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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3 23:26:15

안녕 요정

베루프 시리즈
안녕 요정 왕과 서커스
안녕 요정
さよなら妖精
파일:external/www.munhak.com/img_2015110311105520_s.jpg
<colbgcolor=#dddddd,#010101>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번역가 권영주
장르 추리 소설
출판사 파일:일본 국기.svg 도쿄소겐샤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엘릭시르
페이지 파일:일본 국기.svg 312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416
발매일 파일:일본 국기.svg 2004년 2월 24일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15년 11월 5일
ISBN 파일:일본 국기.svg 978-4488017033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978-89-546-3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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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단행본 2006년 문고본 2016년 단행본 신장판

1. 개요2. 집필 계기3. 등장인물4. 마야의 행방에 대한 추리
4.1. 시라카와 가설
4.1.1. 모리야의 반론
4.2. 모리야 가설4.3. 결말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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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의미가 있습니까?"

1. 개요

유고슬라비아 전쟁을 제재로 다루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기후현 다카야마를 모델로 하는 가상의 도시 후지시바를 무대로 유고슬라비아에서 온 소녀 마야와, 후지시바 고교에 다니는 모리야 미치유키와 친구들의 만남과 교유를 다루고 있다. 내전으로 전화에 휩싸인 조국으로 귀국을 감행한 후 소식이 끊어진 소녀 마야의 행방을 찾는 내용을 중심으로, 마야와 보낸 일상의 시간 속에서 생긴 소소한 수수께끼와 그 해결 내용이 곁들어져 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인 다치아라이 마치는 이후 왕과 서커스를 필두로 하는 이른바 '다치아라이(베루프)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안녕 요정은 차기작들과 내용상의 연관성은 크지 않으나 이어지는 내용도 있기에 동일 시리즈로 분류하여 다루는 경우가 많다.[1]

영어 부제는 The Seventh Hope.

2. 집필 계기

원래는 고전부 시리즈의 3권으로 계획된 소설이었다. 고전부 시리즈와 어딘지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은 이 탓. 그러나 출판사 레이블과의 경향성 차이로 인해 발간이 어려워졌고, 가도카와의 허락을 얻어 도쿄소겐샤에서 간행되었다. 따라서 별개의 작품이 되며 등장 인물이나 배경 설정 등에서 상당한 수준의 개고(改稿)가 이루어졌다.

요네자와는 이 작품을 통해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된다.

3. 등장인물

4. 마야의 행방에 대한 추리

모리야는 고향으로 돌아간 마야의 행방을 찾기 위해 시라카와와 함께 자료를 수집하고 가설을 세워 마야의 출신지를 밝혀 내기로 하였다.

마야의 출신지를 알아낸다면 당장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해도 적어도 그녀가 무사할 지에 대해서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에 의한 것이었다.

4.1. 시라카와 가설

시라카와 이즈루는 마야가 했던 발언 세 가지를 단서로 소거법을 적용해, 유고슬라비아의 6개 구성국을 차례로 지워가며 그녀의 출신 국가를 추측했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의 6개 구성국은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이다. 두 사람이 추리를 하는 시점에서 슬로베니아는 전쟁 종결 후 독립국이 되어 안전한 나라가 되었고, 몬테네그로와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또한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마야의 귀국 직후 나라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로 우편망이 마비될 정도이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계속된 전쟁으로 몇천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즉 가장 위험한 국가는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인 것이다.
마야가 내전이 벌어진 상황임에도 자신의 고향보다 연방의 결속 문제를 우선하면서 걱정한 사실이 주목된다. 이를 통해 마야는 자신의 고향 국가에는 아직 전쟁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고, 마야가 가장 먼저 전쟁의 참화가 닥칠 것으로 예상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를 후보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해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의 두 국가가 남지만, 시라카와 이즈루는 이 이상 구체적으로 마야의 고향이 어디인지까지 밝혀내지는 못했다.

4.1.1. 모리야의 반론

시라카와가 남은 두 국가 중에 어디인지는 모르겠다고 하자, 모리야는 남은 두 국가는 그다지 위험한 나라가 아니니 괜찮지 않겠냐며 얼버무리며 황급히 자리를 정리하고 찻집을 나섰다. 모리야는 시라카와의 가설에서 중요한 단서를 잡았고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한 그로 예상되는 결론을 시라카와에게 숨기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뜬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서 모리야는 시라카와의 가설에 대한 반론을 머릿속에서 펼쳐 보였다.

시라카와는 세 가지 조건을 통해 네 개의 국가를 제외했다.

모리야는 첫째 조건과 그에 의한 마케도니아의 제외에는 동의했지만, 나머지 두 조건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슬로베니아에서 슬로베니아어만 사용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일 뿐이다. 오직 세르보크로아트어의 사용이라는 조건만 가지고 슬로베니아를 그녀의 고향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슬로베니아 사람이 절대로 세르보크로아티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8]
이는 시라카와의 희망이 섞인 추측에 불과하다. 마야는 그저 유고슬라비아 전역에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전쟁이 임박한 크로아티아나 보스니아 출신이 고향의 피해보다 유고 연방의 해체를 더 걱정하는 것이 비합리적 사고라고 섣불리 배제할 수는 없다.

모리야는 시라카와 가설을 사지가 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마야의 고향에서 제외하고 싶은 그녀의 소망이 개입된 것으로 평가하였고, 시라카와 가설을 통해서 확실하게 제외할 수 있는 국가는 마케도니아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4.2. 모리야 가설

모리야는 유고슬라비아 연방 내의 수 많은 도시 중에서 구체적으로 마야의 고향을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모리야는 6개 공화국의 단위로 마야의 고향을 추정하되, 마야의 고향에만 있는 고유의 특성에 주목하여 그를 단서로 그녀의 행방을 밝혀내고자 하였다.
마야는 영어를 정말 하나도 몰라서 May I help you?나 수준의 간단한 문장이나 코먼 센스라는 단어도 이해하지 못했다. 모리야의 기억 속에서 마야가 말했던 영단어는 '슈퍼마켓, EC(유럽 공동체), 밀리미터, 슛'의 네 단어뿐이었다. 슈퍼마켓은 '일본에서 말하는 대규모 소매점포', EC는 '유럽 공동체', 밀리미터는 '단위'로 해석할 수 있는 평범한 단어들인데, 모리야는 나머지 '슛'이라는 단어에서 작은 위화감을 느꼈다.

친구들과 함께 후지시바 시를 돌아다니던 날, 시라카와가 마야에게 손수건을 사 준 일이 있었다. 슈퍼마켓에 시라카와가 들어가 있을 때, 마야는 슈퍼마켓이 유고슬라비아에 없을 것이라 지레짐작하던 일행을 나무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제가 사는 곳은 큰 도시입니다. 슛과는 사뭇 다릅니다. 사모포슬루가(대규모 소매점포)는 있습니다. 웅, 하지만 식료품은 시장에서 살 때도 많습니다. 만든 사람이 직접 판매합니다."
마야는 유고슬라비아에도 슈퍼마켓이 있으며, 식료품을 시장에서 살 때가 많고, 만든 사람이 직접 판다는 이야기 앞에 '슛과는 사뭇 다르다.'라는 생뚱맞은 말을 끼워넣었다.

한편 송별회 때, 다치아라이는 자신에게 사과를 던져 준 이즈루에게 '나이스 슛이야, 이즈루'라고 칭찬했다. 그때 마야는 '슛?'이라고 반응하며 다치아라이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마야의 이야기에 따르면 세르보크로아트어로도 슛은 Sut(슈트)라는 거의 비슷한 발음의 단어로 존재하였다. 거의 비슷한 발음임에도 불구하고 Shoot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 마야가 슈퍼마켓 앞에서 맥락도 없이 갑작스럽게 슛 이야기를 꺼낸 사실을 이상하게 여긴 모리야는 마야가 말한 슛이 Shoot이 아닌 다른 뜻으로 사용된 단어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슛이 영어가 아닌 마야에게 익숙한 일본어 단어가 아닌가는 추측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슛(シュート;shu:to)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발음을 가진 일본어 단어 중에 주도(州都;しゅうと;shu:to)가 있는데, 뒤에 이어진 말을 고려하면 마야는 슛이 아니라 주도[9] 를 의도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모리야가 마야를 처음 만난 날 아버지는 어디 있느냐는 그의 물음에 대해 마야는 아버지가 오사카에 있다고 답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수도는 아닙니다. 웅, 가장 큰 주도(州都)입니다."
마야가 오사카를 수도가 아닌 가장 큰 주도라고 말한 것은 오사카가 현청 소재지[10]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 의도였다. 즉 마야는 슈퍼마켓 앞에서의 대화에서 '슛'을 일본어의 주도의 의미로 사용했다는 가설에 대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 해석대로면 마야의 말은 "제가 사는 곳은 큰 도시입니다. 주도와는 사뭇 다릅니다. 대규모 소매점포가 있습니다."가 되고 마야는 슛, 즉 주도보다 큰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주도보다 큰 도시는 주보다 큰 단위인 공화국의 수도(首都)밖에 없으므로 마야의 고향은 6개 공화국의 수도 중 한 곳이 된다. 유고슬라비아에서 수도로 불리는 도시는 아래와 같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몬테네그로: 티토그라드
마케도니아: 스코페

여기서 마케도니아는 시라카와 가설을 통해 제외되므로 후보는 나머지 다섯 도시로 좁혀진다.
제일 먼저 제외된다. 십 일 전쟁으로 이 도시는 전쟁터가 되었다. 류블랴나 공항은 연방군에게 폭격을 당했다. 마야는 송별회 날 이런 말을 남겼다.
"유고슬라비야는 티토가 죽고 나서 십일 년간 내내 위기에 있었습니다. 슬로베니야는 시초입니다. 연방에서 벗어나려는 힘과 연방을 계속하려는 힘은 한번 싸움을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겁니다. 다음은 흐르바트스카(크로아티아)입니다. 그다음은 아마 보스나 이 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입니다. 어쩌면 코소보도, 제가 사는 곳도 언젠가 전쟁터가 될지도 모릅니다."
마야는 자기가 사는 곳도 언젠가 전쟁터가 될지 모른다고 했는데, 송별회를 하던 시점에서 이미 류블랴나는 전쟁터가 되어 있었다.
마야는 론덴 다리 앞에서 유고슬라비아에 유명한 다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런 말을 했다.
"웅, 아주 많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후지시바와 비슷하게 시내 한복판으로 강이 한줄기 흐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리도 여러 개입니다. 하지만 유고슬라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모스타르 다리입니다. 매년 거기에서 사람이 뛰어내립니다."
즉 강의 양안으로 도시가 발달하지 않은 곳은 마야가 돌아간 고향이 될 수 없는데 론덴 다리에서의 마야의 말을 통해 두 개의 도시가 제외된다.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는 사바 강과 도나우 강의 합류 지점에 위치하며,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는 북쪽 하안에서부터 발달해 남쪽은 최근에 들어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베오그라드와 자그레브, 즉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추가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티토그라드는 정보가 부족하고, 사라예보는 시가지의 바로 한복판에 밀랴츠카라는 강이 흐르는 도시로 마지막 남은 두 후보가 된다.
마야가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농담이 있다.
"츠르나고라는 일본과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선전 포고도 완벽합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일본 사람은 츠르나고라에 가면 안 됩니다. 저희 집에 츠르나고라에서 친구가 왔을 때, 일본에 가면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포로는 조약에 의해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츠르나고라의 선전 포고 때문에 유고슬라비아는 일본과 전쟁 중이다.'라는 농담의 내용을 통해 츠르나고라가 유고슬라비아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츠르나고라에서 친구가 마야의 집으로 왔으니, 마야는 명백하게 츠르나고라 사람이 아니며 츠르나고라는 그녀의 고향이 될 수 없다.

츠르나고라는 유고슬라비아의 일원이자 일본에 선전 포고를 한 적이 있는 국가다. 그런데 유고슬라비아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수립된 국가이므로, 만약 1차 대전 이후에 츠르나고라가 선전포고를 했다면 유고슬라비아가 일본에 선전포고한 형태가 됐을 것이다. 따라서 선전 포고는 츠르나고라가 독립국이던 1차 대전 이전에 이루어진 일이 된다.

1차 세계 대전 이전 6개 국가 중에서 독립국이었던 국가는 슬라브 해방의 기수이자 1차 대전의 당사자였던 세르비아와 강국 터키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독립을 유지한 몬테네그로의 두 국가가 있다. 둘 중 하나가 바로 1차 대전 이전에 일본에 선전포고를 했던 독립국이자 마야가 말한 츠르나고라인 것이다.

마야가 쓰는 말 세르보크로아트어는 현지어로 스르프스코흐르바트스콤이다. 흐르바트스카가 크로아티아이므로 스르프스는 '세르비아의'라는 의미로 추측이 가능한데 마야가 세르비아를 '스르비야'라고 언급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츠르나고라는 몬테네그로가 된다. 몬테네그로와 몬테네그로의 수도인 티토그라드는 지금까지의 추리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겨진 두 후보 중 하나이므로 거기서 티토그라드를 제외하면 마지막 하나의 후보만 남는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사라예보

4.3. 결말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야의 고향을 알아낸 모리야는 직접 유고슬라비아로 떠나 마야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마침 그날 밤 다치아라이로부터 꼭 오늘 밤에 만나야 한다는 전화가 걸려 왔고, 모리야는 어처구니없어 하면서도 약속 장소로 나갔다.

모리야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난민들이 아드리아 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배도 있을 테니 우선 이탈리아로 간 뒤 그곳에서 사라예보로 건너가서 마야를 찾아내 구하겠다고 말한다. 다치아라이는 냉정하게 만류하지만 모리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다치아라이는 결국 체념했다는 듯 모리야에게 하얀 봉투를 건네주었다. 그것은 바로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였다.

마야는 모리야, 시라카와, 후미하라 그 누구에게도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 혹여나 모리야가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마야는 다치아라이만은 비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녀에게만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 다치아라이는 마야에게 편지를 썼고 모리야가 건네받은 봉투가 바로 그 답장이라며 당장 읽어 보라고 재촉하였다.[11]
편지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내 편지가 당신에게 갈 것인가.
사라예보는 참혹하게 변했다. 이 편지가 무사히 일본에 전달되기를 기도한다.
나는 마리야의 오빠, 슬로보단. 동생에게 쓴 진심 어린 편지를 읽고 매우 기뻤다. 그러나 나는, 우리에게 그것이 고통스러운 일이듯 당신에게도 고통스러울 이야기를 써야만 한다. 내 동생, 그리고 당신의 친구 마리야는 5월 22일[12] 저격병의 총에 목을 맞고 사망했다. 마리야의 무덤을 만들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라예보에서는 점점 제대로 된 무덤을 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마리야는 당신을 사랑했다. 다른 여러 나라를 사랑했듯 그 아이는 일본을 사랑했다. 그 아이는 일본에 다시 갈 수 있기를 강하게 소원했다. 나는 그것을 일부만이라도 들어주고 싶다. 우리가 사는 곳에 평화가 돌아왔을 때(신이여, 그날이 머지않았기를) 당신이 찾아오기를 기도한다. 동생을 대신해 우리가 당신을 환영하겠다. 그것이 동생의 평안을 위한 길이기를.

슬로보단 요바노비치
편지를 읽은 모리야는 다치아라이에게 어째서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느냐고 분노와 절망에 찬 말을 내뱉었지만, 다치아라이는 너 같으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절규하며 자신을 너무 매정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리고 봉투에 같이 들어 있었던 무언가를 건넸다. 그것은 얼룩이 묻어 있는 모리야가 마야에게 선물해 주었던 수국 머리핀이었다.

모리야와 다치아라이는 마야와의 추억이 있는 산꼭대기 묘지에 머리핀을 묻었고, 실패의 자책감과 무력함에 젖은 모리야의 씁쓸한 독백과 함께 작품이 마무리된다.

꿈도 희망도 없는 등장인물의 사망 전개. 유고슬라비아가 하나 되기를 소망하던 소녀는 유고슬라비아가 찢어지는 과정에 휘말려 허무한 죽음을 맞고 말았다. 그리고 보스니아 전쟁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내전 기간 동안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스레브레니차 학살 등 차마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참혹한 비극을 겪었다. 현재까지도 회복이 완전히 되지 못한 상황. 당시 사라예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와 라도반 카라지치의 세르비아군과 민병대가 비세르비아계와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세르비아인에게 자행한 전쟁 범죄와 주민들이 당한 일들을 생각해 보면,[13] 만일 마야가 살아남았다 하더라도[14] 상당한 후유증을 안고 살아갔을 것이다.

5. 기타

내전 당시 사라예보 저격수 골목의 실제 모습.


[1] 왕과 서커스에서는 다치아라이의 고백을 통해 안녕 요정의 스포일러가 잠시 언급되며, 단편집인 진실의 10미터 앞에서는 안녕 요정의 일부 등장인물들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2] 이 때문에 처음 만났을 때 모리야는 외국인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영어로 말을 걸었지만 마야가 전혀 못 알아듣고 일본어로 대답을 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3] 고전부 시리즈 내에서는 이리스 후유미와 유사하다.[4] 다치아라이는 '피에 젖은 칼을 물가에서 씻는다'라는 뜻이다. 누군가를 베고 나서 칼을 물가에서 씻는다는 뜻은 썩 유쾌하지 않을 테니.. 본인 말로는 쓸데없이 자신과 어울리는 성이라 더 싫다고 한다.[5] 오히려 작중에서는 지난 2년간 교내의 여러 수수께끼를 해결해 온 것이 다치아라이라고 모리야가 언급한다.[6] 그리스와의 합의로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었다.[7] 실제 유고슬라비아 전쟁도 마야의 추측과 똑같은 순서로 전개되었다.[8] 실제로 슬로베니아에서는 영어세르보크로아트어도 사용된다.[9] 연방제 국가에서 각 주의 주 정부가 소재하고 있는 도시를 가리킨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 부분이 잘 전달되지 않지만 일본어로 슛과 주도의 발음이 동일하므로 이러한 착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원문에서는 '슛과는 사뭇 다릅니다' 부분이 'シュートとは一味違います'라 되어 있는데 가타카나는 외래어나 낯설게 들리는 음성 연쇄를 표현하는 용법이 있다. 모리야는 일본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인 '주도'라는 단어를 바로 이해하지 못하여 シュート를 익숙한 '슛'의 의미로 오해한 것이다.[10] 실제 오사카는 부청 소재지다.[11] 영어로 도착한 편지를 다치아라이가 일본어로 다시 번역했다.[12] 모리야가 추리의 답을 도출해낸 시점으로부터 두 달 전.[13] 세르비아가 아니라 크로아티아나 보스니아 군대를 만났어도 큰일인데, 마야는 세르비아계이기 때문이다. 이들도 유고슬라비아 전쟁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계에게 학살, 억압으로 대했던 걸 감안하면 이들에게 살해당했거나 여성인 이상 강간의 피해자가 되었을 확률이 높다.[14] 보스니아에 남아서 생존했든, 보스니아를 버리고 다른 구 유고 연방 출신 국가인 세르비아나 북마케도니아로 피난 또는 도주했든. 마야가 정말 안전하려면 처음부터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 잔류하는 것을 택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