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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8 22:15:28

푸른 카벙클

파일:셜록 홈즈 시리즈 아이콘.s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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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 Of The Blue Carbuncle

1. 개요2. 등장 인물3. 스포일러4. 오류5. 평가6. 매체

1. 개요

셜록 홈즈의 모험 수록작. 크리스마스 이틀 후 베이커 가에 들른 왓슨은 못 보던 모자가 걸려 있는 것을 본다.[1] 홈즈가 말하길, 이 모자는 수위 피터슨이 전해 준 것으로 크리스마스 새벽 4시경 집으로 돌아가던 피터슨이 우연히 거위를 든 남자와 불량배들이 싸우는 것을 목격, 도와주려고 달려갔으나 거위를 든 남자와 불량배 양 측 모두 수위 제복을 입은 피터슨을 경찰로 착각해 달아나 버리고 남자의 모자와 거위만이 남았다고 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피터슨은 거위와 모자를 원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홈즈에게 찾아온 것.

셜록 홈즈는 거위는 피터슨에게 먹으라며 주고 모자를 꼼꼼히 살피며 주인이 어떤 사람일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추리하던 중에 피터슨이 황급하게 들어온다. 거위가 놔두다간 상할 거 같아서 아내가 거위를 요리하던 중에 모이 주머니에서 푸른 보석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홈즈는 단번의 보석의 정체를 알아본다. 그 보석은 다름아닌 닷새 전 코스모폴리스 호텔에서 도난당한, 모르카 백작부인의 푸른 카벙클이었는데...

2. 등장 인물

3. 스포일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홈즈는 모자를 조사해 알아낸 정보와 거위 다리에 묶여있던 카드를 보고 "거위와 모자를 습득했으니 헨리 베이커 씨는 베이커 가 221B번지로 와서 찾아가시기 바람"이라고 신문에 광고를 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헨리 베이커는 홈즈가 추리한 그대로의 사람이었으나 범인은 아니었다. 홈즈는 그로부터 술집 알파의 주인이 만든 거위 클럽에서 거위를 산 걸[5] 알아낸 뒤 거위는 계속 놔뒀다간 상할 것 같아 먹어버렸다고 말하곤 대신 새 거위를 사준다. 베이커는 "거위를 먹었다고요!" 라고 놀라지만 새 거위를 사 준비했다는 말에 "아 그럼, 문제없습니다"라고 미소를 보여준다. 홈즈가 "모이 주머니라든지 그런 건 남았는데 가져갈래요?" 라고 하지만 "홈즈씨도 농담도 아니고 그런 게 뭐에 쓸모가 있다고요?" 라며 새 거위를 가지고 인사하며 나간다. 즉, 베이커는 카벙클과 무관한 사람이었다.

베이커로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탐문 조사를 시작한 홈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브레킨리지 상점에서 달걀과 가금류를 취급하는 오크숏 부인이 거위를 팔았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 상점을 찾아간 홈즈가 거위를 어디서 팔고 사는지 물어보려고 하자 가게 주인은 버럭거리며 대체 누구기에 이러냐고 화를 낸다. 홈즈가 '아니 거위 값이라든지 그런 거 질문하는데도 이렇게 화낼 거 있냐'고 하자 "세상에 거위가 우리 가게에만 파는지 알겠소!"라며 답하길, 누군가가 종일 거위 행방을 질문하여 미치겠다고 한다.

그때 그 이야기했던 남자가 브래킨리지 상점에서 또 거위의 행방을 묻다가 쫓겨나고, 홈즈는 그 남자를 자신의 하숙집으로 데려온다. 그 남자의 이름은 제임스 라이더로 코스모폴리스 호텔의 사무장이었다. 홈즈가 그에게 푸른 카벙클을 보여주자 제임스 라이더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며 진상을 고백한다.

그는 푸른 카벙클 이야기를 듣고는 일부러 백작 부인의 방의 수도를 고장내고 보석을 훔쳐낸 뒤 수리하러 온 배관공 호너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것이다. 보석을 훔친 뒤 제임스 라이더는 거위를 키우는 누나에게 가서 몰래 거위 중 한 마리에게 보석을 먹인다. 누나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거위를 한 마리 주겠다고 한 것을 이용한 것인데 크리스마스가 되자 제임스 라이더는 약속대로 누나에게 거위 한 마리를 받아가지만 그 거위는 카벙클을 먹인 거위와 우연히도 매우 비슷하게 생긴 다른 거위였다. 라이더는 다시 누나에게 찾아갔지만 카벙클이 든 거위는 이미 팔려간 뒤였고 그 후로 그 거위가 팔려간 브레킨리지에게 거위의 행방을 계속 묻지만 줄창 퇴짜만 맞다가 그만 홈즈에게 걸려버린 것이다.

제임스 라이더는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하고, 홈즈는 그를 그냥 보내 준다.[6] 호너는 무사히 풀려났다.

4. 오류

얼룩 띠의 비밀 못지않게 오류가 많은 에피소드다. 대표적으로는 모자를 조사하는 도중에 나온 "모자 사이즈가 크니까 머리도 클 테고, 그러면 머리가 좋겠군." 당연하지만 머리 크기와 지능 수준은 비례하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두개골 모양으로 성격이나 지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본 골상학이 유행했고, 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시대의 한계로 이해해 줄 수 있다.[7]

제목인 "푸른 카벙클"이라는 단어 자체가 오류인데, 카벙클(Carbuncle)은 붉은색을 띄는 보석을 둥글게 연마한 것을 뜻한다. 즉 푸른 카벙클이라는 말은 '푸른 붉은 둥근 보석'이라는 이상한 말이 되는 것. 작중에서는 파랗다는 점만 빼곤 어떻게 봐도 카벙클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엄청나게 희귀한 보석이라고 언급되는데, 여기다 홈즈가 카벙클을 탄소 결정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아서 코난 도일이 카벙클을 본래의 의미가 아니라 '탄소로 이루어지고 보통 붉은색을 띠지만 푸른색 개체가 희귀하게 나오는 특정한 보석' 정도로 생각하고 본작을 쓴 듯하다.

참고로 일본어 번역 제목은 가장 유명한 것이 <푸른 홍옥(紅玉)>. 카벙클이 딱히 특정 보석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기에 역자에 따라 푸른 가넷이나 푸른 석류석이라고 번역된다.[8] 과도한 어레인지로 악명이 높은 계림문고판에서는 '홍옥은 별명이고 사실은 다이아몬드'라고 설명했다.

좀 더 꼼꼼히 따져보자면 보석의 분류 기준은 전근대부터 형성되어 오던 것이라 현대의 과학적 기준에 비춰보면 부정확하거나 일관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다.
  1. 같은 보석 중에서 색깔에 따라 가치를 다르게 메기는 경우 - 다이아몬드 및 팬시 다이아몬드의 사례나 수정의 사례 등.
  2. 같은 광물질 결정인데도 색깔이 다르면 다른 보석으로 여겨지는 경우 - 강옥 중에서 선명한 붉은색을 내는 것이 루비, 다른 색, 특히 푸른 색을 내는 것을 사파이어로 구별한다.
  3. 다른 광물이지만 색깔이 같으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 - 중세 유럽에서는 루비와 붉은 스피넬, 사파이어와 푸른 스피넬을 같은 보석으로 여겼고, 카벙클 역시 루비든 석류석이든 스피넬이든 여하간 붉은 보석을 둥글고 볼록하게 가공한 것을 통칭하는 분류이다.
여기서 카벙클은 딱 <3>에 부합하는 사례의 전형이지만, 코난 도일이 이를 <1>로 착각하여 "보통 카벙클은 붉은색이던데, 만약 푸른색 카벙클이 있으면 그 희소성 때문에 더욱 귀하고 값지게 여겨지겠지!?" 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5. 평가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만으로 홈즈가 범죄자를 그냥 보내주는 독특한 에피소드이다. 결과적으로 큰 피해는 없었고 본인도 눈물을 흘리며 깊게 반성한 점을 감안한 듯 하다. 무엇보다도 홈즈는 라이더가 큰 죄를 지을 위인이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경찰에게 넘겨 감옥에 가게 되면 견디지 못하고 인생이 삐뚤어지거나 아예 망가질 인물이니, 더 이상 죄를 묻지 않는 게 더 나을 것이라 본 것이다.[9]

모자 하나만으로 소유자의 정보를 거의 완벽히 추리해내는 홈즈의 추리력, 내기를 걸어 자연스럽게 상대에게서 정보를 알아내는 능청스러움이 상당히 인상깊다. 에피소드의 마지막 문장도 유머러스한데 홈즈가 왓슨에게 우리의 식사도 새 요리가 올라올 것이니 또 다른 수사를 시작하자고 말한다.[10]

수위 피터슨이 1,000파운드의 보상금을 받았는지는 결국 알 수 없다. 그라나다 판에서는 홈즈가 '개인 박물관'에 보관하겠다며 서랍에 넣고 잠가 버리는데[11], 약속한 대로 보상금을 주려면 홈즈가 개인적으로 지불했을 듯하다. 작중 보상금은 보석의 실제 가치의 1/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프로화가 빠르게 진행된 축구라는 종목과, 축구팬들을 바라보는 코난 도일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제임스 라이더가 아무리 대가를 지불하려 해도 매입한 거위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다가 홈즈에게서 내기를 걸겠다는 말을 듣고서 '거위 한 마리 값'에 그 거위의 행방을 알려준 술집 주인을 묘사할 때 홈즈가 '주머니에 동부 축구 소식을 꽂고 다니는 남자는 언제나 내기가 통한다'는 언급을 한다. 이는 '실종된 쓰리쿼터백'에서 럭비에 대해 '영국에서 가장 훌륭하고 건전한 아마추어 스포츠의 세계'라는 묘사와는 상반된다.

당시 귀족이나 상류층에겐 흔한 인식이기에 조지 5세가 1913년 구디슨 파크에 갔을 때 처음으로 왕이 몸소 축구를 보러왔다고 화제가 될 정도였다. 코난 도일이 귀족은 아니지만 상류층으로서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이다.[12]

6. 매체


[1] 시리즈 중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기간에 일어난 사건이다.[2] 현재가치로 약 10만 파운드. 한화로 약 1억 6천만원.[3] 당시 유행하던 디자인에 겉단을 구성하는 비단은 물론 안감도 최고급 원단을 사용했다.[4] 하지만 그 제품들은 너무 오래되어 모자는 '쓰고 다니기 힘들게 궁상맞은 수준'으로 낡았고 추운 겨울임에도 겉옷 속에 셔츠를 받쳐입지 못해서 추위에 떨어서 홈즈가 특별히 배려해주는 수준까지 경제적으로 몰락했다. 홈즈도 3년 전 이 정도로 비싼 모자를 살 수 있던 사람이 그 후 모자를 바꾸지 못했다는데서 경제적 몰락을 추리해낸다. 3년 전까지 잘 살던 때에 대한 자존심의 발현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5] 술집 단골을 대상으로 한 크리스마스용 거위 준비 계모임으로 보면 된다. 푼돈이라도 조금씩 맡겨두어 그걸 모아서 계산했다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거위를 1마리씩 주는 모임. 실직 상태로 경제적으로 어렵고 아내랑 말다툼을 벌이던 베이커는 그래도 크리스마스에 아내랑 거위고기 파티라도 벌이자고 하여 푼돈이라도 꾸준히 내줬다. 거위값에 약간 모자라도 단골 특별 혜택으로 술집 주인이 약간 보태서(그리고 거위 농장에서 한번에 여러 마리를 사면서 조금씩은 싸게 사는 것도 있고.) 내주는 방식. 원작에서는 거위값에 모자라더라도 술집 주인이 더 보태준다는 언급은 없다.[6] 홈즈가 차갑게 "네놈이 한 짓으로 억울한 존 호너가 피해를 입었다는 거 모르나? 그는 죗값을 다 받고 착실하게 살려고 하는데 너 때문에 억울하게 또 수감되었다"고 말하자 라이더는 애원하며 모든 걸 털어놓겠다고 했지만 그래놓고 해외로 달아나겠다고 좀 뻔뻔한 말이나 한다. 그럼에도 홈즈가 그냥 보내준다.[7]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골상학은 이 에피소드 외에도 나온다. 장편 <바스커빌 가의 개>에서는 의사 모티머 선생이 골상학을 언급하고 <마지막 사건>에서도 그 모리어티 교수가 홈즈를 보고 처음으로 내뱉는 대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전두엽이 덜 발달하셨군"이다. 피터 쿠싱이 연기한 1968년 TV 시리즈판에선 이 오류를 왓슨이 지적하는데, 그러자 홈즈가 그 점은 인정하고 다른 증거도 얘기해준다.[8] 참고로 푸른 홍옥, 즉 푸른 루비는 실제로 존재한다. 정확히 말하면 강옥류 보석 중에 짙고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건 루비, 그 외의 모든 색을 사파이어라고 부르는 것이다. 푸른 가넷(석류석)도 존재하긴 하는데 흔히 blue 하면 떠올리는 색감보다는 청록색 계통에 좀 더 가깝다.[9] 홈즈 曰 "이제 저 사람은 두 번 다시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걸세." 초반부 홈즈와 왓슨의 대화 중 '최근 기록한 사건들 중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었던 사건이 이나 있었다'라는 언급 역시 이 사건도 그런 결말로 갈 것이라는 걸 암시하고 있다.[10] If you will have the goodness to touch the bell, Doctor, we will begin another investigation, in which, also a bird will be the chief feature.”[11] 이 때 아이린 애들러의 사진과, 왓슨이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코카인 주사기(...)가 슬쩍 보인다.[12] 지금도 영국의 귀족들은 축구보단 럭비나 폴로 등의 스포츠를 즐긴다. 물론 왕족 중에서도 축구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훗날 왕이 될 윌리엄 왕자는 아스톤 빌라 팬이라 밝힌 바 있다.[13] 딸 하나 아들 하나에, 아내의 이름은 '제니'. 호너가 정직하고 깨끗하게 살기로 결심한 계기가 바로 제니였다고 한다. 경찰에게도 "제니를 만난 뒤로 손을 씻었다"며 결백을 호소하고, 제니가 면회를 와서 당신을 믿고 싶다고 울자 "약속했잖아, 당신한테는 절대 거짓말 안 해" 하며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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