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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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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한국 대중문화에서3. 관련 문서

1. 개요

최근에 와서 일상생활에 권태를 느낀 현대 사람들이 무의미한 위안으로 괴이한 것, 이상야릇한 것을 자주 찾게 됨을 따라 엽기(獵奇)하는 경향이 날로 늘어가서 異邦殊土(이방수토)[1]나 고대 민족의 진풍기속(珍風奇俗)[2]을 찾거나 혹은 세인의 이목을 놀랠만한 기형이태(奇形異態)[3]를 안출(案出)하는 일이 많다.
- 1931년 3월 9일자 동아일보
(사냥 렵, 기이할 기). 말그대로 본래의 뜻은 비정상적이거나 기이한 일에 흥미를 느끼고 찾아다님이라는 뜻이다. 호기심과 비슷하지만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물건, 현상에 끌린다는 뜻의 엽기심이라는 단어도 있다. 엽기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단어 중 '육체적 관계를 목적으로 사냥하듯 여자를 찾아다닌다'는 뜻의 엽색(獵色)이 있는데, 여기에서 파생된 단어인 '엽색꾼'이 오늘날로 치면 픽업 아티스트와 동일한 의미이며, 무협 소설에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가 일본에서 그로테스크고어의 의미로 변질되어 사용되다가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의미가 역수입되어 아래와 같은 유행을 거치며 의미가 상당히 희석된지라 한국에선 그리 공포스러운 어감은 아니며 '비상식적인 행위'를 일컫는 정도로 쓰였다. 그러나 지금도 중국이나 일본 등지의 한자 문화권에서 獵奇/猟奇(일본식 약자)라는 단어는 상당히 섬뜩한 어감을 주기 때문에 주의하자. 당장 일본 구글에서 '猟奇'를 쳐 보면 첫 페이지에 나오는 게 '엽기살인'이며, 한국에서도 여전히 잔인한 살인상해 사건 등에는 '엽기적인 범죄'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2. 한국 대중문화에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열풍을 일으킨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문화 코드. 간단히 말하자면 이상한 합성 사진을 만들어놓고, 뭐든지 '엽기'라고 딱지를 붙이면서 노는 행위를 의미한다. 어찌 보면 괴상한 것을 찾아다닌다는 원래 의미에 가까워진 셈이며, 포토샵, 플래시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최초 진원지는 딴지일보라고는 하지만 그 이전에도 이런저런 인터넷 동호회 등지에서 이따금 보이고 있었다. 다만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계기를 제공한 것이 딴지일보라고 하면 맞는 말일 듯하다. 한참 유행할 때는 그야말로 뭐든지 눈에 띄면 "엽기"라고 불렸으며 오타쿠 문화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마음의 상처를 받은 오타쿠들이 적지 않았을 듯하다.

2000년에는 한 해의 트렌드로 완벽히 자리잡으면서 KTF의 휴대폰 서비스 브랜드 '나'를 비롯해 하이홈 등의 CF들이 달동네 복고풍 컨셉으로 무장하며 엽기 문화를 주도해 나갔다. 그 전인 1997년 외환 위기 때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서 IMF 돼지갈비, IMF 활어회 등의 상호가 남발되기도 했다.

엽기 코리아, 엽기즌 등 엽기를 표방하는 온갖 사이트가 범람한 것도 이로 인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가요계에서는 당시 유행이었던 테크노뽕짝의 이질적인 장르들을 파격적으로 결합한 가수 이박사가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상당한 인기를 얻었으며, 2001년에는 가수 싸이가 외모와[4] 남성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민소매 의상에[5] 파격적인 가사와 무대 퍼포먼스로 엽기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며 큰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정작 본인은 엽기보단 나름 멋있다고 생각한 게 함정[6]

이 밖에도 2001년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나 히트곡 '잘가', '김밥' 등에서 톡톡 튀는 가사와 안무를 보여준 가수 자두[7], 엽기송 등의 플래시도 이러한 흐름과 관련이 있었다.

물론 타 문화권에서 바라보는 엽기와 비슷한 것들도 이때부터 조명받았다. 핏쨩으로 대표되는 귀신짤, '100층에서 떨어진 사람' '체첸클리어' 등으로 대표되는 고어짤, 연꽃소녀 등 혐짤, 노란국물 등 각종 쇼크 사이트들도 이때 유행했던 것들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충격적이게도 네이버에 검색만 하면 그대로 나왔다. 이때 당시에는 인터넷 검열이 미흡했던 시절로, 야동같은 것도 아무렇지 않게 나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한층 시들해졌고, 2010년대에 와서는 엽기떡볶이 등 일부 단어들을 제외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 병맛으로 계승되었다.

3. 관련 문서


[1] 다른 나라/땅[2] 진귀한 풍속[3] 기이한 형태[4] 과거에는 댄스 가수라 하면 꽃미남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적어도 머리를 길게 길러서 얼굴을 반쯤 가려 최대한 날렵한 이미지를 주려 했다. 그런데 싸이는 이러한 대세에 정면으로 역행하니 엽기 취급을 받은 것.[5] 물론 몸이 좋은 일명 몸짱 연예인들에게는 민소매 의상이 섹시함을 돋보이는 의상이지만 싸이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6] 컨셉일 가능성이 높다. 본인의 초기 행적 자체가 유명세를 얻기 위해 별 짓을 다 하던 시기였으니...[7] 자두의 데뷔 시절 슬로건은 여자 싸이, 엽기 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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