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少數政府 / Minority Government의원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국가에서 내각총리와 장관을 배출하는 정당 혹은 정당연합이 의회 의석 과반수를 점하지 못한 상황을 말한다.
2. 상세
의원내각제에서는 정부수반인 총리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고 대신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 또는 정당연합에서 총리를 배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원내각제에서 여당의 의석이 야당보다 적은 여소야대 구도는 의회의 의석수로 나타난 국민의 선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따지면 의원내각제의 원칙에 위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느 정당 또는 정당연합도 과반에 미달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과반에 미달하는 정부가 구성될 때가 있다.의원내각제 국가에서도 특수한 상황에서는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정당 혹은 정당연합의 집권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철저한 양당제 국가가 아닌 다당제 국가에서는 특정 정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정부(내각)를 출범시키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여러 정당들끼리 장관 자리를 나눠먹는 연립정부, 정부 구성을 지지하는 소수 정당이 입각하지 않고 일반적인 의안 표결에서도 자율적으로 투표에 임하는 대신 내각불신임안과 예산안에서는 정부의 안을 지지하기로 약속하는 신임 공급, 그리고 소수정부이다.
일반적으로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국가원수가 총리를 지명하면 그에 대한 의원의 신임투표를 거쳐 총리로 임명되거나(스페인, 독일 등), 반대로 의원들의 투표로 총리를 지명하면 국가원수가 이를 임명하는데(일본 등), 여기서 기권표를 포함해서 찬성이 과반수가 나와야 총리로 임명되는 경우가 있고, 기권표를 제외하고 찬성이 과반수가 나와야 총리로 임명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후자의 경우 이론적으로 소수정부 출범이 가능하다.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전 총리는 1차 신임투표에서 170표의 찬성과 180표의 반대를 받아 신임을 얻지 못했지만, 2차 신임투표에서 170표의 찬성과 111표의 반대, 68표의 기권을 받아 총리에 취임해 내각을 구성할 수 있었다. 스웨덴의 경우 기권표를 사실상의 찬성으로 간주하여 기권+찬성이 재적 과반(175표)이 넘어갈 경우 총리에 정식 취임해 내각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테판 뢰벤은 349석 중 찬성표 115표, 기권 77표, 반대 153표를 받고도 총리에 취임해 내각을 구성할 수 있었다.
한편 한때 의회 과반수를 점해 내각을 출범시켜 집권하고 있는 정당 혹은 정당연합이 탈당이나 재보궐선거 패배 등으로 인해 의석이 감소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야당이 단합해 내각불신임결의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기존 내각은 유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경우 역시 소수정부라 할 수 있다. 2019년 12월 12일 이전 영국의 보리스 존슨 내각이 대표적인 사례로, 하원 650석 중 집권당인 보수당과 신임 공급 형식으로 내각을 지지하는 민주통일당의 의석을 합쳐도 321석밖에 되지 않고 있지만, 야당에서 내각불신임결의를 제출하려는 시도가 없어[1] 소수정부로서 내각을 운영했다. 2024년 10월 27일 제50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 이후 일본 자유민주당 이시바 시게루 내각총리대신이 이끄는 제2차 이시바 내각이 소수정부 형태로 운영중이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일부 의원내각제 국가들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국회의원의 탈당 자체를 금지하여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박탈한다는 법조항이 있다.[2]
또한 입헌군주제-의원내각제 국가로서 명목상 국왕이 총리 임명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을 경우 의석 과반에 미치지 못한 제1당의 당수를 국왕이 총리로 임명해서 소수정부를 출범시킬 수도 있다. 제1당 당수가 소수정부라도 괜찮다는 의사를 보이고 야당이 단합해 불신임결의를 제출할 의사가 없다면 국왕이 그를 총리로 임명하고 내각 각료들을 자당 인원으로 구성해 소수정부로서 내각이 유지된다. 2019년부터 2022년 3월까지의 캐나다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내각이 이러한 방식의 소수정부이다.
이렇게 하여 의원내각제에서도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정당이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부 운영은 극히 어려워진다. 내각제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의회의 협력(입법, 예산 등)을 얻기가 용이하다고 하지만, 소수정부에서는 협력을 얻기 어렵다. 법안이 의회 다수의 찬성을 얻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잘 협력해주는 야당 의원이 드물기 때문에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하다. 또한 야당이 전부 단합해 내각불신임 한방으로 내각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내각의 리더십이 극히 취약해진다.
워낙 특이한 사례다 보니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정치 관련 교과에서는 의원내각제 하에 소수정부(여소야대)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 내각제에서는 여소야대가 나올 수 없으며 설령 그런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다른 당과의 연정을 통해 여대야소를 유지한다고 가르친다.[3] 반면 일본이나 영국, 독일 등 의원내각제 국가의 중고등학생 교육과정에는 소수정부에 대해서도 가르친다. 과거와 달리 정치가 극단화되면서 연정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아져 소수정부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석수로 정부를 교체하는게 가능한 내각제의 특성상 소수정부 상황이 비정상적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3. 기타
영어권에서는 대통령 중심제의 여소야대도 Minority Government라 한다.[1] 영국은 1979년 노동당 제임스 캘러헌 내각에 대한 1표 차 불신임 가결 이후, 1980년대부터는 내각불신임결의를 되도록 피하는 경향이 있다.[2] 다만 자율적 정치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점 때문에 국가 목록을 보면 알 수 있듯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잘 도입하지 않는다.[3] 물론 대통령중심제의 경우 여소야대 상황을 당연히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