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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외전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에피소드 | ||||
(시작) | → | 유령 소동 | → | 이제르론 헌병대장 인질사건 |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2장
- 시기: 우주력 796년, 제국력 487년 12월 17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2. 배경
제국령 침공작전이 끝나고 양 웬리 함대가 이제르론 요새에 자리를 튼 우주력 796년 12월 16일.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유령이 나온다는 불길한 소문이 돌았다. 요새 제1공전대장 올리비에 포플랭 소령은 사령관 양 웬리 대장에게 소문을 들려주니[1] 양은 크게 웃으며 포플랭과 가벼운 만담을 주고받았다.예로부터 군대나 학교에서는 유령이 나온다는 괴담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이번 소문도 그렇게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동맹군이 요새의 모든 구역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게 아니니[2], 은하제국군 패잔병들이 요새에 숨어 있고 사람들이 그걸 유령으로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율리안은 정말 제국군 패잔병이 있다면 암릿처 회전에서 자유행성동맹군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을 때 행동을 개시했겠지만 그렇지 않았으므로 일부의 주장에 회의적이었으나 양은 "불안이란 공포와 의심의 알"이라며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여 유령을 찾는 탐사대가 조직되었다.
3. 전개
다음 날, 요새 방어지휘관 발터 폰 쇤코프 준장이 양에게 유령 목격담이 다발하는 장소를 조사하자고 제안했고 양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쇤코프는 조사대를 직접 지휘하리라는 양의 기대를 배신하고 "괴짜에 호사가"들에 떠넘겼다. 그리고 유령찾기에 관심을 포인 포플랭과 이반 코네프가 자원했고 율리안도 포플랭의 꼬드김을 받아 참전했다. 그렇게 총 세 사람으로 구성된 조사대가 편성되었는데, 양은 애초에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율리안더러 가기 전에 도시락 싸 가라는 소리도 했다.11시, 조사대는 유령 목격담이 나오는 마이너스 0141 레벨 블록을 조사했다. 이곳은 넓이만 사방 5km, 높이 25m에 달하는 거대한 구획으로, 제국군이 가연성 물질 창고로 사용하던 곳이었지만 화재가 난 뒤 10년 넘게 버려진 장소였다. 후일 동맹군이 요새를 점거한 뒤에도 이 장소는 굳이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해 방치해두었다.
방치된 마이너스 0141 레벨은 조명도 없고 환기 시스템도 꺼져서 공기도 혼탁했다. 포플랭은 "내 방향감각은 혜성보다 확실하니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불과 30분 뒤 길을 잃고 어둠을 헤메는 신세가 되었다. 율리안이 "혜성보다 정확한 방향감각은 어디로 갔나요?"라고 까니까 포플랭은 "그건 우주에서 날아다닐 때 얘기고 지상에서는 영 안되겠더라고."라고 대답했다. 몇 시간 넘게 돌아다닌 조사대는 그저 불에 탄 찌꺼기와 철골과 기재 잔해, 쥐 몇 마리만 발견했다.
14시 30분. 조사대는 탐사를 멈추고 바닥에 방수포를 깐 뒤 먼지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바구니를 열어 도시락으로 챙겨온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었다. 그런데 식사 도중 어딘가에서 도움을 청하는 듯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율리안은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포플랭과 코네프는 그쪽을 쳐다도 안보고 느긋하게 식사인 샌드위치와 커피를 다 먹은 뒤에서야 일어서서 소리가 나오는 곳으로 다가갔다. 소리가 나오는 곳은 철골 더미 근처였는데, 그 자리를 보던 포플랭이 진지하게 말했다.
"코네프, 자네 유령이 뭘 먹는지 아나?"
"모르긴 해도 자네보단 건강에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현장에는 치즈, 호밀빵, 비타민 첨가 초콜릿 등. 동맹군에 보급되는 음식물들이 널려있었다. 유령이 음식을 먹을리는 없으니...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모르긴 해도 자네보단 건강에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율리안은 불빛을 비추며 철골 더미를 조사하다가 발을 잘못 헛디뎌 넘어졌다. 그때 율리안은 누구와 부딪쳤는데, 율리안은 반사적으로 사과하다 뒤늦게 있을리가 없는 네 번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네프가 율리안을 끌어당기고 포플랭이 블래스터를 꺼내들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것은 유령이 아니라 바닥에서 웅크리고 있는 사람이었다.
조사대는 이후 거동수상자와 함께 밖으로 나와 거수자를 병원에 인계했다. 그제서야 거수자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이 사람은 암릿처 회전을 전후하여 싸움을 벌였다가 처벌을 피해 도주하여 잠적을 감춘 동맹군 부사관이었다. 요새 밖으로 도주할 방법이 없으니 버려진 구역을 전전하고 있었는데, 먹고는 살아야 하니 이따금씩 구역 밖으로 나와 식료품이나 기타 물자들을 훔치고 있던 것. 이게 몇 번이고 반복되면서 유령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문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소동의 장본인인 탈영병은 그 와중에 맹장염으로 쓰러졌는데, 옆에 도울 사람도 없으니 목숨까지 잃을 상황이었으나 율리안 일행이 나타나면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유령은 아니었지만 탈영병이 숨어있다가 물자를 훔치고 있었으니 또 다른 소동으로 이어졌고[3], 복귀한 일행은 쇤코프에게 짖궃은 놀림을 들은 뒤 숙소로 돌아갔다.
4. 여담
유령 소동은 시시하게 끝났지만, 이때 발견된 부사관을 들고 다른 소문이 돌았다. A 부사관과 B 부사관이 민간인 C양을 두고 다투었는데, 이제르론에서 B 부사관을 싫어하던 C 양이 B 부사관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A 부사관이 율리안이 발견한 부사관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병원 측이 면회를 막았기에 소문을 검증할 길은 없었다. 어쨌든 이 사건으로 사건 현장이 된 술집은 폐쇄되어 군에 권리금을 지불하고 입주한 민간인 경영자만 손해보게 되었다.그리고 또 다른 소문이 돌았는데, 이 유령소동과 후일 벌어진 이제르론 헌병대장 인질사건, 군수물자를 나르던 화물선이 우주해적에게 습격당한 사건이 모두 후방과 전선을 잇는 군수물자 횡령조직에 의해 이어져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동맹군은 물밑활동을 벌였다.
이 에피소드는 모든 미디어믹스를 통틀어서 원작 외전 3권에서만 등장한다. 나머지 미디어믹스에서는 죄다 짤렸으며, 심지어 이제르론 헌병대장 인질사건과 새해 파티 등 외전 3권의 에피소드 상당 부분을 반영한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에서도 생략했다.
[1] 포플랭답게 "머리 없는 미녀 유령"이라고 말했다.[2] 요새 자체가 하나의 인공 행성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 제국 시대부터 요새의 모든 구역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지 못했다. 계략으로 요새를 장악한 동맹군 입장에서는 어디서 인수인계를 받은 것도 아니고 요새 내부를 알아서 파악해야한데다, 예산 문제로 유지보수조차 불가능해진 구역이 늘어나버렸다. 관리의 손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늘어난 것은 당연지사.[3] 다른 탈영병이나 숨어사는 누군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헌병대가 한창 바빠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