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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31 13:07:21

빨간 머리 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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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d-Headed League

1. 개요2. 줄거리
2.1. 결말
3. 등장인물4. 평가5. 매체6. 여담

1. 개요

셜록 홈즈의 모험 수록 작품. 1891년 8월에 스트랜드 매거진에서 처음으로 연재되었다. 셜록 홈즈 단편들 중 가장 유명한 축에 속한다.[1]

2. 줄거리

1890년 10월 9일, '자베스 윌슨'이라는 남자가 기묘한 사건으로 홈즈에게 의뢰를 한다. 그는 코버그 가[2]에서 전당포를 운영 중인데 최근에 빈센트 스폴딩이라는 유능한 젊은이를 새로 점원으로 들이게 되고[3], 그로부터 '빨간 머리 연맹'이라는 기묘한 단체에 대해서 듣게 된다.

빨간 머리 연맹은 미국의 괴짜 백만장자 '이즈키아 홉킨스'가 설립한 단체로, 자신이 빨간 머리라서 세상의 모든 빨간 머리들에게 동정심을 품게 되어 죽을 때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이자를 빨간 머리들에게 쓰기 위해 설립했다고 한다.[4] 빨간 머리 연맹에 가입하면 연간 200파운드 가량을 얻을 수 있는데,[5] 홉킨스의 고향이 런던이라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서 자격은 오직 런던에 거주하는 성인 남자이며, 흐린 빨간 머리나 너무 어두운 빨간 머리는 안 되고 오직 불타는 듯한 빨간 머리만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장사가 시원찮았던 자베스는 지정된 날 즉각 연맹 사무소에 갔고, 책임자인 덩컨 로스에게 면접을 보는데, 다른 지원자들이 모두 탈락한 것과는 달리 덩컨 로스와 만나자마자 합격 판정을 받는다.[6] 그가 받은 테스트는 머리를 잡아당겨보는 것뿐이었는데, 덩컨 로스 왈 가발을 쓰거나 염색을 하고 온 놈들을 많이 봐서 그렇다고. 그리고 덩컨은 자베스에게 1주일에 4파운드를 받는 대신 순전히 명목상의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 일이라는 것은 10시부터 2시까지, 4시간 동안 한 발자국도 연맹 사무실에서 나가지 않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베껴 쓰면 되는 것. 자베스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아무튼 돈을 받았기 때문에 8주 동안 계속 일을 하면서 백과사전의 A 항목을 거의 다 베껴 썼다.[7]

하지만 B 항목으로 들어가려던 참에 사무실에는 갑자기 '빨간 머리 연맹이 해체되었다'는 공고가 붙는다. 건물주에게 물어보아도 덩컨 로스의 행방을 알 수 없고, 빨간 머리 연맹이라는 단체는 전혀 모르며 주인은 덩컨의 이름이 법무사인 '윌리엄 모리스'라고 알고 있었다. 하여 주인에게 들은 이사했다는 주소로 가보았지만 그곳은 사무실이고 뭐고 없고 무릎 보호대 공장이 있었기에[8], 모르는 일 투성이라 할 수 없이 홈즈에게 의뢰한 것. 누군가 장난을 친 것으로 보기에는 32파운드[9]나 되는 돈을 쓴게 너무나도 이상했기에 의뢰했지만, 정작 홈즈와 왓슨이 빨간 머리 연맹이 해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곤 빵 터져버린 탓에 자베스에게 뭐가 웃기냐는 말을 짜증과 같이 듣어서 사과해야 했다.

이 사건을 접수한 홈즈와 왓슨은 진상을 밝혀 나간다.

2.1. 결말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실 빈센트 스폴딩의 정체는 존 클레이라는 흉악범이다. 명문가 출신으로 할아버지는 왕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공작이며, 본인은 이튼 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이다.[10] 살인, 절도, 화폐 위조를 저지르면서 다닌 상습 범죄자로 아직 잡히지 않고 추적을 받고 있다. 홈즈에 의하면 아마 런던에서 네번째로 똑똑한 남자. 덩컨 로스, 즉 빨간 머리 클럽의 회원으로 위장했던 빨간 머리 짝패의 본명은 아치.[11]

시티 앤 서버번 은행은 지불 준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랑스의 은행으로부터 3만 나폴레옹[12][13]의 금괴를 빌려서 지하실에 보관해두고 있었으며, 존 클레이가 노린 것이 바로 이 금괴였다. 이 은행은 마침 자베스 윌슨의 전당포와 등을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존 클레이는 사진을 현상한다는 핑계로 전당포 지하실에 들어가 땅굴을 파고 들어가 은행 지하실의 금괴를 훔치려 했던 것. 존 클레이가 월급을 절반만 받고 일한 것도 처음부터 금괴를 노리고 전당포에 취직했기 때문이었다.

빨간 머리 연맹은 자신의 동료와 자베스가 둘 다 빨간 머리라는 점에 힌트를 얻어서, 자베스가 매일 일정 시간동안 바깥으로 나가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꾸며낸 것이었다. 결국 모든 것을 추리해낸 홈즈는 경찰과 함께 은행 지하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땅굴을 파고 들어온 존 클레이 일당을 그 자리에서 체포한다. 존 클레이가 나를 왕족답게 대하라고 허세를 부리자 존스 경감은 낄낄대면서도 전하라고 말만은 공손하게 부르며 압송했고, 그러자 존 클레이도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라며 순순히 연행된다. 사실 왕족이라는 말에 진짜로 급공손해진건 물론 아니고 그냥 장단 맞춰서 놀아준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로써 피터 존스는 오랜 세월 동안 추적하던 숙적을 붙잡는 데 성공한다.

만약에 클레이 일당이 자베스에게 하루만 더 베껴쓰기 일을 시켜서 주급까지 깔끔히 지불했다면 자베스는 그날 홈즈를 찾아갈 일은 없었을 것이고, 범행은 성공했을 지도 모른다. 금고가 털린 이후에야 자베스든 경찰이든 누군가가 홈즈를 찾아갔다고 해도 이미 멀리 야반도주해버린 클레이 일당을 잡기는 아주 힘들었을 테니까.

다만 이건 4파운드를 아끼기 위해 마지막날 파토를 냈다기보다는, 범행 당일이니만큼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벌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 윌리엄 모리스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면서까지 빨간 머리 연맹에 대한 의문을 빙빙 꼬아놨는데, 이건 갑작스럽게 연맹이 해체됐다는 소식을 들은 자베스를 그 가상 인물이 있다는 장소로 찾아가도록 심리 유도해내서[14] 바로 가게로 돌아가지 못하게 멀리 떨어뜨려놓음으로써 범행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려고 했었던 존 클레이의 모략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자베스가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홈즈를 찾아 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완전히 틀려먹은 전략이 되었다는 것에 있다.

자베스는 기대했던 큰 돈을 받던 일이 날아가 안타까워했지만 그래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닌 꽤 많은 돈을 받은 터였고, 홈즈의 말마따나 A로 시작하는 단어들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었으니 그럭저럭 넘어가기로 한다.[15][16]

3. 등장인물

4. 평가

아서 코난 도일이 꼽은, 그가 두 번째로 좋아한 홈즈 이야기이며 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다만 꽤 큰 오류가 있는데, 홈즈가 땅바닥을 지팡이로 두들기면서 땅속이 비어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부분이다. 두드려서 알 수 있을 정도로 땅을 팠다면, 실제로는 갱도에 지지대를 설치 안했다면 싱크홀이 일어났을 것이다. 또한 전당포 건물 바로 뒤에 은행이 등을 맞대고 있었으니 굳이 땅바닥 두들길 필요도 없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좀처럼 외출을 안 하는 집주인을 거액의 돈을 미끼로 꾀어내는 플롯은 세 명의 개리뎁[20], 사건의 의뢰인을 특정 장소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일을 시키는 플롯은 증권 거래소 직원에서도 쓰인다.[21]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 클레이가 정작 금괴를 실어 내갈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이야기 맨 끝부분에서 홈즈는 이번 사건으로 돈을 좀 썼지만 은행이 대신 갚아줄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돈을 쓰는 장면이 전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사건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음악회 티켓값 정도뿐이다.

"빨간 머리라는 이유만으로 연맹까지 만들어 돈을 주는 게 말이 되나?"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서양권에서는 지금도 진저 차별(빨간 머리 차별)이 묵시적으로 존재한다. 특히 작중 배경인 영국에서는 진저가 아일랜드계의 상징이다보니 잉글랜드가 아일랜드계를 차별하면서 생기는 빨간 머리 혐오가 암암리에 깔려 있었다. 사람들이 익히 아는 빨강머리 앤에서 주인공인 앤이 빨간 머리가 싫어 어두운 색으로 염색하려다 실패하는 바람에[22] 머리를 단발로 밀어버리는 장면 역시 이런 차별 정서에서 나왔다. 자세한 건 해당 항목 참조. 빨간 머리 연맹이라는 아이디어에는 이런 시대적 차별이 기저에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5. 매체

6. 여담



[1] 고등학교 영어1 교과서에 실린 적이 있다. 일부 디테일은 잘렸지만 주요 내용은 같다.[2] Saxe-Coburg Street. 앨버트 공의 가문인 작센코부르크고타 왕조에서 딴 이름이다. 실제로는 런던에 없고 아일랜드에 있는 명칭이다[3] 스폴딩 본인이 월급을 다른 사람의 절반만 주어도 괜찮다고 했더란다.[4] 언뜻 들으면 황당한 사유처럼 느껴지겠지만, 서구권에서 빨간 머리에 대한 차별은 의외로 역사가 유구하다. 특히 셜록 홈즈의 배경인 영국에서 빨간 머리는 아일랜드인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 당시 아일랜드인에 대한 영국인들의 차별은 거의 미국의 인종차별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다. 한국 독자들에게 와닿게 표현하자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 살던 어느 조선인 갑부가 '조선인이라 차별과 멸시를 당연하게 당하는 동포들을 보자니 가슴이 아프므로 내가 벌어들인 재산의 전부를 조선인들을 위해 쓰겠다'라고 한 것과 비슷하다.[5] 현재 물가로 3천~4천만원 상당이다.[6] 빨간 머리 연맹은 빨간 머리의 확산에도 신경을 쓰는지라 미혼자는 안되지만, 윌슨의 빨간 머리는 너무 훌륭해서 봐줬다고 한다.[7] 사실 브리태니커 사전의 A 항목을 4×7×8=224시간 동안 다 쓰는 건 불가능하다. 이유는 워낙 양이 방대해서. 작중 시점인 1890년에는 현재보다 내용이 적었겠지만, 그래도 많은 건 마찬가지다.[8] 정확한 주소는 아니지만, 실제로 그 주소 근처에 공장이 존재했다고 한다[9]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5-600만원 정도 되는 거금이다.[10] 즉 신분상 거의 금수저이며 거기에다 실력을 합치면 그야말로 엄친아스러운 인간. 이런 남부러울 것 없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존 클레이는 심각한 상습 범죄자였는데 이유는 작중에서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다만 잡혀가는 와중에도 왕족이랍시고 허세를 부려대던 걸 보면 신분상(공작가 직계에 왕족의 핏줄까지 흐르고 있다) 잡힌다고 해도 큰 위험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있어서 이를 믿고 상습범죄를 즐긴게 아닌가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당시 영국도 이미 법치국가라 왕족의 피건 뭐건 살인까지 저지른 1급 범죄자면 얄짤없이 잡혀가긴 하지만, 자기가 돈 쓰고 빽 쓰면 적당히 형을 줄이거나 집행유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혹은 실제로 형을 줄이거나 집행유예 받는) 사람은 현대에도 널리고 널려있는지라.[11] 제리 닐 윌리엄슨은 '젊은 스탬퍼드의 슬픈 사건'이라는 에세이에서 이 아치가 나중에 <자전거 타는 사람>에서 언급되는 서리 주 파넘 근처에서 붙잡힌 위조범 아치 스탬퍼드와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어이없게도 왓슨을 홈즈에게 소개해 준 스탬퍼드 군도 이 아치와 동일인물로 보고 있으므로 신빙성은 아주 낮다.[12] 금의 단위, 1나폴레옹은 20프랑 금화.[13] 이 블로그에 따르면 20프랑의 금화는 5.8g 정도의 금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현재 1g당 6~7만원을 왔다갔다 하므로 20프랑= 한화 35~40만원. 즉 3만 나폴레옹 금화는 현재 가치로 약 120억에 달하는 거금이다. 물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약 120년 전의 영국과 현대 사이의 물가 상승율을 감안하면 그보다도 몇 배는 높은 가치의 금액.[14] 대부분의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그 장소로 찾아갈 것이다. 돈을 받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그것이 도대체 뭔지 궁금해서라도.[15] 다만 그들이 그런 엉뚱한 장난을 쳤던 것 치고는 꽤나 많은 돈을 썼다며 의아해하는 모습도 보였다.[16] 홈즈는 대략 30파운드 가까이 벌지 않았냐고 했다. 받은 돈은 32파운드였지만 종이랑 잉크 값이 만만찮게 들어가서...[17] 작중 시점을 고려하면 청나라.[18] 수작업을 하는 사람, 특히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의 근육이 왼손보다 크게 발달하는데 홈즈는 윌슨의 손이 오른손이 왼손보다 약간 큰 것을 보고 손 쓰는 일을 한다고 여겼고, 가슴팍에 프리메이슨의 엄격한 서열규칙을 위반하고 호와 컴퍼스로 된 핀을 부착한 걸 보아 목수, 그것도 프리메이슨의 회원임을 간파했다. 그리고 오른쪽 소맷자락이 5인치쯤 아주 반질반질해지고 왼쪽 팔꿈치, 즉 책상 닿는 부분에 천을 덧대 꿰맨 모습을 보고 최근 글씨를 많이 쓰는 일을 한다 추리해냈고, 오른쪽 손목에 있는 중국 특유의 핑크빛 물고기 문신과 시곗줄에 건 중국 엽전을 보고 중국에 다녀온걸 알아냈다.[19] 네 사람의 서명 사건에 대해, 사건을 직접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상세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언급하는 장면이 나와, 일각에서는 이 피터 존스 경감이 네 사람의 서명에 등장한 애설리 존스 경감과 동일 캐릭터이며 작가의 혼동으로 인해 이름이 바뀐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작가는 존 왓슨의 이름도 제임스라고 잘못 적은 전적이 있다.[20] 본작에서는 연맹에서 나오는 일당, <세 명의 개리뎁>에서는 유산.[21] 연구자들은 증권거래소 사건의 전말을 신문에서 보고 클레이가 아이디어를 얻었으리라고 주장한다.[22] 그러잖아도 머리색에 컴플렉스가 있던 앤이 방문 판매상의 사연팔이에 마음이 동해 염색약을 샀는데, 뭔가 잘못 사용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가짜 약이었는지 머리가 녹색이 되어버렸다. 감수성 예민한 앤답게 "지금까지 빨간 머리가 제일 미운 줄만 알았는데 녹색이 더 끔찍해요"라며 펑펑 우는 것은 덤.[23] 모리어티, 모란 대령,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튼을 셋으로 꼽는 연구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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