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가 회전 운동을 하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을 의미한다. 회전 관성이라고도 부르며, 일반적으로 기호는 inertia(관성)에서 유래한 [math(I)][1]를 쓴다. 동일한 물체라도 회전축에 따라 이 값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계에 힘을 주면, 그 계는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한다. 만약 이 계가 선형적이라면, [math({\bf F}=m{\bf a})] 로 나타낼 수 있다.
이는 힘 [math(\bf F)]가 주어지면, 계는 가속도 [math(\bf a)]로 반응을 한다는 것인데, 여기서 해석을 달리하면 질량 [math(m)]은 물체가 힘에 '저항'[2]하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이 저항 개념을 회전계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회전계에서는 단순질량만으론 저항을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령, 어떤 막대를 두고 돌릴 때, 막대의 중심에서 돌리는 것과 막대의 가장자리에서 돌리는 것에는 차이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회전계에서는 힘에 저항하는 요소가 단순히 질량뿐만 아니라 돌리는 지점의 위치, 나아가서는 '질량중심과 회전축간의 거리'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회전계에서 외부 힘에 저항하는 요소들'을 묶어서 나타낸 것이 바로 이 관성 모멘트이다.
굳이 이렇게 별도의 정의를 세우는 이유는 직선 운동에서 사용하던 기존의 힘과 변위로 회전 에너지를 분석하려고 하면, 그 운동의 특성상 회전 반지름에 따라 질점의 선속도가 달라져서 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문제[3]가 생기기 때문이고, 궁극적으론 관성 모멘트를 도입함으로써 역학을 일관성 있게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math({\bf F}=m{\bf a})]를 예로 들면, 회전계에서 힘과 가속도 간의 관계는 돌림힘 [math(\bf N)], 각가속도 [math(\bm\alpha)]를 이용하여 [math({\bf N}=I\bm\alpha)]로 나타낼 수 있다. 즉, 일반적인 선운동의 표현식에서 질량이 해주는 일을 관성 모멘트로 대체하는 것으로 일관적이고 직관적인 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하 아래 서술에서 각과 관련된 운동량에 [math(\underline{~~})](언더 바)가 그어져있는 것은 각도 단위가 약분된 물리량, 즉 [math(\underline\theta = \theta/{\rm rad})], [math(\underline\omega = \omega/{\rm rad})] 등이다.
돌림힘 문서에 설명되어있듯이, 어떤 물체에 외력 [math(\bf F)]가 가해져서 제자리에서 미소 각 변위 [math({\rm d}{\bf l})]만큼 회전하는 경우 미소 회전 운동 에너지 [math({\rm d}T_r = {\bf F}\bm\cdot{\rm d}{\bf l})]이 발생한다. 전체 회전 운동 에너지는 이 미소 에너지의 합(적분)과 같으므로
강체는 질점의 집합체이므로 강체의 [math(T_r)]는 [math(i)]번째 질점의 질량 [math(m_i)]에 가해진 힘 [math({\bf F}_i)]에 의해 미소 각변위 [math({\rm d}{\bf l}_i)]만큼 이동하여 발생한 질점 운동 에너지들의 총합과 같다. 즉,
이는 앞서 직선 운동에서 [math({\bf F} = m{\bf a})]가 회전 운동의 [math({\bf N} = I\bm\alpha)]에 대응된다는 것과 일관되는데, [math({\bf a} = {{\rm d}{\bf v}}/{{\rm d}t})], [math(\bm\alpha = {{\rm d}\bm\omega}/{{\rm d}t})]이므로 직선 운동에서의 선속도 [math({\bf v})]가 회전 운동의 각속도 [math(\bm\omega)]에 대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 식은 직선 운동에서의 운동 에너지
[math(E_k = \cfrac12m|{\bf v}|^2 = \cfrac12mv^2)]
에서 [math(m \to I)], [math(v \to \omega)]로 대체된 꼴이다.
회전축으로부터 거리가 [math(r)]만큼 떨어진 점질량[6] [math(m)]이 있을 때, 이 계의 관성 모멘트는 아래와 같이 주어진다.
[math(I \equiv mr^2/\rm rad^2)]
이때, 같은 축으로부터 [math(n)]개의 입자가 있을 때, 계의 관성 모멘트는 각 입자의 관성 모멘트를 모두 합해준 값이므로 다음이 성립한다.
[math(\displaystyle I \equiv \sum_{i=1}^nm_i{r_i}^2/\rm rad^2)]
다만, 연속체(강체)에서는 질량이 연속적으로 분포하므로 위 식을 적분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 경우, 미소 관성 모멘트는 미소 질량에 회전축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곱한 값이 되므로 [math({\rm d}I=r^2{\rm\,d}m/\rm rad^2)]이 된다. 이때 [math(\bf r)]에서의 밀도 분포 함수 [math(\rho({\bf r}))]를 도입하면, 미소 질량은 [math({\rm d}m=\rho({\bf r}){\rm\,d}V)]로 밀도와 미소 부피의 곱으로 쓸 수 있다. 따라서 [math({\rm d}I=\rho({\bf r})r^2{\rm\,d}V/\rm rad^2)]으로 쓸 수 있으므로 연속체에서 관성 모멘트는
그러나 매우 얇은 판 등의 면밀도 분포 함수 [math(\sigma({\bf r}))]나 얇은 줄 등 선밀도 분포 함수 [math(\lambda({\bf r}))]를 이용하여도 관성 모멘트를 구할 수 있는데 이들을 각각 단면 2차 모멘트, 단면 1차 모멘트라 하고 각각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ath(\begin{aligned} I &\equiv \int \sigma({\bf r})r^2{\rm\,d}a/\rm rad^2 \\ I &\equiv \int \lambda({\bf r})r^2{\rm\,d}l/\rm rad^2 \end{aligned})]
이때, [math({\rm d}a)], [math({\rm d}l)]은 각각 미소 면적, 미소 길이이다.
이다.[7] 비록 스테라디안이 라디안의 제곱([math({\rm sr} = {\rm rad^2})])이기는 하나 본 단위는 구심가속도 [math(a = r\omega^2/\rm rad^2)]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입체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다만 위와 같은 단위 표기로부터 관성 모멘트가 회전 운동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물리량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데, 이 값이 클수록 단위 각도([math(\rm rad)])만큼 회전할 때 가해야하는 힘([math(\rm N)]) 또는 에너지([math(\rm J)]) 또는 토크([math(\rm J/rad)])가 커야 한다는 뜻이 되므로 '관성 모멘트가 크다 = 회전 운동하기 어렵다'는 해석을 바로 도출할 수 있다.[8] 한편, [math(\rm kg{\cdot}m^2/rad^2)]에서 [math(\rm m)]는 강체를 이루는 질량(혹은 질점들)이 회전축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에서 유래한 단위이므로 질량 중심의 회전 반지름이 클수록 관성 모멘트가 크고 곧 해당 물체는 회전 운동하기 어렵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평행축 정리(parallel-axis theorem)는 한 물체의 서로 평행한 두 회전축에 대한 관성 모멘트의 관계이다.
질량이 [math(M)]인 질점계의 질량중심을 [math(\rm CM)]이라 하고, 그 점을 수직으로 지나가는 회전축 [math(\rm I)]에서 측정된 계의 관성 모멘트를 [math(I_{\rm CM})]이라 하자. 또, 계에서 [math(i)]번째 질점을 [math(m_i)]라 놓고, 회전축 [math(\rm I)]를 기준으로 [math(i)]번째 질점까지의 위치 벡터를 [math({\bf r'}_i)][10]라 하면,
이때, 축을 [math(\rm CM)]으로부터 [math(\bf a)]만큼 평행이동한 회전축 [math(\rm II)]에서 측정된 관성 모멘트를 [math(I_{\rm P})]라 하자. 이때, 축으로부터 질점까지의 거리 벡터는 [math({\bf R'}_i = {\bf r'}_i-{\bf a})]가 된다. 따라서
수직축 정리는 서로 수직한 세 회전축에 대한 관성 모멘트의 관계이다. [math(xy)]평면 위에 놓인 판 모양의 물체에 대해[12], 서로 수직한 세개의 축을 각각 [math(x)]축, [math(y)]축, [math(z)]축이라 하고, 각각의 축에서 측정된 관성 모멘트를 각각 [math(I_x)], [math(I_y)], [math(I_z)]라 하자.
이때, 각 축에 대한 [math(i)]번째 질점까지의 거리를 [math(r_{ix})], [math(r_{iy})], [math(r_{iz})]라 놓으면, [math(n)]개의 질점계에 대해
이때, [math(\displaystyle\sum_{i=1}^nm_i{r_{ix}}^2/{\rm rad^2} \equiv I_x)], [math(\displaystyle\sum_{i=1}^nm_i{r_{iy}}^2/{\rm rad^2} \equiv I_y)]임에 따라 다음의 수직축 정리를 얻는다.
[math(I_z = I_x + I_y)]
이 정리는 연속체에 대해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증명되므로 질점계 및 강체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1] 전기기기 서적 등 전기와 관련된 서적에서는 전류와 구별하기 위해 [math(J)]를 쓰는 경우도 있다.[2] 이를 엄밀히 정의한 것이 '관성의 법칙'이다.[3] (선속도)[math(=)](회전 반지름)[math(\times)](각속도)[math(\rm/rad)]임을 상기하자. 한편, 회전하면서 강체의 모양이 변형되지 않는 한 질점들의 시간당 각 변위는 동일하기 때문에 각속도는 모든 질점에서 동일하며 이는 각가속도도 마찬가지이다.[4] 참고로 회전 운동이기 때문에 질점간에 선속도는 다르지만 각속도와 각가속도는 동일하다.[5] 중간에 [math({\rm d}\bm{\underline\theta} = {\rm d}\bm\theta/{\rm rad})]의 [math(\rm/rad)]이 [math(\bf r\bm\times F)] 쪽으로 넘어가는 이유는 (회전 운동 에너지)[math(=)](돌림힘)[math(\times)](각도)의 관계에 있어 결과적으로 (돌림힘)[math(=)](회전 운동 에너지)/(각도), 즉 돌림힘이 각도 당 회전 운동 에너지 차원이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돌림힘의 단위 [math(\rm N{\cdot}m)]도 정확하게는 [math(\rm rad)]을 살려서 [math(\rm N{\cdot}m/rad = J/rad)]으로 나타내는 것이 정확하며, 이는 일률 [math(P)]와 돌림힘의 관계식 [math(P = \bm{{\bf N}\cdot\omega})]으로부터 얻어지는 단위 관계 [math(\rm J/s = (J/rad){\cdot}(rad/s))]와도 일관성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운동 방정식에 이렇게 단위가 끼어드는 게 어색할 수 있는데, 물리량만으로 구성되는 여타 일반적인 방정식과는 달리, 회전 운동 에너지의 방정식은 각도 그 자체가 아닌 각도의 수치가 포함되는 수치 방정식이기 때문에(물리량 문서 참고) 단위를 포함시켜서 쓰는 게 정확한 표기이다.[6] 질량이 한 점에 모여있는 입자를 말한다. 즉, 질점.[7] 현행 국제단위계에서는 [math(\rm rad = 1)]로 약속하고 있으므로 익숙한 단위 [math(\rm kg{\cdot}m^2)]이 도출되기는 한다.[8] 엄밀하게 따지면 정의에서 논한대로 [math(T_r = \cfrac12I\omega^2)], 즉 관성 모멘트는 에너지와 각속도([math(\rm rad/s)])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물리량이므로 각도가 아닌 각속도의 변화를 기준으로 논해야 하지만, 직관적으로 정지해 있는 물체를 회전시키려는 상황을 상정하면 얼추 맞기는 하다.[9] 단, 원판의 두께는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얇다고 가정할 때 성립한다.[10] 프라임은 회전축으로부터 측정된 벡터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참고] 총 질량이 [math(M)]인 질점계의 질량중심 벡터 [math(\bf M)]은 [math(\displaystyle {\bf M} \equiv \frac1M\sum_{i=1}^nm_i{\bf r'}_i)]이다.[12] 모든 물체에 대해 성립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