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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5:29:04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실우치구에서 넘어옴
1. 개요2. 의미
2.1. 기타2.2. 긍정적 의미로의 재해석 및 재사용
3. 유형4. 관련 문서

1. 개요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거나 너무 늦음을 비판하는 속담으로, 자기가 하려는 일이 잘못되었음에도 그걸 시행하거나 그 일로 인해 일어날 결과를 모른 체 간과하다가 나중에서야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결말을 맞을 때 사용된다. 사자성어로 실우치구(), 망우보뢰()가 있다.

2. 의미

같은 의미의 한자성어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있다. 약방문은 한의학에서 진맥등으로 병을 진단후 어떻게 약을 지으라고 내려주는 현대의 처방전으로 말 그대로 이미 죽었는데 이제서야 약도 아니고 처방전이 나왔다는 소리. 어떤 만병통치약이라도 죽으면 아무 소용 없으니 역시 의미가 통한다.

영미권에서도 "Lock the barn door after the horse is stolen"이라는 같은 의미의 속담이 있는데 직역하자면 "말도둑 맞고 마굿간 잠근다"는 것이다.

중국 속담 망양보뢰와는 의미가 다르다. 소를 잃었어도, 어쨌거나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중국 속담 망양보뢰와 달리 한국에서의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순수하게 부정적인 표현으로, 행동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했을 때만 쓴다. 이는 비교적 많은 수를 키울 수 있는 양에 비해 소의 경우 목장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농사에 쓰기 위한 한 두 마리만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는 하나지만 사람은 많기 때문에 사람이 죽어야 바뀐다는 사람이 죽었으면 어쨌건 바꾸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를 잃어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지 않나 싶겠지만, 한국 전통 우사는 원래 소마다 지어야 하고, 나무와 볏짚을 덧대어 부엌 옆에 두는 소모성 건물이다. 초가집 지붕이 그렇듯 제때 갈아주지 않으면 내려앉아 깔려죽거나 다친다. 또한 소는 잃으면 다시 살 수 없는 어마어마한 재산인데 외양간은 하루 노동이면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소를 잃은 후 다른 더 잃어버릴 소가 없다면, 가장 바람직한 행동은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다른 유사한 피해가 없도록 부엌지붕, 집안 담장 등 다른 살림살이를 점검하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다. 그래서 소를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이미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아놓고 뒤늦게 또다른 미련한 짓을 한다는 뜻이다.

종종 안전불감증과 많이 엮인다. 안전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보수해야 하는 시설 등을 제때 보수하지 않거나 안전수칙을 가볍게 여기다가 사고를 당하고 나서야 후회하고 뒤늦게 보수작업, 복구작업을 하는 경우에도 자주 쓴다. 다만 속담과 다르게 이는 뒤늦게라도 보수 및 복구 작업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2.1. 기타

소를 잃고 나서라도 외양간을 고치면 다행이라는 유머다.

2.2. 긍정적 의미로의 재해석 및 재사용

이창권: 그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고요?
백승수: 네, 고쳐야죠. 소 한 번 잃었는데 왜 안 고칩니까? 그거 안 고치는 놈은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 드라마 《스토브리그》 中
모든 항공 안전규정의 역사는 로 쓰였다.
All aviation regulations are written in Blood.

― 항공업계에서 떠도는 격언이다. 이는 산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쓰이는 격언이기도 하다.#

이 속담이 만들어졌던 과거 때와는 달리, 현대에는 많은 사상이나 아이디어가 공유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망양보뢰' 이 두 속담을 섞어서 사용하면서 해당 속담의 의미를 재해석한다.[참고] 원래는 이미 벌어진 일을 뒤늦게 수습하려는 행동을 미련하거나 멍청한 짓이라며 비판했다면, 지금에 와서는 그런 행동을 마냥 미련한 행동으로만 취급하지 않고, "이미 벌어진 일이라도 다음에 일어날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수습하는 게 맞다"는 해석이다. 사회적인 인식변화로 의미가 변하거나 확장되기도 하는 셈. 사실 이 속담에서의 소는 절대로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뜻하는데, 개인 입장에서는 절대로 복구하지 못하는 피해라 의미가 없어도,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는 한번 발생한 피해가 다른 곳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즉, 박살난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부질없다는 의미에서, 후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외양간들을 잘 보수하라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혹여나 긍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예시를 들자면, 예를 들어 한 건물이 부실공사로 인해 일부가 무너져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미 부실공사로 인해 일부가 무너져 버린 폐건물이라고 해서 그 건물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가? 오히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무너진 부분을 수리한 뒤 건물 자체의 내구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리모델링을 하거나, 건물 자체를 철거한 뒤 재건축 하거나, 폐건물을 철거한 뒤 이런 부실공사 건물이 아예 세워지지 않도록 법과 규제와 제도를 정비하고 더 나아가서 폐건물을 지은 건설사가 지은 다른 건물이나 폐건물이 세워진 시기의 건물도 점검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고 경제적인 선택이 아닌가? 오히려 이미 엎어진 물이라고 손놓고 있는 것이 더 많은 사고를 야기하고 더 많은 손실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대비도 가능한 위험을 알고도 대비하지 않은 것은 이 속담의 본래 뜻처럼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2] 그러나 세상에는 예상조차 불가능하거나 예상을 하더라도 그 가능성이 너무도 희박하여 대비하는 것이 무의미하거나 시간과 비용을 낭비한 꼴이 되어 버리거나 대비 자체가 불가능한 일 또한 많다. 대표적인 예시로 9.11 테러가 있다. 9.11 테러 이전에도 항공기 납치 사건은 매우 많았지만, 그때까지 대부분의 항공기 납치는 승객과 승무원들을 인질삼아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인질극 형태였지, 그 누구도 요구사항 하나 없이 자신들의 목숨까지 내던져가면서 항공기 자체를 테러의 수단으로 사용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버렸고, 그 교훈으로 지금의 복잡하고 철저한 항공기 탑승수속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예상 밖의 사태는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예견할 수도 없고, 예견한다 하더라도 가능성이 너무도 희박하기에 배제되거나 재원의 한계 등의 이유로 다른 더 시급한 일에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실제로 인류의 역사는 소를 크게 잃고 나서야 다른 외양간들을 점검하고 고치면서 발전하였다. 오히려 소를 안 잃고 선제적으로 막은 사례는 인류 역사에서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적다.

이는 참사가 발생한 뒤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대대적인 개혁 및 수정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를 잃기 전에는 그런 방식으로 행동해서는 소를 잃는다는 교훈 또는 경험(데이터)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심지어 미리 알더라도 다른 급하거나 중요한 일들에 밀려 우선순위가 뒤쳐지는 경우도 허다하다.[3] 대표적인 사례로 리스본 대지진 이후에 내진이 강화된 도시로 다시 태어난 포르투갈리스본이 있다. 비슷한 예로,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로 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 전선이 종결되었기 때문에 전면적 핵전쟁이 방지되었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항공 안전규정은 피로 쓰였다.(All aviation regulations are written in Blood.)\'도 할 수 있는 항공 사건 사고의 역사는 말할 것도 없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역사 속에는 소를 한번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다가 더 큰 참사를 부르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처럼 이 속담을 긍정적으로 재해석되는 방식이 퍼지면서, 드라마나 영화 등 여러 매체에서 이 속담을 재해석한 방식으로 인용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일상에서도 비슷하게 사용되는 빈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상술한 스토브리그의 스크립트가 바로 그것.

3. 유형

3.1. 그나마 외양간이라도 고친 경우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경우, 설령 잃더라도 완벽하게 고치고 소까지 되찾는 경우는 선진국에서도 희귀한 사례다. 왜냐하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이 인지하지 않으면 이슈화가 쉽지 않기 때문. 외양간을 고쳐서 소를 잃지 않게 되었더라도 이는 세간의 주목을 받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소를 잃지 않는 상황(지극히 평범한 정상적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간이 주목할 이유가 빈약하다. 게다가 소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 외양간을 잘 고쳐서인지, 소가 착해서인지, 수시로 보초를 잘 서서인지, 도둑이 없어서인지 알기가 어렵다. 세간은 외양간을 잘 고쳐서 "소를 잃지 않았다"는 기사보다는 "소를 잃었다"는 기사에 더 주목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허구연이 야구 중계하면서 계속 인프라타령을 한다. 계속 언급해야 지자체와 정부가 억지로라도 정책을 형성하고, 집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태어난 게 (시간 순서대로) 포항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다. 또한 해당 부처에서 문제를 알았는데도 돈 때문에 속수무책인 사례도 많다. 사람은 앞날을 보기 어려워서, 어떤 사건이 정책을 형성하는 원인으로 거듭나야, (문제를 이미 인지했을 경우, 문제를 인지했던) 해당 부처의 입김이 강해져서 정책을 집행하기 쉬우며 이는 모든 나라에 해당하는 얘기다. 어쩌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어찌 보면 인류 발전의 밑거름일 수도 있다.

3.2. 고치지도 않은 경우

소 잃고도 외양간을 안 고치는 경우는 의식 수준이 낮을수록, 기득권과 충돌 시 일반 국민들의 정치참여도가 비자발적이든 자발적이든 낮을 때, 냄비근성이 심할 때 그러니까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이 이 경향이 선진국에 비해 심한 것은 너무나 빠르게 성장한 나머지 경제개발에 비해 아직 의식성장[4]이 개발도상국 단계이기 때문. 선진국이 미리 겪은 성장통을 늦게나마 겪고있다고 보면 된다.

없어진, 그리고 외양간에 아직 남아있는 다른 소들을 분명히 자기 소인데도 남의 소로 보고 '남의 소야 없어지든 말든...' 이라는 나쁜 마인드가 깔려 있으면 이렇게 된다.

3.3. 외양간을 아예 없애버린 경우

"외양간"이라는 용도가 완전히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어찌보면 외양간의 기능을 잃은 상태에서 고쳐도 가망이 없다면 제거하는게 필요악양날검. 현실적으로 이런 일은 정적을 포함한 집단들이 트집잡아 지탄받기 일쑤라 잘 일어나기 어렵지만, 없애버리는 주체가 욕에 면역인 강철멘탈 소유자라면 간혹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단, 새출발을 위해 외양간을 허물고 재건축할 경우, 즉 다른 대안이나 후속적 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킨 경우는 포함되지 않으며 이 사례는 "외양간이라도 고친 경우"에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당산철교성수대교가 있다.

4. 관련 문서



[참고] 우선 이 문단은 원본 속담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거나, 속담을 재해석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그른지 따지자는 내용이 아니다. 그저 다른 시선으로 이 속담을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늘 그래왔듯 한 가지 사실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각도로 해석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왔으니.[2] 그래서 생겨난 말이 사람이 죽어야 바뀐다.[3] 참사나 긴급한 상황이 터지거나 아예 진지공사같이 연간 계획 등에 작정하고 반영하지 않는 이상, 외양간 고치기 같은 시설물, 시스템 보수나 개선은 작업 및 업무 우선순위가 매우 낮은 경우가 많다. 또한 과거와 다르게 현재는 보수를 실행하는 과정이 상당히 길며 다른 사람 또는 일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도로 보수나 포장 공사 때문에 차선이 통제되어 교통체증이 몇 주~몇 달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시스템 개선을 위한 서버점검으로 인해 최소 몇 시간 이상 해당 시스템 이용이 제한되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열심히 대비하고 고친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참사를 100%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4] 50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시민의식이 발전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단지 경제개발이 빨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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