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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4 21:14:02

재이온화

'''항성은하천문학·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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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온화 시기 때 우주 모습을 재현한 시뮬레이션.[1]

1. 개요2. 진행 과정
2.1. 최초의 항성들2.2. 최초의 은하들
3. 기여도
3.1. 종족 III3.2. 종족 II3.3. 퀘이사3.4. 초신성 폭발
4. 재이온화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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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Cosmic Reionization

재이온화란 탄생 초기 우주에 퍼져있던 수소 원자가 별빛에 이온화된 현상이다. 우주가 막 탄생한 이후 전자와 양성자가 처음으로 결합하여 형성된 수소 원자가 이 현상으로 분리되어 다시 플라즈마가 되었기 때문에 이를 이온화, 혹은 재전리라고 부른다.

재이온화는 우주가 탄생한 지 4억~9억 년 후까지 진행되었다. 적색편이로는 대략 [math(z \sim 5 \text{ - }13)]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의해야할 점은 이 문서에 기술된 시간에 대한 정보는 모두 ΛCDM 모형을 기반으로 한 것인데, 아직 정확한 우주모형, 특히 암흑에너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바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초기 우주의 시간 정보는 바뀔 수도 있다. 일단은 지금까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우주모형을 기반으로 기술한다.

2. 진행 과정

수소 원자의 재결합이 완료된 직후의 우주는 수소 원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시기 우주는 이렇다 할 에너지원이 존재하지 않아 단열 팽창을 하며 급속도로 식어갔다. 우주배경복사와 수소 원자의 스핀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21 cm선을 제외하면 우주는 말 그대로 완전히 깜깜한 상태였다. 우주의 암흑 시대라고도 부르는 이 시기 동안 우주 곳곳에 균일하게 퍼져 있던 가스와 암흑물질은 서서히 중력에 의해 결집되고 있었다.

2.1. 최초의 항성들

우주가 탄생한 지 약 4억 년 후인 기원전 133억 8천만 년 경에 마침내 최초의 항성이 태어났다. 이때 태어난 태초의 항성은 종족 III로써 질량이 매우 커 수명이 매우 짧았으며 그들이 내는 빛에 의해 주변 가스들은 이온화되고 밀려나기 시작했다. 얼마 가지 않아 이들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면서 주변의 가스 구름들에 충격을 주어 계속해서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였다.

태초의 별이 탄생된 이후 2천만 년이 된 시점에 이미 별이 수백만개에 달하는 상당히 큰 별의 성단이 태어났고 그 내부에는 질량이 작은 별의 비율이 99%에 해당되었다. 하지만 중원소 함유량이 낮은 별들의 경우는 표면온도가 매우 뜨겁다. 질량이 태양과 동일한 별의 경우 중원소 함량이 태양의 1천분의 1 미만이라면 수명은 65.1억 년밖에 되지 않지만 태어날 때 표면온도는 6910 K이나 되며, 가장 뜨거울 땐 분광형 A7까지 올라간다.

태양 질량의 2배만 되더라도 분광형 B6까지 올라가며, 태양 질량의 6배만 되어도 분광형 O형의 빛을 발산할 수 있다. 중원소 함유량이 태양의 10만분의 1에 태양 질량의 40배가 넘으면 주계열성 단계를 막 시작했을때의 표면온도는 무려 70,600 K이나 되며, 태양 질량의 230배에 해당하는 별의 경우 쌍불안정성 초신성 폭발을 하기 전에 볼프–레이에별 단계를 거치는데, 표면온도는 무려 22만 K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별들이 뜨거우니 흑체복사에 의해서 짧은 파장의 빛을 많이 방출하고, 주위의 가스(수소, 헬륨)를 자외선(수소는 13.6 eV, 91.2 nm, 헬륨은 24.6 eV, 50.4 nm 이하의 파장)으로 이온화 시키게 된다.

2.2. 최초의 은하들

이 시기 항성들은 우주의 가장 밀도가 높은 영역들에 밀집되어 형성되었으며 처음에는 일반적인 은하 질량의 수천 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작은 별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은 결합과 충돌을 반복하여 본격적인 은하를 이루게 되었다.

중성 수소는 이온화된 수소보다 빛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도 여전히 우주의 대부분은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최초로 탄생한 은하들에서 발생한 빛들은 지구에 도달하지 못해 관측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은하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 영역의 수소들을 이온화시켜 나가면서 일종의 거품같은 영역을 만들어냈고, 이 거품들의 크기와 빈도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확장되어 가면서 마침내 지구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은하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이 때부터 워낙 많은 은하가 탄생하고 존재하다 보니 은하간의 충돌도 빈번하게 발생되기 시작하였다. 이 충돌로 은하 중심의 블랙홀의 합체와 활발한 활동으로 퀘이사 활동이 발생하게 되었고, 별들이 폭발적으로 생성되는 스타버스트 현상이 우주 전체적으로 일어났다. 이렇게 우주는 태초의 별이 탄생한지 5천만 년 만에 엄청난 대변화를 거듭하였다.

이렇게 활발하게 탄생한 별들과 퀘이사에서 나온 에너지는 우주 구석구석에까지 미쳐 결국에는 우주 전체를 이온화시키기에 이르렀다. 우주 전체를 채우고 있었던 중성 원자는 이제 행성이나 별이 만들어지는 환경에 가까운 밀도가 높은 차가운 성간 구름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나머지 대부분의 물질은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3. 기여도

폭발적으로 별을 탄생시킨 은하들이 우주 재이온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 당시는 중원소 함량이 낮아 별들도 뜨겁고 밝게 빛났다.

재이온화의 의의는 최초의 은하와 별이 만들어지기 전의, 암흑 물질로 지배되던 암흑 시대 (Cosmic Dark Age) 와 지금의 여러 은하와 수많은 별이 있는 지금의 우주를 연결하는 물리적 과정이라는 것에 있다. 또한 이 과정을 잘 이해해야지 그 이후의 은하 진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자외선 배경 복사 (UV background) 를 잘 이해할 수 있다.

3.1. 종족 III

종족 III 항성은 자신이 내던 자외선과 쌍불안정성 초신성 폭발을 비롯한 다양한 초신성 폭발로 가스를 요동쳐, 우주에 넓게 퍼져 있던 가스를 더욱 더 밀도차이가 나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이전보다 더욱 더 뭉쳐진 가스층에서 별들이 수만개까지 태어날 수 있다.

종족 III 항성이 우주의 재이온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는 않았지만, 우주가 재이온화될 수 있도록 수많은 별이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데에 의의가 있다.

3.2. 종족 II

종족 II 별은 종족 III가 초신성 폭발로 뿌린 중원소가 함유된 성운에서 태어났으며, 태초에 별이 태어난 지 100만 년도 채 되지 않아 우주 곳곳에서 태어나기 시작하였다. 우주 재이온화가 완료된 기원전 129억 년 즈음에 태어난 항성들 중 은하 중심에 태어난 중원소 함량이 가장 높은 항성일지라도 태양의 20% 이하였기 때문에 재이온화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중원소 함량이 낮았기 때문에 질량이 태양의 8배만 되어도 분광형 O형이 될 수 있었으며, 태양의 1천분의 1이하의 중원소 함량을 가졌다면 태양 질량의 6배만 되어도 분광형 O형으로 빛날 수 있다.[2] 그리 크지 않은 질량으로 뜨거운 표면온도를 가질 수 있었으므로 자외선 양이 상당했으며, 주위의 가스들을 이온화 시키게 되었다. 이렇게 종족 II의 별의 가스를 이온화 시킴으로 가스들이 은하 밖으로 이동하고 이 가스들이 은하밖의 가스들과 만나 곳곳에서 수많은 은하들이 태어나고 이 활동을 반복하여 결국 우주 전체적으로 가스를 재이온화 시킬 수 있었다.

또한 종족 II의 별은 자기 폭발이 굉장히 강한데, 주계열 시절엔 밀도도 높고, 자전속도도 빨라 질량이 태양의 6배나 되는 별이라도, 태양의 수억배의 자기 폭발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종족 II의 별의 자기 폭발도 역시 우주 재이온화에 영향을 주었다.

3.3. 퀘이사

수많은 은하들이 탄생하면서 최초의 별이 탄생한 지 불과 2천만 년만에 아직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은 이유를 통해서 최초의 퀘이사 현상이 발생한다. 퀘이사는 기원전 133억 5천만 년 즈음해서 벌써부터 원시 은하 전체에 방사선을 흩뿌릴 만큼 극도로 강력해지고 그것이 뿜어내는 제트는 10~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도 영향을 주었다. 퀘이사의 방사선과 자외선도 역시 우주 재이온화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은하 내의 가스를 외부로 몰아내, 몰아내진 가스와 외부 가스가 만나 새로운 은하가 탄생하도록 기여하였다.

퀘이사는 우주 초기 무수히 많았지만, 그래도 종족 II의 별에 비해선 우주의 재이온화에 덜 영향을 주었다. 어떤 연구에서는 더 옛날로 갈수록 퀘이사가 더 많은 자외선 광자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대체로 종족 II의 별이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적색편이 [math(z = 7)] 너머의 은하 관측을 통해서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3.4. 초신성 폭발

재이온화의 극초기에는 쌍불안정성 초신성 폭발이 재이온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였다면, 기원전 133억년 경부터는 주로 Ia형 초신성 폭발이 또다시 조금이나마 기여하였다.

당시 우주는 어느 공간이나 가스가 풍부하였기 때문에 쌍성이 없어도 가스가 충분히 뭉쳐 있다면 백색왜성도 이 가스들을 흡수해 질량을 키워 Ia형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다.

당시 우주에는 Ia형 초신성 폭발이 강하게 일어났고 이것이 우주 재이온화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우주 초기 시기에 종족 I의 항성이 태어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최초의 종족 I의 항성은 132억년전에 태어났으며 Ia형 초신성 폭발로 흩뿌려진 중원소의 기여가 가장 크다.

물론 기원전 120억년 정도까지는 우주의 별들 중 80% 이상이 종족 II였다는 것을 상기해야겠지만, 재이온화 시기가 끝난 기원전 129억 년 경에 이미 은하 중심부의 중원소 함량이 많은 부분에는 종족 I[3]의 별이 상당히 많이 태어나기 시작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4. 재이온화 이후

재이온화가 완료된 현재 시점의 우주는 암흑물질을 제외한 일반물질의 90% 이상이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한다. 이중에서도 흔히 알려진 항성을 이루고 있는 물질은 7%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은하 간 공간에 존재하는 희박하고 뜨거운 가스에 존재하고 있다. 일반적인 은하 내에 존재하는 차가운 분자운이나 성운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다지 많지 않다.

LCDM 우주론에서는 모든 우주론적 구조 형성의 원인을 암흑물질의 밀도 요동의 성장으로 설명한다. 밀도 요동으로 부터 유도되는 선형 밀도 성장 방정식에서 밀도 요동의 성장률은 스케일 팩터 ([math(\displaystyle a=\frac{1}{1+z})]) 에 비례한다. 이미 재이온화가 일어나기 전에 스케일 팩터는 ~0.1 로 초기 우주에 비해서는 한참 크다. 그런데 가스와 같은 바리온 (비암흑물질) 은 빛과 상호작용을 했기 때문에 이 이론에 따라서 재결합 ([math(z\sim 1100,~a \sim 0.001)]) 시기까지는 제대로 밀도 요동이 성장할 수가 없었다. 반대로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관 없이 밀도 요동이 점점 커져서 암흑 물질 헤일로를 만들었다. 재결합 시기 이후에 암흑물질 헤일로에 가스가 들어가서 은하와 은하단을 만들기 시작하게 되고, 대략 [math(z\sim 15,~a \sim 0.1)] 정도가 되면 최초의 은하가 만들어져서 본격적인 재이온화가 시작되게 된다. 재이온화 과정을 잘 이해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ΛCDM 우주론에 따라서 예측되는, 아무것도 없이 어두웠던 우주의 암흑 시대(Cosmic Dark Age)와 지금의 다채로운 우주를 연결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론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은 재이온화 시기를 우주의 새벽(Cosmic Dawn)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우주의 정오(Cosmic Noon)는 [math(z\sim 2)] 정도의 가장 은하간의 병합과 별 생성이 활발하던 시기를 말한다. 현재는 곧 암흑에너지가 물질에 비해서 훨씬 지배적이 되어서 모든 물질들이 서로 멀어지고 지평선 밖으로 떨어지게 되기 직전인 우주의 해질녘(Cosmic Dusk)에 해당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잘 쓰는 용어는 아니다.


[1] 검은 영역이 중성 수소 영역, 푸른색이 이온화된 영역이다.[2] 중원소가 태양의 100만분의 1 이하의 종족 III항성들은 태양 질량의 4.6배만 되어도 주계열 시기 가장 뜨거운 시기에 분광형 O형으로 빛날 수 있다.[3] 태양 중원소 함량의 10%를 넘는 중원소가 풍부한 별을 종족 I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