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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6 05:49:03

건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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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종류3. 생산4. 요리5. 호불호6. 기타7. 속어

1. 개요

/ Raisin

포도말린 식품.

2. 종류

캘리포니아 건포도가 특히 유명한데, 시중 검은 건포도의 95%가 톰슨 시드리스 품종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1] 건포도의 검은 빛과 달리 톰슨 시드리스 종은 푸른 청포도인데, 건조 과정에서 점점 검은 빛을 띠게 된다고 한다.

남미에서 생산되는 건포도는 포도가 나무에 열려 있는 상태에서 수확하지 않고 자연 건조시킨다. 줄기에 달려있는 채로 건조시켜서 서로 달라붙지 말라고 오일을 뿌릴 필요가 없어 겉면에 윤기가 없다.

검은색의 건포도 말고도 오일을 첨가한 튀르키예 특유의 제법으로 만든 황갈색 건포도 '설타나'가 있고, 황금색 건포도인 '골든 레이즌'도 있다. 건포도보다는 덜 달지만 새콤하니 더 맛있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싶으면 제빵용품 전문 판매 사이트에서 찾는 게 빠른데 엉뚱한데서 고르면 200그램에 7~8천원 하는 아이템이 제빵용품 전문 사이트에서 1키로에 4천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코스트코에서 파는 캘리포니아산 건포도가 가성비가 좋다.

한국에 수입되는 청건포도(설타나 말고 완전 청색)는 대개 중앙아시아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수입된 건포도인데, 맛은 괜찮지만 가격대가 많이 비싼 편이고 중간에 건조된 애벌레가 아주 조금씩이지만 섞여있어서 먹기 좀 거시기하다.

3. 생산

생산 과정은 다소 신기한데, 1차적으로 그냥 나무에서 따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마른다. 열매가 다 익으면 나무에서 자체적으로 열매에 영양을 보내는 것을 막아서 말라버린다. 포도가 워낙 당도가 높은 열매이고, 포도 껍질이 수분을 드나들게 하지만 세균은 막는 기능이 탁월하기 때문. 실제로 열매껍질이 다치지 않았다면 그냥 마트에서 산 포도를 가정 상온에 내버려둬도 조금씩 말라서 비틀어지는데 그대로 먹어도 더 달 뿐 먹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다만 한국에서는 껍질이 얇고 당도가 낮은 캠벨 포도는 잘 안 되고, 껍질이 두껍고 당도가 높은 블랙사파이어샤인머스캣으로 해야 잘 된다.

물론 내버려두는 것만으로는 유통되는 건포도처럼 바싹 건조되지는 않고, 1차 농축을 시킨 다음 건조상자에 넣고 10일동안 햇빛에 말린 후, 음지에서 4~5일을 더 방치시켜 만든다.

이러한 제조 공정 상 건포도로 만드는 과정에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시중에 나온 건포도는 포도 함량이 모두 99% 이상이며 나머지 1% 조차 서로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발라주는 식용유다. 그래서 건포도를 먹다 보면 손에 기름이 아주 약간이나마 묻어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건포도 외에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건조과일로는 곶감, 건자두, 건살구, 건대추야자, 건무화과 등이 있다. 건망고, 건파인애플 등 다른 건조 과일류(특히 열대과일)에는 첨가물이 50% 이상 들어간다. 사실 이 첨가물의 대부분은 설탕이다.

4. 요리

간식이나 술안주로 자주 먹으며 이나 그리고 과자 등에도 들어간다. 떡에 들어가는 것은 해방 후 미국에서 건포도가 수입되면서 생긴 풍습으로 추정된다.

제빵제과에 매우 높은 빈도로 사용되는데, 이 이유는 드라이 이스트가 발명되기 전에 새로운 효모 반죽을 만들기 위한 효모를 얻을 때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천연발효종 효모를 시작할 때 사용된다. 물론 건포도 자체가 감미품인 과일이니 자주 들어가는 이유도 있다. 때문에 그 시대부터 이어졌던 레시피들은 거의 다 포도가 들어있다. 대한민국의 제빵기능사 과정에도 모카빵에 건포도가 들어갈 정도.

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서는 플롭과 카불리 팔라우를 만들때 식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전 목재로 만든 범선 항해 시절, 배에서 불을 피우기 어렵다보니 음식 조리가 힘들기 때문에 이나 건빵과 비슷한 쉽비스킷(하드택)을 미리 육지에서 만들어서 배에 보관했다. 하지만 별식으로 항해중 배에서 직접 미리 준비해둔 건포도를 이용해 빵이나 과자를 굽기도 했는데, 이때 조리를 맡은 사람은 혼자서 몰래 건포도들을 홀랑 집어 먹을까봐 반드시 휘파람을 계속 불면서 작업을 해야 했다.

이 시대 선원들에게는 입이 심심할 때 한두알씩 집어먹기에도 좋고 입안에서 침이 나오기 때문에 항해하는 선원들이 물 부족에 시달릴 때 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건포도로도 와인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건조 포도주라고 한다.

5. 호불호

상술했듯 제과제빵계에서 아주 자주 사용하는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음식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말랑말랑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에, 열을 가하면 중후한 단맛이 은은하게 감돌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그 흐물거리는 식감[2]과 독특한 향과 맛을 극혐한다. 대개 쫄깃한 식감의 다른 건과일들과는 달리 유독 물컹한 식감과 원본인 포도의 향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대추맛 같은 묘한 떫은 맛이 강하게 남는 점 때문에 건과일 가운데서도 맛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린다.[3]

호불호가 매우 강하게 갈리고 들어만 가면 존재감이 장난 아닌 식재료는 그 만큼 사용도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편인데 건포도는 초콜릿마냥 매우 대중적인 식재료처럼 사용되니 원한을 쉽게 산다. 이 영향을 받아 한국의 경우 롤케이크나 모카빵, 머핀 등 예전에는 건포도가 단골로 들어가던 제품도 최근 들어서는 건포도를 넣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건포도가 들어가는 음식 중 가장 악명높은게 쿠키로, 쿠키를 집에서 곧잘 구워먹는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초콜릿인 줄 알고 한 입 깨물었는데 건포도였더라 하는 에피소드에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모양이다(...) 해외 웹에는 "Raisin cookies that look like chocolate chip cookies are the main reason I have trust issues(초콜릿 칩 쿠키처럼 생긴 건포도 쿠키 때문에 사람을 못 믿게 되었다)"는 우스개 반 트라우마 반의 글귀가 돌아다닐 정도. 아예 악마의 함정 취급. 악마젖꼭지라고도 한다. 가필드도 싫어하는 등 건포도 쿠키는 묘하게 취급이 안 좋은 편이다. 그런데 파티같은 장소에서는 높은 확률로 건포도 쿠키가 있다. 그리고 아무도 안 먹는다.(...)[4] 반대로 백설기에는 건포도인 줄 알고 한 입 물었는데 이었더라하는 경우가 많다.[5] 초콜릿>건포도>콩

할로윈 때도 과자 얻으러 돌아다니는 아이들 사이에서 쩨쩨한 집에선 과자 대신 건포도를 준다 카더라 하는 트라우마를 종종 얘기할 때가 있다. 물론 더 쩨쩨한 집에서는 그냥 사과 하나를 던져주거나 아예 문전박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본의 만화가 아오야마 고쇼가 싫어하는 음식인데, 그 영향을 받아서 작가의 대표작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 에도가와 코난도 건포도를 싫어한다.

6. 기타

당연하겠지만 포도를 그대로 말린 것이기 때문에 개한테 주면 안 된다. 포도는 개의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고 이때문에 급성 신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영양 면에서도 기본적으로 말린 포도이므로 포도의 성분에서 수분이 극적으로 줄어든 양상을 보이며, 같은 무게로 비교하면 영양성분이 그만큼 농축되어 나타난다. 다만 건조과정에서 빛과 열, 건조에 약한 상당수의 비타민들이 손상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기본적으로 포도가 몸에 좋은 과일이고 건포도는 다른 요리에 소량 첨가되는 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으니 이로인해 영양불균형이 올 염려는 크게 없다.

일각에서는 '건포도'는 일본식 한자어라며 '마른 포도', '말린 포도' 같은 단어로 순화하기를 주장하지만, 사실 조선 초기에도 쓰인 단어다. 건포도 또한 세종실록 149권, 지리지 충청도에서 사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한자를 보면 乾萄가 아니라 乾萄라고 쓰여 있는데 과거엔 포도를 쓸 때 두 한자 표기가 혼용되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葡萄만 쓰이게 되었다.[6]

로빈슨 크루소에서는 유용한 식량으로 나오는데, 로빈슨이 포도를 발견하지만 포도를 먹은 영국인 노예들이 이질로 죽은 것을 떠올리고 이질을 예방할 겸 보존식품 겸 해서 건포도로 만들어 식량으로 삼는다.

7. 속어

미국에서는 어린 여아의 유두를 건포도로 부르기도 한다.[7] 사우스 파크에 등장하는 어린이용 후터스의 이름도 Raisin.

여성의 유두를 가리키는 은어로서 유두만 있고 유방은 없다시피한 무유인 여자에게 건포도라고 놀리기도 한다.
남성이 성욕이 왕성한 여성에게 사정을 여러 번 하거나 당했을 경우의 고환을 일컫는 표현으로, 정자를 만드는 고환이 말라 비틀어질 것 같은 느낌으로 격렬했다는 은유적인 뜻으로 건포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1] 가장 보편적인 청포도 품종 중 하나로, 겨울철에 흔히 볼 수 있는 칠레산 청포도의 99%는 이 품종이라 봐도 좋다.[2] 에벌레 씹는 식감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3] 보통 종합 견과류에 같이 들어가는 건크랜베리는 나름대로 괜찮은 식감과 신맛덕분에 크게 호불호를 타지 않지만 유독 건포도만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4] 건포도에 대한 호불호를 그대로 반영한 다른 예시로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블랙레이즌맛 쿠키가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건포도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다(...). 일단 쿠키 자체가 건포도를 모티브로 한 쿠키이기도 하고. 심지어 작중 악역인 석류맛 쿠키와 대치하면서 하는 말도 딱 봐도 건포도빵을 싫어할 녀석이니 혼내주자(...) 그런데 이게 작중에서 의외로 신빙성 있는 판별법인 것이, 범죄자(소매치기)인 칠리맛 쿠키는 건포도를 싫어하는 반면 쿠키 오디세이 스토리의 선역 포지션인 휘낭시에맛 쿠키크런치초코칩 쿠키는 좋아한다.[5] 콩 역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음식이다.[6] 포도라는 말은 박트리아어 Budaw의 음차이다.[7] 반대로 중국에서는 성인 여성의 젖꼭지를 포도알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