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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3 22:10:30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PEET에서 넘어옴
1. 개요2. 상세
2.1. 일정2.2. 응시자격2.3. MDEET와의 차이
3. 특성4. 역사
4.1. 초기 시행 당시의 모습
4.1.1. 09학번과 10학번 PEET 신입생들에 대한 통계4.1.2. 성별과 나이4.1.3. 이전 학과/학부 또는 직업4.1.4. 준비기간4.1.5. 입학 후 만족도
4.2. 도입 후 4년제와 6년제 약대
4.2.1. 도입 초기 4년제 학생과 6년제 학생 간 갈등4.2.2. 도입 후 4년제 학과
5. 시험 영역
5.1. 1교시 화학추론(일반화학)5.2. 2교시 화학추론(유기화학)5.3. 3교시 물리추론5.4. 4교시 생물추론5.5. 언어추론
6. 약대 입시
6.1. 정성평가6.2. 정량평가6.3. 면접 관련
7. 2+4 체제의 문제점
7.1. 높은 경쟁률7.2. 급격한 고인물화7.3. 고3 및 n수생들의 선택권 침해와 차별 논란과 이공계열 인재 유출7.4. 어려운 문제와 많았던 분량7.5. 학과/학부 수업과의 괴리

1. 개요

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PEET)

2011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국내 약학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응시해야했던 시험이다. 당시 약대는 2+4 체제라 신입학이 아닌 편입학 방식으로만 입학이 가능했으며, 학년 역시 3학년부터 시작했다. 물론 일반적인 편입학과는 완전히 별개의 체계였다.

2011학년도(2010년 시행)부터 2023학년도(2022년 시행)까지 총 13회 시행되었고 수능 시험처럼 상대평가 방식을 취했었다.

2022학년도부터는 모든 약대가 통합 6년제 과정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신입학 모집이 부활했고, 편입학도 2024학년도부터 일반적인 편입 방식과 동일하게 바뀌었다. 2년간 약대 졸업생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입시는 수시, 정시와 PEET를 병행해서 실시했고, 2023학년도 시험(2022년 시행)을 끝으로 시험이 폐지되었다.

수능과 마찬가지로 시험의 명칭은 특정 학년도에 입학하는 해를 기준으로 하므로, 시험의 실제 시행 연도는 학년도의 전년이었다.

홈페이지에서 원서 접수[1], 기출문제 다운로드, 성적 확인 등을 할 수 있었다. 시험 폐지 이후에도 성적 발표 및 대학 측 자료 제공 등으로 한동안 존치되었다가, 한국약학교육협의회(약교협)에서 홈페이지 자체를 없앴다.

부정행위시 당연히 모든 과목의 성적이 무효로 처리됐고 이후 1년도 아니고 무려 5년간 응시자격이 정지되었다. 즉, 2017학년도 부정행위자까지만 재도전이 가능했다.

원래는 시험 종료 후 시험지도 걷어갔지만, 이후 걷어가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2. 상세

2.1. 일정

대개 6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PEET 원서 접수 기간이었으며, 8월에 PEET 시험(본고사)를 치렀다. 첫 시험은 2010년 8월 29일에 시행되었으며, 학년도가 올라갈때마다 1~2일씩(평년에는 1일, 윤년에는 2일) 앞당겨져서 마지막 시험은 2022년 8월 14일에 시행되었다. 성적 발표는 시행일로부터 31일이 지난 날이었다.

11월 중순 무렵에 가군, 나군 각 1개씩 최대 2개의 약대에 지원해서[2] 각 대학의 1단계 합격자[3]에 한해 2단계 전형[4]을 거치면서 PEET 성적, 전적대 성적, 공인영어 성적이 모든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었고 학교에 따라 자기소개서, 기타 서류 등을 요구했었다. 1월 중순 이후 최종 합격(최초 합격 및 추가 합격)이 되면 약대 학기 시작시 3학년으로 시작했기에 약대 등록시 전적대의 제적증명서를 요구했고, 증명서를 발급하려면 원 소속 대학에 자퇴원서를 내고 공식 자퇴 처리를 받아 제적증명서를 수령할 수 있었다. 이는 같은 학교도 마찬가지로 전과 처리가 아닌 편입학 처리 절차라서 자퇴 후 편입학 신청을 밟았어야 했다. 그러니까 자교 기준으로 학적상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것으로 되어 행정상으로는 편입학이지만 대외적으로는 같은 학교에서 학과만 옮기는 형태라 전적대 꼬리표 없이 전과에 준하는 취급을 받았다.

또한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시험인 MDEET와의 복수 응시를 막기 위해 같은 날에 시험을 치렀다. 시험 접수 자체는 복수로 가능했지만 같은 시간에 시행해서 시험을 동시에 응시할 수 없을 뿐이었다.

2.2. 응시자격

원칙적으로는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대학 2학년 이상 과정을 수료(예정)한 자나 (전문)대학 졸업(예정)자 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자였다.
  1. '재학ㆍ재적증명서,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수료증명서, 학위증명서, 휴학증명서' 중 하나를 스캔해서 원서접수시 제출해야 한다. 다행히 증명서류의 유효기간은 보지 않는다.
  2. 증명사진은 6개월 이내에 찍은 것이어야 한다.

실질적으로는 여기에 몇 가지 조건이 더 붙었다.
또한 응시 최소연령은 시행 연도 기준 15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자였다. 왜냐하면 수험자의 생년월일 정보를 입력할 때 이 나이 미만으로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2.3. MDEET와의 차이

PEET가 한참 약대 입학 관문으로 있을 시절 MDEET와 과목도 유사하고 치는 날도 같아 비교를 많이 했었다.
목적 대학 비고
MDEET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2017학년도 이전: 유기화학 분량 많음, MEET는 통계학 3문제 포함[6][7]
2017학년도 이후: 통계학, 물리학 폐지, 생물학에서 중요 범위만 출제[8], 화학에서 복잡한 유기화학 반응은 출제되지 않음, 문항수 축소[9]
PEET 약학대학 5지 선다 + 7지 선다[10] 및 생물 고난이도 추론형 문항 많음

과목별로 PEET와 시험 난이도 비교를 하자면, MDEET 자1이 PEET 생물보다 어려웠다. 암기형 문제의 경우 더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되었으며, 추론형 문제의 경우도 더 어려웠고 더 높은 배경지식 수준을 요구했다. 그에 반해 PEET 일반화학과 유기화학은 MDEET 자2보다 훨씬 어려웠다. 2017학년도 시험부터 MDEET 자2 시험에서 물리학이 폐지된 후엔 일반화학과 유기화학의 난이도도 대폭 낮아지며 2017학년도 시험 이후 마지막 PEET까지 MDEET 자2 문제는 PEET 이론 교재의 예제보다도 쉽게 출제되었다. 덕분에 방심하고 풀다가 1,2 문제만 실수해도 백분위점수와 표준점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2017학년도 시험 이전 난이도 비교는 일반화학: MDEET < PEET, 유기화학: MDEET > PEET, 물리학: MDEET ≒ PEET)

물론 2021년 이후에는 의학전문대학원이 차의과대 1곳을 제외하고 전부 의과대학으로 복귀를 했고, 거기에 PEET가 2022년에 폐지됨에 따라 이러한 비교 자체도 이젠 옛말로 남게 되었다.

3. 특성

각 과목마다 정수 단위로만 표시하는 수능과 다르게 표준점수[11] 백분위 점수를 소수점 아래 첫째자리까지 표시해서 제공했으므로 자신의 위치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단, 수능과 마찬가지로 원점수는 없으며, 등급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시행 초기에는 암기형 문제보다 추론형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암기가 안되면 시험 시간 내에 추론하기가 까다로운 문제들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형화된 유형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생물추론이 어느 정도 유형이 유지되고 있었으나 대신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저 유기화학이 고난도로 깽판을 쳤고, 이후 2016학년도 시험에서는 기존에는 계속 평이한 난이도였던 물리추론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엄청난 계산 테크닉이 필요한 초초초고난도로 출제되어 깽판을 쳤다.[12] 이후에 유기화학이 계속 고난도로 출제되는 것을 보아 물리추론도 계속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8회 피트에서 갑자기 너무 쉽게 문제가 나와서 3개 이상 틀리면 백분위가 90%를 넘지 못하였으며, 원점수 60점은 백분위가 60%도 안되었다. 일반화학은 난이도는 비슷하지만 매년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만들어냈다. 생물추론은 2019학년도 시험까지는 대체로 평이했지만 2020학년도 시험에서 갑자기 깽판을 쳤다. 원점수 91점 이상이 단 7명으로 피트 초창기 생물추론의 만점자 없음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 해 뒤인 2021학년도 시험에서는 생물추론이 역대급으로 쉽게 나오며 만점자가 전체 응시자 수의 1%(!)가 넘어버렸다.[13] 5점짜리 문항 2개를 틀리면 백분위가 90%에 미달하였다. 이처럼 난이도와 유형에서 경향성을 발견할 수 없는 이상한 시험이었다.

PEET는 이과계열 시험 중에서는 MDEET, 기술고시, 변리사, GRE subject 등과 더불어 최고 난이도의 시험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문과에 사법고시가 있다면 이과에는 PEET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수준으로, 속칭 이과판 고시였다. 그리고 인기로만 따지자면 가장 인기있는 시험중에 하나였다. 다른 시험이 다 그렇지만 안정된 직업과 학벌때문에 경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고 사실상 독학으로 이 시험을 합격하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학원, 인강을 이용했다.

PEET 학원 시장은 메가엠디[14], 엠디엔피[15], 핏단기[16] 세 학원이 나누어 먹고 있었다. 학원가의 파이는 커질대로 커져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학원 수준이 아니라 유명 강사 몇 명이 파이를 독점했고, 다른 강사들이 나머지를 나눠 먹는 구도로 진행됐다.

피트 학원 가격은 실강과 라이브반, 녹화반이 별로 차이가 안 났다. 그렇다고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메가엠디의 경우 종합반 규모가 커서 재학생 종합반과 재수생 종합반 등 여러가지 반이 있었다. 1타 강사가 편성된 반에 들어가려면 전년도 피트 성적이나 학벌이 필요했다. 다른 반은 유명 강사의 강의를 복습동영상으로 넣어달라고 해서 듣는 학생이 많았다.

메가엠디는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서 기숙학원을 운영했으며, 단과종합인 'MSC'도 있었다. 핏단기도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기숙학원을 런칭했다. 지금은 폐업한 등용문기숙학원과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5월부터 각 학원은 전국모의고사를 실시했다. 가장 많이 보는곳은 메가엠디였다. 6회 시험의 경우 약 6천여명이 신청했다. 한 학교당 약 1,000여명 정도를 받았다. 후기에서 많이 봤겠지만 전국 모의고사는 시간 맞추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 문제의 질이 좋지 않았다.(화학의 경우는 출제강사가 바뀐이후로 문제 질이 좋았다.)

2015년 피트 시험이 종료된 후 PMD의 1타 강사들이 단기학교 계열 학원으로 이적해서 신생 학원을 차린다는 소식이 나왔다. 피트도 MEET, DEET처럼 준비하는데 돈이 많이 드는 시험이었다. 단기학교가 곧 프리패스이기에 단기학교가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많이 학생들이 피트를 준비하는데 드는 돈이 줄어들겠다고 기대했다. 핏단기의 강사가 누구일까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PMD(프라임엠디)의 생물 화학 유기 물리 1타 강사가 모두 이적했었다. 또한 2개월 무료 프리패스를 만들어서 신청만 하면 제공했다. 추후에는 성적인증을 하면 영화예매권을 준다고 했다. 그리고 프리패스가 공개된 후 강사 과목당 2인 그리고 마지막 파이널까지 프리패스를 무려 169만원에 내놓아 업계에 충공깽을 주었다. 단기학교가 들어온 이상 당연히 메가엠디도 프리패스를 189만원에 내놓았다. 프리패스와 함께 핏단기는 파격적으로 배수 제한을 없앴다. 피트는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강의와는 다르게 배수 제한을 걸어놨었다. 보통 2배수 제한이었는데, 2배수란 강의시간이 60분이면 120분 동안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3배수를 주면 착한 학원이었다. 강의 가격은 생물 심화 이론 하나가 120만원이었다. 인터넷 강의로 4과목을 기본 강의, 심화 강의, 문풀 강의를 쭉 들으면 이 시험은 금수저 자식만 볼 수 있다는 말이 실감났다. 엄청난 가격대가 부담스러워 수험생들은 몰래 공동시청과 공유를 많이 했다. 하지만 핏단기가 배수 제한을 없애면서 모든 학원이 배수 제한을 없앴다.더 빨리 없어질 피트에도 진출했으면서 단기학교는 도대체 왜 행정고시에는 진출을 안 했던 걸까? 물론 피트가 폐지된 지금은 다 옛날 얘기이다.

4. 역사

4.1. 초기 시행 당시의 모습

4.1.1. 09학번과 10학번 PEET 신입생들에 대한 통계

약학논문집 2013년 Vol.28에 실린 허진혁의 '약학대학 6년(2+4)학제 약학대학생들의 특성 및 인식도 조사 연구'라는 논문에서, 15개 대학 910명의 PEET 입학 약대생 2009학번(2011년 입학-2015년 2월 졸업)과 2010학번(2012년 입학-2016년 2월 졸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상 대학은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ERICA, 경희대학교, 단국대학교, 가천대학교, 경북대학교, 경상대학교, 경성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충북대학교, 충남대학교, 목포대학교, 순천대학교였다.

이하의 내용은 설문조사 중 중요한 것만 정리한 것으로, 원 논문을 읽으면 더 다양한 통계를 볼 수 있다. RISS 링크

4.1.2. 성별과 나이

남자 409명 여자 501명으로 여자 쪽이 대략 1.2배 더 많았다. 그러나 여대를 제외한 수치이기 때문에 여대 정원을 합친다면 여자 비율이 더 높다. 약대가 있는 여대로는 이화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숙명여대가 있다.

나이 분포는 20~25세가 505명, 26~30세가 317명, 31~35세가 71명, 36~40세가 11명, 40세 이상이 6명이었다. 20대 초반이 제일 많고 전체로 보면 20대가 가장 많았다. 서류 평가에서 나이는 안본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서류 비중이 높은 곳이라면 반영할 가능성이 컸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학생들(이를테면 PEET n수생)은 학사과정→대학원→연구 루트보다는 지역 약국같은 생업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시험 응시 비율은 35:65, 합격자 비율은 45:55 정도였다.

4.1.3. 이전 학과/학부 또는 직업

전적대에서 대학 1,2학년을 이수해야 시험자격이 주어졌기에 전적대에 약학과 연관이 있는 학과/학부를 다녔을 경우 유리한 형상을 보였다. 전공은 생명과학이 243명, 화학이 239명, 공과대학이 247명으로 선수과목 이수 때문에 관련과가 준비하기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약학과 연관이 있는 학과에서 많이 왔고 생물학과 화학 전공을 합하면 482명이었다. 응시 전 아직 대학생이었던 경우가 693명, 졸업자가 99명, 졸업 후 취업까지 한 경우가 101명이었다.

4.1.4. 준비기간

정량대의 기준으로 보면 초시생의 합격비율은 압도적으로 드문편이고, 보통 재수와 삼수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험기간이 장기화된 수험생들이 계속 쌓이면서 사수, 오수생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학원에서 광고하는 '초시합격!'의 대다수는 뚜껑을 열어보면 PEET점수가 높지않아도 서류점수로 들어갈 수 있는 정성대 합격생이었다. 초시로 정량대를 뚫었다고하면 대다수의 약대생 및 준비생들 반응은 '괴물인가?'라고 할 정도로 놀라운 업적이었다. 하지만 하기 어려울 뿐이지 불가능한 말은 아니다. 실제로 매년 초시 합격생들이 합격인증을 했다.

2020년도에 진입한 초시생인데 정량대를 진학할 수밖에 없다면 말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난이도가 높아졌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면 기본 삼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다만 메가엠디에서 이 내용을 가지고[19] 초시 합격생들을 이용해서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초시에도 충분히 합격 가능하다고 반박한 사례가 있긴 하다.

4.1.5. 입학 후 만족도

만족도 조사에서 5지선다로 설문을 했는데, 매우 만족이 98명, 만족이 420명, 보통이 324명, 불만족이 52명, 매우 불만족이 16명이었다. 만족이 제일 많이 나오긴 했으나 보통이 만만치 않게 많았으며 매우 만족은 적은 편이었다. 그래도 불만족은 매우 불만족까지 다 합쳐도 만족보다 적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직업에 대해 불평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불만족하다는 답변도 충분히 나올 수 있던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약대 신입생이 자신의 합격과 이후 대학생활에 만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

4.2. 도입 후 4년제와 6년제 약대

4.2.1. 도입 초기 4년제 학생과 6년제 학생 간 갈등

6년제 도입 초기에 학번 부여 문제로 먼저 갈등이 있었다. 2+4 약대 신입생을 1학년으로 인정하느냐, 3학년으로 인정하느냐가 큰 쟁점이었다.

파일:external/news.unn.net/127454_18307_3921.jpg
2011년부터 계속 분란이 끊이지 않다가 결국 2014년 3월 초가 되어서야 약교협으로부터 공문이 내려와 전국 약대의 학번제도가 통일되었다. PEET 1회 입학생을 09학번[21]으로 지정해서, 그 이후부터 2회 입학생은 10학번, 3회 입학생은 11학번으로, 마지막 시험인 13회 입학생은 21학번이다.

6년제 약대 도입 초기에는 적지 않은 4년제 약대생들이 PEET를 통한 입학생(이하 PEET생)들을 수준이 낮다며 무시했다. MDEET와 마찬가지로 PEET도 1회, 2회는 '이 시험이 뭐지?' 하는 분위기에서 결단력 있게 뛰어 든 사람들이 상당히 쉽게 합격했다.

갈등 양상은 지역 상관없이 모두 대립이 나름대로 심각했다. 4년제 약대생들이 모여서 PEET생들을 디스하는 주제는 주로 PEET생들의 약대의 학부 성적[22]과 전적대[23] 등이었다.

하지만 의대, 치대와 의전원, 치전원처럼 전형 자체가 둘다 열려 있는 게 아니라 PEET 단일 체제이기도 했고, 어떻게 왔든 간에 자신들과 연결된 후배들은 이들이 유일한지라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대우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아 PEET 3, 4회 신입생 입학 이후부터는 거의 갈등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다. PEET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면서는 더더욱 인정을 많이 해주는 분위기로 변했다.

여담으로 MDEET가 사실상 폐지에 가까워지면서 기존 앞의 시험들을 노렸던 사람들까지 대거 PEET로 옮겨와 합격 난이도가 확 올랐었다. PEET가 폐지되면서 6년제 약대 체제가 공고히 굳혀지게 되었다.

4.2.2. 도입 후 4년제 학과

경희대 약대에는 약학과 말고도 약과학과가 있다. 약사가 아닌 약학 연구원을 양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학과이다. 그래서 졸업시에도 약학사가 아닌 이학사가 수여된다. 실제 많은 수업들이 약학과와 겹치나(과목명은 동일하나 다루는 내용이 다른 것들이 있다.) 약물치료학등 임상관련 과목은 없다. 사실, 2010년에 신설된 PEET를 통해 약학과 입학을 위한 학과로 신설되었다고 봐도 된다. 물론 "4년제 약과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을 가서 연구자 루트를 타겠다"라는 약과학과 학생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유사학과는 다음과 같다.

그러나, 2022학년도부터 37개 모든 약대가 통합 6년제로 바뀌고 이에 따라 2023학년도를 끝으로 PEET는 폐지되었고 그로인해 유사학과 역시 다수가 사라지게 되었다.

5. 시험 영역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시간표(2018학년도~폐지때까지 기준)
<colbgcolor=#eee,#000> 교시 시험 영역 시험 시간 배점 문항 수
입실 완료 시간
~08:30
1 화학추론(일반화학) 09:00~10:15 (75분) 100 25
휴식
10:15~10:40 (25분)
2 화학추론(유기화학) 10:40~11:40 (60분) 100 20
중식
11:40~12:45 (65분)
3 물리추론 12:55~13:55 (60분) 100 20
휴식
13:55~14:20 (25분)
4 생물추론 14:20~15:35 (75분) 100 25

문항 당 시험시간은 모든 영역이 3분(1회 및 2회 유기화학, 물리는 2분 40초)으로, 상당히 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목이 시간이 모자라기로 손꼽혔다. 객관식 시험 중에서 이보다 문항 당 시험시간이 더 긴 경우는 수능 수학 영역(30문항 100분), LEET의 추리논증(40문항 125분) 정도밖에 없다.

5.1. 1교시 화학추론(일반화학)

제한시간 75분에 25문제로 3점 문항 5문항, 4점 문항 15문항, 5점 문항 5문항이었으며 수능 화학Ⅱ, 대학교의 일반화학을 바탕으로 이보다 더 넓고 어려운 내용이 출제됐다. 당연하게도 대학 편입 시험이기에 비교적 어려운 내용인 분자오비탈, 배위화합물 등의 내용이 나와서였다.

물론 수능의 범위를 예로 든 이유는 가령 양론이라든가 몇몇 부분은 거의 완전히 겹쳐서 고등학교 때 열심히 배운 사람이라면 학원 심화강의부터 듣거나 정말 자신있다면 따로 학원 강의를 안 듣고 고득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려운 개념 위주가 아니라 쉬운 개념을 꼬아서 시간 안에 풀게 하는 타입의 시험이라 수능에 익숙하면 상당히 유리한 건 사실이었다. 이는 물리추론도 마찬가지.

문제의 난이도가 상당했다. 멘사 퀴즈를 화학 버전으로 내면 PEET 일반화학 문제일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산과 염기, 반응 속도, 화학 평형, 전기화학 및 산화 환원의 문제가 특히 악명 높다. 이런 킬러 문제가 적게는 6문제, 많게는 10문제가 나오는데 그걸 포함한 25문제를 75분안에 풀어서 원점수로 최소 70점 이상은 맞아야 했다. 최근에는 화학 고인물들이 너무 많아져 원점수로 80점 이상을 맞아야 한다고 한다. 4과목 중 가장 시간이 모자라는 과목으로 꼽힌다. 마킹 시간을 포함하면 1문제 당 3분의 시간이 주어지는 셈인데, 다른 시험보다 문항 당 시험시간이 긴 편인데도 시간이 생각보다 모잘랐다. 평균적으로 풀이 시간이 수능 화학보다 두배는 걸렸다.

킬러 문제는 너무 꼬아놓아서 못 푼다고 해도 중급, 하급 문제도 못 풀면 합격 전망이 암울했다. 게다가 어떻게 약대에 합격한다고 해도 적성이 암울했다. 자신의 약학 적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척도였다. 실제로 약대에 들어가면 물리약학, 약품분석학, 약동학, 제제학 같은 약사고시에 직결되는 굵직한 과목에서 일반화학을 완전히 익혔다고 가정하고 언급하는 공식과 개념이 많으므로 일반화학을 못하면 들어가서도 고통받게 된다. 국가고시에 들어가지 않는 비주류 과목인 무기의약품학, 방사선의약품학에서도 일반화학과 완전히 겹치는 부분이 많으므로 열심히 안하면 피보게 됐다.

보통 생물 다음으로 중요하게 평가해서 가중치 비율도 보통 생물 바로 다음 순위였다.

PEET 역사상 가장 화학이 고난이도로 나온 회차는 2018년도이다. 이와는 역설적이게도 1번 문제로 화학실험시 주의사항에 대한 문제가 나왔으며 정답률이 98%로, 역대 최고 정답률이 나왔다.[24] 화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기본 상식만 있으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만 되도 바로 맞출 수 있었다.

7회, 8회에 걸쳐 꾸준히 어렵게 출제되다가 2019학년도에 황당할 정도로 쉽게 출제되었는데, 백분위 90컷이 21개였다. 화학양론 계산 연습을 빡세게 해 간 학생들이 허탈감을 느낄 정도로 몇 번 끄적이면 답이 나왔다. 이 시험은 그냥 출제 경향, 난이도 조절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10회는 9회에 비해서 계산적인 부분을 약간 더 오래 걸리게 출제해서 난이도를 올리려는 느낌을 주었지만 전체적인 난이도는 7,8회에 비해서는 쉽게 출제되었다. 하지만 백분위 90컷이 더 쉬웠던 9회의 21개와 동일한 개수를 유지한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는데, 이는 해가 갈수록 장수생이 계속 쌓이는 피트 구조에서 화학실력만큼은 장수생들의 실력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보통 PEET에서 화학이라고 하면 일반화학을 의미했다. 유기화학은 유기라고 말했다.

5.2. 2교시 화학추론(유기화학)

제한시간 60분에 20문제로 4점 문항 3문항, 5점 문항 14문항, 6점 문항 3문항이었으며 유기화학추론이 물리추론, 일반화학추론과 다른 점은 통합적으로 공부해야 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물리추론의 경우 전자기나 현대물리에 대해 알아야만 풀 수 있는 역학 문제는 드물다. 하지만 유기화학추론의 경우 메커니즘 문제 하나가 알켄의 반응, 할로젠화 알킬의 반응, 알코올의 반응을 모두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오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공부해야 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단기간 완성이 어려웠다. 하지만 합격할정도의 실력이 쌓였을 때는 모두가 가장 쉬운 과목이라고 얘기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외울 것도 많고, 다른 과목과 달리 고등학교 때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피트 유기화학은 범위가 워낙 적기 때문이었다.

심화추론은 학원강의의 경우 63시간 정도를 편성한다.
  1. 구조와 결합 : 3.5시간
  2. 산과 염기, 유기반응의 개요 : 3.5시간
  3. 알케인(Alkane), 사이클로알케인 : 4.5시간
  4. 입체화학 : 4.5시간
  5. 알켄 : 8.5시간
  6. 알카인 : 4시간
  7. 콘쥬게이션 다이엔, 고리형 협동반응 : 5시간
  8. 방향족 화합물 : 8.5시간
  9. 할로젠화 알킬(alkyl halide) : 9.5시간
  10. 알코올, 페놀 : 7.5시간
  11. 에터, 에폭사이드, 싸이올 : 3.5시간
PEET 범위는 MD의 절반 정도이다. 아래 범위는 MD 시험에는 나오지만 PEET 시험에는 나오지 않는다.
  1. 알데하이드, 케톤 : 4.5시간
  2. 카복실산과 그 유도체 : 6시간
  3. 카보닐 알파 치환반응, 축합반응 : 4.5시간
  4. 아민 : 2시간
  5. 고분자 : 1.5시간
그 외에 유기화학 대학교재에는 나오지만 MD에도 안 나오고 PEET에도 안 나오는 부분이 있다.
  1. 생화학(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2. 유기 분광학 (IR, NMR 등)

일반화학과 함께 갈수록 난이도가 상승하는 과목이었다. 1회 본고사 문제는 그냥 아이들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7회부터 PEET 범위 외의 생전 듣도보도 못한 반응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해당 반응을 응용해서 반응물의 형태를 추론하는 문제 1문제가 6점짜리로 출제됐다.

입체화학이 중요해서 공간지각력이 부족하면 상당히 애먹는 과목이었다. 또한 고등학교 때는 매우 기초적인 것만 배우기 때문에 처음 공부하는 사람은 이 과목은 다른 과목들에 비해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다.

9회부터 쉽게 출제되기 시작했으며, 10회는 더 쉽게 출제되었고 백분위 90컷 18개라는 기록을 세웠다. 너무할 정도로 백분위 90컷이 높은것에 대해서 한 학원 강사는 "이번 유기화학이 이렇게까지 쉬운 난이도는 아니었다. 학생들의 실력이 다같이 상향평준화 된 것 같다" 라는 말을 남겼다. 믿기 싫지만 모든 과목에서 해가 갈수록 고이고있는 현실을 보였다.

그러다가 다시 2022년도 마지막 PEET에서 고난도 유형인 예시를 참고해서 생성물을 찾는 문항이 2문제로 늘어나고 입체화학을 판단하는 문제에서 물질의 구조를 복잡하게 하는 등 문제 풀이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항들을 예전과 달리 많이 배치하여 90컷 14개로 다시 예전과 같은 위상을 찾았다. 강사들 사이에서도 유기화학의 난이도는 하늘을 뚫었다고 평가했다.

5.3. 3교시 물리추론

제한시간 60분에 20문제로 4점 문항 3문항, 5점 문항 14문항, 6점 문항 3문항이었으며 약대에 입학하면 많이 쓰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물리약학에서 유체역학이 일부 쓰이며 개념 이해에 적분식이 상당수 필요하다. 방사선의약품학에서 일부 물리 개념이 언급되는 경우가 있고, 약학의 기본베이스인 화학을 제대로 그리고 심도 있게 공부하려면, 결국 물리학의 베이스가 필요하다. 물론 그냥 닥치고 족보만 암기해서 저공비행으로 유급을 면하고 진급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물리나 수학을 공부하고 오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즉, 약대생이라고 해도 수학과 물리를 아예 모르면 적응에 곤란할까봐 선이수과목으로 수학을 요구하고 물리추론 시험을 봤다고 보면 된다. 수포자 → 물안개 테크를 탄 이과생 또는 물리가 싫어서 문과로 도망간 문과생들은 지못미... 약물동력학 같은 과목에서는 미적분은 기본이고 라플라스도 간간히 쓰므로 수학과 물리의 미적분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그저 쌩암기로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게도 매우 고통이었다.

일반물리 대부분을 포함했다. 하지만 다행히 계산이 어렵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다른 과목에 비해 물리는 그나마 난이도 차이가 적었다. 물론 물리2보다 확실히 어려운 것은 맞았다. 고등학교 때 물리2를 선택했다면 유리했다.

그동안 현대물리학의 하드코어한 분야는 잘 나오지 않았다. 현대물리는 공부를 했느냐, 안 했느냐 정도만 가리기 위해 완전 암기식 문제로 나왔다. 다만 6회에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역대급으로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되면서 쉬는 시간 복도를 통곡의 바다로 만들었다. 교수들이 응시생 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잡고 물리 경시대회 문제 내듯이 피트 문제를 내버렸다. 이후에는 기출문제니까 익숙했지만 당시에는 1 ~ 4번이 연달아 시간만 잡아먹고 문제는 안풀리는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20문제 중 11문제만 맞아도 백분위 90%가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7회와 8회에서 연달아 난이도가 급속도로 하락했다. 어려운 문제까지 풀며 대비한 학생들이 벙찔 정도로 쉽게 출제되면서 "아, 피트에 왜 물리가 들어있냐는 말을 많이 듣더니 이제는 쉽게 출제할 모양이구나." 라는 인식이 퍼졌다. 때문에 9회 시험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그 전에 비해 물리에 투자하는 시간을 훨씬 줄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 외로 9회 시험은 6회만큼은 아닐 뿐 8회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되었다. 10회도 9회와 비슷하게 대학물리처럼 출제되었으며 난이도는 약간 향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퍼컷은 1.5개나 상승한걸보아 수험생들의 실력향상이 얼마나 가속화 되는지 알 수 있다. 12회에서는 6회 바로 다음가는 수준으로 다시 매우 어려워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험은 경향성이라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았다. 실제 문제 난이도에 비해서도 어렵다고 평가되는 이유가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데인 수험생들이 많으며 역시 수험생이 경향성을 함부로 예측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5.4. 4교시 생물추론

제한시간 75분에 25문제였으며 3점 문항 5문항, 4점 문항 15문항, 5점 문항 5문항이었다. 매우 많은 분량과 높은 반영비율로 인해 이과 수능 입시의 수학 영역같은 존재[25]라 약대 입시에서 가중치를 준다면 거의 대부분 생물에 가장 높은 가중치를 줬다.

출제 범위는 매우 넓었다. 변리사 생물이나 대학교 일반생물학 1+2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며, MDP 기출문제까지 모두 공부해도 만점은 커녕 90점 이상 받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로 분량이 많았다.[26] 허나 제대로 공부한 재수생 이상의 학생이라면 웬만큼의 개념은 알고 있으므로 분량이 아주 많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초시생 입장에서는 미치고 환장할 분량이었다.

물리나 일반화학에 비해 고등학교 과정과의 난이도 차이가 굉장히 심한 편이었다. 이 과목 역시 일반화학, 물리학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과목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7차 교육과정의 생물I, 생물II를 공부하고 온 학생에게는 물질대사, 유전, 생리학, 식물학, 생태학, 유전공학 파트에서는 거의 내용의 30%는 알고 들어간다고 볼 수 있었으나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인체생리학 파트가 대거 삭제되어 이전만큼의 도움을 받기는 힘들었다.

약대 입학 후에는 졸업할 때까지 결코 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내용들을 배우는 과목이다. 약대의 모든 과목은 일반생물학의 내용은 모두 안다고 가정하고 설명을 시작하기 때문에 여기서 소홀히 공부한 부분이 있다면 책에서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는 채로 족보만 외울수밖에 없다. 당연하게도 성적은 바닥을 기게 될 것이고 잘못하면 유급이나 재수강까지 갈수있다. 따라서 입시에서 가중치가 매우 높았다.

이 때문에 학원에서는 생화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분류학, 동물생리학, 면역학, 발생학, 식물학, 생태학 등 각 세부전공의 내용을 담아서 엄청나게 두꺼운 책으로 수업을 했다. (글자 크기와 그림 크기를 캠밸등 기본서 수준으로 줄이면 기본서와 비교했을때 굉장히 얇고 아담해진다.) 학원 강의의 분량도 나머지 세 과목인 물리추론+일반화학추론+유기화학추론을 합쳐 놓은 것과 대등했다.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다. 괄호 안에는 교과목을 참고하면 좋은 것들이었다.
식물학, 생태학, 분류학, 진화학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생물학 교수들 중 대체로 식물학 전공 교수님들이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출제위원으로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교재에서 분량은 전체의 20% 정도이고, 난이도는 다른 주제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쉬운데 시험에는 대략 8, 9문제(약 35%)가 나왔다. 약사가 식물을 왜 이렇게 자세히 알아야 되냐고 불평해봐야 소용 없었다. 분량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출제되는 편이었다.

수능 생명과학이 범위는 적은데 문제가 너무 어려운 나머지 문제 유형을 외워서 시간 내에 다다다다 푸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차라리 피트 생물추론 공부가 더 재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고등학교 때 생명과학을 선택했던 학생들 이야기이고, 피트로 처음 생물을 접한다면 한 없는 피트 생물 분량에 기절할 지경이었다.

피트 역사상 생물추론은 비교적 쉽게 출제되었지만 유독 10회에서는 수험생들을 당황시키는 생소한 내용들이 출제되면서 역대급으로 불생물로 출제되었고, 백분위 90컷도 9회의 20.5개와는 달리 10회는 17.5개로 급추락했다. 그러나 11회는 역대급으로 쉽게 출제되었으며 만점자가 1%를 넘었고, 5점 문항 2개를 틀리면 백분위가 90보다 낮았다. 12회부터는 다시 평상시 난이도로 돌아갔다. 사실 12회도 쉬운 편이었다.

5.5. 언어추론

1회 및 2회 시험에서만 출제되었다. 외형적으로는 수능의 국어영역이나 법학적성시험의 언어이해와 유사했지만, 시험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추론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1회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를 하였다. 만일 이 시험이 존치되었다면, 물리추론만큼 비중은 미미했겠지만 수험생들의 신경을 자극하기엔 충분했을 것이다.

6. 약대 입시

8월에 본고사 응시 이후 11월에 원서를 접수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편입과 달리 지원횟수 제한이 있었고 학교마다 면접날짜가 겹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고자하는 학교 2곳(가군, 나군)을 신중히 골라야했으며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6.1. 정성평가

학벌(전적대), 나이, 수상실적, 봉사, 자기소개서 등을 비중있게 보는 학교를 '정성대'라고 했다. 이들 학교에선 PEET 점수가 낮더라도 PEET 반영 비율이 많게는 40%, 적게는 10%정도밖에 보지않았다. 예컨대 모 여대 약대의 경우 2021학년도 기준 우선선발 전형의 반영비율이 PEET 20%, 공인영어성적 10%, GPA 30%, 서류 40%였다.

이러한 정성대로 대표되는 학교는 약대 1500여개의 티오 중 절반 정도였다.

보통 정성대로 대표되는 학교들은 PEET 반영 비율을 모집공고 상 꽤나 높은 수치로 기재해놓아도, 기본점수가 높아 PEET 저득점자와 고득점자의 점수 간격이 크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PEET 반영점수는 기본점수를 높게 주고, 서류점수는 기본점수를 낮게 주고 시작한다면 당연 PEET점수의 실질반영비율보다 서류 점수의 실질반영비율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표준점수 210~220점대가 합격하는 사례처럼 정량대 입시생들 기준에선 말도 안되는 점수로[27] 약대에 합격하는 경우도 매우 빈번하게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정량대와 정성대는 다른 부류의 입시였다. 또한 200점대부터는 아무리 정성 요소가 좋아도 합격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정성평가 특성 상 아무리 자신이 정성 요소가 좋은 것 같다 해도 학교 입장에서는 아닐 수 있기 때문에 240점 미만이라면 결코 안정권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28]

정량대는 정량대 준비생들 간의 리그이고, 정성대는 다시 정성대 준비생들 간의 리그였다. 시험이 장기화되감에 따라 서울대 등의 학교는 PEET 점수가 일정 수준 이하 일시 치명적인 감점 요인이 되어 탈락하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정성평가 비중이 큰 학교에서는 이전 학과/학부에서의 성적(GPA)[29], 공인영어시험 점수, PEET점수 같은 3대 정량요소뿐만 아니라 그 외의 스펙들도 중요했다.[30] 가령 수상 실적, 고등학교 생활기록부[31] 등이 그러한 스펙이 될 수가 있었다. 수상 실적은(경시대회, 올림피아드 등) 소수의 수험생들만이 가지고 있으므로 그나마 양반이었지만,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로 가면 난감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일부 학교에서는 전적대나 출신 고등학교를 본다는 소문도 있었다. 물론 소문이 그러할 뿐, 해당 학교 입학처에서 공식적으로 '전적대나 출신 고등학교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전적대나 출신 고등학교에 따라 감점을 한다'는 따위의 얘기를 한 적은 없다. 오히려 아래에 설명되어 있듯이 모 학교 관계자는 나이, 출신학교, 이름 등을 가린 채 블라인드 평가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어쨌거나 정성평가는 정확히 객관화된 점수가 있는 정량평가와 달리 막말로 교수가 마음대로 선발해도 딱히 반박할 방법이 없다.

PEET 응시생들 커뮤니티에서는 서울대는 자교생 편애가 극에 달해 있다고 입을 모았으며[32], 심지어 수험생들 사이에선 "서울대는 나이를 본다", "일정 나이 이상은 감점을 한다", "나이를 등급화해서 나이에 따른 점수를 부여한다"는 등의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과 달리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는 오히려 서류평가와 면접에서 출신학교, 나이, 이름을 모두 가리고 평가한다고, 즉 블라인드 평가를 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블라인드 평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뽑아놓고 보니 결과적으로 자교출신이나 특정 연령대가 많은 것과 처음부터 자교출신이나 특정 연령대에 의도적인 가/감점을 주어 뽑는 것은 다르다. 서울대 측은 전자라는 입장이었고, 수험생들은 후자라고 믿었던 것.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전자가 맞다고 하더라도(즉 결코 출신학교나 나이에 따른 가/감점이 전혀 없는데, 단지 선발하고 보니 자교출신과 특정 연령대가 많았던 것이라고 해도), 수험생들이 후자라고 믿게 되면, 결과적으로 수험생들의 믿음에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즉 수험생들이 '서울대는 자교 출신을 편애하고 특정연령대를 선호한다'고 굳게 믿게 되면, 비서울대 출신이나 나이 많은 수험생들은 서울대 지원을 꺼렸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서울대 지원자 풀 자체가 자교출신과 특정연령대로 가득찰 것이며, 결국 서울대 합격자 중 자교출신과 특정연령대 쏠림은 심화될 것이 뻔했다. 설령 틀린 사실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 믿음에 기반해서 행동하게 되면, 실제 결과가 그 믿음과 일치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33] 그래서 사람들의 믿음은 더 굳건해지고.. 계속 (악)순환..

서울대 측의 주장과는 다르게 합격자 전체에서 합격 최하 학벌이 중앙대와 이화여대이다. 중앙대는 2-3년에 한명정도, 이화여대는 매년 한명정도의 합격자만 배출했다. 역대 합격자 중 그 이하 학벌 합격자는 단 한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해 피트 수석이라고 알려져 있다.

많은 학교에서 PEET 폐지 전까지 정성평가의 비중을 늘렸다. 이는 실제 입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PEET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약대에서 좋은 학업 성적을 내는 학생들은 정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학생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교수들도 PEET 성적을 점점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모 약대 학장은 입학 설명회에서 "PEET 는 문제 풀이 기계를 양산하는 시험이지, 학생의 실제 실력을 파악할 만한 시험이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PEET 시험제도를 비판한 바 있다.

입학생의 나이도 정성평가 요소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수도권의 모 약대는 신입생의 평균 나이가 30대(!)를 기록하는 등, 약대 학생들의 평균 나이가 증가하며 제약업계에서는 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나이 많은 신입 약사가 제약회사에 입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실제로 입사한다고 해도, 나이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기업문화 특성상 나이 많은 신입 약사의 적응도가 매우 떨어진다고 한다. 게다가 교수들은 자신의 연구실 노예가 되어줄 대학원생을 육성하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나이 많은 신입생의 경우 대학원으로 진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교수들이 나이 어린 학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사실 의사들의 경우에는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면서 학위도 하나 딸겸 겸사겸사 대학원에 등록시키는 방법이 있지만 약대의 경우 그런 것이 없으니 매우 난감하다. 사실 교수를 하면서 매번 모든 연구 및 과정을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원생의 존재는 매우 필수이기 때문에 인력자원 수급이야 말로 논문을 정기적으로 써내야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서류대"로 알려진 약대 대부분이 연구 중심 약사를 배출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고, 이 때문에 이러한 학교들은 나이 어린 학생을 선호했다. 실제로 정량평가를 위주로 하는 학교보다 정성 평가를 위주로 하던 '서류대'의 학생들의 평균 나이가 훨씬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탈락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고,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무조건 뽑히는 건 아니었다.(다만 이런경우는 다른 지원자들의 스펙을 후려칠만큼 아주아주아주 뛰어난 스펙이어야 했다.)

정성대의 경우 워낙 불투명했다보니 분명히 뽑힐만한 스펙인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불합격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래서 원서접수 전 보게되는 수험생 모의지원도 정성대 지원자들에겐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에겐 실제 합격자의 사례, 재학생들의 조언이 더 중요했다.그렇기 때문에 정성대의 경우 원서접수 후 면접을 준비할때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사설 면접 스터디가 특히 활발했다. 해당 학교에 합격했고,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직접 듣는 정보가 기타 학원들에서 학원 강사들을 통해 듣는 정보보다 더욱 신빙성 있기 때문이었다.

학교마다 중요시보는 서류 항목이 다양했다. GPA를 별도로 반영점수로 써놓고, 서류점수를 평가할 때 GPA 성적을 서류 점수에 한번 더 반영하기도 했고(따라서 이런 경우 전공과목을 뭘 들었는지, 학점은 몇인지가 매우 중요했다.), 자기소개서를 매우 중요시한곳은 자소서를 기반으로 한 면접때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또 어디는 봉사를 매우 중요시해서 봉사시간 100시간 미만으로는 서류에서 컷을 하기도 하고, 어디는 학벌을 매우 중요시해서 전국 수석일지라도 탈락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6.2. 정량평가

정량평가 요소만으로 선발하거나 정량평가요소에 높은 비중을 두던 학교에서는 이전 학과/학부 성적(GPA), 공인영어시험 성적, PEET 점수, 면접 즉 4대 정량요소를 중심으로 선발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곳도 있었고 심지어 그 내용을 면접에서 다시 중요시하게 물어보는 곳도 있었지만, 자기소개서가 없는 곳도 있었기때문에 천차만별이었다. GPA, 공인영어시험 성적, PEET점수를 합산해 1차 합격을 결정짓는데 이를 1단계 종합점수라고 했다.[34] 2차 시험인 면접점수까지 합산해 최종 종합점수가 나오고, 이를 등수대로 1등부터 꼴등까지 나열해 인원수에 맞게 당락을 결정했다. 물론 면접 점수는 공개하지않고 따라서 최종 점수와 등수도 공개하지 않았다.

정량대는 PEET점수가 중요했으며, 나이는 보지 않았다. 따라서 20대 후반은 물론이고 30대 이상까지 본인의 능력만 된다면 합격할 수 있었다. 직장 다니다 50,60대에 명퇴한 사람도 PEET성적, 토익, 학점만 빵빵하다면 붙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학벌도 보지 않았다. 본인이 전문대에서 학점 4.5을 땄건 방통대에서 4.5를 땄건 모두 다 같은 4.5로 취급했다.[35] 서울대 GPA 100이건, 방통대 GPA 100이건 같게 취급됐다. 따라서 본인의 학벌이 아깝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은 보통 정량대를 잘 지원하지 않았고, 사실 정량대와 정성대의 지원자 풀도 달랐다.

지원자 풀이 달랐다는 의미는, 정성대를 지원하던 수험생과 정량대를 지원하던 수험생이 애초에 다른 집단이라는 것이다. 정량대 지원자들 중 극히 일부는 정성대 합격자들이 쉽게 정성대를 들어간다며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정성대를 지원하는 수험생이라고해서 정성대를 마냥 쉽게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정성대를 쓸 수 있던 스펙을 가진 수험생들도 무수히 많았을 것이고, 다시 그 안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거쳐야했다. 정성대를 쓸만한 고학벌을 가지고 있었어도, 자신이 지원한 학교에 지원하는 다른 경쟁자들 역시 나와 비슷한 학벌과 스펙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또 그 안에서 피튀기게 싸워야했다. 그렇기에 '그들만의 리그'였으며다. 정량대 준비생들이 '피트 고득점을 받아야 합격한다'라는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 받는다면, 정성대 준비생들은 '의문사 당할수도 있다'라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미친듯이 메달려야했던 것은 물론, 1월 중순까지 심장이 뜨끔뜨끔한 느낌과 '혹시...?'라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야했다.

다만 정성대를 쓸만한 스펙을 갖고 있으면서, PEET 점수도 고득점을 받았다면 정성대 정량대 가릴것없이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수 있었으므로 좋은 점은 있었다. 이런 경우 정말 본인이 면접에 자신이 없다면, 안정권으로 정량대를 걸어놓고 정성대에 집중할수도 있었다.

학교마다 반영 비율 및 중요시하게 여기는 요소들이 다양했다. 2020학년도에 신설된 전북대 약대의 경우 영어성적의 비중이 극악일 정도로 높아 토익대라고까지 불렸다. 토익이 980점대라면 표준점수가 250대여도 토익 900점대 표준점수 260대보다 종합점수가 높았다. 따라서 본인의 토익 점수가 960점대 미만이라면 이런 학교에 뭣도 모르고 발을 들였다가 자신보다 표점이 5점이상 낮은 다른 지원들에게 뒤집히는 복장터질 일이 발생했다. 다만 아무리 토익대여도 표준점수가 최소 240점대는 되어야했다. 그 미만이면 아무리 토익이 만점이더라도 정량대 합격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했다. 대부분의 정량대 합격 안정권은 최소 250점대 중반부터로 봤다.

PEET 점수를 반영하더라도 과목별 가중치, 표준점수를 반영하는지 백분위를 반영하는지도 중요했다. 대표적으로 원광대 약대의 경우 화학 35%, 유기 15%, 물리 15%, 생물 35%이므로, 만약 본인이 화학과 생물을 망했는데 유기나 물리를 잘봤다면 지원하지 말았어야했다. 보통 화학 25%, 유기 25%, 물리 25%, 생물 25%의 가중치를 두는 학교가 많았지만 원광대나, 화학 30%, 유기 30%, 물리 5%, 생물 35%의 가중치를 부여하던 단국대처럼 가중치의 차이가 극심한 학교도 있었다. 다만 이런 극단적인 전형을 갖는 학교는 소수였고, 또한 이런 학교들마저도 표준점수 총점 기준 합격 커트라인은 아무리 낮아도 최소 240점대 이상에서 형성됐다.

6.3. 면접 관련

정성대와 정량대 모두 면접이 비중이 높은 학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었다. 면접이 없는 학교는 정량대(원광대, 제주대)도 있었고, 면접이 중요한 대학교(부산대, 경북대)도 있었다. 심지어 1차 합격한 뒤엔 1차 종합점수와 무관하게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정도로 면접 비중이 높은 단국대도 있었다. 단 2021학년도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인제대, 조선대, 우석대 등이 추가로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다. 면접이 중요했다는 것은 면접으로 부여되는 점수의 차이가 큰, 즉 면접 변별력이 큰 학교를 의미했다. 이는 단순하게 각 학교별 모집요강에 제시되어 있는 면접 반영 비중뿐 아니라, 모집요강 상 반영비율이 적더라도 실질 반영비율은 큰 경우까지 포함했다.

예를 들어서 200점 만점에 180점을 1차점수(PEET, 공인영어시험 성적, GPA)로 부여하고 20점을 면접으로 부여하는 학교라고 치면 이렇게만 보면 면접 변별이 매우 낮아 1차점수의 순서대로 합격이 될 것 같지만 아닐 수 있었다. 왜냐면 면접의 기본 점수가 몇점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면접 기본 점수가 0점이라면 면접에서 0점을 받은 지원자와 20점을 받은 지원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다. 반대로 면접 기본점수가 17점이라면 면접을 망쳐도 17점, 잘쳐도 20점이므로 고작 3점의 차이가 나게 되어 면접 변별력이 없는 학교였다.

2021학년도 충남대 약대의 가군 전형 모집요강을 보면 1단계는 PEET 75%, 영어 13%, GPA 13%다. 2단계는 1단계의 점수가 80%, 서류가 15%, 면접이 5%다. 면접이 100점 만점에 5점밖에 안됐다. 모집요강만 보았을 땐 면접 비중이 극도로 낮아보인다. 하지만 2021학년도 충남대 약대 모의지원자의 1단계 종합점수는 0.5점 안에 5명 이상이 들어있었고 1점안에 10명이 들어있었다. 충남대 약대의 가군 전형 합격인원은 18명이었다. 1점이 아니라 0.1점이라도 살떨리게 뒤집히는 상황에서 면접 점수 5점은 1단계 종합점수 수석이라도 최종 불합격까지 바닥에 쳐박을수있는 점수였다. 기본점수가 4점이라도 단 1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달라졌다.

두번째 예시로 단국대를 들 수 있다. 대표적인 면접대로 유명했던 단국대는 과장을 조금 보태 1단계 합격 후엔 사실상 면접으로만 갈린다는 얘기(이를 소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1단계 종합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2단계 면접을 포함하는 단계에선 모두 다 같은 0점 선상에서 출발한다는 의미)가 있는 학교였다. 실제 모의지원 0.2배수인 학생이 최초합격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결과값을 봤을땐 면접 반영 비중이 40%정도 되나 싶겠지만 정작 단국대의 2단계에서 면접 반영 비중은 20%밖에 되지않았다.(정량점수 80%, 면접 20%)

반면 대구가톨릭대의 경우, 2단계 면접 반영 비중은 40%였지만(정량점수 60%, 면접 40%) 앞서 얘기한 단국대에 비하면 면접의 비중이 적은 편이었다.(물론 여기 역시 단국대에 비해 적었다는 것이지, 면접으로 배수를 크게 뒤집은 사례가 있다.)

이렇듯 면접의 반영 비율뿐 아니라, 면접의 기본점수가 면접의 변별력을 결정했지만 아쉽게도 면접의 기본점수까지 모두 공개하는 약대는 드물었다.

물론 정량대는 아무리 본인이 면접을 못보고 토익 및 학점이 낮아도 PEET가 표준점수 270점대라면 어지간히 원서를 못쓰지 않는 이상 웬만한 정량대는 합격했다. 270점대라면 GPA 80점대, 토익 800대까지 커버가 가능했다.

보통 1차 점수가 낮은 경우 면접으로 합격을 뒤집을 수 있던 구간은 대부분 1차 합격자 중 상위 50~60% 정도가 마지노선이었고, 대략 하위 15%부터는 아무리 면접 비중이 높은 학교에 면접을 아무리 잘 봐도 사실상 불합격이 확정이었다. 또한 표준점수나 백분위 총점 기준 1단계 합격권은 상위 15%, 1단계 도전 가능권은 상위 20% 정도로 봤다.

7. 2+4 체제의 문제점

7.1. 높은 경쟁률

소위 말하는 '합격컷'은 4과목 백분위 평균이 90% 정도로, 대략 상위 5%정도 내에 들어야 했다. 2021학년도 peet 응시자 수가 15,108명이고 2021학년도 기준 들어갈 수 있는 약대 티오는 1,813명이었고 이 수치만 보면 대략 상위 10%에 들면 합격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사실 더 어려웠다.

소위 PEET 성적이 낮아도 갈 수 있는 '정성대'가 1500여개 티오 중 절반 이상이었기 때문에 본인이 학벌이 높지 않거나 수상경력과 같은 별다른 스펙이 없어 PEET점수, 토익, GPA만을 가지고 들어가야하는 '정량대'를 지원했다면 상위 5% 이내에는 들어야했다.

PEET 점수보단 학벌, 수상실적, 나이 등 소위 '스펙'을 중시하는 정성대는 PEET 점수가 낮아도 합격하는 사례가 빈번했는데 심지어 표준점수 200점대가 우선선발되기도 했었고[36] 정량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 입장에선 불만이 많았다. 정량대 기준 표준점수 합격권은 최소 240점대[37]였는데, 안정적인 정량대 합격을 위해선 표준점수가 260점대가 나와줘야 했는데 표준점수 260점이 전국등수 300~400등 정도라면 표준점수 200점대는 전국 등수 몇천등 밖으로 환산 가능하다. 아무리 정성대일지라도 합격권 점수에서 벗어나는 표준점수 230대 이하로는 등수를 매기는 의미가 거의 없기에[38], 200점대가 전국적으로 몇 등 정도인지도 명확한 추산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1800여개 티오 중 PEET 성적만으로 거의 승부를 봐야하는 정량대 티오를 놓고 경쟁한다면 상위 5% 이내의 PEET성적은 받아줘야 정량대 입시를 뚫고 약대생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굉장히 고난이도의 시험 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8월에 치러진 2020학년도 PEET(10회)에는 14,891명이 응시했고, 모집정원은 1,753명이었다.(응시자 대비 경쟁률 8.49:1) 즉 PEET는 갈수록 경쟁률이 심각하게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2023학년도는 마지막 시험이어서 그랬는지 정말 남을 사람만 남은 경향이 강해져서 6대 1 수준에 그쳤다.

7.2. 급격한 고인물화

약교협에서 발표한 2020년 8월에 치러진 11회 본고사 채점결과를 기준으로 응시 집단을 알아보면 전체 응시자 15,107명 중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응시한 응시자(재학초시)가 2,812명(18.6%), 2학년 2학기 이상~4학년 2학기 이하가 8,464명(56%), 졸업자가 3,831명(25.4%)이었다. 응시집단에서 보듯 재학초시보다 휴학을 한 채 응시하는 수험생의 수가 훨씬 많았다. 이는 그만큼 시험이 고인물화 되어있다는 의미였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초시합격률은 매우 낮았다. 피트의 응시자격은 2학년 이상 수료자(수료예정자 포함) 또는 이와 동등한 학력 이상의 학력을 인정받은 경우이다. 2학년을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를 재학초시라고 하며, 2학년 1학기까지 마치거나 2학년 이상을 모두 마치고 휴학을 한 뒤 처음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를 휴학초시라고 했으며 줄여서 전자를 재초, 후자를 휴초라고 했다. 특히 재학초시 합격률은 휴학초시보다도 낮았는데, 재학생들은 정규 학기 역시 챙겨야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재학생들은 2학년 1학기를 최소학점으로만 신청하고, 과목 역시 전공과목보다는 교양과목, P/F과목, 사이버 강의로만 채워넣는 경우가 많았다.

학원들에선 재학초시 합격자 XX명!! 당신도 할 수 있다!!면서 자극적인 광고를 했다. 하지만 재학초시로 약대에 합격하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약대에 들어와서 동기들끼리 자기소개하는 시간에 '저 재학초시로 붙었어요'라고하면 일단 경외의 눈빛을 받았다. 그 정도로 재학초시로 합격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재학초시로 붙었다고 광고하는 경우도 대다수가 PEET 고득점을 받아 붙은 게 아니라 애초에 PEET 점수와는 상관없는 짱짱한 스펙으로 서류대에 붙은 사례를 재학초시 합격사례로 광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초에 시험을 잘볼 필요 없이 그냥 원래 갖고 있던 스펙으로 원서 접수하고 면접만 잘봐도 붙는 애들이었다는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재학초시 합격생이 없는건 아니고 통계가 그렇다는거다. 총 13회의 시험에서 전 과목 만점자는 11회에 단 한 명만 나왔다. 재시생이었으며 이화여대에 진학했다.

피트 시험준비에 들어가는 학원비[인강]와 시험 응시료도 만만치 않았어서 서민층 수험생에게 부담이 상당하기도 했다.

7.3. 고3 및 n수생들의 선택권 침해와 차별 논란과 이공계열 인재 유출

앞서 설명했듯 2021학년도까지는 약대를 가려면 무조건 다른 학과/학부에서 2년간 수업을 듣고 편입 방식으로 갈수밖에 없었기때문에 고3과 n수생들은 약대를 아예 선택할수가 없었다. 수험생들의 선택권 침해와 차별 논란은 물론, 약대 진학을 원했던 수험생들은 원하지 않는 학과/학부의 수업을 2년간 강제로 들어야 했고, 따라서 선택권 침해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다. 또한 이공계열의 인재 유출을 심각하게 조장했고 이 때문에 반발이 커서 약대들의 통합 6년제 전환을 앞당긴 이유중에 하나가 된다.

7.4. 어려운 문제와 많았던 분량

특히 일반화학의 경우가 심했다. 초시생의 경우 일반화학 내용 전반을 습득하는데만 해도 어려움을 겪었다. 대학교 1학년때 대학 수업을 통해 일반화학을 배워봤다면 느꼈겠지만, 일반화학에서 다루는 내용만해도 수능 화학1,2를 합친걸 간단히 넘을만큼 많은 분량인데 본고사에서 실제 출제되는 일반화학 문항들은 단순히 내용 이해를 묻는 수준이 아니라 수능 화학1,2처럼 복잡한 계산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고난도 수준으로 묻는 문제들이 출제됐다.(물론 이런 문항들이 많진 않으나 이런 문항들로 당락이 결정됐다.)

초창기엔 내용을 이해하는 수험생이나 관련된 인강이 풀리지 않았기에 단순히 내용 이해만을 묻는 수준으로 출제되었으나 점차 컨텐츠가 풀리고 유명 강사들이 출현함에 따라, 일반화학 과목은 내용 전반을 숙달하는건 당연한 일이고, 문제접근과 풀이까지 기계적으로 숙달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 고인물 과목이었다. 75분안에 25문제를 풀어야하기에 각 문항당 평균 3분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안그래도 계산이 복잡한 평형 문제 같은 경우에, 아차하고 계산을 한번 잘못하면 3분은 커녕 5분도 우습게 날아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따라서 풀지 못하거나 풀다 막히면 과감하게 이 문제를 버릴지 말지를 판단해야하는 등의 시간 분배까지 잘해야 했다. 이런 상황인데, 내용 이해에만도 애를 먹는 초시생(특히 학교를 다니면서 준비하는 재학초시생이라면 더더욱 더)이 좋은 점수를 받긴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다만 고등학생때 일반화학을 다뤄본 과학고 출신들은 초시에도 일반화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나, 성인이 되고나서야 일반화학 내용을 처음 접해본 대다수의 일반고 출신들에게 일반화학에서 초시에 좋은 점수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런 이유로 고인물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분량상의 문제도 있었는데 앞서 일반화학의 분량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런 비슷한 과목이 3과목 더 있고, 그 중 내용이 방대하기론 끝판왕 급인 일반생물학이 있었다. 대1때 수업을 들어봤으면 알겠지만 1년 내내 교수가 책 붙들고 생물학1, 생물학2...등등의 수업을 해도, 1학년 수업 때 다루지 못해 손 때도 안탄채로 넘어가는 파트가 수업때 다룬 내용보다 많을 정도로 그 분량이 많았다. 이는 일반생물학이라는 과목 자체가, 앞으로 생물학도로서 전공을 선택해 평생을 배워야하는데, 그걸 전반적으로 introduce하는 총론적인 성격의 과목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과목을 본고사에서 출제하므로 출제자 입장에선 문제화시킬만한 내용들이 산더미였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내용은 한정되어 있는 수능이랑은 다르게 출제자가 원하는대로 막 낼 수 있었다.

세포생물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인체생리학, 식물생리학, 생태학, 분류학, 진화학 등 앞으로 배워나갈 전공적인 생물분야들이 총체적으로 나왔다. 따라서 아무리 명문대출신의 엘리트여도 일반생물을 고등학생때 깔짝대면서 배워본 과학고 출신이 아니라면 1년만에 일반 생물학의 내용을 숙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아님 생물올림피아드에서 메달 딴 적이라도 있거나... 이건 솔직히 헤르미온느도 못한다. 가끔가다 있는 초시합격생들도 '일반생물학을 1년만에 마스터해서 붙었다'라고 감히 말하지 않았다. 많은 실패하는 수험생들은 이 일반생물학의 압도적인 분량에 막혀 전의를 상실해 시험을 포기한다. 따라서 비교적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재시 이상의 수험생이 생물추론에서 유리한건 당연했다.

심지어 시험에서 출제되는 내용이 진짜 단순한 1학년의 일반생물학 기본서에만 적혀있는 내용이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었다. 2,3학년 전공서에 실려있는 내용들을 툭하니 묻기도 했다. 그냥 대놓고 2학년 이상에서 배우는 각론 수준의 내용들을 본고사에서 묻기도 했다.

게다가 출제자가 내는건 일반생물학이라는 과목이지 특정한 전공책이나 기본서가 아니었다. 교과서가 정해져있고 이 이상에서 내면 평가원장이 나와서 대국민사과를 하는 수능과는 다르다. 아주 마이너한 수준의 전공서에서 다루는 내용을 문제화시켜서 출제해도, 그걸 보는 수험생 중 99%가 처음보는 내용이라 어쩔 수 없이 찍어서 맞춰야하는 상황이었어도, 어쨌건 일반생물학에서 출제한거니까 이의신청을 못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혼자서 기본서를 보고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내기란 불가능했다. 그 기본서를 혼자 완독하기도 힘든데, 그걸 완독한다고해서 생물추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도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과목이름 자체가 '생물추론'이니만큼 내용만 달달 외우고 있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생물은 그냥 외우는거 아닌가요?'하고 무작정 외우면 해결된다는 식으로 잘못 접근하기도 하는데, 화학이나 물리처럼 문제 풀이 연습도 병행해서 하지않으면 내용만 잘 숙달했다고 좋은 점수를 내기 어렵다. 시험 과목의 이름을 다시 잘보자. 생물'추론'이다. 따라서 내용 숙달도 너무 방대해서 힘든데 + 여기다가 문제 풀이까지 해야하니 대다수 수험생들의 멘탈이 산산조각난다. 아직 이론때 배웠던 내용들을 숙달하지도 못했는데 문제 풀이 강의를 들어야하고, 내용 기억도 나지 않는 상태로 몇달 어거지로 듣다보면 파이널이고 본고사 몇 주 전인 상황이 벌어졌다.

매해마다 생물추론의 경향은 들쭉날쭉했는데, 2021학년도 11회 시험 같은 경우 지엽적인 암기지식까지 외웠는지 꼬치꼬치 캐묻는식으로 수험생의 당락을 결정했지만(ex. tRNA의 3'말단이 CCA non-pair base라는 걸 알고있는가? 이걸 알고있어야 문제에서 주어진 그림으로 이 부분이 3'말단인지 5'말단인지 알 수 있었다.) 어떤 해엔 설령 지식적인 공부가 부족할지라도 추론형 문제에 힘을 주고 출제해서, 핵심적인 내용만 잘 알고있고 그걸 응용해 문제만 센스있게 풀줄알면 좋은 점수를 받게도 해줬다.

이후 폐지 이전까지 만점자가 몇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문제가 쉬워졌기 때문은 아니고, 시험이 시행되면서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나올지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21학년도에는 최초로 전 과목 만점자가 나왔다. 그러나 이렇게 어느정도 유형화 된 것은 화학,유기화학 정도이고 생물과 물리의 경우 경향성이 개판이었다. 생물추론의 경우 워낙 낼 수 있는 내용이 많은데다가 어느 해에는 추론형, 어느 해에는 지엽적 지식형으로 당락을 결정해 경향성이 매해마다 요동쳤다. 물리의 경우도 9회 피트를 기준으로 후반부 19번 또는 20번에 적분을 이용한 문제가 나온다는 점을 빼곤 경향성이 없는 편에 속했다. 어느 해에는 수능 물리처럼 기존에 나왔던 문제에서 풀이를 꼬아 고난도 추론으로 내기도 했지만 어느 해엔 수능에선 나오지 않는 일반물리학만의 암기성 지식들을 묻기도 했다. 시험의 내용적인 측면으로 유형화가 된 것은 화학 정도지만 이 과목들 역시 문항 번호에 따른 난이도 분배는 매해마다 바꼈다. 특히 화학의 경우 어느 해엔 5~10번 5지선다 객관식에서 고난도 문제 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계산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해 수험생들의 멘탈을 터트리기도 했고 어느 해에는 19~25번 7지선다 & 장문형 문제에 고난도를 배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나형 폐지 이후 수능 수학이 '22,30번에서 주로 고난이도가 나온다'라는 식으로 굳어져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시간관리가 중요한 화학이나 물리 과목의 경우 본고사 직전인 7,8월이 되면 여러차례의 모의고사 연습을 통해 버릴 문제는 버리고 풀 수 있는 문제는 풀어내며 소위 '시간 안배 연습'을 해야했다. 사실 이런 과정까지 연습하는 수험생은 평균 응시자 수 15,000여명 중 채 반절도 안됐을것이며 그래서 응시자 수에 비해 허수가 많다고 취급됐다.

전업으로 준비할 수 없는 직장인 등이 피트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로 명문대, 그 중에서도 생물이나 화학 관련 학과/학부 출신에다 서류전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런 확률은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았다. 그래도 문과출신보단 현저하게 합격통계가 좋긴했다.

사실 재학 초시 합격생[40]들의 경우 많은 수가 고학벌인 사람들이라는 점을 보면, 과거 수능 시절에도 충분히 약대에 갈 수 있는 수준의 사람들이 죽기살기로 도전해도 안 되는 그런 고시급의 어려운 시험까지는 아니다. 다만 피트 1~3회 정도의 초창기 때 이름 없는 대학에서도 많이 가다보니 PEET=쉬운 시험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고 '핏도적'이라는 피트로 쉽게 약사를 하게 되는 안 좋은 별명까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불과 7년 만에 정량대학 기준 합격 난이도는 약대라는 타이틀을 갖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붙을 수 있는 지경까지 올라왔다. 왜냐하면 학벌이 좋다는 전제하에 그 노력으로 의편이나 치편을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대 입학이 폐지된 게 2008년이라 벌써 10년도 더 된 상황에 경제 상황은 악화되고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난도가 상승했다고 보는 게 맞다. 일례로 명문대 출신들도 우르르 떨어지는 경우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실제로 4~6회까지만 해도 서울 상위권 학교에서는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재학 초시로 약대를 진학했지만 8회부터 점점 입시판이 고여가더니 이후로는 피트 폐지때까지 그런 학교들마저 휴학 초시, 휴학 재시가 일반적이게 되었고, 3~4년 공부하다가 포기하고 복학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7.5. 학과/학부 수업과의 괴리

이 시험은 학과에서 A+를 쓸어담았어도 따로 각잡고 '시험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낼 수 없었다. 아무리 학벌이 높아도, 관련 학과/학부 수업에서 A+를 받았거나 과탑을 했어도 마찬가지다.

2010년대 초반 서울 모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전용 독서실, 수강료 지원, 스터디 세미나실 지원 등을 하는 PEET 지원반을 조직하고 전공별로 지도 교수를 약간 배치해서 자체적인 학술 수업도 제공하고, 공부에 조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PEET가 실시된 다음날 시험지를 동일 판형으로 인쇄해서 실제 시험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고사를 실시했는데, 개설 첫 해에 막 교수로 임용된 지도 교수 1명도 학생 격려 차원에서 모의고사에 함께 응시했다.(당시 직책은 전임강사) 근데 하필이면 그 해가 전 영역에 걸쳐 난이도가 높았던 해고, 학생들은 물론 모의고사에 참여한 지도 교수 역시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것도 버거워했고, 자신의 전공 영역에서도 만점을 받지 못했다. 이 사례는 단순한 해프닝이라기 보단 이 시험이 전문 지식만을 갖춘다고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험 자체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대응이 이루어져야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관련 전공 박사들한테 보여줘도 긴가민가하는 내용이 많고, 진짜 엄격하게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논란의 소지가 될 법한 문제들도 본고사에 종종 나왔다보니 진짜 시험을 위한 시험용 대비 수험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는 날먹이 불가능했다.


[1] 원서접수를 위해서는 회원가입이 필수였으며, 다음 학년도 시험 공고가 될 무렵에 일괄적으로 계정을 삭제했다.[2] 2014년까지의 수시/정시와 마찬가지로 한 대학에 가군과 나군이 둘 다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지망하는 약대가 1곳밖에 없다면 그 대학에 가군, 나군 모두 집어넣는 것도 가능했다. 이때 가군, 나군 모두 합격했다면 일반적으로 더 높은 입학점수를 받은 군으로 등록했다.[3] 아무리 늦어도 웬만해선 해를 넘기기 전에는 발표가 났다. 빠르면 12월 초에 나기도 했다.[4] 12월 중순~1월 초순에 진행되었으며, 사실상 면접 전형이다.[5] 2017학년도까지는 토익을 반영했다.[6] DEET는 통계학이 아닌 일반화학 3문항이 더 있었다.[7] 초창기 MEET, DEET에는 언어추론이 있었고, DEET는 자1, 자2가 끝나고 공간지각검사를 더 응시했다.[8] 일명 '식생분진'이라 불렸던 생태학, 분류학, 식물학, 그리고 진화학은 출제되지 않는다.[9] 자1: 40문항→30문항, 자2: 45문항→30문항.[10] 7지선다는 6회 시험, 즉 2016학년도 모집시험부터 합답형 문항(ㄱㄴㄷ)에 한해 도입되었다.[11] 평균을 50점, 표준편차를 10점으로 변환한다.[12] 이때 원점수 60점이 백분위 94%가 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일어났다. 최고득점자가 원점수 90점에 표준점수 85.5점이었다.[13] 전 과목 통틀어서 만점자 비율이 1%가 넘었던 적은 2021학년도 생물이 유일하다.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65점(...)에 불과했다.[14] 대략 80%의 점유율을 보였다.[15] 2015년 8월 이후 메가엠디에서 소유.[16] 커넥츠에서 운영했다. 피트단기, PEET단기라고도 하였다.[17] 이 또한 언어추론 영역 폐지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유기화학과 물리추론은 문항 당 시험시간이 2분 40초에서 3분으로 증가했었다.[18] 즉, 모든 선지가 다 틀린 경우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선지의 참/거짓을 알아야만 문제를 풀 수 있었다. 나머지 문항은 그대로 5지 선다형으로 유지했다. 합답형 문항의 비율은 연도별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절반을 넘겼다.[19] 참고한 게 아닌 여기있는 문장을 그대로 인용했다![20] #[21] 수능으로 입학했다고 전제했을 때, 2011년도에 3학년이 되려면 2009년에 1학년으로 입학한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2011년 신입학한 3학년인 PEET 1회생은 09학번이 되는 것.[22] 교수가 시험 채점하다가 열을 얼마나 받았다느니, 몇십 퍼센트가 F라느니, 4년제와 비교해 부족하다니 등등...[23] PEET 초기에는 전문대, 예체능 전공도 종합반을 다니면 합격했다. 그 후에도 나이 많은 직장인 또는 주부, 문과생들이 많이 도전했다.[24] 의외로 이 문제는 4점짜리 문제라서 최저 배점 문제가 아니다.[25] 다만 5점짜리로는 수학보다 차라리 국어 비문학에 더 가까운 문제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26] 11회 생물은 제외[27] 사실 210~220점대는 초시생이 설렁설렁 공부해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는 점수이다. 즉 그정도로 PEET 성적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4점대 이상의 GPA를 유지하고 토익 900점대 이상을 받을 노력으로 PEET 공부를 한다면 못해도 240점대는 나온다. 아니면 단기간 준비하는 초시생을 위한 일종의 배려라고도 볼 수 있다.[28] 초시생은 설렁설렁 공부하면 230점대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재시생은 웬만큼 놀아도 230점대까지는 의외로 받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240점대부터는 충분히 꾸준하게 공부를 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이다. 즉, 230점대까지는 적어도 PEET 공부에 있어서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거나 전공적합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뜻이니 애초에 안정권이라는 게 더 이상한 점수대이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합격 예측 시스템 등을 봐도 230점대까지는 모든 대학이 합격불안권으로 뜨는 수준이며 다른 스펙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게 아닌 이상 입시상담조차 받아주지 않을 정도였다.[29] 이전 학과/학부에 편입학을 한 경우에는 편입 이전에 다니던 대학교의 성적을 모두 제출해야 했다.[30] 한 약대 학장이 밝힌 이유는 난이도가 과도하게 높아서.[31] 제출 서류 중에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명시하고 있는 학교가 많았다.[32] 서울대는 정성평가 위주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류전형 100%와 2단계 면접으로 선발했는데, 각 전형 요소간의 반영 비율 따윈 없었다. 그냥 전체적 종합 평가였다. 극단적으로 PEET 꼴등도 다른 요소가 월등히 좋으면 선발될 수 있었고, 반대로 PEET 점수가 만점이더라도 다른 요소들이 좋지 않으면 탈락할 수도 있었다. 물론 실제로는 아무리 정성 요소가 좋아도 240점 미만이라면 결코 안정권이 아니었으며, 200점대까지가 그나마 한 손에 꼽히는 합격 사례가 있는 수준이었다. 실제로도 부산대 출신 20대 중반의 PEET 전국 수석이 최초합격에선 떨어졌다가 차후에(2학년 수료조건을 만족 못해서 떨어진 사람 덕분에) 추가합격한 사례가 있다.[33] 이는 경제학에서 언급되어지는 효과이기도 하다.[34] 이 종합점수를 가지고 모 학원의 홈페이지를 통해 모의지원을 했다. 면접비중이 낮은 정량대라면 모의지원 순이 합격순일것이고, 면접비중이 큰 정량대라면 모의지원 상으로는 낮은 등수여도 최종으로는 최초합을 할 수도 있었다.[35] 사실 피트 초창기에는 전국에 있는 모든 약대가 다 정량대였다. 그 시절엔 전문대를 나와도 PEET만 잘본다면 모든 약대에 장애물없이 합격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나서 PEET 폐지때까지는 서류점수라는 항목으로 수험생을 평가하는 정성대가 늘었다.[36] 물론 이 케이스는 아주 특수한 경우이며, 합격 사례가 있는 가장 낮은 점수라고 보면 된다.[37] 이 점수대는 정성대의 경우 안정권의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던 점수이다.[38] 정량대라면 240대도 합격권에서는 벗어난다. 최소 250대는 되어야 의미가 있다.[인강] 프리패스 1년 기준 약 150만원[40] 2학년 재학 중에 시험 쳐서 휴학 없이 3학년부터 바로 약대에 다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