
이곳이 어딘지 모르는 의원은 그저 자신이 요괴의 근거지로 끌려온 줄 알고 다리를 덜덜 떨며 입으로는 아미타불을 중얼댔다. 아마 내가 준 진주 덕분에 두려움에 떨면서도 간신히 용기를 내어 마스터의 침궁까지 올 수 있었을 것이다.
마스터는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비록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고, 눈을 감고 있었지만 여전히 아름답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나는 빨간 실을 마스터의 팔목에 묶고 다른 한쪽을 의원 손에 쥐여주었다.
의원은 내가 목숨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진찰 때문에 그를 데려온 것을 깨닫고 진정했다. 빨간 실을 쓰다듬으며 진지하게 맥박을 집는 모습이 조금은 의원다웠다.
한참동안이나 그는 미심쩍은 듯 마스터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가씨, 실례지만 부인께서 얼마 전에 유산을 하셨습니까?
나는 멍해졌다.
황제는 이미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
의원은 내가 말이 없자 고개를 돌리며 무안해 했다. "흠흠,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몸을 돌려 처방전을 지어 주었다.
「빈혈에 중독 증상입니다. 온몸에 독기가 차서 약초로는 병세를 잠시 늦출 수 있을 뿐입니다. 즉시 독소를 배출하지 않으면 위중해질 겁니다.」
「무슨 약을 써야 하죠?」
「붉은 제비집이라면 독소를 확실하게 몰아낼 수 있을 겁니다.」
「붉은 제비집요?」
「붉은 제비집은 붉은 제비의 둥지입니다. 몇 년 전 갑자기 시장에 나타난 귀한 약재인데 금방 동이 나는 터라 구하기 힘들어요, 야생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구할 수 있든 없든 시도해 봐야죠.」
"그럼 행운을 빕니다."
의원이 떠났다.
「고마워요, 산중이라 길을 잃기 쉬우니 제가 모셔다드리죠.」
「아이쿠, 됐습니다.」 그는 손사래를 쳤다.
「제가 알아서 가지요. 며칠이 걸리든 단련하는 셈 치죠.」
그는 몇 걸음 가다가 뭔가 생각났는지 몸을 돌려 말했다. 「이 산맥에 금빛 골짜기라는 곳이 있는데 듣기로는 그곳이 붉은 제비의 서식지라고 하더군요. 거기 가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금빛 골짜기?」
잠시 울창한 숲을 떠나 번화한 도성에 왔다.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등불과 천으로 장식된 모습에서 설이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길에는 가죽옷을 걸치고 귀향하는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가면서 부러운 눈길로 나를 계속 쳐다보았다.
그들이 뭘 부러워하는지 안다.
나의 얼굴, 옷차림, 치장, 이런 외적인 것들일 테지.
나 빙탕제비집은 인간의 눈에서 욕망을 읽어내는 능력을 지녔다.
인간은 욕망도 형태가 있다는 걸 모른다.
황제로 인해 깊은 산속에 숨겨져 지내온 아리따운 나의 마스터는 이름도, 지위도 없이 수 년 동안 매일 궁에서 비둘기가 전해오는 소식만 기다렸다.
창가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선 선홍색 욕망이 드러났다.
그리고 마스터 곁에서 시중을 드는 시녀는 잘못했을 때마다 무릎 끓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 이때 흘리는 눈물엔 검은빛 살욕이 함께 일렁였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한다.
사람이 많은 곳은 인간이 드러내는 강렬하고도 번잡한 욕망에 휩싸여 주변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며, 그 속된 욕망의 불꽃과 연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
몸이 약한 마스터는 매일 보양식을 먹었지만 건강은 언제나 호전되지 않았다.
요즘 그녀는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고 복통이 심해졌으며 상황이 점차 악화되었다.
궁에서 보낸 어의는 설을 쇠러 고향으로 돌아갔다. 비둘기를 통해 부인의 병세를 궁에 전달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마스터의 몸 상태가 계속 나빠져서 산을 내려가 의원을 데려오기로 했다.
의관은 텅 비어 있었고, 약방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주판셈에 몰두해 있었다. 사람이 들어오자 그는 고개를 들어 인사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뭐가 필요하세요? 건강에 좋은 신선한 인삼이 막 들어왔어요. 새해 선물로 주거나, 본인이 먹어도 아주 좋지요.」
「진찰을 받으러 왔습니다.」
「아! 어디가 아프시죠? 제가 의원입니다.」
「제가 아닙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있으니 수고스럽겠지만 한번 왕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방문한 의도를 밝히자 의원은 흥미를 잃은 듯 계속 주판셈을 이어 나갔다.
「아가씨, 연말에 왕진 가는 건 불길해요.」
「병세가 위중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주인장의 눈빛엔 장삿속을 드러내는 푸른 빛이 일렁였다.
「허, 안될 건 없지만, 왕진비가 좀 비쌉니다. 속이는 게 아니라 오늘 성안에 문을 연 의관은 우리 집 한 곳 뿐이에요.」
나는 진주를 한 꾸러미 꺼내 그의 앞에 내밀었다.
「이 정도면 됩니까?」
더욱 짙은 녹색빛이 번뜩이는 눈빛에 그의 모습은 마치 음산하게 웃는 귀신같아 보였다.
「아이고, 화끈하시군요. 잠시만요, 금방이면 됩니다. 약 상자만 챙겨서 오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관 밖에 나가 기다렸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보며 눈을 정화했다.
천 리 길을 떠나온데다 의원을 데리고 돌아가니 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다. 의원은 내 발걸음에 깜짝 놀랐으며, 행궁 앞에 다다르자 결국 참지 못하고 한쪽으로 뛰어가 구역질을 했다.
숲에서 행궁으로 가는 길엔 황제가 설치한 진법이 있어 궁인이 아니면 찾을 수 없었다. 황성 외곽의 골짜기에 이런 궁전이 있을 줄 일반인이 어찌 알았겠는가.
이곳이 어딘지 모르는 의원은 그저 자신이 요괴의 근거지로 끌려온 줄 알고 다리를 덜덜 떨며 입으로는 아미타불을 중얼댔다. 아마 내가 준 진주 덕분에 두려움에 떨면서도 간신히 용기를 내어 마스터의 침궁까지 올 수 있었을 것이다.
마스터는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비록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고, 눈을 감고 있었지만 여전히 아름답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나는 빨간 실을 마스터의 팔목에 묶고 다른 한쪽을 의원 손에 쥐여주었다.
의원은 내가 목숨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진찰 때문에 그를 데려온 것을 깨닫고 진정했다. 빨간 실을 쓰다듬으며 진지하게 맥박을 집는 모습이 조금은 의원다웠다.
한참동안이나 그는 미심쩍은 듯 마스터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가씨, 실례지만 부인께서 얼마 전에 유산을 하셨습니까?
나는 멍해졌다.
황제는 이미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
의원은 내가 말이 없자 고개를 돌리며 무안해 했다. "흠흠,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몸을 돌려 처방전을 지어 주었다.
「빈혈에 중독 증상입니다. 온몸에 독기가 차서 약초로는 병세를 잠시 늦출 수 있을 뿐입니다. 즉시 독소를 배출하지 않으면 위중해질 겁니다.」
「무슨 약을 써야 하죠?」
「붉은 제비집이라면 독소를 확실하게 몰아낼 수 있을 겁니다.」
「붉은 제비집요?」
「붉은 제비집은 붉은 제비의 둥지입니다. 몇 년 전 갑자기 시장에 나타난 귀한 약재인데 금방 동이 나는 터라 구하기 힘들어요, 야생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구할 수 있든 없든 시도해 봐야죠.」
"그럼 행운을 빕니다."
의원이 떠났다.
「고마워요, 산중이라 길을 잃기 쉬우니 제가 모셔다드리죠.」
「아이쿠, 됐습니다.」 그는 손사래를 쳤다.
「제가 알아서 가지요. 며칠이 걸리든 단련하는 셈 치죠.」
그는 몇 걸음 가다가 뭔가 생각났는지 몸을 돌려 말했다. 「이 산맥에 금빛 골짜기라는 곳이 있는데 듣기로는 그곳이 붉은 제비의 서식지라고 하더군요. 거기 가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금빛 골짜기?」
6.2. 2장. 물욕
의원은 붉은 부리를 지닌 붉은 제비는 가파른 절벽에 둥지를 짓기 때문에 굉장히 찾기 힘들며, 깊은 산속의 금빛 골짜기가 바로 붉은 제비의 서식지라고 알려주었다.
마스터의 병세는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그날 밤 나는 시녀에게 반드시 시간에 맞춰 약을 달이라 지시하고 의원이 가르쳐준 금빛 골짜기로 향했다. 사흘 밤낮을 찾은 끝에 까마득히 높은 절벽에서 마침내 붉은 제비집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매복 기습을 받았다.
「요괴! 물러나!」
갑자기 날아온 비밀 무기의 정체는 작은 돌덩이였다.
허공에 뜬 채 몇 발자국 움직여 찾아낸 암기의 주인은...
남루한 차림의 여자아이였다.
그녀는 절벽 아래의 돌출된 암석 위에 앉아 있었다. 한쪽 발이 부자연스럽게 휘어있는 것이 다친 것 같았다.
그녀는 나를 화난 눈초리로 노려봤지만 아무 분노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을 하고 있었다.
깨끗하고, 단순하고, 아무 욕심도 없는.
인간의 눈이... 욕망에 가려져 있지 않은 눈동자가 이렇게 맑고 투명한 모습이라니.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다. 다가오지 마! 뭐 하려는 거야?」
나는 그녀의 위협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돌연 금빛의 살고자 하는 욕망이 피어났다.
그제야 다가가는 것을 멈추었다.
「나는 식신이다.」
그녀는 경계하며 나를 보았다.
「식신? 요괴의 한 종류인가?」
「어쩌면. 하지만 악의는 없어.」
「제비집을 따려고 하면서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필요하지만 돈 때문은 아니야. 병에 걸린 주인님을 치료하기 위해선 그게 꼭 필요해.」
그녀는 당황해했다. 「정말...?」
「응.」
그녀는 고개 숙인 채 망설이는 듯 하더니 한참 후에야 결정을 내린 듯 했다. 「그럼 가져가요.」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는 놀라며 뒤로 몸을 피했다. 「뭐 하는 거에요? 제비집도 줬는데 안 가요?」
「다쳤잖아, 데려다줄게.」
여자아이는 당황하더니 창백했던 얼굴이 좀 발그레해졌다.
한참을 주저하며 손을 옷에 문지른 뒤 내게 내밀었다.
그날 나는 붉은 제비집과 제비집을 지키던 여자아이를 같이 데려왔다.
그녀를 궁으로 데려와 약을 갈아주자 마침내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려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금사이고, 금빛 골짜기에 있는 금빛 마을이란 곳에 살고 있었다.
금빛 마을은 주변을 둘러싼 절벽이 천연 장벽을 형성한 덕분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했다. 마을 사람들은 깊은 골짜기를 드나드느라 절벽을 오르내리는데 능숙했다.
원래 이곳 사람들은 남자는 밭을 매고, 여자는 베를 짜는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때는 붉은 제비집은 모든 집의 처마 밑에 있는 흔한 것이었으며, 붉은 부리의 붉은 제비는 집에서 기르는 새처럼 흔했고, 매년 겨울이면 마을에서 겨울을 보냈다.
삼 년 전, 한 황실 관리가 이곳을 지나다가 말 과 함께 절벽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금빛 마을 주민이 관리를 구한 뒤 붉은 제비집을 가져다 약초처럼 고아 먹였더니 수개월은 걸려야 나을 상처가 보름 만에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관리가 마을 사람들에게 이게 무슨 진귀한 명약인지 묻자 주민들은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의 둥지이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처 치료제일 뿐이라고 답했다.
관리는 상처를 치료한 뒤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떠났다. 얼마 후 하인을 데리고 돌아온 관리는 목숨을 구해준 답례라면서 마을 사람들에게서 붉은 제비집을 전부 사들였다. 사람들은 붉은 제비집을 대수롭지 않은 물건으로 생각했고, 관리가 한사코 원했기 때문에 보통 치료제의 가격으로 팔아넘겼다.
가치가 없던 제비집으로 푼돈을 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기쁜 마음으로 지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내로 장을 보러 갔던 마을 사람이 모두에게 그 관리가 사갔던 붉은 제비집이 시내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고 알려주었다.
「그 일이 마을 전체에 퍼지자 모두 놓고 매일마다 절벽에 올라 붉은 제비집을 일손을 따다가 시장에 내다 팔았어요. 어떤 때는 여럿이 함께 하나를 따서 자기 몫을 나누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던 이웃이 붉은 제비집 때문에 원수가 되었어요.」
「이후 산골짜기 낮은 곳의 제비집을 다 따버려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했어요. 그러자 마을 사람들에게 사고가 생기기 시작했죠.」
주민들은 암벽 등반에 능했지만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높이 올라갈수록 사고가 나기 쉬운 법이다.
「처음에는 누군가 부상 당했고, 나중에는 여러 사람이 떨어져 죽었어요.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이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되었고,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제비집 따는 것을 멈추고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려 했죠.」
「하지만 일 년 동안 경작을 하지 않은 토지는 황폐해졌고, 해충까지 나타나 농작물을 모두 먹어 치웠어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매년 마을에 둥지를 틀고 겨울을 나던 제비가 사실은 벌레의 천적이었단 걸 깨닫게 되었죠. 예전에는 제비가 이곳에서 겨울을 나면서 땅속의 벌레 유충과 알을 잡아먹었지만, 제비가 오지 않는 지금은 벌레의 천적이 사라지고 땅도 망가졌어요.」
「땅을 경작할 수 없으니 붉은 제비집을 팔아 돈을 번 사람들은 금빛 마을을 떠나 도시로 향했어요. 제비집을 따지 못한 사람들만 몇몇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제비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어떤 사람은 붉은 제비집을 찾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고 있어요.」
금사는 남아있는 마을 사람들 중 하나였으며, 며칠 전 산에서 우연히 다친 금빛제비가 있는 붉은 제비집을 발견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하나 남은 붉은 제비집마저 따버릴까봐 마을로 데리고 돌아갈 수 없었다.
금사는 매일 밖에 나가 노는 척하며 다친 제비에게 곡식을 먹였다.
그녀는 보름 정도 몰래 먹이를 주었고, 마지막으로 갔을 때 제비가 없어진 걸 알았다. 잠시 당황한 사이 발을 헛디더 떨어졌지만 다행히 바위 위에 떨어졌고, 이후 제비집을 따러 온 나를 만난 것이었다.>
「그렇게 된 거예요...」
나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보려고 그녀의 눈을 주시했다. 그녀의 눈은 한결같이 맑았다.
「그것 보름 동안 산을 오르고, 때문에 너는 발도 부러졌는데 결국 내가 붉은 제비집을 따버렸네.」
금사는 손을 내저었다. 「사람을 구하려던 거 잖아요. 그건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네가 구해준 제비가 돌아오면 집이 없잖아.」
그녀는 씩 웃었다. 생각보다 낙담한 모습이 아니었다.
「괜찮아요. 사실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어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요?」
「네.」 그녀는 말했다. 「겨울이 되면 금빛 제비는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요. 상처가 나았으니 날아갔겠죠. 하지만 금빛 마을 말고 어디로 날아간 걸까요?」
「다른 제비와 함께 남쪽으로 갔을지도 모르지.」 나는 생각하다 한마디 덧붙였다. 「내년 봄이 되면 함께 돌아올 거야.」
「남쪽요? 가 본 적 없어요. 하지만 따뜻하고 좋은 곳인 것 같네요.」
금사는 희망에 찬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괜찮아요, 좋은 곳이라면 함께 있지 못하고, 다시 못 보더라도 괜찮아요.」
마스터의 병세는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그날 밤 나는 시녀에게 반드시 시간에 맞춰 약을 달이라 지시하고 의원이 가르쳐준 금빛 골짜기로 향했다. 사흘 밤낮을 찾은 끝에 까마득히 높은 절벽에서 마침내 붉은 제비집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매복 기습을 받았다.
「요괴! 물러나!」
갑자기 날아온 비밀 무기의 정체는 작은 돌덩이였다.
허공에 뜬 채 몇 발자국 움직여 찾아낸 암기의 주인은...
남루한 차림의 여자아이였다.
그녀는 절벽 아래의 돌출된 암석 위에 앉아 있었다. 한쪽 발이 부자연스럽게 휘어있는 것이 다친 것 같았다.
그녀는 나를 화난 눈초리로 노려봤지만 아무 분노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을 하고 있었다.
깨끗하고, 단순하고, 아무 욕심도 없는.
인간의 눈이... 욕망에 가려져 있지 않은 눈동자가 이렇게 맑고 투명한 모습이라니.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다. 다가오지 마! 뭐 하려는 거야?」
나는 그녀의 위협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돌연 금빛의 살고자 하는 욕망이 피어났다.
그제야 다가가는 것을 멈추었다.
「나는 식신이다.」
그녀는 경계하며 나를 보았다.
「식신? 요괴의 한 종류인가?」
「어쩌면. 하지만 악의는 없어.」
「제비집을 따려고 하면서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필요하지만 돈 때문은 아니야. 병에 걸린 주인님을 치료하기 위해선 그게 꼭 필요해.」
그녀는 당황해했다. 「정말...?」
「응.」
그녀는 고개 숙인 채 망설이는 듯 하더니 한참 후에야 결정을 내린 듯 했다. 「그럼 가져가요.」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는 놀라며 뒤로 몸을 피했다. 「뭐 하는 거에요? 제비집도 줬는데 안 가요?」
「다쳤잖아, 데려다줄게.」
여자아이는 당황하더니 창백했던 얼굴이 좀 발그레해졌다.
한참을 주저하며 손을 옷에 문지른 뒤 내게 내밀었다.
그날 나는 붉은 제비집과 제비집을 지키던 여자아이를 같이 데려왔다.
그녀를 궁으로 데려와 약을 갈아주자 마침내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려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금사이고, 금빛 골짜기에 있는 금빛 마을이란 곳에 살고 있었다.
금빛 마을은 주변을 둘러싼 절벽이 천연 장벽을 형성한 덕분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했다. 마을 사람들은 깊은 골짜기를 드나드느라 절벽을 오르내리는데 능숙했다.
원래 이곳 사람들은 남자는 밭을 매고, 여자는 베를 짜는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때는 붉은 제비집은 모든 집의 처마 밑에 있는 흔한 것이었으며, 붉은 부리의 붉은 제비는 집에서 기르는 새처럼 흔했고, 매년 겨울이면 마을에서 겨울을 보냈다.
삼 년 전, 한 황실 관리가 이곳을 지나다가 말 과 함께 절벽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금빛 마을 주민이 관리를 구한 뒤 붉은 제비집을 가져다 약초처럼 고아 먹였더니 수개월은 걸려야 나을 상처가 보름 만에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관리가 마을 사람들에게 이게 무슨 진귀한 명약인지 묻자 주민들은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의 둥지이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처 치료제일 뿐이라고 답했다.
관리는 상처를 치료한 뒤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떠났다. 얼마 후 하인을 데리고 돌아온 관리는 목숨을 구해준 답례라면서 마을 사람들에게서 붉은 제비집을 전부 사들였다. 사람들은 붉은 제비집을 대수롭지 않은 물건으로 생각했고, 관리가 한사코 원했기 때문에 보통 치료제의 가격으로 팔아넘겼다.
가치가 없던 제비집으로 푼돈을 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기쁜 마음으로 지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내로 장을 보러 갔던 마을 사람이 모두에게 그 관리가 사갔던 붉은 제비집이 시내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고 알려주었다.
「그 일이 마을 전체에 퍼지자 모두 놓고 매일마다 절벽에 올라 붉은 제비집을 일손을 따다가 시장에 내다 팔았어요. 어떤 때는 여럿이 함께 하나를 따서 자기 몫을 나누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던 이웃이 붉은 제비집 때문에 원수가 되었어요.」
「이후 산골짜기 낮은 곳의 제비집을 다 따버려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했어요. 그러자 마을 사람들에게 사고가 생기기 시작했죠.」
주민들은 암벽 등반에 능했지만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높이 올라갈수록 사고가 나기 쉬운 법이다.
「처음에는 누군가 부상 당했고, 나중에는 여러 사람이 떨어져 죽었어요.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이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되었고,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제비집 따는 것을 멈추고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려 했죠.」
「하지만 일 년 동안 경작을 하지 않은 토지는 황폐해졌고, 해충까지 나타나 농작물을 모두 먹어 치웠어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매년 마을에 둥지를 틀고 겨울을 나던 제비가 사실은 벌레의 천적이었단 걸 깨닫게 되었죠. 예전에는 제비가 이곳에서 겨울을 나면서 땅속의 벌레 유충과 알을 잡아먹었지만, 제비가 오지 않는 지금은 벌레의 천적이 사라지고 땅도 망가졌어요.」
「땅을 경작할 수 없으니 붉은 제비집을 팔아 돈을 번 사람들은 금빛 마을을 떠나 도시로 향했어요. 제비집을 따지 못한 사람들만 몇몇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제비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어떤 사람은 붉은 제비집을 찾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고 있어요.」
금사는 남아있는 마을 사람들 중 하나였으며, 며칠 전 산에서 우연히 다친 금빛제비가 있는 붉은 제비집을 발견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하나 남은 붉은 제비집마저 따버릴까봐 마을로 데리고 돌아갈 수 없었다.
금사는 매일 밖에 나가 노는 척하며 다친 제비에게 곡식을 먹였다.
그녀는 보름 정도 몰래 먹이를 주었고, 마지막으로 갔을 때 제비가 없어진 걸 알았다. 잠시 당황한 사이 발을 헛디더 떨어졌지만 다행히 바위 위에 떨어졌고, 이후 제비집을 따러 온 나를 만난 것이었다.>
「그렇게 된 거예요...」
나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보려고 그녀의 눈을 주시했다. 그녀의 눈은 한결같이 맑았다.
「그것 보름 동안 산을 오르고, 때문에 너는 발도 부러졌는데 결국 내가 붉은 제비집을 따버렸네.」
금사는 손을 내저었다. 「사람을 구하려던 거 잖아요. 그건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네가 구해준 제비가 돌아오면 집이 없잖아.」
그녀는 씩 웃었다. 생각보다 낙담한 모습이 아니었다.
「괜찮아요. 사실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어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요?」
「네.」 그녀는 말했다. 「겨울이 되면 금빛 제비는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요. 상처가 나았으니 날아갔겠죠. 하지만 금빛 마을 말고 어디로 날아간 걸까요?」
「다른 제비와 함께 남쪽으로 갔을지도 모르지.」 나는 생각하다 한마디 덧붙였다. 「내년 봄이 되면 함께 돌아올 거야.」
「남쪽요? 가 본 적 없어요. 하지만 따뜻하고 좋은 곳인 것 같네요.」
금사는 희망에 찬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괜찮아요, 좋은 곳이라면 함께 있지 못하고, 다시 못 보더라도 괜찮아요.」
6.3. 3장. 살욕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요. 같이 있을 때 즐거우면 돼요.」
마스터는 제비집을 마시던 손을 멈추었다.
붉은 제비집은 확실히 진기한 명약이었다. 복용 후 마스터의 몸은 점점 좋아졌다.
황궁으로 날려 보낸 비둘기의 전서에 회신이 왔다. 황궁의 어의가 각종 약재를 가지고 느지막이 도착했다. 일행은 위풍당당하게 마스터에게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더니 마지막에는 그 의원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빈혈 중독증은 대게 낙태를 하려는 여성이 약의 양을 잘못 써서 자궁을 지나치게 긁어 생기는 것이었다. 난감해하던 어의는 결국 황제에게 병증을 보고했다.
황제가 크게 노하여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며칠 후 마스터의 시중을 드는 시녀의 방에서 절반은 쓴 샤프란 액이 한 병 발견해냈다. 평소 그녀를 박대하던 마스터에게 앙심을 품고 매일 마스터가 먹는 제비집에 약을 조금씩 타 남몰래 독살하려 한 것이었다.
시녀는 곤장을 맞아 죽은 뒤 산골짜기 깊은 곳에 버려졌다.
마스터를 보기 위해 평복 차림으로 순시를 나온 황제는 하릇밤 묵은 뒤 급히 떠났다.
「나를 위로하는 거니?」
마스터가 나에게 물었다.
「그냥 마스터 스스로 용서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 그러면 몸에도 안 좋아요.」
마스터는 웃었다.
「그런 말을 누가 가르쳐줬지?」
「산 아래 어느 마을의 여자아이가요.」
「몇 살이지?」
「대략 열넷이요.」
「아직 아이구나.」
「마스터가 자신의 목숨으로 황제의 관심을 산 것도 아이 같은 행동 아닙니까?」
「제비집, 나를 가르치려 들지 마라.」 그녀는 사발을 내려놓았다. 「넌 이해 못 해.」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건가?
그녀의 눈 속에 언제나 불타오르는 선홍색 화염을 바라보자 금사의 눈동자가 그리워졌다.
금사는 다리가 낫자마자 바로 궁을 떠났다.
이별하는 날, 나는 궁궐 앞 진법을 푸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었다.
「왜 제게 이런 걸 알려주는 거죠?」
「가르쳐주고 싶어서.」
그녀는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웃었다. 「빙탕제비집, 내가 돌아가는 게 서운한 거예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몸을 기울여 그녀의 눈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떨리는 속눈썹은 마치 날아오르려는 제비 한 쌍 같았다.
「돌아가, 식구들이 기다릴 거야.」
그녀는 다시 눈을 떴다.
「놀러 올게요.」
「그래, 언제?」
그녀는 하늘을 보더니 손을 뻗어 바람에 떨어진 솔잎을 한 움큼 받았다.
「겨울은 너무 추우니까... 내년 봄, 제비가 돌아올 때.」
마스터는 몸을 일으켜 화장대 앞으로 가 앉았다.
「제비집아, 오너라.」
나는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빗으며 비녀를 빼냈다.
비녀 끝에 감긴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이건 본래 시녀가 하는 일이었지만, 시녀가 곤장에 맞아 죽은 뒤 내가 맡게 되었다.
나는 익숙하지 않아 속도가 느렸다.
마스터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굉장히 소중히 여겼다. 그녀는 머리카락이 애정을 이어준다고 여기며 한 올 한 올 심혈을 기울여 소중히 대했다.
시녀가 실수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 사정없이 따귀를 맞곤 했다.
마스터가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하마.」
그녀는 손을 뻗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비녀를 아무렇게나 떼내 화장대 서랍에 던졌다. 검은 머리카락이 몇 가닥 끊어져 감겨 있었다.
「피곤하구나, 가서 자거라.」
그녀는 몸을 일으켜 침대로 향했다.
이불을 덮는 것을 보고 방안의 촛불을 끄고 조용히 나왔다.
한방중에 변고가 생겼다.
세찬 바람 소리에 이어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깜짝 놀라 깼다.
눈을 뜨자 사방이 불바다였고, 도망치는 궁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불이야! 불이야!」
「나갈 수 없어! 궁이 포위됐어!」
나는 영력으로 궐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궁전 주변은 이미 불길에 휩싸였다. 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 악몽과 같았다.
사람들은 일제히 자신의 방에서 도망쳐 나왔지만 불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의 눈에 일렁이던 금색 불꽃은 눈빛을 넘어 온몸을 휘감았다. 사람들은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머리가 멍해져 그 중 하나를 붙잡았다.
「부인께선 빠져나왔습니까?」
「꺼져, 걸리적거리지 말고!」
그는 나를 뿌리치면서 품에서 보석 한 더미를 쏟아냈다. 그 중 머리카락 몇 가닥과 혈흔이 묻은 비녀가 내 발 앞에 떨어졌다.
나는 그자를 불길 속으로 던져 넣은 뒤 곧바로 침궁으로 향했다.
영력으로 침궁의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나는 그녀를 찾아냈다.
그녀는 거울 앞에 누워 있었다. 등에서 흐르는 검붉은 피가 새하얀 비단옷을 물들인 모습이 마치 검게 타버린 것만 같았다.
「마스터!!」
나는 마스터를 부축한 뒤 상처를 지혈하려 했다.
「그럴 필요 없어, 제비집.」
그녀는 힘없이 내게 기댔다.
「넌 이제... 자유야... 계약에서 벗어나는 게.. 무슨 느낌인지... 알려줄래?」
왜 지금 그런 걸 묻는 걸까?
「알려줘.」
그녀는 나의 치료도 마다하며 고집을 부렸다.
약간 성가신 나머지 그녀의 고집을 무시하려 했지만, 고개를 숙이자 강렬한 붉은 불꽃이 사라진 그녀의 눈빛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살고자 하는 금빛 욕망도 더는 타오르지 않았다.
「마스터...」
「알려줘, 아프니, 아니면... 기쁘니?」
「아프지 않아요. 슬픕니다.」
눈물이 한 방울 그녀의 얼굴에 떨어지고서야 나는 어느새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슬퍼하지 마... 울지도 마...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
그녀는 나를 보고 있었지만 나를 통해 다른 누군가를 보는 듯한 눈빛은 슬프면서도 안도하는 듯 보였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왕력 68년, 내가 소환된 지 7년째 되는 해 나의 마스터는 겨울의 산불과, 도망친 궁인들의 배신과, 황제가 준 그 비녀,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사랑에 목숨을 잃었다.
마스터는 제비집을 마시던 손을 멈추었다.
붉은 제비집은 확실히 진기한 명약이었다. 복용 후 마스터의 몸은 점점 좋아졌다.
황궁으로 날려 보낸 비둘기의 전서에 회신이 왔다. 황궁의 어의가 각종 약재를 가지고 느지막이 도착했다. 일행은 위풍당당하게 마스터에게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더니 마지막에는 그 의원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빈혈 중독증은 대게 낙태를 하려는 여성이 약의 양을 잘못 써서 자궁을 지나치게 긁어 생기는 것이었다. 난감해하던 어의는 결국 황제에게 병증을 보고했다.
황제가 크게 노하여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며칠 후 마스터의 시중을 드는 시녀의 방에서 절반은 쓴 샤프란 액이 한 병 발견해냈다. 평소 그녀를 박대하던 마스터에게 앙심을 품고 매일 마스터가 먹는 제비집에 약을 조금씩 타 남몰래 독살하려 한 것이었다.
시녀는 곤장을 맞아 죽은 뒤 산골짜기 깊은 곳에 버려졌다.
마스터를 보기 위해 평복 차림으로 순시를 나온 황제는 하릇밤 묵은 뒤 급히 떠났다.
「나를 위로하는 거니?」
마스터가 나에게 물었다.
「그냥 마스터 스스로 용서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 그러면 몸에도 안 좋아요.」
마스터는 웃었다.
「그런 말을 누가 가르쳐줬지?」
「산 아래 어느 마을의 여자아이가요.」
「몇 살이지?」
「대략 열넷이요.」
「아직 아이구나.」
「마스터가 자신의 목숨으로 황제의 관심을 산 것도 아이 같은 행동 아닙니까?」
「제비집, 나를 가르치려 들지 마라.」 그녀는 사발을 내려놓았다. 「넌 이해 못 해.」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건가?
그녀의 눈 속에 언제나 불타오르는 선홍색 화염을 바라보자 금사의 눈동자가 그리워졌다.
금사는 다리가 낫자마자 바로 궁을 떠났다.
이별하는 날, 나는 궁궐 앞 진법을 푸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었다.
「왜 제게 이런 걸 알려주는 거죠?」
「가르쳐주고 싶어서.」
그녀는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웃었다. 「빙탕제비집, 내가 돌아가는 게 서운한 거예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몸을 기울여 그녀의 눈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떨리는 속눈썹은 마치 날아오르려는 제비 한 쌍 같았다.
「돌아가, 식구들이 기다릴 거야.」
그녀는 다시 눈을 떴다.
「놀러 올게요.」
「그래, 언제?」
그녀는 하늘을 보더니 손을 뻗어 바람에 떨어진 솔잎을 한 움큼 받았다.
「겨울은 너무 추우니까... 내년 봄, 제비가 돌아올 때.」
마스터는 몸을 일으켜 화장대 앞으로 가 앉았다.
「제비집아, 오너라.」
나는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빗으며 비녀를 빼냈다.
비녀 끝에 감긴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이건 본래 시녀가 하는 일이었지만, 시녀가 곤장에 맞아 죽은 뒤 내가 맡게 되었다.
나는 익숙하지 않아 속도가 느렸다.
마스터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굉장히 소중히 여겼다. 그녀는 머리카락이 애정을 이어준다고 여기며 한 올 한 올 심혈을 기울여 소중히 대했다.
시녀가 실수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 사정없이 따귀를 맞곤 했다.
마스터가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하마.」
그녀는 손을 뻗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비녀를 아무렇게나 떼내 화장대 서랍에 던졌다. 검은 머리카락이 몇 가닥 끊어져 감겨 있었다.
「피곤하구나, 가서 자거라.」
그녀는 몸을 일으켜 침대로 향했다.
이불을 덮는 것을 보고 방안의 촛불을 끄고 조용히 나왔다.
한방중에 변고가 생겼다.
세찬 바람 소리에 이어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깜짝 놀라 깼다.
눈을 뜨자 사방이 불바다였고, 도망치는 궁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불이야! 불이야!」
「나갈 수 없어! 궁이 포위됐어!」
나는 영력으로 궐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궁전 주변은 이미 불길에 휩싸였다. 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 악몽과 같았다.
사람들은 일제히 자신의 방에서 도망쳐 나왔지만 불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의 눈에 일렁이던 금색 불꽃은 눈빛을 넘어 온몸을 휘감았다. 사람들은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머리가 멍해져 그 중 하나를 붙잡았다.
「부인께선 빠져나왔습니까?」
「꺼져, 걸리적거리지 말고!」
그는 나를 뿌리치면서 품에서 보석 한 더미를 쏟아냈다. 그 중 머리카락 몇 가닥과 혈흔이 묻은 비녀가 내 발 앞에 떨어졌다.
나는 그자를 불길 속으로 던져 넣은 뒤 곧바로 침궁으로 향했다.
영력으로 침궁의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나는 그녀를 찾아냈다.
그녀는 거울 앞에 누워 있었다. 등에서 흐르는 검붉은 피가 새하얀 비단옷을 물들인 모습이 마치 검게 타버린 것만 같았다.
「마스터!!」
나는 마스터를 부축한 뒤 상처를 지혈하려 했다.
「그럴 필요 없어, 제비집.」
그녀는 힘없이 내게 기댔다.
「넌 이제... 자유야... 계약에서 벗어나는 게.. 무슨 느낌인지... 알려줄래?」
왜 지금 그런 걸 묻는 걸까?
「알려줘.」
그녀는 나의 치료도 마다하며 고집을 부렸다.
약간 성가신 나머지 그녀의 고집을 무시하려 했지만, 고개를 숙이자 강렬한 붉은 불꽃이 사라진 그녀의 눈빛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살고자 하는 금빛 욕망도 더는 타오르지 않았다.
「마스터...」
「알려줘, 아프니, 아니면... 기쁘니?」
「아프지 않아요. 슬픕니다.」
눈물이 한 방울 그녀의 얼굴에 떨어지고서야 나는 어느새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슬퍼하지 마... 울지도 마...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
그녀는 나를 보고 있었지만 나를 통해 다른 누군가를 보는 듯한 눈빛은 슬프면서도 안도하는 듯 보였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왕력 68년, 내가 소환된 지 7년째 되는 해 나의 마스터는 겨울의 산불과, 도망친 궁인들의 배신과, 황제가 준 그 비녀,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사랑에 목숨을 잃었다.
6.4. 4장. 생욕
큰불은 칠일 밤낮을 타오른 끝에 꺼졌다. 황제의 진법은 삼 일간 유지되다 결국 깨져버렸다.
큰 산속에 숨겨진 화려한 궁전이 세상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깐 사이에 화마에 삼켜져 모습을 감추었다.
나는 진법이 깨지는 순간 영력으로 길을 열어 살아남은 궁인들을 데리고 도망쳐 나왔다.
그들은 궁색한 모습으로 각자의 살길을 찾아 나섰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금빛 골짜기로 향했다.
금사가 내게 알려줬던 길을 따라 골짜기 아래에 도착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녀가 말한 금빛 마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되돌아가기를 반복한 끝에 결국 암굴을 하나 찾아냈다.
내가 안을 살펴보려 하자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더 이상 앞으로 가면 안 돼요.」
몸을 돌리자 뜻밖에도 그날 마스터를 구하기 위해 모셔왔던 의원이 있었다.
그는 나를 보고도 딱히 놀라지 않는 듯했다.
「앞은 당신 같은 영물에게 치명적인 독기로 가득하니 가지 않는 게 좋아요.」
「당신이 어떻게 여기 있죠? 내 신분을 아나요?」
그는 웃었다.
「당신이 정확히 뭔지는 몰라요. 하지만 지금 황제 곁에 하루에 천 리를 걷고, 곤충을 부릴 줄 알고, 구름과 안개를 조종하는 초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당신은 아마 그 초인처럼 신이 내린 존재겠죠.」
나는 묵묵히 몸을 돌려 가면 안 된다는 산굴을 쳐다보았다.
「이 안은 어떤 곳이죠? 이곳에 마을을 찾으러 왔는데 여길 지나가야 할까요?」
그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 마냥 답했다. 「여 기엔 마을이 없어요.」
내가 의심하자 그는 손짓했다. 「날 따라와요.」
나는 그를 따라 그가 온 곳으로 갔다. 시냇물을 건너자 위쪽에 앙상한 거목 하나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었다.
속이 텅 빈 나무의 앙상한 나뭇가지는 마치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 흉악한 손아귀를 위로 뻗은 듯한 모습이었다.
「십 년 전 황제께서 세상의 눈을 피해 사람을 숨길 명당을 찾기 위해 저를 이곳으로 보냈습니다. 당시 말을 타고 이 협곡을 지나가던 저는 말이 놀라는 바람에 절벽으로 떨어졌어요. 그때 제비떼가 저를 감싸 안아 구했습니다.」
나는 의아해하며 의원을 바라보았고, 의원은 애석한 듯 거목의 나무줄기를 쓰다듬었다. 그의 눈엔 과거를 추억하는 듯한 푸른 불씨가 피어올랐다.
「대대로 협곡의 신목에서 지내온 제비들은 모두 영험한 기운을 지녔었습니다. 제비들은 저를 온 힘을 다해 구했지만 추락하는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고 말았지만, 제비들이 자신들의 침으로 제 상처를 치료해주자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각했던 상처가 금세 아물었습니다.」
「상처가 다 나은 뒤 저는 보답하기 위해 제비들에게 원하는 게 있는지 물었지만 없다고 답했습니다. 당시 어리고 경솔한데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던 저는 산의 정령들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할 거라 여겼고, 인간으로 변해 바깥세상에 나가보도록 적극적으로 제안했습니다.」
「제비 중 일부는 승낙하고, 일부는 거절했어요. 저는 변신술을 알려준 후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 되었죠.」
마음속에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후 돌아가서 장소를 선정한 뒤 궁전 짓는 걸 감독하고, 진법을 배치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삼 년 전 상처에 뛰어난 효능을 지닌 붉은 제비집이라는 물건이 황성에서 고가에 거래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느낌에 제비집의 출처를 알아본 결과 제비집을 판 사람이 인간으로 변한 붉은 제비란 걸 알게 되었죠.」
「협곡의 상황과 모든 제비가 사람으로 변해 떠나온 건지 물었지만 그는 얼버무리며 대답하지 않았어요. 나는 이상하다고 느껴 서둘러 돌아가 봤습니다. 협곡 안에 있던 거목은 시들었고, 남아있는 제비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몹시 야윈 상태였죠.」
「알고 보니 당시 제가 변신술을 알려준 뒤 붉은 제비 한 마리가 먼저 인간으로 변신해 협곡을 떠났습니다. 그는 돌아온 뒤 협곡에 있는 다른 제비들에게 인간 세상이 너무 좋다며 다른 제비들도 인간으로 변신해 협곡을 떠나도록 권했습니다.」
「제비들이 모두 협곡을 떠난 후 제비들과 공생하던 신목도 보호를 받지 못해 나날이 시들었습니다. 협곡 골짜기에 있던 독기가 그 틈을 타 신목을 덮쳤죠. 신목이 말라죽자 협곡은 죽음의 골짜기로 변했습니다. 남은 제비들은 어쩔 수 없이 신목과 협곡을 떠나 자신들의 둥지를 계속 높은 곳으로 옮겼죠.」
「그렇게 첫 번째 겨울이 왔어요. 한 번도 인간 세상의 매서운 겨울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제비들은 따뜻했던 협곡이 그리워졌습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요. 협곡은 그들이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변했으니까요.」
「제비 중 일부는 첫 번째 겨울을 견디지 못 하고 죽었습니다.」
「일부는 도성에서 계속 살았습니다. 다음 해에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제비들은 제비집에만 의존해 살았습니다. 인간들은 곧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도성안의 제비들은 권력자들에게 은밀히 잡혀가 피를 바치는 애완동물이 되었어요.」
「인간 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협곡으로도 돌아갈 수 없게 됐으니 저는 이제 제비들의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그날 당신에게 금빛제비를 찾아가 보라고 한 건 여기에 아직 남아있는 제비가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가씨, 당신은 찾았나요?」
금사의 눈에 스쳐 지나갔던 금빛과 마스터의 죽기 전 공허했던 눈빛이 떠올랐다. 마음속에 오만 생각이 떠오르더니 목에서 뜨거운 피가 솟구쳐 올랐다.
「나는 제비들을 구하려고 대협곡 안의 독기를 몰아내려 했습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황제가 이곳에 세운 궁전의 진법을 유지하려면 산 전체의 영력이 끊임없이 필요했어요. 영력이 없으니 되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산에 불을 놓아서 궁 전체를 태워버렸군요.」 나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그런 게 아닙니다. 어쩌면 이것도 신의 뜻이겠죠.」
의원은 떠났다.
나는 멍하니 신목 아래 앉아 있었다. 머릿속으로 두 이야기가 교차되며 혼란스러웠다. 금사가 말한 게 진짜인지, 의원이 말한 게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모두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니면 모두 자기 위안을 위한 거짓말일 수도 있다.
의원은 이틀 전 궁궐의 진법이 깨진 것을 느끼곤 급히 대협곡에 와서 자유로워진 영기를 협곡으로 이끈 뒤 협곡 전체에 퍼진 독기를 바위 굴 안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바위 굴 안에 어떤 의식이 있는지 더이상 다가갈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그는 동굴 입구를 봉인했다.
「인간의 힘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나는 의원을 도와 동굴 입구를 봉인했다.
「날뛰는 독기와 금세 시들어 버린 신목, 그리고 쉽게 외부의 것에 동요하는 정령들과 저 자신을 보면 왠지 모르게 이 세상이 무너져버릴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그는 몸을 일으켜 흙을 털고는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당신들, 아직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는 새로운 생명.」
「신께서 여러분을 만드셨으니 이 세상에 아직 희망은 있는 거라 생각해요.」
산불은 꺼졌지만 재는 여전히 온 하늘을 뒤덮었다. 온 세상이 검은 눈에 뒤덮인 듯 보였다.
시들어 버린 신목은 하늘을 향해 힘없는 발톱을 내밀었다.
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며 처음으로 자신을 관찰했다.
나는 뭘까? 신은 무엇을 위해 나를 만들었을까?
그 순간 나는 눈가가 조금씩 뜨거워짐을 느꼈다. 눈물인지 모를 뜨거운 것이 가만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큰 산속에 숨겨진 화려한 궁전이 세상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깐 사이에 화마에 삼켜져 모습을 감추었다.
나는 진법이 깨지는 순간 영력으로 길을 열어 살아남은 궁인들을 데리고 도망쳐 나왔다.
그들은 궁색한 모습으로 각자의 살길을 찾아 나섰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금빛 골짜기로 향했다.
금사가 내게 알려줬던 길을 따라 골짜기 아래에 도착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녀가 말한 금빛 마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되돌아가기를 반복한 끝에 결국 암굴을 하나 찾아냈다.
내가 안을 살펴보려 하자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더 이상 앞으로 가면 안 돼요.」
몸을 돌리자 뜻밖에도 그날 마스터를 구하기 위해 모셔왔던 의원이 있었다.
그는 나를 보고도 딱히 놀라지 않는 듯했다.
「앞은 당신 같은 영물에게 치명적인 독기로 가득하니 가지 않는 게 좋아요.」
「당신이 어떻게 여기 있죠? 내 신분을 아나요?」
그는 웃었다.
「당신이 정확히 뭔지는 몰라요. 하지만 지금 황제 곁에 하루에 천 리를 걷고, 곤충을 부릴 줄 알고, 구름과 안개를 조종하는 초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당신은 아마 그 초인처럼 신이 내린 존재겠죠.」
나는 묵묵히 몸을 돌려 가면 안 된다는 산굴을 쳐다보았다.
「이 안은 어떤 곳이죠? 이곳에 마을을 찾으러 왔는데 여길 지나가야 할까요?」
그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 마냥 답했다. 「여 기엔 마을이 없어요.」
내가 의심하자 그는 손짓했다. 「날 따라와요.」
나는 그를 따라 그가 온 곳으로 갔다. 시냇물을 건너자 위쪽에 앙상한 거목 하나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었다.
속이 텅 빈 나무의 앙상한 나뭇가지는 마치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 흉악한 손아귀를 위로 뻗은 듯한 모습이었다.
「십 년 전 황제께서 세상의 눈을 피해 사람을 숨길 명당을 찾기 위해 저를 이곳으로 보냈습니다. 당시 말을 타고 이 협곡을 지나가던 저는 말이 놀라는 바람에 절벽으로 떨어졌어요. 그때 제비떼가 저를 감싸 안아 구했습니다.」
나는 의아해하며 의원을 바라보았고, 의원은 애석한 듯 거목의 나무줄기를 쓰다듬었다. 그의 눈엔 과거를 추억하는 듯한 푸른 불씨가 피어올랐다.
「대대로 협곡의 신목에서 지내온 제비들은 모두 영험한 기운을 지녔었습니다. 제비들은 저를 온 힘을 다해 구했지만 추락하는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고 말았지만, 제비들이 자신들의 침으로 제 상처를 치료해주자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각했던 상처가 금세 아물었습니다.」
「상처가 다 나은 뒤 저는 보답하기 위해 제비들에게 원하는 게 있는지 물었지만 없다고 답했습니다. 당시 어리고 경솔한데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던 저는 산의 정령들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할 거라 여겼고, 인간으로 변해 바깥세상에 나가보도록 적극적으로 제안했습니다.」
「제비 중 일부는 승낙하고, 일부는 거절했어요. 저는 변신술을 알려준 후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 되었죠.」
마음속에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후 돌아가서 장소를 선정한 뒤 궁전 짓는 걸 감독하고, 진법을 배치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삼 년 전 상처에 뛰어난 효능을 지닌 붉은 제비집이라는 물건이 황성에서 고가에 거래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느낌에 제비집의 출처를 알아본 결과 제비집을 판 사람이 인간으로 변한 붉은 제비란 걸 알게 되었죠.」
「협곡의 상황과 모든 제비가 사람으로 변해 떠나온 건지 물었지만 그는 얼버무리며 대답하지 않았어요. 나는 이상하다고 느껴 서둘러 돌아가 봤습니다. 협곡 안에 있던 거목은 시들었고, 남아있는 제비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몹시 야윈 상태였죠.」
「알고 보니 당시 제가 변신술을 알려준 뒤 붉은 제비 한 마리가 먼저 인간으로 변신해 협곡을 떠났습니다. 그는 돌아온 뒤 협곡에 있는 다른 제비들에게 인간 세상이 너무 좋다며 다른 제비들도 인간으로 변신해 협곡을 떠나도록 권했습니다.」
「제비들이 모두 협곡을 떠난 후 제비들과 공생하던 신목도 보호를 받지 못해 나날이 시들었습니다. 협곡 골짜기에 있던 독기가 그 틈을 타 신목을 덮쳤죠. 신목이 말라죽자 협곡은 죽음의 골짜기로 변했습니다. 남은 제비들은 어쩔 수 없이 신목과 협곡을 떠나 자신들의 둥지를 계속 높은 곳으로 옮겼죠.」
「그렇게 첫 번째 겨울이 왔어요. 한 번도 인간 세상의 매서운 겨울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제비들은 따뜻했던 협곡이 그리워졌습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요. 협곡은 그들이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변했으니까요.」
「제비 중 일부는 첫 번째 겨울을 견디지 못 하고 죽었습니다.」
「일부는 도성에서 계속 살았습니다. 다음 해에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제비들은 제비집에만 의존해 살았습니다. 인간들은 곧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도성안의 제비들은 권력자들에게 은밀히 잡혀가 피를 바치는 애완동물이 되었어요.」
「인간 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협곡으로도 돌아갈 수 없게 됐으니 저는 이제 제비들의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그날 당신에게 금빛제비를 찾아가 보라고 한 건 여기에 아직 남아있는 제비가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가씨, 당신은 찾았나요?」
금사의 눈에 스쳐 지나갔던 금빛과 마스터의 죽기 전 공허했던 눈빛이 떠올랐다. 마음속에 오만 생각이 떠오르더니 목에서 뜨거운 피가 솟구쳐 올랐다.
「나는 제비들을 구하려고 대협곡 안의 독기를 몰아내려 했습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황제가 이곳에 세운 궁전의 진법을 유지하려면 산 전체의 영력이 끊임없이 필요했어요. 영력이 없으니 되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산에 불을 놓아서 궁 전체를 태워버렸군요.」 나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그런 게 아닙니다. 어쩌면 이것도 신의 뜻이겠죠.」
의원은 떠났다.
나는 멍하니 신목 아래 앉아 있었다. 머릿속으로 두 이야기가 교차되며 혼란스러웠다. 금사가 말한 게 진짜인지, 의원이 말한 게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모두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니면 모두 자기 위안을 위한 거짓말일 수도 있다.
의원은 이틀 전 궁궐의 진법이 깨진 것을 느끼곤 급히 대협곡에 와서 자유로워진 영기를 협곡으로 이끈 뒤 협곡 전체에 퍼진 독기를 바위 굴 안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바위 굴 안에 어떤 의식이 있는지 더이상 다가갈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그는 동굴 입구를 봉인했다.
「인간의 힘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나는 의원을 도와 동굴 입구를 봉인했다.
「날뛰는 독기와 금세 시들어 버린 신목, 그리고 쉽게 외부의 것에 동요하는 정령들과 저 자신을 보면 왠지 모르게 이 세상이 무너져버릴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그는 몸을 일으켜 흙을 털고는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당신들, 아직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는 새로운 생명.」
「신께서 여러분을 만드셨으니 이 세상에 아직 희망은 있는 거라 생각해요.」
산불은 꺼졌지만 재는 여전히 온 하늘을 뒤덮었다. 온 세상이 검은 눈에 뒤덮인 듯 보였다.
시들어 버린 신목은 하늘을 향해 힘없는 발톱을 내밀었다.
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며 처음으로 자신을 관찰했다.
나는 뭘까? 신은 무엇을 위해 나를 만들었을까?
그 순간 나는 눈가가 조금씩 뜨거워짐을 느꼈다. 눈물인지 모를 뜨거운 것이 가만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6.5. 5장. 빙탕제비집
7. 코스튬
한계돌파: 밤 | |
획득 방법 | 식신 5성 달성 |
8. 기타
9. 둘러보기
테이스티 사가의 식신 목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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