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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9 11:08:05

허블-르메트르 법칙

'''항성은하천문학·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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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허블 상수와 허블 매개변수
2. 의의
2.1. 허블 시간과 우주의 나이
3. 기타

1. 개요

[math(v = H_0D)]

속도-거리법칙이라고도 한다. 조르주 르메트르가 1927년에 처음으로 주장하였으나 당시 학계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프랑스 학술지에 프랑스어로 투고했기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그러다 2년 후 미국의 에드윈 파월 허블이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2] 적색 편이는 광원(光源)에서 출발한 빛이 관측자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발생한 우주 팽창에 의해 발생하며 그 양은 광원의 후퇴속도에 (대략적으로) 비례한다. 한마디로 하자면 외부은하의 후퇴속도가 외부은하들까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1.1. 허블 상수와 허블 매개변수

[math(H(t) \equiv \dfrac{\dot a(t)}{a(t)} \\ \begin{aligned} H_0 &= H(t_0) \\ &\approx 72.1\pm2.0{\rm\,km{\cdot}s^{-1}Mpc^{-1}}\end{aligned})]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측정된 허블 상수 [math(H_0)]의 가장 최신값(2020.12.16)은 위와 같은데, 속도(차원 [math(\sf LT^{-1})])를 길이의 단위(차원 [math(\sf L)])인 메가파섹으로 나눈 것이므로 시간의 역수 차원([math(\sf T^{-1})])과 같으며[3] SI 단위로 환산하면 약 [math(23.37\pm0.65\times10^{-19}{\rm\,s^{-1}})]이다.[4]

맨 처음식 [math(H(t))]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값은 본질적으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함수이지만 현재([math(t=t_0)]) 측정된 값을 편의상 허블 상수 [math(H_0)]라고 부른다. 즉, '현재' 측정되는 속도([math(v)])와 천체까지의 거리([math(D)]) 관계의 '비례상수'로서 측정되는 값을 의미하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허블 매개변수의 현재값(present value of Hubble parameter)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허블 상수의 정확한 값은 현재 결정되지 않았으며 대체로 [math(70{\rm\,km{\cdot}s^{-1}Mpc^{-1}})] 언저리 값에 위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측정 방법과 분석법에 따라 평균값과 오차가 들쭉날쭉한데다 정밀도가 낮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어 이 값은 거의 매년 다른 값이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허블 상수의 측정값이 두 개로 나뉘었는데, 우주배경복사 관측을 통해 측정된 값은 약 [math(67{\rm\,km{\cdot}s^{-1}Mpc^{-1}})]이며, 거리측정을 이용한 방식에서 측정된 값은 약 [math(73{\rm\,km{\cdot}s^{-1}Mpc^{-1}})]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불일치는 측정 오차를 한참 벗어나는 수준인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천문학계에서도 활발하게 연구 중이며 허블 텐션(Hubble Tens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2. 의의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허블 법칙은 우주 팽창의 직접적인 증거로서 제시되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시 학계를 지배하던 정적 우주론을 산산조각냈다. 우주상수를 버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드 시터와 함께 우주 팽창을 포함하는 새로운 우주론을 구축하게 된다.

다만 허블 법칙은 당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허블조차도 먼 거리에 있는 은하가 더 높은 적색편이를 보이는 이유가 이들이 더 빠르게 '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주 팽창에서 발생하는 적색편이를 운동에 의한 도플러 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의 팽창으로 빛의 파장이 늘어난 결과[5]로 받아들인 사람은 당시에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관측되는 적색편이-거리 관계가 등속 팽창하는 우주(관성 우주)와 비교하여 어긋나는 정도를 측정하면 실제 우주의 팽창 속도 변화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이 값을 허블 잔여(Hubble residual)라고 하며 현대 우주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초신성을 이용하여 측정된 값에 따르면 미지의 에너지에 의해 우주의 팽창속도는 가속되고 있다.

허블-르메트르 법칙 정립으로 우주 팽창의 여부는 사실로 확정되었고, 이후 프레드 호일의 정상우주론, 조지 가모프의 빅뱅 우주론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2.1. 허블 시간과 우주의 나이

허블 상수가 속도를 거리로 나눈 형태를 가지고 있기에, 허블 상수에 역수를 취하면 우주의 나이가 나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주의 나이를 구해보자.
[math(v = H_0D)]에서, 과거 [math(t)]년 전에 대폭발(빅뱅)이 일어나고 이후 팽창하여, 결과적으로 현재 우주의 크기([math(D)])에 이르렀다면,
[math(t = \dfrac Dv = \dfrac1{H_0})]
이렇게 계산하면 [math(t)]는 약 139.6844[6]억 년이 나온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틀렸다.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지만 허블 상수의 역수와 현대 우주론에서 말하는 우주의 나이는 서로 다른 값이다. 허블 상수의 역수 값과 우주의 나이가 같으려면 우주의 공간 팽창 속도가 일정해 하지만 우주는 시간에 따라 공간 팽창 속도가 변하며 일정하지 않다. 정리하면, 우주의 팽창 속도가 일정하다면 허블 상수의 역수가 우주의 나이일 수 있지만 실제 우주의 팽창은 가속과 감속이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 해석은 틀린 것이다. 이에 따라 허블 상수의 역수 값을 우주의 나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7]

실제 우주의 나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주의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밀도를 투입한 미분방정식을 동원해야 하며 해석적으로 풀기에는 많이 까다롭다. 실제 우주의 나이는 약 137.5억 년으로 앞에서 허블 상수의 역수 값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이는 우주의 가속 팽창과 감속 팽창이 적절하게 맞물려서 나타난 우연일 뿐이다.

허블 상수의 역수는 '허블 시간(Hubble time)'이라고 불리며 비교적 계산이 깔끔해 천문학자들에 의해 "우주의 나이에 준하는 시간"이나 우주의 나이를 나타내는 척도로 쓰인다. 예를 들면 소규모 은하가 은하단의 조석력으로 완전히 붕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허블 시간 이상이 걸린다거나.

3. 기타

2018년 10월 26일, 오스트리아 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총회에서 조르주 르메트르에드윈 파월 허블보다 조금 앞서거나 비슷한 시기에 우주팽창에 대한 수학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을 인정하여 ‘허블 법칙’에서 ‘허블-르메트르 법칙’으로 용어가 변경되었다.[8]

사실 허블과 르메트르가 이 법칙을 발표하기 이전에, 소련의 수학자 알렉산드르 프리드만(Алекса́ндр Алекса́ндрович Фри́дман, 1888-1925)이 1922년 《우주의 곡률에 관하여》(Über die Krümmung des Raumes)라는 논문을 통해 이론적으로 예견한 바 있다.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유도한 방정식[9]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언급되는데 우리 우주가 비정적(non-stationary) 상태일 때 우주의 곡률 반지름 [math(R)]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상 증가한다는 해석을 도출한 것. 르메트르는 5년 뒤인 1927년에 프리드만과는 독립적으로 관측값을 통해 프리드만과 같은 결과에 도달하였다.


[1] 영어로는 Hubble ‘constant(상수)’로 불린다. 그러나 용어와는 달리 이는 시간 의존적인 값이기 때문에 '매개변수(parameter)’가 좀 더 올바른 표현이며 [math(H_0)]는 '허블 매개변수의 현재값' 같은 용어로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자세한 내용은 1-1문단에 후술함.[2] 후술 하겠으나(3:기타 문단), 이 때문에 원래의 용어는 ‘허블 법칙’이었는데, 2018년 국제천문연맹에 의해 ‘허블-르메트르 법칙’으로 정정되었다.[3] 다만 차원분석 결과가 같을 뿐인 [math(rm Hz)]나 [math(rm Bq)], [math(rm RPM)]으로 단위를 대체할 수는 없다.[4] 광속c를 이 값(허블상수H)으로 나누면 140억 광년이라는 거리가 도출되는데 이 값이 Invisible Horizon 경계에 해당한다.[5] 우주론적 적색 편이라고 한다. 자세한 건 인플레이션 우주론 참고.[6] 허블상수를 [math(H_0 = 70{\rm\,km/(s{\cdot}Mpc)})]=2.27x10-18/s 로 계산시.[7] 다만, 이 값은 현재의 우주상태 하에서 우주경계면에서 부터 빛이 지구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거리에 해당한다.[8] 여담으로, 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교육과정(2015개정 교육과정 기준)에서는 용어가 변경되기 이전에 정립된 교육과정인 탓에 여전히 해당 개념을 ‘허블 법칙’으로 배운다.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 변경된 명칭이 적용된다.[9] 오늘날에는 그의 이름을 따 '프리드만 방정식'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