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고대 인도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주요 등장인물이자 악역.맹인 왕 드리타라스트라와 간다리 왕비의 아들. 주인공 일행인 판다바 형제들의 주적이자 사촌인 카우라바 100형제의 맏이다. 드리타라스트라와 하녀의 아들 유유추와는 이복형제, 100형제에 포함되진 않지만 카우라바의 막내인 두샬라에게는 첫째 오빠.
포지션은 만악의 근원. 그냥 선과 악의 대치로 보자면 악인들의 대장이지만 사실 마하바라타의 내용은 그리 단순하지 않아 이쪽도 입체적인 면이 있는 캐릭터다. 악마 칼리의 화신으로 여겨지며, 그가 긍정적으로 묘사될 때는 '수요다나'라 칭해진다.
드리타라스트라는 맏아들이었으나 맹인이었기 때문에, 왕위는 관례대로 동생인 판두에게 돌아간다. 그가 맹인이 된 이유도 상당히 어이없다. 선대왕 산타뉴는 사냥을 나섰다가 어부의 딸 샤티아바티에게 반해 이 여자와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왕좌에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아들 둘을 얻었지만, 둘 다 요절하고 말았다. 자손이 없이 죽은 사람은 영겁의 고통을 받는다는 사고가 있었던 고대 인도에서는 이런 경우에는 적당한 외부 남자를 골라서 며느리나 부인과 동침하게 하여 그 사이에서 얻은 자식을 죽은 사람의 자손으로 삼았다. 그리고 정당한 왕위 계승자였던 비슈마는 동정을 지키고 왕위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기 때문에 왕위를 잇지 못했다.[1]
결국 사티야바티는 혼전에 낳은 자식인 브라만 비야사를 호출해 며느리들과 아이를 만들어줄 것을 부탁하는데, 비야사는 수행을 하다가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서두른 나머지 더러운 몰골로 며느리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드리타라슈트라의 어머니인 첫째 부인은 차마 그 몰골을 보지 못해 눈을 감았는데, 이에 비야사는 눈을 감았으니 장님인 자식을 얻을 것이라 예언한다. 판두의 어머니인 둘째 부인은 눈을 감지는 않았지만 하얗게 질렸고, 비야사는 창백한 피부의 자식을 얻을 것이라 예언한다. 이 예언은 모두 이루어저 드리타라스트라는 맹인으로 태어났고, 판두는 병적으로 흰 피부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왕위를 이어받은 판두는 탁월한 궁수이자 위대한 왕으로써 훌륭하게 나라를 통치하였으나[2]불운한 사건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어[3] 그 충격에 출가를 결심, 왕위는 드리타라슈트라에게로 간다. 그러나 자식이 없는 것은 고대 인도인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라[4] 쿤티가 성선 두르바사에게 배운 만트라를 이용하여 다섯 명의 아들을 얻는다. 이들이 바로 판다바이다.
판두는 부인과 자식들과 함께 수행하러 떠났는데 결국 둘째 부인 마드리에게 성욕을 못 참고 저주가 성취되어 죽는 바람에 죽고 만다. 한편 그 사이 판두 대신 통치하던 드리타라스트라는 아내 간다리를 통해 자식들을 보고, 두료다나는 그 맏이로 태어난다. 두료다나는 판두의 맏아들 유디슈티라보다 1년 늦게 태어났고 비마와 같은 날에 태어났다. 두료다나가 태어나자 드리타라슈트라의 동생 비두라는, 이 아이는 이후에 세상을 멸망시킬 아이라며 다른 아들들은 놔둬도 상관없지만 두료다나만큼은 안 된다면서 형에게 지금 죽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드리타라슈트라는 차마 그러지 못하여 거절했고, 이후에 아들 99명과 딸 1명을 더 얻는다.
작중에서는 악당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이지만 판다바 형제들의 대적인 만큼 유능한 인물이기도 하다. 판다바들에게 너무 꽉 막힌 모습을 보여서 문제지.
2. 행적
2.1. 탄생
두료다나의 출생 비화는 다음과 같다. 두료다나의 어머니 간다리는 카우라바 형제들을 회임했을 때 배가 부르고 2년간 태어나질 않자, 조바심이 나서 자신의 배를 세차게 때렸다(…).2년 뒤에 맏이로 태어난 것이 두료다나로, 그 뒤로 차남 두샤사나와 98명, 막내딸 두샬라가 태어난다. 이렇게 왕이 시녀에게서 낳은 서자 유유추가 더해져 카우라바 100형제와 딸 하나+서자 하나가 완성.
두료다나가 태어난 이 날 인도 전역의 날짐승, 들짐승들이 울부짖었다고 한다.이것도 갈등의 원인 중 하나인데, 실제로는 먼저 임신했지만 더 늦게 태어났는데다 과정이 이토록 불길하니 당연히 인망이 낮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판두가 동생이지만 먼저 왕이 되고 업적도 있어 존경받는 상황에서 맹인이며 따라서 크샤트리아의 의무를 수행할 수 없는[6] 드리타라슈트라의 복잡한 서열문제에서 먼저 태어난 유디슈티라가 왕위에 대한 정당성이 인정받는 상황이었다.
2.2. 판다바와의 대립
두료다나는 아버지인 드리타라슈트라를 도와 왕국을 다스렸고 능력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는 맏아들인 아버지의 맏아들로 태어났음에도 출가한 숙부, 판두의 자식들에게 도로 왕위를 넘겨줘야 한다는 데 큰 불만을 가진다. 백성들 역시 판다바의 맏이 유디슈티라를 지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우선 유디슈타라를 지지하는 판다바의 둘째 비마를 암살하기 위해 밥에 독약을 타고 꽁꽁 묶어서 뱀굴에 던져버린다. 비마는 살아남기는 했지만 두료다나가 얼마나 판다바 형제들을 미워하는지 보여주는 예시.두료다나를 비롯한 카우라바들은 어린 시절 비마에게 평범한 인간의 자식이라며 비웃음을 받은 적도 있고, 묘사를 보면 물속에 강제로 처박아 숨을 못 쉬게 하거나 카우라바들이 나무 타고 노는데 나무에서 떨어뜨리는 등 자꾸 괴롭혀서 싫어하는 게 당연하긴 했다. 물론 그렇다고 죽이려 든 두료다나도 심하기는 했지만. 사실 묘사를 보면 놀랍게도 딱히 악의로 그랬던 건 아니라고 나오긴 하는데 카우라바들 입장에선 이걸 알 리도 없고 갑자기 들어온 사촌이 왕자인 자기들을 못살게 구는 것일 뿐...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왕위갈등이기는 하다. 드리타라슈트라도 판다바를 나름 챙겨준다고 하기는 했으나 친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는 생각 때문에 판다바 형제가 궁전에 오자 그들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왕위계승 문제와 이후 드리타라슈트라가 보인 태도를 생각하면 과부와 아비 없는 다섯 아이들이 궁전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드리타라슈트라는 판두와 사이가 좋았고 그 자식들인 판다바도 나름 좋은 교육을 해주긴 했으나, 자식사랑에 눈이 먼 나머지 자식들이 판다바를 태워죽이려는 걸 묵인하고 주변 시선 때문에 조카들을 더 위하는 척을 한 적도 많다. 하여튼 제대로 중심잡고 확고한 태도를 보이면 그나마 혼란이라도 덜했을 것을 주변 눈치보고 자식에게 왕위는 물려주고 싶고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동생이자 재상인 비두라에게도 욕을 먹는다.[7]
이후에 왕자들의 기량을 보여주는 시합에서 아르주나가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자 배를 아파하는데, 갑자기 카르나가 난입해 자신은 아르주나보다 더욱 뛰어나다며 솜씨를 보이자 두료다나는 기뻐하며 카르나를 치하한다. 아르주나와 카르나가 시합할 때 카르나의 출신이 문제가 되자 직접 나서서 카르나의 신분을 높여주고, 마부의 양아들이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도 변호해준다. 그러나 두료다나는 카르나가 좋아서 옹호한 것이 아니라, 그냥 판다바를 적대할 전력이 필요해서 도와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도 크리슈나를 목동의 자식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즉, 신분에 따른 차별 의식은 두료다나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카르나가 아르주나의 콧대를 꺾을 수 있다고 보고 편을 들어준 것 뿐이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짜 우정으로 변하긴 한다. 또한, 카르나에게 은혜인 건 사실이었고 그래서 이 한 건으로 최고의 아군을 손에 넣었다.
쿠루족의 관례에 따라 유디슈티라가 왕위계승자로 선포되자 두료다나는 쿤티의 아들들을 기름먹인 나무와 밀랍으로 만든 숙소로 보내 태워죽일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는 아버지 드리타라슈트라조차도 동의했다. 유디슈티라가 그 사실을 먼저 눈치채고 선수를 쳐서 집에 불을 지른 후 죽음을 가장해 모두 달아날 수 밖에 없었다.[8]
나중에 그들 모두가 살아서 드루파다 왕의 딸 드라우파디를 부인으로 삼았음을 알게 된 두료다나는 그들을 이간질시키자는 계책을 내놓지만 카르나는 그런 건 통하지 않을 거라며 차라리 크샤트리아답게 당당한 무력 겨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카르나는 인도의 다른 왕국을 공격하여 항복을 받아내고 공물을 쿠루 왕국으로 가져와서 그 위세를 널리 떨쳤다.
크리슈나와 쿤티가 드리타라슈트라 대왕에게 정당한 통치자는 우리라며 왕권 분쟁을 걸었다. 시각에 따라서는 이 부분에 대해 안 그래도 미워하는 판다바 형제들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상속해달라고 하니 화가 날만하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사항이 빠져있다. 즉, 애시당초 왕위를 강탈한 것은 두료다나라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 왕국을 강성하게 만든 장본인은 다름아닌 판다바 형제의 아버지인 판두다. 판두는 탁월한 궁수이며 위대한 왕으로 여러 왕국을 정복하여 영토를 늘리고 국세를 떨쳤다. 또한 애시당초 정당한 왕위계승권자였던 판두의 자식에다가 서열도 위이므로 판다바 측의 주장은 합법적이고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유디슈티라는 왕위계승자였던 것을 두료다나와 드리타라슈트라가 한통속이 되어 죽이려고 했다. 비슈마가 판다바의 편을 들어준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9] 판다바들 또한 비슈마의 중재에 따라 판다바 형제가 받은 땅은 부유한 하스티나푸라 지역과 비교해 척박한 땅이었다.[10] 판다바는 자신들이 받은 지역에 만족하고 개척하기 시작했다.
2.3. 주사위 노름
이대로 끝났으면 그나마 나았을 것을 두료다나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기 도박으로 유디슈티라를 뼛속까지 털어버리기로 마음먹는다.[11]두료다나는 음모를 꾸며 주사위 노름의 달인인 외삼촌 샤쿠니[12][13]에게 대신 주사위를 던지게 해 계속 연전연승하고 결국 왕국에다가 심지어는 유디슈티라의 동생들마저 따낸다. 게다가 유디슈티라 본인까지도 걸어서 또 잃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인인 드라우파디까지 걸게 되는데 물론 사기를 치는 두료다나가 이겼고 그는 드라우파디와 판다바 형제에게 치욕을 주기로 했다. 이게 참으로 엄청난 짓이었는데 드라우파디가 자신들의 소유물이니 마음대로 하겠다면서 친족들이 다 모인 주사위 놀이장에서 드라우파디의 옷을 벗겨 구경거리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마하바라타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부분이며 중대한 전환점이다. 아무리 서로 싫어하는 사이라지만 사촌형수를 그 남편들과 수많은 친척, 왕과 재상, 큰할아버지와 왕국의 원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벌거벗긴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14] 심지어는 그녀를 창녀라고 조롱하고 자기 무릎 위에 앉으라면서 희롱한다.
더군다나 이건 합법적인 행위조차 아니었다. '왕비 걸지 그러냐?'는 말은 샤쿠니가 먼저 했는데 당시 주사위 도박에서 상대편에게 뭘 걸지 지정해주는 행동은 규칙 위반이었다. 또한 그 당시가 아무리 남존여비 사회로서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시대였다고 하지만, 유디슈티라는 자기 자신을 잃은 후에 드라우파디를 걸었는데 자기 자신을 잃은 시점에서 이미 드라우파디에 대한 권리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기 여자도 아닌 여자를 무슨 수로 도박에 건단 말인가?[15] 따라서 그 도박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 정신 나간 상황에서 두료다나의 동생 비카르나조차 형의 행동을 비난했고 그 자리에 모인 카우라바측 사람들조차 상당수가 불쾌감을 표했으며[16] 재상이자 삼촌인 비두라도 그를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심지어 왕국의 원로들도 주사위 놀이를 시작할 때 자신들이 했던 말 때문에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결국 드라우파디는 위기를 맞지만 이때 크리슈나가 기적을 일으켜 그녀의 옷을 계속 만들어내어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17]
눈 앞에서 벌어지는 기적에 모두 겁을 먹었고, 뒤늦게 달려온 왕비 간다리가 좌중을 맹비난하고 드라우파디에게 용서해줄 것을 간청했다.[18] 왕 또한 저주받을 것이 두려워 드라우파디에게 세 가지를 요구할 권리를 주었다. 그녀는 남편들을 노예상태에서 풀어주고 그들이 잃은 것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세 번째 권리는 포기했다.[19]
이리하여 사태는 수습되었으나 이미 두 세력의 감정의 골은 패일 대로 패인 뒤였다. 그러나 두료다나는 다시 드리타라슈트라를 꼬여 유디슈타라를 불러낸다. 크샤트리아로서 거절할 수 없는 유디슈타라는 다시 도박에 응하였다. 결국 다시 져서 이번에는 12년간 숲으로 판다바 형제를 추방하고 그 뒤의 13년째에는 정체를 들키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걸린다. 마지막 13년째에 다른 사람들에게 정체를 들키면 다시 13년을 연장한다는 조건이기도 하다.
이 주사위 놀이 사건은 두료다나 측에 아주 큰 도덕적 치명상을 남기게 되는데 비슈마를 포함한 원로들은 이를 저지 못한 자신들의 잘못을 계속 후회하게 되며 이는 판다바 측에 적극적으로 적대할 수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되고 그들이 전쟁을 결심했을 때 확고한 당위성을 부여했다. 드리타라슈트라와 간다리조차 계속 이로 인한 인과로 저주를 받을 것을 두려워하며 크리슈나 또한 카우르바 측이 파멸해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이 사건을 지목한다.[20]
판다바 형제들에게도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음은 분명하다. 비마는 이때 카우라바 형제 100명을 모두 죽이겠다는 맹세를 했고 실제로 이를 모두 지켰다. 다만 딱 한 명, 그 사건 때 드라우파디를 도와주려고 노력했던 유일한 카우라바인 비카르나만은 비마도 은혜를 잊지 않고 전쟁터에서 마주쳤을 때 그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설득했으나 그는 형제들과 운명을 함께 하기로 하여 결국 비마에게 죽는다. 이 때만은 비마도 그를 죽여야 한다는 사실에 한탄했다고. 비마뿐 아니라 아르주나는 이때 카르나를 죽이겠다는 맹세를 하고 사하데바는 샤쿠니를 죽이겠단 맹세를 했으며 전쟁 중 이를 지킨다.
한편 두료다나, 카르나, 사쿠니 등은 성공을 축하하며 판다바 형제의 고난을 비웃기 위해 근처의 목장으로 연례점검을 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간다르바의 왕 치트라세나가 지나가고 있었고, 그들과 시비가 붙은 카우라바 측 용장들은 패배해 도망치며 두료다나는 붙잡히는 굴욕을 당한다. 유디슈타라, 비마, 아르주나가 두료다나를 구해내자 두료다나는 굴욕감과 자괴감 때문에 왕위를 두사사나에게 넘기고 단식해 죽으려 한다. [21]그러나 신들의 적대자인 다나바 종족은 수요다나를 지하세계로 끌고 와서 다시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두료다나의 맹장들이 아수라, 락샤사에 씌여 자비심을 잃어갈 것이라 말하고 그를 지상으로 돌려보낸다. 두료다나는 다시 흑화하고 카르나는 13년 뒤 싸움터에서 아르주나를 죽이겠다고 맹세한다.
두료다나는 이후 괴팍한 성인 두르바사를 부추겨 판다바 형제를 불시에 찾아가게 만든다. 숲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판다바 형제가 성인을 배불리 대접하지 못하면 저주를 받을 것을 노린 계책이다. 그러나 크리슈나의 도움으로 판다바는 위기에서 벗어난다. 당시 판다바의 집에는 먹을 것이라곤 딱 쌀 한 톨이 남아있었다. 갑자기 그들의 집에 나타난 크리슈나가 그 한 톨의 쌀을 달라고 하여 먹고는 만족했다. 크리슈나는 몸 안에 전 우주를 내포하는 최고신이었으므로 그가 만족하자 세상의 모든 존재의 배가 부르게 되었고 두르바사도 배가 불러서 다른 것을 먹을 수가 없었다. 자기가 먹을 것을 청해놓고 도저히 음식을 먹을 상태가 아니게 되자 두르바사는 유디슈티라의 분노가 두려워서 도망친다.
마지막 13년째에 판다바 형제들이 비라타 왕의 왕궁에 숨어있음을 알게 된 두료다나는 비라타를 침략해 소를 빼앗아가서 판다바 형제가 비라타 왕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나오도록 계책을 꾸몄다. 그러나 전쟁 도중 딱 13년의 기한이 끝나 판다바 형제는 정체를 드러내고, 두료다나는 아르주나에게 쫓겨 위험에 처한다. 카르나, 드로나, 아슈와타마, 크리파 등의 쟁쟁한 영웅들이 아르주나를 둘러싸고 공격하지만 아르주나가 아스트라를 사용하자 비슈마를 제외한 모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결국 전의를 잃은 카우라바 대군은 군세를 돌린다.
비슈마와 천문학자들은 아르주나가 정체를 드러냈을 때 13년이 지났으므로 처음에 갈라주었던 왕국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카르나나 두료다나는 기한이 지나지 않았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러나 판다바는 친족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크리슈나에게 간청하여 마지막 평화협상을 한다. 협상의 최종 타협안은 판다바 형제가 개척했던 왕국을 주지 않아도 되니 다섯 형제가 살 마을 다섯 개를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료다나는 땅을 한 치도 줄 수 없다고 거부하고 크리슈나를 목동이라고 조롱하며 체포하라고 했으나 크리슈나는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 무사히 벗어난다.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전쟁이 시작된다.
두료다나의 흑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왕위계승 서열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고, 여기에 비마에게 어린 시절부터 괴롭힘당한 것이나, 악마들 때문에 맛이 간 것, 백성들이 모두 판다바를 지지하는 것에 대한 열폭, 신들은 죄다 판다바들의 빽이 되어 그들을 도와주지만 자신은 신들의 도움은커녕 운명적으로 패배가 확정된 것에 대한 분노까지 많고도 많다.
2.4. 쿠룩셰트라 전투
두료다나는 판다바와의 전쟁이 임박하자 크리슈나로부터 지원을 얻기 위하여 드와르카[22]를 몸소 방문하기도 하였다. 그는 크리슈나가 잠을 자고 있던 도중 드와르카에 도착하여 윗사람처럼 크리슈나의 머리맡 옆에서 앉아 있었는데, 마침 같은 목적으로 드와르카를 찾은 아르주나도 뒤늦게 도착하여 공손하게 크리슈나의 발자락 옆에 서서 기다렸다.잠에서 깬 크리슈나는 아르주나를 먼저 본 뒤 곧 고개를 돌려 두료다나를 보았고, 둘의 말을 들은 뒤 "비록 두료다나가 먼저 왔지만 내가 아르주나를 먼저 보았으니 두 명 다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으며, 따라서 잘 훈련된 백만 대군과 무장하지 않은 크리슈나 자신 하나 중에서 하나씩을 고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일단 선택의 우선권은 연소자인 아르주나에게 돌아갔는데,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크리슈나를 선택하여 그를 얻었다[23]. 그러자 두료다나도 기꺼이 야다바의 대군을 선택하여 역시 이를 얻었으며 흡족해 마지않았다.[24]
결국 마지막엔 동생들을 이끌고 판다바 형제들과의 쿠룩셰트라 전투에서 패배한다. 이 때도 막장 상황이 계속 펼쳐져서 처음에 카우라바 측에서 정한 전쟁의 룰이 계속 깨져나간다. 정점은 아르주나의 16살 된 아들 아비만유가 대여섯명의 전사들에게 에워싸여 마지막까지 분투하다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다. 심지어 등 뒤에서 화살도 날리고 참혹하게 살해했다.[25] 충격적이게도 이것을 사주한 인물은 두료다나가 아니고 그동안 판다바에게 동정적이었던 드로나였다.
이런 작전이 나왔음은 두료다나가 유디슈티라를 생포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드로나가 낸 작전에 천하의 두료다나도 충격을 받았다는 전승도 있을 정도. 스스로도 자신의 의무를 위해 우주의 진리를 깬다며 탄식했지만 어쨌든 이 사건을 계기로 전쟁의 룰은 순식간에 깨져나간다. 후에 카르나가 마차에서 내렸는데 자기를 죽일거냐고 항변했을 때 크리슈나가 이 건을 거론하며 받아치자 카르나가 데꿀멍했을 정도. 이 사건은 드라우파디의 모욕과 더불어 카우라바 측의 2대 오점 중 하나로 지탄받는다. 드로나는 이런 비겁한 짓을 한 대가인지는 몰라도 그 자신도 술수에 속아 죽긴 한다. 도를 쌓은 선인 드로나조차 이런 짓을 하는 막장 전쟁상황에서 아예 흑화한지 동생들이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으나, 전투 17일째 날에 친우 카르나가 전사했을 때에는 눈물을 쏟으며 흐느꼈다고 한다.
위기에 몰린 두료다나는 어머니이자 시바의 독실한 신자이기도 했던 간다리에게 불사의 축복을 받으려고 했다. 오랜 시간 시력을 봉하며[26] 고행을 쌓아온 간다리는 단 한번, 눈을 떠 자신이 처음으로 바라본 사람에게 무적의 신체를 만들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전히 그 사람의 육체를 응시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 두료다나를 부르기 전, 알몸으로 자신에게 찾아오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간다리의 방으로 향하는 두료다나에게 크리슈나가 찾아와 "그래도 어머니인데 다 큰 남자가 알몸으로 대면하는건 좀 그렇지 않냐." 며 부끄러움을 상기시킨다. 들어보니 일리가 있었기에 최소한 고간은 가리기 위해 허리춤에 천을 두르고 간다리를 찾는다. 두료다나가 찾아온 것을 확인하고 눈을 뜬 간다리는 두료다나의 허리춤에 둘러진 천을 보고 경악한다. 하지만 이미 힘을 쓴 후였고 그렇게 두료다나는 천으로 가려져 간다리의 시선을 받지 못한 허리춤부터 넓적다리 언저리까지는 불사성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
이 힘을 얻은 뒤에 비마와 철퇴를 들고 결투하게 되는데, 둘의 실력은 막상막하였다. 그 때 크리슈나가 뒤에서 슬쩍 비마가 13년전 두료다나의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한 맹세를 언급하며 비마를 부추긴다.[27] 그 부추김을 받은 비마는 철퇴로 두료다나의 약점인 하반신, 다리를 부러뜨린다. 크리슈나의 형인 발라라마는 이에 분노[28]하자 크리슈나는 이제 칼리 유가(=말세)에 들어서 전 시대의 법도는 통하지 않으며, 두료다나는 이미 여러번 무사도를 어기는 죄를 지었으니 자업자득이라며 반박한다.
이리하여 카우라바 100명의 형제중 유일하게 남았던 두료다나 또한 패배함으로써 전쟁은 끝을 맞이하게 되었으나 치명상을 입었을지언정 죽지는 않은 상태였다.
이후 카우라바 측의 잔당[29]이 야습을 해 판다바 측 군대 대부분, 드라우파디의 다섯 아들, 시크한디와 드리스타드윰나 등을 잠자는 사이에 죽인다. 당초 아스와따마는 어두운 밤에 착각을 해서 자신이 죽인 드라우파디의 다섯 아들을 판다바 형제 다섯으로 착각하여 그 목을 잘라 두료다나에게 가서 복수를 했다고 고한다. 그러나 두료다나는 그 머리를 만져보고 성인인 판다바의 체격에 비해 작고 약한 머리라는 것을 알고 실은 그들의 다섯 아들을 죽인 것이라는 것을 알고 크게 한탄한다. 이후 판본에 따라 이를 알고 즐거워했다는 판본과, 그래도 쿠루 왕조(판다바와 카우라바를 포괄하는 왕족 전체)의 후손의 씨가 완전히 마른 것을 우려하며 죽었다는 판본으로 나뉜다. 전자가 주류. 혹은 노렸던 판다바가 아닌 그들의 자식을 죽인 것을 알고 한탄했다고도 한다.
이 뒤에 아스와따마는 자신을 추격해온 판다바 형제와 겨루다가 세상도 멸망시킬 브라흐마스트라로 공격했고, 아르주나가 이를 요격하기 위해 같은 아스트라로 받아친다. 이때 세상이 멸망할 것을 우려한 선인들이 아스트라를 거둘 것을 요청하여 아르주나는 이에 응했으나 아스와따마는 그 아스트라를 아르주나의 며느리인 우따라가 임신 중이던 태아를 죽이기 위해 방향을 틀어서 날린다. 이때 크리슈나가 권능을 사용하여 이를 막았다. 혹은 아스와따마에게 살해된 것을 되살려냈다고도 한다.[30] 크리슈나는 이런 무시무시한 무기를 뱃속 태아에게 쓴 것에 분노하여 아스와따마에게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낫지 않는 상처로 고통받으며 영원히 살게 되리라는 저주를 내린다.
전쟁이 끝나고 자식을 모두 잃은 간다리가 크리슈나와 그의 왕국, 일족 모두를 저주했다. 그 직후에 간다리는 후회했지만 오히려 크리슈나는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 저주가 실현되리라고 대답한다.[31]
두료다나 본인은 죽고 나서 천국에 올라 모든 분노와 증오를 털어버린 채로 천국에서 판다바, 카우라바 형제와 재회하며 사후에 카르나처럼 저주에서 해방된 모양인지, 두료다나가 죽자 천상의 존재들이 꽃비를 뿌려줬다고 한다.
3. 평가
보통은 두료다나가 사기로 판다바 형제들의 왕권을 빼앗았다며 욕먹고 힌두교의 카스트 중 2번째이자 왕+무사계급인 크샤트리아로서의 도리를 저버렸다며 나쁜 취급을 받는다. 실제로도 그가 한 짓은 오늘날의 시각으로 봐도 확실히 잘못되었다. 판다바 측도 잘못이 있지 않냐고 하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두료다나의 악행은 그 수도, 정도도 무겁다. 더구나 판다바는 후에 두료다나의 생명을 구하거나 최소한의 조건만으로 화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친족을 죽이는데 전쟁 직전까지 고뇌하지만 이쪽은 그런 것도 없다(...). 도덕적 고민이라는 면에서도 판다바가 완전한 선인은 아니더라도 카우라바에 대해서 정당성을 주장할 정도는 된다.사실 현대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주사위 노름 때문에 자신의 나라와 형제들, 그리고 아내까지 걸었다가 날려먹은 유디슈티라가 잘못이란 생각도 들겠지만 이것은 그들의 관습과도 관련이 있어서 유디슈티라가 간단히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주사위 노름은 두료다나가 꾸민 음모의 부속물이다. 이미 그 전부터 판다바 형제를 죽이려고 여러 번 시도했고 그 중 하나가 주사위 노름이다. 게다가 친족간의 놀이를 이용해 함정을 판 두료다나가 비난을 받아야 할 우선순위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 두료다나 측은 왕실 연장자로서의 드리타라슈트라의 권위를 이용하기도 해서 예의바른 조카인 유디슈티라가 이를 거절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신과 운명에 대항하는 인간이라는 점에서 마이너한 인기를 끌기도 한다. 현대 인도에는 두료다나를 섬기는 사원도 있는 모양이긴 한데 남인도에 딱 한 개 있다고(...). 카르나는 현대 인도 미디어에서는 인물해석이 조금씩 바뀌어 악행은 했지만 근본은 선량하다거나 두료다나에 대한 우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행에 휘말렸다는 식으로 옹호하는 묘사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데 비해서 두료다나는 오히려 옛날에 비해서 점점 더 비열한 악당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작중에선 삼류 악당이나 사용할 만한 온갖 비겁한 수단을 동원하여 초반부터 태어난 죄밖에 없는 판다바 형제들을 죽이려 했으니 결국 화를 자초한 면도 있다.[32] 서로 싸웠으니 잘못이 비등하다고는 하는데 두료다나는 왕인 아버지의 총애를 받으면서 오만하게 자랐고 판다바는 왕위계승권을 가지긴 했지만 아버지를 잃고 힘없는 과부와 자식으로 궁전에서 눈칫밥 먹는 입장이었다.[33] 이 때문에 어릴 때 서로 기싸움이 심했던 것을 보이며 서로 싸움이 에스컬레이트 하게 된다.
이를 갚아주겠다며 두료다나는 비마에게 독을 먹이고 강으로 내던졌는데 이 과정에서 비마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힘(코끼리 천 마리분)을 손에 넣었으며, 두료다나에게 이걸 갚아주겠다고 계속 싸우게 된다. 게다가 비마를 포함해 판다바는 이후 카우라바에게 최악의 모욕을 당한데다 2차 모욕까지 당할 뻔했는데도 나가 싸우면서 두료다나의 목숨을 구해주기도 했고, 이후 전쟁 직전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극히 불리한 조건으로 평화협상을 제의하는 등 나름대로 정상참작의 여지라도 있다. 그러나 두료다나는... 사실 유디슈티라가 두료다나를 살려주자 두료다나가 잘못을 뉘우치고 자결하려고 한 적도 있지만 상단에 나왔듯이 악마들의 저주로 더 흑화했다.
전쟁이 끝난 후 순례에 나선 유디슈티라가 자신의 죄에 대해 고민하자 고승 나라다가 말하길, "두료다나는 살면서 크샤트리아로 용감하게 싸우며 다르마(Darma)를 달성했으므로 높은 스바르가(Svarga: 삶을 살며 옳고 의로운 일을 했지만 아직 신과 같은 자리에 이를 수 없는 자들이 잠시 머무는 곳)에 있으니 고민하지 말라"라고 다독인다. 결국 두료다나의 발버둥이나 증오도 힌두의 신들에 있어서는 상정조화 안에 있는 섭리였으며 다르마에 속한다는 이야기다. 죽고 나서 야마가 아닌 천상에서 모든 저주가 해방되고 증오와 원념이 사라져 오랫동안 싸워오던 판다바들과 재회한 것을 볼 때 결국은 잘 된 모양이다.
의외로 충격적인 반전도 있는데, "이때 그는 다음의 사실을 배우게 된다.(우리도 마찬가지로 배우게 된다.) 죄를 거의 짓지 않고 죽은 자들은 정화되기 위해서 먼저 지옥으로 간 다음 하늘로 가고, 선을 거의 행하지 못한 자들은 그들의 공덕을 잠시 동안 즐기기 위해서 하늘로 먼저 올라간 다음, 엄청나게 긴 기간 동안 지옥에 머물게 된다."[34]라는 구절에 나와 있다.
여담으로 두료다나는 무고한 브라만을 죽였다든가 수많은 폭군처럼 일반 백성의 재산을 빼앗았다는 기록은 없다. 판다바들만 아니면 다들 나름대로 잘 대해주며 예의 바른 편. 어느 정도 위선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여하튼 공개적으로 폭정을 펼친 일이 없고 제법 준수한 통치를 한, 독특한 악역이라고 할 수 있다. 두료다나 사후 유디슈티라 역시 자신들과 원수지간이긴 했으나, 그걸 제외하면 어쨌든 모범적인 군주였다고 인정해주었다.[35]
4. 대중매체
- Fate/Grand Order에서 4성 버서커로 실장한다. 두료다나(Fate 시리즈) 문서 참고.
[1] 사티야바티의 아버지가 딸이 왕과 결혼해 자식을 봐도 비슈마가 있어서 왕위를 잇지 못하고 천대받을 것이란 생각에 비슈마가 아닌 딸의 자식을 왕으로 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에 비슈마가 아버지의 재혼을 위해 평생 결혼하지 않고 자식을 두지 않고 왕위도 주장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이다. 샤티야바티는 대단한 미녀였지만 몸에서 생선 비린내가 난다는 것이 흠이었다. 혼전에 샤티아바티에게서 자식을 낳게 한 브라만(이름은 '파라샤라'라고 한다)은 자식이 생기면 처녀성을 되찾게 해주고,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나게 해주겠다며 그녀를 설득하여 자식을 보았다.[2] 알고보면 마하바라타 최강자는 판두가 아니냐는 썰이 나올 정도로 능력이 사기급이다. 크리슈나, 카르나, 판다바등 쟁쟁한 영웅들도 정면대결을 꺼릴 정도로 강력했던 자라산다도 판두 앞에서는 데꿀멍했다. 게다가 미래를 모두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전승도 있다. 물론 크리슈나는 전지전능한 신이니 급이 다르긴 하다만... 후대 문헌인 바가바타 푸라나에서는 크리슈나가 자라산다를 18번이나 이기고 풀어주는 걸로 나온다.[3] 교미 중이던 사슴 중 수컷을 쏴 죽였는데 알고보니 그 사슴이 킨다마라는 현자였고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사슴으로 둔갑해 아내와 동침 중인 것이었다. 킨다마는 죽으면서 판두 또한 쾌락을 느끼는 순간에 죽을 것이라고 저주를 내린다.[4] 후손이 없으면 죽고 난 뒤 제사를 못 받아서 천국에 갈 수 없다고 믿었다.[5] 사실 간다리가 신에게 받은 축복은 100명의 아들이였지만 딸도 하나 가지고 싶어서 허락받고 하나 더 잘라두었다.[6] 카스트제도상 나라를 다스리는 지배계층은 최상위의 브라만이 아닌, 무사계급인 크샤트리아이다.[7] 참고로 비두라는 판다바 편이기는 했으나 수드라 계급 시녀의 자식이라 왕위 계승권이 없었고 두료다나도 비두라의 모계를 빌미삼아 그를 모욕하기도 한다. 나중에 카르나와 정말로 친해지긴 했지만 처음엔 만민평등 사상이 아니라 이용가치가 있어서 카르나를 옹호했다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8] 그냥 달아난 게 아니다. 판다바 형제들은 마침 1모 5자의 가난한 가족을 초청해서 술을 먹여 잠들게 하고 불을 질러 자신들이 죽은 것으로 위장했다. 물론 이미 그 전에 여러차례 살해시도를 당하며 현실적인 목숨 위협을 당한 판다바로서는 살기위한 선택이었으나 잘못인 건 사실이기도 하다.잘못한 정도가 아니라 얘네들도 사실 싸가지며 행각이 카우라바 뺨치는 때가 꽤나 나오는데 주로 시비 터는 쪽이 카우라바라 좀 나아 보이는 정도 요약본인 크리슈나다르마판 마하바라타에서는 판다바들이 불을 지르라고 지시할 때 과부 가족이 집 안에 남아있는 줄 미처 알지 못했다는 구절이 추가되어 있다.[9] 언뜻 보면, 카르나가 쿤티의 장남이므로, 비슈마나 판다바의 어머니인 쿤티의 이런 행동은 순리에 어긋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판다바 형제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넘어간다치고 이미 카르나 출생을 알고 있는 쿤티와 크리슈나가 판다바의 왕위계승권을 주장하는 것하며, 마찬가지로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비슈마가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행위는 카르나에게서 정당한 왕위를 뺏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카우라바를 옹호하는 측에선, 진심으로 순리와 정통대로 풀어가고 싶었으면 먼저 수리야와 쿤티의 아들이자 경전에 의거하면, 판두의 장남이 되는 카르나에게 모든 진실을 알려주고 그의 의사를 확인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이는 카르나와 두료다나에게 편중된 의견이다. 크룩쉐트라 전쟁 최후반에 비슈마는 카르나가 판두에게 양자로 입양되었을때에나 그가 판다바라 불릴 수 있다고 했으며, 이 경우에도 쿠루족의 왕위와 재산에 대한 권리는 없다고 보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결혼전에 태어난 아이들이 모두 남편의 자식으로 간주된다면 고대 인도의 남자들은 자기가 몰랐고 원하지도 않았던 자식들을 자기 자식으로 들여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을 것이며, 이 경우 정작 친자식들은 모두 재산과 권리를 빼앗기는 일이 속출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마하바라타처럼 왕족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전쟁과 혼란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즉, 판두의 인지가 선행되어야 판다바라는 비슈마의 해석이 훨씬 합당하다. 이에 따르면 카르나에게는 쿠루 왕조에 대한 권리가 없다.[10] 판본에 따라서는 부유한 지역과 가난한 지역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을 때 유디스티라가 가난한 쪽을 택했다고도 한다.[11] 이 때문에 나중에 남의 왕국을 도둑질했단 소리를 듣는다.[12] 순수하게 운을 겨룬다면 달인이 있을 수가 없으니 다시 말해 사기도박이란 의미다(...)[13] 민간전승에 의하면 샤쿠니는 어린 시절 집안어른들과 함께 포로로 끌려간 적이 있었는데, 이때 식사를 쌀 한 톨씩밖에 배급받지 못하자 어른들은 가장 어린 샤쿠니를 살리기로 결심하고 쌀을 전부 샤쿠니에게 몰아주고 굶어죽었다. 샤쿠니는 이후 이 집안 사람들의 뼈로 주사위를 만들었는데, 반드시 샤쿠니가 원하는 숫자가 나왔다고 한다. 참고로 이 전승에 따르면 포로로 끌려간 이유가, 결혼해서 남편 잡아먹을 팔자라는 말에 간다리(또는 간다리의 어머니)가 결혼 전에 염소와 형식상의 혼인을 하게 해서 액땜을 했는데, 이걸 안 드리타라슈트라가 모욕으로 여겨서 친히 나서(또는 비슈마를 시켜) 보복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샤쿠니는 이 일에 원한을 품고 일부러 두료다나를 부채질하여 결과적으로 카우라바들을 파멸로 이끌었다고도 한다.[14] 현대에 와서는 이 부분에서 아예 드라우파디가 집단강간을 당한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현대의 각색이기는 하지만 당시 기준으로 그 정도로 부도덕한 행위에 준할 수 있는 일이었다.[15] 이 부분은 마하바라타 본편에서도 비카르나가 언급한다. 얘만 어릴 적에 비마한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나 보다..[16] 비카르나가 이 짓거리가 불법이며 할 수 없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자 모두들 이 짓 안 봐도 되겠구나 하고 기뻐했다고 나오는데, 카르나가 어린 놈이 어디서 나서냐는 식으로 꼰대질을 시전해 밀어붙였다. 두료다나와 두사사나, 카르나를 필두로 한 과격파가 밀어붙인 행동으로 보인다.[17] 드라우파디는 크리슈나가 목동이라며 조롱당하고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을 때 자신의 옷을 찢어 붕대로 대신했다. 이 때, 크리슈나는 감격해서 그녀를 모든 사악에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었다. 버전에 따라서는 상처를 싸매는 데 사용한 천의 실 한 가닥 한 가닥마다 보답하겠다고 했다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크리슈나에게는 드라우파디를 지킬 의무가 있었다.[18] 전해지는 바에 따라서는 드라우파디가 일족 전체에 저주를 내렸다는 경우도 있다. 신화의 클리셰 상 이러한 경우에 저주는 거의 100% 이루어지고 그 사실을 작중 인물들도 알고 있으므로 더더욱 좌중은 두려움에 질렸다. 드리타라슈트라가 아들이 따낸 것을 전부 돌려준 것도 이 저주를 피하려는 노력.[19] 세 번째를 포기한 이유는 잃은 것을 되찾았으니 더 원하면 욕심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최악의 수모를 당하고도 이런 냉정한 처신을 하는 드라우파디를 보고 그녀를 모욕하는데 앞장섰던 카르나조차 수많은 미녀가 있지만 저처럼 현명한 여인은 없을 것이라 감탄한다.[20] 쿠룩셰트라 전투 막판에 가면 카우라바나 판다바나 서로 교전수칙이고 뭐고 죄다 위반해가면서 싸우는데 카우라바 측에서 치사하다고 욕할 때마다 크리슈나가 반드시 거론하는 게 저 사건이다.[21] 이 때는 수요다나라 명칭되면서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편.[22] 야다바(크리슈나의 일족)들의 수도.[23] 그리고 아르주나는 크리슈나에게 자신의 전차를 몰아달라고 부탁했으며, 크리슈나도 동의하였다.[24] 두료다나에게 간 대군 이외의 야다바 중에선 사티야키 등 판다바를 지원하러 간 자도 있긴 했다.[25] 카우라바 측에서 제시하고 판다바가 동의한 전쟁의 룰에서는 전사끼리 1:1 대결, 무기를 잃은 자를 공격하지 않고 전차에서 내린 자를 공격하지 않고 비겁한 공격수단을 쓰지 않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을 모두 깬 것.[26] (장님인) 남편보다 우월해질 수 없다며...[27] 주사위 도박 사건 때 두료다나는 드라우파디를 창녀라 희롱하면서 자기 허벅지에 앉으라고 강요했다. 이에 분노한 비마가 그의 허벅지를 부수겠다고 맹세한 것.[28] 철퇴를 쓴 결투에서 배꼽 아래를 치는 것은 크샤트리아도에 어긋난다.[29] 드로나의 아들 아스와따마가 이 공격을 주도했다.[30] 야간전투를 하지 않는다, 전투와 무관한 아녀자를 공격하지 않는다 등 무사도가 아무렇지 않게 무시된다는 점에서 이미 세상이 칼리 유가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31] 크리슈나는 자신의 일족들이 후에 거만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의 파멸이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다.[32] 사실 어렸을 때 판다바 형제의 비마가 카우라바 형제를 괴롭힌 탓도 있긴 하다. 이거 가지고 사람을 죽이려 들거나 삼류 악당이나 사용할 방법을 사용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비마의 괴롭힘이 심각했던 것은 사실이나 왕세자의 지위에 있으며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는 두료다나 입장에서 합법적으로 대응할 만한 여지는 충분하고도 남았을 텐데 아예 음모를 짜서 죽여버리려고 든 것이다.[33] 원전을 읽지 않으면 판다바가 편하게 자란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두료다나가 궁전에서 태어나 평생 궁전에서만 살았지만 판다바는 태어나기도 숲에서 태어나고 큰아버지와 두료다나의 살해위협으로 추방당하는 식으로 떠도느라 인생의 상당 기간을 숲속에서 어렵게 보냈다. 다만 숲속에서 보낸 시기는 성장 전후 인생의 일부고 사실 성장기 대부분을 하스티나푸라 궁전에서 보낸 게 맞다. 크리파와 드로나 등을 만나서 무술을 전수받은 것도 이 시기.[34] 신의 가면: 제2권 동양 신화 - 제2부 인도의 신화 2장 신화적 과거 p385~386 (조지프 캠벨 저, 이진구 역, 도서출판 까치)[35] 한 마디로 두료다나의 악행에 관심을 가진 계층은 브라마, 크샤트리아와 같은 높으신 분들이지 수드라나 바이샤 입장에서는 카우라바나 판다바나 누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는 먼 세계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당장 조선에서도 왕이 누구든 당파싸움에서 누가 승리를 하든 백성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오히려 피지배 계급인 바이샤 혹은 수드라를 착취했다는 기록이 없는 두료다나 측에 비교하면 가난한 1모 5자를 술 취하게 만들어 놓고 불태워 죽인 판다바 측이 민간인에게 입힌 피해가 더 많다..... 그런데 죄없는 판다바를 태워죽이려든 두료다나도 왕위욕심에 내전을 일으켜 엄청난 수의 백성을 죽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이다. 이러나저러나 두료다나만은 살려두면 안된다는 비두라의 말이 괜한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