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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5 20:51:32

걸즈 앤 판처/우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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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장 (1화 · 2화 · 3화 · 4화 · 5화 · 6화)

1. 개요2. 재무장 주장?3. 북방 영토 문제?4. 구 일본군의 오마주?5. 옥쇄에 대한 은유 논란6. 중국 국방일보의 논평7. SS 친위대 로고와 유사한 폰트 사용?8. 스포츠임을 내세운 전쟁에 대한 가벼운 접근
8.1. 비판론8.2. 옹호론

1. 개요

걸즈 앤 판처는 작중 우익물로 의심되는 점을 몇 군데 내포하여 시청자 간의 논쟁을 낳은 바 있다. 본작의 감독인 미즈시마 츠토무가 감독한 부르잖아요, 아자젤 씨의 원작이 똥술, 사죄와 배상 등 혐한요소가 존재하고, 독도를 포함한 영토 문제를 일본 위주로 다뤄 커다란 비난을 받은 죠시라쿠의 애니메이션판 감독을 맡은 점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 그 외에도 과거 추축국이었던 일본에서 제작된 2차대전 병기 소재 애니메이션인 점과, 본작 전후로 진짜배기 우익물들[1]이 나온 적이 있어, 국내 네티즌들이 이쪽 방면에 다소 예민해져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불거진 논란이기도 했다.

다만 미즈시마 츠토무는 정치 성향을 꾸밈없이 드러내는 타입인데, SNS에 올리는 개인 발언들을 보면 오히려 반우익에 가깝지 우익으로 보긴 힘든 인물이다. 항목 참고하자.

항목이 길어지고 여러가지로 분화 되었기에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전체적으로 우익이나 군국주의 미디어물이라고 보기에는 비약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외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보고 판단할 것을 권한다.

2. 재무장 주장?

오랫동안 전차도를 하지 않았다가 다시 전차도를 하게 되어 활약하게 된다는 주인공팀의 설정은 일본 우익의 재무장 주장을 은유적으로 미화 및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할 건덕지가 있다. 그동안 군비가 제한되어 약체화된 구 일본군의 연약한 전차까지 있는 약팀이 재기하여 그 잠재력으로 경쟁국을 상징하는 팀들을 차례차례 누른다면 극우 애니로 평가되는 백화요란 사무라이 걸즈에서 대놓고 일본도에 B-29가 썰려대던 장면과는 대조적인 의미의 메시지가 존재할 여지가 있다는 요지.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며 밝혀진 사실들 때문에 곧 이것은 너무 민감한 반응임이 드러났다. 일본 매체인 만큼 일본 전차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주인공 팀의 전차는 추축국 전차만으로 구성된 것도 아니며 여러 나라의 전차가 적절하게 짬뽕이 되어 있다. 작중에서 전차 성능에 대한 고증이 철저히 지켜지는 편은 아니지만, 89식이나 치누 같은 일본의 전차들은 부실한 화력과 장갑 때문에 사실상 잉여나 다름없는데도 울며 겨자먹기로 쓰는 수준으로 매우 정직하게 묘사되어 있다.[2] 그나마 이것들이 어느정도 활약하는 순간도 고증보다는 극을 위한 과장의 폭을 넓힌 극장판 후반과 최종장 무렵부터이며 그것마저도 다른 전차에 비하면 성능이 딸린다.

일본군을 모티브로 한 치하탄 학원은, TVA에선 제대로 출연조차 하지 못한 채 양학당해 처참히 널브러져 광탈해버리고 극장판에선 '치하탄 정신(야마토 정신)'을 외치며 지들끼리 특공하다가 싸그리 박살나는 네타 캐릭터로 등장했다. 거기다 자신들만 그렇게 쓰러지면 몰라도, 같이 연합하던 아군에게도 큰 민폐를 끼치며 말 그대로 트롤링했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의 문화를 감안하면, 일본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만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나올때 나오는 군가인 눈의 진군은 가사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가사가 정말 절망적이다[3] 우익들도 싫어하는 이 군가를 치하탄 학원bgm으로 넣었다는것도 참 미묘하다. 전으로 넘어가서 이 특공에 대한 네타 소재는 진지하게 논한다면 일본 입장에서는 2차대전 당시 실제로 죽어갔던 자국의 군인들과 그 죽음이 일어났던 상황을 희화하는 것이다. 구 일본군의 카미카제를 "아름다운 특공 희생자 덕분에 지금의 일본이 있다" 며 미화하는 나는 당신을 위해 죽으러 갑니다와 확실히 다른 모습. 또한 최종장에 들어서는 눈의 진군과 같이 이념적으로 문제가 없는 군가는 그대로 사용하고 치하탄의 다른 bgm곡으로는 군가가 아닌 옛날 대중가요를 개사하여 집어넣었다.[4]

또한, 걸즈 앤 판처 극장판 내에서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행한 임팔작전을 "폭거"라 정확히 명시한 장면도 존재한다.

일본군이 아닌 일본 병기에 대한 불신은 제작진 내에 굉장히 넓게 퍼져있는지라 아예 그 주제가 치하의 성능에 대한 희화로만 가득찬 드라마 CD도 존재한다.

걸판 일본 재무장설은 일본에서도 제기된 의혹인데, 각본을 담당한 요시다 레이코는 이 의혹에 대해 "그런 의도는 없으며 단순히 소녀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을 뿐"이라 답해 의혹을 일축했다. 애초에 카레이도 스타, 케이온! 등 지금까지 꾸준히 소녀의 성장물을 그려온 각본가가 일본의 재무장을 암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는것도 뜬금없는 일.

사실 각본가의 의도나 제작 의도와는 무관하게 시청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이 전술을 배우고 논의하고 체험해보는 것은 미래 세대가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애초에 전차란 게 개인의 호신술이나 전통이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종류기도 하고.....라곤 할 수 있지만, "논란"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3. 북방 영토 문제?

8화 시작 부분에서 학원함 오아라이가 북위 50도선을 넘어서 프라우다 고교와의 경기장으로 간다. 설정상 프라우다 고교도 일본 학교이므로 경기장 역시 일본 영토에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일본의 최북단은 실효 지배만이 아니라 현대의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영역을 포함해도 북위 45도다. 이 북위 50도선은 일본이 실제로 지배했던 최북단으로, 1905년 러일전쟁 말기에 사할린 전체(최북단 북위 55도)를 점령했다가 종전 조약인 포츠머스 조약 당시 합의를 거쳐 북위 50도선으로 철수하면서 확정된 국경선이었다. 즉 8~9화의 경기장은 북위 50도선 이북 어딘가로 추정되며, 이는 러-일 외교의 민감한 문제인 '쿠릴 열도'를 비유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볼 소지가 있다.[5]

이 부분은 극장판 시점까지 설정이 지속적으로 추가 공개되면서 근거가 상당 부분 반박되었다.

첫째, 극장판에서 전국 전차도 대회는 전부 1학기, 4월에서 8월 사이에 열렸다는 점이 밝혀졌다. 준결승 시점을 아무리 빨리 잡아도 5월 말에서 6월 초에 있었다고 한다면, 이 시기에 눈이 내리는 곳은 북위 55도로도 모자라서 최소한 북위 60도 정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둘째, 프라우다의 모항은 아오모리에 있고, 따라서 경기 장소는 딱히 프라우다와도 연고가 있는 곳은 아니다. 또 프라우다 고교의 학원함이 키예프급 항공 중순양함을 모티프로 하고 있고 전차들도 전부 소련산으로 깔맞춤하는 세계관인데다, 침공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장이 어쩌다 민감한 지역에 있다는, 말 그대로 '단순 언급' 정도이지, 쿠릴 열도에 대한 일본 측의 주장을 대변하는 내용은 전무하다.

이후 스핀오프 소설 "세인트 글로리아나 여학원, 전투의 궤적"에서 준결승 시합장은 슘슈 섬이라고 언급하였다. 스핀오프의 설정이 맞다면 슘슈 섬은 1875년 러시아 제국과의 국경조약 이후 2차대전으로 패망할 때까지 일본이 지배한 최북단 지점이기 때문에 이걸로 시비를 걸면 걸 수는 있겠지만 걸판은 블루레이 특전 소설에도 설정오류가 있을정도로 '애니 빼고 다 비공식'인 작품이기 때문에 애매하다.

최종장에 와서는 아무리 봐도 일본 열도 어디를 가도 찾아볼수 없는 사막이나 정글까지 경기장소로 등장했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없는 문제제기가 되었다. 학원함은 선박이므로 학교 행사에 필요한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것이다.

4. 구 일본군의 오마주?

주인공 팀 주요 인물들의 이름으로 구 일본군 시절에 활약을 펼친 인물 또는 군함의 이름을 활용했다.
관점에 따라서는 그냥 전쟁 영웅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일본군의 침략 전쟁과 수탈에 피를 흘려야 했던 국가들의 입장에서 보기엔 몹시 찝찝한 부분이다. 비슷한 사례로 스트라이크 위치스의 등장인물 이름 모티브는 군국주의 미화가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이름만을 따온 정도였으나 이 문제로 비판받기는 마찬가지였다.[6]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의 모티브가 된 일본군 출신 인물들은 전쟁범죄자와는 거리가 멀고, 아키야마 유카리의 모티브인 아키야마 요시후루처럼 전쟁에서 활약하고도 군국주의&제국주의에 반대한 인물도 있는 걸 보면 역시 미화라고 보는 건 무리수. 이 경우는 침략 전쟁 자체를 수행했다는 문제만이 남는다.

가령 SS 소속이었던 미하일 비트만을 모델로 한 캐릭터가 나와 활약하는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1편 확장팩의 캠페인이 출시된 후에도 사람들이 그걸 가지고 나치 의혹을 제기하지도 않았다. 후속작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에서는 단순 등장이나 소재 차용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역사에 대한 편향적 주장을 전개하는 스토리로 인해 비판받았는데, 이는 즉, 단순히 관련 모티브 차용이나 동시대의 병기/인물의 단순 등장 정도로는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작 작품에서 일본군 모티브로 등장하는 치하탄 학원은 무조건 돌격으로 개차반 트롤링을 시전한다

5. 옥쇄에 대한 은유 논란

9화에서 오료라는 캐릭터는 오아라이 고교의 폐교는 무조건 항복과 다름없다며 결사항전하자고 말한다. "왜 여기서 무조건 항복이라는 정치적인 단어가 나오는가? 결사항전이라는 단어는? 이는 무조건 항복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과 옥쇄 등의 은유를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라는 비판적인 의견이 있다.

하지만 무조건 항복이라는 단어를 꺼낸 오료는 언제나 역사드립을 입에 달고 다니는 막부말 위주의 역덕 캐릭터다.[7] 해당 대사도 막부말-메이지 초기 무진전쟁에서 구막부군이 무조건 항복한 것에 비유한 역사드립으로 판단할수 있다. 결사 항전이란 말은 카와시마 모모가 처음 꺼냈고 미호가 "전차도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달래는 장면이 바로 다음 장면에 나왔다.

상기한 대로, 이런 모습을 제대로 오마주한 치하탄 학원은 무조건적으로 후퇴를 거부하다 그대로 공격당해 패배하는 모습, 후퇴를 후퇴라 말하지 않고 <후퇴적 전진>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단어로 돌려 말해야 겨우 말을 들어먹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행태를 향한 희화적인 모습을 주로 보인다는 걸 생각하면[8] 이러한 대사들이 일본군을 정치적으로 지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수다.

6. 중국 국방일보의 논평

2013년 1월 22일에는 중국 국방일보에서 이 작품에 대해 논평을 한 적이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전차 및 전쟁에 대한 묘사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럼에도 전쟁의 본질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정도로, 전쟁 및 무기를 소재로 한 작품에 대해 흔히 나오는 반응이다.

그런데 이 논평이 나온 2013년 초 당시 중-일 외교관계는 최악을 달리고 있었으며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였다. 중국 국방일보가 일본에 대해 까댈 것이라면 소재를 가리지 않는 중국의 관영언론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국 국방일보에서 이 정도로 얌전한 논평을 했다는 것은 당시의 중국 관영언론처럼 일본에 대해서 날이 서서 트집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들여다봤는데도 걸판에서 도저히 우익 만화라 해석할 만한 건덕지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논평은 일각에서 제기되던, 전쟁병기를 너무 안이한 방식으로, 흥미 위주로 묘사했다는 평범한 비판 쪽에 가깝다. 별 근거가 없는 우익 의혹 따위를 제기하는 것보다, 이런 논평처럼 전쟁이라는 소재를 안이하게 장난처럼 다룬다는 비판이 훨씬 가치 있는 문제제기일지도 모른다.

7. SS 친위대 로고와 유사한 폰트 사용?

상당히 뒤늦게 나온 논란으로 엔딩 주제곡인 Enter Enter MISSION! 음반 자켓의 제목의 'SS' 부분을 슈츠슈타펠의 상징을 모티브한 듯한 강조와 알파벳 변형을 넣었다. 최종장에서 리메이크판이 발매되었을 때도 자켓의 폰트는 바뀌지 않았다.

함께 일러스트에 나온 아귀팀이 2차 대전 당시의 독일 전차인 4호 전차를 타고 있기 때문에 컨셉에 맞춘 연출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단순히 전쟁을 모티브로하여 희화화한 캐릭터나 상품 정도는 세계적으로 상당수 용인되는데 비해 SS 친위대와 같이 그 정도가 심한 경우는 용납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상 억지로 트집잡아 걸고 넘어지는 것에 가까운 본 항목의 다른 문제들과 달리, 이 디자인 미스에 대해서는 '작품의 컨셉에 따른 것이다' VS '그렇다 하더라도 용납될 수 없다'로 의견이 상당수 갈렸다.

8. 스포츠임을 내세운 전쟁에 대한 가벼운 접근

엄밀히 말해서 우익논란과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위의 중국 국방일보 논평과 관련이 있기에 서술.

8.1. 비판론

설령 제작진이 우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전쟁 자체를 가치중립화(나아가 미화), 혹은 외면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전쟁은 어떤 때라도 비판받아야 마땅한 참혹한 현실이다. 전쟁을 모티브로 한 작품에 면피를 주더라도 반전 메세지는 주어야 하는데 이를 상실했다는 지적. 오히려 스포츠를 내세워 이러한 지적에 대한 방파제로 쓴 면도 지적된다. 위에 언급한 중국 국방일보가 지적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전쟁 자체를 너무 안일하게 다뤘다는 것.

작중의 전차도는 스포츠임에도 심히 공평하지 못하다. 설정상 다른 지역에서는 어느정도 규격화가 이루어졌다지만, 작중의 오와라이와 타 학교는 일반적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는 격차를 가지고 있다. 또한 플레그전으로 작중에서 진행되어 흐려진 감이 있지만 극장판에도 나왔듯 섬멸전 룰이란 불공평한 룰로 전차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사키같은 작품도 작중 인물들이 괴물인거지 룰과 도구 자체는 공평하다. 하지만 전차도는 스포츠임을 내세움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룰과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기반요소(탱크, 감청기 등)로 인해서 크게 좌우된다. 심지어 작중 기믹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탱크 국적까지 학교가 어디냐로 좌우된다. F-1같은 레이싱에서 머신의 능력은 개체차이가 있지만 이것도 여러가지 기준을 통해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그게 실력의 차이가 되지는 않는다. 있더라도 치하와 마우스의 차이가 되지는 않는다. 작중의 전차도는 스포츠라고 보기 힘들며 걸판을 스포츠물로 감상은 가능하나 정통파 스포츠물과는 괴리가 있다. 전차도는그저 스포츠라고 하기 곤란한 요소가 많기 때문.

걸판은 전쟁물의 일종으로 보는게 보다 올바른 감상이다. 제작진도 실제 전쟁의 모사를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고, 시청자들도 그러한 모습을 반겼다. 작중의 대부분의 전투는 실제 전쟁이나 전투를 모티프로 삼았고 작중의 설정에 의한 일부를 제외하면 전차들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불공정한 피아의 전력은 전쟁에는 당연한 것이다. 전차도는 스포츠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전쟁의 모사를 위한 설정이다.

걸판은 스포츠물임에도 스포츠를 다룬 것은 아니다. 스포츠물이라지만 전개가 그렇다는 거고 다루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라 전쟁의 모사품이다. 때문에 스포츠물을 내세워 전쟁에 대한 의견 표시 요구를 거절하는건 부적합하다. 또한 하이후리 같이 전쟁에 대한 것을 피한 유사한 작품에서도 전쟁에 대한,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이 직간접적으로 다루어졌지만 걸판에는 이러한 모습을 찾기 힘들다.

걸판은 밀리터리 마니아오타쿠 문화를 근간으로 삼은 작품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소재로 전차를 선택했다. 그 결과 현실의 전쟁에 대한 비판이 실종되었다는 점, 전쟁의 무게나 과거의 참혹함이 은폐되었다는 점에서는 의도가 어떻든 간에 비판을 받을 소지를 두게 되었다. 일부 걸판이 전쟁을 가치중립적으로 보았다는 의견이 있으나, 전쟁을 가치중립적으로 평가 하더라도 그 평가의 결과[9]는 다분히 비판적이다. 전쟁 자체가 국가 정책에서조차 최후이자 최악의 수단으로 이해되며, 인류가 기피해야 할 수단 1순위이자 예방해야할 순위 1위로 꼽히고 있다.[10] 그런 전쟁과 관련된 병기를 다루는 작품이라면 끝없이 조심스럽게 다루어도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그러나 걸판은 작중에서 조심하는 정도나 전쟁에 관해 다루는 입장에서의 고민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8.2. 옹호론

걸판의 주소재가 2차세계대전의 전차전을 모티브로한 전차도라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으나 걸판의 장르가 전쟁물이고 전쟁에 대한 비판이 부족하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있을수 있다.

안정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전차도의 태생적인 불공평함은 팬들도 자주 지적하는 요소다. 하지만 이건 걸판이 가상 스포츠물[11]이라는 것을 망각한 발상이다. 기동무투전 G건담이나 베이블레이드 시리즈 처럼 선수들의 실력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종목이 스포츠인것처럼 등장하는 작품은 이전부터 많았다. 유희왕 시리즈만 봐도 카드 성능에 따라 유불리가 심하게 차이나는 TCG를 소재로 하고있음에도 듀얼을 스포츠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설정은 장르적인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방법에 가까워 보인다. 또한 앞서 나온 비판론의 영상을 보더라도 영화 퓨리는 국가간의 총력전 상태에서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서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군인들 간의 전차전을 다룬 작품이지만 걸판은 단순히 생사고락이 넘나드는 군인들의 전차전이 아니라 가상 스포츠로써의 전차전을 나타낸 작품이다. 당연히 전차전을 바라보는 태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12]

물론 현실 모티브라는 면에선 걸판은 이런 작품들과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를테면 사키 -Saki-에서 학생들이 마작을 당연하다는듯이 치는데도 "청소년 도박의 위험성을 망각했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13] 이처럼 기본전제를 위해 기본 상식을 일부 무시하는 설정은 이미 클리셰라고 봐도 될 정도다.

각 학원들의 국가 설정도 그런데, 오아라이를 제외한 작중의 고교들이 딱히 룰로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특정 국가의 컨셉을 고집하는 것은 단지 작품의 재미를 위해서라고도 볼수 있다. 실제로 1쿨짜리 애니임에도 각교의 캐릭터들이 개성을 유지할수 있었던 것은 걸판이 국가 스테레오타입을 적절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선더스 대학 부속고교가 나가사키현 대표, 프라우다 고교가 아오모리현 대표로 바뀌어 사용전차도 제각각이었다면 캐릭터 파악도 힘들었을 것이고 주타겟인 밀리터리 마니아들도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다.[14]

그리고 걸판에서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비판하는 장면을 기대하는건 상당히 무리가 있다. 애초에 전차도에선 그런 일이 안 일어나니까. 전차도 시합중에 사상자가 빈번히 나온다면 애초에 스포츠로서 성립할수가 없다. 대부분의 검도 수련자들이 딱히 흉기난동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장르 자체를 포기하거나 전차도와는 대조되는 실제 전쟁을 묘사해야 하는데... 이는 기획의도에서 지나치게 벗어난다. 또한, 가상 스포츠 장르로 잘만 가다가 몇 기 쯤에서 갑자기 전쟁 장르로 무리하게 변경할 경우 개연성 오류, 설정 파괴까지 동반할 수도 있다. 오히려 아무도 죽거나 피해를 입지 않는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에 살인이나 인명피해로 유혈이 낭자한 모습들이 아니라 단지 전차간의 전투 자체만을 즐길수 있는것이 걸판이기 때문이다.[15][16]

TVA에서는 "이건 전쟁이 아니야. 길에서 벗어나면 전차가 울잖아?", "전차도는 전쟁이 아니에요. 이기고 지는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같이 전차도에 전쟁을 하듯이 달려들면 안된다는 대사가 있었다. 전쟁을 명백히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대사다. 사실 배경설정을 따져보면 이정도 대사가 제일 자연스럽다.

작중에서도 실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언급이 잦은데, 이것들을 단지 역사속 영웅담처럼 언급하는건 비판의 여지가 있을수 있으나 일본이 추축국의 일원이었다는 현실상 깊게 파고들수록 정치성이 짙어질수밖에 없다는 비애가 있다.

또한 전쟁에 대한 가벼운 묘사를 주로 지적하는 것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주장인데, 결국 아무리 전쟁의 참혹성을 묘사한들, 근원적으로 따지고들자면 그러한 전쟁 묘사 자체나 무기, 병기 자체를 좋아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명작으로 불리는 많은 밀리터리 작품들 또한 그러한 시장을 노린 상업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본작이 인명 피해에 대한 묘사가 없고, 지향하지도 않는 이상 논리적 오류가 담긴 지적이라는 측면의 주장이 있다. 오히려 여타의 밀리터리 미디어물과 다르게 심각한 인명피해 묘사나 비극을 배제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하는 평론도 국내외에서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전차도에 대한 비판론대로라면 리그 오브 레전드, 도그 데이즈, 배틀 시티 와 같은 작품의 내용도 결국 전쟁을 미화한 것이 되며, 이는 국가 안보를 위한 군사 훈련, 군사력을 통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부정한 것이다. 애초부터 전차도는 '사상자 걱정 없는' 군사적 훈련을 스포츠로 바꾼 것이 지나지 않을 뿐더러, 군사란 건 오로지 전쟁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1] 이쪽 계열 작품은 대체로 일반인 입장에서도, 오타쿠 입장에서도, 한국 일본외 타국가 시청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역겹고 황당한 내용으로 자주 거론되며, 대체로 일본 내수용 이상의 힘을 발하지 못한다.[2] 심지어 상대팀에게 까이기도 하고, 그외의 나머지 전차들은 사실 학교가 재정문제때문에 팔고 버린 것들이다.[3] 추운 만주 전선에서 열악한 보급과 환경에 고통을 겪는 군인들에게 조국과 군 상부가 충절을 강요하며 절대 후퇴하지 말 것을 종용하며 압박하는 데에 대한 자조적이고 풍자적인 노래. 당시 군 상부에서 부르지 못하게 하였음에도 병사들은 계속해서 불렀다는 일화도 가지고있는 군가다.[4] 비슷하게 무솔리니 치하의 이탈리아군이 모티브인 안치오 고교는 군가 대신 유명한 이탈리아 민요인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테마곡으로 사용하였다. 드라마CD나 드림 탱크 매치에서는 등장인물이 안치오가 아닌 경우에도 배경음으로 이탈리아 제국의 군가인 <검은 불꽃>이 삽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목과 가사에 들어가는 '검은 불길'이 아나키즘을 상징하기 때문인지 멜로디만 따서 발랄한 느낌으로 개사, 리믹스해 사용된다. 이건 단순히 작품 컨셉에 맞출겸 당시 이탈리아 군가 특유의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 덕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외 최종장에서 등장한 BC자유학원의 테마로 나온 양파의 노래는 군가 중간에 오스트리아에 대한 비하와 비속어가 사용되기 때문인지 해당 소절은 아예 삭제되고 나머지 소절만 반복하는 것으로 개사되기도 했다.[5] 사할린 섬은 2차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가던 1945년 8월 소련의 대일선전포고가 있고 난 뒤, 소련 영토로 편입된다.[6] 어디 문제가 그뿐이랴? 추축국 출신 파일럿 비중이 압도적이고 이들이 외계 침략자를 상대로 지구를 수호하는 영웅인양 아군이 된 적 보정 돋네 이미지 세탁의 혜택(?!)을 입었으며, 일부 주변국은 점령지로 묘사하거나 혹은 아예 그 존재를 말살(!)해버린 세계관 설정이라면 예사롭게 봐넘길 사안이 아니다. 작품 관련 논란 - 비판 문단을 참조할 것.[7] 같은 전차에 탄 멤버들끼리 각자 다른 시대 다른 국가의 컨셉과 역사드립을 담당한다.[8] 심지어 치하탄 학원 내에서도 자기들이 맨날 트롤링으로 말아먹는 걸 자각은 하는지 '우리가 늘 그렇지.' 이런 발언으로 자학할 정도.[9] 가치 중립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더더욱 평가의 결과는 존중해야한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가치중립적 평가의 결과로 전쟁을 비판하고 있다. 각각의 전쟁이라면 당위성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전쟁'이라는 현상 전체에 대해서는 아무리 가치중립적으로 평가해도 옹호할 부분이 없기도 하다.[10] 이런 점은 다수의 현대 국가들 대부분에서 전쟁에 관련된 업무를 다루는 부서의 명칭이 '국방부'인 점만 보아도 확인할 수 있다. 국방부/국방 정책이란 용어 자체가 전쟁에 관해 가장 수비적인 용어이며, 국가들이 이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만큼 자국이 가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거부감을 부각하기 위해서이다.[11] 즉, '안전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군사적 훈련'을 스포츠로 계승한 것.[12] 쉽게 예를 들자면 사극 등에서 전쟁에 나가 칼싸움을 하는 배우와 펜싱이나 검도 선수를 연기하는 배우가 같은 감정으로 연기하는지 생각해보라.[13] 일본과 중국은 마작을 스포츠처럼 대우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돈걸고 치는 마작장이 많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마작을 배우는건 권장할 만한일이 아니다. 서양에서 포커가 스포츠 반열이라고해서 학생들까지 포커를 치진 않는것과 마찬가지.[14] 현실적으로 따져봐도 전차도에 쓰는 전차는 학교 비품이라서 한 학교에서 팀마다 별개의 전차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통일된 구성을 갖추는 것이 교육 훈련과 정비 보급이 편하므로 학교별로 국가 테마를 정하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15] 만약 이러한 부분을 따지고 드려면 전쟁을 소재로한 밀리터리 장르 전체를 따지고 들어야 할 것이다. 영화 같은 미디어물은 살인병기로 서로 죽여대는 내용 가지고 수익올리는 것이 목적이고, 게임인 콜 오브 듀티배틀필드는 전쟁이 참혹한척 하면서 살인무기를 들고 영웅적으로 사람을 쏴죽이고는 스코어링 계산하는 상업품이라는 것부터 따져야 할 것이다.[16] 실제로 참전 용사 어르신들 중에는 이런 게임물을 접해보고는 전쟁에는 영광과 모험만 있는 게 아니라며 고개를 젓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라도 역사를 기억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