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bgcolor=#363><colcolor=#fff> 사근고개 | ||
위치 | <colbgcolor=#363><colcolor=#fff> 주소 | <colbgcolor=#fff,#1c1d1f>서울특별시 성동구 사근동 |
좌표 | 북위 37°33'40" 동경 127°02'41" | |
해발고도 | 33.84m | |
도로 | 사근동길 |
1. 개요
서울특별시 성동구 사근동에 있는 해발고도 33.84m의 고개.행당산의 북쪽에 있으며, 사근동길이 이 고개를 지난다. 이 고개의 초입부가 법정동 사근동과 행당동의 경계이며, 행정동 사근동과 행당1동의 경계는 경원선 선로이다. 이 고개를 기준으로 고개 안쪽(동쪽)은 편의상 원사근동으로 구분하는데, 사근고개를 지나는 고갯길이 원사근동에서는 서쪽 방면으로 유일한 출입구이기 때문에 고개 안팎의 생활권이 분절되어 있다.
2. 역사
도로명주소가 도입되기 전에는 사근동길이 사근고개를 지난다 하여 사근고갯길로 명명되어 있었다. 1994년에는 고개 정상부에 서울 정도 600주년을 기념하여 사근고갯길이라고 새긴 비석을 세웠다. 이 비석은 사근동의 입구에 이르렀음을 알려주는 표지비이자, 사근동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고갯길이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개 안쪽에 있는 원사근동 지역은 신라시대에 사근사(沙斤寺)라는 절이 세워졌던 만큼, 사근동 초입에 있는 이 고갯길의 역사도 그만큼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조선 초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 경도한성부 편에는 이곳을 사근사리(沙斤寺里)로 기록해 놓았으므로, 적어도 조선 초에는 이곳에 이미 마을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사근동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에는 남이가 이 고갯길을 지나다가 호랑이를 마주쳤는데, 그 호랑이를 잡아서 바위에 던져 때려잡았다고 하는데, 그때 호랑이를 때려잡았던 그 바위를 범바위라고 하여 지금까지도 그 이름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1] 이러한 이야기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근고갯길은 최소한 조선 초부터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왕십리에서 장안평을 직선으로 곧장 이으면 이곳을 지나게 되기 때문에, 제2마장교가 없던 시절에는 이 고갯길이 왕십리와 장안평을 잇는 주요 도로였다. 1940년에는 사근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시행되면서 고개를 깎고 도로를 포장하였으나, 사근동 쪽에는 교량이 따로 가설되지 않았고, 북쪽에 제2마장교가 생기면서 장안평 방면으로 통하는 도로는 사근고개를 지나지 않게 되었다. 도보 교통에서 차량 교통으로 변화한 이후에는 한동안 이곳이 사근동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였다. 이때의 사근동길은 한양여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뚝 끊기는 형태였다. 1980년에 서울 지하철 2호선 용답역(당시 이름은 기지역)이 개통함과 동시에 용답동 방향으로 사근용답간인도교가 가설되면서 출입구가 하나 더 생기면서, 1990년에 살곶이길이 개통되면서 사근고갯길 외에도 외부로 통하는 차도(車道)가 생겼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염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서울의 인구가 급증하자, 이곳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어 무허가주택이 난립하게 되었고, 사근고개를 중심으로 달동네가 생겨났다.[2] 1940년부터 사근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시작되어 이 일대를 주택가로 개발할 계획은 있었으나, 워낙 삽시간에 주택들이 난립하게 되자, 이쪽은 개발에 손도 못 대고 방치되다가 결국 1967년에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다. 지금도 사근동에서 오래 산 어르신들은 이곳을 '2등지'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아직까지도 달동네가 남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부터 수재(水災)가 잦았던 사근동에서는 저지대는 다 잠기고 이곳만 멀쩡해서 하루아침에 신세가 역전되는 일이 빈번했다.
3. 특징
마조로에서 한양대학교 동문회관과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삼거리에서 꺾어들면 사근고개로 접어드는 길이다. 고갯길 초입부에서 한양대학교병원 입구가 나오고, 직진하여 이 고개를 넘으면 원사근동 지역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사근동길이 다른 동네로 이어지지 않고 사근삼거리에서 청계천에 가로막혀 살곶이길과 교차하며 길이 끝나기 때문에 사근동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이 고개를 넘을 일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양대학교병원 입구에서 드나드는 차량은 매우 많지만, 고개 방면으로는 매우 한산하다.과거에는 사근동의 인구가 많아서 이 고갯길도 많이 붐볐지만, 현재는 사근동의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한산하게 되었다. 사근고개를 넘는 버스 노선도 과거에는 77-1번과 77-2번의 두 개 노선이 있었는데, 인구 감소에 따라 77-1번은 노선이 조정되어 더 이상 사근고개를 넘어 사근동으로 들어가지 않게 되었고, 77-2번이 사근고개를 넘는 유일한 노선이 되었다. 77-2번은 이후 서울 버스 2220으로 개편되었다가, 한 차례 더 개편되어 서울 버스 4211로 운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양대학교병원 입구가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의 정문이었기 때문에 1980년대에는 이곳에서 시위가 빈발했다. 현재는 왕십리로 방향으로 난 애지문(愛之門)이 정문이 되었지만, 대학 상권은 이곳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한양대학교병원과 가깝기 때문에 약국들이 모여 있다. 고개 초입부에서 마장동 방면으로 70m 정도 북쪽으로 올라간 다음, 왼쪽으로 꺾어들면 곧장 왕십리역으로 통하는 길이 나오는데, 한양대학교병원이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같은 경우는 왕십리역 6번 출구로 나오나, 한양대역 1번 출구로 나오나 도보 거리는 비슷하다.
고개 정상부에서 북측으로 갈라져 나가는 1차선 길이 있는데, 옹벽 위로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한양대학교 제7학생생활관과 마장동 벽화마을을 지나 마장동 세림아파트 방면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과거에 이곳은 사근동에서 '2등지'라 하여 판자촌이 형성되어 있던 곳이었으며, 현재도 다수의 무허가주택들이 남아 있으나, 머지않아 아파트로 재개발이 될 예정이며, 사근고개 북측의 한양대학교 소유 부지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의 북측 캠퍼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낡은 옹벽을 보수하여 길을 새로 단장하였다.
고개를 넘어가면 고개 바깥쪽의 번화한 대학 상권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데, 고개 안쪽의 원사근동은 조용한 주택가 지역이다. 오랫동안 개발이 지연되면서 80~90년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버스를 타고 이 고개를 넘어가면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근동에 상대적으로 높은 건물이 많이 없기 때문에 고개 정상부에서 바라보면 청계천 방면으로 전망이 확 트인다.
사근고개의 존재 자체가 이 일대의 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면이 있다. 한양대학교 상권은 서쪽에는 경원선, 남쪽에느 서울숲 더샵과 덕수고등학교, 북쪽에는 동마중학교와 왕십리금호어울림 아파트로 두루 막혀 있어 상권을 확장한다면 동쪽의 사근동 방면으로 확장을 할 수밖에 없는데, 사근고갯길은 남북으로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와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사이에 좁은 외길이다 보니, 쓸 수 있는 부지 자체가 적어 동쪽으로도 확장이 어렵게 됐다. 사근동 쪽에서도 코앞이 왕십리역인데도 불구하고 고개로 인하여 생활권이 단절되고, 교통이 불편해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고개 자체는 야트막하지만, 고개를 지나는 길이 외길이다 보니 생활권이 단절되어 버리는 것이다. 또, 고개가 있어 평지가 적어짐에 따라 개발 면적도 작아진 면이 있어, 재개발을 한다고 해도 수익성이 크게 나지 않는 곳이라 여태껏 개발이 지연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지형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한양대학교 상권이 사근동길을 따라 사근고개 방면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레스토랑이나 분식집 등이 생겨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아직까지는 이 상권이 고개를 넘어 사근동 안까지 확장되고 있지는 않다. 한양대학교에서 계속해서 사근동에 기숙사를 건립하고 있고, 사근동에 거주하는 한양대학교 재학생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사근고개 상권도 점차 유동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4. 여담
아직까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지만, 가을이 되면 길을 따라 쭉 늘어선 은행나무가 아름답다. 이 은행나무는 사근동길을 따라 청계천과 만나는 사근삼거리까지 쭉 이어진다. 특히나 80~90년대 주택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사근동의 모습이 레트로 감성과 어울리는 데가 있고, 번잡하지 않고 한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곳이므로, 그러한 감성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가을에 한 번 걸어 볼 만한 길이다.이 일대에 주차난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고갯길 양측에 주차해 놓은 차들이 많다. 가뜩이나 2차선 도로인데 양측에 차들을 대 놔서 사실상 1차선 도로처럼 사용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수시 면접이나 논술 시험 때는 특히나 수험생들을 태우고 온 부모들이 주차할 곳을 찾아서 사근고개로 밀려드는데, 이때는 고갯길로 드나드는 차량이 북새통을 이루는지라 시내버스조차 통행이 힘들 정도이며, 아예 버스기사가 고개에서 버스를 멈추고 내려서 교통을 통제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역사 단락에서 이야기한 남이 장군의 일화에서 보듯이 사근고개에서 호랑이가 출몰한 일이 왕왕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이야 서울 한복판이고, 고개 주변이 주택가로 개발되었으니 실감이 나지 않는 일이지만, 조선시대까지도 서울에 있는 야산에서 호랑이가 출몰하는 일이 잦았고, 심지어 호랑이가 도성 안에 들어와 사람을 물어가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과거에는 고개를 넘을 때 꼭 여러 사람이 함께 통행하곤 하였다.
이곳에 호랑이는 없어졌지만, 1990년대까지는 이 일대에서 건달이나 불량 청소년이 금품을 갈취하거나 납치를 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는데, 고개를 끼고 형성된 달동네에 건달이나 불량 청소년이 많이 살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걸어서 고개를 넘을 때 사람들이 혼자 가는 일이 드물었는데, 그야말로 '호랑이 대신 건달'인 셈이다. 특히 이 일대에서 등교 시간이 빠르기로 유명했던 한양여고(現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여학생들이 타깃이 되는 일이 많아서 사근동에 사는 한양여고 학생들은 친구들과 만나서 같이 고개를 넘거나, 아예 부모님들이랑 같이 등교하는 학생들도 많았다.[3]
이러한 이유로 한양지구대가 고갯길 초입에 들어오고, 사근고개 일대를 특별 순찰 구역으로 지정해서 수시로 순찰을 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범죄 예방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였거니와, 1990년대 이후로는 사근동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사근고개 일대의 치안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지금은 새벽에 늦게 귀가하는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많아져서 밤 늦게도 고개를 넘나드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밤에 고개를 혼자 지나다녀도 별일은 없다.
사근동주민센터가 고개 위에 있다. 지금의 주민센터는 2017년에 공공복합청사로 새로 지어 확장 이전한 것으로, 원래는 동쪽으로 약 34m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원래 위치도 고개 위에 있기는 했지만, 지금 주민센터는 더 높이 있는 곳으로 올라온 것이며, 동네의 중심지에서는 조금 더 멀어졌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노인들이 많은 사근동 특성상 더 불편한 곳으로 이전했다는 주민들의 불만도 있었다. 본래 있던 곳의 부지가 협소하기 때문에 청사를 확장하려고 하면 이전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청사에는 목욕탕, 헬스장, 노인 복지 시설 등의 주민 복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은 많이 사그라들었다.
[1] 이러한 이유로 사근동에는 남이 장군 사당이 있었고, 오랫동안 남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며 해마다 제를 올렸다. 사당은 2018년에 없어졌고, 동제(洞祭)도 한동안 맥이 끊겼으나, 2024년에 사라진 사당 터에서 제를 올리는 식으로 부활하였다.[2] 정치인 정동영도 서울에 상경해서 어려웠던 시절에 이곳에 살았던 적이 있다.[3] 당시 한양여고의 등교 시간은 새벽 5시 30분이었다. 동도 트지 않은 새벽에 등교를 해야 했던 것이다. 이 덕분에 1994년에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일어났을 때 한양여고 학생들 중에 강남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등교 시간이 8시까지였던 무학여고에서 8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