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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어: Alaska Purchase러시아어: Продажа Аляски
미국[1] | 러시아 제국[2] |
2. 발단 및 전개
흔히 이 조약을 러시아 제국의 대표적인 오판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러시아가 순전히 바보였기 때문에 이런 거래를 한 것은 아니었다. 정확한 조사 및 통계는 없었지만 알래스카의 지리적 이점 및 지역 내 자원이 상당하다는 분석 정도는 당시 러시아도 충분히 하고 있었다. 실제로 알래스카에서 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됐기도 했다.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아치운 것은 단순히 무지(無知) 또는 재정난 때문만은 아니었으며 지정학적, 세력적인 여러 이유가 점철되어 '어차피 시간 지나면 영국(영국령 캐나다)에게 빼앗길 거 돈이라도 받고 미국에게 넘기자'에 가까웠다. 어떻게 보면 알래스카 구입과 비견되는 루이지애나 구입과 비슷한 케이스.[7]당시 러시아는 영국과 지리멸렬한 그레이트 게임을 진행 중이었다. 크림 전쟁 기간 동안 러시아는 캄차카 반도에서 영국과 두 번의 전쟁을 벌이면서 페트로파블롭스크 항을 강제로 포기해야 했으며 매각 당시 바다 건너 당시 영국령이었던 캐나다와 국경을 접한 알래스카의 방비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스크바와 가깝기라도 한다면 어떻게든 알래스카 방비가 되었겠지만 문제는 험난한 시베리아를 넘어 7000km나 이격되어 있어서 직선거리 기준으로 봐도 서울에서 바그다드에 맞먹을 정도로[8] 엄청나게 멀어서 관리가 어려웠다. 알래스카 이전에도 러시아인들은 캘리포니아까지 진출해 포트 로스(Fort Ross) 요새를 건설해 멕시코의 스페인 세력과 맞닿았던 적도 있었지만 본토에서 너무 멀어 유지하기 힘들어 1842년 자진 철수했던 전력이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러시아의 알래스카 경영도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러시아도 앞서 언급했듯이 알래스카에 자원이 무진장 많다는 건 대충 알고 있었으나 알래스카 바로 옆에 캐나다를 식민지로 삼고 다스리던 적국인 영국에게 빼앗기는 것보단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고 당시 영국에 적대적인 미국에게 팔아치우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낫다고 판단했다.[9]
즉, 당시 캐나다가 영국령이었기 때문에 알래스카는 영국이 노리기 쉬웠고 알래스카가 넘아간다면 최악의 경우 캄차카 반도를 비롯한 시베리아 동쪽까지 영국에게 빼앗길 위험이 있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알래스카 방비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이런 최악의 사태는 면하고자 알래스카를 떠오르던 북아메리카 지역강국이었던 미국에게 넘김으로써 중간지대를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 결국 갖고 있어봐야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러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본토를 지키기 위해 미국에게 알래스카를 처분한 게 이 조약의 원인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미-소 냉전 때문에 잘 와닿지 않으나 당시만 하더라도 러시아의 최대 적국은 영국[10]이었으며 이제 막 신생 지역강국으로 떠오르던 미국과의 관계는 딱히 나쁠 이유가 없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지금의 상식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경영하기 힘들어도 그렇지 귀중한 영토를 팔아치우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제정 시절부터 현재까지도 러시아의 중추지, 주요 도시들과 인구 밀집 지역과 곡창 지대는 대부분 우랄 산맥 서쪽 유럽 러시아에 위치하고 있었고, 우랄 산맥 동쪽 지역의 가치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마저 개통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대규모 병력이동이 불가능해 러시아는 알래스카는 커녕 동시베리아조차 지키기 힘든 상황이었다. 동시베리아의 군사력이라고는 카자크 군벌만이 전부였고, 황제가 시베리아 카자크에 분쟁을 만들지 말라고 철저하게 당부할 정도였다. 그런 조건에서 악명 높은 베링 해협 너머 존재하는 러시아령 아메리카까지 개척하고 방어하라는 것은 어불성설.
또한 역사적, 민족적 영토 의식이 나름 존재했던 유럽 본토 지역과 달리 당시 아메리카는 토착 민족이 싸그리 쓸려나갔으며, 수많은 제국주의 열강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무법지대였다는 것을 잊어선 곤란하다. 세계화가 충분히 이루어진 현대라면 설령 본국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텅 빈 땅이라도 국제 사회의 눈치가 있어 타국이 함부로 빼앗을 수는 없다. 애초에 그정도로 미개척지가 없기도 하지만. 허나 당시 아메리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는 하루가 멀다하고 지배주인이 바뀔 정도로 힘의 논리가 앞섰던 시대였다. 당시 러시아에게 있어서 '알래스카'는 오랜 기간 점유해온 국가의 고유한 영토도 아니고 빈 땅에 깃발만 겨우 꽂아놓은 수준이었다. 이제 막 개척을 해야하는 수준이었고 그나마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알래스카보다 가깝고 땅으로 이어진 시베리아 개척도 백성들이 정착을 꺼려서 죄수들을 내보내서 겨우겨우 할 정도였는데 그보다도 더 동쪽에 위치한 지역이라니 어느 정도로 험난했을지는 뻔할 뻔자. 반면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 본토와 가까웠으니 상대적으로 개척할 여지가 있었으며 시간을 들여 천천히 개척시켜 나가 그제서야 가치가 높아졌다. 게다가 그 미국도 1930년대는 되어서 알레스카에 비행기가 다니기 시작하고 나서부터야 제대로 된 개척이 시작됐을 지경이니 러시아에게 왜 그 당시에 땅을 싸게 팔았냐고 따져봐야 의미가 없다.
당시 러시아 제국은 타 유럽 국가가 남부맹방과 북부연방 사이에서 고민하던 남북 전쟁 초기부터 꾸준히 에이브러햄 링컨의 미국 연방을 지지했으며 금과 같은 자원을 미국 연방에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런 러시아의 지원에 대해 전쟁 이후 뭔가 갚아야 했지만 아무 것도 없이 러시아한테 현금을 주기는 그렇고 수어드는 알래스카 매입을 대가로 러시아한테 돈을 지원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리고 마침 러시아도 이미 재정적 한계에 부닥치던 상황이라 알래스카 매입을 대가로 남북전쟁 때 빌려줬던 자원의 대가를 받아냈다.
결국 러시아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 알래스카로 인해 실제로 영국과 미국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알래스카 지도를 보면 주노 지역이 해안을 따라 가느다랗게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은 알래스카 지역을 구입한 뒤 점차 해안 지역을 따라 영토를 더욱 확장했다. 이 알래스카 회랑 지역을 프라이팬 손잡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팬핸들(panhandle)이라고 불렀는데 이 팬핸들이 계속 확장되면서 영국령 캐나다는 태평양 연안을 모조리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이로 인해 영국과 캐나다는 1903년 팬핸들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정을 맺었다. 1825년 영국-러시아 협정에서 불분명했던 경계선 정의("해안선에 위치한 산의 정상부를 따른다" 등)를 명확히 하여 현재의 국경선을 확정하였다.
3. 조약 체결 이후
3.1. 미국의 반응
당시 미국에서는 "자원도 없고 온통 얼어붙은 황무지를 뭐 그리 비싼 값에 사는가?"라면서 반대 여론이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조약을 주도한 수어드의 이름을 딴 "수어드의 얼음상자"(Seward's Icebox)와 "북극곰 정원"(Polar Bear Garden)이라는 멸칭이 붙었다. 한 역사가는 아래와 같이 평하기도 했다.이미 우리는 인구로 채울 수 없는 영토의 부담을 안았다. 현재 공화국 영토 안에 있는 인디언 원주민들을 다스리기에도 벅차다. 우리는 지금 국가가 신경써야 할 사람들을 더 늘려서 우리를 더 힘들게 하려고 눈을 불을 켜고 찾아서 추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입 비용이 높고, 매년 행정 비용이 들고, 민간과 군사 비용이 점점 많이 계속해서 들 것이다. 할양될 영토는 국가 영역과 인접해 있지 않다. 불편하고 위험한 거리에 그 영토가 떨어져 있다. 조약은 비밀리에 준비되었고, 오전 4시에 서명되고 억지로 합의되었다. 그날 밤에 악행이 일어난 것이다.... 뉴욕 월드에서는 "다 빨아먹은 오렌지"(sucked orange)라고 했다. 그 땅은 털짐승밖에 없고, 거의 멸종위기가 올 때까지 사냥해버렸다. 앨류시언 섬과 남쪽 해안까지 뻗어 있는 좁은 해협을 제외하고는 그 땅은 증여물의 가치가 없다.
오늘날 생각하기에는 "알래스카처럼 광대한 영토와 자원을 겨우 2000억~3조 원 정도로 구입하는 것이 도대체 뭐가 아까울까?"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당시에는 알래스카는 얼음만 있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불모지로 여겨졌고 무엇보다 미국인들은 일찍이 1,500만 금달러(2020년대으로 기준 4억~30억 달러)를 주고 영토를 2배로 늘린 적도 있었던 사람들이다.[11] 당연히 얼음 덩어리로 보이는 땅에 700만 금달러를 내는 것은 아무래도 아까웠을 것이다. 당시 알래스카의 주요한 (그리고 유일한) 수익원이었던 모피는 러시아인들의 남획으로 19세기 중반에 이미 알래스카 해달은 멸종 위기 단계여서 말 그대로 단물이 빠졌고 19세기 중반의 미국은 아직까지 패권주의적이라기보다는 폐쇄주의적인 국가였다.실제로 국무장관인 윌리엄 수어드가 이 땅을 산 이유도 자원을 노린 거라기보다는 러시아와 친선을 다지는 한편 북미대륙에서 러시아의 세력을 제거하고 당시 영국 영토였던 캐나다를 견제하기 위한 거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금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게 뭔 헛소리인가 싶겠지만 당시 미국의 주적은 러시아가 아니라 영국이었고 바로 위에 붙어있는 캐나다 땅은 여차할 경우 영국에 붙어서 다시금 미국을 식민 지배 시대로 되돌릴 교두보였다. 거기다가 위치적으로 볼 때 알래스카는 미국이 아시아로 나가기 좋은 진입로인 동시에 러시아의 아메리카 교두보이기도 했으니 전략적인 입장에서 이보다 좋은 땅은 없었다.
사실 의회에서 부결될 뻔했으나 찰스 섬너 의원의 지지와 주미 러시아 공사 에두아르드 폰 슈퇴클(Eduard von Stoeckl)[12]이 뿌린 로비자금(...)과 선전전 덕분에 통과되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치인들 입장에서 그런 거고, 괜히 유럽 열강(캐나다를 영유하던 대영제국)과의 마찰이 생길 수도 있는 지역을 거금을 주고 산다는 것은 당시 미국인들의 교육 수준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수어드는 알래스카에서 금과 석유 등 천연자원이 나와서 진가가 나올 때까지 전미의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었다.
3.2. 밝혀진 진가
이 알래스카 거래로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하고 캐나다를 발판삼아 영국이 태평양에 진출할 가능성을 원천차단함으로써 태평양 제해권의 기반을 얻게 됨과 동시에 무궁무진한 자원이 있는 땅을 얻게 되었다.알래스카에서 금, 철광석, 석탄, 그리고 석유가 쏟아져 나온 덕에 미국은 적은 비용으로 쏟아져 나오는 자원의 가치로 엄청난 이득을 냈고 결과적으로 알래스카에 매장된 지하자원만 팔아도 구입을 할 때 쓴 비용을 상쇄하고 남았을 정도였다. 찰리 채플린의 "황금광 시대"와 영화 "늑대개"와 소설 "야생의 부름"이[13] 바로 이 알래스카 골드러시를 다룬 영화다. 당장 금부터 석유까지 별의별 자원이 나왔으며 특히 석탄은 그 매장량이 세계 1위였다. 일단 이민자가 들어오고 나서 집 지을 땅을 파보니 사금이 나오기 시작했고 골드러시로 이어졌고 당시 석유 가치는 6000억 달러. 60만 주민들한테 100만 달러식 나눠줄 양이다.
전략적/지정학적으로도 알래스카 땅은 엄청난 큰 가치가 있었는데, 훗날 미국이 소련과 냉전으로 대립하게 되면서 알래스카가 갖는 이점은 더욱 부각되었다. 러시아에서 미국 영토가 된 알래스카에 위치한 앵커리지에 군사 기지를 만들어 소련-러시아와 대치하는 최전방 기지로 삼았다. 냉전 시대에 소련의 아메리카 진출을 전진봉쇄하는 카드로 쓸 수 있었으며 러시아의 북극해 독점을 막을 수 있었다. 육군 중심이었던 소련은 해군, 공군력이 상대적으로 자신들보다 우위였던 미국과 태평양, 북극해로 떨어져 있어서 재래전만으로 진행될 경우 어느 정도의 불리함을 가져야 했다.
만일 알래스카를 팔지 않아 북극해의 패권을 소련이 틀어쥐었다면 오히려 소련이 냉전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구도를 유지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거기에 설치했을 군사기지는 물론이요, 거기에 묻혀 있는 자원으로 더욱 부강해졌을 것이다.
당연히 팔았던 러시아 제국 및 계승국인 소련-러시아는 "다시 팔아주면 안 되겠니?"라고 할 정도로 땅을 치면서 후회하는 중이다.
3.3. 러시아의 매각 이유
위에서도 언급하지만 당시 제정 러시아도 아무런 생각 없이 멍청하게 알래스카를 팔았던 것은 아니었다. 우선 당시 러시아의 상황을 보면 그레이트 게임이 한창이던 시절이었고 당대 러시아의 가장 큰 적국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이였다.영국의 몰락은 오늘날 미국이 몰락하는 것 같이 당시 사람들로서는 상상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국의 국력이 본격적으로 무너진 것도 뒤이은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서였다. 1차 세계 대전은 당시 전세계를 주도하는 유럽 서구권 국가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은 예상치 못한 대 사건이다. 즉 시간이 지나서 영국이 철저하게 몰락해서 러시아가 왜 저렇게 행동했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이지 당시 대영제국은 후대에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막강했으며 그 당시 세계 패권도 영국이 쥐고 있었고 러시아로서는 국가 전략을 실행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아니라 영국이였다. 지금이야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유럽의 열강들엔 못미치는 그저 그런 변방 약소국에 불과했음을 떠올려보자[14].
미국 독립전쟁이 끝난 지 100년, 미영전쟁이 끝난 지도 50년밖에 안 된 당시 기준으로는 미국과 영국이 조건만 갖춰지면 다시 적국이 될 가능성은 충분했다.[15] 크림 전쟁 당시만 해도 러시아는 캄차카 반도를 방어하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어차피 지켜내지 못할 땅이라는 인식으로 러시아령 아메리카를 영국에 뺏기느니 차라리 영국의 잠재 적국 중 하나이자 당시로는 유럽 열강보다는 덜 강한[16] 미국에 판 것이다. 그리고 알래스카를 판 돈 720만 달러도 자국 철도 부설에 잘 썼기 때문에 러시아가 손해만 봤다고는 하기 어렵다. 그저 알래스카가 러시아가 팔아서 얻은 이득에 비해서도 너무나 알토란 같은 땅이 되어 버려서 그 이득이 무색해졌을 뿐.[17][18]
언론과 대중들의 기준대로라면 러시아만큼 멍청한 짓을 저질렀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프랑스와 루이지애나 구입이다. 이 구입을 기점으로 미국이 본격적으로 미 대륙의 서부 진출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프랑스를 멍청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도 당시 프랑스는 대영제국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그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러시아도 마찬가지였는데 러시아는 비난받고 프랑스는 이해받는 이중적인 반응이 나온다.[19] 사실 이는 뒤이은 냉전 때 일어난 미국-소련의 대립이 큰데, 만약 그때까지 소련이 알래스카를 가지고 있었다면 엄청난 전략적 자산, 자산적 가치를 가진 땅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4. 알래스카를 러시아가 계속 통치했다면?
러시아가 만일 알래스카를 미국에게 팔지 않았다가 우려대로 적성국인 대영제국에 빼앗겼다면 알래스카는 영국령 캐나다에 편입되어 현재 캐나다의 알래스카 주 또는 알래스카 준주가 되었거나 현재 캐나다 유콘 준주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일부로 편입되거나, 면적이 넓은 북부 지역은 유콘 준주, 자그마한 면적의 남부의 해안 및 섬 지역들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영토로 분할, 합병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그러나 만약 러시아 제국이 알래스카의 영유권을 미국에게 매각하지 않고, 여러 국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여[20] 성공적으로 유지하여 20세기 중후반까지 계속 점유하고 있었다면
냉전 시기에도 실제 역사에서는 알래스카가 미국이 소련의 세력 팽창을 막는 군사적 요충지로도 활용된 데 반해, 만일 제정 러시아가 소비에트 정권의 러시아가 되어서도 계속 이 지역을 통치했다면 역으로 대규모의 소련군이 알래스카에 주둔하여 미국을 크게 견제하였을 것이다. 현재는 러시아 맨 동쪽의 자치구 추코트카가 군사적으로 특별한 지역으로 국경 지대로 설정되어 있는데[22] 만약 알래스카 지역을 러시아가 계속 통치했다면 알래스카가 군사적으로 특별한 국경 요충지가 되었을 것이다.
알래스카가 소련의 영토였다면 소련은 미국 및 캐나다 본토에 육군을 전개하여 지상전을 전개 할 수 있는 우위를 얻는 반면 미국은 알래스카 대신 캐나다를 낀 채 북아메리카 서부 미 본토 건너 러시아와 맞닿게 되어 냉전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덤으로 캐나다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을 텐데 알래스카가 러시아 영토로 계속 남게 되면 인구밀도가 매우 낮아 국경을 일일이 감시하기 힘든 캐나다는 병역을 징병제로 했을 것이고 영국과 미국의 느슨한 이웃 관계 대신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영국 사이에 낀 완충지로 시달렸거나 영국 대신 러시아에게서 캐나다를 지켜줄 미국과의 유착이 더 긴밀해졌을 수 있다[23].
또한 러시아 내전 과정에서 마치 중화민국처럼 패배한 백군의 남은 세력이 육지로 이어지지 않은 알래스카로 망명해 영미의 보호 하에 독자 정권을 유지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이 지역의 희박한 인구를 생각하면 알 수 없는 얘기다[24].
소련 붕괴 후에는 러시아 연방의 직속 주로 귀속되었거나 계속 러시아 연방 소속의 자치공화국 영토로 남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고생물학 분야에서 러시아에 파키리노사우루스나 나누크사우루스 등 중생대의 공룡 종류들의 화석 발견 장소가 미국이 아니라 러시아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사할린 섬 남부 지역이 일본 땅이었을 때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서 발견되었다가 화석 발견지가 제2차 세계 대전 때 통째로 러시아 땅이 되어 버린 니폰노사우루스 같은 사례도 있지만 말이다.
5. 여담
- 이 조약의 주인공인 수어드 국무장관은 2년 전 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 당시 암살될 뻔했다. 만약 그때 수어드가 죽었다면 알래스카 조약이 없었을 가능성도 높다.
- 러시아의 개혁군주 알렉산드르 2세는 당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위치한 리히텐슈타인 공국에도 매각 제안을 하려고 했다는 소문이 있으나,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리히텐슈타인으로 이주한 것은 무려 1938년이 되어서였으니 말도 안되는 소리일 뿐이다. 설령 미국에게 안 판다고해도 당시의 리히텐슈타인은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속국이었으니, 굳이 매각한다면 이들의 주군인 오스트리아-헝가리의 황제와 협상하려했을 것이다.
- 인터넷 상에서는 종종 러시아 제국이 캄차카 반도도 이 조약 당시에 덤으로 끼워서 같이 팔려고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니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6. 같이 보기
[1] 1867년 7월 4일부터 1877년 7월 3일까지 쓴 국기다.[2] 1858년부터 1883년까지 쓴 국기다.[3] 에이브러햄 링컨 때부터 국무장관을 지낸 인물로 원래는 링컨보다 훨씬 유명한 거물이었다. 1860년 대선의 유력 주자였지만 링컨에게 패배하고 링컨 내각의 국무장관이 되어 앤드루 존슨 때까지 유임된다.[4] 그는 역사상 가장 아깝게 대통령 자리를 놓친 사람이기도 하다. 공화당은 자기 말을 안 듣는 존슨을 탄핵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부통령은 공석이므로 승계 서열 2위인 수어드가(당시에는 대통령 승계 서열에 상·하원의장이 없고 국무장관이 2위였다. 현재처럼 바뀐 것은 트루먼 대통령 시절.) 대통령 자리를 승계할 것이었지만 결과는 단 한 표차로 부결되고 존슨이 임기를 마치게 된다. 만약 통과됐으면 수어드는 역사상 가장 대통령을 꽁으로 먹은 사람으로 기록됐을 것이다.[5] 2020년대 기준으로 15억 달러다. 200년간 국제 금시세(온스당 $18~$20→$1800~$2000), 빵값($0.005~$0.02→$0.5~$2), 일당노동임금($0.5~$2→$50~$200)을 고려한 것이다. 정화보증(正貨保證)이 불가능한 남한 원화의 실질 가치(IMF 직후 $1=₩2000)를 고려하면 3조 원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1867년 1달러는 2024년 2월 17일 기준으로 20.84달러이고, 이를 대입하면 알래스카 땅값은 고작 1억 5005만 달러(약 2001억 6853만 원)인 셈이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1제곱킬로미터를 무려 87~870달러에 구입한 셈.[6] 미국 역사나 캐나다 역사에서는 이렇게 크기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땅을 산 사례가 많다. 알래스카에 묻혀 알기 어렵겠지만 캐나다도 미국이 알래스카를 사들이고 몇 년 후 루퍼츠랜드(오늘날의 서스캐처원)라는 3,900,000㎢짜리 땅을 단돈 30만 금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7] 당시 루이지애나를 비롯한 서부 지역을 차지했던 나폴레옹의 프랑스도 본국과의 거리도 멀고 가지고 있어봤자 영국에게 빼앗기거나 지키자니 돈만 들 것이 뻔했기 때문에 그냥 팔아버리면서 처리하였다.[8] 지도를 펼쳐보면 서울-바그다드 간 거리보다 모스크바-알래스카 간 거리가 훨씬 더 멀어 보이지만 이는 착각이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지구본이나 구글어스를 보도록 하자. 물론 직선 거리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게, 그 직선 거리를 그어 보면 알겠지만 이 경로가 북극해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모를까 당시에 이 경로로 군대를 보내는 것은 그 군대에 북극 탐험 갔다 오라고 하는 격이다.[9] 러시아는 심지어 적국인 영국한테도 알래스카를 팔겠다고 제안했었는데 어차피 그냥 빼앗길 바에야 차라리 팔아서 돈이라도 받는게 나을거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영국 역시 알래스카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고 결국 미국이 알래스카를 구입하게 되었다.[10] 알렉산드르 2세의 차녀와 빅토리아 여왕의 차남이 혼인하여 사돈관계를 형성하여 누그러들긴 하였다. 하지만 1874년의 일이다.[11] 루이지애나 구입 당시 미국이 구입한 영토는 현재 미국 본토의 1/3에 해당한다.[12] 이름 보면 알겠지만 독일계 러시아인이다.[13] 후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콜 오브 와일드라는 영화가 제작되었다.[14] 미국이 생각보다 부강한 나라라는 것을 알았더라도, 오늘날의 사람들이 BRICS 국가들을 보는 관점과 똑같이 유럽 열강들에 비하면 어딘가 모자란 나라로 봤던 상황이다.[15] 실제로 2차대전 직전까지도 미국이 손봐줄 나라로 영국과 독일을 저울질했을 정도였는데 그런 미국의 기조를 친영국으로 돌린 것이 당시 추축국의 여러 삽질(대표적으로 진주만 공습이 있지만 그 외에도 독일과 동맹인 일본의 침략 야욕에 대해 미국은 좋지 않게 여겼다.)과 처칠의 친미 외교였다.[16] 즉 자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것 같은. 하지만 당시 미국의 국력은 전 유럽과 맞먹을 정도였고 다만 군사력 면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군대를 확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의 군사력은 1차대전 전까지는 웬만한 열강 급이기는 했어도 국력에 비해서는 그리 강한 편이 아니었다.[17]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게 팔아치우기 약 20여 년 전까지 러시아는 북아메리카 남서부 지역인 캘리포니아 땅까지 진출해서 정착지와 요새를 만들었다. 지금의 샌프란시스코에서 5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포트 로스(Форт-Росс, Fort Ross)로, 지금은 관광지로 다시 복원되어 있다. 당시 캘리포니아는 멕시코의 영토였는데 알래스카 총독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레자노프( Николай Петрович Резанов, 1764 ~ 1804)는 멕시코 세력과 협상을 해서 정착에 양해를 구하기까지 했으나 유라시아에 있는 본토에서 너무나도 멀었기에 도저히 유지를 하지 못해서 1842년 자진 철수를 한 전력도 있었다. 온화한 캘리포니아에 기껏 만든 도시마저 알아서 포기할 정도로 러시아의 북아메리카 식민지 경영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알렉산드르 1세 시절에는 하와이에도 군사기지를 설치해서 이 지역을 점령하려고 했다가 포기했다고 하니 말 다했다.[18]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시는 제국주의 시절이라는 것이다. 힘으로 그냥 영토를 뺏는 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였으니 혹시라도 지하자원이라도 발견되어 좋은 땅으로 인식되면 당연 강대국들이 눈독을 들을 것이고 마침 당시 최강국인 영국의 땅인 캐나다와는 접경국이라 영국이 밀고 들어올 곳 1순위다. 차라리 알토란 같은 땅이 아니었던 게 돈이라도 받고 팔 수 있는 기회일 정도다.[19] 루이지애나 구입 사례를 대입하기엔 조금 어폐가 있는데 루이지애나는 프랑스가 계속 점유했어도 훗날 미국이 멕시코처럼 내부 침투로 독립을 종용해 꿀꺽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꼭 미국령이 아니었어도 늦어도 2차 대전 이후에는 캐나다처럼 독립했을 것이다. 반면 알래스카는 러시아와 이격되어 있긴 해도 바다로 고작 80km 가량 떨어져있을 뿐이니 어차피 영국은 알래스카에 관심이 없었고 러시아가 기를 쓰고 유지하고자 했다면 충분히 러시아의 영토로 남을 수 있었다.[20] 당연히 대영제국과의 전쟁도 포함한다.[21] 현재도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석유로 잘 먹고살고 있고 이 에너지 자원 덕분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결의된 서방의 대러제재로 에너지 자원값이 뛰어오르자 그 손실을 충분히 감내하기 가능하였고 오늘날 금 시장도 러시아산 금 비율이 많은 편이다. 만약 알래스카마저 개발에 성공해 차지하고 있었다면 그야말로 자원만 가지고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견주는 부국이 되었을 것이다.[22] 관계당국으로부터 엄격히 사전 허가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23] 사실 알래스카를 통해 러시아와 한 다리 떨어져있는 지금도 캐나다는 러시아에 대한 위협때문에 군사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상황이다.[24] 만일 이곳에 '러시아계 알래스카 공화국'같은게 생겼다고 하더라도, 북극 바로 밑에서 있어서 국력 유지가 어려운 특성 상, 알아서 자발적으로 미국이나 캐나다의 주로 가입했을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