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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9 20:52:39

목걸이(소설)

1. 개요2. 줄거리
2.1. 발단2.2. 전개2.3. 위기2.4. 절정2.5. 결말
3. 감상4. 해석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기 드 모파상이 1884년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주인공 마틸드 루아젤[1]과 그녀의 인생을 바꾼 운명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소재로 하여 사람의 심리 중 허영심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으며, 마지막의 반전 요소는 지금까지도 반전의 대명사 중 하나로 여겨지며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 오마주되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도 수록되었다.

2. 줄거리

2.1. 발단

주인공 마틸드 루아젤은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허영심이 많은 여성이다. 늘 사치스럽고 화려한 삶을 동경했던 마틸드는 명망 있고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을 꿈꾸었으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집안 환경 탓에 역시 그저 그런 집안 출신의 문교부 하급 공무원인 루아젤과 결혼하게 되었다.

남편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고, 부부의 생활도 사치를 부릴 수 있을 만큼 부유하진 못할지언정 하녀를 두고 평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로는 여유로웠다. 하지만 마틸드는 여전히 평범하고 수수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꿈꾸는 화려한 삶을 실현해 주지 못하는 남편이 불만스러웠다. 마틸드에게는 수녀원 부속 기숙사 여학교 동창으로 부유한 집에 시집간 잔 포레스티에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딱 자신이 갈망하지만 갖지 못한 부유한 상류층의 삶을 사는 잔을 만나고 나면 분하고 억울해서 돌아와서 며칠이고 울 때도 있었다. 만날 때마다 화가 나서 자주 만나지 않는다고.

2.2. 전개

어느 날 루아젤은 어렵게 구했다면서 문교부 장관 댁에서 열리는 파티 초대장을 가져온다. 파티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딴에는 자기 같은 하급 공무원에게는 몇 장 돌아가지 않는 초대장을 어렵게 얻어다 준 것이었으나, 마틸드는 기뻐하기는 커녕 파티에 입고 갈 멋진 옷도 없고 장신구도 없는데, 이런 게 무슨 소용이냐며 신세한탄만 늘어놓았다.

루아젤은 그런 아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음을 바꿔 이 기회에 좋은 옷 한 벌 마련하자면서 대충 얼마나 필요할지 물어보고 400프랑이면 될 것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딱 400프랑의 예금이 있었지만 듣고 보니 새 엽총을 사서 친구들과 사냥을 가려고 모아 둔 돈이었기에 도로 고민에 빠지지만 결국 400프랑을 기꺼이 내어 주면서 드레스를 사라고 한다.[2] 하지만 옷을 마련한 마틸드는 이번에는 다들 휘황찬란한 보석을 두르고 올 텐데 나는 무엇으로 치장하고 가냐며 변변한 보석 하나 없는 자신의 신세타령을 다시 시작한다. 이에 루아젤은 생화를 달면 어울린다면서 장미꽃을 사서 장식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지만 당연히 마틸드는 딱 잘라 거부했다. 그러자 루아젤은 “그럼 당신 친구인 포레스티에 부인을 찾아가 봐요, 그럴만한 부탁은 할 정도로 당신과 그 여자는 가깝지 않소?” 라고 대꾸하는데 마틸드는 그런 좋은 방법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잔을 찾아간다. 잔은 흔쾌하게 부탁을 들어 주었고, 마틸드는 반지, 팔찌 몇 개를 고르다가 눈에 들어온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린다. 목걸이를 발견했을 때 묘사가 압권.

파티에 참석한 마틸드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여러 남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춤 상대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 하룻밤 동안 꿈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3] 이 순간이 마틸드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묘사된다.

새벽 4시까지 파티를 즐긴 다음, 다른 이들은 모두 개인이 소유하거나 이미 전세를 내 둔 고급 마차를 타고 편하게 돌아가지만, 마틸드와 루아젤은 그 시간에 잘 다니지도 않는 싸구려 마차를 간신히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화려한 파티장에서 싸구려 마차로 추락하면서 꿈이 깬 마틸드는 자존심이 상해서 살짝 성질을 부린다.

2.3. 위기

마틸드는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봐 두려고 거울 앞에 섰는데, 거울을 본 마틸드는 깜짝 놀라고 만다.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줄로만 알았던 다이아몬드 목걸이 없어진 것. 루아젤과 마틸드는 그날 밤 집안을 온통 필사적으로 뒤졌지만 전혀 찾을 수가 없었으며, 타고 온 마차의 번호도 기억해내지 못해 마부 조합을 찾아갔음에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신문에 광고도 내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그들은 목걸이가 끊어져서 고친 다음 돌려주겠다는 편지를 잔에게 보내 일단 시간을 벌었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자 똑같은 목걸이를 사서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목걸이를 담아 온 상자에 적혀 있는 보석상으로 갔지만, 어째서인지 상자는 자기네 것이 맞지만 그런 목걸이는 판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온 도시의 보석상들을 이 잡듯이 뒤지고 돌아다닌 결과, 잃어버린 것과 아주 비슷한 목걸이를 찾지만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4만 프랑[4]이라는 정가에서 사정사정해서 3만 6천 프랑까지 깎지만, 이 큰 돈을 마련할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일단 보석상 주인은 분실물을 나중에 찾을 경우 이 목걸이를 도로 가져오면 3만 3천 프랑에 되사 주겠다고는 했지만......

모레까지 돈을 가져올 테니 절대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마틸드와 루아젤은 루아젤의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 1만 8천 프랑을 모두 털어 넣은 다음 나머지는 빚을 내야 했고, 지인들은 물론 고리대금 사채업자까지 찾아다니면서 차용 증서 쓰고 전 재산 저당 잡히고 하며 겨우 나머지 1만 8천 프랑을 마련했다. 이렇게 그 목걸이를 구입하고 잔에게 넘겨준다. 잔은 자기가 쓸 일이 있었으면 어떡했을 거냐며 투덜거렸고, 마틸드는 목걸이가 바뀐 것을 잔이 눈치채면 어떡하지 하고 조마조마했지만, 어째서인지 잔은 상자를 열어 보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았다. 일단 빌린 것은 돌려준 셈이 되었지만, 루아젤과 마틸드에게 남은 것은 충격과 공포더미였다.

2.4. 절정

물건 잘못 관리해서 개고생 그리고 루아젤 부부에게는 눈물나는 세월이 시작되었다. 하녀를 내보낸 다음, 집을 팔고 작은 다락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남편은 잔업을 도맡아 하며 상점의 장부 정리나 서류 베껴 쓰기 같은 부업거리를 가져와서 집에서도 일했다. 마틸드 역시 삶에 찌든 억척스러운 아낙네가 되어 온갖 허드렛일들을 다 하고 빵집이나 시장에서는 싼 것만 고르면서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고 언쟁을 벌이면서 빚을 갚아나갔다. 그렇게 무려 10년에 걸쳐서 죽도록 일한 끝에야 빚을 이자까지 말끔하게 갚을 수 있었다.

가까스로 빚은 다 갚았지만 꽃다운 세월은 다 지나버리고, 마틸드는 너무 고생한 나머지 남편과 함께 폭삭 늙어버려서 미모마저 완전히 잃어버린 뒤였다.

그럼에도 마틸드는 가끔씩 10년 전의 파티를 회상하면서 '그 목걸이만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하면서 회한에 잠겼다.

2.5. 결말

어느 날 외출을 나갔던 마틸드는 그동안 경황이 없어서 만나보지도 못했던 잔을 샹젤리제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잔은 아이를 데리고 걷고 있었는데,[5] 마틸드는 목걸이가 바뀐 것을 들켰을까 하지만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고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하며 잔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잔은 처음에는 너무나 변해버린 마틸드를 알아보지 못했고 웬 허름한 옷차림의 여자가 자신에게 친구처럼 말을 걸어오자 당황했다.

마틸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그제서야 잔은 마틸드를 알아본다. 아주 할머니가 되었다면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변했냐며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잔에게 마틸드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 직후 마틸드는 잔에게 실은 "그때 너에게 빌렸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렸으며, 빚을 져서 같은 물건을 사고 그 빚을 갚느라 이 꼴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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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틸드: 너 기억 나니?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 말이야. 10년 전에 장관 댁의 파티에 가느라고 내게 빌려준 거.
잔: 그럼, 기억해. 그게 어쨌다는 거니?
마틸드: 사실은 파티에 다녀온 후 그걸 잃어버렸어.
잔: 뭐라고? 하지만 돌려주었잖아.
마틸드: 아주 비슷한 다른 목걸이로 돌려주었어. 자그마치 3만 6천 프랑이나 되는 거액이었지. 그 돈을 갚느라고 10년이 걸렸지 뭐야. 잘 알겠지만 우리들처럼 재산도 아무것도 없는 처지에서는 그리 쉽지 않았지……. 아무튼 겨우 끝장이 난 셈이야. 이제 마음이 편안해.

포레스티에 부인은 우뚝 멈춰섰다.

잔: 잠깐만, 그럼 내 것 대신 다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샀단 말이야?
마틸드: 응, 그래. 너 몰랐구나? 하긴 모양이 똑같은 목걸이였으니까.

마틸드는 자랑스러운 듯 순진한 웃음을 띠었다. 그러나 이 웃음에 포레스티에 부인은 숨이 탁 막혀 친구의 두 손을 꼭 쥐며 슬퍼하기를...

잔: 오, 맙소사! 어쩜, 어떡하면 좋아! 불쌍한 마틸드! 그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마틸드의 이 대답에 잔은 크게 안타까워 하면서 슬픈 얼굴로 그 목걸이의 진실을 밝힌다. 그 날 잃어버렸던 그 목걸이는 사실 가짜 보석으로 만들어져, 고작 500프랑(현대 한화로 200만 원 미만) 남짓했던 싸구려였던 것이다.

3. 감상

대부분 그냥 할 말을 잃었다는 감상이 가장 많다. 그야말로 인생의 허무함의 극치를 잘 보여주는 소설.

이후 잔이 목걸이를 돌려주고 마틸드가 재기에 성공하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있지만, 잔은 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는 그 목걸이가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500프랑짜리 가짜인 줄로만 알고 있었으니 결국 뒷얘기가 어찌됐을지는 알 수 없다.

또는 그 목걸이를 보석상에 가져다 팔았다면[6] 보석상 주인이 "이거 진짠데요?"라고 얘기해줘서 잔도 마틸드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을 터이니 마틸드가 저 꼴이 날 때까지 가난하게 살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잔은 성품이 친절한 편으로 묘사되니, 잔이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마틸드에게 그 목걸이를 돌려주거나 다른 도움을 주었을 가능성도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이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여주지 않고 끝나는 것은, 이 이야기에서 애초에 중요한 것은 잔이 그 목걸이를 어떻게 했는지가 아니라 설령 목걸이를 돌려받더라도 원래 마틸드의 자랑이었던 미모와 젊음, 그리고 부부가 고생했던 10년의 세월은 되돌릴 방도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4. 해석

힘빠지는 결말이지만 교훈도 확실히 있다. 애초에 마틸드가 수수해도 크게 어렵지는 않은 자기 삶에 만족할 줄 알았으면 이런 불상사가 안 생겼을 것이다. 남편의 말을 듣고 장미꽃으로 장식했다면 어땠을까?

어찌 보면 무엇보다 "정직하게 살자"라는 것이 이야기의 가장 큰 교훈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잘못을 했을 때 숨기지 말고 진실하자는 것. 만약 마틸드가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나서 바로 잔에게 모든 것을 이실직고했다면, 잔이 '그건 그냥 가짜였다'고 말하며 웃어넘기고 500프랑 정도만 변상하는 선에서 끝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한 순간의 수치심이 무서워서 대용품을 사주느라 인생까지 망쳐버린 셈.

설령 목걸이가 진짜였어도 잔은 마틸드에게 그렇게나 비싼 목걸이도 흔쾌히 빌려줄 만큼 친구로서 아낀 것이기에, 상대의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책임을 묻지 않고 용서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갚는 식으로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면 고리대금 사채업자에게 고금리로 빌려 고생했을 경우보단 훨씬 가볍고 감당 가능한 수준의 고생만 했을 것이다. 즉 목걸이가 진짜였든 가짜였든 처음부터 솔직하게 고백했으면 이런 생고생은 하지 않았을 거라는 결론이다.

5. 기타


TV 드라마판(프랑스어. 자막 없음). 본 영상은 지난 2000년대에 EBS 세계명작 드라마 시리즈에서 더빙판으로 방영되었다. 맨 마지막 장면에서 문제의 목걸이가 싸구려 짝퉁이었음을 알게 된 마틸드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황당, 허탈해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 압권. 동시에 흥겨운 브금이 흘려나와 아이러니의 극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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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출판사에서 나온 판본은 명대사를 적는답시고 표지에 결정적인 반전을 대놓고 적어놔서 종종 짤방이 된다.

6. 관련 문서



[1] 어떤 번역본에선 로와젤이나 르와젤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일단 교과서의 표기인 루아젤로 서술한다.[2] 판본에 따라서 흔쾌히 준 것은 아닌 경우도 있다. 또한 마틸드가 남편에게 '당신한테 400프랑 쯤 있는 것을 안다'는 식으로 말하여 남편이 모아놓은 비상금을 받아내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마틸드의 뻔뻔함에 더욱 한숨을 쉬는 독자들의 반응은 덤.[3] 한편 남편 루아젤은 성격 탓인지 그동안 벽쪽 구석 자리에 서서 파티를 그냥 구경만 하다가 나중엔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다른 남자 손님들과 함께 잠시 눈을 붙였다.[4] 이 작품은 1894년작이므로, 1890년 당시 기준으로 추론해서 계산한 결과 현 가치로 한화 기준 약 1억 5천만 원.[5] 이 부분을 두고 마틸드가 그동안의 고생으로 조기 폐경을 겪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태임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잔은 마틸드에게 '가질 수 없는 동경 속의 세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6] 다만 상술한 이유 때문에, 마틸드가 돌려준 목걸이가 진짜라는 걸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보석상에 가져가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