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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11:45:03

이씨 조선

1. 개요2. 비하어인가?3. 이 용어를 쓰는 국가
3.1. 북한3.2. 중국3.3. 일본
4. 한국의 입장5. 여담

1. 개요

이씨조선(李氏朝鮮)은 북한, 중국, 일본에서 1392년 이성계가 건국한 나라 조선을 일컫는 말이다. 줄여서 이조(李朝), 북한에서는 리조라고 한다.

2. 비하어인가?

국제적으로 북한, 중국, 일본 등에서 쓰고 있는 이씨 조선이라는 용어는 비하어가 아니다. 한국 내에서는 어째서인지 이씨 조선이 조선왕조에 대한 비하어로 여겨지지만, 조선을 역사의 일부로 한국과 공유하는 북한과 재일 조선인 사회, 재중 조선족 사회에서 사용하는 공식적 표현이기 때문에 이씨 조선이라는 용어와 용어의 사용 그 자체를 조선왕조에 대한 비하라고 여기기는 어렵다.

조선시대에는 당연히 자기 왕조에 수식어를 붙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자국을 그냥 '조선'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제왕운기에 따라 단군조선은 '전조선', 기자조선위만조선은 '후조선'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대조선국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면서 한국사에는 전조선, 후조선, 조선으로 세 가지 조선이 있게 되었다.

일본은 한일합방 이후 조선을 식민지배하면서 후조선에서도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한국사에는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이성계가 건국한 이씨 조선, 일본 제국이 현재 통치하는 일본제국령 조선까지 다섯 가지로 늘어났다. 당시 일본 역사학계에서는 이 다섯 조선을 구별하기 위해 4번째 조선을 앞의 세 조선에 대응해 당시 조선 내 일각에서 사용되고 있던 표현 중 하나인 이씨 조선이라는 용어를 차용해 불렀다.

일제는 조선을 식민지배하면서 조선왕조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통치적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하였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이씨조선이 일제가 조선왕조를 폄하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며 이씨 조선이 비하적 명칭이라는 인식이 적어도 1960~1970년대에는 등장하였다. 하지만 70~80년대까지는 한국 내에서도 사회 전반적으로는 이씨조선이라는 용어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나 거부감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1980년대까지는 이씨조선이라는 말이 많이 쓰였다. 때문에 2020년대 초를 기준으로 1960년대생과 그 이전 생의 노년층과 중년층은 조선왕조를 이씨조선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제법 있지만, 1990년대부터는 이씨조선이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과 교정 운동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교정 운동이 이뤄지던 시기에 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생과 1990년대 초중반생은 이씨조선이라는 용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됐다. 더해서 교정 운동이 완료된 이후에 학교를 다닌 1990년대 후반 및 그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는 이씨조선이 생소한 용어가 됐다.

용어의 역사적 맥락을 따져보면 용어가 처음 정의된 때에는 순수한 학술적 용어로 비하적 함의를 갖고 있지는 않았으나 식민 본국인 일본제국에 의해 널리 사용됨으로써 반대 급부로 식민 속령인 한국 내에서는 부정적으로 의미가 굳어지게 되었다. 한국 내에서의 이러한 용어의 인식 변화 현상은 니그로(Negro)라는 표현과 비슷하다. 니그로도 원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특히 서아프리카 지역의 제 민족들을 가리키는 용어였고 1960년대에는 비하적 의미가 없었다.[1] 또한 현대에도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는 흑인을 가리키는 말로 해당 지역의 흑인들 자신들에 의해서도 쓰이곤 하는 말이지만, 현대 미국 지역에서는 흑인에 대한 멸칭으로 인식되고 있다.

3. 이 용어를 쓰는 국가

3.1. 북한

국명부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고 약칭이 '조선'인 북한에서는 조선 왕조를 조선이라고만 부르면 용어 구분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도 조선 왕조를 '리씨 조선', 줄여서 '리조(李朝)'라고 한다. 북한 역사학계는 마르크스 시대구분론에 따라 강화도 조약 전까지를 전부 중세로 여긴다. 또 한반도를 자신들의 국명을 따라 조선반도라고 부르고 민족도 조선민족이라 하며 언어도 조선어라고 부른다. 북한에서 쓰는 조선이라는 명칭은 전주이씨 왕조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한반도를 표현한 지리적 표현이었던 조선에서 온 것이다.

3.2. 중국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도 이 표현을 쓰고 있으며, 중국에 거주하는 재중 조선족들도 이씨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왕조를 부른다. 중국바이두 백과에서는 조선왕조를 설명하면서 "조선왕조, 또는 이씨조선, 줄여서 이조"(朝鲜王朝,又称李氏朝鲜,简称李朝)라고 기술하고 있다.

3.3. 일본

일본 측 미디어나 재일 조선인들도 이씨 조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본어 위키백과에서는 조선왕조의 표제어를 이씨조선(李氏朝鮮)으로 하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 내 방송 등의 영상 미디어 매체에서도 '이씨 조선'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다. 다만 이것은 비하의 의미로 사용한다기보다는 그 동안 일본 내에서 쓰이며 굳어진 표현이기도 하고, 일본에서 북조선으로 불리는 북한과 역사상의 왕국인 조선과 일본 제국의 속령이었던 조선을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일본 내 주요 소수 민족 사회인 재일 조선인 사회에서 통용되는 명칭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본 내 온라인 서비스와 행정 서비스에서 한국어를 지원할 경우 언어 선택창에서 "한국어/조선어" 등의 방식으로 재일 한국인재일 조선인 양자가 쓰는 용어를 병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NHK와 같은 정규 언론사들과 일본 내 관공서들에서 두 방식의 표현을 병기하는 경우가 많다.[2]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에서도 언론 매체나 서적 등에서 이씨조선보다 朝鮮王朝(조선왕조)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전히 일본 내에서 그냥 조선이라고만 부르면 혼동의 여지가 있으니 어떻게든 대체표현은 필요한 상황에서 조선왕조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한국 측의 학술 연구 실적과 문화 컨텐츠의 파급력이 늘어나며 점진적으로 용어의 사용 추이가 변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공식 표현은 상대가 한국/재일 한국인이냐, 북한/재일 조선인/중국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4. 한국의 입장

국사편찬위원회는 "이씨 조선이라는 말이 일본인이 만든 말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것은 맞다"고 한다. 이 말이 일제강점기 전에도 쓰였고 1960~70년대 논문에서도 쓰였는데 1980년대부터 이 용어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출처

이와 같은 논지로 국립국어원이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이씨조선을 "이씨가 세운 조선이라는 뜻으로, ‘조선’을 낮추어 이르는 말. ≒이씨 왕조."라고 정의하고 있다.

5. 여담


[1] 흑인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마틴 루터 킹도 쓴 말이다.[2] 때문에 정치적 올바름에 신경을 쓸 필요가 덜한 기업 서비스들은 한국어 단독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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