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에어하트와 록히드 L-10 일렉트라 |
1937년에 어밀리아 에어하트와 항법사 프레트 누넌이 실종된 사건.
2. 경과
1936년 에어하트는 록히드 L-10 일렉트라[1]를 퍼듀 대학교로부터 인수받아[2] 적도를 따라 47,000km 거리를 비행하는 세계일주 비행을 계획했다. 샌프란시스코-하와이-하울랜드섬-오스트레일리아 순서로 비행했다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항법사를 바꾸고 이후에는 자력비행을 한다는 좀 복잡한 계획이었는데 이게 나중에 비극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1937년 3월 17일에 캘리포니아에서 이륙해 하와이에 도착했는데 하와이에서 이륙 도중 사고가 나서 비행기가 파손되었다. 공식 보도에 따르면 타이어 펑크인데 목격자들은 파일럿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1차 시도는 실패했다.
2차 시도는 1차와 반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마이애미에서 이륙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중간중간을 거치면서 1937년 6월에 뉴기니 섬 라에에 도착했다. 라에에서 출발해 하울랜드섬으로 이동할 예정으로 미군은 해안경비대와 연안 감시선을 동원해 에어하트를 보호/안내하는 역할이었다.
이게 문제였는데, 이때 통신상의 문제로[3]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편향통신이 되고 말았다. 에어하트 측에서 미군 함정으로 보내는 통신은 잘 들리지만 미군 함정에서 에어하트 측으로 보내는 통신이 잡히지 않게 됐다. 해군 함정에서 마지막으로 수신한 음성은 "고도 1,000피트, 위치는 알 수 없고 태양선을 향해 비행 중. 연료가 부족하다"는 말뿐이었는데 이 메시지가 주파수가 불안정했는지 해안경비대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다른 나라 함선, 심지어 주변에 있던 일본 어선에까지 전달되었다고 한다. 결국 이 메시지를 끝으로 아멜리아 에어하트와 프레트 누넌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마지막 교신 1시간 후 미 해군 제임스 O. 리처드슨이 이끄는 USS 렉싱턴, USS 콜로라도와 해안경비대 함선, 심지어 일본 상선과 어선까지 동원되었고 에어하트의 남편인 조지 P. 퍼트넘이 개인 돈까지 털어가면서 에어하트와 누넌의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시체는 커녕 비행기 잔해조차 찾지 못했다. 결국 실종 2년 후인 1939년에 공식 사망처리되었다. 퍼트넘은 이후 제인 메리 C. 제임스란 여성과 재혼했지만 5년 뒤 이혼하고 마가렛 하빌랜드와 재혼해 하빌랜드가 1950년 퍼트남이 63살로 죽을 당시 곁을 지켰다. 그런데 죽을 당시 퍼트남은 에어하트의 편지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 기간에 이 주변의 무인도인 가드너 섬[4]에서 한 유골이 발견되었는데 발견 당시에는 '백인 남성'일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근래에 들어서는 '백인 여성'일 수도 있으며 그게 에어하트의 시체일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었다.
1940년 무인도인 가드너 섬[5]을 탐험하던 영국 탐험대는 인간의 두개골, 여성의 신발,허브 리큐어 베네딕틴 한 병을 발견했다. 또한 같은 장소에서 비행기 파편과 비행복까지 발견되었다. 때문에 좀 더 확증을 얻고자 심층 조사를 진행한 결과 그 당시의 백인 여성의 골격으로 추정되었으며 동시에 당시의 여성용 화장품도 발견되었다. 탐험대는 총 13개의 뼈를 발견했고, 이 뼈들을 피지로 보내 DW 후들리스 박사가 분석했고, 박사는 이 뼈들이 남성의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2018년 3월 가드너 섬의 유골을 연구하던 일부 학자들은 유골이 사실상 99퍼센트로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시신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유골이 일부만 남아 있는 이유는 섬에 득실거리는 야자집게에게 생전의 그녀 또는 그녀의 시신이 분해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피지에서 유골을 연구할 당시는 법의학이 태동기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 유골연구를 진행한 후들리스 박사가 잘못된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가드너 섬의 유골 자체가 현재 남아 있지 않아 당시 측정 기록만 가지고 추정한 결론이라는 것이다.
결국 아직까지 에어하트의 운명에 관한 확실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증거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에어하트는 마지막 비행 당시 연료고갈로 인해 가장 가까운 육지였던 가드너 섬에 불시착했고 결국 구조되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긴 한다.
3. 도시전설과 이후 창작물들에서 나타나는 모습
워낙 실종이 뜬금없었기에 에어하트는 이외에 많은 도시전설과 2차 창작물에도 꾸준히 등장했는데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3.1. 음모론, 도시전설성 떡밥
- 1930년대 남양군도는 일본 제국의 식민지였다. 거기다가 에어하트의 실종지역인 라에는 제2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유명한 격전지라는 사실까지 겹쳐 1943년 미국의 선전영화 Flight for Freedom에서 에어하트를 대놓고 스파이였다고 묘사하기까지 했다.[6] 하지만 종전 후인 1949년 미군이 남양군도에서 노획한 일본군 문서를 분석한 결과 그런 거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심지어 에어하트가 사실 '도쿄 로즈'[7]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어쨌건 일본 스파이라는 떡밥인데 이건 의외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서 남편 퍼트먼이 매일 라디오 도쿄를 청취하면서 연구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물론 이 역시 종전 이후 도쿄 로즈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불발.
- 스파이 떡밥과 관련하여 사이판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처형당했다는 설도 있다. 2차 대전 중 미군 우편부대가 남양청(일제의 남양 군도 식민지 관리기관)에 복무하는 일본 경찰의 편지를 노획했는데 여기에 어밀리아 에어하트라는 미국 여성을 처형했다는 편지가 있었다고 주장했던 것. 1937년이면 미일관계가 중일전쟁 등으로 인해 급속히 적대적으로 변하던 시기이며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은 자국의 군사시설에 대한 보안을 광적으로 지킨 데다 슬슬 일본군의 광기가 발현되던 시기였던지라 수상한 자가 비밀을 지켜야 할 시설에 접근하면 일단 체포한 후 비밀리에 죽이던 일이 빈번해서 꽤나 일리 있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사이판 남양청의 비밀금고를 열자 에어하트의 가방이 있었다는 증언이나 원주민들이 백인 여성이 처형되는 모습을 봤다는 증언을 하기까지 했으며 '어밀리아 에어하트의 무덤'이라는 곳까지 발견되어 파 보았으나 푸석한 모래밖에 없었다. 결국 이 가설도 기각되었다.
- 2017년 7월 5일 일본 처형설을 증명해 줄 에어하트의 사진이 공개되었다며 한 차례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었지만(해당 기사) 조사 결과 그냥 오해로 밝혀졌다(논란이 일어난 사진에 대해 자세히 밝힌 블로그).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정리하자면 사진에 나온 두 사람이 백인의 외모를 하고 있으며 신체적으로 에어하트와 항법사 프레드 누넌과 매우 닮았고 사진 오른쪽에 추락한 비행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었기에 두 사람이 마셜 제도에 추락해서 일본군에게 처형당한 것이 확실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얼마 뒤 결국 이 사진이 1935년에 발간된 책에 실려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8] 이 주장은 논파당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 사진 속 에어하트로 추정되는 인물은 장발의 남성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애초에 저 사진이 찍힌 남양군도(마셜 제도)는 둘이 실종된 곳으로부터 무려 160km나 떨어져 있었다. 즉 그냥 음모론으로 끝난 것.
- 스파이 관련 떡밥 중 하나로 에어하트와 동행했다가 함께 실종된 항법사 프레드 누넌(Fred Noonan)이 실은 미 해군의 부탁을 받고 태평양의 일본 위임통치령의 방위태세를 알아보러 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 추락 이후 돌아와서 가명을 쓴 채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나온 주장으로 취재했는데 결국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었고 이로 인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고소당하고 말았다.
4. 이후 나온 창작물의 모습
4.1. 영화
4.1.1. 박물관이 살아있다 2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어밀리아 에어하트의 밀랍인형이 살아나 주인공 래리 데일리의 조력자가 되고 로맨틱한 감정을 갖게 된다. 배우는 에이미 애덤스. 마법으로 살아난 전시물들은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으면 가루가 돼서 소멸하지만 엔딩에서 어밀리아는 이에 개의치 않고 비행기를 몰고 멀리 떠나고 그 후 박물관에서 일하던 래리는 어밀리아와 똑같이 생긴 여성(배우의 1인 2역)과 마주쳐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게 된다.4.1.2. Amelia(2009)
어밀리아 에어하트 역할은 힐러리 스왱크가 맡았다. 여기서는 마지막 실종 부분을 끝까지 비행하는 걸로 비교적 담담하게 처리했다.4.2. 드라마
4.2.1. DC's Legends of Tomorrow
시즌 6에서 세계일주 도중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해당 작품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위인, 인물들을 참조하는 시간여행물이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어밀리아 에어하트는 실제로 횡단을 준비하는 해당 인물의 모습부터 횡단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드라마적으로 재해석되어[9] 나름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해당 드라마는 DCU 또는 영웅서사의 팬이 아니더라도 역사물에 관심이 많다면 새롭게 볼만한 관점과 연출이 많은 편이다.4.2.2. 스타트렉
에어하트 정거장이라는 이름으로도 나오고 스타 트렉: 보이저[10]에서는 외계인에게 납치당해 미래로 끌려오는 스토리도 나온다.4.3. 소설
4.3.1. 사하라
클라이브 커슬러의 소설에서는 어밀리아 에어하트와 비슷한 여성 파일럿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쪽은 사하라 사막에 추락해 사망했고 소설 속에서 51구역스러운 미국 정부의 비밀 문서 보관소가 묘사되는데 문서 목록 중에 에어하트의 진짜 사망 원인에 대한 비밀 문서가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4.3.2. 프래그먼트
배경인 헨더스 섬의 등장생물 헨더의 보금자리에 어밀리아의 구명정이 있다. 추락 후 빈 구명정이 흘러들어온 거면 그럭저럭 다행이지만 그녀가 이 흉악한 헨더스 섬에 온 거였다면...4.4. 만화 및 애니메이션
4.4.1. 이크는 멋쟁이(Eek! the cat)
51구역에 외계인들과 함께 숨어 음모나 계획하는 할망구로 나온다.4.4.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와이번 조련사 이름으로 패러디된다. 어밀리아 에어하트(Amilya Airheart). 지옥불 반도에서 볼 수 있다. 타우렌 여성이다.4.4.3. 팀 포트리스 2
패스트 푸드 사업을 했던 걸로 나온다. 헤비를 찾으러 간 솔저, 파이로, 스카웃이 비행기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핫도그 코스튬과 코트, 그리고 특제 꿀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코스튬 안에 유골이 들어있었고 스카웃은 그녀의 정강이뼈로 곰을 때려잡는 고인드립을 저질렀다.4.4.4. Beat Cop(비트 캅)
마지막날 미션에서 무전기 주파수를 맞추다가 어밀리아 에어하트의 목소리가 잠시 흘러나온다. 비행기가 추락 중이라는 내용.4.4.5. Hearts of Iron IV
그녀의 마지막 비행이 된 세계일주가 이벤트로 나온다. 확률에 따라서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에밀리아가 살아남아 세계일주에 성공하고 플레이어가 미국이며 미국이 전쟁에 참전했을 경우 어밀리아가 미군에 입대를 원하는 이벤트를 볼 수가 있는데 약간의 정치력을 소모하고 전투기 에이스로 이용할 수 있다.4.4.6. 도미네이션즈
유니버시티의 지도자로 등장하는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추가 정보에 실종 사건이 나온다.4.4.7. 월드 오브 워플레인
이 캐릭터를 오마주한 '메리 러브하트(Mary Lovehart)' 특수조종사가 있다.4.5. 기타
- 1962년 연극 체임버 뮤직에는 본인이 어밀리아 에어하트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등장한다.
[1] 등록번호: NR16020[2] 이 인연 덕에 퍼듀 대학교에는 에어하트의 이름을 딴 기숙사 건물이 있으며 이 건물 앞에는 그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3] 에어하트의 비행기는 그리니치 표준시를 사용했고 해군 함정은 미 해군 표준 시간시를 사용해서 통신에 시간차가 있었다.[4] 키리바시의 섬으로 현재는 니쿠마로로 섬으로 불린다.[5] 키리바시의 섬으로 현재는 니쿠마로로 섬으로 불린다.[6] 물론 에어하트라고는 안 하는데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유명 여성 파일럿이 미군의 부탁으로 세계일주 비행을 하면서 태평양에 있는 일본군의 비밀 시설을 정찰하러 갔다가 실종된다는 줄거리다.[7] 제2차 세계 대전 기간 일본이 진행한 영어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 도쿄'의 여성 진행자. 물론 목적은 선전방송이다.[8] 에어하트와 누넌은 1937년 실종되었다.[9] 다만, 해당 드라마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오컬트적 요소가 점점 강해져 실종 이후 등장하는 어밀리아의 모습은 외계인에 의해 변형된 모습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다소 괴기 하게 보일 수 있다.[10] 시즌2:1화 - The 37's