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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2:55:27

용규놀이

1. 개요2. 유래와 한국에서의 역사3. 해외의 경우4.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5. 기타6.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기록(15구 이상)7. 용규놀이는 효과적인 전략인가
7.1. 효과적이지 않다7.2. 효과적이다
8. 관련 문서

1. 개요

야구에서 타자가 투 스트라이크 이후 계속 파울을 쳐내며[1] 상대 투수가 되도록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타자의 행위. 이 상황에서 안타를 치거나 볼넷 등으로 나가면 투수는 힘이 빠지고, 멘탈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15구 이상 넘어가면 아웃을 잡게 되어도 투수가 힘빠지는 것은 마찬가지.

어원은 이용규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용규는 컨택과 선구안이 매우 뛰어나서 웬만한 공에는 다 배트를 갖다대 커트를 해내면서 투구수를 늘리는 데 달인이었다. 이용규의 용규놀이 탑3 커리어 동안 타석당 투구 수 1위도 여러 차례 했으며 가장 낮았을 때조차 3.9를 넘었다.

다만 주자가 있는 경우 본의 아니게 자기팀 주자의 체력을 소진시키는 팀킬 행위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이 상황은 2아웃 풀카운트 상황이어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전력 질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2]

2. 유래와 한국에서의 역사

유래는 2010년 8월 29일 당시 KIA 타이거즈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무등 야구장에서 7회말 원아웃에서 교체되어 7구를 던지고 투아웃을 잡아 이닝을 마치고 8회에도 이어서 나온 넥센 투수 박준수와 8회말 공격 KIA 첫 타자 이용규의 20구 승부에서 나왔다. 동영상 보기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 그리고 박준수는 이용규만 상대하고 바로 송신영과 교체되어 내려왔다. 한 이닝에 던질 공을 한 타자에게 다 던진 것이다. 종전 기록은 2008년 9월 24일 두산 베어스 vs 히어로즈전 투수 장원삼 vs 타자 정원석의 17구로, 결과는 2루 주자가 아웃되고 타자 주자가 세이프되는 땅볼이었다. 2011년 초반 용규놀이 열풍이 절정에 달했을 땐 프로야구 중계를 하던 MBC LIFEMBC SPORTS+에서 이용규의 타석에 별도로 중계 화면에 커트한 개수를 표시해주기도 했다.

참고로 세이버메트릭스 측에서 보면 10구 정도를 넘게 던지게 할 경우 아웃되어도 이득이라고 한다. 즉 투수에게는 용규놀이를 당하면 아웃을 시켜도 상처뿐인 승리가 되는 셈. 굳이 세이버매트릭스까지 가지 않아도 선발 투수의 호투 기준인 퀄리티 스타트와 일반적인 투구수 기준인 100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이닝을 평균 16~17구 정도로는 끊어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구 승부는 상대 투수의 이닝 하나를 한 타석만에 삭제하고도 투구수가 남는다는 것이다.

파일:zy7yYkD.jpg

그리고 2015년 8월 22일, 이용규가 옛 동료 양현종을 상대로 17구를 던지게 만든 끝에 아웃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양현종이 6이닝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오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3]

2016년 4월 29일에는 장원삼을 상대로 16구를 던지게 만들었다.

2017 WBC 한국 vs 호주 평가전에선 1번 타자로 나온 이용규가 호주 투수를 상대로 용규놀이를 시전하였고, 볼넷으로 출루하였다. 도루를 하려고 깔짝인 덕분에 견제구를 많이 던졌다.

2021년 7월 4일 수원 kt전에서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상대로 10구까지 던지게 만들었는데, 이용규가 1루수 앞 땅볼로 아웃되는 과정에서 데스파이네가 이용규의 바로 앞에서 버럭 소리를 지르며 과한 액션을 취하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중계진들도 이용규가 타석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데스파이네의 행동이 불필요했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상황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4]

2022년 4월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이용규가 계투 이승현을 상대로 19구 승부를 한 결과 볼넷을 얻어 출루했고 이승현은 교체가 되었다.

3. 해외의 경우

3.1. 미국


해외의 용규놀이 사례 중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사례는 2004년 5월 19일 알렉스 코라[5]의 18구 혈전. 결과는 18구째의 홈런.

이는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1998년 리키 구티에레즈가 바톨로 콜론을 상대로 20구 승부 이후 공식 한 타석 두번째 최다 투구 기록이었으며 상대 투수는 시카고 컵스의 맷 클레멘트였다. 빈 스컬리의 박장대소를 함께 들을 수 있다.

너무 오래된 기록이라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유격수인 루크 애플링이 이쪽방면으로 가장 유명하다. 28구 승부를 기록한바 있으며, 그 승부끝에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이용규와 비슷하게 떨어지는 장타력을 끈질긴 승부로 이겨내는 선수로 유명했고, 리드오프 통산 출루율 2위에 빛나는 선수다. 지인에게 선물할 용도로 야구공 몇개를 달라고 구단에 부탁했는데 구단이 공을 아까워하며 지급을 거부하자 자존심이 상한 애플링은 그날 경기에서 10연속 파울을 만들어 경기장 바깥으로 내보낸 뒤 구단에게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고 하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 이후로 구단은 애플링이 공을 요구하면 아무말 안하고 그냥 줬다고 한다.

2018년 4월 22일 (현지 날짜 기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브랜든 벨트가 LAA의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에게 1회부터 파울볼 16개를 만들어내며 21구를 던지게 했다. 결국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그 결과 바리아는 3회 무사 만루상황에서 강판되었고 패전까지 안았다. 한 타석 21구는 MLB가 1988년부터 투구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기록이라고 한다.


한국시간 2020년 9월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맷 위터스가 19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


2021년 3월 14일(현지 날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한 타석 최다 투구(22개) 신기록이 나왔다. 기록을 만든 타자는 뉴욕 메츠의 루이스 기요르메이며 상대 투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조던 힉스였다.

3.2. 일본

일본프로야구의 1타석 최다 투구수 기록은 22구이며, 19구이상이 총 4번 기록되었다. 1947년 마쓰이 노부카쓰(다이요 로빈즈)가 시게마쓰 미치오(긴세이 스타즈)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 처음이며, 이후 65년만에 2012년 아카시 겐지(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이누이 마사히로(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를 상대로 타이 기록을 세웠고, 바로 다음 해인 2013년에도 쓰루오카 가즈나리(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가 야마구치 데쓰야(요미우리 자이언츠) 상대로 기록했다.
2024년 09월 22일, 야노 마사야(히로시마 카프)가 와쿠이 히데아키(주니치 드래곤스)를 상대로 22구 승부 끝에 볼넷출루를 하였다.

일본 고교야구에서는 고시엔의 유명한 일화 문서에 나와있는 '치바 쇼타'라는 선수가 아예 용규놀이를 특기로 달고 8강까지 진출했다가 준결승에 들어가기 전 심판 측에서 코시엔 규정을 꺼내 제재를 가한 적이 있다. 이후 규정은 규정이란 의견과 8강까진 놔두다가 왜 준결승에 와서야 규정을 들먹이냔 의견이 갈렸다. 투수혹사 및 경기진행 지연 측면에서는 치바와 소속교인 하나마키히가시고를 비판하는 의견이 강했으며, 경기규칙 적용 측면에서는 고교야구연맹을 비판하는 의견이 강했다.

4.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이용규의 이런 플레이 스타일은 그동안 그가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 이용규가 중용받은 이유 중 하나였지만, 그가 주전으로 나선 2013년, 2017년 WBC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이것은 그저 허상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소수나마 제기되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은 그가 의외로 국제대회 타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용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만큼은 높은 타율과 빠른 발을 활용한 큰 활약으로 금메달의 최고 공신 중 하나가 되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한 여타 국제대회에서는 꾸준히 뽑히긴 했으나 성적이 낮은 편이다. 즉, 이용규는 국제대회에서 만나는 더욱 높은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로는 안타는 물론이요 수많은 커트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며 딱 크보 수준 정도에서나 저런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라는 것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다. 더 높은 수준의 투수를 만나면 못 치는 게 당연하니까. 더 높은 수준의 투수를 상대로도 커트질이 되면 벌써 메이저리그에 있었을 거다. 그리고 크보에선 인플레이 타구를 보다 잘 만들었을 테니 오히려 커트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5. 기타

타자에게 타석당 공의 개수가 많은 선수를 '용규놀이를 잘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2013년 기준 타석당 공 4개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다. 관련기사

현실적으로도 상대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것은 한국프로야구에선 타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아웃이 되더라도 쉽게 아웃되지 않고 선구안과 커트로 물고 늘어지면 그만큼 연봉 고과에도 반영이 된다고 한다. 모 팀의 타자들은 상대투수가 6구 이상 던지게 만들 때 고과점수를 얻는다고. 기사 7구부터 1점씩 가중된다고 하니 예의 20구 승부의 경우 무려 14점이 가중되는 셈이다.

이 용규놀이에 대해서, 최훈 카툰에서 지옥이라는 제목으로 다룬 적이 있다. 최훈카툰

MLB 더 쇼 등 투수를 플레이할 수 있는 야구게임을 할 경우 투구수가 1구, 1구 늘어날 때마다 타자에 대한 증오를 느끼며 실제 투수들이 겪는 멘탈의 흔들림을 체감할 수 있다. 특히 0-2 등 유리한 카운터를 잡았다가 용규놀이 끝에 결국 볼넷이나 안타로 타자가 출루하면 그 충격이 훨씬 심하다.

WBC의 경우 투수의 투구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용규놀이를 잘하게 되면 상대 투수를 빨리 내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강우로 인해 노게임 선언이 되기는 했지만, 2015년 4월 2일에는 이용규와 같은 팀 소속이었던 용규메릴 켈리를 상대로 1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만들며 또 다른 용규놀이를 만들어냈다. 이 16구 승부로 출루한 최용규는 이후 포수 정상호포일브렛 필의 적시타로 귀중한 적시타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 4회말을 마친 후 강우 노게임 선언이 되었는데, 이 용규놀이가 없었다면 KIA는 5회초까지 점수를 내지 못한 채 강우 콜드 패를 기록할 뻔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기록되지는 못했어도 귀중한 파울볼 커트가 되었던 셈이다.

가끔 다른 선수가 용규놀이를 시전하면 이런 기사가 뜬다

용규놀이는 가라 이젠(장)성호놀이 용규놀이 아닌 신수놀이

2014년부터 고교야구에서 투구 수 제한이 시행에 들어가고 2018년부터 강화된 규정이 적용되면서 이런 식으로 투구 수를 늘여서 상대 투수를 일찌감치 끌어내리려는 꼼수가 빈발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아직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공론화되지는 않은 문제다.

야구 게임 마구마구에도 이용규의 전용 잠재력인 용큐놀이가 있다. 핫존 외의 구역으로 타격시 안타 확률이 증가하는 잠재력인데 효과가 효과인지라 잘 쓰이지는 않는다.

학교 체육수업으로 야구를 할 때에는[6]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른 진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용규놀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을 바리에이션으로 종종 넣는다.[7]

6.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기록(15구 이상)

용규놀이라는 단어가 유명해지기 전에는 기록되지도 않았던 내용이고, 과거의 특정 타석당 투구수 기록은 찾아보기도 힘들기 때문에 누락된 기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명성대로 혼자 5회를 기록한 이용규 이외에는 두 번 이상 기록한 타자는 권희동 뿐. 다만 투수는 장원삼과 양현종, 이민호[8]가 각각 2회씩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장원삼과 양현종은 이용규에게 한 번씩은 허용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투구수 투수 상대 타자 날짜
20구 박준수(넥센 히어로즈)[9] 이용규(KIA 타이거즈) 2010년 8월 29일
19구 이승현(삼성 라이온즈) 이용규(키움 히어로즈) 2022년 4월 9일
17구 이재만(해태 타이거즈) 김태룡(삼성 라이온즈) 1994년 6월 10일
장원삼(우리 히어로즈) 정원석(두산 베어스) 2008년 9월 24일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용규(한화 이글스) 2015년 8월 22일
16구 한희민(빙그레 이글스) 강영수(삼성 라이온즈) 1990년 6월 12일
김성길(삼성 라이온즈) 정문언(태평양 돌핀스) 1991년 7월 6일
김수경(현대 유니콘스) 이병규(LG 트윈스) 1998년 9월 26일
장원삼(현대 유니콘스) 박기혁(롯데 자이언츠) 2006년 4월 22일
고효준(SK 와이번스) 박한이(삼성 라이온즈) 2014년 7월 11일
메릴 켈리(SK 와이번스) 용규(KIA 타이거즈) 2015년 4월 2일[10]
박진우(NC 다이노스) 김회성(한화 이글스) 2015년 8월 28일
장원삼(삼성 라이온즈) 이용규(한화 이글스) 2016년 4월 29일
배장호(롯데 자이언츠) 백상원(삼성 라이온즈) 2016년 5월 14일
김재영(한화 이글스) 김문호(롯데 자이언츠) 2017년 7월 11일
정영일(SK 와이번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2018년 8월 7일
이민호(LG 트윈스) 최주환(두산 베어스) 2020년 7월 26일
임찬규(LG 트윈스) 하주석(한화 이글스) 2024년 3월 24일
15구 양현종(KIA 타이거즈) 헥터 고메즈(SK 와이번스) 2016년 7월 12일
신재영(넥센 히어로즈) 나성범(NC 다이노스) 2018년 5월 2일
박근홍(삼성 라이온즈) 이용규(한화 이글스) 2018년 7월 22일
팀 아델만(삼성 라이온즈) 권희동(NC 다이노스) 2018년 8월 11일
박치국(두산 베어스) 최정(SK 와이번스) 2019년 6월 22일
임현준(삼성 라이온즈) 이명기(NC 다이노스) 2019년 9월 7일
이민호(LG 트윈스) 권희동(NC 다이노스) 2020년 8월 16일
김종수(한화 이글스) 박민(KIA 타이거즈) 2021년 6월 1일
플럿코(LG 트윈스) 김태진(키움 히어로즈) 2022년 5월 26일

7. 용규놀이는 효과적인 전략인가

7.1. 효과적이지 않다

이용규도 그렇고 기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이건 의도적으로 상대 투구수를 늘리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안타를 치기 위해서 스윙을 했는데 컨택이 부정확해서 파울이 나온 것일 뿐이다. 야구의 신이 아닌 이상 사람이 의도적으로 상대 투구수를 늘이기 위해서 파울을 양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파울이 아니라 안타를 쳐서 출루하는 것이 최선이고, 볼이 들어오면 스윙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스트라이크를 파울로 만들었다면 타격 기술이 부족한 것이고, 볼을 파울로 만들었다면 선구안이 나쁘다는 말이다. 이용규의 타격 기록을 살펴보면 이용규는 스트라이크인데 스윙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선구안이 나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정말 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같은 논리로 자기가 원할때 안타나 홈런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가능하다. 진짜 실력으로 용규놀이가 가능하다면 그 선수는 타율 9할도 가능할 것이다. 그게 정말 가능하다면 안타를 만들어 내지 파울을 만들어 낼 이유도 없다.

모든 구종의 공에 완벽히 대응할 수 없는 건 맞다. 그래서 공의 방향을 노리든 공의 구종을 노리든 무언가를 노려서 타격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패스트볼을 노리는데 브레이킹 볼이 들어와서 커트해낸다는 것은 결국 수싸움에서 밀리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고 선구안이 떨어진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자기가 예측한 공이 날아오지 않으니까 커트를 한다는 것이고 예측이 계속 안 맞는다는 뜻이 된다. 그 예측이 빗나간 타구를 의도적으로 커트해낼 수 있다는 말은 결국 원하는 때 안타와 파울을 만들어 내는 전지적 능력이 있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몸쪽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는데 바깥쪽 꽉찬 커브가 들어왔다면 이건 야구의 신이 아닌 이상 커트해낼 수 없다. 바깥쪽 공을 노리고 있었고 실제 바깥쪽 공이 들어왔는데도 제대로 대처를 못 했을 때 파울이 나온다. 공의 구종이 되든 궤적이 되든 노린 쪽에 어느 정도 가깝게 들어와야지 커트도 가능하다. 몸쪽 포심을 노렸는데 몸쪽 커터... 못해도 고속 슬라이더는 들어와야 커트가 가능하다. 몸쪽 포심을 노렸는데 바깥쪽 포심이 들어오는 걸 커트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며 몸쪽 포심을 노렸는데 몸쪽 체인지업이 들어오는 것을 커트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구종과 궤적이 다 다르면 커트가 불가능에 가까운 게 아니라 가능성이 제로라고 봐야 한다.

결국 노린 공이 들어왔는데 제대로 못 쳤거나 수싸움에 완전히 밀리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루킹 삼진을 당할 바에 파울이라도 만들어 내는 것이 당연히 더 좋다. 문제는 파울을 만들고 싶다고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삼진 혹은 파울의 양자택일은 사람인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용규의 파울 생산은 원하는 공이 들어왔는데 못 쳐서 생긴 것에 가깝지 원하지 않는 공이 들어왔는데 기술적으로 파울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후자는 사람인 이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용규놀이라는 이름을 만든 이용규 선수 본인도 저 용규놀이의 실효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일부러 파울을 친 적은 없었다. 타이밍이 불리한 상황 속에서 그 때 그 때 맞게 대처를 하다 보니 파울이 나오는 것", "컨디션이 좋으면 오히려 그런 장면이 덜 나오고, 인플레이 타구가 된다. 하지만 안 좋을 때 움츠러들면서 정확히 맞히려다 보니 파울이 나오는 것이다. 팀한테는 도움이겠지만 내겐 마이너스 측면이 있다", ('파울을 의도적으로 칠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게 더 힘들다. 그게 된다면 타율 5할을 치겠죠"라고 말하면서 본인에겐 마이너스의 측면이 있다고 평가를 할 정도다.

7.2. 효과적이다

어떤 타자도 모든 구종과 모든 방향의 공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기에 기본적으로 상대의 구종과 방향을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기다리기 마련이다. 속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기다리는데 변화구가 들어온다면 이 타이밍 차이를 완벽하게 극복해 정확히 배트 중심에 맞히는 건 어떤 타자라도 불가능하다. 같은 속구라 하더라도 안쪽 바깥쪽 위 아래를 모두 똑같이 대응하면서 공보고 공치는 것도 사실 완벽히 해내는 것은 어렵다. 그게 가능했으면 핫존, 콜드존 같은 말이 나오지도 않았을거다. 이런 경우 노스트라이크나 원스트라이크에서는 자기가 노리지 않은 구종이나 방향일 때 볼이 되기를 기도하며 스윙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거나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한 공은 어떻게든 쳐야만 한다. 루킹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 파울이라도 만들어서 기회를 연장하고 상대 투수의 힘을 빼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타자는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고 변화구는 커트하는 전략을 갖되, 상대가 변화구를 던질 것 같으면 타이밍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기다린다는 당연한 부분을 망각하면 위와 같은 이상한 분석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즉 용규놀이는 상대의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타격을 마음대로 조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공도 반사적으로 커트할 수 있는 컨택트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용규놀이를 잘 하는 선수는 컨택트 능력이 좋은 배드볼 히터라는 얘기.

이용규는 스스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파울에 그친다고 진단했으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파울이라도 치는 것은 웬만큼 컨택이 좋은 프로 선수라도 힘들다. 특히 스윙이 큰 거포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십중팔구 폭풍 삼진이다. 살지는 못해도 쉽게 죽어주지 않고 일단 공을 커트라도 하는 것 또한 선수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안타를 칠 수 있는데 일부러 파울을 치는 것이 아니라, 안타를 못 치더라도 최소한 파울을 치는 능력을 칭하는 능력이 바로 용규놀이인 것이다. 어떻게든 걷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무조건 안타를 칠 수 있다는 가정은 말도 안되는 가정이다.

애초에 파울에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주는 이유도, 해당 규정이 없던 시절에는 타자들이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계속 파울로 걷어내서 경기가 너무 늘어졌기 때문에 커트하려다 한 번만 실수를 해도 아웃되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야구의 신이 아닌 이상 고의로 커트하는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데드볼 시대는 야구의 신들이 단체로 강림했던 시기이다.

8. 관련 문서



[1] 스트라이크 존에서 근소한 차이로 빠지면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구, 다시 말해 쳐도 정타가 나오지 않을 공을 쳐내면서 투수가 던질 구역을 좁히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걸 커트를 한다고 표현한다. 번트 파울은 당연히 안 쳐준다. 쓰리번트 참고.[2] 노아웃, 1아웃이었다면 병살 및 1루 견제를 대비하기 위해서 보고 뛸 수는 있다.[3] 이러하여 양현종은 6이닝 126구를 던지게 되었다.[4] 이후 kt의 공격에서 한현희조용호를 상대로 연달아 다리 쪽으로 위협구를 던져 결국 몸에 맞는 공으로 조용호를 출루시키자 또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으나 한현희의 사과로 별다른 충돌 없이 지나갔다.[5]보스턴 레드삭스 감독[6] 발야구티볼같은 유사한 종목 포함[7] 타구가 한번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베이스 안쪽 파울라인 밖으로 빠져나가도 출루가 가능하게 하거나, 2스트라이크일때 파울을 치면 삼진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8] 이민호는 2020년 단 한 시즌에 기록했다.[9] 박승민으로 개명.[10] 4회 노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