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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2-20 21:03:03

불가사리(영화)

1. 북한의 괴수 영화(1985)
1.1. 개요1.2. 줄거리1.3. 평가1.4. 기타
2. 미국의 괴수 영화 Tremors(1990)

1. 북한의 괴수 영화(1985)

1.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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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만든 거대 괴수 영화로 남한에서 처음으로 일반 공개된 북한 영화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북한 영화다.

쇠를 긁어 먹으면서 자란다는 전설의 동물 불가사리를 소재로 하였다. 납북신상옥 감독이 제작한 작품으로 1985년 12월에 완성했다고 한다. 다만 신상옥 감독이 1986년에 탈북하자 신상옥 감독의 이름이 지워지고 북한의 정건조 감독 제작으로 표기가 바뀌었다고 한다.[1]

북한판 고지라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특촬 부분은 무려 본가의 토호 고지라 특촬팀이 직접 담당했을 정도로 힘을 들였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팬덤이 있고 고지라와도 많이 엮이고 있다.

김정일이 매우 관심을 쏟던 작품으로, 신상옥 감독에 의하면 불가사리의 외형이 황소 같은 형태가 된 것도 농민과의 연대를 고려한 김정일의 건의였다고 한다. 그런 만큼 조선인민군이 촬영에 다수 동원되었다.

1.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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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서 온갖 쇠붙이를 수탈해가는 탐관오리에게 대항해 수탈한 농기구를 밤에 원래 주인에게 몰래 나눠주었던 대장장이는 탐관오리에게 붙잡혀 옥에 갇히고 굶기는 형을 받는다. 굶고 있는 아버지가 너무 걱정된 딸 아미는 옥 안으로 밥풀을 던져 아버지의 요기를 해 드리려 하지만, 대장장이는 이 밥풀로 인형을 만들고 자식인 아미에게 남긴 후 죽는다.

그 날 이후 아미가 뜨개질을 하던 도중 바늘에 찔려 난 피가 스며들어 불가사리는 생명을 얻는다. 아미는 이렇게 태어난 불가사리는 쇠를 먹으며 점점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민중들은 이 불가사리를 앞세워 자신들을 수탈해온 관군과 싸우며 탐관오리를 처단하고 마침내 봉건 왕조의 상징인 궁궐마저 부순 후 도망치는 왕을 밟아 죽여버린다.

이렇게 민중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낸 불가사리였지만, 쇠붙이를 먹고 사는 불가사리 특성상 계속해서 쇠를 먹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후반에 이르러서는 농민들의 농재기와 식기까지 먹어치울 정도로 불가사리의 식욕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아미는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나라에 쇠가 들창이 나고, 곧 다른 사람들이 불가사리를 앞세워 남의 나라를 침범하게 만들 것이라 걱정하다가 결국 사당의 종을 쳐 불가사리를 유인하고, 아미는 그 종 안으로 들어가, 불가사리가 그 종을 먹음으로서 아미는 스스로를 희생하고, 아미와 생명이 연결되어 있는 불가사리는 온 몸이 갈라지고 찢어져 다시 처음의 쇳덩어리로 돌아간다.
- 출처 :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금성출판사 347쪽.

줄거리 자체는 봉건제를 무너뜨리자는 메시지가 농후한 그 시대 북한 영화스럽지만 의외로 결말은 훌륭한 반전영화의 스타일을 취한다.

결말을 정리하자면 왕을 죽이고 세상을 되찾지만 그 이후로도 불가사리는 철을 계속 먹고 먹어야 살 수 있다.

관군과 싸울 일이 사라지면서 전쟁병기를 먹을 수 없게 되자 농경과 생활에 필요한 농기구와 솥 등의 금속 제품까지 먹어치우는 불가사리는 더 이상 민중에게 불쾌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불가사리를 기르는 금속을 얻기 위해선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세계를 전쟁에 말려들게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며 이래선 세계 자체가 멸망한다고 생각한 아미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고 불가사리를 자멸시킨다. 마지막에 최초의 작은 모습으로 돌아간 불가사리는 아미에게 다시 생명을 돌려주면서 완전히 사라진다.

참고로 딱히 부각되지는 않지만 고려 말기가 배경이다. 속담 중에도 "송도가 망하려니까 불가사리가 나왔다.",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라." 등이 있는데 여기에서의 '송도(松都)'는 개성의 이명으로, 고려 왕조를 뜻한다. 물론 전국적으로 큰 내전이 발발하여 나라가 전복된다는 것이나, 괴수가 나온다는 것 부터 고려시대의 왕이 죽는다는 것까지 완벽한 판타지물.

1.3. 평가

줄거리는 전형적인 공산주의 프로파간다 영화로, 봉건 왕조에 대항한 민중혁명의 승리를 암시하고 있지만 결말부에서 민중혁명으로 탄생한 권력(불가사리)의 말로를 보면 공산주의 프로파간다라고만 일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요컨대 불공정하고 강압적인 권력에 대항하는 혁명이 승리했어도 그 혁명으로 인해 탄생한 권력이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민중을 탄압하는 또다른 권력이 된 것이다. 그래서 아미가 민중혁명의 순수성을 짊어지고 목숨을 바쳐 불가사리의 폭거를 막듯 필요하다면 내부에서 자성하고 회귀하여 혁명의 의미가 퇴색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이렇게 해석하면 김씨 삼부자가 보기에는 심히 불쾌한 영화가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기왓장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성벽 건물을 불가사리가 무너트리는 장면이다. 쏟아지는 기왓장들을 보면 경악부터 느껴진다. 불가사리의 수트 액션을 비롯한 각종 특수효과는 일본 토호 영화사의 고지라 촬영팀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 불가사리의 수트 액션을 담당한 평성 고지라 시리즈의 고지라 전담 수트 액터인 사츠마 켄파치로가 쓴 고지라가 본 북조선이라는 책에서 당시의 북한에서의 일화나 상황을 볼 수 있다.

영화 자체는 나름 볼 만하며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조잡해 보일지 몰라도 1980년대에 북한에서 저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나름의 평작이다. 북한 영화라는 편견을 제외하면 상당히 재밌다는 평가도 많다. 일본 특촬팬들 사이에서도 컬트적인 인기가 있었고 서양의 괴수물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편이다. 특히 불가사리라는 괴수의 디자인이 매력 있고 멋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1.4. 기타

사실 저작권 논쟁은 일본에서 먼저 벌어졌다. 일본의 비디오 회사에서 신상옥 감독과 계약을 맺고 출시 광고까지 내보냈으나 조총련에서 걸고 넘어졌다. 이 문제는 북한으로부터 정식으로 필름을 수입한 후 1998년 7월 4일에 개봉하면서 해결되었지만 신상옥 버젼을 영영 볼 수 없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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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광고지


일본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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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국의 괴수 영화 Tremors(1990)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Tremors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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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불가사리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였다.

[1] 참고로 일본 스탭들도 스탭 롤에 나오지 않는다.[2] 북한 영화를 사람들이 '빨간 영화', '촌스런 영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바람직한 문화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북한에 납치되고 탈북까지 한 것과 별개로 영화 자체는 어디까지나 문화 예술로 보고 중립적으로 보는 듯 하다.[3]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생각하면 이런 영화를 북한에서 만들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도 이야기했다.[4] 현재는 보스로라의 원형 격이 되는 디자인이 밝혀지며 불가사리와 메카고지라 양쪽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