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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0 19:45:58

두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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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1.1. 개요1.2. 줄거리1.3. 주요 등장인물1.4. 명구
2. 뮤지컬3. 기타


A Tale of Two Cities

1.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1.1. 개요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중 하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으로 알려져 있다.[1] 다만 찰스 디킨스가 책을 연재하던 시대는 단행본보다 잡지 연재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던 시대[2]로서, 두 도시 이야기는 퀄리티와 상업성 양 면을 성립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간보다 월간이 대세이던 시절, 주간 연재로 성공한, 현대로 치면 웹소설의 조상님 같은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금성출판사에서 완역본이 출간되었고 그 외에도 어문각 판 등 몇몇 번역본이 있었으나 대부분이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높지는 않은 편이었다. 그나마 푸른숲에서 나온 청소년판이 가장 구하기 쉬웠는데 2012년 펭귄클래식에서 새로 완역본이 출간되었다. 그래서인지 한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는 펭귄 클래식에서 나온 다른 인기 작품들을 누르고 가장 인기도가 높다. 이후 창비, 더클래식, 동서문화사 등의 여러 출판사에서도 번역본이 나와 있기에 2018년 이후로는 구하기 쉬워졌다.

1859년에 발표된 장편 역사소설로,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제목의 두 도시는 고통스러운 왕정 통치 끝에 자코뱅파가 모든걸 뒤엎어버리고 피바다가 된 파리와 합리적인 통치와 위로부터의 혁명을 성공시켜 대도시가 된 런던을 가리킨다.

억울하게 감옥에 수감되었던 마네트 박사, 마음씨 고운 그의 딸 루시, 스스로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영국에서 살아가는 찰스 다네이와 능력을 펼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변호사 시드니 카턴을 중심으로 프랑스 혁명이라는 한 시대의 폭풍을 끼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디킨스의 작품 중 이야기 구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지막 3부에서 분노한 프랑스 혁명의 시민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무분별한 체포와 사살이 자행되는 모습이 주요 인물들의 눈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혁명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전 1, 2부에서 귀족들에 의해 이루어진 학대에 많은 백성들이 고통스러워한 모습을 통해 혁명의 씨앗을 키우고 발아시킨 것은 무자비한 귀족 때문이었음 역시 놓치지 않는다. 이렇게 혁명 이전과 이후의 프랑스에 대해 비판적인 묘사를 놓치지 않는 점은, 역시 찰스 디킨스가 프랑스와 국민 감정이 좋지 못한 영국의 작가이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평도 있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고전문학 작품이지만, 전세계적으로 2억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고전이다.[3]

1.2.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텔슨 은행의 노직원인 자비스 로리가 자신의 오랜 친구며 18년 전 모종의 이유로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된 알렉상드르 마네트 박사를 구출하러 파리로 떠나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프랑스행 배가 출항하는 항구에서 로리는 아버지 마네트 박사가 돌아가신 줄로만 알고 살아왔던 박사의 딸 루시를 만나고[4], 루시에게 마네트 박사가 그간 감옥에 갇혀 있었으며 얼마 전 그곳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두 사람은 함께 파리로 가서 그곳의 술집 주인 드파르주 부부가 데리고 있던 마네트 박사를 만나게 된다.

마네트 박사는 감옥에 갇힌 후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로, 감옥에 갇히기 전의 기억을 전부 잃은 채 석방된 줄도 모르고 자신의 의자에서 신발만 만들 뿐이었다[5]. 그러던 중 루시의 목소리를 들은 마네트 박사는 혼란스러워하며 목에 걸고 있던 작은 꾸러미를 푸는데, 그것은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아내의 흔적인 금빛 머리카락 두 가닥이었다.[6] 이 머리카락과 꼭 닮은 루시의 금발머리를 대어 본 마네트 박사는 점차 기억을 떠올려냈고, 그렇게 그가 안정된 뒤 루시 일행은 마네트 박사를 데리고 영국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된다.

영국으로 가는 배 안에서 이들은 찰스 다네이라는 프랑스 청년을 알게 된다. 사실 찰스의 본명은 샤를 생 에브레몽드[7]로, 포악하기로 악명 높은 생 에브레몽드 후작[8]의 조카였으며 자기 가문의 악행을 부끄럽게 여겨 재산과 가문을 포기하고 영국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로부터 5년 후,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 교사로 일하던 찰스 다네이는 프랑스를 자주 오간다는 이유로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9] 재판을 받고 마네트 박사 부녀도 증인으로 불려간다.

루시는 찰스를 위해 증언하지만 검사의 언변 탓에 찰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증인으로 나온 로저 클라이와 존 바사드[10]의 거짓 증언으로 찰스는 위기에 몰린다. 하지만 다행히도 찰스의 변호사였던 시드니 카튼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아 무죄로 풀려날 수 있었다. 묘하게도 시드니와 찰스는 얼굴이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는데, 이 점을 이용해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바사드가 본 그 사람이 찰스가 맞는지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공격한 것이다.

이 재판을 인연으로 찰스와 루시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시드니 역시 그 재판에서 처음 본 루시에게 첫눈에 반한다.[11] 형편이 건실하지도 못하고 염세주의에 빠져 있는 자신이 루시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백이나 청혼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았던 시드니였으나, 결국 찰스와 루시가 결혼하기 며칠 전 시드니는 루시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당신이 나를 사랑해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고 그것을 감히 바라지도 않지만, 그저 당신이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나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며 당신이 고난에 빠졌을 때는 언제고 당신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맹세를 한다. 루시는 찰스를 깊이 사랑하고 있기에 시드니의 마음을 받아줄 수는 없었지만, 이 고백을 들으면서 아무렇게나 사는 주정뱅이인 시드니에게 상처받았지만 순수한 마음이 있음을 깨닫고 시드니를 진심으로 연민한다.

루시가 찰스와 결혼한 후, 로리와 마찬가지로 시드니는 루시 부부와 가족 같은 친구가 되고 그들의 아이들과도 깊은 친밀함을 나눈다. 첫 딸인 루시[12]가 가족 이외에 처음으로 안긴 사람도, 둘째로 낳은 아들이 어린 나이에 병으로 죽었을 때 작별의 입맞춤을 전해달라고 말한 사람도 모두 시드니였을 정도.

한편 파리에서는 생탕투안 거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드파르주 부부를 중심으로 한 자크 당과 민중들이 봉기해 바스티유 감옥을 함락시키고 귀족들과 그 하수인들을 살해한다. 또한, 드파르주 부부는 하인들에게 마네트 박사가 수감된 방에서 무언가를 찾으라고 명령한다. 그러던 중 생 에브레몽드 후작 가문의 하인 가벨도 붙잡혀 죽음을 당할 위기에 놓이고, 가벨은 영국에 있는 생 에브레몽드 후작 가문의 후손인 찰스[13]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신이 다른 귀족들처럼 사람들을 가혹하게 수탈하지 않았음을 증언해 달라고 요청한 것.

가벨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찰스는 파리로 떠나지만, 프랑스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망명자라는 죄목으로 체포된다. 찰스는 자신은 스스로 오래전에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영국으로 떠났으며, 망명귀족은 볼 것 없이 사형이라는 새 망명자법이 발표되기 전에 프랑스에 입국했음을 주장한다. 하지만 귀족에 대한 증오심에 불타는 혁명군은 그런 말을 들어주지도 않았고 결국 찰스는 라포르스 감옥으로 끌려간다.

찰스가 떠나기 전 남기고 온 편지를 보고 프랑스로 뒤따라온 마네트 박사와 루시는 찰스가 감옥에 갇힌 것을 알게 되고 때마침 파리에 파견나와 있던 로리와 함께 그를 풀어줄 대책을 강구한다. 대책을 찾는 와중에도 마네트 박사는 파리에서 의사로서 사람을 가리지 않고 여러 환자를 치료해주고, 이런 모습과 과거 귀족들에 의해 바스티유 감옥에 억울하게 수감된 일[14]로 시민들에게 인망을 얻는다. 그것을 바탕으로 마네트 박사가 손을 쓴 덕분에, 찰스는 제대로 된 절차 없이 형을 집행하는 혁명군의 법원에서도 정당하게 재판을 받고 풀려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드파르주 부부의 고발로 찰스는 다시 감옥으로 끌려가고, 바로 이때 그들 앞에 시드니가 나타난다. 며칠 전부터 파리로 와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시드니는 여러 가지 정보를 입수해 두었는데, 그 중에는 오래 전 영국에서 찰스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했던 존 바사드가 이곳에서 공화국 관리 노릇을 하면서 영국의 간첩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있었다.[15]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시드니는 모종의 계획을 짠다.

다음날 찰스의 재판이 다시 열리고, 드파르주 부부는 증거로 마네트 박사가 바스티유 감옥에서 쓴 수기를 들고 나온다. 이때에야 비로소 마네트 박사가 바스티유에 수감된 이유가 나오는데, 바로 생 에브레몽드 후작 가문의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

마네트 박사의 옥중 수기는 찰스의 아버지와 숙부인 후작 형제[16]가 자기들의 소작인이었던 한 가족의 삶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후작 일가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수기는 후작 형제가 소작인 세 남매 중 장녀를 취하기 위해 그 남편을 학대하여 숨지도록 만든 후 당시 임신중이던 그녀를 끌고 가 처참히 겁탈했고 그것을 막으려 덤볐던 둘째 남동생도 잔인하게 살해했으며, 이 비극에 남매의 아버지는 심장병으로 숨졌고 오로지 막내 여동생만이 오빠에 의해 먼 곳으로 피신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아무리 무서울 것 없는 귀족인 후작 형제라도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 알려지면 난처한 터라 남매가 아직 숨이 붙어 있었을 때는 마네트 박사를 불러 치료하라고 명령했고, 박사는 후작 형제의 명령과 별개로 소작인 남매에 대한 연민과 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그들을 살리려 노력했으나 이미 손쓰기엔 너무 늦어 남매는 마네트 박사의 눈앞에서 죽고 만다. 이에 후작 형제는 박사에게 큰 돈을 주며 함구하라고 했지만 박사는 이를 거절하고 왕에게 그들을 고발하는 탄원서를 보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탄원서는 도리어 후작 형제의 손에 들어갔고 마네트 박사는 그들에 의해 바스티유 감옥에 갇힌 것이었다. 이 사연을 낱낱이 적은 수기는 '그렇기에 나 알렉상드르 마네트는 후작 가문의 마지막 후손까지 규탄하고 고발한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 수기를 통해 소설 초반부 찰스가 첩자 누명을 쓴 원인인, 프랑스를 자주 오간 이유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그 당시 생 에브레몽드 후작부인, 즉 샤를(찰스)의 어머니만은 남편과 시숙의 이런 악행을 알게 된 후 마지막 남은 막내 여동생을 찾아 어떻게든 용서를 빌고 배상하려 했다. 그녀가 아직 어린 아들에게도 어떻게든 그 여동생을 찾아 사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는 것이 수기에도 적혀 있었고, 그렇기에 찰스는 성장한 후에도 어머니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에 와서 수소문을 했던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찰스에게는 죄가 없음을 분명히 말해주는 이 대목에도 불구하고 법정의 사람들은 분노에 불타 찰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결국 찰스는 24시간 안에 처형당하게 된다.

이런 결과에 루시는 절망하여 괴로워하고, 마네트 박사[17]는 다시금 찰스를 위해 손을 써 보려 하나 소용없음을 깨닫자 오래 전 감옥에 갇혔을 때처럼 반 실성한 모습을 보인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시드니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알리바이, 바로 '샤를 생 에브레몽드와 아주 닮은 영국인이 파리에 와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녔다'는 소문을 내기 위해 파리의 거리를 이곳저곳 돌아다닌다.[18]

마지막으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들른 드파르주 부부의 술집에서 시드니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드파르주 부인이 마네트 박사의 편지에 등장한 소작인 남매의 막내 여동생 테레즈였으며, 이 때문에 복수심에 불탄 그녀가 찰스뿐만 아니라 루시와 그들의 딸까지 단두대로 보내려 한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 마네트 박사의 집에서 일했으며, 박사가 바스티유에서 풀려난 뒤에도 한동안 그를 모셨던 남편 에르네스트 드파르주는 박사의 얼굴을 봐서라도 생 에브레몽드 가에 대한 복수는 찰스를 죽이는 데서 멈추기를 바라지만, 드파르주 부인 테레즈는 생 에브레몽드 핏줄은 단 하나도 살려둘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이에 시드니는 로리에게 위험을 알리며 어서 프랑스를 떠날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 후 바사드의 도움을 받아 찰스가 갇혀 있는 감옥으로 향한다. 담담하게 죽음을 준비하는 찰스에게 나타난 시드니는 찰스로 하여금 루시에게 남기는 마지막 유서를 대필시키고,[19] 전날 미리 준비해둔 약으로 찰스를 기절시킨다. 그 사이 서로의 옷을 바꿔입은 시드니는 바사드를 통해 찰스를 감옥에서 내보내고, 자신이 대신 감옥에 남는다.

한편 루시와 딸을 죽일 계획에 착수한 드파르주 부인은 그들의 거처로 찾아오지만 마네트 박사 일가는 이미 그곳을 탈출한 후였고,[20] 다같이 도망치려 한다는 의심을 덜기 위해 조금 시간차를 두고 출발하려던 루시의 유모 프로스 양만이 남아 있었다. 프로스 양은 방 문을 모두 닫고 루시가 방 안에 있는 양 연기하며 시간을 끈다. 결국 목표물이 도망쳤음을 직감한 드파르주 부인과 루시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뿐인 프로스 양은 몸싸움을 벌이고[21], 드파르주 부인이 호신용 권총을 꺼내드는 것을 프로스 양이 쳐내다 총이 잘못 격발되어 드파르주 부인이 도리어 목숨을 잃는다.[22]

한편 시드니는 처형 시간이 되어 단두대로 이송될 차례가 되고, 시드니의 희생을 깨닫고 감동한 재봉사 소녀에게 마지막 순간을 의연히 버틸 용기를 주며 함께 단두대로 향한다. 재봉사 소녀를 먼저 보낸 후 시드니는 스물세 번째 사형수로서 단두대에 오르고... 그날 밤 파리 시민들 사이에서는 단두대 앞에 섰던 이들 중 그보다 더 평화롭고 숭고해 보이는 얼굴은 없었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1.3. 주요 등장인물

1.4. 명구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천국으로 향해 가고자 했지만 우리는 엉뚱한 방향으로 걸었다.
말하자면, 지금과 너무 흡사하게, 그 시절 목청 큰 권위자들 역시 좋든 나쁘든 간에 오직 극단적인 비교로만 그 시대를 규정하려고 했다.

암울하면서도 역동적인 혁명 전야를 그린 유명한 첫 장의 구절. 여담으로 이 구절에는 한 가지 의외의 비밀이 숨어 있는데, 디킨스는 이 작품을 쓸 때 원고료를 작품에 쓴 단어 수만큼 받기로 했다고 한다.(한국어로 보면 실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원문]을 보면 단어 수가 상당히… 아니, 매우 많다.) 그 때문에 일부러 분량을 늘려 쓴 글이 희대의 명구가 된 것이다.
나는 바사드와 클라이, 드파르주, 방장스, 배심원, 판사 같은 옛 체제의 붕괴 속에 생겨난 새로운 압제자들의 기나긴 서열이 이 보복적인 도구의 사용을 멈추지 않는 지금, 오히려 이 보복적 기구로 인해 저들이 사멸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이 아름다운 도시와 이 구렁텅이 속에서 떨치고 일어선 현명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앞으로 이들이 진정한 자유를 위해 싸우며 승리와 패배를 맛보는 가운데, 이 시대와 (혁명을 잉태할 수밖에 없었던) 전 시대의 악행은 스스로 속죄하며 소멸하리라.
내게는 보인다. 내가 목숨 바쳐 사랑했지만 다시 볼 수 없을 그들이 영국에서 보람 있게 성공을 누리며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28]가 내 이름을 딴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을. 나이 들고 구부정해졌어도 다른 부분은 완전히 회복되어 자신의 진료실에서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헌신하는 그분[29]의 모습이. 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으로 그들을 풍요롭게 해준 그들의 오랜 친구인 한 인자한 노신사[30]가 평안하게 세상을 떠나는 모습이.
나는 알고 있다. 내가 그들, 아니 세대를 지나 그 후손들에게도 마음의 성소가 되리라는 것을. 할머니가 된 그녀가 나를 추도하는 이 날, 나를 위해 우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와 남편이 이승의 행로를 마치고 지상의 마지막 침대에 나란히 누운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서로를 존경하는 만큼 나를 존경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내게는 보인다. 그녀의 품에 안긴, 내 이름을 딴 아이가 한때 나의 길이기도 했던 인생길을 훌륭히 걸어가는 모습이. 그 아이가 그 길을 훌륭히 걸어 내 이름을 빛내주리라는 것도, 그리하여 내 이름에 묻었던 오점이 지워지리라는 사실도 안다. 지극히 공정한 재판관, 명예로운 사람이 된 그 아이가 역시 내 이름을 딴 사내아이, 내가 잘 아는 이마와 금발을 지닌 그 아이를 이리로 데려와-그때가 되면 이 자리[31]는 지금의 끔찍한 흔적도 사라지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다-다정하고도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리라.
내가 지금 하려는 것은 지금까지 해 온 어떤 행동보다도 훨씬 더 숭고한 일이다. 이제 나는 지금까지 내가 알았던 그 어떤 안식보다도 평안한 안식을 향해 갈 것이다.

소설의 맨 마지막 대목. 흔히 단두대를 앞둔 시드니가 역시 처형되기 위해 같이 있던 재봉사 소녀와 대화한 후에 남기는 마지막 독백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 순간 무슨 말을 남길 수 있었다면 시드니는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정도로 나오는 내레이션이다.[32]

2. 뮤지컬

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두 도시 이야기(뮤지컬)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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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타



[1] 성경, 코란 등 경전 제외/2억부 넘게 팔렸고 지금도 팔리고 있다. #많이_팔린_책_목록[2] 대표적으로 50년 뒤 아서 코난 도일본인은 정말 싫어했지만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의 매출 50만부를 책임진 걸작, 셜록 홈즈 시리즈를 월간으로 연재했다.[3] 영국 텔레그래프지 기사에 의하면 150년간 무려 2억 부 이상 판매된 고전 베스트셀러이다.[4] 당시 마네트 박사가 감옥에 갇혔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아 의문의 실종으로만 여겨졌는데, 이때 어머니도 사망해 고아가 된 루시를 영국으로 데려온 사람이 로리였다.[5] 감옥에 오랫동안 갇히게 되어 생긴 트라우마를 신발을 만들며 진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로도 마네트 박사는 루시가 찰스와 결혼하거나, 찰스가 감옥에 갇히는 등의 충격적인 일이 생길 때마다 신발을 만들던 때의 정신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6] 감옥에 끌려들어왔을 때 소매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간수들에게 이것만은 빼앗지 말아달라고 애원해 간직할 수 있었다.[7] 다네이는 그의 어머니의 성인 달네이(D'Aulnais)의 발음에서 따와서 새로 지은 성이다.[8] 파리에서 마차를 달리다가 어린아이 한 명을 치어 죽여 놓고, 오히려 "네놈들은 왜 자식새끼 단속을 못 하냐"는 반응을 보인다. 결국 아이의 아버지 가스파르는 마차에 매달려 후작령까지 따라가 후작을 죽이지만 붙잡혀 사형을 당하고, 이 사건은 그전부터 모락모락 타들어가고 있던 혁명의 도화선에 불꽃을 더하는 일이 된다. 주인공 일행과 얼핏 긴밀한 연관은 없어 보이지만, 차후 전개에 꽤 중요한 이야기와 복선들이 나오는 부분이라 일독을 권한다.[9] 정황상 찰스를 못마땅해하던 숙부가 약간의 손을 썼다는 듯한 암시가 있다.[10] 이 두 사람은 정부의 첩자로, 법정에서 간첩 누명을 쓴 외국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거나 외국에서 정보를 빼 오는 식의 일을 했다. 일종의 국정원 요원 정도로 보면 될 듯. 다만 첩자 일을 하면서 적이 너무 많이 늘어난 클라이가 죽은 척하고 가짜 장례식을 치렀을 때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저 첩자 놈에게 장례식이 가당키나 하냐'면서 거의 폭동을 일으킨 것을 보면 안기부 시절처럼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상당히 나빴던 모양이다.[11] 사실 시드니의 동업자 스트라이버 또한 루시에게 반해 청혼할 마음을 먹는데, 이 인물은 작중 공인 진상(...). 청혼하기 전 마네트 일가의 친구인 로리에게 가벼운 상담을 청하는데 허장성세 가득한 스트라이버의 태도에 로리 또한 질려서 꺼림칙한 반응을 보이고, 루시의 마음도 비슷하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김이 새 버린 스트라이버는 신 포도라는 투로 청혼을 포기한다. 이후 자식 셋 딸린 부유한 과부와 결혼한 뒤, 루시가 처녀 시절에 자기를 쫓아다녔다는 허풍을 떨지만 부인 말고는 아무도 안 믿었다고. 끝까지 진상[12] 엄마와 이름이 같다. 때문에 작중에서는 'little Lucie(작은 루시 혹은 꼬마 루시)'로 불린다.[13] 소설 초반부 숙부가 죽었기에 순서상 현재의 후작은 찰스가 되어야 맞지만, 찰스는 프랑스를 떠나며 그런 지위를 모두 버린 터였다.[14] 작중 바스티유 감옥의 죄수였다는 말만으로 사람들이 싹 길을 열어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15] 이때 바사드가 루시의 유모인 프로스 양의 동생, 솔로몬 프로스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프로스 양과 우연히 마주쳐버린 바사드가 남들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해하는 것을 포착한 시드니는 이것 또한 바사드의 약점으로 잡는다.[16] 여담으로 이 후작 형제는 외모가 꼭 닮은 쌍둥이였다고 언급된다. 찰스가 그와 외모가 꼭 닮은 시드니 덕분에 두 번이나 목숨을 건지는 것(한 번은 영국의 재판정에서, 또 한 번은 프랑스의 단두대 앞에서)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17] 마네트 박사는 찰스가 바로 생 에브레몽드의 후손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짐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설 초중반부 찰스가 그에게 청혼 허락을 구한 후 자신의 현재 성 '다네이'는 본명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백하려 했을 때, 박사는 황급히 그의 입을 막고 끝내 그 사실을 듣지 않았으며 루시와 찰스가 신혼여행을 간 사이 바스티유 감옥의 트라우마가 재발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덧붙여 위에서도 말했듯 소작인 남매의 막내를 찾으려 애쓰던 찰스의 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마네트 박사를 찾아오기도 했는데, 어쩌면 이때 잠시나마 본 어린 찰스를 알아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마네트 박사가 청혼을 허락하고 찰스의 과거에 대한 화제를 꺼내지 않은 것은 반쯤은 현실을 부정하려는 의도, 반쯤은 아비와 달리 선량하고 올곧은 청년으로 잘 자란 찰스를 보고 자신의 선에서 원한을 덮고 그를 용서하려는 마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 에브레몽드 가에 원한을 가진 또다른 사람이자 작중 최대 피해자인 테레즈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가까이 있었음을 미처 몰랐기에...[18] 이때 시드니가 마음 속으로 성경 구절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를 수없이 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19] 이 장면은 르네 지라르가 주장한 '욕망의 삼각형 이론'을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한데, '대상' 루시를 갈망하는 '주체' 시드니가 닮고자 하는 '중재자' 찰스를 모방하는 행위로 생각할 수 있다.[20] 자신이 시드니의 희생으로 탈출했음을 알았을 때 찰스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작중 기준으로 알 수 없다. 완역본 기준으로 찰스는 파리를 떠나는 마차 안에서야 겨우 정신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 마지막 등장이기 때문.(읽기에 따라서는 심지어 루시조차도 함께 가는 사람이 찰스인 줄 알았는지 확실치 않다고도 볼 수 있는 묘사다.) 다만 작중 묘사되는 찰스의 성품을 보면 자신을 영국에서도 살려주었던 친우가 프랑스에서 무고한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또 한 번 살려주었음을 깨닫는다면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것이 자연스럽기에, 마차에서 깨어난 찰스가 이 사실을 알고 비참하게 절규한다는 내용을 넣은 판본도 있다. 뮤지컬에서는 가족의 거처에서 깨어나 상황을 깨닫고는 시드니를 죽게 둘 순 없으니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의 희생을 헛되게 할 참이냐는 로리에게 떠밀려 가족과 함께 그곳을 떠나며 퇴장.[21] 이 전에 프로스 양과 드파르주 부인이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에게 말을 쏘아붙이는 신경전이 일품.[22] 프로스 양은 청력을 잃게 된다. 선한 의도의 폭력이라도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종종 붙는 장면이다.[23] 시드니라는 이름은 프랑스의 성인 '성 디오니시오'에 어원을 둔 이름이다. 이 이름을 프랑스어식으로 발음하면 '생 드니(Saint Denis)'가 되고, 이 이름이 다시 영어식으로 변형되어 '시드니(Sydney)'가 된 것. 지금의 파리인 루테티아 지역에서 참수형을 당해 순교했고 이 때문에 자신의 잘린 머리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성인인데, 시드니가 어떻게 최후를 맞는지를 생각해 보면 의미심장한 이름. 한층 더 묘하게도 실제 프랑스의 생 드니 대성당은 혁명기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루이 16세마리 앙투아네트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24] 찰스와 시드니가 너무나도 닮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초반부터 꾸준히 복선이 있었던 부분.[25] 정확히는 천성이 악한 빌런은 찰스의 숙부 후작이지만, 테레즈는 영국 측 주인공들이 도망쳐야 할 복수귀로서 최종보스가 된 것이나 천성이 악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본작의 절묘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거꾸로 영국 파트의 진 주인공 시드니는 결국 그의 목숨 건 희생이 테레즈의 폭주하는 복수를 무위로 돌렸다는 점에서 프랑스 파트의 숨은 최종보스라고 볼 수도 있다.[26] 정보를 캐내러 들어온 바사드를 보고 이 행동을 하는데, '첩자가 떴으니 해산하라'라는 의미로 암시된다.[원문] 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 it was the age of wisdom, it was the age of foolishness, it was the epoch of belief, it was the epoch of incredulity, it was the season of Light, it was the season of Darkness, it was the spring of hope, it was the winter of despair, we had everything before us, we had nothing before us, we were all going direct to Heaven, we were all going direct the other way—in short, the period was so far like the present period, that some of its noisiest authorities insisted on its being received, for good or for evil, in the superlative degree of comparison only.[28] 루시[29] 마네트 박사[30] 자비스 로리[31] 오늘날의 콩코르드 광장[32] 다만 소설의 묘사상으로 보면 이것이 시드니가 마음 속으로 남긴 마지막 유언이었다고 생각해도 크게 어색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아래의 뮤지컬 버전에서도 인용한 부분의 마지막 두 문장을 시드니의 마지막 대사로 넣었다.[33] 영화는 봤지만 소설은 안 본 사람을 위한 힌트. 묘지에서 고든이 읽는 바로 그 책이다. "It is a far, far better thing that I do, than I have ever done. It is a far, far better rest that I go to than I have ever known." 소설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