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인도의 옛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등장인물. 맹인. 쿠루 왕국의 왕으로, 카우라바들의 아버지이자 판다바들의 큰아버지이다. 아내로 간다리를 두었으며 그녀는 맹인인 드리타라스트라를 배려해 평생 끈으로 눈을 가리고 지냈다.작중의 메인 빌런 두료다나의 아버지로 악인은 아니었으나 자식들에 대한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식들이 악행을 저질러도 방치하기만 했고, 이는 쿠룩셰트라 전쟁의 원인 중 하나가 된다.
불교에서는 사천왕 중 동방을 담당하는 지국천과 동일시된다.
2. 행적
2.1. 탄생
쿠루 왕국의 왕 위찌뜨라위리야가 후사 없이 단명하고 다른 왕자 비슈마는 동정의 서약 때문에 후사가 위험해진다. 그래서 왕모 사띠야바띠는 자신의 아들 (즉 위찌뜨라위리야의 이부형) 브라만 비야사를 불러 위찌뜨라위리야의 아내들인 자매지간인 암비카와 암빌리카와 결합해서 왕가를 이을 자식을 갖게 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하여 위야사는 암비카와 암빌리카와 관계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때 위야사의 몰골이 어찌나 추했던지 그를 보자마자 암비카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고 암빌리카는 새하얗게 질려 버리고 말았다. 어쨌든 두 왕비는 각각 자식을 가지긴 했지만 이 일로 인해 암발리카는 허옇게 질린 피부를 가진 판두, 암비카는 눈 먼 드리타라스트라를 낳게 된다. 이후 당황한 사티야바티가 위야사를 한 번 더 불러 암비카를 상대하도록 하였지만, 위야사에 학을 뗀 암비카는 시녀를 대신 보내 그를 모시게 하였고 그 사이에서 비두라가 태어나게 되었다. 이 시녀는 위야사를 정성껏 대접해 별다른 결격 사유 없이 태어났지만, 모계가 천출이였으므로 왕족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였다.드리타라스트라는 장님이였지만 아버지 비야사의 은혜로 힘이 매우 셌다고 한다. 맨손으로 쇠를 으깰 정도라 묘사되는 판본도 있을 정도.
2.2. 성년이 된 이후
드리타라스트라가 형이기는 했으나 장님이였기에, 왕위를 잇게 된 것은 그나마 멀쩡한 판두였다. 드리타라스트라는 간다라 왕국의 공주 간다리와 결혼했으며, 간다리는 맹인인 남편을 배려하기 위해 스스로 눈을 천으로 가리게 된다.[1] 하지만 현자를 죽여 저주받게 된 판두가 스스로 왕위를 내려놓고 이에 따라 드리타라스트라가 왕이 된다.판두가 숲에 들어간 사이 왕이 된 드리타라스트라는 간다리와의 사이에서 두료다나를 맏이로 하는 100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얻는다. 다만 간다리가 출산하기까지 오래 걸렸던지라 계승자가 사라질 것이 두려웠던 드리타라스트라는 하녀와의 사이에서 유유추라는 아들도 얻었다. 두료다나가 탄생하자 불길한 징조를 느낀 대신들이 두료다나를 버릴 것을 제안했지만 자식에 대한 애정 때문에 거부했고 후계자로서 키운다.
하지만 판두가 죽자 아내 쿤티와 아들 판다바들이 하스티나푸라로 돌아온다. 드리타라스트라는 그들을 받아들이지만, 카우라바 형제들이 수차례 판다바들을 위협하는데도 아들에 대한 애정 때문에 방관한다. 판두와 사이가 좋았고 그 아들들도 아끼긴 했지만 친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더 앞섰던 것. 비두라와 비슈마 등이 이에 대해 여러 차례 간언했지만 계속 무시해서 카우라바들은 점점 멋대로 행동하게 된다. 주변의 의견에 마지못해 두료다나보다 나이가 많고 전대 왕의 맏이라 명분도 있는 유디슈티라를 계승자로 정하지만, 두료다나의 계략으로 판다바들이 죽은 줄 알자 귀신같이 두료다나를 후계자로 바꾼다. 판다바가 살아있음을 알아차리자 따로 살자고 땅을 주며 중재에 들어가긴 했지만 척박한 토지를 줬다.
2.3. 주사위 도박과 판다바들의 유배
카우라바들이 판다바의 재산을 빼앗고 유배를 보내기 위해 주사위 도박에 초대할 음모를 꾸미자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두료다나와 처남 샤쿠니가 구슬리자 동의해버린다. 그 현장에도 참여했지만, 유디슈티라가 패배하고 드라우파디가 부당하게 모욕을 당할 때까지 침묵을 지키기만 한다. 그러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그제야 입을 열고, 분노한 드라우파디를 달래서 그녀와 판다바들을 풀어주지만 여전히 카우라바들을 방치한다.판다바들이 유배를 갔을 땐 그들을 걱정하긴 하지만 역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이후 판다바들이 돌아와 전쟁이 논의되자 드리타라스트라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종 산자야의 충고와 현자들의 가르침을 듣지만 전쟁은 일어나게 된다.
2.4. 쿠룩셰트라 전투와 그 후
쿠룩셰트라 전투에선 비야사에게 전쟁을 중계하는 능력을 주겠단 제안을 받았지만, 친족끼리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거절하곤 시종 산자야에게 능력을 줄 것을 제안한다. 능력을 받은 산자야는 드리타라스트라의 옆에서 전쟁 상황을 상세히 보고한다. 그것을 전해듣는 드리타라스트라는 자신의 자식들이 판다바에게 밀릴 땐 슬퍼하면서 후회했지만 반대로 카우라바가 승기를 잡았을 땐 자신의 자식들이 세상의 지배자가 되리라 희망을 가졌다. 판다바 측엔 절대자의 화신 크리슈나가 있는 것을 알았음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결국 전투가 카우라바의 전멸로 끝나자[2] 자포자기하여 순종의 뜻으로 판다바들에게 하나하나 포옹을 해준다. 그러나 두료다나를 죽인 비마의 차례가 오자 원한이 가시지 않아 완력으로 안아 죽여버리려 한다. 하지만 이는 크리슈나가 바꿔놓은 동상[3]이였고 이를 알아채고선 보복을 완전히 포기한다.
이후 판다바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간다리, 쿤티, 비두라와 함께 숲속으로 떠난다. 고행하며 여생을 보냈다 하며 숲에 화재가 났을 때 대피하지 않고 간다리, 쿤티와 함께 최후를 맞이한다. 비두라는 그들보다 조금 먼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