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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적벽대전의 삼국지연의의 묘사를 다룬 항목.우선 말해두자면, 삼국지연의에 나온 적벽대전의 묘사는 정사와 완전히 다르다. 1363년 진우량과 주원장의 대결인 파양호 전투를 저자 나관중이 각색해서 쓴 것이다. 즉 파양호 대전의 삼국지 버전이라고 보는 게 좋다.
2. 시작
조조군의 남하와 바로 항복해버린 유종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유비군은 간신히 신야에서부터 도망쳐서 당시 하구에 머물게 된다. 유비군의 참모 제갈량은 직접 강동으로 건너가 손권을 만나기 전에 먼저 장소, 우번, 육적 등의 오나라 투항파 문신들과 설전을 벌여 주장을 논박하였다.(이 설전에 관해선 제갈량 문서 참고.)이후 손권 앞으로 간 제갈량이 설득을 계속하지만 손권은 결단을 못 내리고 '나라 안의 문제는 장소에게 물어보고 나라 밖의 문제는 주유에게 물어보라'는 오국태의 조언을 받아들여 주유를 호출한다. 노숙, 제갈량과 만난 주유는 조조의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싸워도 승산이 없을 것이니 항복해야겠다는 말을 하지만, 제갈량은 그것도 현명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며 역사에 길이 남을 패드립(...)을 친다.
조조가 업에 동작대를 올리면서 자기 아들인 조식에게 동작대부란 시를 짓게 했는데, 그 시에 강동의 두 미녀 대교와 소교 자매를 동남쪽에 거느리고 아침 저녁으로 즐기고 싶다는 시구가 있었다. 그러니 둘을 조조의 첩으로 보내면 된다는 말이었다. 참고로 동작대부에 "連二橋(이교)於東西兮"라는 문구가 있긴 했지만 여기에서 이교는 대교와 소교를 칭하는 것이 아닌, '두 다리'로 한자가 달랐다. 이부분을 제갈량이 "攬二喬(이교, 여기서는 당연히 대교와 소교다.)於東南兮"로 슬쩍 바꾼 것.
문제는 저 대교와 소교가 각각 손책과 주유의 부인이란 것이었고, 제갈량의 제안은 손권한테는 자기 형수를, 주유 입장에서는 자기 처도 모자라 처형까지 대놓고 조조에게 갖다바치란 말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제갈량은 이교가 손책과 주유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두 사람을 자극하기 위해 시구를 살짝 바꿔서 알려 준 것이었고, 제갈량의 계획대로 손권과 주유는 제갈량이 읊어준 시를 듣자마자 화를 버럭 낸다.
참고로 조조가 적벽대전 전날에 연회를 벌이면서 한 말에 의하면 조조는 진짜로 오를 정벌하면 대교와 소교를 취해 동작대에 살게 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후 손권은 노숙, 주유 등과 함께 조조를 물리칠 계책에 대해 논의한다. 조조군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대부분이 내륙지방 출신이기에 수군이 강한 손권군과는 반대로 수전에 매우 약하다는 것이었다.
3. 모략전
적벽대전의 서전에 해당하는 조조와 주유의 모략전은 아주 흥미진진한 장면이다. 단순히 동오와 조위 사이의 모략뿐만 아니라 제갈량의 재주를 경계하는 주유와 이로 비롯된 견제 및 암해도 일미.일단 손권은 설득당하긴 했지만 아직도 내심 불안해하였고 이를 간파한 제갈량은 이 사실을 주유에게 알린다. 확인 결과 제갈량의 추측이 맞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이때부터 주유는 제갈량을 위험인물로 경계하며 제거하려 한다. 노숙이 말려서 일단 제갈량의 형인 제갈근을 시켜 제갈량을 스카웃하려고 시도하지만 오히려 역으로 "형님께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셈"하고 역으로 스카웃 제안을 받는다.[2]
하지만 어쨌든 동맹 관계인지라 대놓고 제갈량을 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하여 관도대전 때 조조가 소수로 다수를 이긴 건 군량을 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수의 병력을 지원하겠으니 조조가 군량을 쌓아둔 취철산을 공격하라고 제갈량에게 퀘스트를 내준다. 물론 실제로는 조조의 손을 빌어서 제갈량을 제거하겠다는 속셈. 하지만 제갈량은 걱정되어 찾아온 노숙에게 넌지시 주유가 수상전밖에 모른다고 디스했고 이 말을 전해들은 주유는 길길이 뛰며 자신이 직접 공격하겠다고 나선다. 그제서야 제갈량은 "조조가 평생 하는 짓이 군량 털기이니 그만큼 대비도 철저하게 했을 것이다. 가봤자 역관광이나 당한다."고 조언해서[3] 자연스럽게 없던 일로 만든다.
그리고 양측은 전초전을 벌이는데 조조군은 허접한 수군 실력 때문에 패배하고 이에 조조는 수전에 능숙한 채모와 장윤을 수군 도독으로 기용한다. 이에 주유는 두 사람이 위협이 될 것을 짐작하여 제거하려고 한다. 마침 조조 측에서 주유를 항복시키겠다고 장간이 나선다. 하지만 주유가 강경하게 나오는 바람에 장간은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쩔쩔맨다. 오히려 주유는 장간을 거꾸로 이용하여 장간에게 조조군의 수군 담당자인 채모와 장윤에게 보내는 거짓 밀서를 가져가도록 상황을 꾸미고, 결국 주유에게 제대로 낚인 조조는 그들을 의심하여 목을 치게 된다.
물론 주유의 이 계책도 제갈량의 눈을 피할 수 없었고 노숙에게 설명한 뒤, 주유에게는 내가 알아차렸다고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노숙은 전부 일러바친다(…). 하여 핑계를 잡기 위하여 주유는 제갈량에게 화살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제갈량에게 열흘 내에 10만 발의 화살을 만들어 내라고 퀘스트를 준다.[4] 이에 제갈량은 한술 더 떠서 사흘이면 된다고 하고, 주유는 옳다구나하며 군령장까지 적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갈량의 큰소리를 미심쩍게 생각한 주유는 노숙을 보내어 제갈량이 무슨 속셈인지 염탐하게 한다.
제갈량은 찾아온 노숙에게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책임지셈 하여 필요한 물자를 뜯어내면서 입단속을 시킨다.[5] 하지만 약속한 기일 바로 전날까지 장인을 동원하지도 않다가 그날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끼자, 동오군에게 배를 빌려 짚을 실은 뒤 조조군 진영 근처로 갔다. 의심 많은 조조는 접근하려 하지 않고 대량의 화살을 밤새 쏘아댔으며, 짚더미에 꽂힌 화살을 회수하니 무려 10만 발이 넘었다고 하며 보고를 들은 주유는 기겁했다고 한다.[6]
화살 10만 발을 잃은 조조는 뭔가 좀 해야 되겠다 싶어서 처형당한 채모의 사촌 동생인 채중과 채화를 주유에게 거짓으로 투항시킨다. 채중과 채화는 채모가 조조에게 처형당해 분노했다면서 주유에게 믿음을 사지만 주유는 이미 그들이 첩자라는 것을 다 꿰뚫어보고 있었다. 채중과 채화가 투항하면서 일가족을 데려오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한편 조조를 어떻게 격파할지에 대해 주유와 제갈량의 의견은 화공으로 통일되었고[7] 때마침 황개도 주유를 찾아서 화계를 진언한다. 그러면서 보다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서 황개는 손견-손책-손권까지 손씨 3대를 섬겨온 자신이 나서서 고육계를 실행해 완벽히 속여야된다고 간청하고 주유도 받아 들인다. 그후 군사회의에서 황개는 일부러 주유의 명에 딴지를 걸어서 일부러 태형을 맞고 스스로 중상을 입는다. 채중과 채화는 이를 그대로 조조에게 보고했고 조조는 제대로 속아 넘어간다. 물론, 현명한 제갈량은 얘기 듣자마자 바로 고육계라고 눈치를 깠다.물론,주유에겐 모른 척 하며 오히려 장수를 매질한 것을 비난하는 척 했다.[8]
여기에 의문을 품은 조조는 다시 장간을 보내는데 주유는 짐짓 자신과 내통하던 채모와 장윤이 정보 누설로 죽였다고 분노하는 척 하면서 장간을 붙잡아 한 암자에 가둬버린다. 여기서 장간은 방통을 만나는데 방통은 주유가 자신의 재능을 질투하여 암자에 가뒀다고 말하고, 조조에게 등용되고 싶다면서 장간과 함께 조조 진영에 간다. 조조는 복룡과 함께 '봉추',즉 새끼 봉황으로 이름 높은 방통이 자신에게 왔다는 사실에 기뻐한다. 방통은 북쪽 병사들의 배멀미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조조에게 "연환계"를 진언하여 배를 전부 쇠사슬로 묶게 해버린다. 정욱은 이 상황에 화공을 걱정하지만 조조는 풍향이 맞지 않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대답한다. 이후 방통은 주유에게 불만을 가진 오나라 인사들을 회유해서 조조 편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핑계로 조조 진영을 빠져 나온다. 조조 진영을 빠져나오기 직전 연환계의 정체를 모두 눈치챈 서서에게 뒤를 잡힌다. 방통이 "이 책략은 우리 강동 81주 백성들의 목숨이 달려 있네."라고 말하자 "그럼 이 80만 장병들의 목숨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란 대화를 나눈다. 서서는 방통과의 친분도 있고 이전의 유비에게 받은 은혜를 생각해서 방통의 모략 자체는 눈감아줄 생각이었지만 대신 화공을 피해서 도망칠 방도를 찾고 있었다. 이에 방통은 서량의 마등이 허도를 공격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리도록 조언했다. 그래서 서서는 조조에게 '소문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제가 허도로 돌아가서 방비를 잘 하고 있겠습니다.'라는 핑계를 걸고 허도에 돌아갈 수 있었다.
오나라는 위를 공격할 모든 준비를 전부 마쳤지만 풍향이 맞지 않아서 화공을 시도할 수 없었다. 남쪽에 있었던 오군이 화공을 펼치려면 동남풍이 불어야 했는데 전쟁을 준비하던 때는 한겨울이어서 서북풍이 불고 있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람이 부니 자칫하면 오히려 오군이 역으로 화공을 당할 것이 분명했었다. 주유는 너무 고민한 나머지 한 차례 쓰러진다. 판본에 따라 다르지만 위나라의 대장기가 바람에 부러지는 걸 보고 "저놈들 우리에게 ㅈ된다는 계시다!"라고 좋아하다가 오나라 대장기도 바람에 부러져 주유의 뺨을 스치자 얼굴이 새하얗게 되어 쓰러진다. 상처가 그리 심각하지 않은대도 식음을 전폐하며 일어나질 못하자 노숙이 제갈량에게 가서 하소연하고(...) 제갈량이 주유를 찾아가 동남풍이 없어서 그러는거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자 주유가 '이놈은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구나!'라며 자기 병명을 알았으니 처방전도 있을거라 믿는다고 하기도 한다. 제갈량이 약이 있다며 주유를 찾아가 술법으로 동남풍을 불러오겠다고 한다. 한겨울에 부는 서북풍이 며칠 동안 동남풍으로 역류한다는 사실을 공명이 술법으로 속인 것이다. 무릇 전술을 짜는 전략가는 하늘의 이치에도 능통해야함을 보여준 사례.
주유는 이를 믿지 못하나 제갈량은 기도를 하여 천문을 움직여 풍향을 바꾸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한다. 주유는 경비병까지 배치하며 제갈량이 남병산에서 칠성단[9]을 만들어놓고 기도를 올리는 동안 지켜본다. 제갈량이 며칠간 기도를 마치자 정말 풍향이 바뀌어 동남풍이 불고 주유는 천문까지 바꾸는 제갈량의 능력에 경악하여 제갈량을 죽이려 하나 조운이 제갈량을 구출해 가면서 실패하고 만다. 근데 이것도 제갈량이 미리 예측하고 유비한데 조운을 보내달라 요청했다고 묘사되었다.
4. 전투
전투 전날, 조조는 휘하 장졸들을 강가에 모아 놓고 연회를 벌였다. 연회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자 조조는 단가행이라는 시를 지어 즉석에서 읆는다. 하지만 시를 듣던 사람중 유복이 전쟁을 앞둔 시점인데 시구 하나가 불길하다는 말을 조조에게 했다가 조조의 노여움을 사 그 자리에서 조조의 창에 맞아 죽어버리고, 이로 인해 연회는 흐지부지 끝나 버린다.이튿날 주유의 오군은 진격을 개시한다. 첩자 노릇을 하던 채중은 감녕에게 오림으로 잡혀가서 목을 잘리고, 채화는 주유에게 끌려와서 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군사들 앞에서 처형당한다.
황개는 짚을 가득 실은 배를 싣고 조조군 진영으로 오는데, 깃발에는 '선봉황개'라고 써있고 양곡을 실어놨다는 배가 흘수선이 너무 높아 충돌 직전에 정욱에게 들키게 된다.[10] 형주 출신이라 그나마 수전에 능한 문빙이 저지하려고 나섰지만 일을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어서 화공에 당해버리고 사슬로 묶인 배들은 뗄 수가 없어서 서로 붙어 깔끔하게(…) 타버렸다.
조조군은 그 가운데서 떼죽음을 당하고 만다. 조조는 남은 군사를 이끌고 달아나지만 오군과 유비군이 이를 추격한다. 적벽을 벗어나기 전에 오의 맹장들에게 신나게 두들겨맞고 튄 조조는 복병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복병이 없는 줄 알고 껄껄 웃으면서 공명을 비웃지만[11] 그때마다 장비, 조운에게 차례차례 복병을 당해 군사들을 잃고 만다.
결국 화용도에서 관우에게 빌고 빌어 수 차례에 걸쳐 굴욕씬을 연출하며 겨우 목숨만 건져 도망가버린다. 말 그대로 조조군의 참패였다.[12]
5. 여담
국방TV 순삭밀톡. - 삼국지 하이라이트 '적벽대전', 소설보다 재미있는 팩트폭격!! |
국방TV 순삭밀톡. - 나관중이 생략한 적벽대전보다 더 치열했던 '적벽, 그 후' |
연의에서는 주원장과 진우량이 싸운 파양호에서의 싸움을 어느 정도 차용했다. 파양호 대전 항목도 알차니 보면 얼마나 닮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재밌는 것이 적벽대전은 삼국지 연의 120화 중 50화 정도에 끝난다. 화용도가 나오는 부분이 50화. 즉, 절반도 안된 부분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그러나 보통 아동용 삼국지 각색물(보통 5권 정도 하는, 유비가 한중왕에 오르고 끝나는 책들.)들에선 4권, 즉 최후반의 빅 이벤트로 나온다.
연의에서는 나관중의 문학적 재능에 의해 상당히 극적으로 포장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적벽대전의 중요성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적벽대전은 아래서 읽을 수 있듯이 중요한 싸움이었다. 나관중의 각색은 워낙 중요한 싸움이니 그에 걸맞게 극적인 각색을 거쳤다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아무튼 연의에서 각색된 부분은 앞에서 말한 동남풍은 말할 것도 없고 몇 가지 더 말한다면…
- 채모와 장윤이 수군 대도독, 부도독을 맡다가 조조에게 죽게 하도록 장간을 이용했다는 것은 허구. 주유와 장간은 서로 아무 관계도 없고 전쟁이 끝난 뒤에 생애 딱 한 번 만난 사이다. 더욱이 장간은 사실 당대의 유명한 거상이었다. 이중 스파이로 삽질을 거듭하는 채중과 채화 역시 허구의 인물들이다.
- 방통이 등장하는 것은 나관중의 신캐릭터의 임팩트 있는 등장을 위해 배치한 장면이다. 배를 묶어 배멀미를 달래는 것은 조조군 내부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 조조가 패퇴 중 이리저리 복병에게 쳐맞는 묘사 역시 허구다. 실제론 형주 수비군들에게 나름 할 일을 다 제시한 뒤에 여유있게 허(許)로 철수한다. 그 뒤에 형주는 제대로 관광을 타지만… 그나마도 제갈량은 조조가 형주/남군 길에서 형주 쪽을 택하고 남이릉/북이릉 갈림길에서 북이릉으로 갈테니 조운은 형주 길을, 장비는 북이릉 길을 막을 것을 명령하지만 조조는 남군 강릉으로 가기 위해 남이릉으로 이동하고, 조운은 남군 가는 길에[13], 장비는 남이릉 길에서 조조를 습격한다(…)
어찌 보면 삼국지연의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좋은 부분이다.
이 사건 전에 사실상의 진 주인공인 제갈량이 등장하고 서서히 제갈량의 활약이 쌓여가면서 지금까지 거의 불패에 무적이던 조조가 크게 패배하며 이야기가 조조 1강 체제에서 조조, 유비, 손권이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하는 본격적인 삼파전이 시작된다. 게다가 제갈량, 방통, 주유라는 삼국지연의에서 탑 클래스로 꼽히는 모사들이 이중간첩, 연환계, 고육계, 10만개 화살 얻기, 동남풍 등의 여러가지 계책들을 정교하게 계획해서 조조군이 여기에 완벽하게 박살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할 정도이다.적벽대전의 구성 자체도 거대한 적 한 명을 두 약한 동맹이 극적으로 물리친다는 이야기로 만들기 좋은 구성이라 적벽대전만 다룬 작품도 많을 정도다.[14]
그전까진 강동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정도로만 나오던 오나라가 본격적으로 스토리에 개입하는 부분인지라 오나라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부분이다.
제갈량이 대폭 부각된 연의와는 달리 정사에선 제갈량의 활약이 외교뿐이라고 까는 사람이 있지만 연의는 정사에서 간략하게 묘사된 부분을 소설적으로 묘사하고 흥미를 위해 과장된 부분이 있다.
우선 동오의 설전. 물론 작중 묘사된 것과 같은 설전은 없었겠지만 제갈량이 손권을 설득할 때 손권이 순순히 넘어갔을까? 손권의 마음을 잡고 혹시나 모를 항복론자들의 논리를 논파하기 위해 제갈량도 무던 애를 썼을 것이다. 최소한 손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설전한 부분은 나와있다만…
그리고 작중 주유가 제갈량을 죽이려 하는 것은 그런 손유동맹이 속으론 다소 위태한 상황이었음을 예고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론 동맹파였던 주유가 악역이 된 건 아마 도독이었던 그가 더 위협적인 인물로 비쳐질 수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자신들의 조국을 위해선 형주를 지키거나 빼앗는 게 이득이었기에 같은 편이라 해도 뒷날을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
[1] 노린 건지 신삼국에서는 아예 제갈량이 대놓고 "어익후 두 분 부인이셨다구요? 근데 조조 그새끼 유부녀라면 환장을 하는뎁셔 이거 어쩔?"이라며 2중으로 도발을 건다. 실제로 삼국에서 조조의 유부녀 사랑은 동네방네 소문이 다 났다는 설정이다(...) 아마 제갈량도 반쯤은 진심이었을 듯?[2] 정확히 말하면 제갈근은 백이와 숙제 형제 얘기를 꺼내며 "우린 형제니까 함께 해야지?" 라고 했는데 제갈량이 "오 맞는 말이네요. 근데 형님쪽이 우리에게 넘어오면 크게는 같이 한나라를 섬기는게 되고 작게는 형제가 함께 하는 것이니 더 쩔어주는거 아닐까요?" 라고 맞받아쳤다.[3] 실제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원소군의 오소에 있는 군량을 태우는 것 외에도 여남에서 유비와 대치할 때에 하후연을 보내서 공도의 보급부대를 공격하는 등(연의 한정), 군량 털어먹기를 자주 했다. 조조: 내가 해봐서 잘 아는데[4] 물론 장인들이나 필요한 재료들은 일부러 지원하지 않겠다는 속셈이다.[5] 주유에게로 돌아간 노숙은 "제갈량이 아교, 칠 등의 재료를 쓰지 않는다"고 두리뭉실하게만 보고한다.[6] 현대에서는 '조조가 당시 불화살을 쏘게 했으면?'이라는 IF 시나리오가 제기되는데, 실제 사서에서 불화살이 처음 기록된 건 위략으로 제갈량의 2차 북벌 때에 학소가 썼다. 즉 적벽대전 시점에서 불화살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화살 받기 일화는 연의 창작인 만큼 나관중이 정사를 고려했다기보다는 이 부분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물론 스토리 상으로도 보면 아얘 이때에는 불화살이 없었다고 봄이 옳을 듯한데 제갈량이 작중에서 먼치킨급 인간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불화살이 있었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생각을 해 두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푸라기를 잔뜩 실었다는 것은 불화살에 대한 생각을 아애 안 했다는 것 다시 말해 불화살이 아얘 없었으니 처음부터 고려도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된다. 더군다나 비 오는 날씨라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안개가 꼈다 정도로 날씨 설명은 끝[7] 서로 손바닥에 글로 써서 보여주는데 둘 다 불 화(火)자를 썼다.[8] 주유가 이때도 노숙을 제갈량에게 보내 자신의 계책을 꿰뚫어봤는지 확인시켜보는데,제갈량은 당연히 '눈치 못챘으며 주유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하라고 했다.노숙은 이번엔 제갈량의 말대로 주유에게 거짓 보고를 했다.[9] 이를 기념해서 중국에는 배풍대라는 제갈량을 기리는 사당을 세워놨다.[10] 정욱은 군량을 실은 배가 저렇게 적게 (물 속에) 잠길 리가 없고 저렇게 빨리 올 수도 없다고 말했다.[11] 패턴이 적군이 없는거 보고 조조가 크게 웃으며 "ㅉㅉ 공명은 바보구만 나라면 여기에 복병 깔아뒀을 텐데 그럼 우리는 끝장" 이라 말하고는 그 즉시 장비/조운이 나타나고 조조가 털리는 것 이 패턴은 화용도에서도 나타난다.[12] 사실은, 현실적으로 따진다면 단순히 조조가 운 좋게 관우의 추격을 따돌린 것이 맞다고 봐야 한다. 관우가 목숨걸고 필사적으로 추격했고 사로잡았다면 살려둘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을테니...[13] 이 부분은 묘사가 정확히 되지 않아서 조조가 형주 길로 가다가 조운의 습격을 받고 남군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가능성도 있다.[14] 우리나라의 판소리 중 적벽가가 바로 적벽대전만 다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