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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支那. 중국을 일컫는 여러 이름들 중 하나이다.2. 역사
기원은 진(秦)을 산스크리트어로 음역한 데에서 유래하여 서양에서 중국을 지칭하는 이름 중 하나였던 '시나(Sina)'로 보인다.[1] 그 역사는 한역 불경이 편찬된 수나라에서 남북조시대, 오호십육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일례로 고문헌인 "자은전"(慈恩傳)# 중에 「三藏至印土 王問支那國何若(삼장대사께서 인도 땅에 가시니, 임금이 "지나라는 나라는 어떤 곳인고?" 하며 물었다.)」라는 구절이 있다.근대에 支那라는 표현을 자주 쓴 것은 일본으로, 일본에서는 支那라고 쓰고 시나(シナ)로 읽는다. 원래 중국이라는 말을 일본에서는 하나의 '왕조'와 비슷한 개념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언젠가 또 다른 왕조 혹은 체제가 등장할 경우를 대비하여 아예 정통성을 논할 필요가 없게 '중국 대륙'이라는 뜻으로 지나라고 칭했던 것이다. 더불어 일본에서는 천하의 중심이라는 뜻의 '중국'이라는 명칭을 고깝게 보는 시각도 일부 있었고, 주고쿠(中國)이라는 자국의 한 지역명과 겹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동지나해와 남지나해, 인도지나 반도와 같은 것도 중국 대륙이라는 '땅'을 가리키는 용법으로 쓰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던 것이 청일전쟁 이후로 중국 대륙이 서양 제국주의 열강의 반식민지로 전락하자, '시나'(シナ)나 '시나징([ruby(支那人,ruby=シナジン)]/シナ[ruby(人,ruby=じん)])'이 중국과 중국인을 비하하는 명칭으로 변질했다. 신해혁명 이후 중화민국이 성립되자 자신들을 중화민국으로 칭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일본 정부 측에서는 '중화민국'을 사용했지만 언론에서는 여전히 '지나민국', '지나공화국'([ruby(支那,ruby=シナ)][ruby(公和國,ruby=ケウワコク)] / 支那共和国[シナきょうわこく], 전자는 태평양전쟁 패전 직후까지 쓰인 표기, 후자는 현행 표기)이라 했다. 이마저 만주사변, 상해사변 등으로 중일관계가 악화되고 다시 지나로 회귀했다. 조금 예를 들면 중일전쟁은 일본에서 '지나사변(支那事変)'으로 불렸고, 옥음방송(2차대전 항복 선언)에서도 "미·영·지·소 4개국에 그 공동선언을 수락한다는 뜻을 통고하도록 하였다."(米英支蘇四國ニ對シ其ノ共同宣言ヲ受諾スル旨通告セシメタリ)라고 했는데 이 때 '지'(支)가 바로 지나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한국에서도 종종 쓰였다. 1919년 작성된 한국의 기미독립선언서에도 중국을 지나로 적은 것을 볼 수 있으며 해방 무렵까지 중국을 '지나'라 일컫던 사례는 많다.
3. 현황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전국 중 하나가 되며, 지나라는 이름이 적어도 공식 석상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특히 젊은이들은 아예 지나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현대 중국에서는 비하 용어로 취급하여 금기시하기 때문에 적어도 공식 석상에서는 쓸 수 없다. 컴퓨터나 핸드폰에서도 대부분의 병음/핀인 입력기에서 支那에 대응하는 zhina를 치면 일반적으로 다른 단어가 먼저 뜨거나 변환 목록에 없어 입력하기가 어렵다. 아이폰에서는 한자 변환이 잘 된다.
다만 중국에서도 어원을 공유하는 '인도차이나'에 대해서는 印度支那라는 말을 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중국'을 직접 가리키는 것이 아닌지라 '인도중국'(?) 같은 것으로 1차적 변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 시기 중국이 제작한 선전선동 포스터에도 '인도지나'라는 말이 쓰인다. "인도차이나"라는 영화도 역시 중국에서는 "인도지나"라는 이름으로 개봉되었다. 바이두 백과에서도 印度支那로 '인도차이나' 문서를 검색할 수 있다. 신화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다. 그래도 위에서 보듯 支那라는 단어 자체가 인식이 매우 안 좋기 때문에 이 역시도 일반적으로는 중남반도(中南半岛)이라고 아예 다른 표현을 쓰는 편이며 바이두 백과에서도 그쪽으로 리다이렉트된다.[2]
중국에서도 지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자국 혐오 성향의 네티즌들이 있다. 조센, 왜(워누)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내의 대부분의 사이트에서는 금지어나 마찬가지라 쓰기 어렵고, 중국에서 VPN을 써야 들어갈 수 있는 트위터, 유튜브에서 자주 보인다.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해지고 있는 홍콩에서 친독립 성향의 일부 홍콩 입법회 의원(한국의 국회의원에 상당)들이 중국을 '지나'라 칭하여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 중국어(정체) 기사 # CNN(영어) 기사
일본에서는 아래에 나올 학술적 이유로 지나라는 표현을 굳이 쓰려고 한다면 支那라는 한자를 노출하지 않고 シナ라는 가타카나 표기를 쓴다.[3] 東シナ海, 南シナ海 등의 예도 그렇다. 자판을 쓸 때도 비하적인 뉘앙스 탓에 쓰려고 하면 위 글자처럼 シナ나 シナ人으로 변환된다. 그밖에 라멘, 짬뽕의 역사를 언급할 때 시나소바(支那そば), 시나우동(支那饂飩) 등 당시에 쓰였던 명칭을 그대로 인용하는 과정에서 종종 '시나'가 쓰인다.[4]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잠깐 쓰였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다. 역사적 사건을 다룰 때에는 당대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지나'라고 할 때도 있는데, 현대 중국인은 지나라는 용어에 대해서 상당히 불쾌해하기에 학술적인 의미로 사용한다고 이야기를 덧붙어야한다. 한국에서도 환빠와 혐중, 반중에서는 여전히 지나(シナ, 支那)라는 표현을 중국, 중국인에게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한국에서도 위의 '인도차이나' 용례는 종종 '인도지나'라고 하곤 했다. (1970년대 대한뉴스 내레이션에서 제3차 인도차이나 전쟁 3:04 부근 참조)
4. 관점
일본의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중국을 지나(支那, シナ)라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도적으로 비하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일본의 극우 정치인 몇몇은 지나라는 표현이 단순히 Sina의 음역이고 서양에서도 여기서 유래한 China라고 부르는데 왜 '지나'에 대해서는 화를 내느냐며 불쾌하게 여긴다. 오히려 지나가 중국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 그들을 일컫는 중립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이라는 명칭을 중화사상에 기반한 자국우월주의적 명칭이고 대국 중심적이며, 주변 이민족 국가를 자기 나라로 병합하거나 또는 편협하게 배척하려는 말이라고 생각해 중국의 패권을 정당화하는 명칭이라고 보아 거부한다.[5] 앞서 언급한 대로 유래 자체는 음역이 맞다.그러나 지나가 설령 원래부터 비하어가 아니었더라도 20세기 초반에 어떻게 쓰였는지 생각해본다면 중국인 입장에서 비하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조센'도 어원은 단순히 조선의 일본 한자음에 불과하지만 일본 제국 당시 비하 명칭으로 변질되어 사용되어 현대 대한민국(남한) 사람에게는[6] 일제강점기를 떠올리는 비하 명칭으로 여겨지는 것과 같다.
일본의 중국 문학 연구자인 가토 토오루는 서구의 China 계열과 支那의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중국인이 '지나'라는 말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은 (중국과 일본이) 같은 한자문화권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에 중화민국이라는 나라가 들어섰을 때 같은 한자를 쓰는 일본에서도 그대로 '중화민국'이라 쓰면 될 것을) 일본인들은 중국 대륙에서 자칭한 국명을 그대로 쓰지 않고 굳이 '지나 공화국'이라 하였다. 중국인들은 지나에 악의가 있다고 여기거나 굴욕감을 느끼는 것이다. 대등한 관계라면 상대가 부르기 원하는 명칭으로 불러주는 것이 매너이다.
즉, 한자문화권 밖에서야 음차어를 쓰는 게 이상할 것이 없지만 한자문화권에선 한자어를 그대로 수용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설령 '중국'이라는 명칭이 자고자대한 국명이더라도, 현재 중국 바깥에서 중화사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단순한 고유명사로 볼 수 있고[7],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명칭보다는 상대방이 원하는 명칭으로 불러 줘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일본사학자 스테판 다나카 역시 20세기 이후 '지나'라는 명칭에는 일본이 중국보다 조금 먼저 근대화, 서구화에 성공한 우월한 국가, 반대로 중국은 반식민지 상태를 힘겹게 극복하고 일본보다 조금 늦게 근대화, 서구화에 성공한 국가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8]
'지나'를 사용하는 이들 중에서는 '지나'의 支라는 글자의 의미에 지나치게 파고드는 경우가 있다. '中'이 아니고 '支', 즉 가지이고 중심은 환국이었다...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이 한자 표현 자체는 'Sina'의 음역이기에 의미는 큰 상관이 없다. 다만 음역을 위해 가져온 글자이다 보니 의미가 그렇게 진지하게 느껴지지는 않고 다소 가벼워보이는 느낌은 있다.[9] 근대에 일본에서 支那라는 명칭을 자주 쓴 것도 中에 비해서 가벼워보이는 어감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5. 관련 링크
6. 매체에서의 사례
- 복거일의 대체역사소설 비명을 찾아서에서는 작중의 모든 일본인[10] 등장인물들이 중국을 '지나'라고 부르며, 중화인민공화국은 '지공(支共)', 중화민국은 '지나민국(支那民國)'이라고 부른다.[11]
- 맛의 달인 - 작중 등장인물 중 한명인 코이즈미 국장이 중국인들을 접대하는데 그 장소가 지나가 써있는 간판의 국수집이였다. 악의는 없었으나 당연히 해당 가게를 소개받은 중국인들은 불쾌해하고 코이즈미 국장은 지로와 유우코로부터 지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닽는다. 이후 지로와 유우코가 지나 이름을 쓰는 국수집에 가서 간판에 지나를 빼라고 이야기하고 이에 가게 주인이 지로와 유우코에게 역으로 크게 화를 내나 지로와 친분이 있는 경찰 반장이 국수 가게로 찾아와 가게 주인을 그의 예전 별명인 '쵸로삥'이라고 부르고 계속 쵸로삥 소리를 들은 가게 주인도 뒤늦게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간판에 지나를 빼버리고 간판에 지나가 빠진 국수집에서 중국인들이 국수를 먹고 그 맛에 감탄하며 별탈없이 마무리된다.
7. 여담
- 음역어 중 하나인 '지나'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중국에서는 영어 등 외국어의 'china'를 음차할 때가 거의 없고 대부분은 '중국', '중화' 식으로 번역한다. 원래 중국어 자체가 음차보다는 번역을 선호하는 언어이기는 하다.[12]
[1] 차이나(China)도 여기서 변형된 것 이다. Sina는 Sino-centrism(중화사상), Sino-Japanese War(청일전쟁·중일전쟁) 등 중국과 관련된 단어들에 나오는 접두어 Sino의 어원이다.[2] "중국 남쪽" 정도의 의미로 생각된다. 특정 지명의 인식이 안 좋아 방향성 지명으로 바꾼 다른 예로는 만주 → 둥베이(동북)을 들 수 있다. 이 경우는 만주국 때문에 인식이 안 좋아졌다.[3] 일본에서는 특정 한자가 문제가 될 때 발음만 같은 가나 표기로 바꿔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에서 '장애자'를 뜻하는 障害者에서 害가 문제가 되자 障がい者라고 쓰는 것이다. 한국의 동해를 부르는 '일본해'의 경우도 일본 내에서만 읽히는 문서는 日本海(일본해)라고 한자로 쓰지만 한국에서도 같이 읽히는 문서는 日本(일본) 부분을 가나 표기인 にほん으로 바꿔서 にほん海라고 쓸 때가 있다.[4] 아래 맛의 달인도 면으로서의 시나멘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이 역시 민감할 수 있기에 중화(추카)소바, 중화우동 식의 표현을 쓴다. 당대에도 그렇게 부르곤 했고.[5] 이에 맞서 중국의 국수주의자들은 일본을 왜노(倭奴, Wonu)라고 부른다.[6] 북한은 지금도 국명이 '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며 일본에서는 이들을 '초센', '키타초센'(북조선)으로 부른다.[7] 천황을 진지하게 한자 글자 그대로 '하늘의 황제'로 해석하는 대신 일본 세습 군주의 현지명 정도로 해석하는 입장과 비슷하다.[8] 스테판 다나카, 2006, '일본 동양학의 구조'.[9] 사실 중국에서 이민족 명칭을 음역할 때도 '안 좋은 의미를 골랐다'라고까지 하긴 그렇지만 딱히 의미를 크게 고려하진 않았다. 때문에 몽골에서는 지금도 '蒙古'라는 음역 표현을 별로 안 좋아한다. 오늘날 중국에서 외래어를 음역할 때에는 단순히 음역이라 해도 그 글자가 지닌 의미가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적당히 좋은 의미가 되도록 글자를 고르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가 '可口可乐'(코카콜라)[10] 일본 제국의 식민지인 조선에 사는 조선인을 포함.[11] 지공의 경우 일부 홍콩인들이 중국을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12] 반대로 한국의 유명한 타칭인 korea는 유래인 고려와 발음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체로 '코리아'라는 별개의 음차 표기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