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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1. 이벤트
Monologue: 나는 즉각 에덴의 능력자로부터 얻은 미러 피스의 해석을 진행하고 있었다. 원래는 미틸의 몸 상태 개선을 위한 연구 해석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걸 발견했다. 이 두 번째 미러 피스와, 첫 번째의 차이점── 아무래도 놈들은 미러 피스에, 자신의 능력 인자를 융합시켜 변신하는 것 같다. 부족한 기술력을 [ruby(요정, ruby=디바)]의 힘으로 보충한, 진품 이상인 모조 보검...이라고 해야 하나.
아큐라: "셋팅 완료다... 어때, 로로?"
RoRo: "음~... OK. EX 웨폰 시스템 올그린. 문제없어. 언제든지 쓸 수 있거든."
Monologue: [ruby(EX, ruby=엑스)] 웨폰 시스템── 놈들에게서 빼앗은 미러 피스를 로로에게 설치하는 것으로, 놈들이 쓰는 [ruby(제7파동, ruby=세븐스)]을 [ruby(유사 재현, ruby=미러링)]하는 시스템. 원래부터 설치되어 있던 [ruby(푸른 뇌정, ruby=암드 블루)]을 유사 재현한 무기── 스파크 스텔라와 미션 중에 전환하는 식으로 쓸 수 있다.
아큐라: "성공했나 보군."
RoRo: "부족했던 출력은 내 AB 드라이브로 보완한다는 생각, 괜찮은데. 하지만 그것 때문에 EX 웨폰을 써서 웨폰 게이지가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동안엔, 플래시 필드── 배리어가 발동하지 않게 되니 그 점에 주의해야겠지? 뭐, 스파크 스텔라도 그런 점에서 같으니까 헷갈릴 건 없겠지만."
Monologue: 웨폰 게이지는 자동 회복은 되지만, 블리츠와 달리 리로드는 안 된다. EX 웨폰을 쓰면, 당분간 미사일 등 적의 화기는 막을 수 없게 되지...
아큐라: "EX 웨폰... 방어를 포기한 양날의 검──"
RoRo: "아큐라 군은, 그런 표현을 참 좋아하나 봐."
해당 스크립트는 G7 스테이지 중 하나를 클리어하면 나온다.
──어떤 나라에 있는 에덴의 거점 요새 '베라덴'. 제단에서, 수많은 동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녀인 판테라가 기도를 하고 있었다.
판테라: "...! 제가 가진 미러 피스를 통해 전해지는 이 감각── 여러분... 방금 우리의 동지ㆍG7의 전사가, 또 한 분 쓰러졌습니다..."
에덴 병사: "그럴 수가...! 에덴 최강의 전사 중 세 명이나!?"
에덴 병사: "판테라 동지, 우린 뭘 어찌 해야...!"
Monologue: G7은 에덴 최강, 불패의 칠인... 벌써 세 명이나 쓰러질 줄이야...
에덴의 구성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판테라: "여러분, 당황하지 마세요. 이별은 슬픈 일이지만, 모든 것은 G7도 동의한 것... 그분들이 남긴 미러 피스. 지금은 적의 손에 넘어가면서도, 다양한 [ruby(제7파동, ruby=세븐스)]과의 융합 경험 및 실전 운용을 하며 순조롭게 [ruby(보편화, ruby=노멀라이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제 기도와 계획은 완성될 거예요. 지금은 그저, 이상에 순종하여 세상을 떠난 동지에게 사랑의 기도를 드립시다──"
그리고 베라덴은 정적에 휩싸인다...
해당 스크립트는 G7 스테이지 중 셋을 클리어하면 나온다.
2. 토크 룸
2.1. 인트로 스테이지 클리어 후
미틸: 『요즘 컨디션이 엄청 좋아. 역시 로로의 그 신기능 덕분인가?』
RoRo: "에이, 그 정도 갖고 뭘~"
Monologue: 아무래도 미틸은, 로로의 모드 체인지를 내 새로운 발명이라 믿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는 미러 피스와 로로의 [ruby(제7파동, ruby=세븐스)] 유인자 스캐닝 기능이 우발적으로 맞물려서 발생한 미지의 현상이지만......
노와: "데이터를 봐도, 미틸 님은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계십니다. 미틸 님의 말씀대로 정말 로로의 '신기능'에 의한 영향이 아닌지..."
Monologue: 역시 미러 피스와 미틸의 몸 상태에 무슨 연관성이 있는 듯하군. 그 후에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로로를 데리고 미틸과 대화를 나누자... 로로가 그 형태── P-돌로 변신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 P-돌 형태가 되면 로로의 스펙이 현저하게 상승하지. 그 상태에서 내 재킷과 연동하면 나 자신의 강화로도 이어진다── 미션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미틸과 종종 대화하는 편이... 아니, 미틸과 대화하는 데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나도 참... 무슨 생각을...
아큐라: "또 보러 올게. 그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
미틸: 『와아, 양갱이다!』
Monologue: 미틸은 건강 관리 때문에 영양사가 정해준 식사만 할 수 있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허용된다.
미틸: 『이거, 엄청 맛있어! 다음 주도 양갱으로 할까?』
노와: "다음 주에는 초콜릿을 드시겠다고 했는데, 바꿔드릴까요?"
미틸: 『아~ 어쩌지. 초콜릿도 먹고 싶은데.』
아큐라: "잠깐... 다음 주 몫까지 벌써 정해져 있나?"
노와: "다음 주는 물론 1년 치까지 있습니다."
Monologue: 노와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그 종이에는 미틸이 좋아하는 과자와 디저트가 목록으로 정리되어 있고, 정말 1년 치 몫까지 다 채워져 있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군.
Monologue: 방에 들어오니, 미틸이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쓴 채 떨고 있었다.
아큐라: "왜 그래? 몸이 안 좋아?"
Monologue: 미틸은 이불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창백한 얼굴에 잔뜩 겁먹은 눈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미틸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내 뒤를 손으로 가리켰다.
아큐라: "설마 적인가!"
Monologue: 뒤를 돌아보니 새까만 해충이 벽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나는 근처에 있던 잡지를 둘둘 말아, 재빠르게 벽을 힘껏 내리쳤다.
노와: "무슨 일이십니까? 엄청난 소리가 났습니다만..."
아큐라: "방에 해충이 나왔다. 위생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이 모양이지?"
노와: "위생 관리 책임자를 문책하겠습니다. 미틸 님, 무섭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위생 관리 책임자에게는 더 큰 공포를 맛보게 하겠습니다."
아큐라: "적당히 해둬. 일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곤란하니까."
RoRo: "너네 둘 다 무섭거든..."
Monologue: 미틸의 방에 잡지가 쌓여 있다.
아큐라: "이 잡지는 노와가?"
Monologue: 미틸은 잡지를 읽다가 고개를 들어 웃는 얼굴로 끄덕였다.
미틸: 『요즘 어떤 게 유행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더니, 잡지를 엄청 많이 가져다줬어.』
Monologue: 패션지와 만화 잡지는 그렇다 치고... 아무리 봐도 미틸이 관심 없을 듯한 낚시 잡지와 오토바이 잡지까지 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라는 노와 나름의 배려겠지만...
아큐라: "응?"
Monologue: 문득 미틸이 읽고 있는 잡지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잘못 읽은 게 아니라면, 분명 『오늘부터 시작하는 흑마술』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이... 나는 미틸의 손에서 잡지를 빼앗고, 대신 십자말풀이 잡지를 쥐어주었다.
아큐라: "미틸, 읽을 거면 이 잡지를 봐."
Monologue: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여기 있는 잡지는 한 번 검열하는 편이 좋겠군.
Monologue: 미틸이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가보니, 미틸은 침대에 축 늘어져 있었다.
아큐라: "미틸, 괜찮아?"
Monologue: 미틸은 나를 보자 떨리는 손을 태블릿에 뻗으려고 한다.
아큐라: "무리 안 해도 돼. 한숨 푹 자."
Monologue: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미틸의 손을 꼭 잡았다.
아큐라: "난 여기 있어. 늘 곁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안심해..."
Monologue: 그러자 미틸은 안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미틸: 『아큐라 군, 내일 말야. 첼로 연주가가 오기로 했어.』
아큐라: "첼로?"
노와: "음악계에서 유명한 실력파 첼리스트를 초대할 예정입니다."
Monologue: 노와는 이 요양소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의사와 조리사 등 미틸과 관련된 사람은 전부 그녀가 부르고 있다. 그 첼리스트인가 뭔가도 노와가 준비했겠지...
아큐라: "첼리스트는 왜?"
노와: "요양을 위해 방에 틀어박혀 계시면, 미틸 님도 지루해하실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제가 초대했습니다."
Monologue: 노와다운 배려로군. 나는 흉내조차 못 내겠어.
미틸: 『아큐라 군은 첼로 연주, 직접 들어본 적 있어?』
아큐라: "아니, 없는데..."
미틸: 『그럼 같이 듣자. 분명 근사한 시간이 될 거야.』
미틸: 『아큐라 군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면... 난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아큐라 군이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면 좋겠어. 나, 아큐라 군의 짐이 되는 건 싫어.』
Monologue: ...몇 번이고 들은 말이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날이 계속되거나 악몽을 꾸었을 때, 미틸은 늘 이런 말을 했다.
아큐라: "넌, 그런 생각 안 해도 돼..."
미틸: 『나, 아큐라 군이 즐거운 일을 많이 알았으면 해. 나 때문에 아큐라 군이 괴로워하는 건 싫어.』
Monologue: 미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큐라: "널 짐이라 생각해본 적 없고, 생각할 리도 없잖아... 그러니까 울지 마."
Monologue: 눈물을 닦고 떨리는 어깨를 감싸 안는다.
아큐라: "네 병은 반드시 나을 거야. ...아무 걱정 하지 마."
미틸: 『저기, 아큐라 군. 나 평소와 좀 다르지 않아?』
아큐라: "이 냄새... 향수?"
Monologue: 방에 들어오니 좋은 향기가 계속 나서 뭔가 했는데...
미틸: 『딩동댕♪ 노와에게 빌렸는데 어때?』
아큐라: "나쁘진 않지만... 난 없는 편이 더 좋은데."
미틸: 『진짜 노와가 말한 대로네. "아큐라 님은 어른의 매력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아마 미틸 님이 향수를 뿌리셔도 없는 편이 더 낫다고 하실 겁니다." ...이렇게 말했거든.』
아큐라: "난, 지금 너한테 향수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서 말한 거야.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해도 돼."
Monologue: 그렇게 말하자 미틸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큐라: "...걱정 안 해도 넌 어른이 될 수 있어. 그러니 조급해하지 마."
미틸: 『고마워.』
미틸: 『전부터 궁금했는데, 노와의 옷은 본가의 시녀 분들과 다르네?』
노와: "이 옷은 제가 직접 마련한 것입니다. 제복은 따로 있지만, 그 녀석... 크흠, 시녀장이 준 옷은 제 취향에 맞지 않았거든요."
미틸: 『아직도 시녀장님과 사이가 안 좋구나... 그럼 그 옷은, 노와의 취향이야?』
노와: "저도 여자아이랍니다... 멋부리고 싶은 마음은 잊지 않았어요."
미틸: 『그래! 메이드복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여자애라면 누구나 예쁘게 꾸미고 싶은 법이지!』
Monologue: 두 사람은 옷 이야기에 잔뜩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노와가 '여자아이'에 해당하는 나이일까? 내가 철들었을 무렵부터 외모는 그대로인데...
노와: "아큐라 님, 제게 하실 말씀이라도?"
아큐라: "...아무것도 아냐."
Monologue: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말자.
미틸: 『아큐라 군, 로로는 잘 지내?』
아큐라: "그래, 너무 잘 지내서 곤란할 지경이야."
Monologue: 미틸의 침대 위로 로로가 날아왔다.
RoRo: "미틸, 보고 싶었어!"
미틸: 『나도 그래, 로로.』
Monologue: 로로는 AI 육성을 위해 미틸의 말동무가 된 적이 있어서, 두 사람(?)은 사이가 아주 좋다.
아큐라: "미틸, 외롭진 않아? 네가 원하면 또 로로 같은 말동무를 만들어줄게..."
미틸: 『아니, 난 괜찮아. 이렇게 아큐라 군이 만나러 와주기만 해도 그걸로 충분해.』
아큐라: "...그래."
RoRo: "나도 만나러 올게."
미틸: 『응, 고마워.』
Monologue: 미틸이 패션 잡지를 읽고 있다. 지면에 실린 의상에 눈을 반짝이는 여동생을 보고 있자니... 남들처럼 멋부리는 것조차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미틸: 『아큐라 군, 이것 좀 봐. 이 옷 괜찮지 않아?』
Monologue: 미틸이 가리킨 건, 어깨와 허벅지가 훤히 드러난 옷이었다.
아큐라: "......파렴치하군."
미틸: 『파렴치!?』
아큐라: "그런 옷은 입지 마."
Monologue: 미틸은 약간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미틸: 『아큐라 군은 나보다 훨씬 어른스러우니까, 둘이 나란히 섰을 때 애처럼 보이는 옷은 싫어.』
아큐라: "...억지로 어른인 척할 필요는 없어. 너다운 옷차림을 해야지."
미틸: 『힝~...』
2.2. G7 스테이지 클리어 후 (한 개)
Monologue: 방을 찾아갔더니, 강아지 잡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아큐라: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노와: "실은 세러피 도그를 도입하면 어떨까 검토 중입니다."
아큐라: "세러피 도그?"
노와: "병상의 환자를 방문해서, 심신을 치유하는 강아지입니다. 특수한 훈련을 받기 때문에 사람에게 해를 끼칠 일도 없고요."
Monologue: 강아지의 사진을 바라보는 미틸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노와: "왜 그러십니까? 그렇게나 미틸 님을 쳐다보시고..."
아큐라: "...죄로 더럽혀진 나보다 마음을 치유해줄 존재가 곁에 있는 편이, 미틸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
노와: "아큐라 님... 혹시 원하신다면, 제가 아큐라 님을 훈련시켜 '세러피 아큐라'가 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한번 짜보겠습니다. 어떠신지요?"
아큐라: "...사양하지."
미틸: 『아큐라 군은 어떤 여자가 좋아?』
아큐라: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미틸: 『아큐라 군도 언젠가 결혼할 거잖아?』
Monologue: ...결혼이 전제라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틸: 『그런데 아큐라 군이 어떤 사람을 좋아할지, 전혀 상상이 안 가서 말야.』
아큐라: "그런 건, 생각해본 적 없어."
미틸: 『그럼 안 되지! 잘 생각해봐야 해? 나도 같이 생각해줄게.』
아큐라: "...왜 네가 그런 걸 신경 쓰는데?"
미틸: 『아큐라 군이 행복해지길 바라니까.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아큐라 군이 매일 웃는 얼굴로 지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
Monologue: 그게 미틸이 생각하는 '행복'의 형태란 거군.
아큐라: "...좀 생각해볼게."
미틸: 『응! 좋은 사람 생기면 나한테 소개시켜줘.』
Monologue: 그날, 방 안의 모니터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
미틸: 『왜 이러지? 고장났나?』
노와: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Monologue: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노와가 모니터 한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RoRo: "히익! 그만 때려─! 고장나겠어─!"
노와: "괜찮습니다. 지켜보십시오."
Monologue: 노와가 두들긴 모니터에, 영상이 선명하게 표시되기 시작했다.
미틸: 『대박! 고쳐졌어.』
아큐라: "아니...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노와: "제가 어릴 때는, TV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이렇게 고쳤습니다."
아큐라: "엄청난 민간요법이군... 기계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납득은 못하겠지만..."
노와: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삼가겠습니다."
RoRo: "노와... 무서워..."
Monologue: 로로가 완전히 겁에 질려 있다...
아큐라: "그나저나 노와, 어릴 때 그랬다면 넌 대체 몇 살..."
노와: "엄청난 매너 위반입니다만, 아큐라 님?"
Monologue: 뭐지... 이 위압감은...?
아큐라: "...확실히 무섭군..."
Monologue: 미틸이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다.
미틸: 『아큐라 군, 이 문제 알아?』
아큐라: "여기는 이 수식이군."
Monologue: 노트에 힌트를 적어 가며 미틸이 스스로 풀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윽고 적힌 답안에, 나는 동그라미를 쳤다.
아큐라: "참 잘했어."
미틸: 『아큐라 군이 잘 가르쳐준 덕분이야. 장래에는 선생님을 해도 좋지 않을까?』
아큐라: "...나한테 교사는 안 어울려."
미틸: 『그건 아닌 것 같지만... 뭐, 됐어. 그럼 당분간 나만의 선생님이네. 있지,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있거든. 더 가르쳐주세요, 아큐라 선생님.』
아큐라: "...하는 수 없지."
미틸: 『이 머리끈 좀 봐. 내가 직접 만들었어.』
아큐라: "그래, 잘 만들었네."
미틸: 『아큐라 군, 이걸로 내 머리 묶어줄래?』
아큐라: "내가? 이런 건 노와에게 부탁하는 편이..."
Monologue: 미틸은 고개를 젓더니, 머리끈을 홱 내밀었다.
아큐라: "난 남의 머리를 묶어본 적이 없어."
미틸: 『아큐라 군은 손재주가 좋으니 괜찮아.』
Monologue: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반드시 내가 머리 묶어주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머리끈을 받아들자 미틸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막상 묶으려고 하니 머리카락이 삐져나오고 매듭이 이상해지기도 했지만, 미틸은 왠지 기뻐 보였다.
Monologue: 방에 들어갔더니, 미틸은 마침 식사 중이었다.
아큐라: "식사 중이었군. 방해해서 미안."
미틸: 『아니, 신경 쓰지 마. 아, 맞다. 아큐라 군, 배 안 고파?』
Monologue: 그러더니 미틸은 나한테 브로콜리를 내밀었다. 나더러 먹으라는 뜻일까...
아큐라: "너, 아직도 브로콜리 못 먹는 거니..."
Monologue: 미틸은 움찔하며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미틸: 『그치만 맛이 없는걸... 이런 건 그냥 요리 장식이야.』
아큐라: "그렇게 말하면 브로콜리에게 실례지."
Monologue: 미틸은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소리 없이 웃었다.
아큐라: "...? 뭐가 웃겨?"
미틸: 『아니, 그게... 브로콜리가 사람인 것처럼 말하니까. 알았어... 존경하는 마음으로 먹을게, 브로콜리 님.』
Monologue: 방에 들어서자, 로로가 미틸의 침대로 힘껏 뛰어올랐다.
RoRo: "미틸, 약속 기억하지?"
미틸: 『물론이지. 도구도 노와에게 부탁해서 준비해놨어!』
아큐라: "무슨 얘기야?"
RoRo: "미틸이 날 코디해주겠대."
미틸: 『로로도 여자애니까, 예쁘게 보이면 좋을 것 같아서 말야.』
Monologue: 미틸은 스팽글과 리본, 그리고... 표면을 칠하려는지 펄이 들어간 매니큐어 등을 탁자 위에 펼쳐놓았다.
아큐라: "하지만 열심히 꾸며봤자 금방..."
Monologue: 전투에서 벗겨질 거라는 말은 로로가 가로막았다.
RoRo: "아큐라 군은 소녀의 마음을 모른다니까~ 여자애는 언제 어디서든 예쁘게 보이고 싶은 법이거든? 그치, 미틸?"
Monologue: 미틸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큐라: "꾸미는 건 좋은데,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부탁해."
미틸: 『나만 믿어!』
Monologue: 미틸이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자세히 보니, 포장에 쓰는 에어캡의 기포를 터뜨리고 있었다.
아큐라: "대체 뭐 하고 있는 건데?"
미틸: 『노와에게 시간 때우기 좋은 일 없냐고 물어봤더니 이걸 줬어. 처음에는 왜 이런 걸...이라고 생각했는데, 톡톡 터뜨리기 시작하니 멈출 수 없게 되더라.』
Monologue: 미틸은 다시 기포 터뜨리는 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시간 때우기 더 좋은 방법은 없었나...
Monologue: ...로로에게 새로운 미러 피스를 설치하자마자 또다시 미틸의 상태가 좋아졌다. 그 원인을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는 건, 과학자로서 답답하지만... 오빠로서는 참 기쁜 일이긴 했다.
미틸: 『아큐라 군, 기다렸어.』
Monologue: 방에 들어가자, 미틸이 기쁜 표정으로 나에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그건 얼마 전에 한 미틸의 신체 계측 결과 통지──
아큐라: "...키가 3cm 자랐구나."
미틸: 『그래! 한 번에 이렇게까지 자란 건 처음이야.』
Monologue: 점점 말라만 가던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극적인 진보였다.
미틸: 『나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는 뜻일까? 요즘 신기하게 컨디션도 좋고, 이렇게 몸도 성장하고 있고... 왠지 꿈만 같아.』
아큐라: "꿈이 아냐. 네 몸은 확실히 좋아지고 있어."
Monologue: 미틸은 매우 행복한 듯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고마워.』라고 말했다.
미틸: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서 밖에 나가 사진을 찍었어.』
Monologue: 그렇게 말하며 미틸이 보여준 사진에는 이 부근의 자연과 하늘이 찍혀 있었다.
아큐라: "이 사진을 네가?"
미틸: 『노와에게 카메라를 빌려서 찍어봤어.』
아큐라: "처음치고는 잘 찍었네."
미틸: 『고마워. 이번엔 아큐라 군을 찍어보고 싶어.』
아큐라: "나를?"
미틸: 『아큐라 군은 말을 안 하면 멋있어서, 굉장한 그림이 나올 것 같거든.』
Monologue: 과묵한 나를 두고 『말을 안 하면』이란 게 무슨 의미인지 묻고 싶지만...
아큐라: "...날 찍어도 재미없을 것 같은데."
미틸: 『그건 아냐. 응? 찍게 해줘. 부탁할게.』
아큐라: "...그럼 나중에."
미틸: 『응, 약속한 거다?』
미틸: 『어, 로로... 상처가 있네...』
RoRo: "엥, 진짜네? 뭐, 명예의 부상이랄까~"
Monologue: 미션 후에는 반드시 유지 관리를 해서 상처도 완전히 보수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전투 중에 입은 상처가 남아 있던 모양이다. 이거 야단났군... 나와 로로가 매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미틸에게 들켜선 안 되는데...
미틸: 『그럼 안 돼. 로로는 여자애니까 조심해야지. 아, 맞다.』
Monologue: 미틸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를 로로에게 붙였다. 저건 분명... 2년 전에 내가 미틸에게 준 스티커다.
아큐라: "이걸... 아직도 갖고 있었어?"
미틸: 『응, 소중히 간직해왔지. 봐, 로로 예뻐졌네.』
RoRo: "고마워, 미틸. 왠지 좀 쑥스러운걸~"
Monologue: 아니, 잠깐... 난 이 스티커를 붙인 로로를 데리고 전장에 나가야 하는 건가...? 미틸을 생각하면 뗄 수도 없고...
2.3. G7 스테이지 클리어 후 (두 개)
Monologue: 방에 들어가니, 노와가 미틸을 위해 사과를 깎고 있었다.
미틸: 『아큐라 군도 알아? 노와, 손재주 엄청 좋은 거 말야. 사과를 토끼 모양으로 깎아줬다고.』
노와: "다 됐습니다. 부디 맛있게 드십시오."
Monologue: 노와가 내민 사과는, 조각처럼 정밀한 토끼 모양으로 깎여 있었다.
미틸: 『어때, 굉장하지?』
아큐라: "분명 굉장하긴 한데... 평범한 '토끼 모양'이라고 말하기엔 좀..."
미틸: 『노와는 어릴 때 어땠어? 역시 지금처럼 뭐든 실수 없이 잘했겠지?』
노와: "미틸 님 나이였을 때의 저는, 한마디로... '낙제생'이었죠."
미틸: 『에엥!? 전혀 안 믿기는데.』
노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쁘지만, 정말이랍니다. 뭘 해도 안 되는 아이였어요."
미틸: 『그치만 지금의 완벽한 노와가 있다는 건, 엄청나게 노력해왔다는 증거겠지? 나도 될 수 있을까? 노와처럼 멋지고 예쁜 사람 말야.』
노와: "분명 되실 겁니다.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미틸: 『응! 나 노력할게.』
Monologue: 미틸이 큐브 퍼즐을 만지고 있다.
아큐라: "제법 오래된 장난감을 갖고 노는구나."
미틸: 『노와가 시간 때우기용으로 줬는데, 잘 안 돼... 아큐라 군, 이거 할 수 있어?』
아큐라: "이리 줘봐."
Monologue: 색이 맞춰진 상태를 확인하고 큐브를 돌렸다.
아큐라: "다 됐어."
Monologue: 색이 전부 맞춰진 큐브를 건네자, 미틸은 눈을 반짝였다.
미틸: 『빨라! 굉장해! 무슨 마술 같아!!』
Monologue: 미틸은 색이 흐트러지게 큐브를 돌린 다음 다시 나한테 내밀었다.
미틸: 『한 번 더 해봐! 이번엔 천천히!』
아큐라: "몇 번이고 해줄 테니 너무 보채지 마."
미틸: 『아큐라 군, 괜찮다면 말인데... 앞으로는 나랑 같이 밥 먹지 않을래?』
아큐라: "너와?"
Monologue: 미틸은 조금 쑥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틸: 『이런 말 하면 어린애 같다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혼자 밥 먹으니까, 많이 쓸쓸해. 아큐라 군이랑... 다 같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아큐라: "그랬구나..."
미틸: 『안 될까?』
아큐라: "...시간 맞으면 같이 식사하자."
미틸: 『고마워. 실은 동경했거든... 가족끼리 식사하는 것 말야. 평범한 가족 같아서 멋지지 않아?』
아큐라: "그래... 그렇네."
Monologue: 오늘은 노와의 주선으로 미틸의 방에 첼리스트가 연주를 하러 왔다. 첼리스트가 퇴실하자, 미틸은 멍하니 한숨을 내쉬었다.
미틸: 『정말 아름다운 음색이야... 연주자가 댄디한 것도 참 좋았고.』
노와: "아주 마음에 드셨나 보군요... 세 번째 연주도 의뢰를 해둘까요?"
Monologue: 미틸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틸: 『저 사람, 전에도 여기 왔었어?』
노와: "네, 저분을 초청한 것은 오늘이 두 번째입니다."
Monologue: 미틸은 아직도 기억이 나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큐라: "넌 잊어버린 것 같지만, 처음 연주를 들었을 때도 아까 말한 것과 똑같은 감상을 얘기했어."
Monologue: 미틸의 얼굴이 빨개졌다.
미틸: 『두 번째인 사실도 까먹을 만큼 신선하고 멋진 연주였다는 뜻이야.』
Monologue: 방에 들어가니, 미틸은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젖혀진 이불을, 깨지 않도록 조용히 다시 덮어주었다.
아큐라: "...후우."
RoRo: "아큐라 군, 피곤하지? 좀 쉬는 게 좋겠어."
아큐라: "쉬고 있을 여유는 없어. 그리고... 내가 쉬는 동안 미틸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RoRo: "그래서 만일 아큐라 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미틸은 어떡하고? 미틸이 걱정되는 건 나도 잘 알아. 하지만 그러다 아큐라 군이 쓰러지면 본말전도잖아.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푹 쉬고 만전의 컨디션으로 임해야지?"
아큐라: "...네 말이 맞군. 오늘은 네 말대로 쉬겠어."
RoRo: "오, 거 별일이네. 맨날 이렇게 솔직했으면 얼마나 좋아."
아큐라: "그 한마디만 아니면, 우수한 [ruby(동료, ruby=파트너)]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말야..."
RoRo: "뭐, 그건 피차일반이지."
아큐라: "훗... 그렇군."
Monologue: 미틸이 즐거운 듯 태블릿을 바라보고 있다.
아큐라: "뭐 하고 있어?"
미틸: 『요새 화제인 앱으로 놀고 있어. 먹이를 놔두면 여러 종류의 우파루파가 모여들거든.』
아큐라: "그래서?"
미틸: 『엄청 귀여워.』
아큐라: "...그게 다야?"
Monologue: 미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큐라: "...그게 재미있나? 좀 더 유희성 강한 걸..."
Monologue: 그렇게 말하자, 미틸은 상처받은 듯 화난 표정을 지었다.
미틸: 『아큐라 군은 이 앱이 왜 좋은지 절대 모를 거야.』
아큐라: "미틸?"
미틸: 『아큐라 군은 바보!』
아큐라: "...?"
Monologue: 왜 미틸이 화를 냈는지──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Monologue: 미틸이 동물 도감의 기린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아큐라: "기린이 좋아?"
미틸: 『그런 건 아니지만... 기린은 어떻게 자는지 궁금했거든.』
아큐라: "야생 기린은 나무에 기대어 선 채로 잠을 자."
미틸: 『그래!?』
아큐라: "잔다 해도 이십 분 정도야. 장시간 자면 천적에게 포식당하니까."
미틸: 『아, 그렇구나. 근데 아큐라 군은 어떻게 그런 것까지 다 알아?』
아큐라: "일반 상식 아닌가?"
미틸: 『오~ 난 아직 공부가 부족한 거네.』
RoRo: "아닌 것 같은데..."
미틸: 『아큐라 군은 알통 만들 수 있어?』
Monologue: 알통을 만들어 보이자, 미틸의 눈이 반짝였다.
미틸: 『대박! 멋지다! 나 말야, 재활하는 겸 운동을 조금씩 하고 있거든. 나도 조금은 알통이 생겼어.』
Monologue: 그렇게 말하며 미틸은 팔을 굽혀 자세를 취했지만, 알통은 보이지 않는다.
아큐라: "넌 조금 더 단련이 필요한 것 같네."
미틸: 『으으, 나도 안다고.』
Monologue: 방 안을 둘러보니, 물건과 분위기가 마치 카페처럼 변해 있었다.
아큐라: "이게 다 뭐야... 노와, 네가 꾸민 일인가."
노와: "미틸 님이 카페 분위기를 맛보고 싶다 하셔서, 저는 최대한 카페를 재현했을 뿐입니다. ...그럼 미틸 님, 주문하신 블랙커피 나왔습니다."
Monologue: 미틸은 커피잔에 입을 대더니,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다.
노와: "설탕과 우유를 넣어드릴까요?"
미틸: 『부탁드려요.』
아큐라: "나도 한 잔 주겠어? 블랙으로."
노와: "미틸 님을 위해 만든 카페인 없는 커피라서, 입에 맞으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미틸: 『게다가 아큐라 군, 커피 못 마시는데 괜찮아?』
아큐라: "...? 난 오히려 커피를 좋아하는데..."
Monologue: 연구하는 동안 얼마나 신세를 졌는지...
미틸: 『어, 그랬나? 아무튼 블랙커피를 마시는 건 어른스러워서 좋네~』
아큐라: "요즘 몸 상태가 제법 좋아 보이네."
미틸: 『응. 아, 맞다. 아큐라 군, 그때 한 약속 기억해?』
아큐라: "약속?"
미틸: 『긴 휴가를 얻어서 둘이 어디론가 가자고... 설마 잊어버린 거야...?』
Monologue: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잊어버렸다고 하면, 여동생은 틀림없이 상처받겠지.
아큐라: "...기억하고 있어."
미틸: 『몸도 많이 좋아졌으니, 이제 슬슬 계획을 세워볼까? 그리고 둘이서 가기로 했지만, 노와랑 로로도 같이 가면 좋겠어.』
아큐라: "그래, 다 같이 갈까?"
Monologue: 얼마 전까지는 침대에만 누워 있어서 여행은 엄두도 못 냈는데... 확실히 이 상태라면 여행도 꿈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스크립트를 보면 알겠지만 점차 전작의 스크립트와 겹치는 부분이 드러나는데, 아큐라가 미러 피스를 회수하면서 미틸의 몸 상태가 호전되는 동시에 시안의 기억과 의식이 섞여 드는 현상까지 발생한 것이다. 상단의 커피와 약속 등은 전작의 시안이 건볼트를 통해서 얻은 경험이기 때문.
2.4. G7 스테이지 클리어 후 (세 개)
Monologue: 방에 들어오니, 노와가 미틸에게 화장을 해주고 있었다.
노와: "어머, 아큐라 님."
아큐라: "화장인가?"
노와: "네, 미틸 님이 원하셔서."
Monologue: 하긴 화장에 관심 많을 나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남자인 나로서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노와: "아큐라 님도 하시겠습니까?"
아큐라: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데."
노와: "화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실 것 같아서요. 소재가 좋으니 분명 아름답게 변신하실 수 있을 겁니다."
Monologue: 왠지 미틸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큐라: "단호히 사양하지."
미틸: 『그래... 아쉽다...』
미틸: 『아큐라 군, 늘 고마워. 이거 받아줄래?』
Monologue: 그러자 미틸이 안전 기원 부적을 내밀었다.
미틸: 『유명한 신사 거래. 웬일인지 인터넷에서 팔길래 사봤어. 물론 로로랑 노와 것도 있고. 짜잔~!』
RoRo: "우와, 고마워! 아큐라 군, 이거 달아줘! 달아줘!"
Monologue: 이 구체 보디 어디에 달라고... 안쪽 빈 공간에 넣어둘까.
노와: "...저기... 전 마음만으로 충분합니다."
미틸: 『왜? 사양 안 해도 되는데?』
노와: "...윽!"
Monologue: 미틸이 부적을 내밀자 노와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노와: "저, 전 괜찮으니...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Monologue: 노와는 비틀거리며 방을 나갔다.
미틸: 『내가 뭐 잘못한 건가...』
아큐라: "너 아직 몰랐구나. 저 녀석, 옛날부터 부적 같은 물건에 약했거든."
미틸: 『그랬어...? 처음 알았네...』
Monologue: 그런데 노와 녀석... 부적에 무슨 트라우마라도 있는 걸까...
미틸: 『요즘 계속 같은 꿈을 꿔. 내가 어딘가 좁은 곳에 갇혀 있었는데, 누군가가 구해주러 오는 꿈── 벌써 여러 번 꿨는데, 누가 구해주러 온 건지는 모르겠어... 이런 말 하면 웃을 것 같지만, 그건 아마── 천사님일지도 몰라.』
아큐라: "천사?"
미틸: 『날개가 보였거든. 이상한 꿈이란 건 알지만... 자주 꿔서 그런지 가끔은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무슨 의미가 있는 꿈일까?』
아큐라: "...꿈은 꿈일 뿐이야.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아."
미틸: 『응...』
Monologue: 천사라... 어머니의 영향인가...
Monologue: 미틸이 자신의 일기를 읽고 있다.
미틸: 『저기, 아큐라 군. 이날 있었던 일 말인데...』
Monologue: 미틸은 일기의 한 페이지를 펼쳐 나에게 보여주었다.
미틸: 『이날, 아큐라 군과 함께 정원에 나가서 예쁜 낙엽을 주웠다고 적혀 있는데... 어떤 낙엽이었는지 기억해?』
아큐라: "그건, 그 일기장 사이에 책갈피로 끼워뒀잖아."
Monologue: 미틸은 조금 놀라며 일기장에 끼워진 낙엽을 꺼냈다.
아큐라: "혹시 기억 못하는 거야?"
Monologue: 미틸은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미틸: 『요즘 건망증인가 봐. 일기를 다시 읽어봐도, 왠지 내가 겪었던 일이 아닌 것 같아...』
Monologue: 미틸은 다시 기운을 내려는 듯 미소 지었다.
미틸: 『컨디션은 좋아졌는데, 반대로 머리가 나빠졌나 봐... 기억력 트레이닝을 해둬야겠어.』
Monologue: 방에 들어가니, 미틸과 노와가 어떤 팸플릿을 보고 있었다.
미틸: 『아큐라 군, 들어봐! 온천 여행 갈 수 있을지도 몰라!』
아큐라: "온천 여행?"
노와: "그게 아니라 탕치입니다."
미틸: 『온천 여관에 일주일 정도 묵으면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대.』
노와: "담당 의사의 말로는, 미틸 님의 몸 상태가 조금 더 안정되면 탕치에 의한 요양을 고려해봐도 좋겠다고 하더군요."
아큐라: "그래? 계속 여기에 틀어박혀 지내는 것보단 낫겠지."
미틸: 『다 같이 갈 수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아큐라: "그런 기회는 병이 다 나으면 얼마든지 있어. 지금은 건강 관리나 제대로 신경 써."
미틸: 『응! 언젠가 다 같이 온천 가자.』
Monologue: 미틸이 요리 레시피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아큐라: "요리가 하고 싶어?"
미틸: 『응. 지금은 안 되지만 조금 더 건강해지면 말야. 아큐라 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뭐든 말만 해.』
아큐라: "...네가 만드는 거라면 뭐든 다 좋아."
미틸: 『그렇게 말해주는 건 기쁘지만, "뭐든 다 좋아."가 제일 곤란해.』
Monologue: 미틸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 뭐 없을까... 그런 걸 고민하는 내가 불만인 건지, 미틸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미틸: 『아~, 어차피 간단한 것밖에 못 만든다고 생각 중이지?』
아큐라: "...그건 아냐."
미틸: 『다 알거든! 남매니까! 이렇게 된 이상 비시스와즈(Vichyssoise)[1]에 라타투이(Ratatouille),[2] 프리타타(Frittata)[3] 같은 걸 만들어서 아큐라 군을 깜짝 놀라게 해주겠어.』
아큐라: "너, 그게 무슨 요리인지는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
Monologue: 미틸이 맹렬하게 레시피 책을 뒤지기 시작한다. ...아직 요리는 힘들겠군.
Monologue: 노와가 미틸의 휠체어를 만지고 있었다.
아큐라: "뭐 하고 있어...?"
노와: "미틸 님의 휠체어를 개조하던 중입니다."
아큐라: "그건 나도 알아. 왜 휠체어에 [ruby(부스터를, ruby=그런 걸)] 달고 있는데?"
미틸: 『내가 부탁했어.』
아큐라: "네가?"
노와: "롤러코스터를 타보고 싶다 하셔서, 비슷한 체험을 하실 수 있도록 휠체어를 개조하고 있었습니다."
미틸: 『설마 이렇게까지 해줄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노와: "미틸 님을 위해서입니다.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보겠습니다."
아큐라: "미틸을 위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노와: "걱정 마십시오. 안전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Monologue: 뭘 어떻게...?
Monologue: 미틸이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큐라: "미틸, 위험해."
미틸: 『봐봐! 아큐라 군! 달이 엄청 커다래!』
Monologue: 흥분한 미틸의 손짓에 나도 창밖을 내다보았다.
아큐라: "슈퍼문인가."
미틸: 『슈퍼문?』
아큐라: "지구와 달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보름달 말야. 아마 앞으로 십수 년 뒤에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지겠지."
미틸: 『지금보다 더 크고 예쁜 달을 볼 수 있어?』
아큐라: "그렇지."
미틸: 『대박! 보고 싶어! 그때가 되면 오늘처럼 같이 보자.』
아큐라: "그래."
미틸: 『아큐라 군, 이 건물에서도 역시 많은 사람이 죽었어...?』
아큐라: "여긴 널 위해 카미조노 가문── 이모께서 지은 시설이야. 일반 요양소와 달리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일은 없어... 갑자기 그건 왜?"
미틸: 『한밤중에 밖에서 누가 날 쳐다보는 기분이 들어서... 혹시... 유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무섭더라고.』
아큐라: "안심해. 여기에 유령 같은 건 없어."
Monologue: 하지만 미틸은 정말로 겁먹은 것 같다. 유령은 아니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지... 어쩌면 수상한 사람이 돌아다녀서 유령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노와하고 의논해서 경비원 수를 늘려야겠군.
RoRo: "아~ 거기, 거기. 좋아, 기분 좋아라~"
Monologue: 방에 공구를 가져와 로로를 수리하는 동안... 미틸이 계속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큐라: "왜 그래?"
미틸: 『아니, 뭐... 그렇게 기계를 만지는 아큐라 군이 엄청 진지해서... 나도 모르게 쳐다봤어.』
아큐라: "...그렇군."
미틸: 『내가 보고 있으면 방해돼?』
아큐라: "방해되는 건 아니지만, 보고 있어도 지루하기만 할걸?"
미틸: 『안 지루해.』
Monologue: 미틸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로의 수리를 계속했다... 대화는 없었지만 평온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 흘러갔다.
Monologue: 미틸이 침대 위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아큐라: "역시 하루 종일 누워 있어서 몸이 둔해진 거니?"
미틸: 『그것도 있지만... 요즘 컨디션이 좋아졌잖아? 식욕도 확 늘고...』
아큐라: "아... 그런 거였어? 안심해. 여기 식사 때문에 뚱뚱해질 일은 없으니까."
미틸: 『진짜? 절대로?』
아큐라: "그래, 그러니 많이 먹어둬. 내 입장에선 조금 더 살이 쪄도 상관없지만 말야."
RoRo: "아큐라 군~? 방금 그 말은 좀 아닌 것 같은데요~?"
미틸: 『그러게요~?』
아큐라: "음... 그런가... 미안하다."
Monologue: 하지만 지금까지 너무 안 먹어서... 미틸의 발육은 또래들과 비교해도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진심으로 몸에 살이 좀 붙으면 좋을 것 같은데...
2.5. 기타
해당 스크립트는 니므롯과 테세오를 제외한 G7을 전부 쓰러뜨린 이후부터 나온다.
3. 미션 중
아큐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시간을 너무 들였나..."
해당 스크립트는 스테이지별로 지정된 기준 시간을 초과할 때 나온다.
아큐라: "아직이다... 난 아직 더 싸울 수 있어...!"
해당 스크립트는 남은 HP가 어느 정도 낮아지는 순간에 나온다.
RoRo: "간다! 온 스테이지야!"
해당 스크립트는 쿠도스를 1000 포인트 이상 누적할 때 나온다.
리미터 컷! 풀 드라이브! |
해당 스크립트는 플레이어가 미션 도중에 사망해서 일정 확률로 송 오브 디바가 발동될 때 나온다.
[1] 감자 퓌레와 리크, 치킨 스톡, 크림 등을 넣어 만든 차가운 수프를 의미한다.[2] 가지와 호박, 피망, 토마토 등에 허브와 올리브 오일을 넣고 뭉근히 끓여 만든 채소 스튜를 의미한다.[3] 달걀 푼 것에 채소와 육류, 치즈, 파스타 등의 재료를 넣어서 만든 이탈리아식 오믈렛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