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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5 16:19:07

행성 봉쇄 기구

<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행성 봉쇄 기구
惑星封鎖機構
Planetary Closure Administration / PCA
파일:ACVI 행성 봉쇄 기구 로고.png
1. 개요2. 특징3. 작중 행적4. 거점5. 소속 부대6. 소속 병기7. 평가
7.1. 봉쇄와 대응 능력7.2. 행동의 정당성
8.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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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머드 코어 Ⅵ 루비콘의 화염에 등장하는 세력. 정부 조직이나 일종의 국제기구로 추측되며, 아이비스의 불이란 대재앙이 벌어진 루비콘 3 행성을 포함한 해당 행성계 전역을 관리하고 있다.

영문판 및 보스전에선 약칭인 PCA로 호칭되며, 일본어판 기준으로는 풀네임 혹은 봉쇄 기구로 불리운다. 일본어 원문은 혹성 봉쇄 기구지만 혹성이 한국어로는 행성에 대응되는 일본식 한자어임을 고려해서 한국어판은 행성 봉쇄 기구로 번역되었다.

2. 특징

행성 봉쇄 기구라는 명칭 그대로 타 세력의 루비콘 3 진입을 철저히 봉쇄하는 목적의 군사 기구다. 루비콘 3 궤도상에 배치된 위성병기우주전함으로 대표되는 우주군부터 공격헬기초중전차 등의 지상군까지 건실한 대규모 전력을 갖추고 있다.

작중에서 유일하게 정규군에 가까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군사력은 전 세력 중 최강이며, 대규모 사병을 거느린 외성 기업들조차 봉쇄 기구와 직접 맞붙기를 꺼린다. LC, HC를 비롯해 타 세력은 운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규격의 병종들을 운용하는데 하나같이 우월한 성능을 자랑해 AC를 조잡한 짜깁기 기체라고 낮잡아볼 정도다.[1] 기술력 역시 최고 수준으로 아이비스의 불 사태로 폐허가 된 루비콘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루비콘 조사기술연구소가 남긴 유산을 상당수 흡수한 것으로 보이며 기술연구소가 만든 C병기를 비롯한 무인 병기들을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속 인물들의 입에서 '시스템'을 자주 언급하며 로그를 통해 인간으로 구성된 사령부가 아니라 인공지능 사령부의 명령을 받는 조직임을 알 수 있다. 상황별 코드를 전송하며 보고하며 죽기 직전까지도 시스템에 송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드 목록 ▼
* 코드 5: 미보고된 적기 포착 보고
  • 코드 15: 기보고된 적기 포착 보고
  • 코드 23: 위치 도착
  • 코드 31A: 경미한 피해 보고
    • 코드 31C: 막대한 피해 보고
  • 코드 44: 정보 조회 요청
  • 코드 78: 증원 요청, 위험도 불명
    • 코드 78E: 증원 요청, 위협 레벨 E

3. 작중 행적

프롤로그 미션에서 루비콘에 밀항하는 강화 인간 C4-621의 우주선을 요격 위성으로 격추한 뒤 추락 지점 근처에 AH12: HC 헬리콥터를 파견하면서 첫 등장한다. 주인공의 활약에 헬기가 격추당하면서 추적에 실패하고 그 후 챕터 1, 2의 마지막 미션에서 621가 봉쇄 기구 영역을 침범하면서 무인 병기 발테우스 / 씨 스파이더가 각 챕터의 보스로 등장한다.
파일:ACVI_Ship.png
파일:Planetary Closure Administation.png
루비콘에 불법 침입한 모든 세력에게 고한다.
지금 즉시 무장을 해제하고, 봉쇄권 바깥으로 물러나라.
이 이상의 진출은 행성 봉쇄 기구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
예외없이 제거 대상으로 삼는다.
반복한다. 예외는 없다.
이때까진 상당히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챕터 3부터 코랄 집적 정보를 파악한 기업들이 채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상황을 관망할 수 없다고 판단,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고 모든 세력에게 무장해제 후 행성을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선언한다.[2] 이후 챕터 3의 주적으로 나타나는데 기업들과 루비콘 해방 전선을 압도적인 전력 차로 밀어버리며 거점들을 확보했지만, 기업과 해방 전선 양측이 적극적으로 맞서기 시작하고 주인공이 양측의 의뢰로 PCA 측의 중요 전력을 하나씩 깎아먹기 시작한다.

전투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하자 PCA는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루비콘 기술연구소의 유산인 아이스 웜까지 기동해보지만, 오히려 일시 동맹을 맺은 아르카부스발람, RaD 그리고 주인공의 활약으로 아이스 웜은 격파당하고 동시기에 벌어진 아르카부스 주력 부대와의 결전에서 패퇴한다. 전력 대부분을 잃은 봉쇄 기구는 무인 병기만을 남긴 채 루비콘 3에서 철수해버리고, 급박하게 철수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대량의 고급 장비와 함선을 아르카부스가 노획하면서 경쟁사였던 발람을 추월하고 루비콘 3 행성의 최고 세력으로 군림하게 된다.[3] 이후로는 챕터 4의 주요 배경인 워치 포인트 알파에서 봉쇄 기구가 남긴 무인 병기 및 방어 시설만이 등장한다.

4. 거점

5. 소속 부대

6. 소속 병기

7. 평가

7.1. 봉쇄와 대응 능력

작중 개판이 난 루비콘의 상황을 보면 행성 봉쇄 기구라는 이름값을 못하는 수준으로 봉쇄의 성과가 시원찮아 보인다. 주인공 세력도 밀항 수단인 우주선 자체는 파괴되었지만 화물인 AC와 파일럿은 안전하게 상륙했고, 아르카부스와 발람을 비롯한 성간 기업들은 봉쇄 기구의 봉쇄를 공공연히 뚫고 들어와서 루비콘 3에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 주인공뿐 아니라 일부 독립용병들도 루비콘 3로 밀항해서 활동하고 있다는 설정이라 행성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는 설정이 무색해질 정도다.

하지만 스토리를 끝까지 확인하고 돌이켜보면, 상황이 워낙 최악에 최악을 거듭해서 그렇지 사실 행성 봉쇄 기구는 매우 유능하고 청렴하기까지 한 집단임을 알 수 있다. 함대와 LC, HC 같은 우수한 병기들을 제대로 활용해 혼자서 모든 세력을 패망의 위기로 몰아넣은 건 물론, 성간 기업들에 뇌물을 먹고 회유되거나 하지도 않고 오직 행성 봉쇄라는 목적에 충실했다.

주인공이 활약할 때마다 뚫려서 그렇지 이들의 봉쇄 시스템은 굉장히 철저했는데, 일차적으로 코랄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여 기업들의 탐욕스러운 시선이 루비콘으로 향하지 않도록 했다. 만약 뭔가 눈치채고 접근한다 해도 위성포를 통해 모조리 요격하여 보통 수단으론 행성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막아야 할 곳이 행성 전체인 탓에 결국 구멍이 뚫려 루비콘에서 기업들이 활개치는 상황이 초래됐으나, 최중요 목적인 코랄이 유출되는 사태만은 확실히 막아내는 중이었다.

이들의 봉쇄가 얼마나 지독한지 실제 봉쇄를 뚫고 들어온 이들조차 절대 봉쇄를 가벼운 일로 여기지 않는다. 주인공이 탄 AC 하나가 들어가는 것조차 뛰어난 강화 인간 셋이 희생되어야 가능했던 만큼 봉쇄를 뚫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고생해서 이 봉쇄를 뚫고 들어간다고 해도, 침입자를 추적하기 위해 바로 중무장 헬리콥터를 수색에 파견하는 등 대응 속도도 빠르다. 수많은 병력과 뉴비들이 일거에 쓸려나가는 프롤로그 미션에서 볼 수 있듯, 일반적으로는 저 헬리콥터 하나면 밀항자들이 죽기 충분할 것이다.

일부 중요 시설은 위성 병기로 철저히 감시하여 접근하는 존재를 요격하는 등 봉쇄만을 믿고 가만히 손 놓고 있는 조직도 아니다. 기술연구소가 위치한 워치 포인트 알파는 재밍 처리로 위치를 은폐, 설령 탐지된다 해도 아이스 웜을 비롯한 온갖 방어 병기들을 배치해놔서 사실상 뚫는 게 불가능에 가까웠다. 기업과 용병들의 위험이 일정 이상 높아지자 바로 함대를 파견해서 제압하는 등 개입 속도나 그 위력도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작중 묘사를 보면 알 수 있듯 개입 직후 PCA는 성간 기업들과 루비콘 해방 전선을 일방적으로 털어버리고 있었다.

행성 봉쇄 기구의 대응 실패는 따져보면 극소수의 강자에 의한 것이었다. 주인공처럼 비정상적인 실력을 지녔으리라 추정되는 전대 레이븐이 이끄는 독립 용병 집단이 기습적으로 위성 방어에 구멍을 내고 고의로 정보를 유출시켜 외성기업들을 불러오더니 C4-621이란 규격 외의 존재까지 나타나서 기어코 행성 봉쇄 기구를 무력화시켜 버린 것이다.

즉 작중에서 행성 봉쇄 기구가 굉장히 쉽게 무력화됐지만 실제론 이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이레귤러급 용병인 전대 레이븐과 브런치를 비롯한 독립용병들이 문을 열고, 이 문으로 들어온 이레귤러 C4-621이 행성 봉쇄 기구의 집행 병기들을 물리적으로 폐기시키고 흑막이 아르카부스와 발람을 비롯한 성간 기업을 어시스트함으로써 겨우 성공한 것이다. 현지 저항군 세력인 루비콘 해방 전선도 봉쇄 기구에 저항하는 상황은 덤. 사실상 작중 주인공을 포함한 모든 세력과 동시에 싸우다 패배한 셈이므로 최종적으로 봉쇄에 실패한 것이 이들이 무능했기 때문이라 말하긴 어렵다.

게임 중간에 인포그래픽으로 짧게 묘사되지만, 봉쇄 기구가 단독으로 루비콘에서 가장 강대한 세력이긴 하나 아르카부스와 발람, 루비콘 해방 전선의 전력이 전부 연합하면 그래프상으로 봉쇄 기구의 전력을 넘기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런데도 621이 미션을 한 번이라도 실패했다면 봉쇄에 성공했을 확률이 높다는 게 놀라운 점. 대부분의 유저는 미션을 전부 원트로 클리어하진 못한단 걸 생각하면 주인공 보정만 없었어도 봉쇄 기구가 작중의 혼란을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7.2. 행동의 정당성

작중 행성 봉쇄 기구의 모습을 보면 무자비한 압제자로만 비칠 수 있으나, 이들이 대량의 자원을 쏟으며 행성을 봉쇄하는 목적은 극도로 위험한 물질인 코랄을 탐욕스러운 기업이 아닌 AI에 의해 관리되는 공정한 국제기구가 철저히 관리하여 통제한다는 것에 있다. 전작의 기업들이 코지마 입자를 남용하다 인류를 파멸로 이끈 것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밖에 없는 목적이다.[6]

이것만 보면 작중 어느 집단보다도 높은 정당성을 지니고 있고, 아머드 코어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보기 어려운 선역계 정부 세력이라 여겨도 무방할 정도. 봉쇄 기구가 악역으로 느껴지는 건 계속해서 주인공을 죽이려 하는 이유가 크지만, 애초에 주인공 자체가 들어온 의뢰를 처리할 뿐인 용병이라 선한 존재가 아니므로 일종의 감정적 트릭에 가깝다.

그런데 작중 묘사되는 내용을 보면 이들의 목적도 마냥 선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아이비스의 불로 발생한 난민들을 국제기구로서 구제하고 치안유지 및 구호활동을 펼치기는커녕 행성을 봉쇄해서 틀어막은 채 방치하고 있었기에 루비코니언들은 성간 무역이 완전히 끊겨 고사해가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루비콘 3 행성은 일반적인 농업을 할 환경이 갖춰진 행성도 아니어서 난민들은 코랄을 먹여 키우는 밀웜으로 연명하는 실정이었다.[7]

본래라면 무역으로 식량을 수입하거나 할 수 있었겠지만, 봉쇄 기구가 대책 없이 틀어막는 것으로만 일관한 탓에 루비코니언들의 환경은 악화일로만을 걷게 되었다. 사실 루비콘 3 행성이 아이비스의 불 사태로 황폐화되기는 했어도 BAWS 사나 엘카노 사를 비롯해 나름 준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가진 토착 기업들도 존재하며, 행성에 자원이 코랄뿐인 것도 아닐 것이기에 행성 봉쇄 기구가 없었다면 원자재나 공산품들을 타 행성에 수출하는 성간 무역업으로 활로를 찾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봉쇄라는 명목으로 루비콘 3 행성을 틀어막고 구 루비콘 기술연구소의 유산을 독점하며 코랄과 C병기의 제어를 연구하던 모습을 보면 이들의 대의명분 역시 말뿐일 뿐 속내는 기업이나 다름 없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이들이 루비콘에 개입을 선언한 이후 건드린 장소들은 전부 구 루비콘 기술연구소의 거점들뿐이었으며, 루비코니언 난민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다만 변명의 여지는 있는데, 루비코니언들이 고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비스의 불 이후로 퍼낼 수 있는 코랄이 극히 줄어들고, 그마저 외성 기업들에게 빼앗겨서 그런 것이다. 기업들이 들어와 코랄을 약탈하기 전까지만 해도 루비코니언들의 삶이 고사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다. 결코 풍족한 생활이라곤 할 수 없지만 코랄을 통해 먹고살 정도의 식량은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행성 봉쇄 기구는 루비코니언들을 코랄과 함께 루비콘에 가둬두었을지언정 코랄을 수탈하진 않았으며, 어떤 의미론 외성 기업의 침략을 막아주는 방패막 역할도 하고 있었다. 루비코니언들이 굶어죽을 지경까지 몰린 건 기업들이 온갖 수단으로 이 방패막을 뚫기 시작하면서 코랄을 빼앗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행성 봉쇄 기구가 유엔 평화유지군 마냥 구호품을 뿌리면 좋겠지만 아무리 PCA라도 루비콘 전역에 지속적으로 물자를 뿌리는 건 무리일 것이다. 애초에 PCA 자체도 루비콘에 있는 이상 물자를 자체수급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고 먼 곳에서 받는 보급으로 조직을 유지하고 있을 확률이 농후하다. 미션에서 연료기지 하나 털렸다고 자랑하는 함대를 제대로 굴리지도 못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형편도 마냥 좋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행성 봉쇄 기구가 루비코니언들의 삶을 책임져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자력으로 상황을 타파해볼 시도조차 허락하지 않는 건, 비록 어쩔 수 없이 그러는 측면이 있더라도[8] 명백히 비판받을 행동이 맞다. 다수(전 인류)를 위해 소수(루비코니언)의 희생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봉쇄 기구가 절대 완전무결한 집단인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원흉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작중에서 묘사되듯 루비콘에서 행성을 봉쇄한 PCA보다 더 큰 재앙을 불러온 건 봉쇄를 뚫고 들어와 겨우 다시 솟아나고 있는 코랄조차 죄다 쓸어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아르카부스와 발람 같은 기업들이다. 이 정도로 강력하게 봉쇄 중인데도 이런데 봉쇄를 지금보다 느슨하게 했다간 순식간에 코랄을 우주 곳곳으로 퍼뜨리고도 남을 게 본작의 기업들이다. 별개로 루비코니언 입장에서도 기업들이 PCA의 눈치조차 보지 않고 날뛰게 될 경우 코랄을 지금 이상으로 강탈당해 앞날이 더더욱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9]

잔여 코랄과 기술연구소가 남긴 코랄 관련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접근을 막은 주제에 본인들은 몰래 연구하고 있었다는 내로남불적인 면모도 사실 코랄을 관리하는 입장으로 보면 합당한 명분은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지의 물질인 코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안전한 통제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외적인 명분으로 포장한 입발린 말이 아니란 건 행성 봉쇄 기구가 루비콘을 장악한지 50년이 지났음에도 봉쇄 기구 소속 병기는 코랄 관련 기술을 탑재하지 않은 모습으로 확실히 알 수 있다.

작중 봉쇄 기구가 C병기를 사용한 건 초특급 위험 인물인 레이븐을 잡아야 할 때, 거점이 점령당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을 때, 주인공이 기어코 기술연구소로 향하는 최종방어선까지 붕괴시켰을 때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코랄 기술을 썼다면 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최대한 자신들의 힘만으로 사태를 막아보려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코랄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10] 아르카부스가 집적 코랄에 도달하자마자 행성에 거대한 추출기를 꽂고 코랄을 뽑아쓰려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행성 봉쇄 기구가 기술연구소의 위치를 은폐하고 내부에 온갖 병기를 설치해서 접근을 차단했기에 흑막의 계획이 오랜 시간 철저히 차단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압제자의 면모를 지녔을지언정 인류 최후의 방벽 포지션에 가깝다. 그러므로 행성 봉쇄 기구가 선이냐 악이냐를 묻는다면 전체적인 관점에선 선에 가까운 편이긴 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들 입장에선 위험물질의 폭주로 대재앙이 일어난 행성을 열심히 봉쇄해 관리 중이었는데 왠 미친 것들이 대기업들에게 정보를 팔아 루비콘으로 끌어들여 봉쇄망에 구멍을 뚫고, 설상가상으로 온갖 곳에서 꼬여든 독립 용병들이 사보타주를 시도하는 동시에 기업의 사병들이 멋대로 기지를 세우고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접전을 벌이는 돌아버릴 상황이다. 제2의 아이비스의 불이 발생하는 게 무섭지도 않은지 마구잡이로 코랄을 채굴하려 하는 온갖 세력들을 필사적으로 통제하려던 게 작중 봉쇄 기구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11]

50여 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현상 유지 이외의 다른 해법을 도출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무능하다 비판할 순 있으나, 그렇다고 작중 어느 세력도 행성 봉쇄 기구보다 나은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각 루트의 엔딩에서 알 수 있듯 작중 시점에서 코랄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는 건 루비코니언들을 아예 절멸시키거나, 전 인류를 주사위판에 던져놓는다는 걸 의미한다. 양쪽 모두 극단적이고 도저히 정상적인 정부로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다.

봉쇄 기구가 50년 동안 적극적으로 저런 해결책을 진행했다면 좀 더 온건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가령 레이븐의 불 루트의 코랄 소각 같은 경우 난민들을 성계 밖으로 퇴거시켜 인명피해 없이 진행한다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아이비스의 불 사태가 루비콘 3 행성 하나만이 아니라 주변 성계까지 불태운 우주적 아포칼립스를 초래했었단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체 한 행성의 모든 난민들[12]을 어디로 이주시킬 것이며, 그들에게 루비콘보다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으리란 보장을 할 수 있을까? 다 무시하고 강제이주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봉쇄보다도 못한 악독한 수단이다.

루비콘의 해방자 및 주사위는 던져졌다 루트에서 제시된 코랄과의 공존이라는 방법은 매우 인도적으로 보이고 봉쇄 기구가 오랜 계몽정책을 진행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처럼도 보인다. 정말로 성공한다면 이상적인 결과가 찾아올 것은 자명하나, 반대로 실패한다면 인류 멸망이라는 아무도 책임지지 못할 끔찍한 결말을 초래하는 도박에 불과하다고도 평할 수 있다.

물론 봉쇄만 하고 있다고 코랄의 증식이 저절로 멈추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봉쇄하며 현상 유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행성 봉쇄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올 결과를 미룰 뿐인 미봉책이었음은 사실이다. 이 점에선 융통성이 없는 경직된 정부기구의 단점과 하나의 목적에 매몰되어 안일해진 조직의 말로를 그대로 보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랄이 억겁의 역사에서 오직 루비콘 내에서만 존재했음을 생각하면 우주로 나오는 것만 막으면 오랫동안 결과를 미룰 수 있음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한 시간 동안 인류는 코랄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코랄의 위험한 특성을 제거하거나 안전히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것이라면, 봉쇄 기구는 손을 놓고 있던 게 아니라 최대한 희생이 적은 답을 찾고 있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13]

50년 동안 해답을 찾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무리일 것이라 비관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루비코니언들을 학살 혹은 강제이주시키거나 전 인류를 칩 삼아 도박을 하는 게 더 낫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정리하자면 작중 3가지 결말은 모두 중요한 변혁을 일으키지만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방법이기에 새로운 선택이라 말할 순 있어도 정답이라 말할 순 없다. 그러므로 봉쇄 기구가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현상유지라는 차악을 택한 건 루비코니언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비판할 수 있을지언정 틀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문답무용 죄다 불태워버리는 레이븐의 불 엔딩은 말할 것도 없지만 코랄 릴리즈의 경우에도 결국은 '자유의지를 가진 극소수 인물에 의해 다수의 운명이 선택의 여지 없이 주사위 위에 내팽개쳐진 상황\'이라는, 극단주의의 끝을 달리는 결말이라는 점은 똑같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룰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미뤄보며 뭔가 다른 답을 찾아보자는 행성 봉쇄 기구와 가능성은 가능성으로만 남겨두고 천천히 나아가보자는 루비콘의 해방자 루트의 에어 정도가 중도 온건파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다만 봉쇄 기구가 50년간 해답을 도출하지 못한 탓에 코랄 사태가 다시 터져 본작의 사단이 발생한 것이므로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이들의 방법은 실패한 셈이다. 코랄 사태의 근본적 원흉이 이들이 아니라 루비콘 조사기술연구소임을 감안하면, 대참사를 수습한 봉쇄 기구로서는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졸지에 떠맡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만 먹은 포지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8. 기타



[1] 메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헤비 워십도 레이저 주포로 한 구획을 포격해 쓸어버릴 정도로 화력이 강하게 묘사되었다. 또한 봉쇄 기구의 병기를 격파할 시 "대체 어떻게 우리의 움직임을 따라잡는 거지?"나 "짜깁기 기체 따위에게 어째서!?"라고 패배를 믿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전투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 확인이 힘들지만 PCA의 기체 크기는 기동형인 LC마저 머리 하나는 더 있는 크기로 거대하다.[2] 아르카부스 사의 거점을 전함을 출격시켜 레이저 포격으로 날려버리는 기선제압을 벌이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거점에 도착해있던 621이 해당 강습함을 격침시키고 출격한 기체들까지 모조리 박살내 버린다. 헌데 그 직후 대규모 강습함 함대가 상기 성명을 발표하며 유유히 해당 구역으로 진입해 오고, 이를 본 월터는 기업이나 용병이나 너무 설쳤다는 식으로 반응한다.[3] 해방 전선이 카타프락토이, HC/LC 파괴를 의뢰하는 이유가 해당 기체의 위협이 아닌 기업에게 뺏길 우려 때문이었다. 컷신에서 루비콘 해방 전선과 발람을 합쳐도 아르카부스 그룹에 한참 밀리는 그래프로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4] 작중에서는 이미 봉쇄 기구가 철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액세스 포인트에서 격벽을 개방할 수 있었다.[5] 엑드로모이는 고대 그리스 경보병, 카타프락토이는 중장기병, 발테우스는 허리띠.[6] 코랄 오염은 코지마 입자와 달리 그 자체로 땅과 대기를 죽여버리진 않지만, 지나치게 노출되면 정신과 육체에 악영향을 일으키며 인화성을 띤 고에너지 물질이란 특성상 한 번 터질 경우 파멸적인 사태를 일으킨다. 고작 행성 하나에서 터진 코랄이 해당 성계를 전부 불태워버릴 정도였으니 본격적으로 우주 전체로 퍼지기 시작하면 그 파급력은 가늠할 수도 없을 것이다.[7] 루비콘 3 행성의 본래 환경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 시점에서 묘사되는 모습은 녹지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북부 한랭지 지역과 최남단 사막 지역, 그 외에 황무지뿐인 척박한 행성이다. 본래는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었지만 아이비스의 불 사태로 행성째로 소각당한 이후 막장스러운 환경으로 변화하였거나, 원래도 사람이 살기 적합하지 않았던 환경이 더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8] 성간 무역을 허락했다간 언젠가 코랄이 행성 밖으로 유출될 것이다.[9] 작중 해방 전선이 기술연구소와 기업을 규탄하면서 정작 가장 거대한 압제자로 여겨질 행성 봉쇄 기구는 크게 비판하지 않기도 한다. 아카이브를 보면 '코랄이 고갈된 건 기술연구소 놈들 때문이다!'와 '밀웜을 키울 코랄조차도 기업에게 빼앗긴다'는 기록이 둘 다 있는 반면 행성 봉쇄 기구를 루비코니언들이 직접 규탄하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규탄하는 기록이 없다 뿐이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해방 전선이 봉쇄 기구의 가혹한 조치를 좋아할 리가 없단 건 알 수 있다. 본편의 사건은 외성 기업들이 루비콘에 쳐들어온 이후 벌어진 일들이지만, 해방 전선은 외성 기업들이 루비콘에 흘러오기 훨씬 전부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해방 전선이 본래 저항 활동을 하던 상대는 자연스럽게 PCA가 될 수밖에 없다. 즉, 봉쇄 기구를 규탄하는 기록이 없는 건 좋아해서가 아니라 굳이 따로 말할 것도 없이 당장 얼마 전까지 싸우던 주적이 PCA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본편에선 코랄을 갈취하는 외성 기업들 탓에 루비코니언들의 생명이 위험해지자 급한 불을 끄려 싸웠던 것이지만, 해방 전선의 주 목적은 엄연히 PCA를 몰아내 행성 봉쇄를 타파하는 것이다. 봉쇄 기구 역시 루비콘 해방 전선을 제재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3회차에서 기술연구소의 기체들이 스트라이더를 격침시키고, 행성 봉쇄 기구의 무장 병력이 해방 전선과 엮여있는 BAWS의 공창에 강제적인 감사에 들어간 것을 보면 봉쇄 기구는 코랄을 신성시하는 해방 전선 역시 잠재적 위험 세력으로 판단한 듯하다.(다만 BAWS가 해방 전선만이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물건을 팔았기 때문에 기업의 전력 보충을 자르기 위해 BAWS 공창을 공격했다고 볼 수도 있다.)[10] 이마저도 본인들이 만든 게 아니라 수십 년 전 기술연구소가 만들었던 걸 꺼내 썼을 뿐이다.[11] 정크 코요테스의 경우 PCA에게 바로 항복했는데, 이들의 무장을 해제시키고 해산시키거나 루비콘에서 추방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산하로 편입하여 동맹 세력으로 써먹는 것을 보면 행성 봉쇄 기구의 작계도 나름 상식선에서 진행된 것이다.[12] 최소치이며, 루비콘 3 행성 외에도 사람이 다시 살기 시작한 행성들이 주변 성계에 있다면 이들까지 책임져야 한다.[13] 다만 작중에서 행성 봉쇄 기구가 코랄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었다고 볼만한 부분은 사실 별로 없다. 정보 아카이브를 보면 행성 봉쇄 기구는 루비콘 조사기술연구소의 문을 막은 이후에 해당 위치에서 시설을 버린 채로 철수했고 이들이 코랄을 연구했다는 언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내에서도 행성 봉쇄 기구 인원들이 코랄에 관해서 연구했다는 언급은 안 나온다. 대량의 코랄 병기를 전부 처분하지 않고 기술연구도시에 그대로 남겨둔 것도 의아한 점. 물론 코랄 병기를 남겨둔 건 타 세력의 접근을 막기 위한 최후의 안배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실제로 PCA가 철수하고도 기업 세력이 바스큘러 플랜트를 바로 점령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14] 무전도 닿지 않는 상황에서 워치 포인트에 문제가 생기자 작중 단 2대밖에 등장하지 않는 발테우스를 기동부대로 급파했고, 해협 돌파가 가능한 지점엔 위성 레이저를 좍 깔아놓고 IA-13: 씨 스파이더까지 배치해 방어선을 지켰고 이게 뚫리자 곧바로 주력함대를 내보내서 전면전을 선포, 연료 기지 때엔 신속하게 엑드로모이를 2대나 동시투입, 공항 습격 땐 통신 방해를 감지하고 함대 일부가 파괴되자 즉시 다른 함대를 지원보내면서 HC 2대도 축차투입, 이것마저 격파당하자 결전병기 아이스웜을 꺼냈으며 철수할 때에도 백업 플랜으로 네펜테스, 인포서도 남겨놓아 기업들의 발을 묶었고 실제로 기업 세력도 네펜테스와 인포서에서 막혀서 레이븐을 이용하고 나서야 워치 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었다.[15] 보통 퇴각 시 이러한 중요 물품들은 최대한 파기하고 도주하는데, 작중 행성 봉쇄 기구는 얼마나 급하게 떠났는지 세력의 판도가 흔들릴 정도의 막대한 물자를 그대로 놓고 가버렸다. 심지어 코랄 추출 플랜트까지 남겨둬서 아르카부스가 이를 증축시켜 코랄을 외우주로 유출시키기 직전까지 갔다. 이런 면모들을 보면 AI에게 통제받는 한계 때문인지 초동 대처까진 훌륭한데 이례귤러 같은 요소에 의해 그 대처가 무너질 경우의 임기응변 능력은 형편 없는 걸로 보인다. 물론 코랄 추출 플랜트의 경우 도저히 빠르게 해체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고 그렇다고 폭파시킬 수도 없기 때문에 이걸 남겨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반세기 가량 시간이 있었으니 미리 해체하지 않은 점은 의아한 점이지만, 이유가 있다고 가정하면 아이비스의 불이 일어난 시점에서 한낱 고철이 되어버린 초거대 시설을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들여 해체할 이유가 없어서 놔뒀다가 잔존 코랄이 그쪽으로 모여드는 상정 외의 사태가 일어나 사고 위험이 생겨 해체할 수 없었다거나, 애초에 행성 전체의 코랄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러 플랜트를 보존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코랄은 더 많은 코랄이 있는 쪽으로 모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플랜트를 해체하지 않는다면 이를 보유한 봉쇄 기구가 최대한 많은 코랄을 통제 하에 넣을 수 있기 때문. 별개로 중요 시설에서 계속 작동하는 봉쇄 기구제 병기와 기술연구소제 코랄 병기는 시설 방어를 위해 일부러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말 이런저런 사정이 있는 게 맞다고 가정해도 결국 위험의 불씨를 남겨뒀단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본편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의 해결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선 벗어날 수 없긴 하다.[16] 다만 정치가 언급 부분은 '발람은 철수했다. 이후의 일들은 정치가들이 할 일이지'라며 여기서부턴 자기들관 관계 없다고 선 긋는 부분이라 해당 '정치가'라는 게 정부나 PCA의 정치인인지, 아니면 기업의 높으신 분들을 일컬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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