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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2 21:33:21

세 명의 개리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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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 of the Three Garridebs

1. 개요2. 등장 인물
2.1. 레귤러 캐릭터2.2. 본편 등장 인물
3. 줄거리4. 스포일러5. 여담

1. 개요

셜록 홈즈 시리즈 단편집인 <셜록 홈즈의 사건집>에 실린 에피소드이다. 1924년 10월 <콜리어스 위클리>와 1925년 1월에 <스트리트 매거진>에 연재되었다. 주인공 셜록 홈즈가 탐정 생활 말년에 겪은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홈즈가 자신의 친구이자 조수인 존 왓슨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2. 등장 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 인물

3. 줄거리

1902년 6월에 있었던 일이었다. 어느 날 왓슨은 간만에 홈즈의 하숙집에 놀러 갔다. 그 때 홈즈는 왓슨에게 혹시 '개리뎁'이란 성씨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생소한 성씨였다. 홈즈는 재미난 사건 의뢰를 받았다면서 개리뎁이란 희귀 성씨를 쓰는 사람 3명을 찾아달라는 의뢰였다고 설명했다. 왓슨은 그 때 런던 시내 전화번호부에서 1명의 개리뎁 씨를 찾아냈다. 그 사람은 바로 런던에 거주하는 네이선 개리뎁이란 사람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네이선 개리뎁 씨가 이 사건의 의뢰인이었다. 잠시 후 허드슨 부인이 들어와서 명함 하나를 건네주었다. 왓슨은 명함 속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사람 역시 개리뎁 씨였기 때문이다. 이번의 개리뎁 씨는 미국 캔자스 주 무어빌 출신의 변호사 존 개리뎁이란 사람이었다. 하지만 홈즈는 그 사람도 아니라고 말하며 존 개리뎁은 자신이 곧 만날 사람이라고 했다. 즉, 홈즈가 찾아야 하는 개리뎁은 제 3의 개리뎁 성씨를 쓰는 사람이었다.

그 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고 키가 작고 다부진 체격의 40대 남성이 들어왔다. 이 사람이 바로 존 개리뎁이었다. 그는 미국식 영어 억양이 약간 배어 있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영국식 영어를 구사했다. 홈즈는 존 개리뎁을 보고 영국에 온지 꽤 오래되었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존 개리뎁은 어떤 걸 보고 확신하였느냐고 홈즈에게 물었고 홈즈는 존 개리뎁이 착용한 양복구두를 보고 알았다고 한다. 모두 영국제 양복과 영국제 구두였기 때문에 확신한 것이었다. 이에 존 개리뎁은 자신이 생각보다 영국에 체류할 기간이 길어져서 필요한 물품을 몇 가지 구입했다고 대답하며 자신이나 홈즈나 모두 시간이 돈인 사람들이니 책상 위의 서류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화제를 돌렸다.

홈즈는 존 개리뎁에게 왜 네이선 개리뎁과 같이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는데 존 개리뎁은 네이선 개리뎁이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거칠게 화를 내며 마침 이 날 아침에 그 사람을 만나고 왔다고 한다. 자신이 홈즈의 사무실을 찾아온 이유도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홈즈는 왓슨도 사건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면서 존 개리뎁에게 문제의 유산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존 개리뎁은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대부호 알렉산더 해밀턴 개리뎁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얼마 안 되는 밑천으로 사업을 일으켜 미국에서 갑부가 된 인물이었는데 말년에 엄청난 면적의 부동산을 구입하느라 막대한 재산을 다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땅은 농지, 목초지, 광산을 고루 갖춘 좋은 땅이었다고 한다. 알렉산더 개리뎁은 자신의 독특한 성씨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조실부모한데다 형제도 일가친척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지냈다고 한다. 더군다나 일평생 독신으로 살아서 처자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존 개리뎁과는 우연히 성씨가 같다는 공통점으로 서로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하루는 알렉산더 개리뎁이 개리뎁 씨를 더 찾아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존 개리뎁은 자신은 한가하게 개리뎁 씨를 찾으러 다닐 만한 형편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알렉산더 개리뎁은 이제 자신도 늙어서 죽을 때가 되었는데 처자식도 없고 일가친척도 없는 몸이니 자신과 같은 성을 쓰는 다른 개리뎁 씨를 자식처럼 여기고 그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얼마 후 알렉산더 개리뎁은 자신과 성씨가 같은 3명의 개리뎁 씨에게 똑같이 유산을 3등분해서 물려준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고 한다. 두당 물려받게 될 유산은 현금으로 환산할 경우 무려 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존 개리뎁으로선 다른 개리뎁 씨를 찾아달라는 그의 말이 썩 내키진 않았지만 미국에서 평생 변호사로 일해도 못 벌 돈을 단지 2명의 개리뎁을 더 찾는 것만으로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 구미가 당겼다고 한다. 그래서 그날부로 변호사 일을 접고 나머지 2명의 개리뎁을 찾으러 다녔다. 하지만 그 넓은 미국 대륙을 이 잡듯이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개리뎁이란 성씨를 쓰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유산을 포기하려 했으나 역사가 더 오래된 나라로 가면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영국에 건너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런던에서 네이선 개리뎁 씨를 찾아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역시 독신이었고 남아 있는 핏줄이라고는 여자 친척 몇 명 뿐인데다 하나 있던 남동생은 얼마 전에 후사 없이 죽었다고 한다. 유언장엔 '3명의 남자 개리뎁'이라고 못 박혀 있었기 때문에 여자 친척들은 아무 쓸모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나머지 1명의 개리뎁을 찾아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3명의 개리뎁이 모이면 500만 달러의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지만 1명이라도 빠질 경우 단돈 1달러도 건드릴 수 없다고 한다.

홈즈는 다시 들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말하며 존 개리뎁에게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게 더 좋지 않느냐고 권했다. 하지만 존 개리뎁은 벌써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홈즈는 자신도 의뢰를 받았으니 나머지 1명의 개리뎁이란 성씨를 쓰는 남성을 찾으러 가겠다고 하며 그 전에 네이선 개리뎁 씨를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존 개리뎁은 만약 자신보다 먼저 개리뎁 씨를 찾아낸다면 넉넉히 사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존 개리뎁이 사무실을 나서려는데 홈즈가 캔자스 주에서 왔다고 하니 생각났다면서 혹시 라이샌더 스타 박사를 아느냐고 개리뎁에게 물었다. 1890년에 토피카[3]에서 시장을 지냈다는 인물이었다. 그러자 존 개리뎁은 "아! 그 사람 좋은 스타 박사! 아다마다요. 지금도 그 분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고 홈즈의 사무실을 나갔다.

존 개리뎁이 나가자 홈즈는 왜 그가 저토록 거짓말만 줄줄 늘어놓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본인 말로는 영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다고 했지만 그의 영국제 양복은 팔꿈치가 닳아 있고 무릎이 튀어 나와 있을 정도로 낡아 있었다. 그리고 신문에 광고를 냈다고 하지만 홈즈는 평소 취미가 신문 광고를 탐색하는 것인데 한 번도 그런 광고를 본 적이 없었다. 또 미국식 억양은 거의 다 사라지고 영국식 영어를 완벽에 가깝게 구사한다는 점 또한 의문점이었다. 결정적으로 라이샌더 스타 박사란 인물은 홈즈가 만든 가상인물이었다. 그런데 존 개리뎁은 아는 체를 했다. 이 점을 보면 존 개리뎁이란 사람은 꽤 오래 전에 미국을 떠나 영국에 정착한 사람임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이후 홈즈는 네이선 개리뎁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약속했고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의 집은 런던 내 독신자들이 모인 아파트 안에 있었다. 네이선 개리뎁은 대머리에 키가 크고 깡마른 체형의 60대 남성이었다. 그는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지 해부학 표본, 곤충학 표본, 인류학 표본 등 갖가지 표본들이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 네이선 개리뎁이란 인물은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는 재야의 학자인 듯하다. 그 밖에 옛날 동전을 모아놓은 상자, 부싯돌들을 모아놓은 진열장들도 있었고 박제 동물들도 있었다. 네이선 개리뎁은 주치의가 자신에게 운동도 하고 외출도 하라고 했지만 수집품 연구에 매여 있어서 좀처럼 시간이 안 난다고 했다. 그가 외출을 할 때는 오로지 소더비 경매장 같은 골동품 수집 경매할 때 뿐이라고 한다.

처음 존 개리뎁의 말을 들었을 때 네이선 개리뎁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도 처자식이 없는 독신이었고 하나 있던 남동생은 젊었을 적에 죽었으며 여자 친척은 아예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그러나 홈즈가 기이한 사건들을 많이 해결했다는 말을 들었기에 어딘가엔 반드시 있을 1명의 개리뎁 씨를 찾기 위해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존 개리뎁의 말이 옳고 그에게 조언을 구해야 하는 게 맞았지만 자신으로선 최선의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일 1명의 개리뎁 씨를 더 찾아내서 500만 달러란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는 수집품에 대한 애착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가 부동산을 취득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존 개리뎁은 일이 성사된다면 자신이 대신 네이선 개리뎁 몫으로 분배된 부동산을 모두 팔아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현재 경매장에 평생에 갖고 싶어했던 수집품이 벌써 10점이 넘게 올라와 있는데 단 돈 몇백 파운드가 없어서 못 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자신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수집품을 갖게 되는 것이고 제 2의 한스 슬로안이 될 것이라고 야심을 밝혔다.

홈즈는 네이선 개리뎁에게 이번 주 이전만 해도 존 개리뎁에 대해선 전혀 몰랐느냐고 물었다. 네이선 개리뎁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그를 만난 것도 지난 주 화요일이 처음이었다고 대답했다. 존 개리뎁이 오늘 아침 홈즈를 찾아왔던 일에 대해서 말하더냐는 질문엔 처음엔 자신의 명예가 더럽혀졌다고 화를 내더니 돌아갈 때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고 했다. 다만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네이선 개리뎁에게 금전적인 요구를 한 적도 없었고 다른 꿍꿍이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고 한다. 혹시 전화 약속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네이선 개리뎁은 있었다고 대답했다. 수집품 중엔 특별히 값 나갈 만한 물건은 없다고 하며 그가 이 집에 거주하게 된 지는 5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존 개리뎁이 갑자기 등장해 나머지 1명의 개리뎁을 찾아냈다는 낭보를 가지고 왔다. 존 개리뎁은 어떤 신문 광고를 내밀며 나머지 1명의 개리뎁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광고는 버밍엄에 있는 어느 농기계 회사의 광고였는데 그 회사 대표 이름이 하워드 개리뎁(Howard Garrideb)이었다. 존 개리뎁은 버밍엄에 있는 자신의 대리인이 지방 신문에 난 광고를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이미 이 회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네이선 개리뎁 씨가 내일 오후 4시까지 찾아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네이선 개리뎁은 본인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에 썩 내키지 않아 했지만 존 개리뎁은 자신이 갈 경우 이상한 소리나 늘어놓는 뻥쟁이 미국인 취급 받기 좋지만 네이선 개리뎁은 신용이 확보된 영국인이므로 더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가 가는 게 더 좋다고 강권했다. 더군다나 자신은 미국 대륙에서 이곳으로 날아왔지만 네이선 개리뎁은 고작 런던에서 160km만 가면 되는데 뭘 망설이냐며 치근했다.

이에 홈즈도 존 개리뎁의 말에 동조하며 네이선 개리뎁의 버밍엄 행을 강권했다. 그 후 존 개리뎁은 네이선 개리뎁이 버밍엄으로 떠날 때 들르겠다며 돌아갔다. 그리고 홈즈는 네이선 개리뎁에게 수집품을 구경하고 싶은데 내일 와서 둘러봐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네이선 개리뎁은 대환영이라고 하며 관리인에게서 열쇠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이후 홈즈는 네이선 개리뎁에게 이 집을 소개해 준 부동산으로 가서 정보를 알아보려 했으나 그 날 부동산 문이 닫혀 있어서 하는 수 없이 오늘은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같이 길을 걷는 동안 홈즈는 왓슨에게 혹시 아까 그 농기계 회사 광고를 보고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왓슨은 쟁기의 철자를 'plow'라는 틀린 철자로 썼다고 지적했다. 홈즈는 왓슨의 관찰력을 칭찬하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건 틀린 철자가 아니라 미국식 영어라고 지적했다.[4] 신문사에서는 써주는 대로 인쇄했기 때문에 그대로 실렸을 것이었다. 그리고 농기계로 나온 자분정이란 것도 영국보다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것이었다.[5] 전형적인 미국식 광고인데 영국 회사에서 낸 것처럼 꾸민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 광고는 존 개리뎁이 낸 것이 틀림 없는데 그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홈즈는 네이선 개리뎁에게 헛수고라는 걸 말하고 싶었지만 차라리 그가 없어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관두었다고 한다.

4.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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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홈즈가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 스코틀랜드 야드로 가서 레스트레이드 경감을 만나 존 개리뎁에 관한 정보를 조사했다. 그런데 미국 캔자스 주 출신의 변호사로 알려진 존 개리뎁의 정체는 일명 '살인자 에반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제임스 월터라는 흉악범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그는 미국에서 3명을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배후의 정치 세력을 이용해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그가 영국으로 건너온 건 이 사건 9년 전인 1893년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불과 2년 후에 카드놀이 도중에 총으로 사람을 사살하는 사고를 쳤다.

피해자는 역시 같은 미국 시카고 출신의 화폐 위조범 로저 프레스콧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1900년 8월에 석방되어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는데 정직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기를 소지하고 다니며 언제라도 총을 쓸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제임스 월터에게 사살된 로저 프레스콧이란 사람은 악명 높은 화폐 위조범이었는데 그가 죽은 지 6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위조지폐를 만든 기계를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홈즈는 네이선 개리뎁의 집으로 가서 관리인을 만났다고 한다. 의뢰인인 네이선 개리뎁은 정말로 5년 전에 그 집에 입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네이선 개리뎁이 이사오기 전에 1년 동안은 비어 있었다고 한다. 네이선 개리뎁 이전에 그 집에 거주했던 사람은 월드론이란 이름의 남성이었다고 한다. 관리인은 월드론의 생김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현재까지도 행방불명이었다고 한다. 그는 검은 피부에 키가 크고 수염을 잘 기른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로저 프레스콧 역시 키가 크고 수염을 잘 기른 검은 피부의 남성이었다고 한다. 이로 볼 때 네이선 개리뎁 이전에 그 집에 거주했던 사람이 바로 화폐 위조범 로저 프레스콧이었고 그의 위조지폐 제조 기계는 바로 그 집 어딘가에 잠자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제임스 월터가 이런 사기극을 꾸민 이유 역시 바로 그 기계를 차지할 목적에서였다. 하지만 이 네이선 개리뎁이란 인물이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외출시키기 위해서 있지도 않은 알렉산더 해밀턴 개리뎁이란 가공인물의 유산을 거론한 것이었다. 홈즈와 왓슨은 낡은 리볼버를 챙기고 네이선 개리뎁의 집으로 향했다.

관리인이 자물쇠로 잠긴 문을 열어준 덕에 홈즈 일행은 네이선 개리뎁의 집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홈즈와 왓슨은 진열장 뒤로 몸을 숨겼다. 잠시 후 제임스 월터가 문을 따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제임스 월터는 주변을 한 번 살핀 후 외투를 벗고 방 가운데 있는 탁자로 가서 탁자를 치운 뒤 밑에 깔린 카펫을 둘둘 말아 걷었다. 그리고 품 안에서 작은 지렛대를 꺼내 무릎을 꿇고 마루의 틈 사이로 밀어넣어 마루청을 뜯었다. 그리고 촛불을 밝힌 뒤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하에 든 뭔가를 꺼내서 올라가려 할 때 홈즈와 왓슨이 덮쳤다.

홈즈와 왓슨이 총을 겨누자 월터는 멋쩍은 표정을 하며 체념하는 척하더니 잽싸게 권총을 꺼내 두 방을 쏘았다. 한 발은 빗나갔지만 나머지 한 발은 왓슨의 허벅지를 맞추었다. 이에 홈즈가 곧바로 달려들어 권총으로 월터의 머리를 후려쳤다. 월터는 곧바로 얼굴 위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홈즈는 왓슨을 부축해 의자에 앉히고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왓슨에게 제발 다치지 않았다고 말해 달라며 심하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상처를 보니 총알이 스친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가 보니 과연 프레스콧의 위조지폐 제조 기계와 수천 장의 위조지폐가 있었다. 제임스 월터는 영국 어디서나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돈이니 마음대로 가져가서 쓰라고 한 뒤 자신을 풀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홈즈가 그런 말을 들을 리가 없다. 제임스 월터는 로저 프레스콧이 먼저 카드놀이 도중에 시비를 걸었기에 사살한 것이었고 덕분에 5년 넘게 감옥에서 썩어야 했다고 했다. 프레스콧의 위조지폐는 육안으로는 진짜 지폐와 전혀 구분이 안 되었고 만약 자신이 프레스콧을 죽이지 않았다면 지금쯤 영국은 프레스콧이 위조한 돈이 마구 돌아다녀서 영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영국 경찰 누구도 프레스콧의 아지트를 알지 못한 상태였다. 오로지 제임스 월터 본인만이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프레스콧의 아지트는 시간이 흘러서 네이선 개리뎁이란 특이한 성씨를 쓰는 곤충 채집가가 차지하게 되었다. 네이선 개리뎁은 자신의 수집품에 빠져 좀처럼 외출을 하는 일이 없었기에 그를 어떻게든 외출하게 하려고 이런 계획을 짠 것이었다. 물론 그 늙은 곤충 채집가 쯤이야 한 방에 죽여 없애버릴 수 있었지만 제임스 월터 본인은 마음이 약해서 상대가 총을 들고 있지 않는 한 함부로 살인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즈 일행에게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네이선 개리뎁을 죽이지 않았고 또 위조지폐 기계를 사용하지도 않았다면서 자신은 아무 죄를 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심지어는 자신이 수프 접시만한 메달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홈즈는 이건 경찰과 법원이 판단할 일이라며 그를 경찰에 넘겼다.

사건이 해결된 후 스코틀랜드 야드에선 골칫거리였던 프레스콧의 화폐 위조장비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 몇몇 수사관들은 제임스 월터가 주장한대로 그에게 접시만한 메달을 수여해야 한다고 진지하게 주장할 기세였으나, 냉정한 법원은 제임스 월터를 다시 감옥으로 보냈다. 그리고 제임스 월터의 농간에 놀아났던 네이선 개리뎁은 자신이 꿈꾸었던 막대한 유산과 완성된 수집품이 모두 허상이었다는 걸 알고, 정신적 충격을 너무 심하게 받은 나머지 신경쇠약에 걸려버리는 바람에 요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5. 여담


[1] 2024년 기준 환율로 66억 2440만 원이라는 엄청난 거금이지만 작중 시점이 120년 전이다 보니 현재 기준으론 약 9천만 달러, 즉 한화로 12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돈이다.[2] 그 유명한 대영박물관의 설립자다.[3] 미국 캔자스 주의 주도.[4] 참고로 영국식 영어에서 쟁기는 'plough'라고 쓴다.[5] 자분정은 땅 속 지하수를 끌어내 밭에 물을 대는 우물의 일종이다. 건조한 미국 중부 평야 지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1년 365일 중 360일간 비가 오는(...) 영국에서는 전혀 필요없는 물건이다.[6]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에서는 홈즈가 왓슨과 레스트레이드의 칭찬에 기뻐서 얼굴을 붉히고, 레스트레이드가 자신을 향해 진심어린 경의를 표하자 감격하기도 한다.[7] 주석판에서는 '어쩌면 에번즈가 <셜록 홈즈의 모험>을 읽고 이런 음모를 꾸몄을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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