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연하장(年賀狀 / New Year's Card)은 새해를 축하하는 뜻으로 연말연시에 친지 등에 보내는 간단한 서찰이다. 출처새해가 되었을 때 부모나 친지, 친구 등에게 직접 새해인사를 하러 가지 못할 경우, 아랫사람(주로 머슴)을 시켜서 새해축하용 서찰을 보낸 것이 연하장의 기원이다. 하지만, 현대의 연하장같은 풍습은 근대 우편시스템이 확립되고 난 이후의 일로 19세기에 연하우편이 출현하면서 현대와 비슷한 형태의 연하장 제도가 확립되었다.
21세기들어 IT산업의 발달로 연하장 풍속은 사라지는 추세에 있다.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등으로 연하장 같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보니 젊은층 사이에서는 연하장을 많이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2. 대한민국의 연하장
대한민국의 연하장 풍속은 20세기 초 즈음에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유입되었다는 것이 정설. 현재는 우체국에서 연하우편제도를 시행하면서 연하장을 특별취급하고 있다. 물론 보통우편 취급해도 된다.2011년 기념 연하우표.
2011년 기념 우체국 출시 연하장들.
엽서는 300원이다.
3. 일본의 연하장
일본의 연하장 문화는 고대로부터 있었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 우편 제도가 확립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매년 엄청난 양의 연하장을 보내고 있다.1886년~1887년 무렵부터 연말이 되면 우편의 양이 평소의 수십배가 되어 우체국에 엄청난 부담을 줄 정도가 되었고, 1899년[1]부터는 특별우편제도를 시작한다. 내용은 '우체국이 정한 특정 기간 안에 연하장을 발송하면,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1월 1일에 배달한다'는 제도이다. 이 제도가 생긴 이유는 연하장을 1월 1일에 효율적으로 배송하기 위해 사전에 작업을 하기 위함이고, 실제로도 일반 우편물과 연하 우편물은 따로 작업한다고 한다.
1949년에는 일본우정공사(現 일본우편)에서 "기부금[2]과 경품[3]이 붙어있는 연하엽서"[4]를 발매했으며, 엄청난 히트를 하여 더욱 연하장이 늘어나게 된다. 이 정책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정책뿐만 아니라 인연을 중시하는 일본인 특유의 사상 때문에 일본에서의 연하장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일본에서는 만일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 사람과는 앞으로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5] 그렇기에 연말만 되면 한번이라도 얼굴을 비춘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쓰기에 바쁜 것이 일본인들의 사회상이다.
물론 연하장 주고받기의 예외가 될 때도 있다. 전 해에 집안에 상을 당했을 때인데, 이때는 새해를 축하하는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오히려 예의가 아니라고 하여 본인도 보내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연하장을 보내면 결례가 된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부고를 상중엽서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엽서로 보낸다. 상중엽서를 받은 사람은 잘 보관해두고 있다가 연하장 쓰는 계절에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예의다.
이사한 후에는 이사엽서를 보내야 한다. 이 이사엽서에 들어가는 관용어구가 "근처에 오시면 꼭 들러주세요"라는 말인데, 진짜 오라는 소리가 아니라 연하장을 예전 집으로 보내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문화가 번거롭다보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이메일이나 휴대폰 메신저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윗사람한테는 반드시 엽서로 보내야 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두당 수백장 씩 연하장을 보내는 일도 흔하기 때문에, 연말에 일본 내에서 오가는 연하장의 수는 수십억 장에 달한다. 그렇다보니 2017년 12월에는 우편요금 인상으로, 일반 엽서는 62엔이 되었지만 연하장만은 52엔으로 고정되었다. 그 이유는 연하장은 대량의 수요가 있어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도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2019년부터는 연하장도 똑같이 요금이 62엔으로 올랐다.
연하장은 일본 문화에서 중요한 관습 중 하나다보니 아따맘마 등 일상물 일본 만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연말을 소재로 다룰 때 연하장이 비중 있게 나오는 장면[6]이 많다.
도키메키 메모리얼 2에서는 해가 넘어가면 연하장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 호감도가 쌓은 히로인은 100% 보내기 때문에 이걸로 호감도를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반면에 아직 히로인 호출을 하지 않았거나, 호감도가 낮은 히로인에게서는 오지 않는다. 덕분에 히로인 공략보다는 능력치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처음 1년차에서는 단 한 명의 히로인으로부터도 연하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4. 중국의 연하장
중국역시 연하장 문화 발달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동네. 상당히 거대한 나라다보니 직접 만나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과는 만나기 어려워 고대부터 연하장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이래로 동부 해안 지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내륙에서 일자리를 찾아 넘어온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가족친지나 고향 친구들에게 보내는 연하장이 많다.5. 미국의 연하장
미국에도 연하장 문화가 있다. 국토가 거대한 미국 특성상 연말마다 직장인들이 전미에 분포한 지인들에게 수백장씩 연하장 돌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오일쇼크 때는 미국우정공사에 연하장만 3,000억 장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인터넷의 발달로 줄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이나 LinkedIn에 본인 주소를 적어놓아, 연말마다 친구들과 연하장 카드를 주고 받는 것이 일상적이다.
[1] 1999년을 잘못 적은 게 아니다. 1899년부터 시범적으로 실시됐고, 1905년부터는 전국 우체국에서 실시됐다. 무려 [age(1899-01-01)]년이나 된 유구한 역사의 제도인 것이다.[2] 몇십엔 정도다.[3] 1등은 100만명에 1명 정도의 비율로 당첨자에게 가전제품이나 여행권 같은 것을 준다.[4] 오사카의 잡화점 주인이 전후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서로 연하장을 보내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늘리려는 뜻에서 아이디어를 고안해서, 오사카 체신부 담당자를 설득해서 발매하게 되었다고 한다.[5] 일본은 은근하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다. 이 때문에 아주 미묘한 방식들로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진심으로 가까운지 아니면 형식적인지 등을 가리는데, 이 말은 바꿔서 말하면 진심으로 가까운 관계에서의 암묵적인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자연스레 다시 암묵적으로 그 관계는 형식적인 관계, 즉 '진심으로 교류하지는 않는 관계'로 바뀌어 버린다는 뜻이다.[6] 예를 들어, 연하장을 쓰는 것을 깜빡해 허겁지겁 쓰거나, 연하장을 쓰느라 하루종일 고심하는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