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연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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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학교 이티| 울학교 이티]]
한송이
2008[[초감각 커플| 초감각 커플]]
이현진
2008[[과속스캔들| 과속스캔들]]
황정남/황제인
2008[[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
조세희
2012[[늑대소년| 늑대소년]]
순이/은주
2012[[피끓는 청춘| 피끓는 청춘]]
박영숙
2014[[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차주란
2015[[돌연변이(영화)| 돌연변이]]
주진
2015[[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도라희
2015[[너의 결혼식| 너의 결혼식]]
환승희
2018[[콘크리트 유토피아| 콘크리트 유토피아]]
주명화
2023DRAMA
[[비밀의 교정|비밀의 교정]]
차아랑
2006
[[마녀유희|마녀유희]]
어린 마유희
2007
[[달려라 고등어|달려라 고등어]]
심청아
2007
[[왕과 나(드라마)|왕과 나]]
어린 윤소화
2007~2008
[[정글피쉬|정글피쉬]]
이은수
2008
[[오 나의 귀신님|오 나의 귀신님]]
나봉선
2015
[[힘쎈여자 도봉순|힘쎈여자 도봉순]]
도봉순
2017
[[어비스(드라마)|어비스]]
고세연
2019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탁동경
2021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드라마)|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정다은
2023
[[조명가게(드라마)|조명가게]]
영지
2024
[[멜로무비|멜로무비]]
김무비
2025
1. 개요
박보영의 활동을 서술한 문서.2. 데뷔 초(2006~2008)
학창 시절, 증평여자중학교의 'Cine.뜰'이라는 영화 동아리를 통해 연기에 처음 눈뜨게 된다. 동아리에서 영화의 소품으로 큰 인형이 필요했고 예산이 없어 당시 1학년이던 박보영을 섭외해 배우 인생을 통틀어 첫 연기를 '인형' 연기로 시작했다.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이 때 동아리에서 만든 단편 영화 《이퀄(Equal)》[1]이 2005년 제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현실도전상'을 받는다. 이렇게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연기에 재미를 느낀 박보영은 영화를 본 연예계 관계자에게 주목받고, 입상자자격으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캠프에 참석하여 인터뷰를 한 것이 연예기획사 눈에 띄었다. 그것을 계기로 데뷔를 준비하며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술취한 선생님이 들어오는 등 형편없는 수업에 낚여 아버지의 월급에 맞먹는 돈을 수업료로 날리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기획사에 들어간 이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청주에서 학교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서울에 가서 연기 수업을 받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부모는 보수적인 군인인 탓에 반대할 거란 예상과 달리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었다. 이유는 서울과 증평을 오고 가는 힘든 일정 때문에 금방 포기할 줄 알았기 때문. 데뷔작은 따로 있지만 최초로 TV에 얼굴을 내민 것은 한국수력원자력 공익광고다. 서정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웃는 여고생 역할로 잠깐 등장한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에서 철없는 금은방 딸 차아랑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다. 후일 꽃보다 남자로 인기스타 대열에 합류한 이민호와는 데뷔 동기이다. 극중 박보영은 금은방의 금목걸이를 훔쳐 짝사랑하는 두현(이민호)에게 가져다 주는 등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나온다. 데뷔작이지만 안정적인 연기와 쩌렁쩌렁한 발성이 인상 깊다. 편집본
2007년에 SBS 드라마 《마녀유희》에서 여주인공 마유희를 연기한 한가인의 아역으로 출연했다. 아역인 탓에 본인의 캐릭터를 만들 순 없었으나 아역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이 절대적이다. 같은 해에 SBS에서 시도한 드라마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에 이민호, 문채원, 권율과 함께 출연했다. 지금 보면 상당히 화려하고 좋은 캐스팅이지만 그 당시는 모두 무명이었던 탓에 16부작이었던 이 비운의 드라마는 시청률 저조(평균 시청률 3~4%)와 방송사, 제작사간의 저작권 관련 마찰로 인해 일어난 초유의 사태로 인해 8부로 중도 종영된다. 이 드라마에서 박보영은 어린 나이에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세 탕씩 뛰는 여고생 심청아 역할을 맡았다. 조연인 탓에 비중은 많지 않지만 귀엽고 앳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고 싶다면 여기로.편집본 이후, 《달려라 고등어》가 《꽃보다 남자》에서 뜬 이민호와 《과속스캔들》로 명성을 알린 박보영의 출연작으로 알려져 다시 인기를 끌자, tvN에서 판권을 인수해 2009년 2월 28일 부터 재방송 되고도 했다.
같은 해 SBS 사극 드라마 《왕과 나》에서는 구혜선이 맡은 폐비 윤씨 아역을 맡아 자을산군 역할을 맡은 유승호와 함께 주목받았다. 구혜선의 아역이라 부담이 됐다는 말과 다르게, 당차고 강단있는 모습과 유승호와의 애절한 멜로연기, 그리고 섬세한 감정 연기 등을 훌륭히 소화하면서 초반 6회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집으로 깽판치러 온 내시부인들을 호통치는 장면에서 긴 대사[2]를 막힘없이 소화하는 것이 백미. 갤러리 대본의 3페이지를 차지하는 방대한 분량의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서 촬영 몇 달 전부터 대사를 달달 외우고 공을 들였기에 개인적으로도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후일담 박보영이 나온 부분만 편집한 영상도 있으니 궁금하다면 여기로.이 작품으로 박보영은 SBS 연기대상으로 여자 아역상을 수상했다.
▲ 드라마 《왕과 나》 中 |
다음 해인 2008년 김수현과 함께 모 외고의 시험지 유출 사건을 극화한 KBS 1부작 청소년 드라마 《정글피쉬》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담임과 부모 때문에 유출된 시험지로 좋은 성적을 받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모범생 이은수 역할을 맡았다. 보고 싶다면 여기로. 유튜브 이 드라마는 방송계의 퓰리쳐상이라고 불리는 미국 피버디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0년 9월 23일에 극장판으로도 특별 개봉되었다. 또, 《정글피쉬》의 스핀 오프인 《정글피쉬 2》도 상영되었다.
《왕과 나》에서 구혜선 아역을 맡았던 인연으로 에릭, 구혜선 주연 드라마 《최강칠우》에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에릭 동생 우영 역으로 1회에 짧게 우정 출연했다. 또 첫 상업영화 도전작인 《울학교 이티》에 출연했다. 체육교사가 영어교사가 되기 위해 펼치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영화. 박보영은 모범생이자 반장이며 김수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송이' 역을 맡았다. 흥행은 저조했다. 여담으로 이 당시 박보영을 비롯하여 이민호, 문채원은 모두 인지도가 없는 신인이었다. 때문에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백성현과 김수로에게만 쏠린 상태. 보다 못한 박광춘 감독이 "기자여러분들 제가 하정우 데뷔시킨 감독인데 여기 신인들 좀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1년 후 세 명은 정말 대박을 터트렸다.
최지우, 유지태 주연 SBS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최지우가 분한 톱스타 이마리의 아역으로 1분 가량 짧게 카메오로 나온다.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나 우연히 뿔테 안경이 벗겨지면서 여신이 되는 장면. 갤러리 유튜브
2008년 11월 27일 진구와 출연한 첫 주연작 《초감각 커플》, 12월 3일 차태현, 왕석현과 같이 주연을 맡은 《과속스캔들》이 연이어 개봉했다. 《초감각 커플》에서는 아이큐 180의 귀여운 천재 소녀 현진으로 분했다. 저예산 영화인 만큼 지루하다는 평이 많지만, 시대를 고려하면 특이한 내용을 잘 살린 박보영의 매력을 느끼긴 충분하다는 평이 있다.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08 디지털 콘텐츠 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이다.
《과속스캔들》에서는 한물간 인기스타 남현수에게 다짜고짜 찾아와 딸이라고 주장하는 미혼모 황정남 역할을 맡았다. 시나리오가 막판 수정되며 남자에서 여자로 바뀐 정남은 이십 년 만에 나타난 철없는 딸과 가슴 따뜻한 엄마를 함께 표현하는 중요한 캐릭터. 귀여운 매력이 있으면서 반항적인 색깔도 필요했다. 경험이 많지 않았던 박보영 카드는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박보영의 가능성을 높이 산 제작진은 우격다짐으로 캐스팅을 밀어붙였다.
박보영은 당시 시나리오를 받는 위치가 아닌 신인배우였기 때문에 4차 오디션까지 봤다고 한다. 1차 오디션에서는 간략히 짧은 대사만을 받고 연기를 했고 2차 오디션에서는 아빠와 싸우는 장면에서 배역에 되어서 그 자리에서 즉흥 연기를 했는데 이때 박보영이 한 대사가 실제로 시나리오에 반영되어 명장면이 탄생했다. 3차 오디션은 극 중 정남 캐릭터와 어울리는 수수한 의상을 입어보는 것이었고 마지막 오디션에서는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연기력 뿐만 아니라 가창력까지 필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발라드, 락, 트로트, 댄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스텝들 앞에서 많은 노래를 불렀다. 다행히 빅마마의 곡을 멋지게 불러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때 최종 당락이 결정된 것이다. 박보영은 당시 4차 오디션까지 마치고 '난 모든 걸 다 불태웠다, 이젠 끝이다'란 심정이었다고 한다. 긴 오디션을 치르며 '차라리 싫다고 하지 왜 이렇게 희망고문을 시키지?'라는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 된 후엔 매일 매일 영화사에 출근해서 강형철 감독과 리딩 연습을 숱하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3. 과속스캔들의 흥행(2009~2010)
▲ 영화 《과속스캔들》 中 |
예상치 못한 《과속스캔들》의 흥행으로 아역배우에서 단박에 20대 대표 여자스타로 발돋움한다. 사실 영화 자체는 B급스러운 제목과 포스터, 블록버스터가 아니었던 기획으로 인해서 영화 개봉 전에는 망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잘 짜여진 각본으로 웰메이드 코미디 영화로 입소문을 타게 되고 장기흥행에 성공한다. 820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면서 코미디 영화 흥행의 신기록과 2008년 최대 관객수 영화라는 타이틀을 쓰고 강형철 감독은 충무로 대표 흥행 감독으로 자리잡는다. 또 영화배급 후발주자였던 롯데가 3대 배급사로 안착하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한 작품이다.
영화에서 박보영은 단연 돋보이는데 특히 영화의 절정에서 박보영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아빠 차태현에게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내는 장면이 있다. 오디션 때 감독은 상황만 던져줬는데, 이 때 박보영이 즉흥연기를 했고 감독은 원 시나리오보다 박보영이 만든 대사[3]가 훨씬 좋다고 판단, 시나리오를 수정한다. 박보영의 상황 몰입력과 섬세한 캐릭터 분석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당시 종합병원 2를 촬영 중이던 차태현과 어린 왕석현을 대신해 박보영은 부족한 인지도를 메꾸기라도 하듯 열심히 무대인사를 다녔는데 그 횟수가 무려 100회가 넘는다.
이 영화를 통해서 박보영은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디렉터스 컷 시상식등에서 수상한 8개의 신인상을 비롯, 13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그 해 각종 영화제의 신인상을 싹쓸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신인상의 신기록을 갈아 치운 신인상 수상 행진은 그녀의 등장이 영화계에서 얼마나 파격적이였는지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를 찍으면서 모든 것을 버리고 박보영의 신인상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는 차태현을 향해 다음에는 차태현의 남우주연상을 위해 연기하겠다며 화답해 인상깊은 수상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 때 인연을 맺은 차태현은 지금까지 연예계 멘토역할로 언제나 조언을 아끼지 않는 돈독한 사이다. 아직도 서로의 호칭이 아빠와 딸이라 제2의 가족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후일 1박 2일 여사친 특집에서 박보영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감기몸살로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는 최악의 몸 상태에도 차태현을 위해 바로 그 다음날에 한걸음에 달려와 차태현과의 끈끈한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과속스캔들》이후, 박보영은 특유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남초인 팬층을 형성, 국민 여동생이라는 영광스러운 칭호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과속스캔들에서 황정남 역으로 3개의 노래를 부른 것이 화제가 되어 인터뷰까지 날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직접 불렀던 음원은 1개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음원 2개도 녹음 시도는 해봤다고.
《과속스캔들》의 흥행에 힘입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네 번째 '시선' 시리즈인 옴니버스 영화 《시선1318》이 박보영을 전면에 내세워 2009년 6월 정식 개봉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앞서 2008년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었다. 다양성 영화이자 예술영화인 이 영화는 <진주는 공부중>,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릴레이>, <유.앤.미>, <달리는 차은>등의 여러 단편 영화들로 이루어졌으며 박보영은 <릴레이>라는 청소년 미혼모를 다룬 단편에 참여하였다. 학교에서 아기를 지키려 하는 학생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이야기로 박보영은 선생님들 몰래 아기를 학교에 데려가 친구들과 함께 돌보는 여고생 희수 역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이현승 감독은 "특히 박보영을 캐스팅한 이유는 똑똑하고 똘똘한 배우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국에서 가장 지적인 여배우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박보영을 극찬하기도 했다.
이렇듯 박보영은 800만 흥행 역사를 다시 쓴 과속스캔들을 통해서 각종 드라마, 영화 섭외 1순위로 떠오르며 절정의 인기를 누린다. 방송가와 충무로에서는 '박보영을 잡아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정도. '데뷔동기' 이민호·박보영을 잡아라" 업계 '후끈' 하지만 표면상으로 박보영은 학업[4]을 이유로 여러 작품을 고사했고 1년 동안 차기작을 결정하지 못한다. 연예계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말이 통용된다. 이 말처럼 보통 신인들은 인기를 얻으면 그 여세를 몰아 후속작으로 분위기를 이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보영의 경우는 정반대. 이런 박보영의 행보에 많은 사람은 의문을 가졌다. 갑자기 얻은 인기 탓에 부담감이 커 쉽사리 작품을 정하지 못하는 것일 거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사실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있다.
바로 소속사인 휴메인엔터테인먼트[5]와 마찰 때문이었다. 휴메인엔터테인먼트 측은 과속스캔들의 흥행으로 몸값이 치솟은 박보영을 이용해, 당시 김연아 특수를 노린 '얼음의 소리'라는 피겨 스케이팅 영화를 제작하려고 의도적으로 차기작 선택에 훼방을 놓았다. 덕분에 박보영은 《선덕여왕》, 《찬란한 유산》 같은 대박난 작품들을 놓치게 됐다. 박보영은 원래 운동신경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본인이 순순히 인정할 정도인데, 거기에 더불어 당시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박보영은 소속사 반 강요에 따라 출연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연기에 필요한 피겨스케이트를 배우는 등 나름의 시도를 했지만 결국 건강에 무리가 왔고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의사는 피겨를 그만둘 것을 권했으나 영화 촬영을 위해 주사를 맞아가며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동행한 소속사 관계자가 박보영에게 "주사를 맞으려면 상 하의를 모두 탈의하고 맞아야 한다"고 황당한 주장을 했고, 이에 박보영은 가벼운 물리치료로 대신했다. 결국 건강이 악화되고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도 들지 않아 출연 포기 의사를 밝혔다. 영화 제작은 무산되었고, 이에 공동제작사였던 보탬 측은 영화 출연을 약속해놓고 출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박보영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박보영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결국 이러한 사태를 보다 못한 박보영의 부모가 직접 법무법인을 찾아가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내게 된다. ´어린 배우´ 박보영의 호소 "난 소속사 돈벌이 수단.."
이후 박보영은 2년 동안 소속사 분쟁으로 인하여 활동을 잠정 중단하게 된다. 심지어 은퇴까지 고려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내려오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본가인 증평에 가 있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몇 날 며칠을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지를 걱정했다. 대학교도 이미 연극 영화과를 진학했고 할 줄 아는 게 연기밖에 없어서 속상했다. 하지만 시골집과 학교의 주소로 수많은 팬들이 보낸 팬레터에 마음을 돌려 복귀를 결심한다. 이후 연매협을 통해 소속사와의 갈등을 매듭짓고 차태현의 소개로 차태현의 전 매니저가 차린 신생 기획사 더 컴퍼니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다시 연예계 활동을 재개한다. 요즘도 박보영은 가끔 힘이 들 때면 그 팬레터를 꺼내보며 기운을 낸다.
후일 박보영은 이 시기를 오히려 “그때 힘들지 않았다면 이 일에 대한 감사함을 몰랐을 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빨리 일을 시작했고, 잘 모르고 그 상황에 취했을 수도 있는데 많은 것들을 겪으며 다시 시작할 때 ‘이렇게 연기를 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어디냐'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제 작은 일들은 '이럴 수도 있지' 이렇게 넘어가고 더 큰일들은 오히려 침착하게 넘어가는 거 같아요. ‘괜찮아. 침착해. 다 괜찮아. 생각을 해보자.' 이렇게요.”라며 더욱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시기라고 회고한다. 인터뷰
▲ 놀러와에 출연해 아버지의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박보영 |
이처럼 박보영은 《과속스캔들》 이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할 시기에 소속사와의 송사라는 악재를 겪으며 순탄치 않은, 굴곡진 연예계 생활을 했다. 다행히 이후 여러 작품을 흥행시키며 재기에 성공하긴 하지만 과속스캔들 이후 수많은 드라마, 영화를 울며 겨자 먹기로 놓쳐야 했기에 소속사의 분쟁이 박보영의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인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히려 소속사의 분쟁 이후 큰 타격을 입고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박보영의 경우는 상당히 드문 경우다. '만약'이라는 가정 자체가 부질없는 것이긴 하지만 만약 박보영이 소속사와의 분쟁을 겪지 않고 여세를 몰아 차기작으로 그 분위기를 이어나갔다면 어땠을까, 짙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소송을 겪었을 당시 박보영은 만 19세. 이처럼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던 소속사와의 분쟁은 여러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서 드러나듯 그녀의 가치관과 연기관에 큰 영향을 끼친다.[6] 여러모로 박보영의 연예계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었다.
4. 늑대소년으로 재기(2011~2014)
2010년 소속사 분쟁을 해결하고 첫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김명화 감독의 《그녀가 날봐요》. 장르는 휴먼 멜로 영화, 내용은 감정 표현 조절 능력이 일반인과 다른 성격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여주인공 ‘아성’과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 ‘지호’가 만나 엮어가는 사랑 이야기였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 크랭크인 예정이었던 영화는 결국 기획 단계에서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새롭게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김태경 감독의 《미확인 동영상》. 박보영은 의문의 동영상 때문에 저주를 받게 된 동생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세희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끝까지 간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유명한 제작사 AD406의 창립 작품. 영화사의 대표가 차태현의 친형 차지현이라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남다른 소재를 다룬 탄탄한 시나리오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공포를 언제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중에 노출된 연예인이란 직업의 특성상 인터넷 동영상 괴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도 끌렸다고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2011년 6월로 예정되었던 이 영화의 개봉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핑계로 슬금슬금 뒤로 밀리더니 2012년으로 아예 개봉이 밀려버린다.
덕분에 박보영은 과속스캔들 개봉과 2012년 6월 미확인 동영상 개봉 전까지 무려 4년의 공백기가 생겨버린다. 《미확인 동영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던 계획이 엉켜버린 것이다. 출세작 이후 4년 동안의 공백기는 신인배우로서 자칫 대중들에게 영원히 잊힐지도 모르는 치명타. 게다가 이렇게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차태현과 함께 출연한 하이마트 CF는 꾸준히 방영돼 '하이마터'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으로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 이렇듯 의도치 않게 생겨 버린 공백기 때문에 박보영은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2011년에 《리오》와 2012년에는 안데르센 원작의 《눈의 여왕》의 더빙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미확인 동영상》은 해를 넘겨 2012년 5월 30일 개봉하여 손익분기점 60만에 최종 관객 88만이라는 성적으로 막을 내려 '그 해 여름 처음 개봉하는 공포영화는 흥행한다.'라는 속설을 증명했다. 적어보일지도 모르지만 공포영화의 장르적 특색을 감안했을 때는 꽤 준수한 성적. 이는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을 위해 링거를 맞아가며 라디오와 예능을 통해서 홍보에 열을 올린 박보영의 공이 큰 듯하다. 무리한 홍보 일정 때문에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아 이때 홍보차 출연한 공감토크쇼 놀러와에서는 목이 쉰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 영화 《늑대소년》 中 |
그리고 2012년 10월 31일 《늑대소년》이 개봉하면서 박보영은 연기인생의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한다. 당초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다른 작품 출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이 어려운 상황. 그는 '늑대소년' 시나리오의 마지막 장면에서 '폭풍 눈물'을 흘렸다. 가슴을 절절하게 하는 두 남녀의 사랑은 물론 그들만의 우정과 의리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결국 그전에 출연하기로 한 영화 제작사 대표에게 양해를 구하고 늑대소년에 출연하게 됐다. 조성희 감독은 처음 박보영을 만났을 때 "마치 영화 속 그 소녀가 걸어 들어오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차가운 것 같지만 마음은 따뜻한 소녀의 모습과 박보영이 꼭 닮았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결과는 대박. 순제작비는 30억, 마케팅 비용을 합하면 50억정도로 비교적 제작규모가 작았던 영화는 손익분기점 180만을 훌쩍 넘겨 70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멜로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다.
영화의 흥행으로 박보영은 소속사 분쟁을 털어버리고 4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재기에 성공한다. 《늑대소년》의 흥행에 힘입어 제4회 피어선영상페스티벌에서 최고 여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는 이 영화제에 작품을 공모한 젊은 감독들에게 '나중에 함께 작업하고 싶은 여배우'를 조사한 결과이다.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2012년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 8위(순위권 중 유일한 20대 여배우)에 랭크되기도 했다. 극 중 박보영은 늑대소년인 철수를 만나게 되면서 점점 닫혔던 마음을 열게 되는 폐병에 걸린 소녀 역할로 분했다. 특히 위험에 닥친 철수를 보호하기 위해 억지로 철수를 밀어내며 가버리라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철수의 뺨을 때리고 손을 떨며 우는 박보영의 절절한 연기가 압권. 유튜브 다소 엉성한 줄거리를 송중기와 박보영 두 주연의 연기와 외모로 메꿨다는 평이 많다.
느닷없이 CG로 점철되어도 송중기는 빛난다. 박보영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늑대소년에게서 돌아서며 서럽게 들썩이는 그녀의 어깨를 보고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감정이 없는 사람. 김현민 무비위크 기자 |
2013년 정글의 법칙에 출연했는데, 소속사 대표가 정글의 법칙이 조작 프로그램이라는 식의 글을 SNS에 올리는 바람에 논란이 되었다. 힘들어하는 박보영이 걱정되는 마음을 술김에 격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이게 오히려 배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꼴이 됐다. 이 일의 영향인지 소속사가 더 컴퍼니 엔터테인먼트에서 피데스스파티윰[7]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정글의 법칙 이후 마땅한 차기작이 없었고 《피끓는 청춘》의 제작을 꽤 오래 기다렸던 터라 2013년은 대중에게 선보이는 영화나 드라마가 없이 1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2013년 5월 21일 동명의 일본 수필을 드라마화한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의 한국 리메이크판 드라마의 여주인공 캐스팅 물망에 올랐으며 MBC 하반기 편성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사 하지만 최종적으로 작품은 제작이 무산된 것으로 보이며 아쉽게도 2008년 《최강칠우》 이후 5년 만의 드라마 복귀와 첫 장편 드라마 주연도 불발됐다.
해를 넘겨, 캐스팅에서부터 제작되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던 《피끓는 청춘》[8]이 2014년 2월 개봉했다. 이 영화는 맨 처음 캐스팅된 박보영이 다른 영화를 찍지 않고 기다려준 덕분에 상대역에 이종석 등이 캐스팅되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개봉까지 3년이 걸린 작품, 김진섭 담소필름 대표는 지금도 박보영을 ‘은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극 중 박보영은 홍성 일대를 휘어잡는 여자 일진이자 중길에게 한결 같은 순정을 보여주는 '영숙' 역을 맡았다. 최종 흥행 성적은 167만으로 손익분기점은 넘겼다.
박보영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학생을 지키는 영숙의 모습에 끌려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서 박보영은 욕을 하고 담배를 피우고 사람을 때리는 등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탈피해 거칠고 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2014년 1월 금요일엔 수다다 '그들 각자의 영화관' 코너에 출연하여 이동진, 김태훈과 약 22분동안 토크를 벌인다. 해당 프로그램의 문서에서도 알 수 있듯 로마 위드 러브라는 옴니버스 코미디 영화를 추천했는데 영화에서 엘리엇 페이지의 역할이 얄밉지만 인상깊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박보영의 지향점과 연기관을 엿볼 수 있고 영화 홍보에 치우치지 않은 양질의 정보가 많이 담겨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링크를 타고 가서 보기를 추천.
5. 오 나의 귀신님으로 연기 영역 확장(2015~2016)
2015년 한 해에만 대중들에게 드라마 1편과 영화 3편을 선보이는 등 소속사를 옮긴 이래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먼저 이해영 감독의 신작인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 6월 18일 개봉하였다. 이해영 감독은 영화 캐스팅 당시 초반 장면에선 어울리고, 후반 설정의 이미지가 상상이 되지 않는 배우가 필요했다고 한다. 유약하고 청순하고 어려 보이면서도 그 변화를 표현할 수 있을 만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박보영뿐이었다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말도 안되는 디렉션을 줘도 뭐든 해내 '복잡한 디렉션을 주고 싶게 만드는 배우'라고 평하기도 했다. 영화는 중후반부에 들어서 장르가 변주되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박보영은 폐병으로 산속의 기숙요양학교에 오는 '주란'역을 맡았다. 초반 소심하고 주눅든 전학생에서부터 후반부 폭주하는 모습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영화는 최종관객 35만 명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되는 120만을 넘기는데 실패했다.
《과속스캔들》과 《늑대소년》으로 특정한 이미지에 갇혀있던 박보영이 병약한 소녀에서 파괴적으로 폭발하는 소녀로 변신하는 과정은 유연한 만큼 흥미로운 볼거리가 된다. 박보영은 나약한 마음과 수줍음, 욕심과 질투를 오가는 섬세한 감정선을 매끄럽게 이끌면서 다른 배우들과 조화를 이뤄낸다. 최재훈의 씨네마트 中에서 |
▲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中 |
7년 만의 브라운관 컴백작이자 첫 주연을 맡은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소심한 빙의녀 나봉선과 음탕한 처녀귀신 신순애에게 빙의된 상반된 두 캐릭터를 첫 장편 드라마 주연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연기하여 호평을 받았다. 《오 나의 귀신님》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마지막회에 7프로를 넘겨, 1프로도 안되는 시청률로 조기 종영했던 전작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tvN 금토드라마의 부활을 이끌었다. 칭찬 일색, 거기다 신드롬까지 일으킨 ‘오 나의 귀신님’이었지만 박보영은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은 오히려 '실패'라고 평가했다. 점수로는 70점. 극 중에서 조절하려고 했는데도 실패한 부분이 자신의 눈에는 보였다고 한다.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고도 겸손한 박보영의 평가는 그의 성장폭을 다시금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벌려놓았다고 기자는 평했다.
사실 박보영은 드라마 현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아역이었을 때 현장에서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보영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드라마를 선택한 것에는 유제원 감독과의 만남이 큰 역할을 했다. 원래 작품 정하기 전까지는 감독과 미팅을 안 하는 편이지만 소속사 대표의 권유로 유제원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믿음을 얻어 돌아서는 길에 출연을 결심했다. 《오 나의 귀신님》 방영 전에는 영화에 비해 드라마 쪽 필모그래피가 빈약하다는 것이 팬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부분이었다.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키고 단박에 드라마 대표작을 만들어줬다는 점과 드라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쳤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뜻깊은 작품이다.
《오 나의 귀신님》의 빙의는 작품 속 봉선의 성적 욕망을 표현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것은 순애의 것이다. 그러니 봉선을 연기하는 박보영은 이 설정을 통해 ‘아무것도 몰라요’ 같은 표정으로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보다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다. 《오 나의 귀신님》의 빙의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거침없이 욕하곤 했던 김슬기의 캐릭터를 박보영에게 덧씌우면서 그가 성적으로 보다 개방적인 캐릭터를 부담 없이 연기하도록 만들었다. 박보영에게도, 여자의 성적 욕망을 다루는 드라마로서도, 빙의를 다루는 작품으로서도 아주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중이 이 세 가지에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주어진 한계 내에서 매우 영리한 선택을 하고 있다. |
올해의 매력 박보영 여배우는 여자에게 인정받을 때 힘이 생긴다. 올해 박보영은 여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물론 남자들에게도. 박보영은 어떤 말도 들어줄 듯 웃었고, 예쁜 말만 할 듯이 입을 내밀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쳐다봤다. 마음이 복잡하고 꼬여 있을 때마다 그녀를 보며 슬며시 풀었다. GQ코리아 《GQ AWARDS 올해의 시대정신 ‘페미니즘’》中에서 |
뒤이어 권오광 감독이 연출한 《돌연변이》가 10월 22일 개봉했다. 역량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목적으로 탄생한 'CJ E&M 버터플라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제40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뱅가드 섹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여기서 박보영은 남자친구인 돌연변이 '박구'를 이용해서 인터넷 유명세를 타는 키보드 워리어 '주진' 역을 맡았다. 날아 차기로 자동차 운전석의 사이드 미러를 깨부수고 욕설을 거침없이 날리는 등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참고로 이 캐릭터의 모티브는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에서 악플을 달았던 국정원 여직원이다. 악플러가 국정원에 취직해 적성을 살린다는 설정. 제작비가 5억밖에 되지 않는 저예산 영화라 박보영을 비롯한 대부분의 배우들은 자진해 개런티를 깎아 촬영에 임했다. 또 평소 박보영과 이광수와 친분이 두터워 제작사로부터 섭외를 부탁했고, 그 제안이 성공해 캐스팅이 성사됐다.
그는 저예산 영화이고 비중이 작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보영은 지난해 어느 순간 자신의 연기가 늘지 않는다는, 그래서 마음먹은 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정체기가 닥쳐 한동안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돌연변이》는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을 때 힘을 낼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 유달리 애착을 가지는 듯하다.
또한 영화 반창꼬를 연출한 정기훈 감독의 신작이자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가 11월 25일 개봉했다. 극 중에서 박보영은 명문대 출신의 빵빵한 스펙을 갖추었지만 현실은 취준생, 가까스로 수습 딱지와 함께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된 열정과 패기의 새내기 기자 ‘도라희’ 역을 맡았다. 모처럼 자기 나이 배역이고 전작때까지 병약한 소녀, 혹은 학생 역을 주로 맡아왔기에 내심 욕심이 났다고 한다. 게다가 또래들의 고민을 작품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었다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첫 장편 드라마 주연작인 《오 나의 귀신님》이 좋은 성적을 거둔데 반해 주연으로 출연했던 세 영화가 모두 손익을 넘지 못해 영화 흥행 면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흥행은 실패했지만 캐릭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후반 들어 극적으로 변화하는 소심한 전학생, 키보드 워리어, 사회 초년생 등 겹치는 것 없이 다양한 캐릭터들을 모두 훌륭히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 인정받았기에 여러모로 뜻깊은 해였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2015년 올해를 빛낸 탤런트 12위, 2015년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 19위(순위권 중 유일한 20대 여배우)에 랭크되기도 했다.
아시아투데이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하여 실시한 '지난 10년간 당신의 마음을 흔든 연예계 ‘최고의 스타·작품’은?' 이란 주제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최고의 여자배우' 부문에서 전도연, 전지현, 김혜수의 뒤를 이어 7표를 획득하여 4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InStyle 13주년 기념호에서 스크린, 영화, 예능에서 최고를 가리는 '스타 아이콘' 설문에서 스크린 여자 배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네티즌 설문조사에는 전지현에 뒤졌으나 전문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종합 1위가 됐다. 다양한 캐릭터를 시도한 도전정신이 높게 평가받은 듯.
2016년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 위키드의 고정 패널로 출연했다. 박보영은 아이들의 멘토로 작곡가 유재환과 함께 팀을 이뤘다. Mnet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고의적으로 갈등 요소를 일으킨다든가 하는 연출된 모습 없이 순수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냈고 박보영 또한 비록 전문 음악인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이해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우는 든든한 멘토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또 기존의 사랑스럽고 선해보이는 박보영의 이미지와도 궁합이 잘 맞아서 나름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으며 종영했다. 종영 이후에도 박보영이 멘토를 맡았던 핑크팀의 멤버 송유진, 오연준 등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종종 만난다고 한다. SNS를 통해서 종영 후에도 모임을 갖거나 편지와 선물을 주고 받은 사진들을 발견할 수 있다.
6. 한국 최초 여성 히어로물 힘쎈여자 도봉순의 성공(2017)
▲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中 |
박보영은 자신이 연기하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편견도 하나씩 뛰어넘는다. 《오 나의 귀신님》의 봉선은 20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자신의 성적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낸 캐릭터였고,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7.3%(AGB닐슨 전국 기준)로 성공했다. 얌전한 이미지의 여성은 PC방이나 게임과 친하지 않다거나 연약할 것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을 깨는 《힘쎈여자 도봉순》은 2회 만에 시청률 5.8%(AGB 닐슨 전국 기준)를 돌파했다. 공교롭게도 어떤 스테레오 타입에 갇히기 쉬운 배우가 자신이 맞닥뜨린 한계를 하나씩 ‘도장 깨기’ 하는 과정은 세상의 석연찮은 편견에 균열을 내는 것과 병행되며,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러니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10년째 흥행작을 내놓고 있다는 점만이 아니라도, 박보영은 ‘믿고 보는’ 배우라고. |
박보영 씨가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작가님 저한테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선물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라고 울더라고요. 사실 보영이가 촬영하다가 다쳤어요. 그러니까 보영이는 그 작품의 진의를 안거에요. (편견에 맞서는 여성 히어로물을 집필하려는 작가의 기획 의도에 공감하며) 단순한 로코가 아니라는걸. 누가 뭐라던 이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달려준 걸 알게 되면서 '그래, 보영이가 알아주면 된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지금 이 자리를 빌려서 꼭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보영아, 고마워! 《힘쎈여자 도봉순》백미경 작가 인터뷰 中에서 링크 |
JTBC에서 2017년 2월부터 4월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한국 최초 여성 히어로물 《힘쎈여자 도봉순》의 주인공 '도봉순'으로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제목 그대로 힘쎈 여자 도봉순을 중심으로 여성들을 대변하는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는 tvN 《오 나의 귀신님》 이후 1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기도 하다. 박보영은 뭐 하나만 잘못 만지면 부서지고 으스러지는 괴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순수 괴력녀' 도봉순으로 분했다.
《힘쎈여자 도봉순》는 원래 C급 코미디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본을 본 박보영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박보영에 맞게 대본이 수정되었고 여주인공 '도봉순'의 사투리를 쓰고 못생긴 설정도 사라졌으며 남자주인공도 도봉순의 소꿉친구 '인국두'에서 판타지 요소가 깃든 '안민혁'이라는 캐릭터로 바뀌었다. 드라마는 독특한 소재와 B급 코미디, 흥행이 쉽지 않은 여성 타이틀롤 등의 이유로 방송사 편성도, 남자 주인공 캐스팅도 난항을 겪는 등 빛을 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보영은 이 드라마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잡고 있었다고 한다. 수동적이지 않고 당당한 여성 캐릭터에 끌렸기 때문이다.
사실은 여자가 메인 타이틀롤을 이라서 남자 배우가 늦게 정해진 것도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편성을 못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드라마가 나오는 건 힘들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조금 더 믿을 만한 사람이 된 다음에 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저는 방송사 정해지기 전부터 시나리오의 초고만 보고 들어갔다. 감독님도 정해지기 전이었다. 사실 드라마 내용도 너무 좋고 시도하고 싶었는데 과연 이 드라마를 어느 방송사에서 방송 해주실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가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꼭 이런 드라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수동적인 캐릭터는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수동적 캐릭터가 있었지만 여자로서 여자의 힘으로 해내는 역에 목말라 있었다. 도봉순이라는 캐릭터는 힘이 세기 때문에 남자 앞에서 작아지지 않는 게 더 좋았다. 초고는 생각보다 더 셌다. 캐릭터가 더욱 셌다. 이런 게 우리나라에서 시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시도하고 참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스포츠조선 2017년 4월 17일 인터뷰 中에서 |
우여곡절 끝에 제작된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박보영은 타이틀 롤이자 원톱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도봉순' 역할을 맡아 신통방통한 활약을 선보이며 박보영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증명시켰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문을 가뿐히 뛰어넘는 동시에 로코퀸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9.668%(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해 2013년 무자식 상팔자가 기록했던 9.230%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비록 10%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두 차례나 9%를 넘었고 마지막 회에선 8.957%로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이와 같은 드라마의 흥행으로 JTBC 김수길 사장은 촬영장에 직접 뷔페를 선물하기도 했고, 《힘쎈여자 도봉순》 제작진과 출연진은 발리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또한 박보영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박보영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잘 선택하고 소화하는 현명한 배우인 듯하다”면서 “캐릭터가 과장돼 있음에도 설득력 있게 연기할 줄 안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형민 PD는 “생각지도 못한 디테일을 자연스럽게 살려내는 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어른들에게는 복스럽고, 남녀 모두에게 귀엽게 다가오는 이 대체불가의 배우는 액션이면 액션, 멜로면 멜로, 코미디면 코미디 등등 뭐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발휘했다. 이 드라마에서 박보영이라는 배우가 한 장르들을 떠올려보라. 스릴러는 물론이고 액션, 멜로, 코미디, 청춘 성장드라마 등등 그 스펙트럼이 너무나 넓다. 마치 아이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올려다볼 때는 보는 이들을 가슴 설레게 만들고, 조폭들을 한꺼번에 때려눕힐 때는 그간 억눌렸던 감정들이 시원하게 풀어지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춘들에게는 개인적 성장을 통한 어떤 위로와 위안을 주고, 웃을 일 찾기 힘든 현실에 잠시 동안 모든 걸 잊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렇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라고 평했다. 이처럼 드라마의 성공으로 박보영은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 같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53회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 제12회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서는 한류드라마 여자 연기상, 제1회 더 서울 어워즈에서는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 해 그간의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대중문화 예술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7. 너의 결혼식의 성공, 어비스(2018~2019)
▲ 영화 《너의 결혼식》 |
몇 년 전 멜로 영화 한 편을 제작할 당시 다시는 ‘멜로’ 근처에도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캐스팅도 어렵고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뽑아내는 일도 지난하며 이런 장르의 영화는 투자받기도 쉽지 않다. 대작 액션 영화는 만들기 쉽냐고 묻는다면 ‘대략 난감’이지만…. 뭐 요즘 주류 한국 영화계에서 로맨스나 멜로 영화 찾아보기가 거의 희귀한 현실이 그 답이 될 듯하다. 남녀 배우는 관객들의 판타지를 채워줄 만큼 멋지고 매력 넘쳐야 하고 영화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연기력도 출중해야 한다. 그런 맞춤한 ‘연기파 스타’를 멜로 영화로 끌어들이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시나리오는 또 어떠한가. 우연의 남발은 지양해야 하고 신파나 최루도 피해야 한다.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랑 이야기에 현실적 공감까지 얻어내는 일은, 손으로 직접 촘촘하고 쫀쫀하게 짠 조각보를 잘 이어 붙여 예쁘고 따뜻한 담요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머리와 몸의 세공술이 필요하다. 지금 극장가에선 어느새 한국 영화계의 희귀 장르가 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한 편이 예상을 뒤집고 선전 중이다.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이다. 우려를 딛고 예상을 깨는 결과는 영화 만드는 이들에게 반가운 일이다. 심재명 영화사 명필름 대표[9] |
차기작으로 2017년 하반기에 크랭크인한 이석근 감독의 영화 《너의 결혼식》이 8월 22일 개봉했다. 영화는 제작되기 6년 전부터 이미 초고가 쓰였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멜로 장르 자체가 성공하기 힘들다는 시장 진단과 그에 따른 캐스팅 및 투자 문제가 발생하며 제작이 지연됐다. 특히 남자 주인공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으며 난관에 부딪혔으나 오래전부터 박보영이 추천한 김영광을 만난 후 “이게 마지막 카드인 것 같다"라는 제작사의 판단으로 영화 제작은 급물살을 탔다고 한다. 영화는 2015년에 확정 기사가 났으나 2017년 하반기에야 비로소 크랭크인이 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 박보영에게 제작사와 감독은 특히 고마웠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약속했지만 투자와 상대배우 캐스팅이 난항을 겪는 과정에서 박보영은 2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너의 결혼식》은 성수기를 약간 비껴간 시기에 개봉 했지만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받으며 최종 관객 282만명을 넘어 2018년 로맨스 장르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이로써 박보영은 영화 《늑대소년》 이후 두번째 멜로영화 흥행작을 필모그래피에 추가했다. 2010년 들어 충무로에서 침체됐던 멜로 장르를 부흥시키며 명실공히 멜로퀸임을 증명해보인 것이다. 영화의 성공으로 박보영은 필모그래피 최초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석근 감독은 “첫사랑 연대기니까 승희가 커버해야하는 기간이 길다. 하지만 한 배역을 두고 두 명을 쓰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담을 넘는 장면이 있고, 성인이 돼서도 담을 넘는데 두 장면이 연상되기를 바랬다. 그냥 한명이 하는게 나았다. 박보영이 0순위였다. 과연 보영씨가 해줄까 하면서 제의했는데 다행히 해줬다”면서 박보영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뒤이어 “첫 영화를 만드는데 오래 걸려서 항상 궁금했다. ‘어떤 분들과 첫 작품을 하게 될까.’ 그런데 그분들이 박보영과 김영광이어서 감사하고 은인 같다. 너무 잘해주셨다”고 칭찬했다.[10] 이 같은 감독의 의도에 부합하게 박보영은 고등학생부터 20대 후반까지 10년간의 첫사랑 연대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또한 《너의 결혼식》은 남자 주인공 시점에서 전개되는 '첫사랑' 영화인데 이런 영화는 대체로 납득 가능한 여성 캐릭터들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 첫사랑을 향해 순애보적인 마음으로 달려가는 남자에게 그 상대인 여성은 사랑스럽지만 수수께끼처럼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보영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의견을 내며 승희 캐릭터를 지켜냈다고 표현했다. 박보영의 자신이 연기한 '승희'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저는 끝까지 승희를 지키리라 생각했어요. 우연이와 헤어질 때도 저는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났거든요. 그런데 눈이 '촉촉'해서도 안된다는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게 이야기 할 수가 있겠어요. 안 우는 건 이해가 되는데 그렇게 매몰차게 해야 하면 어디를 보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했죠. 그런데 남자 스태프들이 그러더라고요. 여자들이 헤어질 때는 다 그렇게 매몰차지 않냐고. 처음에 너무 외로웠어요. 나만 이상한 사람인가, 내가 고집부리고 있나 싶어서…. 그런데 스크립터랑 조감독님이 언니들이라서 엄청나게 힘이 되어 줬어요. 승희가 너무 못되게 보일 것 같아서 고민이면 언니들 있을 때 말을 꺼냈어요. 그러면 감독님이 언니들에게 정말 그렇냐고 물어보면 같이 그렇다고 해주고…. 다행히 감독님이 제 의견을 많이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했어요. |
Q. (영화에) 박보영 배우의 의견도 많이 반영됐다고 들었는데? 씨네21인터뷰에서 이석근 감독 |
2019년 tvN 드라마 《어비스》 에 출연했다. 박보영은 극 중 중앙지검 특수부 평검사에서 로펌 변호사로 부활한 ‘고세연’ 역을 맡았다. 법조계의 원더우먼으로 불리며 탄탄대로를 걷던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그녀가 ‘어비스’에 의해 이전과 전혀 다른 얼굴로 부활하게 된다는 설정. 박보영은 생애 처음으로 법조인 역할을 맡았다. 또한 작품 자체도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 전작들과 다르게 가장 장르물적인 성격이 큰 작품이었다. 박보영에게는 큰 도전이었던 셈.
하지만 드라마는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신출귀몰하는 악역과 발암전개로 중도하차했다는 평이 쏟아지며 퀄리티가 무너졌으며 드라마의 작품성과 더불어 박보영의 연기도 혹평을 받기도 했다. 감정 표현을 하는 눈물 연기나 특유의 대사 처리 방식이 박보영의 그 전 작품과 너무 비슷하게 오버랩 된다는 평.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배우들이 잘하는 연기를 벗어나 새로운걸 도전하면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박보영이 지금 그런 단계다. 어색함이 익숙해지면 박보영 또한 '스릴러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평했다 다만 혹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첫방송의 3% 중후반대에서 하락해 2% 초중반에 머물렀는데 식상하고 납득도 되지 않는 대본임에도 ‘어비스’가 고정 시청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엔 박보영이 큰 몫을 했으며, 대본의 허술함을 박보영의 연기가 메웠다며 구멍이 많은 대본 속에서 악전고투했음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안효섭을 노련하게 잘 이끌어주었다는 평도 있었다.
요약하면 허술한 대본 탓에 그동안 호평 일색이었던 전작들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에 비해 혹평도 공존했다는 것. 명배우라도 연출과 작품에 대한 평가에 따라 좋지 않은 연기평을 받는 것은 으레 있는 일이다.
8.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다(2020~2023)
2020년 2월 11일, 약 10년간 일해왔던 피데스스파티윰과의 전속 계약을 정리하고 BH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전 소속사인 피데스스파티윰은 대표의 SNS로 촉발된 박보영 소속사 조작방송 논란, 팬들과의 소통 문제, 미흡한 일처리 등 많은 문제로 팬들의 불만이 쌓여 있었던 상태. 때문에 10년만의 소속사 이적 소식을 팬들은 크게 반겼다.▲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中 |
이번 작품에서 박보영은 물오른 멜로 연기와 '멸망'역을 맡은 서인국과의 케미스트리가 호평을 받았다. 또한 '엔딩 맛집'으로 불리며 매번 강렬하고 여운 가득한 엔딩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매 회차마다 유독 주인공들의 나레이션의 비중이 많았던 작품이기도 한데 안정적인 발성과 발음으로 유명한 박보영 답게 담담하고도 감정이 짙게 느껴지는 나레이션을 따로 모은 유튜브 클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링크 ‘멸망’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캐릭터화했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시도만은 박수받을 만했지만, 그걸 풀어내는 방식에서 대중적인 접점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었다.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中 |
배우 박보영은 흥행작인 '과속 스캔들'과 '너의 결혼식', 히트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과 '힘센 여자 도봉순' 등을 통해 특유의 사랑스러운 생기와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대중들의 환호를 받아온 배우다. 이를테면 어디서든 무언가와 어딘가를 환하게 밝히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던 박보영의 진가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 대 일 상황에 특히 강한 그는 상대역과 시선을 주고받는 순간 그 힘을 스크린 너머 관객들에게도 전달하는 배우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박보영은 절박한 순간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강인함으로 영화의 장르를 일순간 확장시켰다. 판타지와 멜러가 사이좋게 공존하던 영화 '늑대소년'은 박보영의 눈빛으로 끝내 잊지 못할 러브 스토리로 완성된 바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르가 허물어지는 경계선마다 박보영의 큰 두 눈은 상황과 감정을 예의주시한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먼 어딘가를 자꾸만 응시하는 박보영의 눈빛은 관객들에게도 지옥의 너머를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그는 이전 작품들에서 선보여 온 말맛의 활력 대신 꿈틀거리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눈이라는 창 안에 응축한다. 그 눈동자에는 불길과 폐허 그리고 붕괴와 소멸 이후를 기어코 보고자 하는 파동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진명현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 |
박서준 배우와 박보영 배우도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이 맡은 인물에게서 더 많은 것을 알아내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다. 특히 박보영 배우는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에너지를 명화에게 다 쏟아냈다. 명화는 분명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이타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그도 황궁아파트라는 틀 안에서 갇혀 있었다. 그가 남편을 지키기 위해 하는 선택들이 어떤 선을 넘어 광기에 이르는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는데, 박보영 배우가 그 지점을 너무나 잘 표현해주었다. 엄태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독 |
특히 자칫 기능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영화 속에서 가장 이상적인 이타주의자 명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영화 안과 밖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했다. 극 중 영탁(이병헌 분)과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배우 이병헌의 격렬하고 뜨거운 열기 앞에는 침착한 얼굴로 자신의 영토를 뺏기지 않으려는 장면을 훌륭히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번져오는 불 앞에 고여있는 샘 같은 박보영의 존재감 또한 대단히 깊은 잔상을 남긴다는 평. 또 자칫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극 중 영탁의 노모에게 진실을 말하라며 윽박지르는 장면에서는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디스토피아물의 특성상 박보영은 어떻게 하면 더 꾀죄죄하게 나올까 고민했다. 옷도 같은 것만 입어야 하니까 다른 변화를 고민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머리에 오일을 더 발라 기름기가 많은 걸 표현했다고 한다. 특히 대선배인 이병헌과의 호흡에서 이병헌의 뛰어난 연기를 보며 무력감을 느끼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더욱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영화 자체도 380만 손익 분익점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에서 근래 보기 드문 성과를 거둔 것이다. 또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하고 《너의 결혼식》에 이어 2연속 4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또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작품이 내 필모그래피에 남겨진다는 게 기쁜 일이 될 것 같고, 스스로에게 굵은 글씨로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中 |
▲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中 |
<씨네21> 시리즈 연말결산 올해의 여자배우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박보영에게 돌아갔다. 2023년 한해를 정리하는 자리에서 27명의 영화기자·영화평론가·TV비평가의 선택은 예상대로 치열한 접점을 펼쳤다. 파트가 공개될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일으킨 <더 글로리>의 송혜교, 아직도 새로운 게 남았다는 듯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한 <더 글로리><마스크걸> <경이로운 소문2>의 염혜란까지 그 저력을 누구나 쉽게 동의할 만한 배우들이 이름을 올렸다. 쟁쟁한 배우들로 북적이는 사이 기자와 평단이 박보영의 손을 든 것은 박보영을 배우로서 제대로 볼 기회가 이제야 왔기 때문이다. 그는 데뷔 이래로 사회적 결핍이나 계급의 잔여물에 반기를 드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펼쳤지만, 대중은 자꾸만 그를 작고 앙증맞은 이미지에 고정시켰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정면으로 마주한 박보영은 “대중이 최초로 인지한 캐릭터 너머에서 자신의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혀온 배우” (남선우)로서, “로맨틱한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신경증적 면모를 지닌 역할에 뛰어들어 깊이를 보여준 궤적에서 배우의 영민함이 빛”(김소미)난다는 평가가 따랐다. 일상 곳곳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로 변주하는, 그래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메시지를 그려온 박보영과 함께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았다. 씨네21 [특집] 나의 동심원을 차근히 넓혀가겠다, 올해의 여자배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박보영 인터뷰 中에서 |
▲ 제 3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소감 |
감사합니다. 일단 같이 후보에 오른 선배님 그리고 동료 배우분들께 너무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제가 정말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고 싶어서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 작품을 잘 이끌어주고 정다은이라는 역할을 주신 감독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정다은이라는 역할을 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간호사 동료 배우분으로 나오신 정은 언니, 상희언니, 지연언니, 이담이 다 촬영할 때 매일 만날 때마다 고생한다고 안아준 그 하나로 잘 버텼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 드라마는 많은 에피소드 주인공들이 나와주시고 그분들이 이끌어주신 드라마였습니다. 그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나오신 많은 배우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우리 스태프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혹시 너무 어둡고 긴 밤을 보내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지치지 말고 끝까지 잘 버티셔서 아침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3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소감 中에서 |
9. 현재(2024~)
▲ 드라마 《조명가게》 보도자료 |
▲ 드라마 《멜로무비》 대본리딩 |
[1] 박보영이 스타덤에 오르면서 덩달아 이 영화도 화제가 됐다. 중학생들이 만든 영화답게 어설프고 다듬어지지 않은 영상이지만 박보영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다.[2] 체통들을 지키세요. 내 아버님의 주청이 억울하면 상소를 올릴 것이지 어찌 무리를 지어 패악질을 부리는 게요? 부인들을 보니 주상전하께서 내신들의 혼인을 국법으로 금지하신 뜻이 옳은 듯싶소. 내시의 녹봉만으로 부인들께서 갖추신 비단옷과 귀한 패물이 가당키나 하겠소? 이는 분명 전하와 왕실 어른들을 측근에서 모시는 지위를 이용해 치부한 것이 아니면 무어란 말이오. 내명부 품계를 따지시는 부인들의 행동거지가 저잣거리 아낙들의 패악질과 다르지 않고 사치 또한 심하니 내시들이 손가락질을 당하는 겝니다. 당장 물러들 가지 않으면 금부에 고해 사대부 가의 부인을 모욕한 죄를 물을 것이오! 어찌들 하시겠소 금부에 끌려가겠소, 스스로 물러들 가겠소?[3] 남들 다 아빠 있잖아. 다 있잖아. 나 왜 있는 아빠도 없다고 하면서 살아야 돼?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어? 나 조용히 살겠다잖아. 하고 싶은 노래도 안하면서 살겠다잖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여기있는 내 눈, 이거 코, 이거 다 아버지가 만든거잖아. 나 여기 있잖아. 왜 내가 없었으면 해? 왜?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데 왜?[4] 과속스캔들 당시 박보영은 19세로 미성년자였다.[5] 현재는 HM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6] 이 일 이후 1작품 1배역을 감사하게 여기게 됐다고 한다.[7] 피데스 스파티윰은 '신뢰'를 뜻하는 '피데스(fides)'와 '공간'을 뜻하는 '스파티윰(spatium)'을 합쳐 만든 라틴어다. 즉 신뢰의 공간을 뜻한다.[8] 제작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영화다. 제작사 대표의 인터뷰[9] 영화 《건축학개론》을 제작했다.[10] 2018.08.20 스포츠서울 이석근 감독 인터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