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766년 독일의 수학자 요한 다니엘 티티우스(Johann Daniel Titius)가 발표하고 1772년 베를린 천문대장 요한 엘레르트 보데(Johann Elert Bode)가 공표한 경험법칙. 줄여서 '보데의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태양계의 각 행성이 태양으로부터 떨어진 거리 [math(d)]가 특정한 수열을 따른다는 법칙으로, 그 수열은 아래와 같다.[math(\displaystyle d = 0.4 + 0.3 \cdot 2^{n})]
(단, [math(n = -\infty)](수성), 0(금성), 1(지구), 2(화성), 3(발표 당시 없음), 4(목성), 5(토성)…) (단위: AU)
(단, [math(n = -\infty)](수성), 0(금성), 1(지구), 2(화성), 3(발표 당시 없음), 4(목성), 5(토성)…) (단위: AU)
n | 이름 | 이론상 거리(AU) | 실제 거리(AU) |
-∞ | 수성 | 0.4 | 0.39 |
0 | 금성 | 0.7 | 0.72 |
1 | 지구 | 1.0 | 1.00 |
2 | 화성 | 1.6 | 1.52 |
3 | 비어 있음 | ||
4 | 목성 | 5.2 | 5.20 |
5 | 토성 | 10.0 | 9.55 |
2. 이후의 행성 발견
이 법칙이 주목을 받은 것은 1781년 천왕성의 발견 이후부터다. 기존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만의 궤도가 알려져 있었는데, 천왕성이 토성 다음의 숫자에 들어맞았던 것이다. 이론상 n=6인 경우 19.6 AU에 행성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천왕성의 거리는 19.22 AU로 거의 근접했다.그리고, 이에 고무받은 천문학자들은 그때까지 비어 있었던 화성과 목성 사이의 n=3의 위치에서 천체를 찾기 시작했고, 이는 소행성 세레스와 이어지는 소행성대 발견의 계기가 되었다. n=3일 때 계산값은 2.8 AU인데, 세레스는 2.77AU 로 거의 오차없이 들어 맞는다. 또한, 세레스 1개가 아니라 소행성대를 평균 내더라도 이는 n=3인 경우와 거의 맞는 값이 나온다. 세레스는 첫 발견 시 5번째 행성으로 생각되었으나, 일단 너무 작았고, 근처에 수많은 소행성들이 발견되면서 행성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n=7일 때에 해당하는 해왕성의 실제 공전궤도 반지름은 보데의 법칙에 들어 맞지 않았다. 보데의 법칙대로라면 해왕성은 태양에서 약 38.8 AU 떨어져 있어야 했지만 실제 거리는 약 30.1 AU 였다. 그리고 명왕성도 9번째 행성이라면 태양에서 약 77 AU만큼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실제 거리는 약 29~49 AU(평균 약 39 AU)였다. 다만 명왕성을 9번째가 아닌 8번째 행성이라고 한다면 실제 평균 거리 39.46과 이론 거리 38.8은 오차가 단 1.62%밖에 나지 않는다. 해왕성, 천왕성 외에 오르쿠스 (39 AU), 하우메아 (43 AU), 콰오아 (43 AU), 마케마케 (46 AU) 등 카이퍼 벨트 천체들을 묶어서 소행성대(또는 명왕성족럼)처럼 하나의 집단으로 보면 대략적으로 맞다는 주장도 있다.
n=8이면 77 AU인데, 2005년에 산란 분포대에서 에리스 (68 AU)가 발견되었다. 에리스는 명왕성보다 27% 무거운 행성으로 보데의 법칙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 역시 보데의 법칙에 맞다고 주장하기에 상대 오차가 큰 편이었다. 또한, 2007 OR10 (67 AU)라는 천체도 발견되었다.
5개의 왜행성까지 포함하여 표를 재작성하면 아래와 같다. * 표시는 왜행성이다.
n | 이름 | 이론상 거리(AU) | 실제 거리(AU) |
-∞ | 수성 | 0.4 | 0.39 |
0 | 금성 | 0.7 | 0.72 |
1 | 지구 | 1.0 | 1.00 |
2 | 화성 | 1.6 | 1.52 |
3 | 세레스* | 2.8 | 2.77 |
4 | 목성 | 5.2 | 5.20 |
5 | 토성 | 10.0 | 9.55 |
6 | 천왕성 | 19.6 | 19.22 |
7 | 해왕성 | 38.8 | 30.11 |
명왕성* | 39.48 | ||
하우메아* | 43.22 | ||
마케마케* | 45.71 | ||
8 | 에리스* | 77.2 | 67.78 |
3. 한계 및 재발견
티티우스-보데 법칙은 일종의 경험 법칙으로서, 어떠한 수학적 사유를 연역하여 얻어낸 것이 아니라 관측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법칙이다. 과거에 이 법칙은 천왕성까지의 행성들의 궤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었지만, 실제로 왜 이런 법칙에 따라 행성이 배열되어 있는가 하는 의문을 해결할 과학적인 설명이나 이론이 없었다. 이 때문에 근대의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법칙이 아니라 그저 우연히 맞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해왕성 등 법칙에 어긋나는 행성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논란은 더욱 심해졌다.반면 천왕성까지의 행성에 대해서 들어맞은 것을 단순한 우연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본문에서 설명한 것처럼 해왕성과 명왕성 포함 왜행성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으면 n=7일 때 아예 틀린 값도 아니다. 또 에리스외 산란분포대 천체도 발견되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HR 8799의 행성 등 태양계가 아닌 외계 행성들에서도 비슷한 규칙성이 발견됨에 따라, 아예 틀린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더욱더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태양계의 탄생 이론에 입각한 연구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기사 현재까지 왜 이러한 수열적 규칙에 따라 행성이 존재하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일부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를 형성했던, 원시 분자 구름에 작용하는 어떤 힘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