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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15:27:18

옹고집전

1. 개요2. 줄거리3. 특징4. 2차 창작5. 여담

판소리 열두 마당
전하는 다섯 마당 수궁가 · 심청가 · 적벽가 · 춘향가 · 흥부가
사라진 일곱 마당 가짜신선타령 · 강릉매화타령 · 무숙이타령 · 배비장타령 ·
변강쇠타령 · 옹고집타령 · 장끼타령

1. 개요



작자 미상의 한국 고전소설. 판소리계 소설이며 '판소리 열두마당'에 속하는 작품이다. 〈옹생원전〉 또는 〈옹고집타령〉이라고도 불리는데, 판소리로 불리는 경우에는 후자의 명칭을 쓴다. 다만 판소리로는 이미 실전된 상태라 현대에는 필사본으로만 전해진다. 고전소설 중에 인지도가 있는 편이며 동화 버전도 있다.

2. 줄거리

간단한 줄거리는 황해도 옹진놀부에 버금갈 정도로 심술궂고 사악한 옹고집이라는 부자가 살았는데,[1] 옹고집은 여든 살 노모를 냉방에 재우고 아침에 밥 한 그릇, 저녁에 죽 한 그릇만 올리면서 간신히 남들의 구설수만 피해 왔다. 하루는 참다못한 어머니가 효도는 못할망정 불효는 하지 말라고 하자 옹고집은 사람이 70만 살아도 희귀한 일인데 어머니는 80이나 사시고도 무슨 불만이냐면서 더 살아 무엇 하겠냐고 되려 구박하고 남녀 종들을 심하게 부려먹고 가당찮은 이유로 아무 때나 폭력까지 행사할 만큼 구두쇠였다.

어느 날 스님이 시주를 받으러 오자 옹고집은 오물을 뿌리는 등 심하게 구박했다.[2] 이에 분노한 도승은 학 대사를 시켜 옹고집을 벌하게 했는데 학 대사마저 옹고집에게 관광당하고[3] 그의 처참해진 몰골을 보고 분노가 하늘을 찌른 도승은 지푸라기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옹고집의 집에 보냈다.[4] 당연하게도 두 옹고집 사이에 자기가 진짜라며 큰 싸움이 났고, 관가로 찾아가 송사를 부탁했는데, 진짜 옹고집은 횡설수설했고 오히려 가짜 옹고집이 자기 집안의 내력과 가계 사정을 줄줄이 꿰고 있어[5][6] 사또는 진짜 옹고집을 가짜로 판정하여, 옹고집은 곤장을 매우 맞고 쫓겨나서 정처없이 떠돌았고, 집으로 돌아간 가짜 옹고집은 가족들과 잘 살면서 아내가 10명의 자식들을 낳아 양육한다.

진짜 옹고집은 머나먼 어느 산 속을 떠돌다가 그제서야 나는 정말 천하의 나쁜 놈이었다고 깨닫고, 한 번만 더 기회가 온다면 어머니를 지극성정으로 보필하고 싶어하지만 이제 그럴 수도 없다는 걸 알아서 자살을 하려는데 도승이 저 쪽 바위에 앉은 채로 나타난다. 도승은 그를 매우 꾸짖고, 네놈이 지금까지 지어 온 죄를 생각하면 죽어 마땅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가짜를 남편과 아버지로 모시고 있을 가족이 불쌍해 이번만은 건져내 주겠다면서 부적을 들려 보냈다. 그렇게 집 대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가짜 옹고집은 물론이고 아내가 그와의 사이에서 낳았던 자식들도 모두 지푸라기 인형으로 변했으며 그 뒤로는 땔감을 잔뜩 넣고 삼시세끼 좋은 음식을 올려 어머니를 봉양하고 하인들도 조심히 다루고 지나가는 스님이 보이면 모시고 들어와 대접해 보내는 등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되어 착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다.

곱씹어보면 생각보다 무서운 내용인데, 옹고집은 가짜와 아내가 자식을 10명이나 나을 동안, 즉 최소 10년 이상을 집도 절도 없이 유랑생활을 했던 것이다. 더욱이 이야기가 시작될 때 이미 여든 살이 되었던 어머니는 그 후로 가짜가 10명의 자식들을 낳아 기르고 진짜가 고생하고 깨닫고 돌아올 때까지 계속 살아있었다. 아내 또한 애지중지 키우던 10명의 자식들이 졸지에 지푸라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3. 특징

유난히 작품 속에 '옹'으로 운율을 많이 맞추었다.
달 우물과 연못이 있는 당촌에 한 사람이 살았으니, 성은 가요, 이름은 고집이었다.
이렇듯이 두 가 아 다툴 적에, 김별감[7]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어이없어 하는 말이,

"양옹옹하니 이이 저 같고 저이 이 같아 양이 흡사하니 분별치 못하겠네! 사실이 이럴진대 관가에 바삐 가서 송사(訟事)나 하여 보게."
"허허 그 말이 옳도다." 하고 호적색을 부러 놓고, 양의 호적을 강(講)받을 때, 실가가 나 앉으며 아뢰기를,

"민의 아비 이름은 송이옵고 조는 만송이옵나이다."[8]

사또가 이 말 듣고 하는 말이,

"허허 그 놈의 호적은 송망송하여 전혀 알 수 없으니, 다음 백성 아뢰라."
성경의 소돔 이야기, 그리스 신화의 필레몬 이야기 등과 마찬가지로 접대의 관습에 대한 도덕률을 보여주는 이야기에 해당된다.

4. 2차 창작

꼬비꼬비에서 현대판으로 만들어진 에피소드들이 있다.##

소재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에서 잘 패러디되지 않았으나, 불암콩콩코믹스에서 최동수-이호준을 등장인물로 하여 패러디되었다.

실질객관동화패러디(유료전환회차)가 아주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러디까지는 아니지만 가짜가 주인공인 웹툰 거울아씨전의 근간이 되었다.

애니메이션 유후와 친구들에서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나왔다.

괴담 동아리에서 비슷한 내용의 괴담이 등장한다.

5. 여담



[1] 판본에 따라서 좌수 직책에 있었다고도 한다.[2] 당시 시대상 집에 찾아온 사람은 조촐하게나마 대접하는게 관습이었다. 특히나 옹고집 같은 부자라면 더더욱 그래야 했다.[3] 사실은 그냥 갱생할 여지가 있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 일부러 져 줬다고 봐야 한다. 옹고집네 집에서 쫓겨난 학 대사는 술법이 높아 잘만 일어서서는 절로 돌아갔고, 주변 스님들의 언급을 볼 때 학 대사가 진짜 마음먹고 도술을 부렸다면 옹고집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편 도승은 이름이 따로 안나와서 어떤 판본에서는 학대사와 도승을 동일시하기도 한다.[4] 이것도 다른 스님들이 열받아서 호랑이로 변해 덥썩 물어다가 뼈도 남기지 말고 깨물어 먹기, 보라매로 변해 머리를 움켜쥐고 두 눈을 쪼기, 구미호를 보내서 옹고집의 정기를 빨아먹게 하기, 강림도령을 불러다 저승으로 영영 보내 버리기 등등 온갖 무시무시한 제안들을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도승의 긍극적인 목표는 옹고집의 갱생이었지 그를 죽여 복수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5] 판본에 따라 다르지만 집안 내력에 대해 얘기해보라는 사또의 말에 진짜 옹고집이 꼴랑 아버지와 할아버지 이름 정도만 이야기할 때 가짜 옹고집은 증조, 고조대 조상들은 물론이요, 재산 목록에 대해서도 술술 읊으며, 집에 명주가 40통이 있었는데 한 통을 큰 딸의 달거리사용했다는 것, 즉 자식의 생활까지 꿰고 있다.[6] 요즘에야 증조, 고조를 모르기도 하지만 옹고집이 증조, 고조를 모르는 것은 조선시대 기준으로 그의 나쁜 인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보인다.[7] 옹고집의 친구로 나오는데 친구 보러 왔다가 저 광경을 봤다.[8] 앞글자가 다른데 정황상 옹고집의 아버지 이름이 옹옹송 혹은 그냥 옹송 조부가 옹만송이었을 것이다.[9] 雍역시 옹진을 본관으로 사용하는 성씨다. 다만 빈도가 邕보다는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