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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6 06:17:34

개종

1. 개요2. 사례3. 개종선교4. 개종과 사회와 개인5. 개종한 사람6. 관련 문서

1. 개요

개종(, Conversion)은 믿던 종교를 바꾸어 다른 종교를 믿는 행위를 가리킨다. 회심(revert)이라고도 하는데 자발적인 마음으로 종교를 옮겼다면 이쪽으로 많이 사용한다. 당한 쪽에서는 배교라 한다.[1]

비종교적 문화가 강하고[2] 혈통 등을 중시하는 한국인은 해당 사항이 없지만, 전세계의 여러 민족들은 종교나 종파를 기준으로 민족 정체성이 형성된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앵글로색슨계ㆍ북독일ㆍ네덜란드ㆍ북유럽 등은 개신교, 아일랜드계ㆍ폴란드ㆍ이탈리아 등은 가톨릭, 그리스는 그리스 정교회, 러시아는 러시아 정교회라는 식. 이들에게 개종은 창씨개명과 같이 민족을 바꾸는 것에 준하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개종 때문에 분쟁이 벌어진 경우도 많았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정교회개신교 같은 기독교 계열 종파에서 가톨릭으로 옮기는 것을 개종이라 하지는 않는데, 이런 경우를 지칭하는 용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3] 개신교에서는 다른 개신교 교단 이동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개종으로 보지 않는다(성공회는 조금 미묘함).[4][5] 중세시대 기독교권에서 배교에 대한 형벌은 사형이었다. 가톨릭권에서는 프로테스탄트 개종자에게 종교재판을 열어 배교에 대한 형벌로 사형을 언도하고, 화형과 같은 혹형을 집행했다. 물론 현재 유럽권에서 저런 정신나간 짓을 하지 않으며, 교황청은 개종자에 대한 박해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더 이상 가톨릭 교회에서 성사생활을 할 수 없고, 사후 장례미사에서 배제되는 등 교회법상 처벌은 여전히 뒤따른다. 물론 가톨릭에서 이미 나간 사람들은 어차피 성당에 갈 일이 없기 때문에 교회법 처벌을 받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슬람교에서는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배교(apostate)라고 부르며, 이슬람교 율법상 처해지는 형벌은 사형이다.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이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실제로 배교한 사람에게는 사형을 선고한다. 다만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진짜로 국가적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단지 '충실한 이슬람교도'를 자처하는 자들에 의해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다고 이슬람 배교자가 없는 것은 아니며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종교가 삶 자체와 완전히 일체화되어 있는 이슬람의 특성 상 이슬람 배교자의 경우는 가족과 친구 대부분을 잃을 각오를 하고 실제로 이를 거쳐 개종을 실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이들은 원래 이슬람식으로 지어져 있던 이름을 버리고 개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 한번의 대화나 이름으로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세속 국가로의 이주 등으로 인해 완전히 세속화되어서 이슬람에서 금지하는 돼지고기 같은 것도 잘만 먹고, 그 외의 각종 율법들도 대놓고 무시하고 다니면서, 기도 같은 것은 하지도 않고, 모스크에 가본 게 언제인 지도 가물가물한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의 종교를 묻는 말에 대해서는 "무슬림"이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많다. 이 쪽은 굳이 말하자면 배교자라기보단 냉담자에 가까운 케이스.

무종교인 사람이 종교를 믿게 되는 것은 개종이 아니라 귀의, 입교, 입문 등이라고 한다. 그런데 모르거나 헷갈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2. 사례

종교를 가질 법한 사람들이 이미 각자의 종교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개종은 종교인의 목적이자 막아야 할 일이 되기도 한다.

어떤 종교던지 배교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지만, 배교자에 대한 처벌이 약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이나 일본 불교계의 주류인 선종은 개인주의적인 경향을 띄어, 개개인이 더 이상 절에 안 나간다 해도 직접적인 제한은 거의 없다.

파일:배교자 처벌법.png
개종에 대한 이슬람권의 법적 대응.

외국으로 보내준다거나 법적으로 보호를 해 준다거나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생각도 없이 개종시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을 물리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죽게 하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다. 무턱대고 하는 개종 권유가 결국 사람의 목숨으로도 직결되는 상황이니 이런 행동에 얼마나 신중을 가해야 하는 일인지 알 수 있다.

유럽 지역에서 난민이 되기 위해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것. 이슬람 내부에서도 이 때문에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바뀔 지는 의문. 다만 중세 시절부터 기독교-이슬람 간 개종은 생각보다 흔한 일이었다. 교리에 차이가 크지만 같은 유일신을 믿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라는 점, 특정 선지자나 성지를 공통적으로 인정한다는 점, 그리고 파생된 지역 등 여러 면에서 유사성이 많기 때문이다. 접경 지역 주민들의 경우 도시 주인이 바뀔 때마다 개종하는 게 일상이다.

한국의 경우 종교의 자유를 성문화된 헌법 아래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 유무의 자유와 개종의 자유 또한 보장되어 있다. 종교를 갖지 않거나 개종을 한다고 해서 처벌받지는 않는다는 얘기. 물론 개종하려고 예를 들어 다니던 교회를 나가지 않으면 그동안 교회에서 인맥으로 엮인 지인들이 계속 연락하고 설득하거나 심지어 집에 찾아오는 식으로 막으려고 시도야 하겠지만 개종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한편 이는 포교(布敎)의 자유에까지 연결되어 다른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길거리 포교자들이 많아진 원인이기도 하다.[6]

한국에서 개종 문제가 언급되는 경우로는, 가장 흔한 경우로 신천지 vs 그 외 기성 기독교가 있다. 기독교는 여러 종파가 많고, 그 중 개신교 종파들이 연합하여 만든 단체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약칭 한기총). 신천지에서는 '기성 기독교인들이 신천지 교인들을 강제로 기독교로 개종시키고 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단 한국은 국교(國敎)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기독교건 신천지건 서로 개종운동을 벌이건 간에 규제를 하거나 처벌을 할 수 없는데, 신천지의 경우 워낙 종교에 생활을 바칠 수준의 무리한 몰입 강요 및 교묘하고 다단계적인 전도 방법 때문에 기성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무종교인조차 저 대립구도에서는 신천지를 까는 경우가 두드러진다.

한기총에서 특정 기독교 종파를 "이단"이라고 정했다고 해서 그게 불법 종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한기총 소속 외의 기독교 종파로는 통일교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가 있다. 이들 또한 한기총에서 이단으로 정의한 종파인데, 신천지만큼의 무리한 종교 활동 강요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관계로 한기총 vs 통일교나 안식교회와의 대립에서는 무종교인들의 경우 딱히 누구의 편을 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3. 개종선교

한국의 개신교에서는 해외선교를 목적으로 한 신자들을 전세계로 파견하고 있다. 개신교계에서 흔히 하는 자랑으로 '한국 해외 선교사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레파토리가 있을 정도. 그런데 이 수치는 어느 정도 감안하고 봐야 하는 것이, 조사기관과 통계 산출 방식에 따라 그 순위가 들쑥날쑥하다. 이를 분석한 관련 기사도 있다. 다만 순위가 어쨌든 한국 개신교의 선교사 파송이 상당한 규모라는 것은 이견이 없을 듯하다. 문제가 있다면 이들의 무리한 선교가 현지에서 상당한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에서 개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나, 개종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하나... 현지인들과의 갈등만 기사화되는 걸 보면 이런 걸 충실히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를 '개종선교'라고 부른다. 가톨릭이나 불교도 마찬가지로 해외선교에 나서지만, 적어도 이들은 각 나라 종교와 마찰을 피하고자 노력하며 공격적인 선교로 논란이 된 적은 많지 않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 간 불교 단체에서 몇몇 비구니탈레반 지역으로 봉사하러 가려다가 포기한 적이 있긴 한데 적어도 이들은 유엔평화유지군 소속 한국군 장교들이 위험성을 지적하고 승단에서도 "자살하러 가는 건 봉사가 아닙니다"라고 설득해 포기한 적이 있다. 그래도 그녀들은 민폐를 최대한 안 끼치고 가지 말라는 설득에 포기하고 사과하며 물러섰다. 하지만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문서만 봐도 그렇듯이 개종선교의 민폐가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 자세한 건 선교사 문서로. 다른 종교나 무종교뿐만 아니라 사실 교파끼리도 개종을 시킨다.

4. 개종과 사회와 개인

개종은 개종자가 단순히 개종 의사가 있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위의 이슬람이나 유대교의 사례에서 보듯 당사자의 사회 역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된다.

이런 사회적인 요소를 고려 안 해서 문제가 된 사례로 J. R. R. 톨킨이 자주 언급된다. 자신과 곧 결혼할 이디스 브랫에게 무리하게 개종을 요구한 것. 당시 영국개신교(성공회) 국가로서 가톨릭 신자에 대해 크고 작은 차별[7]이 있었다. 가톨릭 신자에 대한 공식적 차별이 철폐된 건 1829년 가톨릭 해방령때. 바로 옆에 위치한 가톨릭계 식민지인 아일랜드에서 감자 대기근으로 200만명이 굶거나 병들어 죽는 와중에도 개종을 요구하며 구호를 반대했을 정도. 톨킨은 Jerusalem Bible이라 하는 가톨릭용 성경 편찬에 참여했을 만큼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자신의 아내 또한 반드시 가톨릭 신자여야 한다고 생각했고,[8] 결혼 이전 과제로 성급하게 개종을 요구한 것이다. 본래 이디스 브랫은 개신교 신자였으나 가톨릭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가톨릭에 적대적인 당시 사회상으로 인해 자신의 개종 시기를 늦출 것을 톨킨에게 요청했지만, 톨킨은 강경했다. 결국 그녀는 종교에 대한 부적응과 생활고가 겹쳐 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개종을 하고 결혼한 이후에도 이런 종교적 갈등은 그들의 부부생활에 상당기간 문제가 되었다.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 S. 루이스도 젊은 시절 완강한 무신론자였다가 기독교(성공회) 신자가 된 케이스다.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가 지은 기독교변증서들에는 기독교를 향한 다양하고 날카로운 공격들에 대한 주옥과 같은 변증이 실려있다. 당시 절친이었던 톨킨이 루이스의 회심에 가장 많은 공로(?)가 있었으나, 루이스가 가톨릭이 아닌 성공회로 개종한 것에 대해 무척 아쉬워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어릴 적에는 종교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철저한 무신론자가 되었는데, 이런 무신론적 성향은 독실한 성공회 교인이었던 첫번째 아내 제인과 마찰을 빚게 되었으며, 그녀와의 이혼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9]

5. 개종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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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관련 문서



[1]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무것도 믿지 않게 되는 것도 배교라 한다.[2] 유교를 종교로 보지 않았을 때의 관점이다. 유교를 문화나 전통이 아닌 종교로 본다면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대대로 제사를 모시는 것이 당연시되던 집안에서, 아버지 제사에 일부러 안 오겠다고 선언한 자식을 어떻게 취급할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집안 전체가 제사 자체를 거부하는 보수 개신교라면?[3] 단 그리스도교 역사를 잘 몰라서 천주교와 개신교가 아예 다른 종교인 줄 아는 사람이나 교회 일치 운동에 반대성향을 가진 신자들은 개종이라고 하기도 한다.[4] 일례로 순복음교회에서 장로회로 옮긴 것을 개종으로 보지는 않는다는데, 교파를 옮기는 경우마저도 개종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으며 이는 영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5] 예를 들어 성공회로 개종한 장로회 교인을 Ex-Presbyterian who converted to Anglicanism으로 표현하는 식.[6] 인접국을 통틀어도 길거리 선교자들은 한국에서만 유독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중국의 경우 국가의 성격 상 종교를 금지하거나, 허락하더라도 중국 정부 아래에 두려고 하기 때문에 쉽게 길거리상에서 포교할만 한 환경이 아니다. 그 외 일본, 대만, 홍콩, 몽골의 경우 기독교 신자 비율이 모든 종파를 다 합쳐도 1~2% 정도로 극히 적은데다, 종교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줄곧 일어나는 대만의 파룬궁이나 일본의 신토를 제외하면 그 외는 전부 무종교인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종교를 갖지 않는 특성이 짙다. 북한에서는 길거리 선교를 했다가는... 단숨에 요덕 익스프레스[7] 가령 공직 임용 불가라든지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입학 불가 등. 더 예전에는 토지 소유도 금지되었다.[8] 그도 그럴 것이 가톨릭에서는 혼인성사를 치르려면 둘 다 가톨릭 신자여야 한다. 그게 아니면 유효한 결혼 생활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가톨릭에서는 한쪽이 천주교 신자이고 다른 한쪽이 비그리스도인이여도 관면혼을 맺을 수 있다.[9] 무신론과 기독교 간의 대립 외에도, 과학자 호킹과 문과생이었던 제인의 성향/성격 차이도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의 스티븐 호킹을 다룬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The Theory of Everything)>에서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했고, 또 서로를 위해 헤어진 호킹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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