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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30 16:31:09

그로그

파일:IMG_0044.jpg
Grog.

1. 개요2. 상세3. 레시피4. 기타

1. 개요

베이스로, 스크루드라이버진 토닉만큼이나 간단한 칵테일이다. 럼과 물, 레몬즙, 라임, 설탕을 섞어 만든 술로 취향에 따라 각설탕이나 시나몬 스틱 등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럼을 물에 타서 설탕을 넣은 것이므로 단맛과 럼의 쓴맛이 나는 칵테일이다. 보통 이를 담아 마시는 은 탱커드라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유리로 된 걸 구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쇠로 된 술잔이었다.

2. 상세

1650년대 영국 해군에서 생겨난 칵테일로, 원래는 배에 저장된 물이 썩지 않게 하려고 독한 술을 타서 가지고 다녔던 데서 유래되었으며[1] 그러므로 보존 식품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다.

유럽에서 물과 술을 섞어 먹는 건 기원전 고대 로마 시절부터 있었던 전통이다. 이 때 로마인들은 싸구려 포도주로 만든 식초(포스카)를 타서 마셨다. 보존성을 따진 것은 아니었고, 석회가 가득한 서유럽 지방의 물을 그냥 마시면 배탈이 났기 때문에 일종의 정수제처럼 사용했다. 군법을 어긴 군단병에게 내린 형벌 중 하나는 포스카 없이 맹물을 마시도록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당시의 포도주는 현재의 것보다 훨씬 점도가 높은 걸쭉한 형태였기에 정수제로서가 아니라 그냥 술로서 마실 때에도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2]

럼을 포함한 증류주는 대다수가 19세기까지도 희석되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어 도수가 50~80도에 달했기에 구매자가 알아서 물을 타서 희석해 마시는 것이 정석이었다. 아직도 그러한 음용법이 정석인 압생트 같은 술도 있다. 즉 그로그는 현재의 칵테일과 같은 개념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럼의 음용법 중 하나였다고도 볼 수 있다.

물에 술을 탈 것을 명령한 에드워드 버논 제독이 입고다니던 망토의 재질인 그로그럼(grogram)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영국 해군에서는 매일 수병에게 그로그를 보급하는 관습이 있었으며, 1970년대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지나치게 독한 럼으로 인해 취한 수병들이 사고를 하고 치자, 배급시 물을 타 농도를 낮추고 이로 인해 저하되는 풍미를 보완하고자 설탕과 레몬 혹은 라임 주스를 추가 지급한 것이다. 20세기엔 부사관은 그로그가 아닌 원액 럼을 지급받게 되었다.

기본 베이스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술에 물을 탄게 아니라 물에 술을 탄 거라고 봐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럼이 매우 독한 술이다 보니 물과 럼의 비율이 보통 4:1이었다.[3] 현재는 럼의 도수가 많이 내려갔지만 대다수의 증류주가 그렇듯 럼의 도수도 40도 전후이며, 따라서 4:1로 희석한다고 해도 복 맥주나 막걸리와 비슷하게 8도 정도가 유지된다. 럼은 독한 만큼 오래 갈 수 있었고, 설탕 제조의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만큼 값도 싸서 쉽게 공급할 수 있었다.

규정상 럼에 물만 탄 게 아니고, 설탕과 라임 주스(또는 때에 맞춰서 레몬 주스 등)를 좀 섞어서 줬다. 라임/레몬 주스는 원래부터 괴혈병 예방을 위해 영국 해군에 보급되고 있던 것이기도 하며, 물에 럼만 타면 쓰고 맛없는 칵테일이 되기 때문에 가미하는 역할을 한 거다. 물론 들어가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비타민C 공급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아니고, 그것마저 없어서 그냥 물만 타는 경우도 흔했다고 한다.

찬물 대신 더운물을 넣으면 핫 그로그가 된다. 추위를 녹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4]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를 그로기(groggy) 상태라고 하는 것도 그로그를 마신 영국 해군들이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을 보고 만든 말이라고 한다.

3. 레시피

그로그 칵테일에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다.
잔에[5] 과 설탕을 넣은 뒤 나머지를 물로 채우면 완성. 취향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핫 그로그의 경우 기호에 따라 아니스나 시나몬 스틱을 넣기도 한다

4. 기타


[1] 또는 물이 오래 버티지 못하니까 술을 대신 가지고 다닌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튼 원액을 그대로 공급하지 않고 물을 타서 공급했던 데서 유래한 것은 맞다. 위스키브랜디 등 40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들은 이런 용도로 사용된 적이 있었는데, 비싸서 보급이 힘들었고 럼이 등장하고 나서는 이런 독주들 중에서 럼이 가장 싸서 보급이 쉬웠기에 럼으로 고정되었다. 럼이 선원의 술이라는 이미지가 붙게 된 것도 이러한 역사 때문이다.[2] 한국에도 강술이라 하여 물을 타 마시는 술이 있다. 제주도에서 차조로 만들었던 전통주인데, 평소에는 된장이나 떡고물 형태이고 물에 타면 그대로 마실 수 있는 술이 된다.[3] 영국 해군이 럼의 순도를 측정하던 방법으로 럼 약간에 화약을 탄 다음에 돋보기로 비춰서 럼과 화약이 같이 약하게 타면 정상, 럼과 화약이 폭발하면 너무 진한 것, 타지 않으면 물을 많이 탄 것으로 간주해 보급관을 횡령죄로 처벌했다고 한다. 럼의 알콜 농도가 최대 80도로 워낙 높아서 가능했던 방법이다. 열대 지방에서 뜨거운 날씨로 인해 발생한 럼 증기가 폭발해 배가 침몰한 사례도 있다.[4]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무장친위대 부사관이였던 헤르베르트 브루네거의 회고록 "폭풍 속의 씨앗"에 보면 브루네거 본인이 크리스마스 특식으로 나온 돼지고기를 구우면서 핫 그로그를 만들어 마셨다고 언급한다. 허나 전선이라서 보급 상태가 좋지 않아 레몬까지는 챙길 수 없었던 건지, 아니면 자의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냥 럼에다가 더운 물만 넣고 섞었다고 서술되어 있다.[5] 잔의 경우 아무 잔이나 사용해도 된다.[6] 그로그의 부식성과 휘발성을 알려줄 때 요리사가 그로그를 팔 때마다 컵이 녹아서 새로 컵을 사는 데 큰 돈을 쓴다는 설명도 있다.[7] 그리고 2편에서도 리척과 대적할 때 그로그를 뿌려볼 수 있지만 멀쩡하다. 1편과 달리 육체가 있어서 그로그가 안 통하기 때문.[8] 사실 일반적인 술에도 발효 부산물로서 소량 포함되어 있다.[9] 현실에서는 21세기 초 들어 식품에는 사용이 금지되었다.[10] 보통은 증류수에 황산을 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