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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27 15:47:07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일:소설 향수 표지.jpg
제목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Das Parfum)
저자파트리크 쥐스킨트
ISBN9788932909998
(8932909997)
쪽수293쪽
옮긴이강명순
출판사열린책들
최초 발행1985년 독일
장르범죄.미스테리
시리즈2007년 영화 "향수"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
3.1. 주인공3.2. 1부3.3. 2부3.4. 3부 & 4부
4. 영화화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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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8세기 프랑스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혐오스러운 천재들이 적지 않았는데, 그는 그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이면서도 혐오스러운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드생 쥐스트, 푸셰보나파르트 등의 다른 기이한 천재들의 이름과는 달리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라는 그의 이름은 잊혀져 버렸다.

물론 그것은 오만, 인간에 대한 혐오, 비도덕성 등 한마디로 사악함의 정도에 있어 그르누이가 그 악명 높은 인물들에 뒤떨어지기 때문은 아니다. 단지 그의 천재성과 명예욕이 발휘된 분야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냄새라는 덧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 1부의 첫 문단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전세계적으로 2천만 권 이상, 48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들어 가장 많이 팔린 독일 소설 중의 하나이다. 클래시커 100개 소설 중 유일하게 현대 소설로 등재되었다. 소설의 엄청난 인기 때문에 도리어 저평가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제13회 세계환상문학상 수상작.

표면상으로는 향수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와 살인 이야기가 나오는 낭만주의적 소설 같지만, 실제로는 모더니즘과 지나친 이성의 도구화를 비판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을 주창하는 엄청나게 거시적인 의미를 내포한 소설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소설을 다시 읽으면 문장 하나하나가 새롭다. 움베르토 에코장미의 이름처럼, 알고보면 소설에 나오는 고전적인 문장 하나하나도 기존의 작가들에 대한 패러디이자 짜깁기이다.[1] 그래서 장미의 이름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로 불리고 있다.

2. 줄거리

18세기의 프랑스, 천재적인 후각[2]을 타고난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는 태어나자마자 고아[3]가 된다. 후에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의 후계자가 되어 파리를 열광시킬 향수를 만들지만, 마레 거리에서 만난 소녀의 향을 온전히 소유할 방법을 계속 찾던 그는 '향수의 낙원', 그라스로 향한다. 그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로르 리쉬를 발견하여, 그녀의 향으로 향수를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들을 매혹시킬 향수를 제조하게되고…그 재료는 25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로르 리쉬가 그 향수의 하트노트로 쓰인 것.[4]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와 관계한 자들은 너나할 거 없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5]. 그나마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그르누이를 처음 거두어주었던 테리에 신부와 맨 처음 유모였던 잔 뷔시가 예외긴 하지만, 이 둘은 완전 엑스트라로 후에는 언급되지도 않는다. 헌데 잘 보면 향 때문에 살해당한 소녀들 말고 그르누이와 관계됐다 비참해진 이들을 보면 그래도 싸다 싶은 면모들이 다들 있다. 테리에 신부와 잔은 이 점에서 예외로, 이 둘은 그르누이로부터 아무것도 착취하지 않으면서도 그르누이의 생존에 나름 도움된 사람들로 묘사를 보면 근본적으로 선하고 도덕적이며 인간에 대한 애정도 있는 사람들인 듯 하다. 어쩌면 그래서 별 일 없던 걸지도...

기본적으로 피카레스크 장르의 구성을 취하였는데, 그르누이의 캐릭터가 독자들로 하여금 혐오감과 순수함, 열정, 동정심 등 온갖 상반된 감정들을 느끼게 한다. 또한 작중 인물들은 그르누이를 꺼리거나 무서워하거나 무관심한데, 그 이유가 바로 냄새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정. 실로 악마와 같은 인물로, 그런 그가 최후에 추구하고자 했던 향수는 결국 사랑이었음이 얄궂은 일이다.

3. 등장인물

3.1. 주인공

이 작품의 주인공. 1738년 7월 18일, 파리의 페르 거리에서 생선장수를 하던 여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인적인 후각을 타고난 인물로, 작중의 묘사에 따르면 혐오스러운 천재.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조.

3.2. 1부









3.3. 2부

3.4. 3부 & 4부





원작에서는 전형적인 근육뇌 캐릭터로 등장하며, 그르누이와 딱히 마찰이 없었던 반면 영화에서는 그르누이와 사이가 꽤 좋지 못하게 나왔다. 그러나 마침 그르누이와의 갈등이 폭발하려고 할 때 그르누이가 만든 궁극의 향수의 향을 맡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순식간에 화가 식어버려서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로 도로 나간다.

4. 영화화

한국에는 2007년에 개봉했다. 소설과 영화는 그 주제가 조금 다른데, 둘을 비교해보면 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소설과 영화 둘 다 마지막에 허탈감을 느끼며 사람들이 향수라는 가면을 벗은 온전한 자기 자신을 봐 주길 바라는 것은 같다. 차이점이라면 소설에서는 '증오'를 받기를 바란 반면, 영화는 '사랑'을 받길 바란다. 자세한 내용은 향수(영화) 문서 참조.

5. 여담

그르누이가 사람의 향기를 뽑아내는 과정은 향수 제조법 문단 3번의 추출법이긴 하지만 용매에 담그진 않고 용매에 담갔던 린넨 천 등을 죽은 사람의 몸에 감았다가 회수해서 린넨 천으로부터 향을 추출하는, 상당히 소름끼치는 방식. 영화에선 용매가 담긴 유리통에 시체를 넣기도 했다.[24] 소설과 영화 모두에서 여자들 머리카락을 다 밀어버리는 묘사가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머리카락을 용매와 함께 뭉쳐놓았다가 짜내는 장면이 나온다.

너바나In Utero 앨범의 노래 Scentless Apprentice은 이 소설의 주인공 그루누이를 바탕으로 했다. 데레마스의 냄새패치 아이돌 이치노세 시키의 싱글곡인 비밀의 투왈렛이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넉살이 가사를 쓴 코드 쿤스트의 곡 향수도 이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1] 물론 의도적으로 이러한 구성을 넣은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2] 냄새로 사물의 위치를 분간할 정도다.[3] 시장에서 생선 장사하는 엄마가 일하다가 산통을 느끼고 그냥 거기서 아이를 출산한다. 영화로 보면 비주얼과 브금이 아주 충격적이다. 참고로 모친은 미혼이며 그르누이 이전에도 아이를 몇 명 낳았지만 모두 생선 찌꺼기 더미에 파묻어 그냥 죽게 내버려두었고, 그르누이 또한 그렇게 했다. 하지만 그르누이는 울음을 터뜨려 사람들에게 발견되었고 덕분에 모친은 이전에 행했던 영아 유기까지 합친 죄로 참수당한다. 영화판에선 교수형.[4] 탑노트는 아마도 검은 머리의 우수어린 미모의 소녀들이, 베이스노트는 금발이나 붉은끼 도는 머리의 풍만한 미녀의 소녀들이 쓰인 듯하다.[5] 영화에서는 적절한 편집과 함께 관계자들의 사망과정이 더 신명나게 표현되었다.[6] 한마디로 본인에게 경제적 여유로움을 가져다준 남자의 아이만 자식으로 취급하겠다는 소리[7] 즉 이전에 영아 살해만 4번. 아이를 낳을 때도 능숙하게 탯줄을 잘라버린다.[8] 하지만 더러운 곳에서 험한 일을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이미 통풍매독, 가벼운 폐결핵이라는 여러 병을 앓고 있었기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오래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9] 물론 조금만 더 돈을 쓰면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상황에도 한 푼도 안 쓰는 냉혹한 성격이니 절대 선인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아이들의 몫을 엄격히 구분하여 그들을 위해 쓰기는 하는 셈이다.[10] 예를 들어 상한 음식을 정확하게 골라내고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어두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밤에도 물건을 척척 잘 찾아오며, 결정적으로 자신이 지나치게 잘 숨겨두어서 찾지 못하던 돈을 그르누이가 순식간에 찾아준 일도 있었다.[11] 집값으로 그 쓸모없는 지폐를 받았고 다시 시간이 지나자 그 돈은 아무 가치도 없었다는 서술이 나오는데, 아시냐 문서 참조.[12] 영화에서는 그르누이가 넘겨지고 다시 가야르 쪽으로 장면이 넘어가며 강도를 당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리고...7프랑에 애를 넘긴 여자는 이렇게 될 줄 알았을까?'라는 인생무상스러운 나레이션이 나온다.[13] 짐승의 날가죽에서 털과 기름을 뽑아 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14] 사실 정확히는 '뭔가 특별한 냄새가 있나 싶어서' 나온 것뿐이었다. 그르누이에게 시각적 아름다움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불꽃놀이 자체는 고개 한 번 들어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저 냄새가 화약 냄새뿐인 걸로 실망만 했다.[15] 그르누이는 사실 이런 방법이 필요없었으나, 발디니가 일반적이지 않은 그르누이의 제조법을 도저히 따라할 수 없어 강력하게 도구의 사용법과 용량을 지켜야한다고 밀어붙인다. 다만 이 방법을 강제로 익히게 된 이후 그르누이도 자잘한 향수를 만드는데는 쓸데없이 직접 제조할 필요가 없이 머리속에서 조합해서 제조법을 던져주는 방식으로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되어 도움이 되게 된다.[16] 물론 실제로는 전부 그르누이가 만든 것이며, 발디니는 그 곁에서 향수를 제조하는 공식을 기록하거나, 그에게 향수 제조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전수해주었을 뿐이다.[17] 그르누이는 단순히 꽃에서 추출한 항료나 에센스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돌 따위의 온갖 물건, 나아가 살아있는 생물이 지닌 냄새를 훔쳐오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18] 떠나보내면서 조건을 달았다. 첫째로 발디니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 만든 향수는 이후에 다시 만들지 말고, 둘째로 발디니 생전에 파리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고 셋째론 앞의 조건들을 모두 비밀로 하라는 것. 다만 그르누이 입장에서는 이미 냄새로 속속들이 다 아는 파리에 다시 올 생각도 전혀 없고 그에게 던져준 향수보다도 얼마든지 더 좋은 걸 만들 수 있는 하찮은 것들이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19] 영화판에서는 가죽을 배달하러 가던 그르누이가 한 향수 가게를 스쳐 지나가는데, 신제품 샘플을 시향시켜 주는 주인에게 손님이 "펠리시에 씨, 정말 대단하네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짧게 지나간다.[20] 사실 곡식의 이삭, 꽃봉오리가 높은 곳에 매달린 이유는 각각 지상에 있는 포식자에게서 낱알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냄새를 바람에 실어서 멀리 보낸 후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옮기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사람의 머리는 더 먼 곳을 보며 위협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이고.[21] 사실은 플롱 뒤 캉탈이라는 곳에서 그 어떤 사람의 냄새도 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어 쭉 지내왔던 것이다.[22] 물론 누구라도 7년 동안 그르누이가 한 것처럼 제대로 식사 안 하고 안 씻고 이발이나 면도도 안 한다면 동굴이 아니라 궁전에서 지내도 거지꼴이 될 것이다(...). 그런 그르누이를 데려다가 좋은 음식을 먹이고 비누로 씻기고 고급 정장까지 입혀줬으니 몰골이 훨씬 보기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일 뿐이다.[23] 살인마는 젊은 여성들만을 노렸는데, 강간 흔적은 전혀 없었다. 거기다 그도 고위 공직자인 만큼 그르누이에게 살해당한 여인의 시체를 몇 번 볼 일이 있었는데, 그 아름다움 때문에 깜짝 놀랐었다.[24] 그러나 이 방법은 들킬 위험성이 높았다. 몇몇 사람이 통을 가린 천을 들춰보려고 했기에 결국 원작의 방식대로 한다. '꽃향기를 추출할 때 햇빛을 가리면 더 잘 될지 실험해보는 중'이라고 그르누이가 둘러대자 (후각이 평범한) 드뤼오가 멋대로 용매 몇 방울의 냄새를 맡아보고는 "향기가 하나도 안 나잖아?"라며 시비를 걸고 그르누이가 "아, 실패했나 보네요."라고 말하며 위기를 넘긴다. "실패했다." 하는 말은 드뤼오에게 둘러대는 말이기도 하지만 시청자에게 이 방법은 실패했음을 알리는 중의적인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