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영어 속담 \'a storm in a teacup'에서 나온 말이며, 당사자에게는 큰 일로 느껴지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매우 작은 사건을 일컫는 관용 표현이다. 찻잔 속의 커피를 저으면 찻잔 속의 작은 공간에서 보기에는 태풍처럼 큰 일로 보이지만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파급은 거의 없다는 비유이다.2. 인터넷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여론과 실제 현실의 여론에는 판이한 차이가 있다. 인터넷은 그 특성상 극소수에 불과한 의견도 보편적인 시각인 것처럼 부풀리는 데 아주 유용한 공간이기 때문에, 목소리는 크지만 실제로는 많지도 않은 과격파나 극단주의자들이 다수인 것마냥 설치기 쉽다. 실제로는 특정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굳이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눈팅만 하거나, 아예 이런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 않으니 인터넷만으로는 모든 여론을 파악하기 어렵다.오프라인에서 드러내지 못하는 진정한 속마음이 인터넷에서 드러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오프라인에서 함부로 드러냈다가는 타인들에게 배척받거나 심지어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도 있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가치관을 지닌 논의가 익명의 공간을 통해야 언급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비단 정치적 문제뿐만 아니라 생활 문화 전반에서 온라인 여론과 오프라인 여론 사이의 온도 차도 나타난다.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다면 온라인 활동 시간이 적거나 아예 없을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에서는 유명인의 논란은 일시적인 화제에 그치며 대화의 주제가 주로 일상생활에 관한 화제에 머문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인 논란들이 단골 소재가 되곤 한다. 온라인에서 여러 사건 사고가 넘쳐나더라도 오프라인에서는 다른 주제에 밀리거나, 친구와 굳이 언쟁을 벌이기 싫어서 굳이 언급하지 않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정치나 사회이슈 관련해서는 오히려 이 찻잔 속의 태풍을 일부러 키우는 기레기들도 많은 편이다. 일부 이용자들이 떠들 뿐인 온라인 게시글을 마치 특정 집단의 성향인 것처럼 프레임을 짜서 공론화시키는 행태가 그 예시. 보도에 인용되는 자료는 그 출처를 명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해, 보도자료라는 점을 방패 삼아 커뮤니티 게시글을 왜곡하고 퍼나른다. 물론 이런 류의 기사들은 뒷받침하는 근거나 후속기사 같은게 빈약하기 때문에 빠르게 묻히기 마련이지만, 팩트보다 사상이 중요한 네티즌들이 퍼나르기 시작하면 예기치 못하게 퍼지기도 한다.
댓글이나 추천수가 한참 모자른 게시글을 들고와서 그게 여론인 것처럼 서술하는 행위는 당장 나무위키를 비롯한 위키위키 계열 사이트에도 만연하다.[1] 다만 이런 사이트는 원래부터 주관적인 서술을 지향하는 곳이기에 이용자간의 의견 차이가 있을 지언정 보도자료로 장난치는 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3. 예시
3.1. 대한민국의 인터넷 및 성인물 검열
한국의 인터넷에서는 한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해 큰 분노를 쏟아내지만 정작 이러한 검열을 철폐할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볼 수 있다.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한국의 인터넷 검열 중 대표적으로 검열하는 것은 성인물과 같은 성과 관련된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철저히 음지화 되어있으므로 일반 대중들에게는 공감을 얻기 힘들다. 이렇다보니 논란이 발생해도 VPN 등의 방법으로 해당 이슈를 회피하는 태도가 오래전부터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n번방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검열 및 감청이 정당성을 얻은 것도 찻잔 속의 태풍 효과를 가속시켰다. 표현의 자유와 성결정권 확보를 위해 검열 철폐를 위한 목소리가 나와도, 정치권이나 여성단체 등이 n번방을 들먹이며 성착취물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묵살시키는 것이 현 상황이다.
여성가족부와 프로젝트 리셋이 페미니즘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을 멋대로 해석해 실시간 남성 감청 사찰 시스템을 구축하는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고 리얼돌이 대법원에서 합법 판결이 났음에도 관세청이 통관을 방해하거나, 국가에선 오래 전부터 유해 사이트를 걸어대면서 성인물 부당감찰을 일삼아 왔음에도 현실 문제나 여러 사정으로 지쳤다는 변명, 혹은 그냥 욕만 하며 상황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저 사회를 부정하는 행동만 반복하고 있다. 한 예로, 2016년 3월 성인물 합법화를 찬성하는 의견을 표창원이 꺼냈을 때 이에 대한 비난 의견은 여성계를 중심으로 격렬했던 반면, 표창원의 주장을 지지하는 공식 반응은 사실상 없었다.
3.2. 인터넷 상의 군문제 여론
현실에서는 징병제 및 군대와 관련한 폐단과 국방부의 문제점에 대해 여러가지 담론이 나오기도 하고, 여러 정치인들과 시민 단체들이 주기적인 공론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인터넷 상에서의 징병제 여론은 큰 발전이 없다. 이는 군필자와 미필자 간의 의견 차이도 매우 크고, 군필자 내에서도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사이의 의견 차이, 더 나아가 사회복무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 등의 대체복무자의 차이가 있으므로 하나의 통합된 의견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징병제의 폐해 내지는 군의 부조리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지만, 그 사람들이 현실에서 활동에 나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 해결까지는 가지 못한다. 전역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나랑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
3.3. 인터넷 상의 허례허식 여론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살펴보면 한국의 제사,결혼식,부조금같은 허례허식에 대해 큰 분노를 쏟아내며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오프라인에서는 폐지하자고 주장하지는 않으니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볼 수 있다.허례허식 문화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 때문에 특정 개인이 이런 문화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1년에 몇 번 하는 제사나 결혼식에 자기 인생을 걸고 단체를 만들어서 이런 문화를 하지 말자고 시위를 하는 사람은 없다. 설령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의 주장을 따를 의무도 없다.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허례허식 금지법이 만들어져서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고 사라질 것이다.
다만 제사의 경우 기성세대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으며 현재 젊은 세대는 제사를 혐오하는 수준이니 수십년이 지나면 사문화가 될 확률이 높고, 부조금도 진지한 논의가 여러번 이루어지고 있어서 찻잔 속의 태풍에서는 다소 벗어나는 중이다.
4. 해결법
해당 이슈와 관련된 주제로 대규모 시위를 열거나 주기적으로 해당 이슈를 공론화시키면 된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행동력이 부족하여 해당 의제에 대하여 시위를 열거나 주기적으로 공론화 시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정치에 반영될 의제라면 투표율이라도 높여서 정치적 영향력이라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정치권에선 표에 대해 민감하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은 쪽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이다. 즉,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를 안하면 높으신 분들에게 무능력한 공기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투표하기 싫다 하더라도 투표에 참여하여 목소리를 내야 찻잔 속의 태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5. 벗어난 사례들
- 군인 인권 이슈: 군인권센터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2], 여성인권단체[3] 인권단체나 정치권에서 징병제에 대해 지속적인 공론화를 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동안 업무 시간 외 휴대폰 허가되면서 군대 내 가혹행위가 50% 이상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비록 아직 갈 길이 멀다 해도, 만약 인권단체나 일부 정치인들의 관심이 없었더라면 군대 내부는 아직도 쌍팔년도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 노동자 인권 이슈 : 역시 두 개 모두에 해당되는 데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과 정의당,노동당,진보당 등 진보정당이 이 대규모로 시위한 것도 있지만 노동자들의 산재 등을 주기적으로 공론화 시켰기 때문이다.
- 유죄 추정의 원칙 : 당당위, 성폭력무고상담센터 등의 단체가 주기적으로 공론화를 시켰고, 유죄추정의 원칙이 될 수 있는 전혜숙의 '성차별·성희롱의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을 철회시켰다.
- 차별금지법 : 성소수자 인권단체, 여성인권단체,이주민 인권단체 등의 사회적 소수자 차별 사례에 대한 주기적인 공론화가 있었기에 기독교 우파의 정치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4], 진보 정당이 연대하고 지금까지 온 것이다.
- 낙태죄 폐지 운동 : 역시 여성인권단체의 주기적 공론화가 있어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조치가 된 것이다. 기독교 전반(개신교, 가톨릭)의 정치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5], 지속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안이 입법되지 않아 2021년 1월 1일부로 해당 법률은 효력을 잃었다.
- 대한민국 게임업계 연쇄 파동 : 처음엔 한그오에 대한 넷마블의 막장 운영에 뿔난 게이머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원인제공자인 넷마블을 비판하기 위해 벌인 한국 게임업계 사상 최초의 장외 시위로 시작됐지만, 해당 사건 이후 타 게임들도 점차 탄력을 받아 그동안 쌓여있던 게이머의 분노가 폭발하여 일어난 파동이다. 이 사태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까지 입법되는 등 그동안 찻잔 속의 태풍을 벗어나지 못한 게이머의 목소리가 드디어 정치권과 게임사에 닿은 초유의 사태이다.
- 대한민국의 비디오 게임/업계 현황 : 오래도록 코어 게이머들은 리니지 시리즈의 흥행으로 인한 공성전, PK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MMORPG의 양산과 랜덤박스, Pay to Win이 주요 수익처가 된 한국 게임계에 대해 크나큰 비판을 해왔고 해당 게임의 유저들을 개돼지같은 멸칭으로 비난해왔지만 이런 반응은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게임업계 연쇄 파동과 트릭스터M으로 린저씨들의 실체가 널리 알려지고 NC의 주가까지 폭락하면서 찻잔 속의 태풍을 벗어났다.
6. 관련 문서
[1] 나무위키/비판/문서 서술 관련, 독자연구 문서 참고.[2] 민주통합당,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공론화 했었다.[3] 의외로 주류 진보계열 여성인권단체인 경우는 군대 관련 이슈에도 꽤 많이 개입한다. 남인순, 정춘숙도 군대 관련 법안을 내놓았다.[4] 상술하듯이 정치인에 대한 민원 폭탄, 항의 메일 발송등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다.[5] 낙태 쪽은 기독교 우파뿐만이 아니라 가톨릭 쪽도 반대에 영향력을 투사했다. 가톨릭은 낙태 관련자에게 자동 파문을 내릴 정도로 개신교보다 훨씬 낙태에 엄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