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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1 23:01:46

바키 시리즈/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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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과도한 일뽕3. 스토리/플롯에 대한 문제4. 주류 무술의 취급5. 개연성6. 캐릭터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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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타가키 케이스케의 만화 《바키》에 대한 비판 내용을 모아놓은 문서.

2. 과도한 일뽕

일본의 여러 스포츠, 격투 만화들이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열등감과 거기서 기인한 일본에 대한 찬양이 심하게 나타나는 만화 중 하나이다. 이러한 경향은 시리즈가 전개될수록 강해져서, 최신작인 5부에 이르러서는 바키는 원래 뇌를 비우고 보는 만화라는 혹평을 듣게 되었다. 원래부터 크게 복잡한 내용은 없는 격투 만화였지만 그 단순한 내용으로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흡입력 있는 만화였는데 장점인 재미는 갈수록 줄어들고 독자들의 뒤통수를 부정적으로 때리는 허탈한 전개와 일본의 위상을 억지 찬양하기 위한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전개가 깔끔한 편이었던 1부의 경우, 일본 찬양이라기보다 한마 유지로 개인을 미화하는 인상이 강할 정도로 밸런스를 어느 정도 유지하며[1], 2부의 경우에도 마호메드 아라이나 카쿠 해황같은 타국 출신 무술가들에 대한 리스펙트를 통해 어느 정도 일방적인 일뽕 논란과 거리를 둘 수 있었다. 그런데 3부부터는 한마 유이치로의 아이오와급 전함 점령 + 미국을 이긴 필살기 드립이라든지, 미국이 한마 유지로 개인과 방위조약을 맺는다든지 하는 억지를 통해 '미국에 대한 열등감 + 강한 일본에 대한 집착'이라는 전형적인 일본 극우 코드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란 평이다.

4부에서는 아예 미야모토 무사시를 '인류 사상 최강자' 같은 말도 안 되는 호칭과 함께[2] 어이없을 정도로 띄워 주기도 하고, 이에 대적하는 모토베의 구도를 들고 나와서 오랜 애독자들에게 밸런스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모토베의 입을 통해서 '전국시대의 무'를 운운하며 싸웠다 하면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살벌한 전국시대의 수준을 이야기하며 레츠 카이오의 방심을 비판하는데, 원래 자고로 전근대 사회에서 무기로 싸움질을 하면 보통 누군가 죽었다.[3] 일본이 특별한 점은 결투의 살벌함이 아니라 폭력성에 있다. 어느 나라나 결투는 생사를 건 일이었지만, 츠지기리같은 묻지마 살인이 일상인 국가는 없었다.

아베 총리가 도쿠가와에게 굽신거리는 얼간이처럼 그려진다든지, 일본의 경찰력이 무능하게 그려진다든지 하는 점을 들어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래 극단적 자국 우월주의는 자국의 모든 것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다. 학원묵시록 같은 극우 작품에서 영락없이 야쿠자 같은 사상 우익을 미화하는 한편 일본의 좌파 운동가들을 사정없이 비하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즉, 작가가 작품을 통해 공권력, 고위 공직자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드러낸다고 해서 작가의 사상적 코드가 공명정대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

5부에서는 갑자기 일본의 국기인 '스모'를 주제로 삼아 대놓고 스모의 무시무시함을 광고하면서 빨아 주고 있는데, 덕분에 작품은 그렇게 욕을 먹던 4부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애초에 타 무술들은 실전이 아니라면서 부정했다가 정작 스모만 띄워주는데 정작 스모는 진지한 무술이라고도 볼 수 없는 동작이기 때문. 재미로만 봐도 복싱, 유도 같은 스포츠보다는 액션감도 없고 띄워주는 과정마저 재미도, 감동도, 긴장감도 없다.

사실 바키 시리즈에서 스모는 진작부터 언급되던 소재로, 1부에서 이미 지하경기장의 오픈 경기로 스모선수와 레슬링선수가 맞붙기도 했고, 현역 요코즈나인 킨류잔이 최대토너먼트에 참가하는 등 스모에 대한 검증은 세계관 내적으로 다 해 본 이야기다. 그런데도 5부에서 새삼 사람들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스모는 미지의 세계', '우리의 재능을 시험할 수 있다' 같은 저자세로 굽신거리고 있는 것이다. 피클은 원시의 강함이었고 무사시는 과거의 강함이기라도 했지, 스모는 이미 챔피언조차 한참 전에 발려버린 동네에서 스모를 신비화하는 것은 세계관 내적으로 심각한 모순에 속한다.

그나마 강점이었던 그림마저 4부 들어 등장인물들이 두꺼비화가 되는 등 그림체가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현 시점에서는 피클전을 그려내던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연출과 작화가 퇴화한 상태다. 미묘하게 작화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3부 후반부도 이질감이 느껴지긴 했으나 4부에 이르러서는 정말 이상할정도로 이목구비 비율에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

또한 위에서 언급한 대로 현대 격투기, 특히 서양 무술들에 대해서는 매우 박한 평가를 하는 한편 동양 무술에 대해서는 거의 하늘 같이 높이 띄워주는데 아마 동양 무술에 포함되었다고 알려진 '기'라는 개념에 작가가 심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현대 일본 무술계에서 전설로 여겨지는 최영의 선생 본인이 기라는 개념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서양 무술의 과학적인 훈련 방식을 도입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바키 시리즈의 이러한 설정은 그저 허무맹랑할 뿐이다[4].

게다가 타국 정상에 대한 희화화 또한 점점 선을 넘는다는 평이 심지어 미국 팬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체로 우리나라, 유럽은 물론이고 표현의 자유가 상당히 허용된 미국조차도 선을 넘은 타국 정상 희화화는 자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대통령 중 트럼프는 타국인이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조 바이든 또한 웃고 있지만 그 또한 험악한 미국 정계에서 긴 경력을 가지고 살아남은 노회한 정치인인 만큼 곱게 볼 리가 만무하다. 또한 작가는 지나치기 희화화할 경우 신변이 위험해 질 수 있는 시진핑, 푸틴, 김정은[5] 등에 대해서는 절대로 희화하지 않는 찌질함을 보여준다.

3. 스토리/플롯에 대한 문제

바키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한마 바키가 아버지 유지로를 꺾기위해 수련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만나는 여러 강자들과의 해프닝을 주로 삼고있다. 그러나 부자대전 이후로는 만화의 본질이 빠르게 퇴색되었으며 그 후를 다루는 내용은 그저 작가의 터무니없는 망상을 만화로 표출하는 뇌 빼고 보는 만화라는 평을 받기 시작했다.

사실 하술할 스토리 탈선이나 폭주, 질적 하락 등의 문제점들은 많은 장기연재 만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바키는 코난, 원피스보다도 오래 연재한 만화다. 그 두 작품의 장기연재에 따른 문제점을 보면 바키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4. 주류 무술의 취급

이상하게도 현재 MMA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무술인 복싱, 레슬링, 주짓수, 무에타이 등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박하다. 이는 1부 그래플러 바키 때부터의 특징. 해당 무술의 사용자들은 기껏해야 주인공의 전투력측정기로 나오거나 그조차도 못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브라질리언 유술은 1부 그래플러 바키에서나 회상신에서 잠시 나오는 정도, 그것도 그 대표격인 그레이시 가문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쳐발린 채로 나와선 "강자를 찾고싶으면 도쿄 (지하격투장)로 가라! (나도 거기서 쳐발렸다)" 고 말하는 안내역 정도로만 나온다. 그 이외로는 BJJ 사용자 자체가 바키 시리즈 내내 겨우 단 두 명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 둘도 1부에서만 나오는데, 한 명은 바키 모친의 신혼여행에서의 단역 겸 유지로의 전투력측정기 용으로, 다른 한 명은 1부 최대 토너먼트의 구색맞추기 용으로... MMA의 경우에도 유명 챔피언쉽의 챔피언급 격투가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이 전투력측정기로 쳐발리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전부.[6]

그 중에서도 최악의 취급을 받는 무술은 바로 무에타이. 현실에서는 복싱과 더불어 현대 격투기의 필수요소로 취급받지만, 바키에서는 작가가 무에타이로 두들겨 맞은 적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취급이 처참하다. 최대토너먼트만 해도 무에타이 선수가 2명이나 나오지만 한명은 줄루에게 1회전 컷, 한명은 출전조차 못해보고 유지로에게 꾸겨지는걸로 끝난다. 이걸로 모자랐는지 경기장 밖에서 유지로의 심심풀이로 무에타이 5관왕이라는 단역이 나와서 털리기까지 한다. 대뇌대전에서도 무에타이 선수 사무완 카이오카쿠 해황에게 바키 역사상 역대급 굴욕을 당하면서 패배+유지로에게 마무리까지 당하며 세계관 최강자급 캐릭터 두명에게 이지메를 당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무에타이의 아류 무술인 킥복싱 선수 롭 로빈슨도 최대토너먼트 1회전 탈락+흉악사형수 편에서도 샌드백으로 등장하는 기염을 토한다. 사실 바키 자체가 일본 고류 무술을 제외하면 무술 취급이 다 개판이긴 하지만, 무에타이 쪽은 유독 지는 장면이 비참하게 묘사되는게 문제.

레슬링은 그래도 좀 나아서 레슬러 몇 명이 1부나 최대 토너먼트에 나온 정도. 물론 이렇다 할 활약은 전무하다.[7] 그나마 복싱에 대해서라면 작가 본인이 아마추어 복서 경력이 있기 때문인지 몽골인 복서 유리 차이코프스키가 13세 바키에게 최초의 패배를 안겨주거나 마이크 타이슨을 모티브로 한 아이언 마이클이라는 캐릭터가 비중있는 단역으로 나오고[8], 이후 무하마드 알리를 모티브로 한 마호메드 아라이와 그의 아들 마호메드 아라이 Jr.대뇌대전에서 쟁쟁한 카이오들을 쓰러뜨리는 등 체면 치레정도는 시켜줬지만 그 역시 엄밀히는 권투를 어레인지한 '마호메트 아라이류 권법'을 사용한 것이고 결국엔 그조차 바키에게 부랄을 차인 후 초살당한다.

한때 작가 3인이 대담도 하는 등 바키 시리즈와 거의 라이벌 시 되었던[9] 작품인 고교철권전 터프수라의 문에서 해당 무술의 사용자들은 결과적으로 주인공 유파에 지긴 해도 등장할 때마다 거의 탑급 대접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이색적인 일.[10] 반면 아이키도, 가라테, 중국권법 등 동양 무술에 대한 평가는 이와 정반대로 높다못해 하늘을 뚫을 지경. 레츠 카이오가 세계 레벨의 복싱선수들을 발라버리는 장면에서 이런 성향은 절정에 달한다.

5. 개연성

등장인물의 기술이나 강함을 묘사할 때 그럴 듯하지만 결국은 말이 안 되는 설명을 곁들이는 것도 특징.[11] 간혹 실제 사례나 논문, 저서 등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도 요점이 엇나갈 때가 많다. 예를 들어 권총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쏘는 사람으로 밥 먼든을 소개하는데, 이 이야기 자체는 실화지만 정작 총을 빨리 쏘는 게 악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나 정발판은 실제 사례인데도 번역을 이상하게 해서 허구의 인물로 혼동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피클의 사례에서 언급되는 '2억 5천만 년 전 박테리아를 발견, 소생시킨 교수'는 단행본 내에서 블리랜드라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브릴랜드 교수[12]이고, 올리버가 0.5초간의 무의식에 대해 설명할 때 언급하는 톨 노렛란더슈는 영문 발음 기준으로 토르 노레트랜더스다. 번역자가 번역시에 일본어의 가타카나 발음만을 보고 그대로 옮겨서 발생하는 중역의 문제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뭔가 그럴싸하게 서술한 탓에 격투기 덕후들 사이에서 잘못된 지식이 퍼지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작품 속 허구이니 현실과 혼동하지 말자.[13] 사실 이런 현실에 실존하지 않지만, 작품 내에서 그럴싸한 사실로 둔갑시키는 표현은 바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에서 시도된 고전적인 방법이다. 당장 1980년대 만화인 '돌격!! 남자훈련소'에서도 가상의 출판사인 '민명서방을 등장시켜 누가봐도 헛소리 같은 말을 아주 그럴싸하게 포장해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나중에 보면 무하마드 알리도 종종 실제 사례로 등장하는데 바로 그 무하마드 알리를 모티브로 한 모하메드 아라이가 멀쩡하게 만화에 등장하는 걸 보면 뭔가 이상하다. 알리는 물론이고 근대 복싱 역사 등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또한 최영의극진공수도를 모티브로 한 오로치 돗포라는 캐릭터와 신심회 가라테 유파가 등장하는데, 최영의의 명언이 따로 언급되는 장면도 있다. 왜 이런 부분에 아무도 태클을 걸지 않느냐면 이젠 그 누구도 이 만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2부까지만 해도 핍진성에 어느 정도 신경쓰긴 했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 상관없는 만화가 되어버렸다.[14]

6. 캐릭터 붕괴

6.1. 한마 바키

주인공 바키는 한마 유지로와 더불어 맛이 가버린 바키 시리즈의 스토리 전개를 상징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유는 바로 캐릭터성의 극단적인 변화로, 후술하겠지만 부를 넘어갈 때마다, 또는 같은 부 내에서도 캐릭터성이 이리저리 휙휙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1부 그래플러 바키 초창기를 보면, 바키는 완벽한 정통파 선인(善人) 주인공이다. 유년기때는 아버지 유지로의 존재 때문에 다소 호전적이고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후 강적들과의 인연을 통해 우정과 격투가로서 가져야 할 선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고, 이후 어머니인 에미의 죽음으로 인해 유년기의 미숙함을 버리게 되어 완벽한 주인공 캐릭터로 거듭났다.

이 당시의 바키는 승패 자체에 강한 집착을 가지는 대신 자신을 단련하거나 페어한 승부를 추구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두었었다. 당시 최대토너먼트에서 무자비하게 적을 때려눕히던 오로치 카츠미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거나[15], 깔끔하게 상처없이 적을 제압하는 미사키 켄고의 전투를 보며 '멋진 승부'라고 극찬하는 등 극한의 투쟁을 추구하는 후기의 바키와는 큰 성격차이를 보였다. 이는 1부 당시의 결말로도 알 수 있는데, 사투를 벌이던 잭은 물론이고 최대토너먼트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모조리 나와서 바키의 우승을 웃으며 축하해주며, 바키 역시 그런 모습에 격한 감동을 받는 등 투쟁 그 자체보다는 강자들과의 인연과 우정을 중요하시는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2부부터 한마의 피가 눈을 뜬 후, 캐릭터성이 달라졌다. 갑작스레 동태눈깔을 하고 뭐든 귀찮다는 듯이 달관한 태도를 취하고 다니며, 감정 표현도 극단적으로 적어졌다. 만약에 에미가 죽고 난 직후에 이런 변화를 시도했으면 납득이 갔을 테지만, 그것도 아니고 단지 만화 외적으로 타이틀이 바뀌고 나니까 별다른 설명이나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성격이 이상해진 것이다. 학교생활이든 격투계에서든 상대를 대하는 태도도 대단히 건방져졌고, 코즈에나 주변 인물들의 감정에 대해서도 공감을 못하거나 무관심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오죽하면 일본팬들은 2부 이후의 바키를 사이코패스로 부르고 국내 팬덤에서도 재수없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급기야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도 행복한 포옹 운운하는 개드립을 치기에 이른다. 시노기 쿠레하에게 환자의 고통에 대해 일갈하고, 야차원숭이를 두들겨 패던 카츠미를 아니꼬워하던 그 바키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비중이 줄어든 것까지 합쳐져 3부에 와서 바키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전에는 바키를 페이크 주인공이라고 부르는 팬이 다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인 바키의 인기가 급락하게 된다. 아버지 외의 상대와는 싸우기 싫다는 이유로 만일 아버지가 세계에서 제일 약한 사람이면 자기는 2번째로 약해도 된다고 하거나 오로치 돗포, 아라이 주니어 등과의 싸움은 거절한 바가 있지만 코즈에한테 아버지와 상관없이 남자 2명을 세우고 누가 강한지 겨루는 게 좋다고 하거나 올리버를 비롯한 몇몇 캐릭터에게는 다짜고짜 찾아가서 싸움을 거는 등, 성격에도 일관성이 없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게다가 진짜 사이코패스에 가까웠던 한마 유지로는 점점 인간적인 면이 부각되고 아들바보가 되어갔다는 것이다. 결국 3부에서의 소위 부자 화해 엔딩을 내기 위해 작가는 바키와 유지로의 캐릭터성을 변경해나갔단 셈이나, 1부부터 읽었던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캐릭터의 과도한 변경이 어처구니가 없는 무리수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캐릭터성 뿐만 아니라 강함도 이상할 정도로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분명히 이전에 싸웠던 상대보다 약한 상대에게도 고전하는 모습이 수시로 나온다. 특히 한마 유지로와 맞짱을 뜰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3부 엔딩에서 4부 사이에 뭔 일이 있었는지 4부에서는 무사시와 연관된 사건들에 수시로 휘둘리는 호구가 된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바키가 어떻게든 마무리하는 분위기로 나아가고는 있지만, 4부 내내 행적이 1~3부를 거치면서 세계관 강자급에 들어간 그 바키가 맞긴 한 건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는 대부분 심리적인 방심이나 동요 등에서 기인하는 것인데, 3부 말~4부 시점에서 바키는 거의 세계관에서 손꼽히는 레벨의 강자다. 이런데도 자꾸 엉뚱한 방심으로 호구잡히는 짓을 반복하니 동일인이 맞긴 한건가 싶은 정도다.[16]

물론 바키 시리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말바꾸기나 갑작스러운 행동 패턴 변화를 밥 먹듯이 하며 전개 상에도 무리수가 한두 개가 아니다. 마호메트 아라이 주니어 에피소드는 억지스러운 행동들로 범벅이 되어 있고 4부 모토베 이조의 캐릭터성 변화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냥 그때그때 폼나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주력하는 만화다 보니 바키의 캐릭터성도 그냥 그런 차원에서 들쑥날쑥 한 것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이 이렇게 수시로 급변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이제 이 만화는 신경쓰면 지는 수준까지 와 버렸기 때문에 신경 쓰는 사람이 적어졌다.[17]

6.1.1. 반론

그러나, 바키를 잘 읽어본다면 다소 반론이 가능한 비판이다.

우선 바키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 건 유지로와 다르게 상식인이기 때문이다. 아직 초면인 사람과 섣불리 사생결단을 낼 노릇도 아니고, 아직 16세라 전투경험과 별개로 경험의 총량이 부족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바키가 싸우는 목적은 과거편에서 '아버지와는 다르게 강자들과의 인연을 중시하면서 강해지는 것',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강해지는 것'이라고 나왔다.

그리고 바키는 바키 월드에선 여전히 손꼽히는 인격자이다. 한때 싸웠던 바키 시리즈의 레귤러 - 특히 하나야마 카오루와 레츠 카이오와도 매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뿐만 아니라 피클과 스모도 캐릭터들과 싸움 후에 잘 지내는 것이 나오는 등, 바키의 신념은 2부 뒤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아라이는 코즈에를 가지고 어그로를 끌었고, 사형수나 무사시는 답이 없을 정도로 사회 질서를 무시하기에 바키도 손속을 봐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유지로와 전투 후에도 유지로를 다소나마 감화시킨 것 역시 바키가 생각한 싸움의 목적과 일치한다. 바키로서는 물리적으로 유지로를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화해하고 인연을 쌓는다는 점에선 어느 정도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실제로도 작중 유지로가 반쯤 패배를 인정하며 레귤러 캐릭터들과도 점차 사이가 개선되어 가고 있지 않는가? 유지로가 본격적으로 사람처럼 굴기 시작한 것도 바키와 만남이 잦아진 뒤였다. 물론 작품 외적으로 유지로의 미화가 시작된 탓이긴 하나 그런 미화 역시 바키의 목적에 맞춘 것이므로 바키의 성격이 변했다고 비난할 이유는 없다. 또, 어머니를 위한다는 것 역시 부자싸움 전에 잘 드러나 있다.

결국 연출의 문제가 클 뿐이지, 바키가 대놓고 싸가지가 없다거나 아예 변해버렸다고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6.2. 한마 유지로

한마 유지로는 시리즈 초기와 나중에 설정이 달라지며 역시 성격이 완전히 변하게 되는데 초기에는 강자는 맞았지만 현재와 같은 세계관 절대 강자는 아니었으며 성격 또한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보여준다. 바키의 어머니인 에미를 아무이유 없이 죽이면서 시리즈 최종보스의 성격을 확실히 하며 독자들이 이에 맞서는 바키에 공감할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자가 되며 바키에 대해 뭔가 인자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에는 점차 강해지는 설정이라거나 강해진 바키를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설명이 따라붙지만 바키와 마찬가지로 잔혹무도한 초기설정에서 갑자기 동료들과 웃고 격식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금의 모습은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사실 이는 유지로 자체가 바키에게 맞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바키는 유지로와 싸워서 정신적으로 감화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지로 역시 미화에 가깝게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유지로는 바키 없이 존재할 수 없는 캐릭터이며, 유지로가 지상 최강의 생물로 과장된 것 역시 바키의 전투력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1] 유지로가 총리 공관에 전화 걸어 협박을 한 후 공관을 방어하는 병력들을 힘으로 밀어붙여 총리에게 망신을 주는 장면도 등장한다.[2] 미야모토 무사시의 업적은 대부분 과장되어 있다는 게 현재의 정설이다. 당연히 간류지마의 결투같은 것도 전부 허구.[3] 근대 사회의 초기로 분류되는 산업혁명 시대에도 잘만 죽어나갔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이자 은행 시스템을 도입했던 알렉산더 해밀턴도 결투로 죽었고, 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 역시 결투 당시에 총알이 박혀 죽을 뻔 했지만 살아남았다.[4] 만약 바키 시리즈에서 묘사하는 것 같은 신비하고 강력한 동양 무술이 정말로 있었다면 19세기 서구 열강이 동양을 침탈하던 시기에 중국이나 일본이 그런 동양 무술을 놔두고 낮선 서양식 군사 기술을 받아들이느라 죽을 고생을 했을 이유가 없다.[5] 김정은을 희화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보안법으로 북한 공작원과 간첩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조총련계와 북한인들이 꽤 많아서 신변이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6] 마호메드 아라이의 첫 출연 때 전투력 측정기로 나온 데이브라던지, 바키도 극초반에서 하품을 참는 바키를 보며 '(필사적으로 하품을 참아주다니) 친절해...' 라고 생각하는 MMA 챔피언 캐릭터라던지... 그래플러 바키에서 바키의 유파가 토탈 파이팅이라고 돼있으니 그걸로 됐나?[7] 모토베 이조의 제자인 하나다 준이치(그래도 카토 키요스미와 어떻게 싸우긴 했으니...)나 1부 최대 토너먼트에서 오로치 카츠미의 1회전 상대로 나온 로랜드 이스타스(한창 바키와 라이벌 플래그를 세우고 있던 오로치 카츠미를 상대로 어느정도 선전했다곤 하지만 그를 크게 위기에 몰아넣지도 못했고 어쨌든 졌다. 뭐가 어찌됐건 결국 1회전 패배 아닌가.), 그리고 보결로 나온 알렉산더 가렌 정도를 제외하면. 그런데 알렉산더 가렌조차 2부에서는 극초반에 흉악사형수 시코르스키에게 전투신도 없이 발린 채 폐인이 된 모습으로만 등장해 전투력 측정기로 전락한다...[8] 그밖에 최대토너먼트 편에서 카토의 1회전 상대로 정해져있던 로베르토 게랑이라는 파나마의 프로복서가 있는데, 1회전 탈락...은 커녕 시합조차 못 나간 채 야차원숭이 쥬니어에게 반죽음이 된다.[9] 지금 봐도 메이저급은 사실상 이 세 작품 정도밖에 없지만, 어쨌든 나머지 두 작품은 연재가 끝났다. 터프의 경우에는 2019년 시점에서 외전 '용을 잇는 자'가 연재 중이긴 하다.[10] 특히 주짓수와 무에타이/킥복싱에 대한 평가가 나빴던 적은 없다. 그야 연재 당시 가장 핫한 종목들이었으니. 2010년대 중반 현재 시점으로 봤을 때 바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수라의 문은 풀컨 가라테 쪽, 고교철권전은 프로레슬링 쪽 종목 평가가 좀 부풀려진 면이 있는데, 이 역시 작품 연재 당시 일본의 격투기 판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는 문제다.[11] 대표적인 예로 스펙크의 급작스러운 노화 현상을 설명할 때 예시로 드는 잭 리 비욘데라든가, 올리버와 쥰 게벨의 결투에서 언급되는 마피아 쟝 질베르토 등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다.[12] 하지만 '이것이 2억 5천만년 전의 미생물이다!'라는 브릴랜드 교수의 주장은 학계에서 거짓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13] 오죽했으면 마사토끼Q.E.D. 증명종료 소개 만화에서 다른 추리 만화를 까면서 SF 판타지 항목에 BAKI가 들어가 있는 장면을 보이거나 차라리 바키를 보면서 격투기를 배우겠다며 같이 깐다. 참조 그리고 바키에서 배운 기술로 라비린스를 제압한다. 다만 다른 리뷰 만화에서는 "바키에 나오는 철학이란 건 갈수록 헛소리가 되어가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돈주고 볼만큼 재미있는 헛소리가 아니냐"(...)고 호평하기도 했다.[14] 원래 오로치 돗포가 최영의 선생을 모티브로 제작한 인물이긴 하지만 원래는 작중 세계관에선 최영의 선생 대신에 등장하는 가라데의 대표격 인물이였는데 극진가라데의 제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최영의 선생님을 작품에 등장시키는 것에 압박을 가했기에 노선을 변경했다고 한다.[15] 심지어 카츠미가 딱히 반칙을 추구하는 캐릭터도 아니고 그저 적에게 무자비한 캐릭터였을 뿐이다.[16] 쉽게 말해 유지로가 뜬금없이 나타난 신캐한테 그것도 방심때문에 갑자기 지는것과 동급인 상황이다.[17] 허나 대뇌대전 편에서 리 카이오가 기절한 것을 확인하고 펀치를 멈춘 후에 의사를 부르라고 한 것과 그의 독수로 독이 중화되어 절명 직전 상태의 자신을 구해준 일을 마음 깊이 감사한 것, 괴롭힘 당하는 루미나와 친구가 되어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18]과 교도소에서 떨어져 죽을 뻔한 교도관을 손가락이 찢어지면서까지 목숨을 구해준 것을 보면 완전 맛이 가버린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