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로사우루스 Lystrosaurus | |
학명 | Lystrosaurus Cope, 1870 |
분류 | |
<colbgcolor=#FC6> 계 | 동물계Animalia |
문 | 척삭동물문Chordata |
계통군 | 단궁류Synapsida |
계통군 | 수궁류Therapsida |
아목 | †아노모돈아목Anomodontia |
하목 | †디키노돈하목Dicynodontia |
상과 | †디키노돈상과Dicynodontoidea |
과 | †리스트로사우루스과Lystrosauridae |
속 | †리스트로사우루스속Lystrosaurus |
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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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식종의 복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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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돼지가 지구를 지배했던 시대[1]
(When Pigs Ruled the Earth)
고생대 페름기 후기부터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전기까지 열대 지방부터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번성했던 디키노돈하목에 속하는 단궁류의 일종. 속명의 뜻은 '삽 도마뱀'이다.[2](When Pigs Ruled the Earth)
2. 특징
헤디니종(L. hedini)의 골격[3] |
이빨이 없는 부리에 디키노돈류 단궁류들의 특징인 검치가 나 있었으며, 여기에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턱과 발달한 턱 근육의 도움을 받아 식물의 질긴 줄기나 뿌리 따위를 뜯어먹고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5개의 엉치뼈를 지녔다는 점은 현생 포유류와 닮았지만 각각의 엉치뼈와 골반뼈가 융합되어있지 않다는 차이점 때문에 반직립 상태로 걸어다녔을 것으로 보이며, 뒷다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튼튼한 앞다리는 땅을 파고 생활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다만 페름기 대멸종 전에는 기껏해야 스쿠토사우루스 같은 대형 초식성 파충류에 비해 별 볼일 없는 작은 체구 때문에 당시 생태계를 주름잡던 여러 육식성 수궁류들에게는 그저 손쉬운 먹잇감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당시에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현대의 카피바라 내지는 돼지같은 먹이사슬 하위권을 수놓던 수많은 피식자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페름기 대멸종으로 육상에서 살던 동물들 대부분이 전멸해버리면서 리스트로사우루스에게는 그야말로 새 시대가 열렸다. 대멸종 직후 당시 육상 동물상을 분석했더니 60%에서 최대 95% 가량을 이 녀석이 차지하고 있었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4] 때문에 이들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는지 그 요인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제기되었다. 흉부가 발달한 체형 덕에 덩치에 비해 커다란 폐를 가질 수 있었고, 비강이 짧아 빠르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당시의 대기에도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땅을 파고 생활하는 습성 때문에 기온과 대기 변화가 극심했던 당시 환경에 적응하기가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설 등이 그 예시이다.
하지만 이들과 비슷한 신체 대비 폐의 크기나 땅굴을 파고 사는 습성을 갖고 있었던 가까운 친척뻘인 디익토돈이나 에오디키노돈(Eodicynodon) 같은 경우만 봐도 페름기 이후까지 생존하지 못했다는 반례가 있는 등, 아직 무엇이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이었다고 확언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리스트로사우루스속으로 분류된 종들 중에서도 페름기 대멸종을 버텨내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있다. 최대종인 막카이기종(L. maccaigi)의 경우 페름기 이후 화석 증거가 발굴되지 않았는데, 기후 변화로 기존에 먹이로 삼던 식물군이 멸종하자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함께 멸종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한다. 농담 좀 보태서 이 녀석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운이 따랐던 결과라고 하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니,[5] 그야말로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는 진화론의 한 줄 요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와 인도, 그리고 남극에서까지 발견될 정도로 광범위한 서식 범위도 유명해서 교과서에는 대륙 이동설 및 판게아의 증거로도 소개되었다. 서식지만 광범위한 것이 아니라 개체수 역시 한때 육상 생물 중 최소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명성에 걸맞게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캐트버그 층(Katberg Formations)' 같은 경우에는 리스트로사우루스의 골격으로만 덮여있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남아프리카의 트라이아스기 초기 지층에서 보존이 매우 잘된 미라 화석도 발견됐다.[6]
사람 평균 신장과의 비교도[7] |
다만 지구 역사상 최악의 대멸종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아 번성했다는 명성이 무색하게 트라이아스기 전기가 끝나갈 무렵이 되자 사라졌다. 지질학적 시간으로 따지자면 거의 빛의 속도급으로 순식간에 사라진 셈. 그러나 이 이후에 계속 플라케리아스, 이스키구알라스티아 등의 다양한 디키노돈 종들로 분화한 걸로 추측되지만[8] 이들 모두 트라이아스기 대멸종으로 사라진다.
3. 등장 매체
- BBC의 다큐멘터리 Walking with Monsters에서 트라이아스기 전기편의 주인공급으로 등장. 집단으로 이동하다가 에우캄베르시아에게 기습을 당해 한 마리가 희생당하고, 이후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도 카스마토사우루스에게 여러 마리가 끔살당한다. 그 와중에 강을 무사히 건넌 어느 한 개체가 촬영 카메라에 부딪치고는 카메라 렌즈를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는 듯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는 소소한 개그씬을 보여주기도 했다.
- ARK: Survival Evolved에서 등장한다. 페름기 대멸종 이후도 아니고 각종 거대한 공룡이나 포유류 등의 맹수가 즐비하는 환경인 만큼 생태계 최하위의 생물이다. 쓸모 역시 그렇게 없지만 길들이고 난 후 쓰다듬어주면 5분짜리 광역 경험치 버프를 얻을 수 있는 생물이다. 다만 레벨작은 리스트로사우루스 말고도 여러 방식이 더 있고, 더 효율적인 방식도 많아 쓰이지는 않는다.
-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 디메트로돈과 함께 단궁류 중 최초로 등장했다. 등장 분량은 얼마 안 되는데, 메이지 록우드를 납치한 범죄자인 레인 델라코트의 왼팔을 물어서 레인의 왼팔을 구속시킨다.[9] 삭제된 장면에서는 오비랍토르의 목을 절단하는데, 오비랍토르는 목이 잘렸는데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생물 다큐멘터리 지구 위의 생명에서는 페름기 대멸종을 살아남는 모습이 나오며, 트라이아스기 전기까지 생존하나 에리트로수쿠스과[10]에 의해 사냥당하게 된다. 이때 리스트로사우루스의 멸종을 도도의 멸종에 비유하였는데, 잘못된 비유라서 비판을 받았다.
[1] 영국의 고생물학자인 제임스 세콜드가 2003년에 출판한 명저의 제목. 다만 제목은 일종의 후크이며 내용은 페름기 대멸종을 다루고 있다. 리스트로사우루스가 페름기 대멸종을 설명하는데 차지하는 비중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책. #[2] 이 속명은 고생물학자인 에드워드 드링커 코프가 지어준 것인데, 원래 그와의 라이벌 관계로 유명한 오스니얼 찰스 마시가 명명자가 될 뻔했던 소소한 일화가 있다. 1867년 지금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지역에서 이 녀석의 화석을 처음 발견한 선교사 엘리아스 루트 비들(Elias Root Beadle)이 마시의 명성을 알고 그에게 먼저 알렸는데, 정작 마시에게서는 회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프가 이 화석에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마시가 이 화석에 관심을 보인 것은 1870년 코프가 이 녀석을 학계에 발표하고 학명까지 부여한 이후의 일이었다고 한다.[3] 현재 헤디니종은 유효한 종이 아니다.[4] 물론 페름기 대멸종 이후인 트라이아스기 전기에도 프로테로수쿠스나 에리트로수쿠스, 모스코리누스 등의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신세이기는 했지만, 포식자들의 수보다 이 녀석들의 수가 워낙 많아 잡아먹히는 개체수보다 번식을 통해 불어나는 개체수가 더 많았던 것이 대멸종 직후의 이러한 동물상을 초래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일설에 따르면 인류와 같이 특수한 종을 제외하면 척추동물 한 속이 이렇게 널리 분포한 적도 없다고 하니 이 시기 지구는 말 그대로 이 동물들의 세상이었던 셈이다.[5] 대멸종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 경과는 여러가지이므로 아무리 적응력이 뛰어나거나 어떠한 환경에도 대처하기 쉽도록 진화한 동물이라 할 지라도 대멸종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 생존에 불리하다면 멸종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6] Roger M.H. Smith, Jennifer Botha, Pia A. Viglietti,Taphonomy of drought afflicted tetrapods in the Early Triassic Karoo Basin, South Africa,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2022, 111207, ISSN 0031-0182, https://doi.org/10.1016/j.palaeo.2022.111207.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31018222003777[7] 왼쪽은 리스트로사우루스속 중 최대종, 오른쪽은 여러 종의 몸길이 평균값이다.[8] 사실 말이 추측이지 페름기 대멸종 때 살아남은 디키노돈류가 어떤 종인지, 그 종이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보면 결론은 자명하다.[9] 레인의 오른팔은 새끼 카르노타우루스가 삼켜먹고 있어서 꼼짝 못하다, 족쇄가 풀린 아성체 바리오닉스에게 머리가 씹혀 사망한다.[10] 정확히 무슨 종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작품에 참여했던 애니메이터가 밝힌 바에 의하면, 에리트로수쿠스 자체를 염두에 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