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회는 지난 중원선에서 41석을 얻고 2023년 제20회 통일지방선거에서 선전하는 등 당세를 급격히 확장하며 입헌민주당을 꺾고 제1야당 지위까지 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이후 바바 노부유키 대표의 자민당 2중대 행보 논란과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유치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기존 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끌어들인다던 '대안 야당' 노선이 점점 힘을 잃기 시작했고, 심지어 상반기 보궐선거에서는 입헌민주당에 3석 싹쓸이를 허용하면서 입민당과 제1야당 경쟁을 할 자격이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입헌민주당은 98석에서 148석으로 의석을 무려 50석이나 늘리며 자민당 심판 효과를 톡톡히 본 것에 반해, 일본유신회는 지난 선거보다 오히려 의석이 줄어들고 특히 비례대표에서는 10석이나 줄어들며 지지세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결국 자민당도 입민당도 아닌 제3세력을 추구한다는 유신회 본연의 색깔을 점점 잃어버린 것이 이번 선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 되었다. 지난 중원선 대비 비례대표 득표수도 3백만표 가까이 줄어들며 36.6%나 감소했고, 입헌민주당을 위협했던 2년 전 참원선 전국구 비례 득표수와 비교해도 785만 표에서 511만 표로 약 270만 표가 감소해, 지난 중원선에 참여한 원내 정당들 중 최악의 패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만약 교육무상화를 실현하는 모임이 합류하지 않았다면 득표수는 이것보다 더 추락했을지도 모른다.
대신 비례대표에서 크게 깎인 의석을 지역구 의석 증가로 메꾸면서 지난 선거 대비 3석 감소에 그쳐 나름 선방하는 결과를 냈다. 먼저 핵심 지지 기반인 오사카부에서는 지역구 19곳 전체를 싹쓸이해 지지층을 공고히 다졌다. 지난 선거에서는 공명당과의 협력으로 오사카부에서 공명당이 후보를 낸 4개 지역구는 유신회가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15개 지역구만 가져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오사카 도 승격 구상안에 대한 의견차 때문에 공명당과의 협력이 깨지면서 유신회가 19개 지역구에 모두 후보를 냈는데 결과는 전원 당선이었다. 이외에도 자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후쿠오카와 히로시마의 지역구 하나씩을 가져오면서 지난 선거에서 얻은 지역구 16석보다 7석이 증가한 23석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구 의석이 거의 오사카 안에만 갇혔다는 것 역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볼 수 있다. 23석의 지역구 의석 중 19석이 오사카에서 나왔고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무상화를 실현하는 모임 출신 의원의 지역구 2석, 이외에는 유신회가 자체적으로 일궈냈다고 하지만 현직 자민당 의원의 스캔들이 결정적이었던 후쿠오카와 히로시마의 각각 1석밖에 없다. 전국 정당화를 내세운 유신회 입장에서는 오사카 지역 기반도 물론 중요하지만 타 지역에서의 지지세 확장에 실패하여 '오사카 지역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여전히 걸림돌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자유민주당-공명당 연정은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입헌민주당도 이들을 견제할 만한 의석 수를 확보하진 못했기 때문에 향후 일본유신회의 결정에 따라 정권까지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상황이라 오히려 이번 중원선의 수혜자 중 하나가 되었다. 다만 국민민주당이 선전하며 또 다른 캐스팅 보드가 되면서 제3세력 간의 실리적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