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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4:27:56

축(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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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기본 원리3. 축머리4. 회돌이축5. 빈축6. 판축7. 축의 전략8. 프로 바둑에서의 사례


파일:바둑_축_대표.png

1. 개요

(한국어), (중국어), [ruby(四丁, ruby=シチョウ)](일본어), Ladder(영어)

바둑에서, 지그재그로 도망가도 계속 단수가 되어 결국은 잡히는 형태. '축 모르고 바둑 두지 마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바둑의 기본 형태 중 하나다. 장문과 함께 상대가 끊은 돌을 잡는 기본 방법이다.

2. 기본 원리

단수 상태에 몰린 돌을 나가거나 다른 돌과 잇게 되면 활로가 늘어날 수 있는데 나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3가지가 있다.

파일:바둑_축_원리1.png
파일:바둑_축_원리2.png
파일:바둑_축_원리3.png
파일:baduk_chuk.png

축은 이 중 2번째 활로가 2개만 남는 경우에서 나타나며, 활로가 2개만 남는 상황을 바둑판 끝까지 유지하게 된다면 해당 돌을 무조건 잡을 수 있다. 이미지에서는 백 △ 한 점을 흑 1로 단수치면 백 2로 도망가고 흑 3으로 단수치면 또 백 4로 도망가고 또 흑 5로 단수치면 백 6으로 도망가고 이렇게 반복하다가 2선까지 몰리면 결국 어떻게 둬도 단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모두 잡히게 된다.

3. 축머리

引征(중국어), シチョウアタリ(일본어), Ladder breaker(영어)

하지만 축이 지나가는 구간에 상대의 돌이 있으면 활로가 3개 이상 남게 되는 경우가 생기거나 내 돌이 먼저 단수에 몰려 축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축을 성립하지 않게 하는 상대의 돌을 축머리라고 한다.

파일:baduk_chukmeori.png

이 그림이 축머리의 예이다. 백이 도망갈 길에 백 ■가 미리 두어져 있는 상태에서 앞의 그림과 같이 흑이 축으로 몰아붙이다가 백 ■와 연결되어 백은 살아나고 흑은 양단수 당할 곳(X)을 많이 노출하고 만다. 이 그림의 백 ■가 바로 축머리이다.

몇몇 정석에서 축머리에 유의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축머리 상태에 따라서 그 정석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축머리에 상대방의 돌이 놓여있어 단수 상황에서 벗어날 경우에는 위 그림처럼 상대방 돌을 둘러쌌던 자신의 모든 돌들이 양단수에 걸려들어 바둑을 그르칠 수 있다.

상대가 양쪽의 축을 맞보기로 노릴 때 양쪽의 축을 모두 깨는 축머리를 진신두라고 한다.

4. 회돌이축

말 그대로 한번 돌려서 축을 모는 형태. 보통 한점을 사석작전으로 버리고 모는 돌을 포도송이처럼 뭉치게 굴린 다음 축을 모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장문으로 인한 형태, 먹여치기로 인한 형태, 끼움으로 인한 형태 등 여러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파일:바둑_축_회돌이1.png

■ 표시된 백 2점을 잡아야 한다고 했을 때, 그냥 단수쳐서는 백의 활로가 3개가 남기 때문에 잡기 어렵지만 회돌이축을 이용하면 잡을 수 있다.
파일:바둑_축_회돌이2.png 파일:바둑_축_회돌이3.png

먼저 백의 호구 자리에 한 점을 집어넣으면서 백 ■에 단수를 걸어 무조건 따내게 하고, 그렇게 생성된 백돌을 뒤에서부터 단수치면 축의 형태가 됨을 알 수 있다. 이 방법은 먹여치기를 이용한 회돌이축의 예시다.

5. 빈축

缓征(중국어), 緩みシチョウ(일본어), loose ladder(영어)

보통 축은 단수의 연속으로 표현되지만 가끔 공배가 하나 있어서 단수 형태가 되지 않는 축도 있다. 이걸 빈축이라고 하며 축과 장문의 중간지점에 있는 형태라 보면 된다.
파일:바둑_축_빈축1.png

흑이 백 ■을 잡아야 한다고 했을 때, 그냥 축을 쓰는 것은 백 ▲가 축머리가 되기 때문에 그냥 잡을 수 없다.
파일:바둑_축_빈축2.png

빈축을 이용하면 백이 2개의 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구석에 몰리기 때문에 안전하게 잡는 것이 가능하다.
파일:바둑_축_빈축3.png

주의사항이 있는데 일반 축과 달리 빈축은 상대 돌이 단수에 몰리지 않기 때문에 역으로 포위망에 단수를 걸 수 있는 여유가 있을 수 있다. 만약 백 ▲로 인해 흑에게 공배의 여유가 없다면 흑이 먼저 단수에 몰리기 때문에 빈축이 성립하지 않는다.

6. 판축

현현기경: 명황유월궁세(明皇遊月宮勢)[1]

가끔 사활 문제에서 판 전체를 축으로 도배하는 문제들이 있다. 이를 판축이라고 하며, 여러가지 돌들을 통해 축의 방향을 운전(?)하여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즉, 축머리처럼 보여지는 돌들은 대부분 축의 형태로 환원이 가능하며 방향만 바뀌게 된다. 비슷하게 판 전체를 빅으로 만드는 문제도 존재한다.

재밌는 점은 축머리가 아니고 축 방향에 있지 않은 상대 돌들은 왜인지 축의 형태가 완성되고 나면 자동으로 죽는 형태인 경우가 많다는 것.[2] 아무래도 한쪽이 돌을 전부 잡는 쾌감(?) 때문에 그렇게 한 듯. 같은 현현기경의 천층보탑세(千層宝塔勢)라는 문제는 중앙에 대각선으로 쭉 늘어져 있는 흑돌들이 있는데 축이 완성되면 이 돌들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전부 죽은 모습이 된다(...).

7. 축의 전략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축의 기능은 조건만 맞는다면 상대가 내 돌을 끊었을 때, 그 끊은 돌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파일:바둑_축_전략5.png 파일:바둑_축_전략6.png

위 이미지의 오른쪽 형태는 백이 흑돌을 끊는 형태가 아니라서 백이 해당 돌을 움직이더라도 흑은 연결된 돌 하나만 신경쓰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무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왼쪽 형태는 백이 흑돌을 끊은 형태라서 축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흑은 양쪽이 모두 약해지기 때문에 흑의 수습 난이도도 급증하며 형세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축은 이렇게 내 돌이 끊겼을 때 크게 불리해질 수 있는 싸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된다.

축의 이러한 점은 장문과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돌을 축으로도 잡을 수 있고 장문으로도 잡을 수 있다면 어느 쪽으로 잡는 것이 이득인지는 바둑의 오랜 떡밥이자 대국자의 영원한 고민거리다. 자세한 내용은 장문 문서 참조. 그렇다보니 전투적인 기풍을 가진 기사를 말할 때 "축, 장문 안 되면 무조건 끊고 본다"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축으로 잡힌 쪽의 입장에서는 축머리가 없어서 끊어진 돌이 축으로 그냥 잡히게 된다 하더라도 그걸로 끝이 아니고 항상 축머리를 활용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파일:바둑_축_전략1.png 파일:바둑_축_전략2.png

가령 위 정석에서 백이 왼쪽처럼 그냥 귀를 지키면 흑은 축 없이 모양이 정리되지만 오른쪽처럼 하나 젖혀놓고 귀를 지키면 흑은 축으로 끊어진 백 한 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러면 흑이 한 점을 잡은 만큼 이득을 보는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백이 축머리를 활용한다면 거기서 본 손해를 만회하는 것이 가능하다.
파일:바둑_축_전략7.png 파일:바둑_축_전략8.png

축머리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축머리를 선수로 활용하여 흑의 형태에 타격을 주는 것이다. 위 이미지를 예시로 들면 축으로 잡혀있는 좌하 백 한 점을 이용해서 흑의 날일자 굳힘 근처에 돌을 두고 흑이 축 자리를 지키면 그 위치에서 이득을 보는 것이다.

이 외에 흉내바둑을 깨기 위한 핵심적인 방법이다. 천원에 착수하여 축머리를 만들거나 서로 향하게 하는 축을 만들어 자신이 먼저 따내게 한다면 흉내바둑을 깰 수 있다.

초기의 바둑 인공지능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었다. 축머리를 못 보는 게 기본형이라 안 되는 축을 몰거나, 나가면 죽는 축을 쭉쭉 나가는 경우도 많다. 알파고 역시 축버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알파고가 대국을 뒀거나, 논문을 통해 알파고가 공개한 대국들에서는 축관련 문제를 일으킨 기보가 극히 적어서 정확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Master 알파고 시절에 한 차례 축버그를 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벤손다르(절예)같은 경우 축머리를 이용해서 흉내바둑을 깨뜨릴 만큼 발전하면서 이것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8. 프로 바둑에서의 사례

이창호 九단은 안 되는 축을 몰아서 다 잡아버리는 축의 묘수를 쓴 적 있다. 이창호 九단은 '신산'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 '축머리의 대가'란 별명이 있었다. 그만큼 축머리의 묘수를 굉장히 많이 뒀는데, 이창호 九단이 '축의 묘수'로, 안 되는 돌을 축으로 쭉쭉 몰아서 상대방을 아웃시켜버리는 바둑을 둔 바 있다. 이창호 九단은 한국 바둑 최초로 진신두의 묘수를 둔 적도 있다.



이세돌 九단은 축머리를 이용해서 안 되는 축을 끝까지 몰아서, 당시 四단이었던 상대 홍장식의 돌을 다 잡은 일이 있었다.


[1] 판축 문제 중에서도 수순이 상당히 긴 편이다. 링크에서는 놀 유 대신 날랠 용이라는 한자를 썼다.[2] 그런데 링크의 명황유월궁세는 좌하쪽의 흑돌은 판축이 완성되어도 2의 1쪽으로 붙이면 빅의 형태로 살거나 최소 패가 된다. 옛날 문제다보니 실수가 존재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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