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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쪽에 마일 매 시(mi/h, mph)와 안쪽에 킬로미터 매 시(km/h, kph)로 측정된 속력을 나타내는 미국의 자동차 속도계. |
1. 개요
速度計|Speedometer속력을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계측기. 주로 자동차, 열차, 항공기 등 이동수단의 조종석 및 운전석에 탑재되어 있다. 자동차의 속도계는 아날로그식과 디지털식으로 나누어지며, 이 중 디지털식은 1980년대에 일부 차량에 고급 옵션으로 적용되었다가 2010년대 들어 어느 정도 보편화되었다.
자동차에 탑재된 속도계와 내비게이션에서 제공하는 속도 정보는 서로 미묘하게 다르다. 자동차의 속도계는 과속을 막기 위해[1] 실제 속도보다 약간 더 빠르게 표시되고, 타이어의 크기에 따른 측정 오차 등이 발생하므로 GPS를 이용해 측정하는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속도를 믿는게 좋다.
2. 역사
인간은 고대부터 다양한 탈것을 만들어 타고 다녔으나 긴 인류 역사에서 그 속력을 측정해주는 장치가 등장한 것은 200년 전으로 아주 최근이다.그 전에는 이동 속력에 신경을 쓸 정도로 탈것들이 빠르지 않았으며, 빠르다고 해도 (말, 고대 전차 등) 속력을 측정할 방법이 없었다. 오히려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까지 말을 타고 여행하면 40일이 걸린다“는 식으로 여행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여행 거리를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여행에 소요되는 식량, 여행비 등이 모두 이동 시간에 좌우되기에 이는 매우 중요한 정보였다.
인간이 탈것의 이동 속력에 신경쓰기 시작한 것은 항해가 인간 문명에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으면서부터다. 항해에서는 배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극히 중요하므로, 하늘의 별과 태양, 달 등 천체의 위치로 배의 현재 위치를 측정하고, 이를 연속적으로 실시해 배의 항해 속력을 역산하는 방법을 썼다. 배의 순간 속력을 측정해야 하는 경우 표준 로그(common log)라는 수단을 이용해 전진 속력을 대략적으로 측정했으며 그 단위가 오늘날에도 쓰이는 노트(knot)다.
최초의 속력계는 1889년 크로아티아의 발명가인 요시프 벨루시치(Josip Belušić)가 만든 ‘벨로시미터‘였는데,[2] 이는 마차용 속력계였으며 자석과 금속제 포인터로 구성된 물건이었다. 즉 전자식 속력계의 조상인 셈이다.
컴퓨터의 할아버지로 불리는 찰스 배비지도 기관차에 장착하는 속력계를 발명했다고 한다. 배비지는 속력계를 대단한 발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지, 제대로 기록도 남기지 않았고 벨루시치처럼 박람회에서 발표하거나 오토 슐체처럼 특허를 내지도 않았다. 때문에 그가 속력계를 발명한 것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대개 1888년이라고 주장되는데, 사실이라면 최초로 속력계를 만든 사람은 벨루시치가 아니라 배비지다.) 차분기관을 발명한 배비지답게, 그의 속력계는 기계식이었다.
최초의 자동차들은 속력계가 탑재되지 않았다. 초기 자동차들은 속력이 아니라 엔진 출력(스로틀)을 기준으로 전진 속력을 결정했다. 즉 증기선들과 같은 방식이었던 것이다. 자가용 자동차의 선두주자였던 포드 모델 T조차도 초기형은 속력계가 없었다. 1928년형부터 속력계가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엔 속도제한은 커녕 교통법이란 게 있지도 않던 시절이었는데, 도시에서 자동차 교통 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경찰과 정부가 주행 제한 속력이란 개념을 만들어냈으며 이를 준수하기 위해 속력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허나 당시엔 속력 위반을 정확하게 단속할 기술이 없었기에 경찰이 스톱워치를 손에 들고 자동차가 일정 시간 내에 움직이는 거리를 재거나, 그냥 눈으로 보고 너무 빠르다 싶으면 제지하는 수준이었다. 도플러 효과를 이용한 레이다식 속도계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발명되었으며, 경찰이 이를 속도 단속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47년경이었다. 스피드 건이라 불리는 이 장비 역시 일종의 속도계인 셈이다.
속도계는 교통수단의 장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해상수단에는 피트 로그(pit log), 항공수단에는 항공기 속도 표시계이다.
3. 종류
3.1. 바퀴용
바퀴의 회전수에 둘레를 곱하기만 하면 된다. 바퀴의 회전수를 측정하기 위해서 타코미터가 사용된다. 자기식과 광학식이 존재한다.3.2. 선박용 속력계(피트 로그)
지면 위를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나 열차는 (바퀴가 헛돌지 않는 한) 바퀴의 회전수 = 현재 달리는 속력의 등식이 성립하므로 바퀴에 연결된 속력계가 속력을 상당히 정확하게 측정해 준다. 반면 선박은 지면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식의 속력계는 사용할 수 없으며, 오늘날엔 대개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속력을 측정한다.- 피토관 유속계: 선체 하부에 설치된 피토관으로 흐르는 물의 유속을 측정해 이를 선박의 진행 속력으로 보고하는 방식이다.
- GPS 속력계: GPS를 이용해 선박의 진행 속력을 측정. 특히 선박은 자동차와 달리 터널이나 건물 등으로 인한 GPS 전파방해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매우 정확하다.
이런 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배에는 속력계가 없었으며, 항해사 등이 하늘의 별을 보고 배의 위치를 파악해 지도에 기록, 이동 거리를 산출한 뒤 경과한 시간을 기준으로 항해 속도를 역산하는 방법을 썼다. 만약 순간 속력을 측정해야 하는 경우 표준 로그(Common Log)라는 장치를 이용해 대략적인 속력을 측정했다. 표준 로그의 로그는 통나무(Log)에서 기원한 것으로, 옛날에 배에서 긴 밧줄에 묶은 통나무를 물에 빠뜨리고 일정 시간 내에 배가 통나무에서 얼마나 멀어지는지 측정함으로써 배의 속력을 파악한 데서 기원한다. 밧줄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매듭(Knot, 노트)이 매어져 있으므로, 일정 시간 내에 몇 매듭(노트)만큼 배가 전진했는지를 기준으로 배의 속력을 표현했는데 이 노트 단위는 오늘날에도 배의 속력을 나타낼 때 이용되는 표준 단위이다(1 노트 = 시속 1.852km).
3.3. 비행기용 속력계
비행기 역시 선박과 마찬가지로 피토관을 이용하거나 GPS를 이용한다. 대개 둘 다 달려있지만, 초경량비행장치급 회전익항공기는 GPS만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비행기의 속력계는 ASI(Air Speed Indicator)라 부른다.비행기용 속력계는 반드시 고도계의 왼쪽 또는 위에 장착해야 한다는 국룰이 있다.
3.4. 우주선용 속력계?
SF 창작물이나 게임에 나오는 우주선들은 대개 속력계가 있지만, 현실의 우주선에 장착된 수많은 계기들 중에는 속력계가 없다. 먼 옛날의 선박들과 마찬가지로, 우주선은 우주에서 천체들의 위치를 보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이를 시간으로 나눠 속력을 역산해야 한다. 우주에는 GPS도 없고 진공이라 피토관도 쓸 수 없다.현재까지 인류가 우주에 내보낸 우주선들은 대개 지구에서 멀리 가지 않았기 때문에, 우주선의 현재 위치를 지상 관측소에서 계속 추적하며 알려줬고 우주선의 레이더로 달과의 거리를 탐지해 코스를 계산할 수도 있었다. 허나 미래에 우주선이 태양계를 벗어날 정도로 멀리 여행한다면 그 외의 방법으로 자신의 속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가장 유망한 방법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주선에서 항상 관측이 가능한 위치에 항성이나 펄사처럼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천체가 있다면, 전자기파의 파장을 정밀 측정해 우주선의 속력을 알아낼 수 있다. 물론 해당 천체의 움직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인류가 광속에 육박하는 초고속 우주선을 만들어내는 날이 온다면,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그 우주선의 속도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짤 것이다. 광속에 근접하는 초고속 운동 중에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도플러 효과를 활용할 수도 없고 오로지 천체들의 위치만을 기준으로 속도를 역산하며 우주를 항해해야 할 수도 있다. 먼 옛날 범선들이 망망대해를 건너던 시절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아니면 옛날 증기선들처럼 속력 따위 쿨하게 씹고 추진력만 따지는 법도 있다. 19~20세기 증기선들은 배의 속력은 거의 신경쓰지 않고 증기기관의 출력만 신경썼다. 당시 배들은 ‘전속 전진’(full ahead), '반속 전진‘(half ahead) 등 기관 출력 표시계만 있었으며 속력계는 없었다. 망망대해에서 중요한 것은 배가 얼마나 빨리 가고 있는지가 아니라 배가 얼마나 열심히 가고 있는지였기 때문이다. 미래의 우주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3.5. 위성항법
수신기가 움직이고 있을 때, 도플러 효과에 항법 위성의 전파의 파장이 편이되는데 이를 측정하여 속도를 구한다.4. 오류 현상
속도계의 오차범위는 차종마다 다르며 주된 이유는 타이어 지름의 변이 때문이다. 타이어 지름은 마모, 온도, 압력, 화물적재량, 일반 타이어 사이즈에 따라 달라진다.자동차 제작자들은 속도계가 현재 속력보다 1~10% 높게 가리키도록 설정한다. 현대자동차는 실제보다 3kph 높게 지시하도록 설정한다. 해당 회사 2000년대 후반 생산 차량은 +8~10% 오차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설정하는 이유는 속도계의 오류로 낮은 수치를 가리키는 것과 운전자의 속도 위반에 대한 법적 연관성을 지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해 0~+16% 오차를 허용하고 있다.
5. 사용 단위
대부분의 나라는 km/h(kph)로 제한속도를 정하기 때문에 보통 속도계는 km/h(kph)를 사용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마일(mph)로 제한속도를 정하기 때문에 북미 지역과 영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에서는 mph(mile per hour, mile/h) 단위만 표기하거나 km/h(kph)와 mph 표기를 병기하기도 한다. 이 문서 상단에 있는 사진처럼 MPH 단위를 바깥에 두고 안쪽에 km/h(kph) 단위를 작게 표기하는 방식이다.[3] 한국에 수입된 미국산 차에도 km/h와 mph가 병기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쪽은 반대로 km/h가 바깥에 오고 mph가 안쪽에 작게 표기되어 있다. 캐나다나 멕시코 수출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시[4]6. 속력계?
'속도'계라는 이름을 쓰지만 실제로 측정하는 것은 속도(Velocity)가 아니라 순간속력(Speed)이다. 속도는 벡터이기 때문에 숫자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속도계에서 측정되는 '양'은 스칼라, 즉 속력인 것.실제로 속도계의 영문명은 위에 나와 있듯이 Speedometer다.
7. 숫자 간격
차종마다 표기된 숫자의 간격이 다르다. 대부분의 차는 0부터 시작해서 20씩 증가하지만, 프랑스산 차량[5] 혹은 일부 차종의 경우 0은 표기되지 않고 10부터 시작해서 20씩 증가(10, 30, 50, ...)한다. 이는 프랑스의 속도 제한이 대부분 홀수×10 단위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또한 최대 표기 속도가 작고 단위가 MPH인 경우(특히 미국 픽업트럭 종류)는 10씩 증가하기도 한다. 반대로 속도가 빠른 고성능 차량 혹은 슈퍼카, 하이퍼카는 간격이 30 혹은 50인 경우도 있다.[6]
8. 관련 문서
[1] 추가로, (주행거리=속력*주행시간)이므로 속력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면 차량에 기록되는 주행거리도 실제보다 많이 찍히게 되는데, 이걸 이용해 자동차 정비 및 부품교환시기를 앞당겨 수입을 올리고 보증기간을 조금이라도 일찍 종료시키려는 자동차회사들의 꼼수라는 주장도 있다.[2] 문자 그대로 속도계란 이름이다. 오늘날 속력계는 벨로시미터가 아니라 스피도미터라 불리는데, 이는 속력계가 측정하는 것은 속도(velocity)가 아니라 속력(speed)이기 때문이다. 우리말로는 속력계보다는 속도계란 표현이 훨씬 많이 쓰이는데, 이는 물리학적으로는 틀린 표현이지만 일상 용어로는 속력과 속도를 같은 개념으로 취급하므로 대개 문제삼지 않는다.[3] 원래는 mph만 표기되어 있었지만, 미국인들이 캐나다나 맥시코에 놀러갈 때 제한속도 표지판의 킬로미터를 마일로 착각해 과속하는 경우가 늘어(...) 도입하게 되었다고 한다.[4] 링크된 사진은 포드 토러스 6세대이다.[5] 푸조, 시트로엥, 르노, 부가티 등[6] 간격이 50인 대표적인 제조사는 부가티를 꼽을 수 있다. 부가티 시론은 평시 최고속도 420km/h, 리미터 해제시 450km/h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다. 속도계는 500km/h까지 표기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