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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6-01-08 23:29:54

대전차고폭탄

대탄에서 넘어옴
파일:TANKAMM.jpg
105mm M456A1 전차포탄
1. 개요2. 특징3. 비장갑 목표물에도 대전차 고폭탄을 사용하는가4. 역사5. 장점6. 단점7. 오해8. 평가9. 상세 구조도

1. 개요

/ High Explosive Anti Tank

성형작약 탄두를 적용한 전차포탄의 통칭.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함께 전차포탄의 양대 산맥이다. 한국군에서는 흔히 대탄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밀덕계나 웹에서는 점착유탄이나 철갑유탄 등등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대전차유탄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1] 마찬가지로 고폭탄 역시 점착유탄이나 철갑유탄 등등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사용 목적에서 따온 '대인유탄'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곤 한다.

사실 대전차고폭탄이란 말 자체에는 성형작약 탄두를 적용한 모든 탄약(무반동총, RPG-7, 판처파우스트 등)과 투사체(헬파이어 등 대전차 미사일 및 대전차 로켓 류)가 해당되겠지만, 현재는 대전차용 성형작약탄두를 탑재했다 하더라도 전차포탄이 아니라면 딱히 대전차고폭탄이라고 부르지 않고있다.

날개안정분리철갑탄처럼 안정 날개를 부착한 현대 시대의 대탄은 HEAT-FS (High Explosive Anti Tank - Fin Stabilised)라고 한다. 통칭 날대탄.

2. 특징

점착유탄과 대전차고폭탄의 비교
화학 에너지탄의 특성상 탄속은 탄두의 위력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소형 화기에서 발사해도 중량 대비 높은 화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단 접촉해서 탄두가 폭발만 하면 되므로 굳이 화기에서 발사할 필요조차 없이 그냥 목표에 가져다가 붙여서 터뜨려도 된다. 이러한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나치 독일은 성형작약탄에 자석을 붙여 전차의 장갑에 들러붙을 수 있도록 한 흡착지뢰란 물건을 만들었고, 일본 제국은 막대기 끝에다 성형작약탄을 달아놓은 자돌폭뢰란 물건을 만들었다.[2] 따라서 발사거리에 따라 관통력이 달라지는 날탄과는 달리, 대전차 고폭탄은 거리에 관계없이 동일한 파괴력을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개인이 휴대 가능한 대전차 무기에는 열에 아홉이 성형작약탄을 쓴다. 개인용 대전차 화기의 시초인 바주카판처파우스트부터 가장 유명한 대전차 화기인 RPG-7까지 웬만큼 이름이 알려진 물건들이면 죄다 이 성형작약탄이다.

같은 원리로 전차를 사냥하는 대전차 미사일들은 전차포와 휴대용 대전차 로켓과는 다르게 거대한 탄두로 관통력을 벌충하는 편이다. A-10 썬더볼트 II가 사용하는 AGM-65 매버릭은 305mm 구경의 탄두가 57kg의 중량을 가지므로 소형 항공 폭탄 수준까지 올라갔으며, 보병이 직접 거치하여 쓸 수 있는 152mm 구경 9K135 코넷의 탄두는 10kg의 중량을 가져서 관통력이 1000mm~1400mm 수준이다. 현대에는 탄두 확대와 중량 증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탑어택으로 취약한 상면장갑을 노린다.

폭발시 장갑에 너무 가까운 경우 관통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RPG-7의 이상하게 길쭉한 탄두나 판처파우스트 3의 대롱이 달린 탄두는 바로 이를 막기 위해 적정거리를 벌려놓은 것. 그리고 메탈제트가 위력을 발휘하는 사이에 일어날 정도로 반응이 빠르다면 다른 폭발등이 간섭해서 관통력이 극단적으로 저하한다. 반응장갑 또한 폭발 후 버스터 플레이트가 날아가는 과정에서 메탈 제트를 고스란히 흐트리기 때문에 잘 뚫지 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시 이중 탄두가 개발되었다.

또한, 앞부분에 빈 공간이 있는 형태상 탄체가 파손되기 쉬운데 탄체가 파손되면 위력이 격감하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닭장을 연상시키는 슬랫아머라는 형태의 증가장갑도 만들어진 바 있다.

3. 비장갑 목표물에도 대전차 고폭탄을 사용하는가

대전차(對戰車) 고폭탄이라는 명칭 때문에, 전차 같은 장갑차량에만 유효한 탄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대전차고폭탄의 성형작약탄이 폭발할때, 메탈제트가 나가는 방향 외에, 폭발력의 약 70% 가까이가 사방으로 분산된다. 메탈제트를 통해 관통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30% 남짓에 불과하다. 이걸 이용해서 오늘날의 현대전 교리 하에서는 전차에서 경장갑 차량은 물론, 어지간한 적 화집점이나 고정진지 제압 목적으로도 일반 고폭탄이 아닌 대전차고폭탄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원래는 적 장갑차량이 아닌 고정진지, 특화점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대전차고폭탄보다는 당연히 일반 고폭탄이 더 유리하다. 작약량이 훨씬 많고 파편 발생 및 확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구권에서 생각하기를 활강포를 사용하는 현대 전차에서 대전차고폭탄과 일반 고폭탄 탄종을 모두 사용하면 날탄까지 포함해서 휴행 탄종이 최소 3종류가 되므로 병참에서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현대 전차들은 최소 90mm 이상의 충분한 대구경 주포를 지니고 있으므로, 일반 고폭탄 대비 폭발력에서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대전차고폭탄으로 적 장갑차량은 물론 고정진지까지 모두 상대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본격적인 고폭탄 화력이 필요하면 자주곡사포나 다연장로켓이나 공군을 부르면 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영국처럼 120mm 강선포를 사용하고 점착유탄을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차포탄을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대전차고폭탄의 2종류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다른 탄종은 특수탄종으로 선정해서 특수목적에 맞게 해당 작전을 수행하는 전차 중 일부에게만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예를 들어, 미군의 M1 에이브람스는 어지간한 비장갑 목표물에도 M830 HEAT-MP-T(다목적 대전차 고폭탄)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 교리이다. 이런 경우에 일반적인 고폭탄보다 살상반경은 좁기 때문에 중요 목표에 대해서는 상기한 대로 대전차 고폭탄을 2~3발 이상 연속사격하는 경우가 많다. 순수한 120mm 전차포용 일반 고폭탄(M908 HE-OR-T)이 있긴 하지만 이는 벙커 공격용 특수 포탄처럼 취급된다.

많은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105mm 주포를 장착한 K-1 계열, 그리고 120mm 주포를 장착한 K1A1 및 K2 계열 전차들을 위한 일반 고폭탄 탄종은 아예 생산 보급되지 않고 있다. 국내 최고의 방산업체인 풍산그룹이 공개하고 있는 탄약 카탈로그를 보면, 105mm 및 120mm 전차 주포를 위한 일반 고폭탄은 생산 품목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M48 패튼 계열 전차 중에서 90mm 주포용 일반 고폭탄은 KM71 이라는 탄종명으로 생산 보급되고 있다. 대기갑전 보다는 보병들과 같이 기동하면서 특화점에 대한 화력지원을 해주는 용도로 운용되고 있는 M48 패튼이 여전히 존재가치가 있는 이유이다. 우리나라나 미군의 육군과 해병대 기갑에서는 접적전 초탄은 항상 대전차고폭탄으로 장전하는 것이 기본 교리이며, 이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전차고폭탄이 장갑차량과 비장갑 목표물 모두에 유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구권에서는 125mm 활강포 방식 전차포에도 고폭탄 탄종을 도입했다. 서구권과 달리 전차가 지원화력을 대규모로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없으므로 전차가 어지간한 일은 스스로 해결할 필요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지원받은 서구권 전차의 대전차고폭탄의 대보병용이나 대진지용 위력 부족을 토로한 바 있고, 서구권에서도 그 동안 소련군의 종심돌파이론에 따른 제파 전술을 막기 위해 전차포의 대전차 능력에만 너무 치중했다는 생각을 이미 탈냉전 시기에 했기에 대전차고폭탄의 탄두 내부 작약량을 늘려서 간이형 고폭탄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개량형을 내놓았다.

4. 역사

파일:kwk388.jpg
Hl.Gr.Patr. 38A 대전차고폭탄[3]
전차용 HEAT탄은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의 전간기 말기에 나치 독일군이 먼저 채용을 했다. 어느 거리든 일정하게 유지되는 관통력을 주목하여, 4호 전차의 단포신용 7,5cm KwK 37 전차포에 쓸 Gr.38 HL탄을 개발했다.

4호 전차 A, B, C, D, E, F1형 7,5cm KwK 37에 쓰는 1938년에 개발된 Hl.Gr.Patr. 38A 대전차고폭탄은 세계 최초의 대전차고폭탄이다. 독일어 Hl.Gr 의 뜻풀이는 Hl, 은 Hollow(할로)의 약자, G는 Granate(폭탄)의 약자. Patr은 Patrone(탄약)의 약자. 38은 채택된 연도인 1938년, A는 기본형 혹은 개량형을 의미한다. 영어로 직역하면, Model 38 Shaped Charge Shell 쯤 된다. 번역을 하면 38년식 성형작약포탄이다.

해당 포탄의 개발 당시에는 전차보다는 벙커를 노린 특수탄약이었으나 실전에 돌입하자 전쟁 초기의 나치 독일 전차들의 37mm나 50mm 전차포들의 위력이 상대방 전차에 잘 먹혀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대전차 용도로 많이 사용되게 된다. 특히 독소전쟁이 시작된 후에는 소련군의 T-34-76이나 KV-1, KV-2같은 방어력이 튼튼한 전차를 격파해야 하므로 수요가 증가했다. 그래서 나치 독일군은 동부 전선에 PaK 40이 급히 배치되기 전에는, 해당 포탄의 탄두를 프랑스제 약협과 결합해서 프랑스에서 노획한 1897년식 75mm 야포로 발사하여 T-34 전차를 상대하곤 하였다. PaK 38이 근거리에서 철갑탄으로 T-34 정면을 관통할 수는 있었지만 화포 자체의 수량도 부족했고, 원거리에서 관통할 수 있게 해 주는 텅스텐 탄심을 사용한 경심철갑탄은 애초에 포탄 수량조차 매우 부족했다. 그런 판에 탄속도 적당하고 일단 맞추기만 맞추면 일정한 관통력은 보장되는 75mm 대탄과 프렌치 75mm의 조합은 당시 독일군 형편에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8,8cm FlaK티거 1의 전차포인 8,8cm KwK 36용으로 대전차고폭탄인 Gr.39 HL탄을 만들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75mm 대전차고폭탄과는 달리 자체 시험과 실전에서는 이전에 개발했던 대전차 화기들에 비해 기대 이하의 관통력을 보여 주었다. 일반적인 철갑탄이 아무리 못해도 100mm를 넘어가는 관통력을 보일 때 Gr.39 HL탄은 90mm 수준의 관통력을 보여주었으므로 도입할 사유가 별로 없을 지경이었던 것이다.

당황한 과학자들이 여러 실험을 통해 도출한 결과 강선이 탄을 회전시켜서 탄도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목표에 착탄해서 포탄이 발화하면서 발생하는 메탈제트를 흩어버리면서 오히려 먼로-노이만 효과를 방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언급한 75mm 대전차고폭탄은 특성상 7,5cm KwK 37같은 단포신 화포에서 발사하므로 강선에 의한 회전효과가 약해서 메탈제트가 방해를 받는 일이 상당히 줄어들지만, 88mm 구경의 장포신 화포에서 발사할 경우에는 강선에 의한 회전효과를 포탄이 많이 받게 되므로 관통력이 오히려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 알았을 때 이미 전쟁은 끝나가고 있었고 이렇다 할 해결책도 만들지 못한 채로 전쟁이 끝났다. 소련도 마찬가지로 대전차고폭탄을 연구했지만, 전차용으로는 극소수만 사용했다.
파일:m103_shell.jpg
M103 전차의 120mm 철갑탄
그리고 전후 미국소련과 냉전에 돌입하기 시작하면서 미군은 차기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대구경 전차포를 만들려고 했지만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155mm 전차포 T7까지 제조하는 것은 성공했으나 실제로 프로토타입 전차인 T34와 실제로 채용된 M103 전차에 장착한 120mm M1 대공포 기반의 120mm M58 전차포용 120mm 포탄만 보아도 포탄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탄두와 약협을 분리했다가 장전시에 결합해서 약실에 넣는 분리장약식 탄약을 채택해서 탄약수가 2명이나 필요한 데 비해 장전속도가 느려졌다. 그리고 탄두와 약협을 합치면 전장이 거의 사람만하기 때문에 약실이 커지고 주퇴복좌기가 증가하면서 포신 후미가 비대해지는 바람에 전차포탑의 크기도 크게 증가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성형작약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군도 회전으로 인한 위력 저하를 알고 있었기에 골치 아파 했으나, 육군의 연구소에서 탄의 겉면에 베어링 띠(Obturator)를 개발해서 이 베어링 띠가 포탄대신 포신 내에서 회전하고, 탄두는 고정시키게 만들었다. 그리고 탄두 후방에 안정 날개를 다는 식으로 명중률과 사정거리 향상을 꾀했다. 안정 날개가 달렸으므로 HEAT-FS(날개안정 대전차 고폭탄) 라고도 한다. 그 즉시 바로 탄이 제작되어 M431이라는 제식 명칭까지 주어졌다. 그리고 회전이 안 걸리는 활강포에서 사용되어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함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파일:attachment/대전차고폭탄/sheridan.jpg
105mm M456 대전차고폭탄, 76mm 날탄, 105mm M735 날탄의 살상률 비교표
105mm M456은 관통력이 400mm 정도로 대략 관통력 250mm인 75mm 날탄과 2km에서 300mm를 약간 넘는 M735보다 관통력이 높음에도 격파 확률은 턱없이 낮다. 여담으로 M735의 T-62 격파 확률이 77%, T-72 격파 확률이 22%였다.[4]

하지만 관통력이 거리와 관계없어 위협적이긴 해도 관통력만 높을 뿐, 차량 내부에까지 피해를 입히는 2차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실제로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 전차가 HEAT탄 4발에 관통되고서도 자력으로 귀환한 예가 있는데, HEAT탄이 아니라 날탄 4발이었다면 수리가 아니라 내부가 파편지옥이 되어 승무원은 몰살당하고 재생[5] 처리를 했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확실하게 파괴하는 데는 은근히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전차도 진화하면서 복합장갑을 갖추고 반응장갑슬랫아머로 보강하면서 방어력이 증대하여 대전차고폭탄으로 상대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대전차고폭탄 단독 독주시대는 막을 내리고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대전차고폭탄을 같이 운영하면서 상황에 맞춰서 사용하는 시대로 돌입한다.

5. 장점

6. 단점

7. 오해

성형작약의 원리에 대한 오해로 인해 성향작약의 원리를 응용한 대전차고폭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퍼져있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뜨거운 메탈제트가 차량 안을 불가마로 만든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방식을 사용한 무기로 전차를 잡을 때는 반드시 2~3발 이상의 탄을 일기에 집중해서 쏴야 확실히 잡을 수 있다.

물론 고온의 메탈제트가 탄약고나 연료 용기를 지나간다면야 유폭으로 내부가 불지옥이 되지만 내부 아무데나 맞으면 파손이나 그냥 불이 조금 나다가 말아버리며, 엔진이 항공유를 쓰는 가스터빈이나 경유를 쓰는 디젤 엔진이면 연료 용기가 오히려 메탈제트를 흡수하는 방호재가 되어버린다. 탄약고를 노려서 명중시킨다면 유폭을 일으켜서 전차를 잡을 수 있으나 탄약고는 대부분 맞추기 힘든 위치에 있고 엄중하게 방호가 이루어진 상태라 명중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한마디로 1발에 포탄이 맞아 즉시 전차가 대폭발을 일으키는 럭키샷이 아니라면 닥치고 몇 발 더 날려주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차탄을 발사할 정도로 상대방이 여유를 주는 일이 많지 않기에 목표를 공격할 때 동시에 다수의 사수가 대전차고폭탄을 발사해서 다수의 명중탄을 한꺼번에 발생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야 확실한 완전격파를 보장할 수 있다.[6]

성형작약탄에서 폭발이 집중된다는 사실만 가지고 성형작약탄이 메탈제트를 뿜어내는 일종의 주사기나 로켓같다는 오해도 있으나, 이는 성형작약탄도 결국 폭약이 터지는 폭탄이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애초에 폭발로 인해 탄두 외피도 터져나가기 때문에 폭발이 100% 집중하면서 메탈제트 형성에 쓰이지 못하고 70% 정도는 주변으로 분산해서 날아간다. 때문에 폭발의 일부가 집중되어 뿜어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냥 고폭탄과 동일하기 때문에 성형작약탄의 신관이 작동하면 주사기처럼 탄두 형상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메탈제트를 뿜어내는게 아니라, 탄두 자체도 함께 폭발하면서 앞으로 메탈제트가 뿜어진다. 즉 100% 폭발이 주변으로 영향을 주는 고폭탄 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근접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고폭탄보다는 대전차고폭탄의 폭발 위력은 약하기 때문에 대보병용으로 대전차고폭탄을 사용할 경우에도 2발이나 3발을 빠르게 속사해야 확실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전차고폭탄 내부의 작약은 메탈제트 생성용이므로 내부에 고깔 모양의 금속판이 들어가기 때문에 용량 자체가 적으며, 파편생성효과도 없기 때문에 대보병용으로는 폭발력만 가지고 공격하므로 구경에 비해 위력이 약하다. 실제로 125mm 활강포를 사용하는 동구권 전차들은 대전차고폭탄과 고폭탄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서구권 전차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은 기존에 보유하던 T-64계열의 125mm 전차포가 사용하는 고폭탄은 3kg 수준의 내부 작약과 충분한 파편생성량을 보여주었으나, 서구권 전차의 120mm 전차포는 고폭탄이 존재하지 않고, 대전차고폭탄은 1kg 수준의 내부 작약만 있고 파편생성 자체도 거의 없어서 대보병용으로는 위력이 약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서 레오파르트 1같은 105mm 강선포를 사용하는 구식전차에서 발사하는 점착유탄의 효과를 크게 칭찬했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전차고폭탄의 내부 작약량을 늘리는 개선책이 진행중이다. 대전차고폭탄의 구조상 파편발생에 대해서는 포기해야 하지만 폭발력을 늘리면 간이형 고폭탄으로의 활용도 더욱 편해지기 때문이다. 어차피 전차포로는 활강포를 사용중이므로 탄두 형상을 조절하면 탄두의 길이를 늘려서 내부 작약량을 늘리면 된다. 이런 발상으로 개발된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120mm 활강포용 M830A1 대전차고폭탄이나, M830A1 대전차고폭탄의 탄두를 그대로 활용하되 뇌관과 노즈캡만 개량한 M908 장애물 제거 고폭탄으로 이들의 작약량은 4kg대에 달한다. 최근에는 국산 105mm 전차포용 대전차고폭탄이나 120mm 대전차고폭탄도 저저항 캡을 씌우고 탄 길이를 잡아 늘려 범용성을 키우려는 시도가 있다.

8. 평가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보병이 휴대하며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며 운동 에너지탄이 아니므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흡착지뢰 목표에 초근접해서 손으로 붙여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탄속증가를 위해 발사장치에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성능 또한 최고의 대전차수단은 아니지만 충분한 위력을 갖추고 있다. 위력의 증대 또한 화학 에너지탄이므로 운동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탄종보다 용이하다.

사실상 주력 전차포들이 발사하는 것을 상정한다면 날탄보다 절대적인 성능은 떨어지므로 주요 목표를 일격에 파괴하는 것은 아니고, 반응장갑공간장갑과 같은 여러 대책들에 취약한 경우도 많다. 그래도 전차급이 아닌 목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한 타격수단이며 보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날탄만 고집할 수는 없다. 특히 날탄의 경우 경장갑차나 아예 비장갑차량 등 소프트 스킨 차량은 아예 아무 피해도 못주고 그냥 관통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HEAT탄은 전차포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탄종이다. 그래서 어떤 적을 마주칠지 알기 힘든 전차는 전투 투입시 초탄으로 대부분 대전차고폭탄을 장전한다. 또한 전차포 외의 대전차 무기, 즉 무반동총이나 대전차 로켓, 대전차 미사일 등은 HEAT외에는 대안이 없다.[7]

고폭탄 대용으로 사용은 가능하지만 대전차고폭탄의 구조나 원리 특성상 구경에 비해서는 위력이 약해진다. 메탈제트 형성을 위한 금속 라이너가 들어가는 내부 구조상 고깔 라이너 앞과 탄두 신관 사이는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기에 작약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어서 다른 고폭탄/유탄 탄종보다는 폭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HEAT는 전차포용 120mm 쯤 되어도 깔대기형 라이너 구조 때문에 작약이 1kg 가량 들어가는 반면, 통짜 플라스틱 폭약 덩어리인 120mm 구경 점착유탄 내지 동구권의 125mm 생짜 고폭탄은 작약량이 3~4kg 급은 된다. 그리고 점착유탄은 착탄시 폭약이 주변부에 퍼지면서 눌러붙으며 폭발하고, 고폭탄은 파편생성량 및 확산도가 막대하므로 주변 피해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서 폭발력으로만 승부하는 대전차고폭탄보다 대보병 공격력이 월등하다. 영국의 전차가 챌린저 2까지 120mm 강선포인 로열 오드넌스 L30을 사용하면서 점착유탄을 사용하고, 동구권 전차가 고폭탄을 대전차고폭탄과 같이 운용하는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구권 전차들도 대전차고폭탄의 탄두를 늘려서 내부 작약량을 늘림으로서 폭발력을 증대시켜서 간이형 고폭탄으로도 사용하려는 개선책을 적용중이다. 서구권 입장에서는 고폭탄을 다시 도입해서 탄종을 늘려서 병참 소요를 증대시키는 것보다는 본격적인 고폭탄을 사용하려면 자주곡사포다연장로켓을 동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105mm 구경의 소구경 강선식 전차포를 저반동포로 개량 및 활용해서 점착유탄을 발사할 수 있는 M1128 MGSM10 부커같은 경전차 및 보병전투차의 화력지원모델을 추가하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고폭탄처럼 광범위 타격이나 대규모 타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대전차고폭탄도 일단 응급용으로는 쓸만하다. 전차의 경우에는 전차포로 2발이나 3발 정도를 속사하면 일단 해결이 가능하며, 보병용 대전차미사일의 경우에는 구경이 152mm 수준으로 더 크고 보통은 유도기능을 사용해서 핀포인트 공격을 실시하므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보병용 대전차 로켓 수준에서 요구하는 대보병 타격력 수준은 이미 대전차고폭탄이 충분히 달성중이며 RPG-7같은 일부 종류는 목적에 맞는 고폭탄 탄두나 열압력 탄두가 이미 존재하며 생산중이므로 대응에 문제는 없다.

9. 상세 구조도

로열 오드넌스 L7이나 M68과 같은 105mm 전차 주포에서 발사되는 대전차고폭탄을 예시로 든다.

아래에 설명하는 탄은 정확히 말하면 대전차고폭예광탄이다. 전차병이나 주변 보병들이 탄이 날아가는 궤적을 볼 수 있도록 예광탄이 포함되어 있으며, 아래 구조도에서 tracer가 들어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일:clip1533.png
전차포용 105mm M456 대전차 고폭탄
해당 포탄을 미군이 제식채택한 날짜는 1963년이다. 이 문서 맨 위의 M456A1의 경우는 개량형이며, 1966년 제식채택되었다. 개량형과 사실상 같은 탄종이 우리나라에서도 풍산그룹에 의해 KM456A1 이라는 명칭으로 생산 보급되고 있다.
기본 규격
구분 상세
탄종 105mm(포 구경) x 396mm(탄두길이)
전장 1005.8mm (106cm)
탄두중량 10.2kg
전체중량 21.8kg
포구초속 1173m/s
약협
구분 상세
Cartridge case 탄피. 황동
Primer 뇌관. 105mm 포의 격발방식은 일반 총기와 달리 압전식이며 전기충격을 보내 격발시킨다.
전기가 딱 흐르면 뇌관이 반응하여 옆에 있는 화약뭉치들을 폭발시킨다.
뇌관 제식명은 M83.
Propelling Charge 추진용 장약. 화약 제식명은 M30.
Cartridge Case Liner 황동 탄피 내부를 둘러싼 라이너.
포탄을 발사했을 시 탄피가 깨져 탄피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방지하거나, 추운 날씨에도 발사가 잘 되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함.
탄두
구분 상세
Tracer 탄의 궤적을 보여주는 예광제.
미국제 포탄들은 굳이 M456 계열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빨간색 예광제가 탑재되어 있다.
예광제 제식명은 M13.
Fin and Boom assy 명중률 향상과 탄두 안정을 위한 안정날개.
Assy는 Assembly(조립체)의 약자.
적절한 한국어 번역명칭은 안정날개 조립체.
BD FUSE 기폭퓨즈. M456 기본형은 M509 퓨즈를 사용함.
BD 약자의 정식명칭은 PIBD. Point Initiating, Base Detonating.
적절한 번역명은 접촉식 탄저 기폭신관.
Obturator 폐쇄링 띠. 105mm는 강선포이므로, 폐쇄링이 없이 대탄을 발사하면 100% 관통력 저하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폐쇄링이 대신 강선포 내에서 회전하게 만들어주고, 대전차 고폭탄 탄두는 회전불가능하게 고정시키게 만든다.[8]
포구를 떠난 즉시, 띠는 2중으로 분리되면서 포탄에서 떨어져나간다.
Shaped Charge 성형작약. M456 계열은 컴포지션 B형 폭약을 사용함.
0.97kg의 폭약이 들어있음.
Copper Liner 사진은 짤려서 안보임. 성형작약의 효과를 위해 만들어진 꼬깔콘임.
M456은 구리(Copper)로 만들어짐.
Wire Lead 압전기랑 이어져있는 전선.
목표물에 착탄했을 시 압전기의 전기충격이 성형작약을 터뜨려 폭발시키는 역할.
목표물 착탄 시 불발률을 줄이려고 넣은 기능.
Piezoelectric Element 압전기. 목표물에 착탄했을 시 불발률을 줄이려고 넣은 기능임.
Nose Cap 노즈 캡. 보호캡이라고도 함.
발사하기 전, 정전기나 기타 작은 충격들에 의해 조기격발하여 불상사를 막고자 만든 캡임.
사격하기 전에 불필요하게 뗄 필요가 없는데 발사하면 목표물에 충격시 깨지기 때문임.
Standoff Spike 성능조절용 돌출부.
성형작약이 적정한 거리에서 발화하도록 돌출한 부분으로 성형작약 꼬깔콘의 관통력 증대를 위해 만들어짐.
파일:clip0301.png
전차포용 105mm M456 대전차 고폭탄용 뇌관
뇌관
구분 상세
Electric Primer Assembly 전기충격식 기폭뇌관 조립체.
위에 써져있다시피, M83 뇌관이 들어감.
Electric Contact 전기 접촉을 하는 곳.
M68 주포 폐쇄기의 격발신관이랑 맞물려진다.
Loading Plug 장전 플러그. 저길 통해 추진용 장약을 빼거나 충전하는 공간이다.

[1] 중국전차 모에화 게임인 강철의 왈츠에서는 처음에 HEAT탄으로 불리다가 2015년 12월 패치때 대전차유탄으로 변경했다.[2] 다만 둘 다 그다지 큰 이득을 보지는 못했다. 그나마 흡착지뢰는 붙이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한 방에 전차를 날려 버리는 것도 가능했기에 시야의 사각이 많은 시가전 등에서는 그럭저럭 효과가 있었지만 그래도 전차에 근접해야 하는 위험성 때문에 결국 판처파우스트의 등장 이후 사라졌고, 자돌폭뢰는 찌르는 즉시 터져서 사용자까지 폭발에 휩쓸리는 자폭 병기였다. 게다가 당시 일본군의 공업수준 때문에 찔러도 불발되거나 정상적인 폭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면 폭발에선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상식적으로 전차를 호위병력 없이 보내는 일은 없으므로 사용자가 죽을 확률은 여전히 높았다.[3] 사진은 1:1 크기의 모형품.[4] 사진 출처 : R.P.Hunnicutt - Sheridan : A History of the American Light Tank Volume 2. Presidio 1995[5] 재생은 폐처리되어야 할 장비에서 그나마 멀쩡한 부품을 유용해서 망가진 부품만 갈아끼운 다음에 새 장비로 등록하는 것. 정비부대 및 군지사 정비반마저 GG를 친 장비를 국군종합정비창 정도의 플랜트로 보내서 거치는 과정이다. 재생 작업에 들어가는 순간 원래 장비의 등록을 말소하고 재생으로 나온 장비는 새 장비로 등록되는 것을 보면 매우 극단적으로 망가진 장비 취급을 받는 것과 같다.[6] 대부분의 보병용 대전차화기는 한 발만 쏴도 후폭풍이 흙먼지를 피워올려 사수의 위치를 노출시키기 때문에 90mm M67 무반동포 주특기훈련에서도 한번에 명중시키지 못했을 경우, 무기는 일시적으로 포기하고 인원만 무조건 흩어져 달아나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작전 교리상으로도 무반동포나 대전차화기 소대가 초탄을 발사한 뒤의 생존률은 거의 기대하지 않는 수준이어서, 이들 병기의 운용 담당은 별다른 임무를 맡기지 않고 발사 후 일단 원대로 복귀하도록 한다.[7] 대전차 미사일의 경우 EFP라는 대체제가 있으나, EFP는 생성되는 탄자 질량에 비해 관통력이 낮기 때문에 주로 얇은 천장 장갑을 노리는 탑어택 미사일에 사용된다. 이 경우에도 주된 탄두는 HEAT이다. LOSAT같은 예외도 있긴 하나 미사일 크기가 너무 커지고 가격도 비싸며 범용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없다.[8] 단, 포구를 떠난 즉시 폐쇄링은 분리되고, 공기와 바람의 영향을 받아 대탄은 회전을 시작한다. 물론 강선에서 가속하는 것처럼 고속회전은 하지 않기에 메탈제트 약화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