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마하바라타의 등장인물이자 주인공. 이명은 다르마라자(법륜왕).판두 왕과 쿤티의 장남이자 판다바 형제의 큰형. 본인의 친부는 정의의 신 다르마 또는 판본에 따라 명계의 신 야마.[1]
판두 왕의 장남으로 취급되어 왕위 계승권이 제일 높았기에 왕좌를 원하던 두료다나와 충돌한다. 나이로는 두료다나보다 1살 연상. 두료다나는 비마와 동갑이다.
2. 상세
판두 왕은 저주로 자식을 가질 수 없게 되었는데, 크샤트리아에게 있어 자식을 낳는 것은 의무였기에[2] 신을 부를 수 있는 만트라를 익힌 부인 쿤티에게 부탁하게 된다. 쿤티는 그의 부탁대로 정의의 신 다르마를 불러 아들을 얻는데, 그 아들이 유디슈티라다. 그는 창술에 능했고 인자한 성품을 가졌으며 학식이 높아[3] 높은 칭송을 받았다. 또한 동복동생인 비마와 아르주나는 물론 마드리가 낳은 나쿨라와 사하데바 쌍둥이도 동복 동생들과 동등하게 대했으며, 어머니를 공경했다. 동시에 사려깊은 장남으로서 형제들의 트러블을 해결하는 역을 맡고 있었다.다만 작중에선 그만큼 답답한 면도 자주 보이는데, 융통성이 지나치게 부족해서 자신이 목숨처럼 지키는 다르마[4]에서 어긋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하지 못한다. 때문에 주변인들이 피해를 당해도 다르마를 지켜야 한다며 그냥 참을 것을 권하며, 사기 도박으로 쫓겨났을 땐 자신까지 당했음에도 보복을 거절했다. 당시 도덕률의 롤모델 격으로 취급되는 캐릭터기에 작중에선 긍정적으로 묘사되지만[5] 현대인 관점에선 잘 이해가 안 된다는 평도 자주 있는 편.
왕위 서열상 그가 왕으로서 정통성이 가장 높아 성장하곤 태자 격인 '유바라자'로 책봉되기까지 하나, 그에 반발한 카우라바 100형제, 특히 그 장남인 두료다나와 충돌하는 것이 마하바라타의 메인 스토리.
감이 매우 좋은지 야크샤로 변장한 다르마의 말을 무시했다가 제대로 당한 다른 형제들과 달리 이거 뭔가 있구나라며 허튼 짓을 하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에 모조리 대답해줬다. 어머니 쿤티의 비밀에 대한 것도 이성적으로는 깨닫지 못했지만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사기였다고 하지만 남을 속여서 하는 도박, 야바위를 못하는데도 계속 하려고 하다 돈을 다 날려 버려 망하는 도박사의 면이 있다. 비마가 형의 이런 도박벽에 완전히 질려 계속 하면 손 날려버리겠다고 버럭거렸을 정도.
2.1. 행적
유년 시절엔 가족들과 함께 산에서 살았고, 아버지 판두가 죽자 나머지 가족들과 궁으로 돌아온다. 비슈마와 드로나, 크리파에게 무예를 배웠고, 왕위 계승권이 가장 높았기에 황태자(유바라자)로 책봉되는데, 이를 질투한 카우라바 형제들과 비슈마가 아끼는 판다바를 물먹이려던 샤쿠니의 계략으로 판다바들과 쿤티가 살던 집이 불탄다. 하지만 삼촌 비두라가 유디슈티라에게 이를 귀띔해줘 이들은 죽은 척 위장하고 불타는 집을 미리 빠져나온다.그렇게 방랑하던 중 조상 비야사의 이야기에 따라 아르주나와 판찰라 공주 드라우파디가 결혼하는데, 쿤티의 말실수로 드라우파디는 5형제 모두의 정부인이 된다. 이때 유디슈티라는 다르마를 이유로+형제 모두가 드라우파디를 마음에 들어한 걸 알고 어머니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드라우파디와 판다바 5형제의 결혼을 추진했다. 이후 유디슈티라는 드라우파디와의 사이에서 프라티빈디야라는 아들을 얻는다.
드라우파디와의 결혼식을 계기로 판다바의 생존이 알려지자, 두료다나의 아버지 드리타라스트라 왕은 임시방편으로 하스티나푸라 왕국의 일부를 판다바 형제들에게 내준다. 이 땅은 인드라프라스타라 이름 붙여지며 유디슈티라는 이곳의 왕이 된다. 그는 대관식을 진행한 후 왕권을 공고히 하는 의식 라자수야를 진행했고 인드라프라스타는 평화롭게 다스려져 그의 명성은 높아져만 갔다.
하지만 두료다나는 이를 두고 볼 수 없었고 라자수야 때 왕국을 직접 보곤 질투에 빠진다. 두료다나는 유디슈티라를 사기 도박판에 초청하곤 도박의 달인 샤쿠니와 게임을 붙여 함정에 빠뜨린다. 유디슈티라는 함정이란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표면적으론 드리타라스트라의 요청이였던지라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주사위 도박에 능한 샤쿠니가 상대였던데다 도박 실력이 처참해서 판돈을 전부 잃고 마는데,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를 포함한 형제들과 아내까지 판돈으로 걸었다가 몽땅 잃어버린다. 이 일로 형제들은 전부 카우라바의 노예가 되고 드라우파디는 모욕을 당할 뻔[6] 한다. 드라우파디의 도움으로 풀려나지만 두료다나가 다시 유디슈티라에게 도박을 청했고, 유디슈티라는 운명이라 생각해 이에 응한다. 물론 다시 처참하게 졌고 판다바들은 도박에서 패배한 대가로 왕국에서 추방당한다.
추방당해 방랑하던 도중에 친아버지인 법의 신 다르마와 만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야크샤인 것처럼 위장해 동생들을 인질로 잡고[7] 한 명만 살려주겠다고 위협하자 나쿨라를 살려달라고 부탁하는데, 친동생도 아닌 마드리의 아들을 왜 살려주냐고 하자 그렇기 때문에 각자 한 명씩 살아있는 게 공평하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다르마와 카르마에 관해서 여러 문답을 나눴고, 이에 만족한 다르마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사라진다.
또한 방랑 중 두료다나가 위험에 처하자 한 번 구해주기도 해서 두료다나가 깨우치고 자결하려고 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수라에 홀려서 다시 흑화되긴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그냥 죽게 놔두려 했고 두료다나 때문에 방랑하던 와중임에도 외면하지 않고 구해주려 한 걸 보면 상당히 대인배. 다르마와 덕행을 소중히 여기는 성격이여서 판다바 중에선 그나마 카우라바들을 덜 증오했는데, 이것 때문에 비마나 드라우파디가 카우라바를 응징할 것을 청해도 거절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좀 답답해 보이지만.
방랑의 마지막 1년에는 마츠야 왕국 왕의 도박 친구로 위장해 지냈다.
이후 방랑에서 돌아오지만 두료다나는 여전히 판다바들과의 싸움을 원했고, 유디슈티라는 크리슈나를 사절로 보내는 등 갖은 노력을 하지만 모두 결렬되고 전쟁이 일어난다. 당초 유디슈티라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의 다르마는 왕으로서 왕국을 다스리는 것이였고, 크리슈나가 전쟁이 옳은 길이라 설득해 전쟁에 나서게 된다.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유디스티라는 카우라바측의 어른들에게 모두 인사를 올렸고, 이 행동은 카우라바 측을 당황하게 하였지만 어른들은 이내 흡족해하며 그의 인사를 받아들였다. 유디슈티라가 다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간 후, 쿠룩셰트라 전투가 시작된다.
전쟁 중엔 특기인 창술로 활약했으며 삼촌 샬리야와 싸워 이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그도 비겁한 수를 쓰고 마는데, 두료다나의 부탁으로 자신을 생포하려 한 드로나를 죽이기 위해 속임수를 쓴 것. 크리슈나의 사주 아래 드로나의 아들 아슈와타마가 죽었다는 거짓말을 친 것. 정확히는 비마가 죽었다고 말하자 이를 믿지 못한 드로나는 그가 믿는 유디슈티라에게 고개를 돌리고 사실을 물어보았는데, 그러자 유디슈티라는 드로나에게 "아스와따마는 죽었습니다. 단,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 코끼리 아스와따마가..."라고 대답했는데 이 부분은 전승마다 조금씩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전승에서는 유디슈티라가 일부러 뒷부분은 안 들리게 소곤소곤 말했다고 전해지고, 어떤 전승에서는 판다바들이 나팔을 불고 북을 쳐서 말 뒷부분을 끊었다고 하고, 또 어떤 전승에서는 드로나가 유디슈티라의 대답의 앞부분만 지레 듣고 실신해버렸다고도 한다. 이 거짓말 직후에 그동안 땅에서 한 뼘 위 정도로 떠다니던 유디슈티라의 수레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다시는 떠오르지 못했는데, 이는 고결했던 유디슈티라도 드디어 속세의 속물로 떨어졌다는 뜻이라고도 하고, 혹은 거짓말을 하는 데에 대한 죄책감을 끝까지 버리지 못한 유디슈티라의 속마음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도 한다.
카르나가 카우라바의 총사령관이 된 후엔 그에게 된통 당해 겁을 먹기도 한다. 그래서 동생 아르주나가 카르나를 죽였다고 넘겨짚었다 아니란 말을 듣자 아르주나에게 간디바 활을 포기하라며 화를 냈다. 아르주나는 간디바를 포기하라 말한 자를 죽이겠단 맹세를 한 상태라 죽을 수도 있었는데 크리슈나가 중재하며 잘 넘어갔다.[8]
여러 사건을 거쳐 전쟁은 유디슈티라를 비롯한 판다바군의 승리로 끝난다. 하지만 유디슈티라는 가족들을 죽이고 얻은 승리에 허무감을 느껴 왕위를 포기하려 하는데, 이에 죽어가던 비슈마가 그에게 긴 가르침을 준다. 이를 듣고 유디슈티라는 마음을 굳혀 바야흐로 왕좌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 쿤티에게 한 가지 비밀, 즉 본작의 메인 빌런 중 하나인 카르나가 쿤티가 결혼하기 전에 가진 자신의 형이라는 것을 전해듣는다.[9] 유디슈티라는 이에 충격을 받아서 쿤티를 비난하고 차라리 카르나에게 왕위를 넘겼으면 좋았을 거란 말도 했다.
왕국에 돌아와 왕이 되고 천하를 평정하지만 36년 후 크리슈나의 사망과 야두 족의 몰락을 통보받는다. 크리슈나의 죽음과 함께 악법의 시대 칼리 유가가 시작되자, 할아버지 비야사의 조언에 따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신들의 땅으로 떠나려 히말라야로 순례를 떠난다. 이 때 왕위는 판다바 형제들의 장손 파릭시트에게 넘긴다.
당시 쿤티는 이미 죽은 뒤였고 형제들과 드라우파디도 동행하는데 도중에 형제들과 아내는 각자의 죄로 죽고 본인만이 신의 땅에 도달하는 데 성공한다. 인드라가 그를 천상에 데려가려 마중나오지만, 유디슈티라는 순례길 동안 함께한 개 한 마리를 두고 갈 수 없다며 거절한다. 그런데 사실 그 개는 그의 아버지 다르마였고, 다르마는 그런 아들에게 만족하여 천상으로 데리고 간다.
천상에 오른 유디슈티라는 판디바,카우라바 형제들은 찾았지만 가족들은 찾지 못하는데, 신들은 가족들이 죄로 인해 지옥에 있다고 답한다. 결국 가족들을 지나칠 수 없었던 유디슈티라는 일생 동안 함께한 가족들이 지옥에 있다면 자신도 그곳에 있는 것이 옳다며 지옥에 있는 것을 택한다. 그러나 사실 이는 신들이 준비한 또 다른 시련이였고[10] 지옥을 택한 순간 시험이 끝나며 천국이 펼쳐진다. 그렇게 유디슈티라는 작중 유일하게 산 채로 신이 되었고, 사실 천국에 있던 가족들과 재회하며 천상에 머무르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3. 기타
작중의 등장인물들 중 답답한 면모도 있다고 하나 가장 인격이 견실하고 좋은 편이다. 물론 그라고 논란이 될 만한 일을 안 하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무력이나 활약 등에서 동생들인 비마와 아르주나가 워낙 출중해 다소 묻히는 감이 있지만, 읽다 보면 성자-왕으로서 매력적인 인물이다.[1] 야마는 유디슈티라의 삼촌 비두라의 본체이기도 하다. 비두라가 야마의 화신이라서인데, 우연인지 노린 것인지 비두라와 유디슈티라는 사이가 좋다.[2] 대를 잇는 것도 있고 당시 인도에선 자식이 없으면 제사를 지내줄 후손이 없어 천국에 갈 수 없다고 여겨졌다.[3] 예시로 경전으로서 도덕률이나 힌두교 교리를 논하는 장면에선 대부분 유디슈티라가 주가 된다.[4] 유디슈티라의 아버지 다르마 신과는 다르다. 여기서는 힌두교에서 말하는 의무, 도덕률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5] 형제들이나 드라우파디가 답답해하면서 무기할 때가 있긴 하다.[6] 옷을 벗겨서 모욕을 주려고 했는데 크리슈나가 도와줘서 무사히 넘어간다. 하지만 이 일은 드라우파디와 판다바에게 심각한 모욕감을 줬고 훗날 쿠룩셰트라 전쟁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된다.[7] 판다바 형제가 엄청 목말라서 물을 마시려고 했을 당시 약샤의 모습으로 위장해서 마시면 죽는다고 말했는데, 약샤의 말이라고 다들 안 믿고 그냥 마셨다 쓰러졌다. 하지만 유디슈티라는 뭐가 있다는 걸 파악하고 일단 그만두고 말을 들은 것.[8] 연장자를 욕하는 것은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논리로 설득해서 아르주나가 유디슈티라를 욕하며 넘어갔다. 여담으로 그 내용은 도박에 미쳤고 당신 때문에 다들 고생하고 있다는 비난.[9] 그런데 유디슈티라는 이전부터 '어딘가 어머니를 닮은 것 같은데...?'라고 느껴서 이상하게도 미워할 수 없었다는 서술을 보아 무의식적으로는 짐작하고 있었던 모양.(실제 과학적으로 근친이 서로 모른 채 만났을 때 부모의 흔적을 무의식적으로 알아차려 호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부동생인 비마와 아르주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해서 그냥 싫어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대단한 직감이다.[10] 인도 신화에선 선인도 천국에 가기 전 지옥을 보며 시련을 겪는다. 이것은 선인이라 해도 죄를 지은 적이 있으니 잠시 그에 대한 벌을 경험하는 것이라 설명된다. 선인이여도 무조건 바른 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가진 묘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