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無腦症 / anencephaly대뇌반구가 없거나 흔적만 남아 있고, 대뇌를 덮고 있는 두개골과 두피가 없는 것이 특징인 선천성 기형이다. 뇌없음증[1]으로도 표현된다. 반면 대뇌반구가 없거나 흔적만 남아있지만 두개골과 두피가 있고 척수액으로 가득 차 있을 경우 무뇌수두증으로 분류된다.
국제질병분류기호는 ICD-10에서 Q00.0, ICD-9에서 740.0이다.
2. 상세
임신 3주차에 신경관 형성을 위해 신경판 세포가 모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신경관 상단이 닫히지 않아 발생하는 신경관결손의 일종이다. 신경이 뚫려 있으니 신경물질들이 내부에서 형성되지 못하고 밖으로 흘러나오며, 이로 인해 양수검사로도 알 수 있다고 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약 5000~1만건의 임신 중 1건꼴로 발생한다.무뇌증이라고는 하지만 뇌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뇌간에 해당되는 부분은 존재하기 때문에 잠깐은 살아있는 것이 가능하다. 뇌간은 호흡 등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 활동을 담당하기 때문에 뇌간마저 없으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고, 발생 단계에서 자연유산된다.
진단은 산전 초음파로 이루어지며 낙태를 권고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 무뇌아는 4분의 1은 아예 유산되거나 출생 중 사망하고, 살아서 태어난다고 해도 수명은 출생 후 몇십 분에서 몇 시간~며칠 정도다. 이례적으로 10일에서 몇 달 정도 생존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무리 길어봐야 보통은 생후 1년을 넘기지 못한다.[2] 다만 극히 드문 예외로 몇 년 동안 생존한 경우도 있다.
여느 선천적 질환처럼 무뇌증 역시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만 무뇌아들은 특히 희망이 없다. 다른 부위도 아니고 뇌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기에 소생 가능성 및 치료법이 전혀 없다. 먼 훗날 뇌 이식 기술이 발달하여 다른 태아의 뇌를 이식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태아의 자아를 다른 몸에 옮기는 것과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전두엽 절제술의 폐해에서 드러났듯 전두엽이 파괴된 피시술자들에 대해 '영혼을 잃어버린 듯하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인데, 아예 대뇌반구 자체가 없는 무뇌아들은 말할 것도 없다. 뇌의 주요 기능이 결여되기 때문에 시각, 청각, 운동 및 반응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되며, 호흡, 체온 조절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기에 출생 직후부터 생명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대뇌 기능이 없기 때문에 의식이 없고 울기, 먹기, 여러 가지 감각 반응 등의 행동도 불가능하다.
무뇌증 아이를 가진 산모는 일반 산모와 증상이 다른데, 출산 때 진통을 잘 겪지 않는다. 태아의 뇌와 부신에 최소한의 기능이 있어야 산모도 자궁 수축이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뇌아는 글자 그대로 뇌가 거의 없고 그러니 부신도 발달하지 않는다. 유도분만을 위해 촉진제를 써도 느리게 진통이 온다.
정상아와 무뇌아를 비교한 삽화. 왼쪽은 정상 발달한 태아, 오른쪽은 무뇌증이 발병한 태아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 이마 부근부터 위로는 존재하지 않아 머리가 푹 꺼진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뇌와 두개골이 발달하지 않는 무뇌증의 특징적인 외형이다.
개요 문단에서 서술했듯 무뇌증은 단순히 머릿속이 텅 비어있는 게 아니라 대뇌피질을 둘러싸는 머리의 윗부분이 형성이 되지 않는 질환인데, 두피와 뼈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서 뇌조직이 노출된 상태로 태어나는 경우도 많다. 이목구비 역시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납작한 두상에 툭 튀어나온 눈과[3] 불쑥 튀어나온 입을 지녀 마치 개구리 같은 외모를 띤다. 그렇다 보니 어차피 요절할 아이를 낳으며 안 그래도 평생 고통스러운 기억을 얻을 산모가 무뇌증 특유의 외형을 보고 더 충격받을 것을 우려해, 출산 후 아이를 보지 않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기도 한다.[4]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무뇌아 출산 산모의 트라우마를 완화하기 위해 아기의 울음소리가 묻히도록 음악을 크게 틀고 아기의 입을 손으로 막는 장면이 묘사되었는데, 현직 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교과서엔 없으나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는 대처법으로서 실제로 있는 일이라고 한다. 무뇌증이 있더라도 뇌간은 존재하므로 우는 등의 본능적인 행동은 일부 가능하기 때문. 게다가 무뇌아들은 울음소리부터가 매우 특이하여, 일반 아기보다 소리가 4배는 크고 마치 황소개구리나 사자가 울부짖듯 꽥꽥거리거나 그르릉 하는 소리가 난다. 이 역시 뇌와 신경계의 미완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로 무뇌아를 받아본 현직 산부인과 의사는 그 아기를 분만장 한구석에 포로 덮어두고 자연적으로 사망할 때까지 놔두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이것은 방치나 유기라고 비난할 수 없는 행동인 것이 아기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진짜, 정말로,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상술했듯 무뇌아는 정말 기초적인 생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뇌간을 빼면 그 어떤 뇌 기관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인격체라고 정의할 수도 없는 시한부 생명체이며, 호흡을 위해 터트리는 본능적인 울음을 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아기는 몇 시간을 울부짖기만 하다가 죽는데, 고작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의 삶이라지만 겪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시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며, 그 소리를 듣고 있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
무뇌아들의 외모가 힌두교 문화권에서는 하누만 신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신격화되기도 하며, 2000년대 중반에는 네팔에서 태어난 무뇌아가 '개구리 아기'라는 이름으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무뇌증의 특징적인 모습 또한 기사에 실렸으나 당시만해도 엽기 문화의 영향력이 도처에 남아있던 시절이라 문제 제기하는 여론은 거의 없었으며, 이 기사에 실린 네팔 무뇌아 사진이 주로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판매되던 공포 미니북[5]에 고스란히 실리기도 했다. 이런 류의 저질 책자는 학부모의 민원으로 대거 리콜 조치되어 2000년대 후반부터 사라진 문화가 되었지만 이미 많은 어린이들이 본 뒤였고, 이러한 기형아 구경거리 만들기 관행은 2010년대 이후로도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되어 할리퀸 어린선, 단안증 등으로 그 계보가 이어졌다. 무뇌증 역시 일부 네티즌에 의해 일명 혐짤이 되어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3. 원인
이 질환의 발생 원인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은데, 영아돌연사증후군과 마찬가지로 그렇잖아도 짧은 생을 살다간 자녀의 시신이 실험에 사용되는 것을 반길 부모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특정 질환의 분석을 위해서는 부검이 필수적인데, 부모 입장에서는 이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명확한 원인 분석은 현재로서는 요원한 부분이다.비타민 B9, 즉 엽산의 결핍 또한 무뇌증의 원인이다. 엽산은 퓨린과 피리미딘 염기 합성에 관여하는데,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에 필요한 DNA 염기이다. 엽산이 부족할 시 DNA의 정상합성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는 세포분열에 영향을 미친다.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로는 골수세포, 모발, 그리고 태아가 있다. 특히 태아의 신경관 폐쇄는 수태 후 21일에 시작해 28일에 완료되는데, 이때 엽산이 부족할 시 무뇌증을 비롯해 마비, 뇌수종 등의 신경관 결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신 전 3개월부터 임신 후 3개월까지 충분한 양의 엽산을 섭취해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예방할 수 있다. 때문에 가임기 여성의 엽산 권장섭취량은 일반적인 성인의 400ug/d 보다 높은 600ug/d이다. 임신계획이 있다면 평소 보충제 복용이 권장된다. 다만 과잉섭취는 비타민 B12 부족 증상을 가려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1000ug/d를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양수과다증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그 외 1970년대 대기오염을 비롯한 환경 문제가 극심했던 브라질 쿠바탕에서 유독 무뇌증이 많이 보고되어 환경 오염과의 관련성 또한 의심된다.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영국 서부와 아일랜드에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영국 정부는 밀가루에 엽산을 첨가할 것을 의무화했는데, 충분한 엽산을 섭취하면 무뇌증과 같은 신경관 결손(NTD)의 위험성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4. 기타
- 무슨 알고리즘인지 유튜브에 약간 마이너한 소재를 검색하고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이 무뇌아 사진을 썸네일로 사용하는 영상이 갑툭튀해서 괜히 네티즌들을 놀래키기도 한다. 이 채널의 정체는 황색언론인 TomoNews Korea로, '외계인을 낳은 인도 여자'라는 제목을 이용해 무뇌아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
- 고소영 주연 영화 하루에서도 주요 소재로 다뤄진다. 하루밖에 못사는 인생이지만(그래서 영화 제목도 하루이다) 다른 아기들에게 장기기증으로 새 삶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부모가 출산을 감행한다.
[1]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 제5판까지 등재되어 있었으나 제6판에서는 삭제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계속 등재되어 있다.[2] 즉 산모가 받을 충격을 우려한 권유이다. 자아도, 지성도, 감정도 없을 시한부 삶인 데다 특유의 외형 탓.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권고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선 짧은 시간만이라도 아이를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부모 심리이고, 무엇보다 낙태 대신 출산을 택할 경우 그 장기를 다른 신생아에게 기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무뇌아 '호프(Hope)'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태중에서 무뇌증 진단을 받았으나 출산을 택했고 산후 1시간 만에 사망하여 장기기증이 이뤄졌다.[3] 무뇌아는 대부분 눈을 뜨고 태어나는데, 신생아는 눈을 감고 태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4] 건강하게 태어나는 신생아들도 출산 직후에는 피투성이에다 좁은 산도를 비집고 나오면서 신체가 약간 뒤틀려있는 상태라 이를 본 부모들이 경악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5] 열쇠고리에 엄지손가락만한 책자가 걸려있는 형식이었으며 주로 빨간 마스크를 다뤘었다. 2000년대 초반엔 포켓몬이나 디지몬 도감이 이 형식으로 자주 발매됐기 때문에 이 당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면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