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2-09 19:00:32

비야사

1. 개요2. 마하바라타 본편3. 집필에 관한 전설4. 이후

1. 개요

"이 작품은 무지에 눈먼 세상의 눈을 뜨게 한다. 태양이 어둠을 몰아내듯, 바라타는 종교와 의무, 행동과 명상 등을 설명하여 어둠을 몰아낸다. 보름달이 부드러운 빛을 비추어 연꽃 봉오리가 벌어지는 것으 돕듯, 이푸라나는 상세한 설명으로 인간의 지성을 넓힌다. 역사의 등불은 '자연의 자궁이라는 대저택'을 환히 비춘다."
브야사(Vyasa)

인도 신화의 등장인물. 리쉬(Rishi), 즉 브라만 수행자이며 불멸자 치란지비[1] 중 하나.

본명은 크리슈나 드바이파야나(Krishna Dvaipayana). 섬에서 태어난 짙은 피부색의 아이를 의미하는 이름[2]으로, 후술할 그의 태생에서 따왔다. 이후 본래 하나였던 베다 경전을 4개[3]로 분류하여 비야사(편찬자)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4]

쿠룩셰트라 전쟁을 다루는 2만 4천 연으로 이루어진 서사시 <자야(Jaya)[5]>, 그러니까 마하바라타의 가장 초기 형태의 저자. 비야사의 제자 와이샴파야나가 스승의 이야기를 듣고 자나메자야[6]의 궁정에서 많은 청중에게 그것을 전달한 다음 다음 단계에서 2만 4천 연짜리 <바라타(Bharata)>가 되었다. 이 <바라타>를 메인으로 다른 여러 이야기가 덧붙여져서 완성된 이야기가 바로 서사시 마하바라타로, 마하바라타의 내용도 한 가객이 와이샴파야나 버전을 다시 구전하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동시에 비야사는 쿠룩셰트라 전쟁 시대도 살았기 때문에 상술한 내용에선 옛이야기 취급인 전쟁 이야기에서도 직접 등장한다. 즉 비야사는 작중의 배경 시점[7]과 메인이 되는 과거 시점[8]을 잇는 역할이다.

실제 마하바라타의 저자 이름도 비야사인데, 해당 문서에서 설명하는 등장인물 비야사의 모티브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이 자가 정녕 실존했던 인물이 맞는지, 한 인물을 가리키는 것인지, 서사시의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명의일 뿐인지는 아직 논란 중이다. 어느 쪽이든 이 서사시의 구절을 인용하자면 "한 사람의 손가락으로 무지개를 잡는 것"과 같이, 비야사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비야사는 파릭시트 왕을 주인공으로 쓴 <바가바타>, 힌두교 설화집인 푸라나 여러 권도 집필했다고 여겨진다.

2. 마하바라타 본편

마하바라타의 메인인 쿠룩셰트라 전쟁 세대, 즉 판다바 형제와 카우라바 형제의 할아버지다.

어머니는 어부 사티야바티, 아버지는 성자 파라샤라. 어느 날 강을 건너려던 빠라샤라가 사티야바티에게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청했는데, 대낮인 데다 처녀이던 사티야바티는 체면을 염려해 거절했다. 이에 파라샤라는 주변을 어두운 안개로 감싸고 생선 비린내 대신[9] 좋은 향이 나게 해줄 것이며, 자신과 함께해도 처녀성을 잃지 않으리라고 약속했다.

그렇게 사티야바티가 승낙하여 태어난 아이가 이 비야사인데, 이때는 섬에서 태어났고 피부색이 짙어 크리슈나 드바이파야나(=섬에서 태어난 피부 짙은 아이)라 불리었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다 자랐고, '어머니가 기억할 때마다 언제든지 어머니의 앞에 나타날 것'을 맹세하고 사티야바티를 떠났다.

이후 사티야바티는 자신의 향기에 끌려온 쿠루 부족의 샨따누 왕과 혼인했다. 그런데 이들 사이의 자식들이 모두 요절해 대가 끊기게 생겼고, 결국 사티야바티는 둘째 아들이 남기고 간 두 왕후에게서 후손을 보려 장남을 호출했다. 그 사이 명망 있는 현자가 되어 비야사(편집자)란 이름을 얻은 장남은 맹세대로 어머니 앞에 나타났고, 어머니의 제안을 승낙한다.

하지만 수행하던 중 급하게 와서 몰골이 너무 더러웠던 것이 문제.
비야사의 몰골을 본 첫째 왕후는 놀라 눈을 감아버려 맹인인 드리타라스트라를, 둘째 왕후는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려 창백한 피부의 판두 왕을 낳았다. 사티야바티는 다시 한 번 비야사에게 부탁했는데 비야사는 다시 첫째 왕후와 함께해야 했지만 이를 거부한 왕후는 시녀를 대신 밀어넣었고 시녀는 현명하게 비야사를 만족시켜 비두라가 태어났다.

어쨌든 계승권은 형제들과 달리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던[10] 판두가 받았는데, 판두가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어 드리타라스트라에게 왕위가 넘어간다. 드리타라스트라의 왕자들이 장남 두료다나를 필두로 한 카우라바 형제. 그런데 판두가 아내 쿤티의 만트라를 통해 신들에게서 아이를 받아왔고, 이 아이들이 판다바 형제다. 그래서 카우라바와 판다바 둘 다에게 정당성이 생겨서 계승 다툼이 생기고, 훗날 쿠룩셰트라 전쟁이 벌어진다.

비야사는 이 계승 다툼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판다바 형제가 곤경에 빠질 때마다 해결책을 제시하며 그들을 돕는다. 이따금 미래를 내다보고 앞으로 일어날 어떤 사건의 불가피성을 강조하여 주인공들이 운명에 따르도록 하기도 한다. 쿠룩셰트라 전쟁이 신들의 안배이며 판다바와 카우라바는 그를 위한 도구인 것을 파악하고 일의 성사를 위해 움직인 것.

판다바가 인드라프라스타에 행복하게 정착한 순간 비야사는 유디슈티라가 십삼년 뒤 일족을 파멸시키리라고 암시한다. 유디슈티라는 이것을 공포와 체념으로 받아들이고 "우리는 운명이 정해준 상황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어떤 식으로도 남을 자극하지 않고 생각과 말로 행동해서 절대적인 비폭력을 실천할 것이다. 그것이 운명의 명령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주사위 노름 사건[11]보다 훨씬 오래 전에 나온다. 또 이야기 초반에 판다바가 유랑할 때 브야사는 에카브라타 마을을 거쳐 판찰라로 그들을 인도한다. 그들은 그렇게 도착한 판찰라에서 이후 주요한 역할을 하는 드라우파디를 신부로 얻는다.

3. 집필에 관한 전설

결국 쿠룩셰트라 전쟁이 일어나고 세월이 흘러 판다바 형제도 죽지만, 비야사는 불멸자였기에 계속 살아서 자신이 본 이야기를 서사시로 완성했다. 비야사는 서사시를 마음속으로 완성했을 때 창조신 브라흐마를 불러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방대한 시를 지었습니다. 여기에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비밀과 미묘함이 드러나 있고, 교의와 생활방식에 대한 묘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 네 카스트에 대한 규정, 고행의 본질, 신참자를 위한 규칙의 요체, 해와 달과 별들의 크기, 네 유가에 대한 설명, 탁발과 보시에 대한 설명, 특별한 목적을 위해 영혼이 육체를 갖추는 문제, 과학과 질병 치료, 순례지와 강, 산, 숲, 거룩한 성채와 궁전에 대한 묘사, 전쟁 기술, 여러 민족과 그들의 언어 및 특성에 대한 묘사, 어디에나 널리 퍼져 있는 보편적 정령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브라흐마는 이렇게 말했다.

"가네샤에게 부탁해라. 가네샤는 네가 낭송할 때 그것을 가장 잘 받아 적을 수 있는 적임자다."

코끼리 머리를 가진 신 가네샤는 한 가지 조건을 붙여서 그 일을 수락했는데, 그 조건이라는 것은 잠시도 쉬지 않고 구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저자는 가네샤가 구술을 받아 적기 전에 모든 낱말의 의미를 깨닫고 이해한다면 이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브야사는 숨 막힐 듯한 속도로 구술을 계속했고, 가네샤는 그에 걸맞는 열정으로 구술을 받아 적었다. 도중에 칠필이 부러지자 가네샤는 제 엄니를 뽑아서 구술을 계속하기도 했다.

필기자가 구술 속도를 앞지르면 저자는 필기자가 낱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펜을 멈출 수밖에 없는 구절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농축된 구절- 을 곳곳에 집어넣어 필기자의 속도를 제어했다. 그래서 <마하바라타>에는 낭송할 때 강세와 음절의 구분에 따라 여러 층의 의미를 전달하는 구절이 곳곳에 존재한다고 한다.

4. 이후

비야사는 제자 와이샴파야나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전했고, 그와 함께 판다바의 증손자 자나메자야 왕이 희생제를 하는 현장에 방문한다. 자나메자야는 비야사에게 조상들의 전쟁 이야기를 들려달라 청한다. 비야사는 와이샴파야나에게 이야기를 맡기고, 와이샴파야나는 궁정의 청중 앞에서 이야기를 읊는다. 이때 와이샴파야나가 읊은 이야기가 2만 4천 연으로 이루어진 마하바라타의 직접적 원산 <바라타(Bharata)>다.

이 바라타를 청중 중 하나인 가객이 확장판으로 숲속의 현자들에게 전하고 숲속의 현자들은 다른 인물들에게 더 확장판으로 구전하는... 의 무한반복으로 서력 이후 초 방대한 규모의 서사시로 확장되면서 마하바라타가 되었다고 여겨진다. 그 때문에 마하바라타의 내용은 가객이 현자에게 들은 것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실 비야사에게는 와이샴파야나 외에도 자이미니를 비롯한 네 제자들이 있었고 이들도 각각의 마하바라타 판본이 있었지만 내용이 판두 부족에게 부정적이거나 중심이 아니라고 하여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1] चिरञ्जीवि, Chiranjivi.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7-9명의 불멸자들. 비야사 이외에 하누만, 아슈와타마, 파라슈라마, 마하발리, 크리파, 마르칸데야, 비비사나가 있다.[2] 크리슈나(=검은, 검푸른), 드바이파야나(=섬에서 태어난). 물론 마하바라타의 크리슈나와는 동명이인이다.[3] 리그베다, 야주르베다, 사마베다, 아타르바베다[4] 참고로 유일한 분류자는 아니다. 인도 신화에선 1만반타라(인도 신화 시간단위)마다 우주가 재창조되는데, 이때마다 삼주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 소멸하고 다시 태어난다. 그래서 4개로 분류해둔 베다도 매번 하나로 돌아가고, 이걸 또 다시 분류하는 담당도 때마다 달라진다. 비야사 이전의 분류 담당은 창조신 브라흐마라 언급된다.[5] 자야란 '승리'를 의미한다.[6] 쿠루 부족의 왕으로 아르주나의 증손자[7] 자나메자야 왕이나 제자 와이샴파야나 같은 후손 세대.[8] 판다바나 카우라바처럼 쿠룩셰트라 전쟁에 얽힌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세대.[9] 사티야바티는 미녀였지만 어부 일 때문에 몸에서 생선 비린내가 났다고 한다.[10] 드리타라스트라는 맹인, 비두라는 어머니가 하녀여서 계승에서 제외되었다.[11] 유디슈티라가 두료다나의 계략으로 주사위 노름으로 몽땅 날렸는데, 이 사건이 십삽년 후 쿠룩셰트라 전쟁의 기폭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