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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14:59:54

십시일반(만화)

1. 개요



인권을 소재로 한 만화책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창비가 편집, 출간했다. 이 책은 만화의 유쾌함과 인권의 유익함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권영화, 인권동화에 이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사업으로, 유명 만화가 10명이 1년여에 걸쳐 작업한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만화가들은 한국 사회의 차별에 관해 각자 소재를 정하고 해당 분야를 조사하고 취재했다. 사회계층, 빈부격차, 노동, 교육, 국제분쟁,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을 총망라하는 사회적 고발이 목적인 만화다.

다만 그것까진 좋은데 맹목적인 반미에 경도되어 미군 여중생 압사 사고를 '잔악한 미군이 우리의 소녀들을 처참하게 짓뭉겨 죽인 사건!'으로 묘사하는 등 지나치게 편향된 에피소드들도 일부 수록되어 있다. 물론 이 작품이 나온 시기가 여러 가지 이유로 반미 열풍이 불었던 시기인 것도 감안해야 하지만.

후속작으로 '사이시옷'이 있다.

2. 수록된 작품

괄호 안은 소재.

2.1. 박재동

2.2. 손문상

2.3. 홍승우

비빔툰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주로 가정에서의 남녀 문제를 다루었다.

2.4. 이희재


한 장애 여학생이 학교에서 부딪히게 되는 차별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잔잔한 필치로 그렸다. 일상 속에서 '이동'과 '교육'이라는 기본권이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지를 꼼꼼히 묘사했다.

2.5. 조남준

2.6. 이우일

2.7. 홍윤표

십시일반에서는 동화를 패러디해 인권 문제를 다루었다.

2.8. 유승하


수급권 문제로[11] 스스로 목숨을 끊은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운동가 최옥란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장애인의 위태로운 생존권을 고발하고, 장애인은 양육권을 행사할 자격, 나아가 사회생활을 할 자격이 없는가[12] 하는 문제를 우리에게 던진다.

2.9. 장경섭


주인공은 집에 찾아온 아버지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그러다 무거운 분위기를 잡으며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어렵사리 전달하며 설득을 구한다. 애인 얼굴이나 보자며 아버지의 인정을 받는가 싶었지만 막상 아들의 파트너를 보니 용납이 안 되었는지[13] 다음 장면에 드러난 것은 난장판이 된 방 구석 뿐이다. 주인공은 술을 진탕 마시며 집에 찾아온 애인에게 넋두리를 놓는 것으로 끝난다.

주인공의 대사는 단순 혼잣말이 아닌 대화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내용은 위와 같이 서술되었으나 연출이 대단히 난해하고 애매모호해서 전개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직접 대사와 모습이 나타나는 인물은 주인공 뿐으로 아버지와 애인은 그저 컷에 잡히지 않은 것 뿐인지, 아니면 정말로 커밍아웃을 연습하는 셈 치고 아버지와 애인이 있다는 상상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단순히 연습을 위한 상상이었다면 굳이 아버지 식사상을 차리는 등의 디테일한 상황 설정을 할 이유가 없으며 커밍아웃 이전에는 멀끔히 정돈된 방이었지만 이후 난장판이 된 방을 보여주면서 아버지가 푸닥거리를 하셨다고 언급된다. 무스타파가 방 정리를 하려하자 막아세우고 고향 얘기나 들어보자는 주인공의 반응은 조현병 환자가 아닌 이상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전자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론이다.

제목 그대로 푸르스름한[14] 작화와 우울한 독백은 성소수자의 고뇌를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 가지 오류가 있다면 주인공의 아버지가 호모포비아는 아니지만 제노포비아 성향이라서 무스타파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연출로 성소수자들이 외노자들보다 인식이 덜 치명적인 것으로 서술하는데 정작 이 만화가 나올 당시나 지금이나 상황은 정반대로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인식이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보다 훨씬 형편 없었다는 점이다. 당장 국제결혼하는 이들은 당시에도 흔했지만 동성결혼은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었으니. 이러한 결말부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흐릿하다는 단점이 있다.

2.10. 최호철


몽골인 외국인 노동자인 사라의 시점으로 이주노동자들의 고단한 일상을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극화한 수작이다. 위의 <새봄나비>와 더불어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묘사[15]와 극적인 전개가 돋보인다.


[1] 즉, 앞의 조건을 다 갖추었기 때문에 이 기준대로라면 자기 어머니도 차별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패드립으로 링크가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2] 목이 붙어있는 사원이 딱 3명뿐이다.[3] 이때 경비원 아저씨는 '개들끼리는 아무 생각 없이 잘 어울려 노는데, 인간이 종이니 뭐니 해서 갈라놓는 거다'라며 둘을 야단친다.[4] 이 작품의 오리들은 마치 사람이 인형탈을 쓴 것처럼 오리 머리에 사람 얼굴이 튀어나온 모습을 하고 있다.[5] 주인공 미운 오리 새끼를 따돌리던 오리 새끼들은 이를 보고 "어... 그러네..."라고 말하고 바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우리랑 다르게 생기면 무조건 왕따야!"라고 하며 미운 오리 새끼를 때려 눕히고 단체로 발길질을 했다.[6] 실제로 과거에는 인류학자들이 피차별 인종의 '차이(우열이 아닌)'를 차별의 근거로 삼는 연구를 하기도 했다. 즉, 근거를 갖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하면서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7] "히야~ 뭐라 쓴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잘썼네."라고 말하고 한석봉을 칭찬한다.[8] 인권의 각 권리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한 쪽의 침해가 다른 쪽의 침해로 이어지기 쉽다. 이 이야기처럼 교육의 기회가 박탈되면(교육권의 박탈) 자신이 어떠한 권리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고(사회권의 박탈) 자신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여 자유권을 쟁취할 수도 없게 된다(이로 인한 자유권의 상실). 이를 인권의 상호의존성이라고 한다.[9] 급진적인 운동이라 비난을 받았던(그리고 그렇게 급진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던) 서프러제트 운동이 '불과'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일이다. 한석봉은 16세기 중반 인물이니 여동생이 실존했다고 가정하면 그야말로 엄청나게 급진적인 사상인 셈이다.[10] 사실 원작도 제국주의적 관점 때문에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이러한 관점에 반발하여 나온 작품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다) 원작에서 로빈슨은 "잠시 뒤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고,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먼저 그의 이름을 '프라이데이(Friday)'라고 지어 가르쳐 주었다. 그의 목숨을 구해 준 날이 금요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려고 붙인 이름이었다. 그런 다음 우유를 질그릇에 담아 주고는 우유 마시는 법과 빵을 우유에 적셔 먹는 법을 보여 주었다. (중략) 나는 그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제 그를 쓸모 있고 부리기 편하고 내게 도움이 되게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것이 내 일과가 되었다."라며 18세기 서구 사회를 지배한 계몽적 관점, 즉 '자신의 문명이 다른 문명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무지(無知)한 타인을 일깨워야 한다는 태도'로 프라이데이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문명화된' 프라이데이가 논리적으로 항의하자 "아, 네가 왜 내 말을 들어야 하는지 얘기를 안 했구나"라며 총을 꺼내든 것이다. 즉, 인종간 '우열'이 없어지자 차별이 권력관계에서 나온다는 것, 나아가 인종간 '우열'이 권력관계를 정당화하기 위한 점이라는 게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11]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면서 노점상을 하고 있었는데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후원을 받는 계좌가 있었으나 수익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관청에서 '통장을 조사하겠다'며 수급권을 박탈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였다.[12] 실제로 근대 장애인 정책은 인권이 아니라 시혜의 관점에서 이루어졌고 장애인들은 '보호냐 사회생활이냐'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13] 애인은 무스타파라는 이름의 유색인종이다.[14] blue에는 파랗다는 뜻 외에 우울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15] 특히 작업하다 사고가 나 왼손이 뭉개진 외국인 근로자의 모습이 사실적이라 무섭다는 평이 있다. 단순 배경설명용으로 그냥 지나가서 그렇지 "뭉개졌다"는 표현 정도면 심하면 절단까지 갔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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