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気違い / 気狂い / キチガイ광인, 미치광이, 정신병자를 의미하는 일본어 욕이다.
2. 어원 및 의미
에도 시대 문헌에 처음 나타난 단어로 원래는 문자 그대로 "미친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1600년대 후반에는 氣違い, 氣が違い라는 표기로 판결문 등 공문서에도 등장했으며, 이 표기를 따를 경우 "기운이 다르다"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렇듯 공적인 자리에서도 쓰이던 단어였으나, 현재에는 비하적 의미만 남아 욕설로 쓰이고 있다.한국어로는 미친놈, 또라이, 정신병자, 미친 새끼로 번역할 수 있다. 보통은 라임이 잘 맞는 미치광이로 번역하는 편. 영어에서 지적 장애인을 비하하는 욕설인 retard와도 일맥상통한다. 키치가이와 포지션도 아주 유사한데, 'retarded'라는 단어는 '지체된' 혹은 '뒤떨어지는' 등의 뜻이고 처음에는 단순히 지적 장애인을 표현하는 말이었으나, 의미변화로 현재는 "너 병신이냐?" 정도의 느낌으로 쓰인다..
3. 역사
1970년대까지는 텔레비전 방송이나 서적, 만화나 일상대화에서도 이 단어가 자주 사용되었다. 장뤽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도 일본에서는 気狂いピエロ라고 개봉했고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옛날 영화라서 적당히 넘어간 듯.1974년 이후, 정신장애인의 가족으로 구성된 정신장애인 가족회의 일부가, 회복 중이던 한 정신장애인이 라디오에서 이 단어를 듣고 충격을 받아 완치가 늦어지는 등의 의학적 근거를 들어 각 방송국에 항의했다. 이 운동의 영향으로 1980년대를 경계로 방송국에서는 키치가이라는 말이 금지 용어가 되었다.
일본에서 방송 금지 용어로 합의가 된 사례로는 추장이나 부라쿠민 혹은 '민'을 뺀 부락이 있다.[1]
원래 이 단어는 모욕적인 표현이 아니었지만 방송 금지 용어로 지정된 후 모욕적인 의미가 붙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이 단어를 쓴 사람이 그걸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그걸 들은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상처를 받았던 것이다.
이 단어가 사용된 과거의 작품은 이 단어를 쓰는 부분을 묵음 처리하거나, 아예 장면을 삭제하기도[2]한다. 다만 일부 방송국은 과거 작품을 재방송할 때 키치가이 표현을 그대로 내보내기도 한다. 1970년대에 일상적으로 쓰였던 말이라 이걸 금지했더니 아예 그때의 작품을 틀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과거의 명작을 묻어버릴 수도 없으니 양해 문구 넣고 그대로 방송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작에선 여전히 금지다.
2020년 경부터 일본의 출판계나 방송계에선 아예 미칠 광(狂)자가 들어가는 표현을 검열하고 있다고 한다. '미친 것 같다.' 라거나 '야구광' 이런 표현도 금지라고. 대신 '뭐에 홀린 거 같다.' 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다만 이것도 출판사나 방송국에 따라 대응 방침이 다르다.
4. 문제점
방송금지용어이자 차별적 용어이지만 일본 법률상 해당 표현의 사용이 금지되지 않았다. 그래서 공개석상이나 방송상이 아닐 경우 현재도 빈번하게 사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욕설로 사용되어서 문제가 된다.정신장애인은 다른 소수자들에 비해서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어 인권감수성이 민감하다. 예를 들면 가끔 뉴스에 흉악범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그 범인을 두고 미친놈이나 정신병자라고 욕하지만 정신질환자나 그 사람의 가족들에게는 그런 모욕들이 상처가 된다.
5. 여담
- 오늘날에는 방송이나 서적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키치가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경우들이 줄었다. 또한 방송에서 옛날의 작품을 인용할 때 역시 이 단어가 들어간 부분은 편집하는 경우가 있다.
5세대 이후의 포켓몬스터 시리즈 등 일부 게임들은 이 단어 자체를 히라가나나 카타카나로 입력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위의 사진은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 일본어판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펌웨어 내 입력기를 이용하지만 게임 자체에서 입력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서 아예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일본어 IME로 きちがい를 입력하고 변환을 시도할 때, 基地外(기지외)가 먼저 뜨며, 気違い로 변환하지 못한다. 그래서 팬픽을 쓰는 작가들이 キチガイ를 한자표기 하려다가 基地外로 해도 오타인 것을 알지 못하기도 한다.
- 유사한 표현은 物狂い(모노구루이)가 있다. 하지만 방송금지어까지는 아니다.
- 간혹 헬로 키티와 섞어서 'Kitty Guy'라고 쓰기도 한다. 왜냐면 일본어 음운론에 따르면 '치'는 원래 '티'였던 게 구개음화(palatalization)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ティ)는 아키마(あきま)라고 하여 빈 공간으로 남겨두었다.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과 달리 훈령식 로마자 표기법에서 '치'를 'ti'로 쓰는 것은 이런 음운론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다.
- 전파계의 전파는 방송금지어로 합의된 본 단어의 대체용법 성격도 강하게 겸비하고 있다.
- 차지맨 켄!의
시작과 끝, 모든 것인한 에피소드에서는 이 단어가 여과없이 나와서, 오늘날의 시청자들에게는 큰 충격을 준다. 잘도 이런 미친 레코드를!(よくもあんな気違いレコードを!)인데, 이 때문에 니코니코 동화 등에서 개그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당당하게 금지어가 사용된 이유는, 해당 만화가 방영된 1974년도 당시에는 이 단어가 금지어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재로서 발굴된 후 키치가이는 차지맨 켄!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다시피했다. 국내 차지맨 켄 번역에서는 주로 어감을 맞추기 위해서 미치광이[3]라고 번역된다. 2011년에 차지맨 켄!이 재방영되었을 때 해당 에피소드인 '殺人レコード 恐怖のメロディー(살인 레코드 공포의 멜로디)'는 아예 건너뛰었다. '恐怖! 精神病院(공포! 정신병원)' 편 역시 방영취소되었다. 내용 자체가 정신질환자를 희화하거나 정신병원을 무슨 악의 소굴처럼 묘사하는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 예전 Kanon의 동인 게임인 카노소처럼 모 에로게[4]의 세계관 및 캐릭터들을 심각하게 비튼 팬 동인 게임의 제목도 키치가이이다.
- 정직한 자의 대회전 플레이가 공개되자, 하쿠레이 신주가 남겼다는 "그 사람은 정신이 나간 사람."이란 말 역시, 원문(あれはもうキ○ガイ)은 이 단어를 사용하였다.
- All You Need Is Kill의 등장인물인 리타 브라타스키를 JP 병사들은 기지외(基地外) 리타 전파스키라고 부른다.
전 NBA 포인트 가드인 제이슨 윌리엄스의 오른팔에도 선명히 새겨졌다.- 끝나지 않는 노래의 가사 중 등장하는데 비하적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지만 자체검열되었다.
- 특촬판 키카이다 01에는 미치광이 비둘기(キチガイバト)라는 로봇이 등장했다. 본 로봇을 디자인한 요네타니 카코우(米谷 佳晃)의 저서에서는 "크레이지 피죤"이라는 이름으로 언급한다.
- 가면라이더 X에서도 악의 조직 G.O.D가 세운 작전 중 키치가이 작전이 있다.
- 일본의 남중생들과 남고생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미친놈처럼 흔하게 쓰인다고 한다.
- 2022 월드컵 4강 아르헨티나 대 크로아티아 전 중계 중 아르헨티나 통역가가 사용하여 가볍게 화제가 되었다.
6. 관련 문서
[1] 이 경우 촌락으로 순화 가능하다.[2] 루팡 3세 루팡 VS 복제인간이 대표적.[3] 동남방언에서 미칭개이나 미친개이라고 하는데, 표준어의 '미치광이'가 주는 느낌과 다르고 뉘앙스 면에서 키치가이와 거의 같은 편이다.[4] ToHeart였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