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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9 02:38:19

사천 요리

파일:중국 대만 국기.svg 중화 요리의 지역 계통별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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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대표 요리4. 기타

1. 개요

川菜 Sichuan Cuisine

촨차이(川菜) 혹은 사천채계(四川菜系)라고 불리며, 청두, 충칭 같은 중국의 쓰촨성 및 인근 지역이 주가 된다. 특징으로는 다양한 맛(味多), 넓은 범위의 맛(味廣), 두터운 맛(味厚), 농염한 맛(味濃)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매운맛으로 초피가 내는 얼얼한 매운맛인 마(麻)와 고추가 내는 얼큰한 매운맛인 라(辣)로 대표된다. 이 두가지를 합쳐서 마라라고 부른다. 사천 현지인들도 매운맛을 상당히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1] 마라맛을 내는 마라장은 우리나라 된장 고추장처럼 이 지역의 기본 장으로 쓰인다. 갖은 야채와 고기등 재료를 넣고 마라소스에 볶은 마라샹궈는 현지에서 그냥 가정에서 만들어먹는 가정식에 불과하다.

유명한 요리로는 훠궈(火鍋: 매운 냄비 요리) 궁바오지딩(宮保雞丁: 달콤한 닭 요리), 후이궈러우(回鍋肉: 중국식 삼겹살 두루치기), 이핀슝장(一品熊掌; 곰 발바닥 요리), 위샹러우쓰(魚香肉絲: 야채와 고기를 채썰어 볶고 어향 소스와 같이 볶아낸 요리), 깐쇼 상어 지느러미(乾燒魚翅), 마파두부(麻婆豆腐)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산동 요리, 광동 요리와 같이 중국 요리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요리다. 특히 2020년대 들어 마라탕을 시작으로 사천의 마라맛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더욱 올라갔다. 한국에서는 초피를 비롯한 특이한 향의 향신료에서 기인한 특유의 매운맛으로 유명하다. 다만 사천요리의 매움은 초피가 내는 톡 쏘고 얼얼한 느낌(麻)이 특징으로 한국 요리의 매운 맛과 다른 특유의 냄새와 맛으로 호불호가 갈린다. 현지의 맛에 실망하는 한국인들도 많고, 한국 내 사천요리점도 마한 맛을 줄인 현지화된 곳이 많다. 한국식 매운맛은 오히려 후난 요리(湘菜)에 많다. 호남성도 사천, 귀주[2]와 함께 매운맛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2. 특징

사천요리는 역사가 매우 길고 풍미가 독특하며 '백 가지 음식에 백 가지 맛'이라는 백채백미의 칭호를 가지고 있다. 조미료로는 후추, 초피, 고추, 두반장 등을 주로 사용하며, 조리 방법은 조리 시간을 짧게 하는 소전소초, 수분과 기름의 양이 적은 간소, 간편의 조리법을 이용한다. 내륙 요리의 진수로 중국 서부 지역의 요리를 대표하는데, 양쯔강 상류의 산안 지대인 쓰촨, 윈난, 구이저우 지방의 요리를 포함한다. 산악 지대이므로 향신료, 소금 절임, 건조시킨 저장 식품이 발달했다.

옛날부터 쓰촨 분지는 천부지국(天府之國), 즉 하늘이 곳간(府)을 내려준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의 유명한 전통적인 곡창 지대이다. 해산물을 제외한 사계절 산물이 모두 풍성해 야생 동식물이나 채소류, 민물고기를 주재료로 한 요리가 많았다. 또한 사천은 바다와 멀고, 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지역이기 때문에 기온 차이가 심하고, 여름에는 덥고 습했다. 때문에 사천요리는 인도의 커리문화와 마찬가지로 음식의 부패를 막기 위해, 또 덜 신선한 재료로 맛있게 조리하기 위해 고추, 초피, 후추, 마늘, 생강 등 갖가지 향신료를 많이 활용하고, 고온의 기름으로 조리하는 방식이 많다. 그렇다보니 사천 요리는 전체적으로 맵고 짜고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3] 이와 같은 이유로 장류가 발달해서 辣豆瓣醬(두반장), 魚香(어향), 蒜蓉辣椒醬(고추 마늘 소스) 등이 모두 이쪽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내륙 지역이기 해산물을 접하기 어려워 잘 쓰이지 않는 편이다. 생선을 쓴다면 주로 강이나 호수에서 잡을 수 있는 민물고기나 건어물류가 많은 편이다.

쓰촨의 매운맛 역사는 오래 되었다. 중국 사천성 청두박물관에서는 한나라, 진나라때부터 청두사람들이 매운맛을 좋아했다고 소개한다.

파일:사천요리-진한시대.jpg

단, 이 당시에는 고추가 아닌 산초, 마늘, 생강등으로 매운맛을 냈다. 원래 양고기, 돼지고기 등 냄새가 강한 고기를 먹었던 중국 대륙에서 아주 먼 옛날부터 생강, 산초 등의 토착 향신료를 사용했다. 이들 향신료 중 사천산이 '촉강'/'천화초'라 불리며 특별 대접을 받을 만큼 질과 생산량 면에서 독보적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 같은 캡사이신 중독 수준은 아니더라도 향신료의 수요도 공급도 많았던 촉 지방 요리가 전통적으로도 대륙의 다른 요리보다는 좀 더 매웠을 것으로 보인다.

파일:사천요리-생강산초.jpg
산초가 고추를 만나다
사천은 산초의 가장 중요한 산지로서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는 산초, 생강, 마늘 등이
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양념이었다

고추에 의한 매운맛은 서양으로부터 고추가 도입된 청나라 이후에 발달했다. 고추는 신대륙에서 발생한 작물로 신대륙을 정복한 서구열강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 대외교역이 풍부한 해안 지역에서 내륙 깊숙한 쓰촨 지방까지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좀 더 복합적인 문제로, 명말청초 쓰촨성 일대를 장악한 장헌충과 청나라군이 벌인 학살로 인해 지역 인구가 크게 급감하자 이를 채우기 위해 후베이, 후난, 광둥성 출신의 이주민들이 유입되면서 지금의 사천요리가 과거와는 차이가 난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4] 즉, 우리에게 익숙한 사천요리의 매운맛은 약 2백 년 정도밖에 안 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웹에도 검색을 해보면 '깜짝 사실 - 쓰촨 사람들의 매운맛 사랑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수준의, 일종의 '상식 타파의 상식'으로서 쓰촨의 매운맛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사천요리는 백채백미라는 별명처럼 매운 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대 촉한의 신하였다가 위나라에 투항한 맹달은 당시 사천 고기 요리의 특징을 , 을 많이 쓰는 것이라고 증언했다.[5] 이를 생각하면 과거의 사천요리는 좀 더 달았을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정사에는 무미건조하게 적혀있지만 실제로는 무척이나 단걸 좋아하던 조비가 이 말을 듣자 신하들에게 '촉은 꿀이랑 엿을 요리에 잔뜩 쓴다는데 우리도 이렇게 먹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요지의 말을 하며 흥분했다고 한다.[6]

3. 대표 요리

지금까지 없었던 천팔백 년 전 인물과의 연관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 나름의 논리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근거가 빈약하다.[13] 애당초 장비가 살아있던 시기 쓰촨의 고기 요리는 향신료가 아닌 이나 로 맛을 냈다. 다만 '겉은 검고 속은 붉은' 이 요리의 형상이 경극 등에서 묘사되는 장비의 이미지와 부합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꽤 그럴싸하다. 경극에서 붉은색은 용맹함, 검은색은 진솔함과 통쾌함을 뜻한다.
이와 관련된 해프닝이 2015년에 있었다. 한 삼국지 매니아가 포장해서 파는 장비우육 제품을 구입했는데, 포장지에 나와있는 이 설화를 읽고 진짜라고 믿었지만 나중에 조사해 본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생산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상품의 품질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성분 표기 등에 하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전설'이라고 밝힌 이상 꼭 역사적 사실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으로 원고 패소 판결이 났다고 한다.[14]

4. 기타

한국에서 1990년대 후반~2천 년대에 만화에 빠져살던 이들은 중화일미에 나오는 주인공 비룡이 사천 출신이라 이쪽 요리에 대한 설명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한국식 중화요리에선 일단 매운맛 버전 중화요리는 대뜸 사천이란 수식어를 붙이기도 한다. 실제 중국의 사천요리와는 무관하다.

중국 내에서는 덩샤오핑이 즐겨 먹었던 요리로도 알려져 있다. 참고로 마오쩌둥후난성 출신인데 쓰촨과 후난 두 지역 다 매운맛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중화 인민 공화국 초기 정치인들이 이런 음식을 즐겨 먹어 중국에 매운 요리가 대중화된 거 아니냐는 농반진반 우스갯소리도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높으신 분들의 접대 등에 기피되는 편이다. 다른 맛은 아무리 입에 맞지 않아도 일단 먹을 수 있지만, 매운맛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

게다가 매운맛으로 높으신 분들이 탈이라도 나면 뒷감당이 안 되고, 매운맛으로 땀을 뻘뻘 흘리거나 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 그래서 가끔 중요한 연회 장소에 오르더라도 맵지 않은 요리만이 선택된다.

중화TV에서 방영한 <차이나피디아> 에 따르면, 쓰촨의 국민 요리 BEST 3로 회과육(후이궈러우), 딴딴면(담담면), 라즈지를 선정했다.


[1] 실제로 한 한국인이 올린 글에 따르면 일본 유학 시절, 친구들에게 나눠줄 목적으로 불닭볶음면을 가져갔는데 쓰촨성 출신의 한 중국인 유학생이 받아 가져가면서 "드디어 음식다운걸 먹어보겠네"라고 기쁘게 말했다고 한다.[2] "'『四川人不怕辣,貴州人怕不辣。』(쓰촨 사람들은 매운 걸 두려워하지 않고, 구이저우 사람들은 맵지 않음을 두려워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구이저우 지방이 매운맛에서 한 수 위인 듯.[3] 또한 중국 전통의학에서는 몸에 습기가 쌓이면 좋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에 습기를 배출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습기가 많은 사천에서는 습기가 쌓이기 쉽기 때문에 땀을 흘려 습기 배출시키기 위해 매운 요리를 즐겨 먹었다. 또한 매운 것을 먹고 땀을 흘리고 나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일종의 이열치열로써 사천의 더위를 난 것이다.[4] 사천요리의 특징인 매운맛이 형주 남부(현재의 후난성)에서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도 후난 요리는 매운맛이 특징이다.[5] 사족으로 과거의 사천요리가 꿀을 많이 사용했다는 건 의외로 이상한 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쓰촨 지역은 식재료 보존을 위하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식재료를 꿀에 절여놓는 것도 엄연한 식재료 보존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히는 설탕으로도 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그 당시 설탕은 귀했고, 꿀이 그나마 더 구하기 쉬워서 꿀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6] 여담으로 삼국지톡 시즌 9 1화에서도 이런 사천요리의 특징을 묘사했다.[7] 사실 닭고기를 새우로 치환시키고 나머지 재료는 거의 다 같다.[8] 견과류 빻은 것.[9] 산(蒜)은 마늘을 뜻한다.[10] 泥.[11] 참고로 이 '니'는 유니짜장에 들어가는 '니'와 같은 뜻이다.[12] 장비 커리어의 마지막 화려한 무대(장합과의 일전)이자 또한 그가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랑중은 장비의 인기가 높은 곳으로 랑중에서는 건물 밖에 경극의 장비 분장을 따라한 사람들이 쇼를 하고 있고 장비 만두, 장비 맥주도 판다.[13] 그중에는 장비는 술꾼이니 술안주로 제격인 이런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식의 억지스러운 주장도 있었다.[14] 중국은 이미 판례로 이런 마구잡이식 삼국지 마케팅에 대해 용인하고 있다. 가령 충칭의 명물 쏸라편은 그 유래로 도원결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도원결의는 충칭에서 동북쪽 대륙 반대편에서 있었던 일이며, 주재료인 고추와 고구마(당면)는 천몇백 년 뒤에야 들어오는 외국의 산물이다.[15] 일본의 '호루몬'과 사용이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16] 양념 색도 빨갛고 가재도 익으면 빨개지기 때문.[17] 바오위(鮑魚)는 전복을 뜻하는 중국어이다.[18] 이런 갑각류 껍데기가 육수를 우려내면 맛이 좋은 걸 고려해 보면 알뜰하게 만드는 것이다.[19] 그래서 일부 훠궈집에선 백탕의 국물 정도는 먹어보라고 따로 작은 그릇에 떠서 손님들에게 권하기도 한다. 물론 홍탕은 대부분이 기름이기도 하고 일단 굉장히 맵기 때문에 국물 먹듯이 먹지는 않는다.[20] 실제로 마라탕은 엄청나게 얼얼하고 매운 물(기름) 같은 느낌의 훠궈 국물과 달리, 좀 더 풍부한 맛이 있으며 얼얼한 맛도 그렇게 강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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